티하우스 하다에서 열린 이번 차회 "와유(臥遊), 가을 아래 노닐다"는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느끼며 힐링할 수 있었던 특별한 시간이었다. 이 차회는 도예가 토산요 안기모의 작품을 전시하며, 작가의 작품을 사용한 독특한 시도와 함께 진행되었다.
전시는 단순한 감상이 아닌, 차와 음식, 그리고 도구가 어우러져 문화적인 경험으로 승화된 점이 인상적이다.
임보은 디렉터는 제철 재료를 활용하여 각 차와 음식의 조화를 완벽하게 이끌어냈으며, 특히 황진이의 시 구절 "봉별세판서세양"을 인용하여 메뉴가 바뀔 때마다 이를 적용하는 독창적인 진행 방식을 선보였다.
이는 국내에서 임보은 디렉터만의 특별한 연출 방식이다.
차회는 중국 홍차 전홍과 고구마 전복 요리로 시작해 참가자들의 입맛을 돋운 후, 차와 음식이 기대감을 높여가는 과정이 이어졌다. 마지막에는 손님들이 직접 차를 내리는 시간을 가지며 더욱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토산요 안기모의 도구를 직접 사용하며 가을 분위기에 어울리는 블렌딩 차와 사과 정과로 마무리된 이번 차회는 참가자들에게 풍성한 경험과 만족감을 주었으며, 두 시간 동안 차와 자연, 문화가 어우러진 풍요로운 시간을 선사했다.
* 메뉴와 차 소개
전홍과 고구마전복
아락과 버섯요리
탄배오룡과 두텁떡
가을 블랜딩 차와 사과정과
전홍과 고구마 전복
일반적인 홍차와 달리 달콤함과 맛이 특징인 전홍은 가을의 낙엽을 느낄 수 있는 차 중 하나입니다. 녹색 채소잎, 고구마, 전복을 넣고 된장으로 살짝 마무리한 수프와 함께 하면 달콤하면서도 담박한 그 맛을 그대로 받아드리기 쉬워집니다. 이 시에서 느껴지는 황진이에 대한 소세양의 담박한을 표현하였습니다.
아락 보이차와 버섯요리
깔끔한 듯하지만 뒷끝에서 느껴지는 쓴맛은 시에서 느껴지는 황진이의 마음과 닯은 구석이 있습니다. 아락은 여러포 우리면 쓴맛이 가고 단맛이 두드러지게 올라옵니다. 이 또한 두 사람의 30일 정(情)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시와 닮은 아락은 몸을 따뜻하게 하여 추워지기 전에 마시면 정말 좋은 차입니다. 차의 향미와 양의 성질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각종 버섯과 소보로를 저온 압착한 참기름에 버무려 견과류의 향을 더 했습니다.
탄배 오룡과 두텁떡
달콤함이 짙은 탄배 오룡은 여러 번 우려도 변함이 없는 것이 황진이의 사랑을 대변하는 듯한 차입니다.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속에는 황진이의 진짜 사랑은 소세양이라는 말이 있듯 쉽게 변치 않는 마음을 차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두텁떡에는 커피, 잣, 유자, 대추, 계피, 팥 등을 섞어 속을 만들고, 밤가루, 콩가루, 실론시나몬을 섞어 고물을 올렸습니다. 탄배 오룡과 두텁떡을 함께 먹었을 때, 고소한 맛, 과일향 등 화려하고 다양한 단풍 같은 가을의 깊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가을 숲과 과일
황진이가 시를 쓰고 그 답변으로 소세양이 30일 더 황진이의 옆에 머무름으로써 두 사람의 사랑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오랜지, 레몬그라스, 로즈, 루이보스, 비올렛 등으로 블랜딩된 이 차와 제철과일 정과 페어링을 통해, 가을의 정취를 바라보며 가을을 노니는 두 사람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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