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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암이 다반(茶盤)으로 사용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선반작업이 가능해지고 표면을 다듬어 다반으로 사용하기에 무게도 가볍고 흡수성도 좋아 사실상의 다반 역할을 아주 잘 할 수 있는 재질이다. 더 나아가 일반적인 오석(烏石)이나 화강암에서 옥질(玉質)로 진행되는 석재(石材)들은 자칫 다구들의 파손의 위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고정형이며 위치나 자리를 바꾸기에는 힘들다. 보여지기 위한 다반으로서의 역할이지 이동 산간에 쉬운 찻상으로서의 역할은 미약하다.

이전의 현무암 다반은 작은 크기였다. 많아도 4-5인의 찻잔과 다관을 놓을 수 있을 정도라 하겠다. 이번 작품은 매우 큰 사이즈이다. 커다란 찻상을 만들어놓은 것과 같다. 중국에서 나오는 단단하고 무거운 재질, 조각이 화려한 제품들보다는 소박해 보이지만 다반의 충실한 기능적인 면에서 볼 때 현무암은 가벼운 무게와 흡수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것 같다.

다만 대나무 다반에서의 기능성과 실용성이라는 점도 생각하게 한다. 사람은 언제나 가장 편안한 것을 사용한다. 일시적으로 혹은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 샛길로 갔다 오기도 하지만 언제나 사람의 선택은 쉽고 편한 것이다. 아마도 현무암 다반이 그런 목표를 가진다면 우리식의 다반이라는 거창한 명제를 갖지 않더라도 쉽고 편안한 기물로 진화될 것으로 믿는다.

# # 지난 4월 중순 대구 중국차 전문점'죽향'에 잠시 들렀을때 마침 제주도에서 이 신작을 만들어 차에 가득 실고 바다를 건너 부산을 거쳐 대구로 왔을 때 첫 방문지인 죽향에서 만나게 되었다. 마침 카메라를 가지고 있어서 촬영을 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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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우리나라 작가(도예가, 공예가)들이 중국 차도구 뿐만이 아니라 유럽 홍차다기의 수입에 밀려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놓여있다. 7-8년 전 만 해도 흙으로 다기를 만든다는 것만으로 대단한 직업의식을 가지고 살아왔다. 늘 그렇게 호황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지 모른다. 최근 3-4년 힘들게 작업하는 것을 보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작가들이 새롭게 도전하는 의식이 보인다.

지방을 들러보면 작가들이 새로운 작품 세계에 도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릇을 만들다 향로를 만드는 경우나, 평소에는 화로를 만들지 않았지만 이제는 차인들이 전기 화로에까지 작업을 하고 있다. 물론 시장의 민감한 유행과 기물의 생산은 장인들의 몫이다. 스스로의 시장개척에 나서지 못하면 그 또한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제 도예사기장에 대한 커다란 전환기를 맞이 하고 있다. 다름 아닌 세대교체라 할 것이다. 이러한 교체의 바람은 전통적인 기물 제작과 그에 따른 고유성, 전통성만을 따질 단계가 아니다. 물론 그 저변에는 전통적인 방식과 그에 따른 탄탄한 기본기를 배태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전통은 이어질 수 없다. 전통의 계승이라는 것이 그저 기물의 형상만 그대로 가져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시대와 세월에 맞는 변형이 있어야 한다.

덕분에 고려청자와 조선의 백자는 정체성을 가진 것이다. 중간에 청자와 백자의 혼재시기의 기물들은 얼마나 혼란스러웠던가. 유약과 태토는 수많은 도전과 실험 속에 놓여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면 지금 우리 사기장들의 위치와 세태의 변화를 고려해 새로운 국면을 눈 앞에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바로 이러한 변화를 담아보고자 한다. 처음이니, 또는 그 가업을 이어나가는 것이니, 세대가 교체되는 것이니 하는 미사여구보다 세대가 바뀌면서의 처음을 담아내 보고자 한다. 이는 필자의 찻잔이야기, 사기장 이야기에서 뿌리 깊게 이어지는 우리 사기장들의 현장과 현실을 담아 내는 시간과 공간의 사적(史的) 작업이라 생각한다.

<첫번째 작품의 발표는 "아름다운차도구 4권"에서 처음 시도 되며, 향후 동양차도구연구소 홈페이지가 새롭게완성되면 석우연담 차도구 신작 발표와 공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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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서 차문화 행사장에서 행다법을 발표 하거나 차도구 전시장에서 다법을 시연할 때 이전에는 사용치 않았던 정병을 자주 들고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필자는 유행이라는 울타리에서 바라본다는 시각을 넘어 심각한 의문을 가진다.

고려시대부터 만들어 왔고 또 사용되어 왔다는 수주는 등장하지 않고 종교적인 기물로 사용되었던 특수한 용도의 정병이 등장하는 것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다. 이는 마치 고려시대 불화가 많이 남아 있었던 당시에 생활 속에 각 가정에 불화를 걸어두지 않았다는 점과, 탱화가 많이 남아 있다고 해서 각 가정의 벽에 걸어두지는 못하고 있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비유가 될까?

정확히 사용될 수 있는 기물은 외면한 상태에서 장소와 격식에 맞지 않는 정병이 출현하고 또 그것이 당연한 듯 허용되는 풍경은 무어라고 규정해야 할 것인가. 이런 사실을 고민하면서도 안타까운 생각을 함께 하게 된다.

2011년 11월말 경에 출간될 <차도구의 이해>에서 차도구가 무엇인지, 정말 용감하게 사용하는 정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오늘 두번째 교정을 넘겼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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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부터는 정식으로 <차도구 감상> 과목이 모대학원에서 개설된다. 그동안 강의해 왔던 <차도구의 이해> 속에서의 작은 이야기가 아니라 정식 학과목으로 국내에서 처음 개설되기에 그 변은 아래와 같다.

茶를 마신다는 행위는 인간의 문화생활 중 기본 의식주를 충족한 후 각자의 기호에 따라 즐기는 식문화이며, 그 중에서도 상위에 위치하는 고급문화이다. 이 문화적 우위의 행위는 고금을 통하여 지식과 상층문화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적 기준을 제시한다 하겠다.

한 ㆍ중 ㆍ일 동북아시아 3국에서는 차문화를 통해 당시의 종교적 의례와 귀족적 생활을 엿볼 수 있으며. 그 당시의 문화적 수준을 이해하게 된다. 이전의 역사적 변화 속에 지켜지고 있는 전통적 형태는 많은 부분이 외양뿐이지만, 그 전통을 현재로 이어가는 끈으로서의 역할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茶道具 감상의 목적은 찻자리에서 각기 개별적으로 공간을 차지하는 기물들이 궁극적으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찻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대한 의미를 찾는 것이다. 간소화되고 현대화된 찻자리에서는 기본적인 도구만으로 식음의 목적이 달성될 수 있다. 그러나 간소한 차림과 편리한 만족에서 머무르기보다는 오랜 세월 속에 정제되어온 고급문화의 발전과 유지는 분명히 필요하다.

<차도구 감상> 과목에서는 기초적으로는 기물을 보는 방법일 수 있지만, 더 나아가 차도구의 범주에 있는 문화 기물들의 총체적 비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겠다.

차도구의 이해 http://seoku.com/625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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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 강소성 의흥시의 특산품이라고 할 자사호의 제작에 화공약품이 첨가되고 있다는 중국 관영 방송국에서 방송이 나간 이후 의흥시와 의흥도자협회에서는 자체적으로 정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모든 자사호 가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손님이 볼 수 있는 자리에 붙혀놓고 있다.

자신의 명예를 걸고 판매하는 가게는 사용하는 니료의 검사 합격증을 각각의 자사호에 붙혀두고 있다.

의흥시 자사제품 생산경영 규범제도:
‘의흥자사’의 상표와 명예를 확실하게 보호하고 소비자들의 합법적인 권익을 지켜주기 위해 현재 ‘의흥자사’제품(자사로 만든 다구와 찬그릇을 지칭)의 생산경영에 대해 아래와 같은 제도를 실행한다.

첫째, 규범적인 경영주체제도.
시장에 들어오는 모든 자사상품은 균등하게 합법적인 생산주체에서 생산토록 한다.
모든 ‘의흥자사’제품을 생산 경영하는 단위와 개인은 모두 응당 법에 따라 공상(工商)등기를 해야 하며, 아울러 등기등록을 한 기업이나 합법적인 경제조직체나 개체상인의 명의로서 비로소 생산경영활동에 종사할 수 있다.

둘째, 규범적인 상품의 표시제도.
각종 시장과 점포에 들어가는 모든 자사상품은 모두 반드시 생산경영단위가 발급한 제품합격증이나 상품라벨을 갖추되 원료, 제작방식, 생산단위와 연계방식 등을 바르게 표기해야 한다.

셋째, 규범적인 증표사용제도.
무릇 ‘의흥자사’상품을 판매하는 단위는 모두가 반드시 자진해서 소비자한테 상품라벨이나 제품생산합격증을 제공해야 하며, 사실대로 작성하여 소비자한테 판매 영수증이나 증서를 제공해야 한다. 하여 소비자가 법에 의거해 손해배상 청구 시 권익을 보호할 근거로 삼게 한다.

넷째, 규범적인 손해배상권익보호제도.
판매한 ‘의흥자사’상품이 상응할만한 자질을 갖춘 기관의 검사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은 상품에 대해서, 소비자는 모두 상품라벨과 합격증, 판매영수증 그리고 증서를 의거로 법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만약 공상부처에서 인정한 성실한 경영인이 판매한 불합격한 상품은 지정한 관리부처에서 먼저 배상지불을 실행한다.

자사호 제작에 위험한 화공약품이 첨가되고 있는 것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지만 상기와 같은 계몽과 엄중한 벌칙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구매하는 작가나 취급하는 가계의 신뢰도에 때라 좋은 자사호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존재한다. 무조건 중국 것이라는 것으로 불신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박홍관의 자사호 이야기 (양장)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박홍관
출판 : 도서출판이른아침 201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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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일본 오모데센케 다치바나 선생의 표자 사용모습]

우리나라에서 일상의 찻자리는 보통 일본에서 사용되고 있는 전차(煎茶)에 해당된다.

전차라는 것은 잎차를 다관에 넣고 우려서 마시는 행위이다. 말차를 위주로 차생활을 하는 분들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하는 찻자리에서도 전차가 주를 이루는 것을 보면 우리 시대 찻자리 유형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하겠다. 그러면서 말차를 마시면서 그에 걸맞는 도구를 사용하고자 하는 의식적인 도구사용 차인도 하나 둘 생겨나고 있는데 그것은 무쇠 탕관과 물을 뜨는 병표(柄杓, 일본 차도구 명칭으로는 히샤쿠) 같은 도구를 고집하는 경우이다. 

일본에서는 누구나가 알고 있다고 여기나, 책에서는 자주 볼 수 있지만 사실은 잘 모르고 있는 세계의 하나가 “전차(煎茶)”이다. 필자는 여기서 한국이나 일본을 나누지 말고 물을 뜨는 도구인 대나무 병표(히샤쿠) 사용을 굳이 (일본 차도구라고 전가하는 의미로) 피하고 싶지 않다.

일본은 조선에서 온 것이라 하며 일본 찻자리에서 기본 도구로 사용하고 있고, 정작 전해준 장본인격인 우리는 그것이 일본 것이라 하며 사용하지 않는다. 필자는 그것이 어디에서 온것을 떠나 실제로 사용해보면 할수록 차실에 앉아 차를 낼 때 몸의 균형이 잡히고 차를 내는 모습이 아름다워짐을 느낀다. 사진은 일본 오모데센케 다도 교수인 다치바나 선생의 차실에서 풍로에 든 물을 뜨는 모습이다. 

필자는 이 사진을 촬영한 후 자주 보는 편인데, 참으로 아름다운 자세다. 

일본에서 말차(抹茶)가 중심이 되어 여러 가지 차의 예술 문화가 새로운 걸음을 나타내기 시작하였을 무렵, 차의 본가(本家)인 중국에서는 말차(가루차)가 그 자취를 감추고 전차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하고 있었다.

 

찻잔 이야기 (양장)
국내도서>예술/대중문화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08.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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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출간될 필자의 책, '자사호 이야기'를 마치면서 의흥 자사 작가의 작가론을 끝내고 <결론>이라는 제목을 넣었다. 그만큼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 그 부분을 열어보면, 다음과 같다.

명나라 시대빈의 작품 세계를 조망해 보면, 이미 그 당시에 전 분야에 걸친 모든 형태의 작품이 탁월한 작품성을 보였음을 알 수 있다. 그 이후 현재까지도 시대빈이나 혜맹신의 작품성에 버금가는 작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현대의 자사호 작가들은 그들의 작품성 안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만들어지는 대다수의 작품들은 그들의 아류이자 방작에 그치고 있으며,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새로운 형태의 자사호를 창작하려 해도 무언가 부족하고 조잡한 작품이 되기 때문이다. 그 원인을 단지 전통적인 외형에 익숙한 탓으로 돌릴 수만도 없다.

현대적인 디자인의 다구를 사용할 때 전통적인 것보다 균형감과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며, 재질과 중량은 불균형해 잡는 것은 편할지 모르나 사용하는 데는 불편함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전통 디자인을 현대 디자인으로 변형하면서 발생한 부작용이다. 따라서 대다수의 작가들은 섣부른 창작을 하기보다는 전통성을 유지하려는 측면에서 모방이 주류를 이루는 듯하다.

당연히 이에 따른 반발도 적지 않다. 외형은 비슷하더라도 형상을 표현하는 방식을 바꾸거나 아직까지 표현된 적이 없는 기물을 본떠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도 많다. 이런 모습은 명‧청 시기의 자사호들이 보여준 변천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바로 동기형을 본떠 작업한 것으로, 더욱 심한 경우에는 토기와 도기의 형태들이 그대로 자사호 형태로 윤색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이제까지 표현된 적이 없던 청동기형 다호들이 자주 눈에 띄고 있다. 이러한 청동기형 다호는 각형의 새로운 영역이라도 되는 듯 만들어지고 있다. 청대의 청동기형 다호는 가볍고 쥐기 쉬운 형태부터 출발해 여러 명이 즐길 수 있는 대형호의 형태로 발전했는데 현대의 청동기형 다호는 개개인의 작은 양을 담을 수 있는 기물로 변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박홍관의 자사호 이야기 (양장)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박홍관
출판 : 도서출판이른아침 201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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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호에 관한 책을 탈고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겠다. 작년 12월 자사호에 관한 원고를 마쳤다고 해놓고도 다시 수정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일반적인 책의 편집을 벗어나 과감한 시도를 하게 되었다.

자사호의 역사보다 "자사호 명품 감상"을 <자사호 진본(眞本)의 가치>, <자사호 방고의 수준>, <자사호 방고의 현실>을 제일 앞에 두고 풀어나갔다.

결론으로 -  명대(明代) 시대빈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면 그 당시에 이미 모든 형태의 작품이 전분야에 걸쳐서 탁월한 작품성을 보였다. 청대와 현대를 거치면서 시대빈과 명초기에 이름을 알렸던 혜맹신의 작품성에 버금하는 작품을 찾기 어렵다.

현대의 자사호들은 그들의 작품성 안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작품들은 그들의 아류이자 방작에 그치고 있으며, 현대의 디자인을 응용하거나 다른 형태의 자사호를 창작하려 했을 때에는 무언가 부족하고 조잡한 작품으로 보여지는 것은 전통적인 외형에 익숙한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러한 현대디자인의 다구들을 사용할 때 균형감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들며, 재질과 중량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잡는 것은 편할지 모르나 무게나 외형적 변형 때문에 불편함이 발생한다. 이러한 모든 것이 현대디자인으로의 변형에서 오는 부작용이며, 이에 따라 대다수의 작가들은 섣부른 창작이라는 것보다는 전통성의 유지라는 측면에서의 모방이 주류를 이루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그에 따른 반발도 적지 않다.

[시대빈의 방작]

외형을 본뜨되 형상의 표현을 바꾸어 나가는 한편 새로운 형상이라는 것보다는 아직까지 표현되지 않았던 과거의 기물을 모방하여 만들어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명청대의 자사호들이 보여준 변천도 이와 다르지 않다.

바로 동기형을 본따 작업하는 것으로 더욱 심한 경우는 토기와 도기의 형태들이 그대로 자사호의 형태로 윤색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근래에 이르러 지금껏 표현되지 않았던 청동기 형의 형상들이 자주 눈에 뜨이고 있으며, 이러한 청동기형은 각형의 새로운 영역이라도 되는 듯이 만들어지고 있다.

청대의 청동기형은 가볍고 쥐기 쉬운 형태부터 출발하여 여러명이 즐길 수 있는 대형호의 형태로 만들어졌다면, 현대 청동기형의 경우에는 개개인의 작은 양을 담을 수 있는 기물로 변천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 다른 점이다. - <박홍관의 자사호 이야기> 본문 중에서

박홍관의 자사호 이야기 (양장)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박홍관
출판 : 도서출판이른아침 201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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