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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동차관 야간 전경(20:00)

 

안국동차관 차회의 첫걸음은 참가자 모두에서 새로운 경험과 건강한 차 맛을 즐기는 시간이 되었다. 7시 전에 도착한 참석자들은 차실에서 모였다. 차회는 향 자리에 들기 전, 차실에서 2015년 청명 전날에 만든 사봉용정을 시음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런데 차를 우리기 전 먼저 유리잔에 차를 담아 차 원래의 향을 맡게 했는데, 한사람씩 돌아가며 맡아 본 청명 전 어린 잎차의 향기는 뭐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정밀한 향이다.

 

차를 우려 마시니 방금 맡은 향에 취해서인지, 그 운치가 더해서인지 처음부터 바로 우려 마신 차 맛보다는 훨씬 깊은 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런 멋이 이런 자리에서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함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품향하는 자리

 

잠시 예정에 없었던 시간이다. 정식 차회에 앞서 워밍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고쟁 연주자인 왕웨이 선생에게 고쟁을 배우는 남자 분이 마침 수업을 마치고 차회에 참석하게 되어 인사를 했다. 3년간 고쟁을 배웠다는 그에 말에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즉석에서 고쟁 연주 실력을 보여주었다.

 

차회가 있는 날 안국동 차관에 손님이 가득하였는데, 연주자로서는 즉석 연주에다가 관객이 많았던 관계로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차회 참가자들에게는 매우 흥미롭고 즐거움을 더해 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해서 잠깐의 시간을 보내고 노동의 칠완가가 쓰여진 마당의 바닥에서 정진단 원장을 중심으로 둘러앉았다.

향 자리에서는 기남향을 2회 반복하여 품향하고 기남의 원 조각을 돌려가며 감상하였다.

 

왕웨이의 고쟁 연주와 함께 차를 마시다(석우미디어 동영상)

보이주차(차회 시작하기 전에 정교한 사진 작업을 해두었다)

 

그 다음으로는 찻자리로 와서 팽주를 중심으로 양쪽 3명씩 앉아서 차를 시음하였다. 사봉용정에 이어 두 번째 차로는 1980년대 후반의 보이차인데, 형태는 주차로서 원래 무게가 30kg인 것을 잘라서 나누고 남은 것이라 한다. 이 차는 필자도 여러 차례 맛을 보았지만, 특이하게도 부위별로 맛이 다른 차맛을 낸다. 그만큼 부위별 격차가 크기 때문에 경험자로서도 마실 때마다 조심스럽다고 한다. 이날 시음한 차는 이틀 전에 마셔본 것과는 또 다른 맛이다. 다행히도 강한 맛이면서도 잘 익어가는 맛이다.

 

품향하는 시간(동영상)

첫번째 차로 사봉용정 마실 때(사진 왼쪽, 이루향서원 정진단 원장)

다식

 

세 번째 차는 공첨으로 40년 된 차인데, 요즘 생산되는 호남성 흑차와는 이름은 같지만 품질은 전혀 다른 차다. 공첨으로는 명차로서 40년 진기를 체감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안계철관음 노차로서 35년 세월을 보낸 차로 또 다른 풍미를 내는 차다. 민남오룡 계열의 철관음 차로서 발효가 잘된 차인데, 향의 풍미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준 차였다.

 

이날 차회에는 골동품 전문가인 모 갤러리 대표의 참석으로 여운의 시간마다 해설이 필요한 부분에서 참석자들에게 어려운 내용들을 쉽게 설명해 주어 찻자리가 훨씬 풍성해진 느낌이었다. 안국동차관 첫 차회는 이렇게 해서 순조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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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안국동차관차회 공지를 올렸을 때, 댓글로 관심을 보여준 s-art 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s-art 

'아는만큼 보인다'는 건 어느 분야에서나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오랜 시간 향을 가까이 해왔는데, 지금까지 제 손에 피워진 향들에게 어찌나 미안한지요.
나름 즐겼는데, 제가 아는 기초적인 것으로는 좋은 향을 그저 태우는 것에 불과했었다는 걸
이루향서원 개업식날 찐~ 하게 느꼈습니다.
지방이라 쉽지 않지만, 언젠가는 좋은 친구와 함께 꼭 기회를 갖고 싶습니다.
어느 좋은 날, 품향 품다 품음의 세계에 오롯이 젖어들어 보고 싶습니다.
첫걸음에 힘찬 발전을 기원합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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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호 회장, 소녹인칠자원차(73청병)을 준비하고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

 

아사가 차회에서의 특별한 만남, 이날 100회 기념 차회를 마치고 뒷풀이에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게 되면서, 아사가 차회는 경주라는 지역성을 벗어나 한국을 대표할 차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제부터는 한국에서 유료 차회의 기준은 2015516일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질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에서 차를 마시는 모임이 100회 달성했다면, 다음부터는 100회 이전과 이후의 차회 모습을 기대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100회 기념 차회를 위한 특별 연주, 고쟁과 얼루 연주(동영상)

 

이것이 좋은 모델이 되어 한국의 차관문화를 새롭게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하게도 된다. 또한 차관 문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차 한 가지만으로는 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이날 차회를 모두 마치고 김은호 회장은 아사가 차관의 김이정 대표에게 ㅡ회원 일동의 이름으로 공로패를 수여했는데, 비록 상업성 차관이지만 차관 운영을 문화적으로 발전시킨 공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사가차관의 회원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차인의 한 사람으로 마음속 깊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한국향도협회 정진단 회장 찬조출연(향도 체험)

 

이날 차회는 서울, 대전, 천안, 대구, 울산, 부산, 포항, 청도 등에서 모두 108명이 설레는 마음으로 모였다.

한국향도협회에서는 정진단 회장과 이사(장정희, 전재분, 이경숙, 최송자) 님과 정숙영, 이채로아, 이향지 님이 참석했다. 부산에서 김봉건 교수, 강옥희 금당차문화회 회장 등이 참석하였다

참석자는 크게 A조와 B조로 나누었고, 시작하는 팀도 10시부터 시작하는 A조와 1시부터 시작하는 B조로 나누었다. 그런데 A1차가 일찍 도착하여 940분부터 김은호 회장의 73청병 찻자리가 시작되었다. 김은호 회장은 개인 소장품과 소녹인칠자원차(73청병)의 한통에서 꺼낸 차를 보여주고 보이차의 장점에 대한 충분한 해설을 겸하여 공부가 되는 차회를 열었다.

 

차관 2층, 향도체험과 악기 연주, 말차시음

 

자사차통, 향통, 향합, 상아차측, 은향합, 주전자

호반길에서 봉황단총 찻자리, 선지원, 이슬기 모녀 <문사차회>

 

이슬기 학생의 차 내는 모습

 

두 번째는 차량으로 이동하여 호반길 봉황단총 찻자리에 갔다. 풍광이 아주 좋은 곳에서 현수막을 치고 선지원 씨와 그의 딸 이슬기 씨가 <문사다예>를 준비하고 있었다. 먼저 이번 다예를 하는 목적과 방법에 대한 설명을 어머니 선지원 씨가 하고, 이슬기 학생은 개완으로 봉황단총 송종을 우려내었다. 그 사이에 선지원 씨가 탄배향이 나는 봉황단총 송종으로 시원한 냉침을 준비하여 먼저 마시게 해주었다. 이 모녀의 차사랑은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어머니의 차 생활을 보고 자란 대학생이 중국 품평사와 다예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동양의 차가 서양인들과 융합될 수 있는 찻자리를 연구하게 하는 단초를 제공하였다

 

문사다예 동영상

이재란 씨의 말차 접대

이재란 씨의 말차 방, 동영상

세 번째는 다시 차관으로 가서 팀별로 움직이는데 필자는 이때부터는 자유롭게 다녔다. 2충에는 말차 방과 향도 체험 방이 있는데, 향도는 한국향도협회 정진단 회장이 찬조 출연으로 108명 전원에게 팀별로 향도 체험을 할 수 있는 자리였다. 네 번째는 2층 햇살이 잘 들어오는 방에서 말차를 마시는데 일본식 차실로 준비된 방이다.

이곳에서 이재란 씨가 로에서 물을 끓여 말차를 준비하고 시자 역할을 하는 분이 손님께 차를 가져다 놓는 역할을 하면 손님은 말차를 마시는 자리다. 다식은 송화다식과 무우정과다. 지난해 100인 차회와는 다르게 대기 조의 휴식 공간의 찻자리가 준비되었는데, 그 자리는 경주 이영주 선생님이 자리를 잡고 손님을 맞이해 주었다. 

 

이영주 선생

용정차 우리는 모습

 

 자유석으로는 마당에 탁자로 준비했는데 용정차, 황차, 동정오룡을 준비하여 손님을 편안하게 대하여 차를 마시며 지인들과 담소하면서 대기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자리로 이번에 이 자리가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황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모습

인도 홍차 시킴을 마시면서 이야기 하는 김은호 회장 가족

홍윤숙 씨의 홍차 찻자리

 

마당 잔디에서는 좌식으로 자리와 방석을 깔고 손님께 차를 내는 자리가 있었다. 홍차는 입식으로 준비하여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좋은 차를 맛있게 마셨다고 소문난 자리가 되었다. 필자가 마신 차는 인도 시킴 홍차다. 바쁜 와중에도 잔 하나하나를 모두 예열하여, 수제로 만든 호도파이, 마카로니, 포도, 치즈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무일스님과 소천 선생

 

1층에서 김은호 회장과 같은 차인 73청병을 내는 곳이 하나 더 있었다. 그곳은 정해사 무일스님과 소천 선생과 함께 손님을 맞이한 자리로, 좋은 보이차 뿐만 아니라 소천 선생의 차에 대한 인문학적 설명을 들으면서 차와 함께한 시간이 즐거웠다.

그동안 고생 많이한 수석팽주

찻자리에서 만난 학교 동창의 밝은 미소

 

마지막으로 녹차를 마시는 찻자리인 보문정 정자로 가는 팀과 동승해서 갔다. 그곳에는 우리가 차회에서 늘 보는 수석 팽주가 도곡 정점교 백자 다기 세트를 준비하여 우리를 미소로 맞아 주었다. 이곳에서는 하동녹차를 준비했다고 한다. 우리 녹차를 고백자 다기로 우려내는데, 수석 팽주와 학교 동창이라고 하는 분이 참 곱게 나이 들었다며 미소 지으며 차를 내었는데, 팽주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

대금연주

 

정자 내에서 울린 박 선생님의 대금 연주는 우리들에게 아름다운 찻자리에서 빠지면 안 될 음악을 선사해 주었다. 이렇게 해서 차회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참석자의 공정한 경품 추첨까지 끝마쳤다.

아사가 차관의 모든 회원은 봉사하는 자세로 자신의 역할이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한 아름다운 모습이 참가한 많은 분들께 마음으로 다가갔기에 성공적인 차회가 이루어졌다고 본다.

 

아사가 차관 김이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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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하루 전날에 도착한 일행들은 황용골에서 잠자기 전에 강 선생님이 내어준 70년대 보이 산차와 다음날 아침 630분에 마셨던 용정차 맛을, 아사가 차회의 특별한 찻자리와 함께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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