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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3.31 멍하이일기 9. 차산지에서 모차 거래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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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반장모차 저울에 올림

 

멍하이 일기9

 

2017년 모차 수급 방안이란 문건을 만들어 그동안 알게 된 모든 차농들에게 문자로 발송했습니다. 그 지역의 환경과 고수차의 분포 맛의 특징 등을 간략하게 메모하여 올해에 생산된 3kg의 모차를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근처의 차농들은 직접 가게로 가져와도 되고 멀리 있는 차농은 우편으로 발송하라고 했습니다.

 

발송할 때 전화로 연락하면 모차 값은 바로 입금하는 방식입니다. 도착한 차들은 세밀히 시음한 후 통과된 지역은 직접 방문해서 차산의 환경과 규모 등을 파악한 후 오운산만의 가공법을 설명하고 일정량을 주문합니다.

 

올해도 작년과 변함없이 우선 저희가 일부 투자하여 협조 관계에 있는 초제소에서도 생옆을 직접 수매하여 오운산만의 가공법으로 일정량을 생산 할 것입니다. 그리고 차농들이 가져 온 차들 중에서 여러 가지 조건이 맞지 않는 모차는 전부 모아서 당해 연도의 기념병을 제작하는데 사용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작년에 들어 온 각 차산의 모차 셈플들을 모아서 2016년 기념병을 생산합니다. 차창에서 전부 병배하여 무게를 측정해보니 400kg정도 됩니다. 1kg 대병으로 고급 포장하여 400편 한정 출시할 생각입니다. 대부분 고수차이기 때문에 원료 가격이 꽤 높은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일부는 차농이 무료로 제공한 원료이기도 하고 기념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보관용으로 100편만 남기고 도매, 소매가격 없이 통일가격으로 한국에 150편 중국에 150편 선착순으로 고객 분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이백여 곳의 고수차를 조금씩 병배한 것이므로 어쩌면 2016년도 고수차의 평균 맛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일부 지역의 생태차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통 병배는 두 개 지역 내지는 세 개 지역을 섞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맛을 맞추기도 어렵지만 그 과정 또한 만만치가 않습니다. 모차를 전부 모아 놓고 하나하나 섞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조금 씩 이백여 지역을 확실하게 병배 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나름대로 조금씩 손으로 뿌려가면서 최대한 골고루 섞어보고자 했습니다만 어떤 차는 아주 좋고 어떤 차는 다소 품질이 떨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복불복입니다...

 

어쩌다보니 기병병차 소개하는 글이 되어버렸네요...이삼년 동안 발로 뛰면서 직접 발굴한 차농도 많지만 가게로 찾아와서 우연히 만난 차농도 적지 않습니다. 짧은 봄차 철에 아무리 바삐 다녀도 모든 차농들의 다원을 방문 할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우선 그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출시되는 첫물차를 3kg씩 받아서 시음하고 평가합니다.

 

차맛은 그해의 기후와 강수량 등에 따라 편차가 있습니다. 매년 그해에 생산되는 가장 좋은 원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일단은 직접 맛을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전체의 대강을 파악하고 최고의 원료를 구하기 위해서 고안해낸 오운산만의 방법인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가게 앞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고 각 차산의 가격을 kg단위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차농이 가게로 방문했을 때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의 모차 가격을 정확히 알려줌으로서 모차상들과의 논쟁을 줄일 수 있고 나아가 합리적인 가격을 도출 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어떤 날은 가게 앞이 왁자지껄합니다. 멍하이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 관련업을 하거나 보이차를 좋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분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것이 그해의 보이차 시세일 것입니다. 각 지역의 모차 가격을 일일이 방문하여 물어보기도 어렵거니와 차농들 조차도 일정한 기준 없이 부르는 게 값인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은 가게 앞에서 각 지역의 관심 있는 차들 가격을 살핀 후 가게로 들어와 전시되어 있는 모차를 시음하고 조금씩 샘플로 구매해가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저희의 정밀한 제작 방식을 문의하고 합작을 제의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합작 제의는 정중히 거절하고 있습니다. 저희 오운산이 오로지 사업을 목적으로만 한다면, 그 목적에 합당한 조건이라면 적극 고려하는 것이 올은 일일 것입니다. 다른 분들도 얼마든지 자기만의 정신을 담은 좋은 차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만의 방식과 완전히 일치 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오운산의 목적을 한마디로 정의 하자면 제가 생각하는 정직한 차 나만의 방식으로 직접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나아가 차를 좋아하는 세계의 여러 다우들과 교류하며 진실한 차의 깊이에 도달하고자 합니다.

 

이억만리 머나먼 땅에서 홀로 이산저산 헤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차업을 하면서 막연히 꾸던 꿈! 인연 따라 어렵게 만들어진 좋은 기회를 최선을 다해 펼쳐보고자 합니다. 물론 차업도 사업일 수밖에 없으니 상업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순 없지만 지금에 와서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지만 욕심 부리지 않고 능력의 한도 안에서 조금씩 전진하겠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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