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73청병'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1.28 다미향담(92) 아사가 차관 인급차회 홍인
  2. 2013.08.21 다미향담(66) 아사가 황용골 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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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홍인 25g

아사가 차관에서 참가비 50만원 하는 ‘인급차회’를 3회 연속하여 가진다는 공지를 보았을 때 반가운 마음과 함께 우려되는 점도 함께 있었다. 그것은 ‘인급차회’로서 주인공인 보이차 홍인의 절대적인 수준과, 함께 마시게 되는 다른 차의 수준이 말로만 유명한 숫자보이차가 될지 아니면 그 이름에 걸맞은 수준의 차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점이 필자로서는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조기홍인과 정홍인을 맛으로 구분하지 못할 때와, 73청병도 이름값 하는 차의 맛을 바르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몇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었는데, 모두 기우였다는 사실은 이번 차회 뿐 아니라 다음 ‘인급차회’도 기대를 가질 수 있게끔 하였다.

차회를 시작하기전 와인으로 건배

참여한 인원은 차회를 주관한 김이정 대표와 공식적인 취재를 위해 참여한 필자를 제외한 10명이다. 가장 멀리서 참석한 분은 서울에서 온 고전문화 황영하 대표이며, 가족이 함께한 분은 김은호 경주상공회의소 회장님과 최근에 결혼한 아들 내외가 참석하였다. 차를 마시기 전에 닭가슴살 샐러드와 두부김치전, 전복레몬조림, 무삼채에 딸기 쌈, 양송이찜, 도라지 탕수육, 감자 샐러드, 바나나에 말차가루가 올려진 별식과 함께 스테이크로 서양식 저녁 식사를 했다.

대만 삼림계 오룡차

 

고전문화 황영하 대표의 오룡차 공정에 대한 이야기

사진 왼쪽부터 홍인 철관음노차 보이차 73청병

 

첫차는 대만 산림계 오룡차를 마셨고 두 번째 차는 홍콩에서 구매한 40년간 홍배하지 않은 철관음 노차를 8g 단위 포장된 차 하나를 다 넣고 우렸다. 이 차는 어떤 형식으로 마시든 홍콩에서 마실 때와는 감동이 다른 맛이지만, 철관음 노차로서 이만한 차를 만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차다. 흔히 노차라고 하는 오룡 계통의 차는 이 차와 비교하면 장난친(?) 차와 그렇지 않은 차의 맛이 어떻게 구분되는가를 보여주는 차다.

김은호 회장님의 보이차 애찬론을 들려주는 모습

김은호 회장님의 아들과 며느리, 아이폰으로 사진 촬영


세 번째 차로는 73청병을 30g으로 해서 마셨는데, 맛은 조금 거친 편이었다. 차호를 조금 큰 것을 사용했다면 거친 맛이 감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이 차의 부족한 부분을 잘 알고 있었던 김이정 대표는 맛이 좋은 안심부분을 잘 섞은 탓으로 장향을 품고 73청병의 고유한 맛은 그대로 그대로 품어내었다.

홍인을 마시기 전 다식먹는다

오늘의 주인공 홍인 25g
네 번째 오늘의 메인차 정홍인은 필자가 한국의 보이 노차 마니아들과 여러 곳에서, 그리고 대만에서 정홍인이라고 해서 마셔본 차와 거의 일치하는 맛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홍인 탕색

홍인엽저

도곡 정점교 정조이라보다완

마지막에는 늘 똑 같은 방식의 말차를 마신다. 이번에는 도곡 정점교 다완으로 말차를 신청한 사람에 한해서 한 잔씩 마셨다. 필자는 정조이라보다완에 마셨다.
귀한 차를 12명이 한 자리에서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것은 차를 맛있게 내었기 때문이다.

차의 상태에 따라서 같은 병차에서도 부위별로 잘 섞어 맛을 낼 수 있는 것은 쉽지 않다. 차를 내는 것도 도(道)에 정진하는 것과 같이 보이 노차를 제대로 맛볼 수 있게 우려내는 김이정 대표의 내공도 함께 보여준 자리가 되었다.
아사가 차관의 다른 기사
2014/01/12 - 다미향담(90) 아사가 신년 차회 보이차 8582, 7542
2013/11/08 - 아사가 차관, 변화된 찻자리
2013/10/27 - 아사가 차관 개관 기념 음악회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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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님이 준비한 찻자리]

지난 7월 달에 "경주 문화의 거리에서 7월 20일까지 운영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된다"는 문자를 받은 후, 처음으로 황용골에서 차회를 가졌다. 이전에 단골들은 기존 아사가에서 마지막 차회를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도 처음으로 ‘아사가’의 단골 고객들을 만난 자리가 되었다. 요즘은 찻자리, 차회 등의 이름으로 전국에서 많은 차회가 열리고 있다. 필자는 교통 문제로 하루 전에 경주에 도착했다. 장소가 황용골이고 인원이 40명 전후가 되는데 그 장소에서 어떻게 차회가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해보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것은 기우였다. 3시 이전 현장에 도착해서 안내 표지대로 걸어가는데, 시골의 골목 풍경이 도시 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겨움이었다. 조용한 행복감이 마음속 깊은 곳으로 들어오는 기분으로 걸었다.

           [차실에 들어가기 전에 다식을 먹었던 방으로 글씨와 그림을 배견하는 자리다]

아사가 김 선생님과 이웃으로 사시는 강 선생님과 효은님, 백범님, 다향님 등이 각자의 역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5개의 찻자리로 구성이 되었는데, 4곳은 집안에서 한 곳은 백범님이 실외 나무그늘에서 특별한 찻자리를 만들어 놓고 대기 모드로 웃으면서 맞이해 주었다.

 

놀라운 점은 백범님은 연세가 많이 드신 분이지만, 자신의 찻자리 구성을 그 날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도구를 직접 가져와서 준비하였고, 대접할 차는 73청병이다. 보이차 마니아로서 상당한 고심 끝에 선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좋은 차를 내어 여러 사람들이 공감하는 맛을 보이고 싶은 그 분의 마음이 크게 움직였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찻자리에서는 엘리님이 안길백차를 준비했다.

 

계절적으로 안길백차를 안길백차답게 마시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을 것이라 여겼는데, 차는 주인의 정성을 다 읽지 못하고 안길백차 고유의 맛을 충분하게 내 주지 못했다. 하지만 첫 자리에서의 워밍업으로는 충분했다. 한편 차회 운영자의 고민을 느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효은님의 방에서 가진 찻자리는 방에 들어섰을 때, 창가에서 들어오는 햇살을 보면서 이미 이 집의 차향을 한껏 마신 것 같은 기분이었기에, 충분한 마음으로 다음 자리로 옮겼다.

               [백범님이 보이차 73청병을 진하게 우려내었다]

두 번째 자리는 백범님이 내는 찻자리다.
더운 여름 날씨에 별천지 같은 공간에서 그는 짚신을 신고 손님에게 차를 직접 접대하는 팽주 역할을 하였다. 보이차는 73철병으로 요즘엔 쉽게 만날 수 없는 차였다. 기본이 고조되어서인지 차를 가득 넣고 우려 주었다. 실내에서 마실 때와는 또 다른 차 맛이다. 다관의 뚜껑을 열고 보이는 차의 엽저에서 ‘참 맛이 좋은 차로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73청병을 말할 때 가장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표준적인 맛을 내었다. 단순히 차만 좋아서 나올 수 있는 맛은 아니다.

이번 팽주 가운데 가장 연세가 많으신 분이면서 가장 보이차에 대한 열정이 넘쳐나는 분이기에, 우리가 보이차를 왜 마셔야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스스로 공부를 하게 하였다. 그 자리에서 재미난 어투로 보이차의 효능과 효과를 스스로의 체험 사례로서 당당하게 말하는 것을 보면서도, 천상 차애호가이시구나 싶었다. 자연스럽게 꾸며 나가는 멋진 찻자리였다.

 

우리나라 발효차를 자신있게 준비하고 기쁜 마음으로 차를 내는 박미애 선생

세 번째 자리는 동다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는 박미애 선생이다.
차는 동다학회에서 만든 우리나라 방식의 발효차라고 한다. 흔히 경상도 지역에서 황차라고 하는 차와는 다른 발효차다. 덖음차가 아닌 증제차 방식의 고유한 차법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80그램에 10만원이라고 하는 차는, 상당히 고급차에 속하는 맛이었다. 이런 고급차를 잘 소화해서 차 맛을 감칠맛 나게 내어준 것에 감사드린다. 본인은 조금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평소의 익숙한 다기라면 차 맛을 더 잘 낼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다.

 

보이차 8582를 80년대 8582답게 우려내는 모습

 

아사가 김이정 선생님 차실에서 리시안님의 찻자리
네 번째 리시안님의 80년대 8582를 마시는 자리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찻상도 보기 드문 특별한 것이었고 차를 내는 분도 그 분위기에 맞게 특별한 차를 내었다. 원래 보이차 8582를 먼저 마시고 73청병을 마시는 것이 보편적인 순서인데, 이곳 찻자리의 동선과 앞뒤 순서를 고려한 나머지 8582를 뒤에 마시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리시안님은 경주 아사가에서 차를 늘 잘 낸 분으로 마음의 여유가 함께 묻어난 찻자리였다.

 

[강선생님 차실에서 대우령과 동정오령]

마지막 자리는 향인님이 강 선생님 방에서 내 찻자리다.
이날 차회의 대미를 장식한 중요한 위치에서 차를 내었다. 청차류다. 처음엔 대우령, 다음으로는 동정오룡이다. 차의 향미에 따라서는 동정오룡을 먼저 낼 수도 있었겠지만, 여기서는 오히려 동정오룡을 뒤에 낸 것이 좋았던 것 같다. 5명씩 한 조가 되어 다식을 먼저 먹고 차를 마시는 방으로 이동을 했다. 방마다 김이정 대표가 들어와서는 여기서는 10분, 15분 등의 시간을 알려 주었다. 앞 팀과 뒤에서 오는 팀과의 시간을 안배하기 위해서다 그런 노고가 있었기에 40명의 인원을 순차적으로 차 맛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방마다의 개성 있는 연출은 특별히 한 것이 아니지만 방 주인의 개성을 보면서 찻자리는 이어졌다.
이런 찻자리 형식은 황용골에서의 개성있는 찻자리로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번에는 회비를 받지 않고 순수하게 초대 형식으로 만들어진 차회다.

 

[대금과 하모니카 연주를 마치고 마무리하는 김이정 대표]

귀한 찻자리에 초대되어 내 짧은 글로 그 감동을 다 표현할 수 없지만 몇 자 남긴다.
차도구의 이해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3.09.25
상세보기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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