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공화국'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4.03.14 [아제생각] 차 좀 사주세요
  2. 2023.01.11 [아제생각] 한국 차계에 고함 - 차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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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산 보이차의 선주문

내일모레가 선주문 마감인데 선주문 량이 작년보다도 오히려 줄었다고 합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선주문을 진행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한결같이 올해는 그저 견디는 한 해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이후 전쟁 등 세계적 경기 불황의 여파로 실물경기는 그야말로 바닥을 찍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생활 필수품도 아닌 차를 사달라고 권하는 것이 다소 죄송스럽습니다.

 

더구나 차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 여러분들이 지켜보는 공간에 차를 사라고 권하는 글을 올리는 것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동안 운남과 한국을 오가며 많은 글들을 썼습니다. 간접적으로 홍보용 글을 올린 적은 있지만 제목부터 차를 사달라고 권하는 글을 써보기는 처음입니다.

 

그러나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은 그래도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 때문입니다. 자기가 만든 차만 좋은 차이니 우리 차를 사라고 한다거나, 차를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선전하는 글이라면 저는 결코 자판을 두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차를 지금보다 더 많이 팔고자 하는 욕심으로 이 글을 쓰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마음은 적어도 그런 욕망들에 물들어 있지는 않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언제나 정직한 차를 만들고자 노력하지만 자본 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업계의 주류에서 비켜서 있는 차부터 따뜻한 시선으로 살펴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한국도 80~90년대부터 전통찻집을 중심으로 한때 차를 마시는 분들이 늘어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콜라와 커피로 대표되는 자극적인 음료들이 사람들의 기호를 점령하더니 이제는 차 한잔하자는 의미가 커피 한잔하자는 말처럼 되어버렸습니다.

 

특히 한국은 커피공화국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편리하고 호젓한 자리에는 의례 커피전문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커피도 하나의 산업이고 수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소중한 터전이기에 무턱대고 커피 산업의 문제점을 떠벌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커피로 대표되는 음료들이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잠시 잠깐이나마 위로를 건네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비록 작금의 상황이 다소 심각하다고 느끼지만 차를 생산하는 사람으로서 현실을 도외시하거나 편리하고 자극적인 음료에 길들어진 대중을 원망해서는 결코 해답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대중의 기호를 존중하고 저렴하며 편리하고 맛있는 차를 만들어서 꾸준하게 공급하는 길만이 차 산업이 살아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대중의 관심을 차로 돌린 다음 차 문화의 깊이와 경중을 다투어 볼 일입니다. 커피로 대표되는 거대한 음료 시장에서 손바닥만 한 차 시장을 두고 누구 손가락이 크니 굵느니 하는 것은 도토리 키재기와 같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차를 생산하는 사람들부터 대중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차를 생산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차를 판매하는 상인, 차 선생님 그리고 차를 아끼는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차를 보급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우선은 녹차부터 돼 살아나야 하는데, 백차 청차 홍차 보이차 흑차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다른 차들이 가진 장점부터 잘 파악해서 상호 보완하는 관계가 형성되었으면 합니다.

 

본격적인 차 철을 맞이하여 여러 곳에서 선주문을 비롯한 다양한 판매 방식으로 차를 좋아하는 님들에게 호소하고 있습니. 모두들 어려운 시기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차농 그리고 차상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내밀어 주시길 바랍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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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꽃

차인은 어떤 사람을 일컫는 것일까요? 사전적 의미의 정의는 차를 사랑하며 차로서 도를 추구하는 사람으로 한정했다가 점차 차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사람을 포함하고 지금은 차를 즐기는 모든 사람들을 통칭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차인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한국의 차 역사를 살펴보면 삼국시대 이전에 이미 차가 전래되었던 기록이 있고 고려 시대에 '일상다반사'라는 말이 생길 만큼 융성기를 맞이하였습니다. 그러나 조선이 건국되면서 여러가지 원인으로 쇠락하였고 근대에는 겨우 명맥을 이어오다가 80년대 이후 사찰과 전통찻집을 중심으로 점차 대중 속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최근에는 경제가 성장하고 개인적 욕구가 폭발하면서 다양한 문화들이 우리 곁에 다가와 있습니다.

 

차도 기존의 녹차 중심의 음용 인구에서 이삼십 대 젊은 층으로 저변이 확대되어 지구촌의 다양한 차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한국에서 "차 한잔할까요?"라는 질문을 대중에게 던졌을 때 처음 떠 올리는 차가 어떤 차일까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은 대부분 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녹차를 비롯한 오룡차 보이차 등을 떠 올리겠지만 일반 대중은 커피를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차 한잔하자는 의미는 커피 한잔하자는 의미로 통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 글이 커피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포화 상태인 한국의 현실을 고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커피도 인류가 개발한 훌륭한 음료이고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이며, 바쁜 현대인에게 잠시 잠깐이지만 달콤 쌉쌀한 여유와 낭만을 안겨줍니다.
 

문제는 커피가 과연 차인가 하는데 있습니다. 커피는 당연히 커피고 차는 당연히 차입니다. 그래서 차인은 당연한 말이지만 차를 마시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전 세계에서 커피를 차와 혼용되는 단어로 생각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이렇게 된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우선 차계의 일선에 있는 차 상인과 차 선생님들부터 각성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차를 마시고 있는 자신이 과연 차인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인지도 돌아볼 일입니다. 자신의 관점과 논리를 떠나 우선은 차가 대중 속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에 올린 글들은 현재 차 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차 선생님, 동료 차상, 그리고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차인들에게 하기 힘든 이야기이지만 한국의 차문화 발전을 위해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이야기이기에 매 맞을 각오를 하고 간절히 호소한 것입니다.

 
차는 '카멜리아시넨시스' 라는 학명을 가진 식물의 잎을 다양한 형태로 가공해서 만든 음료입니다. 차를 단순한 음료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다선일여 등의 의미를 부여하여 정신문화를 일께 우는 도구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차를 어떻게 생각해도 좋다는 입장입니다. 차에 대한 다양한 시각은 결국 차의 지평을 넓히는 일입니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차만 정답이고 다른 차는 마시지 말라는 식의 논리는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차가 일반화되자면 일단은 차를 마시는 사람부터 늘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차를 생산하는 사람, 판매하는 사람, 가르치는 사람, 특히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무한정으로 늘어나서 한국이 커피공화국이 아니라 차 공화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차도 한류의 한줄기 물결이 되어 대한민국이 언젠가 세계의 차 산업을 선도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한된 면적과 기후를 가진 우리나라가 세계 차 산업을 선도하는 것은 꿈같은 일이라고 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차가 생산되지 않는 영국이 현재 세계의 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비록 소수지만 한국의 유능하고 뜻있는 젊은이들이 차 업의 일선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어 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한국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제세이화"는 차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올곧은 이치로서 세상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차가 지닌 숭고한 덕목입니다. 이러한 덕성을 발견하자면 일단은 차를 마셔야 되겠지요. 통계상으로 한국이 술과 커피의 음용량은 세계의 꼭대기에 있지만 차는 가장 적게 마시는 나라라는 오명부터 떨쳐내야 됩니다.

 

이 차도 마셔보고 저 차도 마셔봅시다. 차는 이런저런 논리를 떠나 마셔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내 몸에 맞는 차, 내가 좋아하는 차를 찾아서 마십니다. 지구촌 시대에 한국이란 좁은 땅 안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아서는 미래가 없습니다. 특정 차만 고집하고 다른 차는 쓰레기라는 식의 관점으론 결코 세계인이 될 수 없을뿐더러 한국의 차가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도 없습니다. 오히려 차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불신을 조장하고 차의 세계에서 멀어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대의 진정한 차인은 어떤 차든 즐겨 마시고 권하는 사람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화려한 다구와 차를 다만 전시만 해두는 무늬만 차인이 아니라 매일같이 차를 마시고 수시로 권하는 사람, 내가 취급하는 차만 최고라고 우기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차든 장점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 차를 마실 때 차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알고 내 몸에 오게 된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 형편에 따라 가치가 다르더라도 소중한 사람에게 차를 선물할 줄 아는 사람. 차가 좋아서 매일 마시지만 차 이전에 사람이 먼저라는 걸 아는 사람. 이 생의 마지막 호흡을 차 향기와 함께 하고픈 사람.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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