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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03 멍하이 일기 46, 쿤밍 차박람회2 '사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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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밍 차박람회

 

오늘은 최근 여러 가지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드에 대하여 말씀드릴까 합니다. 이번 박람회 기간에 중국 인민군 건국 90주년 기념일이 있어서 그런지 박람회에 오신 많은 분들이 사드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고는 더욱더 집요하게 이 문제를 걸고넘어지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지금 살고 있는 멍하이에는 소수 민족들이 많고 저나 차농들이나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와 이런 이야기를 할 기회도 거의 없었는데 대도시의 박람회에 나와 보니 아무래도 분위기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되도록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논하고 싶지 않지만 최근에 더욱 노골화되고 있는 중국의 대국적이지 못한 처사에 대해서는 기회 있을 때마다 단호히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번 박람회에서도 몇몇 공무원 쯤 되어 보이는 손님이 사드문제를 지나치게 거론하기에 저는 단박에 사드의 호불호(好不好)를 떠나 너희 중국의 소심한 처사는 결국 진정한 대국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정치와 경제를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할 순 없겠지만 국가를 경영함에 있어서는 분명한 대원칙과 이웃을 배려하고 정도를 존중하는 국정 철학이 꼭 필요할 것입니다. 조그마한 사업을 하는데도 그러할 진데 하물며 국가가 나서서 쩨쩨하게 경제 보복 운운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중국정부는 비공식적으로 경제 제제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뻔히 자행되고 있는 현실을 비공식적이란 이유로 감출 수는 없고 오히려 더욱 비굴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아무튼 지금에 와선 복잡한 국제 정세와 맞물려 양쪽 국민 모두에게 앙금을 남기고 있습니다. 쉽게 처리할 수 없는 난제가 되어버렸고 한국이나 중국이나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 경제에 더욱 큰 시름을 안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저는 비록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이 문제만큼은 오운산차 중국에 안 팔아도 좋으니 국가에서 당당하게 할 말은 하고 자존심을 지키며 대처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만 오히려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엔 사드는 남의 집 안방에다 감시 카메라 다는 격이라며 흥분하는 중국인들 앞에서 다소 주춤거렸습니다만 이젠 피하기보단 솔직하게 저의 의견을 피력합니다. 그러면 오히려 그들도 한국이 처한 입장을 이해하고 오운산에 대하여 더욱 신뢰를 보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양국 간의 현안은 많습니다. 문제가 있을 때마다 경제를 볼모로 잡아서 자국의 입장을 관철하려는 방식의 태도를 버리게 해야 됩니다. 경제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현재 한국의 입장에서는 정치 경제 모든 분야에서 중국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고 앞으로도 통일 조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내 조국 대한민국이 무조건 중국이나 미국의 눈치나 보면서 움직여야할까요?

 

경제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기본적으로 한 나라의 당연한 주권적 권리가 경제에 발목 잡혀서 좌지우지 될 수는 없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우리도 북한처럼 핵폭탄 만들어서 대국들과 한판 붙자고 하는 얘기는 아닙니다...

 

제가 볼 땐 사드문제는 괜히 불필요한 불씨를 자꾸만 건드려서 문제를 키워놓은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정부는 정부대로 은밀하게 처리하면 될 일을 왔다 갔다 하면서 괜한 문제들을 야기 시켰고, 언론도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개념 있는 보도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본질을 망각한 체 오로지 이슈 성 속보 경쟁에 매달려 불필요한 논쟁거리를 만들어낸 것이 현실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사드를 간단히 설명하면 말 그대로 방어무기일 뿐입니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날아오는 적의 무기를 방어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북한의 핵이나 대륙간탄도탄처럼 직접적인 공격 무기가 아닌데도 왜 이렇게 시끄럽게 되었는지 저는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와 복잡한 국제 정세의 한복판에서 국가 운영의 책임 있는 당사자들이 대처를 잘못하여 괜히 소용돌이에 말려든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작금의 세계에서는 방어가 곧 공격일 수 있다는 논리도 성립합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탄이 한국을 겨누지는 않을 것이고 사드가 한국보다는 미국의 안보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수긍합니다만 그렇다고 현실로 다가온 핵의 위협 앞에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씩의 논리는 어느 나라 사람의 무슨 작태인지 모르겠습니다.

 

언론에서도 한 나라 국정운영의 근간인 국방 문제를 마치 스포츠 중계하듯이 이슈 하나하나를 매일 같이 생방송으로 보여주는 것이 과연 올은 것일까요. 물론 국민의 알 권리 소중합니다만 때론 모를 권리도 소중합니다. 책임 있는 당사자들 끼리 서로 잘 의논해서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부디 잘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오늘은 괜히 무거운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한 것 같습니다. 오운산의 쿤밍 박람회 성과가 미흡해서 사드핑계를 위로 삼아 올립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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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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