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와 도구의 경계를 넘어
션쓰위 작가의 자사호 세계
4월 3일부터 13일까지, 뉴스프링프로젝트와 티하우스 일지의 공동 전시가 열렸다. 평소 전시회는 첫날 방문하는 습관이 있었지만, 바쁜 일정 탓에 이번에는 마지막 날에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만난 것은 김동준 도예가의 항아리와 션쓰위 작가의 차도구 전시였다.
운이 좋게도, 션쓰위 작가와 함께 차를 마시는 자리에 동석하게 되었다. 차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는 힘을 가졌고, 작가의 손길 하나하나에서 그 진정성이 묻어났다. 차를 내리는 그의 모습, 도구를 다루는 정교한 손동작, 때로는 기물의 위치를 조금씩 옮기는 집중—단순한 제작을 넘어 ‘사용감’을 연구하는 작가의 태도가 느껴졌다.
자사호는 차의 향과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심한 공력을 담아 만들어졌다. 션쓰위 작가는 독창적인 니료(泥料) 구현과 화로에 어울리는 탕관, 공도배 등을 통해 자신만의 차 세계를 도구에 담아낸다. 한국에서 그의 매니아가 늘어나는 이유도 바로 그 디테일과 철학에 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도예 작품의 전시가 아니라, 차와 도구가 하나 되는 순간을 체험하는 자리였다. 작품을 만드는 손끝에는 차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집이 있었고, 그것이 관객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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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Note 선쓰위(1990-, china)
무석공예직업기술학원 졸업
선쓰위가 정의하는 “원시성”이란 지나친 교육과 반복된 훈련을 거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생명력을 담아내는 작가만의 방식으로 그의 자사는 생명의 웅장함과 비애를 느끼며, 전형적인 도자기가 갖는 그릇 표면의 매끄러운 정교함과 미려한 형상에서 파생되는 감각적 즐거움을 거부한다. 변절되지 않은 본연의 순수함을 추구하는 션쓰위는 자신의 손 끝에 닿은 진흙의 감촉에서 어떤 의지가 감지될 때 비로소 흙을 빚기 시작하여 진흙의 선택부터 차 도구의 형상, 소성, 사용감까지, 션쓰위는 본능적으로 흐르는 원기를 추구하며, 절박한 표현 속 고독한 절재미를 추구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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