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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웰|(165×200)mm|416쪽|값 28,000원|

ISBN 978–89–97053–05–6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다섯 개의 질문으로 살펴보는 한국의 현대 차문화

차는 역사적으로 인류가 처음 차를 마신지 기록상으로도 오천 년 이상 되었으며 쌀이나 밀과 같은 생존에 필요한 필수 농작물이 아님에도 문명과 문화사에 깊은 족적을 남기고 있다. 오랫동안 중국의 비밀이었던 차는 전쟁의 불씨가 되기도 했고 유럽인들의 매혹시키는 이국적인 물건이 되기도 하였다. 한 잔의 차 한 잔으로 사람은 행복하기도 하지만, 이 차 하나 때문에 많은 유럽인들은 중국의 변경에서 온갖 고난을 겪기도 하였다.

차는 신라 말 유입된 기호음료로, 고려시대에 왕실과 사찰을 중심으로 차문화의 황금기를 거쳤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들어와 기호음료로서의 지위를 거의 박탈당하면서 차문화 역시 쇠퇴하였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다도교육으로 한국의 차문화는 오염되기까지 하였다.

현대 한국을 사는 한국인, 특히 차를 취미로 즐기는 이들은 어떻게 차를 즐기고 있는지를 해부하여 한국의 차문화를 분석해 보려는 시도로 이 책은 씌어졌다.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으로 본격적인 현대 한국의 차문화를 분석해 보려 시도하였다.

표본집단 소개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에서는 한국의 차문화를 탐구하기 위해서 160명에 달하는 한국에서 차를 기호음료로 본격적으로 즐기는 이들에게 다섯 가지 설문을 조사하였다. 설문조사의 표본집단은 160명의 성인남녀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차를 마시는 사람들을 대표한다. 이들이 차를 마시는 사람들을 대표한다는 말은 이들이 단순히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아니라, 차를 돈을 주고 사서 마시며 일정한 차(녹차, 백차, 황차, 청차, 흑차 등)에 대한 기호가 확실하게 확립되어 있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이다. 즉, 차문화가 정립되어 있으며, 생활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여가나 취미로 차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한국 차문화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차인으로 이들의 사진과 함께 설문 내용을 앞에 실어서 한국 차문화가 어떤지 실제로 독자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단순하게 논문을 쓰기 위해 표본조사를 하는 경우와는 달리, 통계자료의 숫자로만 보여질 수 없는 차문화를 보여주려는 의도에서였다. 20대 초중반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어떻게 차를 즐기게 되었고 어떤 차를 마시고 있는지 성실하게 답하고 있는데 이들을 통해서 한국의 차문화가 어떤 시기를 거쳤는지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설문조사에 응한 이 표본 집단의 평균 연령은 53살이고, 평균적으로 차를 즐긴 기간은 약 22.6년이다. 하루 평균 차 마시는 양은 리터로는 1.7리터이고, 그램으로 표기한 사람의 경우엔 평균 10.2그램이다. 다식은 평소에 즐기지 않는 사람이 32.5퍼센트에 해당된다. 지역적인 특색을 살펴보면 차를 즐기는 인유가 압도적으로 서울과 영남 지방에 몰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섯 개의 설문 조항
표본집단에서 조사한 설문은 다섯 가지 항목이며, 이 항목이 그냥 단순한 것이 아니라 현대 한국의 차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섬세하게 배려된 것이었다. 특히 이 설문에 대한 160명의 실명으로 한 답변은 한국인의 기호음료 통계와 차를 마시면서 함께 먹는 음식(다식)에 대한 통계자료의 지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 차를 마시는 이유는?
■ 최근 즐겨 마시는 차와 그 이유는?
■ 5년 전에는 어떤 차를 즐겼는가?
■ 평소 어떤 다식을 즐기는가?
■ 인상 깊었던 다식은?

첫 번째 질문인 <차를 마시는 이유는?>에서 차를 마시는 이유와 어떻게 마시게 되었는지 한국에서 보통 차를 어떻게 접하게 되는지 조사하였다. 두 번째 질문에서 가장 선호하는 차를 조사하고 세 번째 질문에서 차문화의 변화 양상을 살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는 좀 생뚱맞게 들릴지 모르지만 차를 즐기면서 다식을 즐기는지 또 어떤 다식이 인상적이었는지 조사하여 한국 차문화를 다각도에서 살펴보기 위해 노력하였다.

두 번째 항목이 가장 관심을 많이 보인 항목으로 현대 한국인이 선호하는 차를 살펴본 것이다. 녹차를 즐기는 사람이 160명 중에 68명이며 약 43퍼센트, 보이차가 17퍼센트, 청차류로 분류하는 무이암차, 봉황단총, 철관음 등을 답한 이들은 약 15퍼센트에 해당된다. 이 세 개의 차가 제일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차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특히 녹차는 중국 차보다는 한국 녹차를 선호하는 것이 압도적이었다.

이 선호도 조사에서 드러난 흥미로운 것 중 하나가, 차를 단 한 종류만 답한 사람이 160명 중에서 13명(8.125퍼센트)로 이 13명은 세 번째 항목의 조사에서 5년 전에도 같은 차를 마시고 있었다고 답하는 비율이 높았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차를 단 한 종류만 즐기는 사람들은 차를 마신 지 오래된 사람들에게서 나타난 특징이라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또, 부산에 거주하는 사람 총 38명 중 20명이 보이차나 흑차를 마시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보아 영남권에서 보이차가 인기가 높음을 수치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네 번째 항목은 다식으로 이 책에서 나오는 70대 차인은 가장 오랜 차 생활을 한 분들로서 차를 마실 때 다식의 중요성을 많이 생각하는 분들로 볼 수 있다. 다식의 경우에 약 32퍼센트가 평소에 다식을 먹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식을 먹는 경우에는 절대적으로 떡을 많이 먹는 편이다. 이것은 차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거나 교육하는 사람과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좋아하고 즐겨 먹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는 차에 떡이 좋다고 하기 보다는 간식을 겸해서 먹는 경우도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다식으로 가장 많이 먹는 종류는 다음과 같다.

1순위가 <떡>, 2순위가 <송화다식>, 3순위가 양갱, 4순위가 <견과류>, 5순위가 <대추> --중략. 16순위가 <흑임자>로 확인되었다. ‘다식’에 관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전통 음식인 떡과 송화다식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본서의 의의
차는 인류 5대 음료 중 하나로, 중국에서 시작되어 20세기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한국에는 신라 말기에 들어와 이미 13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단순히 사무실에서만 마시는 현미녹차 이외의 다양한 육대 차류가 존재해 왔다. 조선이라는 암흑기를 거침과 동시에 일제강점기에 일본 다도교육의 이입으로 한국의 순수하고 독자적인 차문화가 존재하지 않는 듯 보인다. 차를 마시는 메니아 층에서 보는 것으로 결국은 한국인이 즐겨 마시는 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서에서는 일본과 중국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던 차문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의의가 있다.

또, 한국인의 차문화를 통계자료를 통해 객관적으로 보여줌과 동시에, 160명의 설문조사를 직접 봄으로써 숫자만으로는 나타나지 않았던 그 숨은 간극을 독자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배치하였다.

한국의 차문화가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 가감없이 보여줌으로써 앞으로 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또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차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차문화가 이대로 소수의 사람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즐기는 본격적인 대중문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인의 기호음료 통계를 측정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특이한 점은 차를 전문적으로 많이 마시는 사람들을 혈액형으로 섹션을 구분하고 혈액형 별로 통계를 만들고도 과학적이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의 추론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석우생각] - 모든 설문자의 답변에 필자의 호, 석우(石愚)로 댓글을 달았다. <석우생각>은 사람마다 독특한 형식으로 단 것이 이 책을 보는데 또 하나의 재미를 줄 것으로 보인다.
--------------<목차>
책을 펴내며/한국인들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A형/강옥희/김길령/김나영/김봉건/김승수/김승희/김영숙/김우영/김창배/김창욱/김해숙/노미라/류건집/문정숙/박금옥/박동춘/박미영/서영숙/서정임/서정주/손정열/송원근/오미정/원재원/윤옥경/윤혜진/이은정/임영선/임영희/전미애/전정현/정기웅/정선화/정영숙/차성재/천선수/최상준/최순애/최영희/최정임/최태자/하오명/하정란/홍국희/홍금이

B형/강수길/강지형/고명석/곽사옥/김경숙/김기원/김동언/김말기/김미정/김복일/김성주/김성태/김세리/ 김소연/김시남/김용희/김정순/김정희/김지희/김진숙/김태곤/김혜숙/민달래/박선우/박숙희/박예슬/박유순/서은주/손선화/안팽주/오명진/오상룡/오양가/오영환/오정연/우동혁/우제민/우제윤/유동훈/윤민숙/윤부용 윤지선/이경우/이병인/이순옥/이원경/이은희/이임선/이정희/장정희/장호기/정은희/정홍섭/조은아/최금선 최길동/최송자/허충순

AB형/김계순/김채준/김채현/박은영/박창식/배성호/신용숙/심재원/이계희/정지인/허경란/황성민

O형/강미화/고선희/김남연/김만수/김문숙/김송현/김영명/김위종/김은재/김재임/김창덕/김현지/김혜경/남경선/마경미/문지호/문인옥/박지영/서영수/서진길/송양희/신미경/신운학/안시은/안연춘/양흥식/오석영 윤하숙/이경순/이순희/이영자/이원삼/이향지/장정대/전재분/정근희/정금선/정춘복/정희도/조효진/최수연 추민아/하동식/한경수/황점이

결 론 /부 록 (중국인 10인)

오마이뉴스 서평 보기

http://bit.ly/NnxiVJ

영남일본

http://me2.do/GmZWi1S

           

[금당차문화연구회 원장 강옥희]

           

[동양차문화연구회 김봉건 회장]

      

     [문학박사, 서원대학교 출강 정은희]

  

         [문학박사, 동양차예연구소 원장 오명진]

           [이학박사, (사)미래차문화연구소 소장 홍금이]

           [문경차문화연구원 고선희 원장]

          

[죽천향 블로그 운영자 박창식 선생]

 

          [짱유화 보이차연구소 소장]

다양한 표본계층을 만들기 위해서 160명의 한국 차인구성과, 부록으로 중국인 차관련학자, 항주 태극차관 메니저, 보이차공장 공장장, 보이차공장 실험실 직원 등을 포함하여 중국인 설문은 별도로 정리하였다. 각각의 페이지는 인물 사진을 한 페이지씩 하여 21세기 대한민국 차문화를 조명할 수 있는 심층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참여자의 답변과

석우생각, 인물사진 마시는 차의 통계, 외국인 차 학자의 설문과 답변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 글을 통해서 한국인이 차를 마시지 않는 이유 보다는 한국인이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 결과를 볼 수 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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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른쪽부터, 발표자 김봉건 회장, 김주환, 조은아, 오명진 회원]

동양차문화연구회는 2011년 7월 30일 부산 동래 향교에서 정기모임을 가졌다. 연구회는 부산에서 발기되어 부산을 주축으로 활동하는 순수차연구 모임이다. 연구자와 후원회가 함께 참석하여 연구 발표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데 이번에는 김봉건 회장의 『다경』의 자다법과 『대관다론』의 점다법
(『茶經』의
煮茶法과 『大觀茶論』의 點茶法) 구에 관한 내용으로 발표하였다.
발표자는 '다경도설' 역자로서 중국 차문화의 고전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연구자이다.

발표를 마친후 손님에게 차를 접대하는 행다법인 접빈다례 발표가 있었다. 손님으로는 비회원으로 초청받은 금당차문화연구회 강옥희 원장외 2명으로 팽주는 무쇠 솥을 준비하여 3인용 분청다기를 사용하였다.
동양차문화연구회는 부산에서 발기한 순수 차 연구 모임이다. 대부분 40대 50대의 연령인데 이번 정기발표장에서 신입회원이 영입되었다. 26세 조은아(차 마시는 여자, 저자) 한국외국어대학을 나와 중국 북경에서 차공부를 하고 상해의 현지 신문에 학생들을 상대로 면접 방법에 대한 기고와 중국 대학에서 자신이개설한 중국차 강의로 언론에 주목받기도 하였다. 어릴 때부터 찻집을 운영하고 싶었다는 그는 현재 전통방식의 차를 젊은이의 입맛에 맞는 차를 개발하고 있다. 

[명륜당]
발표문은 다음과 같다.
                         
다경』의 자다법과 『대관다론』의 점다법 金奉建 (東洋茶文化硏究會 會長)   
                                                                                            
『茶經』의 煮茶法
1. 그릇
風爐(灰承) 풍로와 재받이
筥 숯광주리
炭檛 숯가르개
火筴 부젓가락
鍑 솥
交床 교상
夾 집게
紙囊 종이주머니
碾(拂末) 연자방아와 가루털개
羅(合) 체와 합

 

則 구기
水方 물통
漉水囊 물 거르는 자루
瓢 표주박

竹筴 대젓가락
鹺簋 소금단지(주걱)
熟盂 숙우
盌 주발
삼태기
札 솔
滌方 개수통
滓方 찌꺼기통
巾 행주
具列 구열
都籃 모듬 바구니 

2. 煮茶法
1) 차 굽기(炙茶)
차를 구울 때는 조심하여 바람이 부는 곳이나 불똥이 남아있는 불에서 구워서는 안 된다. 집게에 병차를 끼워 불에 가까이 대고 자주 그것을 뒤집어가며 새우나 두꺼비 등 같이 부풀 때까지 굽는다. 그런 후에 불에서 다섯 치를 떼어 말렸던 것이 펴지면 다시 처음과 같이 하여 또 굽는다. 만약 불에 구울 때라면 향기가 무르익으면 중지하고, 햇볕에 말릴 때라면 부드러워지면 중지한다.

차가 잘 찧어지면 찻잎의 줄기(穰骨)가 없는 것과 같이 된다. 이런 차를 구우면 그 마디가 말랑말랑하게 되어 마치 갓난애의 팔같이 부드럽게 된다.

2) 차 식히기
다 구워진 차는 종이주머니에 넣어 향기가 흩어져 달아나지 않도록 하고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루로 빻는다. 가루의 상품은 가는 쌀가루와 같고, 가루의 하품은 마름열매의 깍지와 같다.

3) 불 피우기
차를 구울 때 사용하는 불의 연료는 숯이 가장 좋고, 다음은 단단한 땔감들이 좋다.(단단한 땔감이란 뽕나무, 홰나무, 오동나무, 상수리나무 등의 종류이다.) 그 숯은 일찍이 지지거나 굽는 일을 해서 누린내나 비린내가 스민 것이나 진이 나는 나무와 썩은 그릇 같은 것은 쓰지 않는다.(진이 있는 나무는 측백나무․계수나무․전나무 등이다. 썩은 그릇이란 썩어 문드러진 그릇이다.)
옛사람들이 ‘썩고 문드러진 땔나무로 음식을 만들면 이상한 맛이 깃든다.’고 하였는데 믿을 만하다.

4) 물 가리기
차를 달이는데 사용하는 물은 산수가 상품이요, 강물은 중품이요, 우물의 물은 하품이다. 산수는 젖샘이나 돌로 된 못에서 천천히 흐르는 것이 상품이다. 용솟음치거나 소용돌이치며 ‘솨아’하는 소리를 내는 물은 먹어서는 안 된다. 그런 물을 오래 먹으면 목병이 생긴다. 또 산골짜기에 많은 지류 가운데 맑게 고여 흐르지 않는 물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물속에 양기(龍)가 너무 쌓여 독이 되기도 한다. 이 물을 마시려면 먼저 그 나쁜 것을 흘려보내고 새로운 물이 졸졸 흐르게 한 후에 떠야 한다.
강물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것을 취하고, 우물물은 길어가는 사람이 많은 곳을 취한다.

5) 물 끓이기(三沸法)
물 끓는 것이 마치 고기의 눈알과 같은 기포가 올라오고 가느다란 소리를 내는 것이 첫 번째 끓음(一沸)이다.
솥의 가장자리 쪽이 솟아오르는 샘과 같고 구슬이 이어진 것과 같이 기포가 올라오는 것을 두 번째 끓음(二沸)이라 한다. 물결이 뛰어오르고 파도가 솟아오르듯 하는 것을 세 번째 끓음(三沸)이라 한다. 그 이상 끓으면 물이 쇠어서 먹어서는 안 된다.

6) 차 달이기
물이 처음 끓을 때(初沸) 물의 양에 맞추어 소금으로 간을 본다. 물이 두 번째 끓을 때 끓는 물을 한 표주박 떠내고 대젓가락으로 끓는 물의 중심을 휘저으며 차가루의 양을 헤아려 솥의 한가운데에 붓는다.잠시 끓기를 기다려 이윽고 물 끓는 기세가 마치 성난 파도처럼 넘쳐흐르듯이 하면, 이때 미리 떠내어 식혀둔 물을 끓는 물에 부어 더 이상 끓지 못하게 가라앉히는데, 이는 차탕의 정화를 기르기 위한 것이다.

물을 끓이는데 일비(一沸)에 이르러 물 위에 검은 운모와 같은 수막이 생기면 걷어낸다. 마시면 그 맛이 바르지가 않다. 일비 때에 표주박으로 떠낸 것을 전영(雋永)이라고 한다. 전영은 숙우에 담아두었다가 화(華)를 기르기 위해 더 이상 끓지 않도록 하는 데에 대비한다.

끓여낸 차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사발이다. 세 번째 사발은 그 다음이고,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사발 이외에는 갈증이 심하지 않으면 마시지 않도록 한다.물 한 되를 끓이면 차가 다섯 사발 정도 나온다. 차탕의 양은 적으면 세 사발, 많으면 다섯 사발이 나온다. 만약 사람 수가 많아 열 사람에 이르면 풍로 두 개를 사용한다.

7) 차 마시기
차를 마시기 위해 여러 사발에 따를 때는 말발(沫餑)을 고르게 나눈다.말발은 차탕의 정화이다. 거품이 엷은 것을 말(沫)이라고 하고 두터운 것을 발(餑)이라고 한다. 또 가늘고 가벼운 것을 화(花)라고 한다.

화(花)는 그 모양이 마치 대추 꽃이 둥근 연못 가로 두둥실 떠있는 것과 같은 것도 있고, 물살이 천천히 도는 연못이나 구부러져 흐르는 물가에 푸른 부평초가 자라고 있는 모양과 같은 것도 있으며, 또 맑게 갠 날에 하늘에 비늘구름이 떠 있는 모양과 같은 것도 있다.

말(沫)은 그 모습이 녹색의 이끼가 물가에 떠있는 모양과 같은 것도 있고, 또 국화 꽃잎이 술 단지 가운데에 떨어져 있는 모양과 같은 것도 있다.

발(餑)은 그 모습이 차의 찌꺼기를 달여서 끓어오르게 하면 화(花)가 겹치고 말(沫)이 포개어져 희끗희끗하게 눈이 쌓인 것과 같다. 《천부》에 이를 일러 “빛나기가 쌓인 눈과 같고, 화려하기가 봄꽃과 같네.(煥如積雪, 燁若春敷)”라고 하였다. 차탕은 뜨거울 때 잇대어 마셔야 한다. 무겁고 탁한 것은 아래에 엉키고 정화는 위에 뜨기 때문이다. 만약 차가 식으면 정영(精英)의 향기도 열기를 따라서 사라진다. 마셔도 소화를 시키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차의 성품은 검소하므로 진하게 마셔서는 안 된다. 차가 진하면 그 맛이 숨어버리기 때문이다. 가령 한 사발 가득한 차도 다 마시지 않고 절반만 마셔서 그 맛을 적게 하는데, 하물며 그 진함에 있어서랴!(茶性儉, 不宜廣, 廣則其味黯澹. 且如一滿碗, 啜半而味寡, 况其廣乎!)

차탕의 빛깔은 담황색이며, 향기가 매우 아름답다.

대저 향기롭고 맛있는 차는 석 잔이요, 그 다음 것은 다섯 잔까지이다. 만일 찻자리에 다섯 사람이 있으면 사발 세 개를 돌려서 마시고, 일곱 사람이 있으면 다섯 개를 돌려 마신다. 만일 여섯 사람일 때에는 사발의 수를 따로 보태지 않고 한 사람을 뺄 따름이다. 그리고 차가 부족한 그 사람에게는 전영(雋永)으로써 보충하도록 한다.

8) 차의 공효
날개 달린 새는 날아다니고, 털 달린 짐승은 뛰어다니고, 사람은 입을 벌리고 말한다. 이 세 가지는 함께 하늘과 땅 사이에 태어나 마시고 쪼아 먹으면서 살아간다. 마신다는 것의 의미가 참으로 깊고 멀다. 목이 마르면 음료를 마시고, 근심과 번뇌를 벗어버리려면 술을 마시고, 정신을 차리고 잠을 깨려면 차를 마신다.

9) 암차법(痷茶法)
차에는 추차(觕茶), 산차(散茶), 말차(末茶), 병차(餠茶)가 있다. 이것들을 찧고, 덖고, 불에 쬐고, 절구질하여 병이나 오지그릇 속에 넣고 끓인 물을 넣어 우려 마시는데 이를 암차(痷茶)라 한다.

10) 대용차
어떤 사람들은 파, 생강, 대추, 귤껍질, 수유, 박하 등을 넣고 오랫동안 끓인 후 혹은 차탕을 떠내어 매끄럽게 하거나 혹은 끓여서 거품을 버리기도 하는데, 이는 도랑에 물을 버리는 것과 같은 일일 뿐인데도 세상에는 이런 습속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늘이 만물을 낳아 기르는 데에는 모두 지극히 오묘한 이치가 들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다만 얄팍하고 하기 쉬운 것만을 취하려 한다. 덮어 가리는 것은 집이다. 그래서 집을 정교하게 짓는다. 입는 것은 옷이다. 그래서 옷을 정교하게 만든다. 배부르게 하는 것은 음식이다. 그래서 밥과 술을 모두 정교하게 만든다.

11) 아홉 가지 어려움(九難)
찻일에는 아홉 가지 어려움이 있다. 첫째는 만들기(造), 둘째는 감별하기(別), 셋째는 그릇(器), 넷째는 불(火), 다섯째는 물(水), 여섯째는 굽기(炙), 일곱째는 가루내기(末), 여덟째는 끓이기(煮), 아홉째는 마시기(飮)이다. 날씨가 흐린 날 찻잎을 따거나 밤에 말리는 것은 차를 제대로 만드는 방법이 아니다. 차의 맛을 보고 냄새를 맡아서 감별하는 것은 차의 품질을 올바르게 감별하는 방법이 아니다. 누린내 나는 솥이나 비린내 나는 사발은 적당한 그릇이 아니다. 진이 많이 나오는 나무나 부엌에서 나온 숯은 차 달이는 불로 적당하지 않다. 세차게 흐르는 물이나 막혀서 고인 물은 차 달이는데 적합한 물이 아니다. 차를 구울 때 겉은 익고 속은 설익게 구우면 제대로 굽는 것이 아니다. 차를 가루 낼 때 푸른색의 먼지가 되거나 가루가 날리는 것은 옳게 빻는 것이 아니다. 차를 끓일 때 서투르게 다루거나 거친 동작으로 함부로 다루는 것은 옳게 끓이는 것이 아니다. 여름에는 많이 마시고 겨울에는 제대로 마시지 않는 것은 올바로 차를 마시는 것이 아니다.

『大觀茶論』의 點茶法
1. 그릇
1) 체(羅), 연자방아(碾)
2) 잔(盞)
3) 차선(筅)
4) 물주전자(缾)
5) 구기(杓)

2. 點茶法
1) 정면점 : 점다(點茶)의 방법은 각기 다르지만 처음에는 모두 차 가루를 적당히 넣어 갠 다음 바로 이어 끓는 물을 붓는다. 그리고 곧장 손은 무겁게 하고 차선은 가볍게 하여 격불(擊拂)하면 좁쌀무늬나 게눈 같은 거품이 일어나지 않는데 이를 정면점(靜面點)이라고 한다. 이것은 격불에 힘이 없어서 차가 일어나지 않고 유탕(乳湯)이 번지지 않은 것인데, 여기에 다시 탕수(湯水)를 증가해도 색택이 극진하지 않고, 영화(榮華)가 잠기고 흩어져 차 거품은 일어나지 않는다.

2) 일발점 : 탕수를 좇아 격불하되 손과 차선을 모두 무겁게 하면 거품이 떠오르는데 이를 일발점(一發點)이라 부른다. 이것은 탕을 이미 과다하게 썼기 때문에 격불을 할 때 손가락과 팔을 둥글게 돌리면서 젓지 않으면 죽면에 거품이 일어나지 않는다. 차의 힘이 이미 다하여 운무(雲霧)가 비록 뜨더라도 찻잔에 물의 흔적[水脚]이 생기기 쉽다.

3) 제1탕 : 점차의 묘한 이치에 정통한 차인은 차의 양을 헤아려 탕수를 부어 아교를 녹이듯이 이긴다. 탕수를 잔 가를 따라 둥글게 돌려 따르되 차가 잠기지 않도록 기세가 맹렬하지 않게 한다. 이때 손은 가볍고 차선은 무겁게 하여 손가락과 팔을 둥글게 돌리면서 격불하면, 상하가 투철하게 되어 마치 효모가 밀반죽을 부풀어 일으키듯 성근별과 밝은 달이 찬연히 살아나서 차의 근본이 서게 된다.

4) 제2탕 : 제이탕(第二湯)은 탕수를 차면으로부터 따르는데, 먼저 둘레를 한번 돌리고 급히 따르고 급히 추어올려 차면이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격불에 힘이 있으면 색택이 점차 피어나고 둥근 구슬과 모난 구슬들이 무더기 되어 쌓인다.

5) 제3탕 : 삼탕(三湯)은 더하는 물의 양을 앞과 같이 하고 격불을 점점 가볍고 고르게 해야 한다. 둘레를 둥글게 돌려 저어 제자리에 돌아오면 차탕의 표리가 통철하여 좁쌀 무늬와 게눈이 그릇 가득 맺혀 뜨면 차 빛깔은 열 가운데 예닐곱을 얻게 된다.

6) 제4탕 : 사탕(四湯)은 더하는 물을 조금 적게 하고, 격불할 때 차선을 반드시 끝부분으로 돌리되 폭을 비교적 넓게 하여 가볍고 완만하게 격불하면 차의 맑은 향과 꽃다운 색이 완연히 피어나고 운무도 점차 생겨난다.

7) 제5탕 : 오탕(五湯)은 더하는 물을 앞 보다는 조금 많이 하고, 격불할 때 차선을 가볍고 고르게 저어 전체에 고루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 만약 차의 색·향·미가 아직 완전히 발휘되어 나오지 못하였으면 격불을 하여 더 일으키고, 피어 일어남이 다 되었다싶으면 격불을 거둔다. 차면(茶面)에 깊은 아지랑이가 맺히고 눈꽃이 서리면 차의 향기가 이미 완전하게 되었다.

8) 제6탕 : 육탕(六湯)은 거품이 일어남을 관찰하여 물을 더하고, 만약에 유탕의 점화가 발연히 일어나면 솔을 느리게 둘러 거두며 격불을 그친다.

9) 제7탕 : 칠탕(七湯)은 가볍고 맑은 부분과 무겁고 탁한 부분을 분별하며, 희박하고 조밀함의 중(中)을 얻되 마음에 흡족하면 그친다. 이때에는 젖 안개가 세차게 솟고 잔에 넘치게 일어나 찻잔의 둘레에 빙 둘러 맺혀 움직이지 않으니 이를 일러 교잔(咬盞)이라 한다.

10) 차 마시기 : 차가 이와 같이 되면 비로소 가볍고 맑게 떠있는 말발(沫餑)을 고르게 나누어 마신다. 《동군록》(桐君錄)에 이르기를 “차에는 거품이 있는데, 마셔서 사람에게 마땅하다.” 하였으니 비록 많이 마시더라도 지나침이 없다.

[원문]
點茶不一, 而調膏繼刻, 以湯注之. 手重筅輕, 無粟文蟹眼者, 謂之靜面點. 蓋擊拂無力, 茶不發立, 水乳未浹, 又復增湯, 色澤不盡, 英華淪散, 茶無立作矣. 有隨湯擊拂, 手筅俱重, 立文泛泛, 謂之一發點. 蓋用湯已過, 指腕不圓, 粥面未凝, 茶力已盡, 雲霧雖泛, 水脚易生.

妙于此者, 量茶受湯, 調如融膠, 環注盞畔, 勿使浸茶. 勢不欲猛, 先頻攪動茶膏, 漸加擊拂. 手輕筅重, 指遶腕旋, 上下透徹, 如酵蘖之起麵, 疎星皎月, 燦然而生, 則茶之根本立矣. 第二湯自茶面注之, 周回一線, 急注急上. 茶面不動, 擊拂旣力, 色澤漸開, 珠璣磊落. 三湯多寡如前, 擊拂漸貴輕勻, 周環旋復, 表裏洞徹, 粟文蟹眼, 泛結雜起, 茶之色, 十已得其六七.

四湯尙嗇, 筅欲轉稍, 寬而勿速, 其淸眞華彩, 旣巳煥發, 雲霧漸生.
五湯乃可少縱, 筅欲輕均而透達, 如發立未盡, 則擊以作之. 發立已過, 則拂以斂之, 然後結靄凝雪, 香氣盡矣. 六湯以觀立作, 乳點勃結, 則以筅箸居, 緩遶拂動而已.
七湯以分輕淸重濁, 相稀稠得中, 可欲則止. 乳霧洶湧, 溢盞而起, 周回旋而不動, 謂之咬盞. 宜均其輕淸浮合者飮之. 《桐君錄》曰: “茗有餑, 飮之宜人.” 雖多不爲過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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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명진 연구원의 행다법 발표]

동양차문화연구회(회장 김봉건) 1월 모임에서 연구원 오명진은 『金甁梅를 통해 본 明末 市井의 飮茶文化』를 발표했다. 발표자는 명말의『금병매』는 당시의 경제상황을 반영한 소설로서 명대 사회를 투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사회소설이라는 입장에서 볼 때 그 가치는 매우 귀중하다고 한다.

『금병매』에는 629여 곳에 차에 관한 내용이 등장한다. 일상 생활 혹은 차관, 차방에서 일으나는 음차문화에 대한 것으로 차도구와  차에 관련한 풍속과 예의 등을 나타내고 있다. 공식문헌 기록이 아닌 市井의 일상생활에 나타나는 생생한 묘사를 통해 차문화를 좀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이해하고자 한다는 발표의 변을 밝혔다.

논문 발표를 마치고, 사계절 차 맛을 음미 할 수 있는 다법을 발표했다. 개완을 이용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연상할 수 있는 녹차, 연, 구기자 등을 넣어서 각각의 개완에서 특별한 차 향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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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 우산(牛山) 김봉건(金奉建)
출생 : 1951년생
현재 : 철학박사(동양철학 전공)
         동의대 철학`문화`윤리학과 연구교수
         동양차문화연구회 회장

<차문화 관련 역저 및 논문>
다경도설(이른아침, 2005년)
다도와 화의 정신(부산여자대학 다학연구, 1996.6)
東方文化的'和'精神(中華文化論壇, 2000.4)
가야차문화의 의의(김해차문화한마당, 2007.5)
차와 선종의 만남(동양차문화연구회 창립총회, 2008.3) 등

<잡지 및 신문 연재>
다담(2002년)
차와 문화(2006년 가을호부터)
국제신문(2008.3.28부터 '김봉건의 차문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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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차문화연구회 창립 총회 및 강연회(회장 김봉건)

2008년 3월 8일 양산통도사 성보박물관에서 동양차문화연구회 (회장 김봉건) 창립 총회가 열렸다. 동양차문화연구회의 설립목적은 차문화 일반에 걸친 연구를 통화여 회원 상호간의 학술적 친목을 도모하고, 나아가 동양 차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동양차문화연구회는 2개월에 한 번 성보박물관에서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논문 발표를 한다. 발기인은 김봉건, 이병인, 최호영 등 부산 경남지역 출신이 주축으로 구성 되었으며, 창립 총회가 끝난 뒤 김봉건 회장은 "차(茶)와 선종(禪宗)의 만남" 논문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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