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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함량 측정기

최해철이 진제형에게 답변한 글

답변 감사합니다. 저는 토론을 즐기는 성격은 아니지만 선생님과 같은 전문가와의 대화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 꿈으로 뛰어든 사업이기에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저로서는 막연하게 생각하던 부분을 과학적 시각으로 다시한번 반추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살청

살청은 충분한 정도로 무조건 되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고온살청과 저온살청은 시간과 솥 온도의 차이와 비례합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옛날에는 저온으로 오랫동안 살청하던 방식을

최근엔 기계의 힘을 빌리는 경우도 있고 고온으로 빨리 끝내는 곳도 있습니다.

다만 오운산이 저온 살청을 아니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방식을 택하는 이유는 편리함이 꼭 최선은 아닐 수 있다는 자각과 장인 정신을 추구함에 있습니다. 저도 일이 밀리고 때로 몸도 마음도 지칠 경우에는 대충대충 온도도 높이고 빨리빨리 만들고 싶은 충동들이 생깁니다.

 

그러나 그렇게 만든 차와 손으로 한땀한땀 정말 땀입니다...만든 차들을 놓고 나중에 시음해보면 확실히 틀립니다. 저로서는 저온살청이 확실히 좋다는 과학적 증명을 하긴 힘들지만 만들어본 경험과 마셔본 경험으로 답을 대신하겠습니다.

 

살청 과정에서 제가 차엽을 손으로 만질 수 있다. 라고 말씀드린 이유는 살청 중에 솥의 온도를 가늠하기 위해 종종 차엽을 맨손으로 만저보는데 손으로 차엽을 만졌을 때 뜨겁긴 하지만 80도 까지는 아닐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더라도 실활 될 조건이 충분하다는 말씀으로 이해하겠습니다. 그런데 녹차도 살청을 끝내고 나면 효소 80%로는 실활 되고 20%의 효소가 남아 있는 것이 과학적 사실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보이생차일 경우 어느 정도의 효소가 실활 되지 않고 남아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녹차보다는 보이차가 살청을 마쳐도 효소가 많이 남아 있을 것 같고 효소가 남아 있다면 효소는 직접 관여하진 않지만 산화(발효)의 촉매 역할을 하므로 서서히 변화하는 것이고 그 결과로 보이차는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암녹색에서 갈색 흑갈색 계통으로 바뀌고 탕색도 점점 붉어지는 것 아닐까요?

 

물론 수분활성도가 문제가 될 것 같긴 합니다만 이 부분은 가능하다면 한번 측정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수분

수분활성도(0.85) 이하이면 효소의 역할은 없다는 것으로 이해하겠습니다.

검측을 해보신다니 결과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곰팡이 부분인데 수분활성도(0.85) 이상이면 곰팡이가 자라기 용이하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런데 곰팡이가 발생한다고 해서 모두 나쁜 것인가요?

 

저는 유익한 곰팡이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보이차가 익어 간다는 것은 자체 효소의 작용으로 인한 산화(발효)도 있지만 공기 중에 노출되어 있는 이상 습기는 자연히 작용하고 각종 미생물 즉 곰팡이의 역할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습창차라고 우리가 이야기하는 차는 자연 습창과 인공 습창차로 나누어 질수 있는데 광조우, 홍콩, 대만 등 습도가 높은 지역의 창고에 보관하다보면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습창차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지역에 상관없이 의도를 가지고 습도를 조절해서 습창차를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도는 다양 하겠지만 이것도 시장의 요구에 따른 하나의 기술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습창차를 판매하는 사람의 양심 문제가 될 수 있겠지요.

 

예를 들어 3년 동안 의도한 습창으로 만든 차를 30년 된 차라고 판매 한다면 양심불량이라는 것이지요. 선생님이 말씀하신 습창차도 수분함수율 측면으로 보면 습창차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시각의 습창차 와는 약간의 온도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3 녹차와 보이차의 변화

녹차나 보이차나 변화한다는 것은 이미 서로가 동의한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녹차는 그해에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세월이 지나면 점점 맛없게 변화하고 보이차는 맛있게 변화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저는 보이차와 녹차의 제조 공정 차이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색깔 그리고 변색?

역시 저는 과학적으로 문외한이라서 그런지 각종 원소 기호들만 보면 정신이 어질어질합니다...

솔직히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그렇다고 선생님을 탓하는 건 아니니까 오해는 마시고요...

 

제 생각을 대충 정리해보면 산화효소가 작용하면 찻잎이 붉게 변한다고 하셨는데

생엽일 때 혹은 가공 중에 찻잎의 색깔이 갈색 계통 혹은 검붉은 계통으로 변하는 것은 종종 봅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 산화효소 작용에 의한 홍변으로 이해하겠습니다.

 

그런데 산화효소가 없으면 아주아주 느리게 색깔이 변한다고 하셨는데 자연산화 즉 비효소적 산화는 보관 조건과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주로 홍차나 녹차처럼 밀봉된 차를 관찰하셔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보이생차는 좀 다릅니다.

 

제조가 완료되어도 일반적으로 밀봉하지는 않고 바람이 숭숭 통하는 한지 같은 종이로 포장합니다. 애초부터 후 발효(산화)를 염두에 둔 포장입니다. 그리고 수분활성도가 아니라 수분함수율이 녹차나 홍차와 달리 12%에 달합니다.

 

당연히 상대적으로 산화(발효)의 여지가 아주 높은 것이 보이생차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답변을 쓰다 보니 저도 생각이 정리되고 선생님이 지적하신 부분도 전부는 아니지만 이해되는 부분이 생깁니다. 감사드리며 계속 좋은 대화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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