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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이용하는 파리바케트에서 샷 추가 할때의 크레마]

자주가는 파리바게트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평소에 보이는 직원이 아니어서인지 늘 주는 머그컵이 아닌 테이크아웃용 종이 컵에 담아주었다. 직원에게 제가 여기서 마실 커피라서 머그컵에 담아주세요 하니 죄송하다고 하면서 머그컵에 옮겨담아 내었는데, 사건은 이제부터 발생이 되었다.

늘 먹던 머그컵에는 잔의 따뜻함과 커피 위에 피어난 얇은 거품 층, 그리고 향을 분명히 기억하는 필자인지라 종이컵에서 덜어 머그잔에 채워진 이 커피가 한 눈에 보아도 맛이 없어보였지만 그대로 들고 자리에 앉았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커피는 마시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한 모금해보니 역시나...... 커피 맛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커피는 그대로 두고 다시 한 잔 주문했다. 필자가 까탈스러운 것은 아니다. 다만 차인으로서 커피 한잔도 소중히 내어 먹는 습성 탓일까 무언가 모자라고 또 결여된 것을 캐묻는 것이 아니라 진정 그곳에서 늘 필자를 찾게 만들었던 맛있는 커피 한잔이 더욱 간절했을 뿐이다. 이번에 다시 받은 커피는 충분히 예열된 잔이어서 그런지 손맛도 좋았고 커피도 평소 마시는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오늘 현상을 되돌아보면, 첫째 찻잔이 도자기와 종이, 예열된 잔과 예열되지 않은 종이컵, 그리고 커피의 크레마(거품)의 유무가 커피의 흥미를 크게 좌우하는 극단적인 면을 본 것 같다. 커피 전문가들이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말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작은 돈으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 커피의 세계에서 대중적으로 마실 수 있는 파리바게트에서의 커피 한 잔은 나의 일상에서 잠시 휴식의 공간이기에 그날의 일은 좋은 경험이었다.

커피도 이런 상황일진데 같은 차를 우려내는 경우라도 상황이 다르면 어떻게 될까?

필자가 우려하는 일 중에 하나는 같은 차를 나누어도 그 결과는 너무도 다르게 나타남을 겪은 터이기에 더욱 커피의 일에서도 공감을 한다.

오래되어 손에 익은 다구, 더 나아가 어떤 차를 전문적으로 우려내던 자사호, 그리고 그것을 담는 잔, 숙우...... 이러한 것들이 총체적으로 모이고 사람의 숙련된 시간 감각으로 차를 우리는 것, 물론 물의 온도를 맞추고 그 물을 따라내어 붓고 또 다루는 것 까지......

함께 차 생활을 해 온 분의 말을 빌면, “차를 우리는 것 또한 인연인데 세상 어디에서 같은 차 맛을 보겠습니까?” 하던 말이 생각이 난다.

20대의 아이들이 무슨 찻 맛을 알까? http://seoku.com/541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 http://seoku.com/442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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