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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도감 2권 표지

보이차도감 2권 발행이 지연된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판매된 보이차 가운데 한국 사람이 직접 가서 만든 차를 중심으로 작업을 해왔지만 일일이 밝힐 수 없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사진 작업은 이미 마쳤지만 보이차의 포장지 상표권, 총판권 등등이 해결되지 못한 문제점도 있었고, 출처가 분명하지 못한 차들을 제외하고, 품질이 좋은 차는 찾아서 보완했습니다. 이젠 자유롭게 출간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보이차를 생산하거나 유통하는 입장이 아니면서 이런 책을 출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인데 제가 자료의 보존에 욕심을 내었나 봅니다.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집필하기 위한 어려운 과정이 함께 했다는 점에서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1998년 한국인 최초 제작
1999년 한국인 두 번째 제작
1999년 이무정산야생차 흑표

이무정산야생차, 흑표 보이차도감1권에서 2000년으로 표기 되었지만 1999년으로 확인

2003년 사성유기반장, 국내에 가짜가 많이 있는 유통되는 차로서, 포장지에서도 진품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촬영

1998년부터 2020년까지 생산된 보이 생차에 한해서 현품을 확인하고 직접 촬영한 차에 한하여 정리가 되었습니다.

 

발행일자 2022년 12월 16일

택배발송 2002년 12월 19일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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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하동녹차연구소’에서 한국 차의 발전을 위한 주제로 진행된 강의를 준비하면서 현재 한국 차계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발표한 주제는 발효차의 생산 과정과 중국차의 현황에 관한 것이었지만 강의 마지막 시간에 한국 차의 발전을 위한 제안으로 10가지 과제를 선정하여 발표하였습니다.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자면 각각의 과제들이 모두 시급한 문제지만 마지막으로 제안한 -형식적인 차 문화에서 실생활 차로의 전환- 은 제가 차업을 하면서 오랫동안 생각해 온 것입니다. 

 

80년대 이후 한국에서도 녹차를 중심으로 차가 일반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천 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는 대부분의 가정집에 다기셋드 정도는 갖추고 있습니다. 차가 일반화되고 집집마다 차를 마실 수 있는 최소한의 도구들이 갖추어진 것은 '한국차인연합회'를 비롯한 전국의 무수한 차 단체 그리고 차 선생님들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차를 마시는 도구들은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를 구매하지도 마시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장롱 속의 차, 장식품으로 전락한 다구들이 거실의 한 공간을 차치하고 있을 뿐입니다. 커피의 홍수 속에서 기껏 마시는 차도 대용차들 위주이고 진정한 차를 마시는 사람은 오히려 갈수록 줄어든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전체적인 통계를 보면 차의 생산량과 음용 인구는 예전에 비하여 확실히 증가하였습니다. 최근엔 이삼십 대 젊은 층의 차 인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한국의 차 음용량은 전 세계 꼴찌 수준입니다. 한국에서 자칭 타칭 차인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닌데 희한하게도 실제로 차를 생활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원인은 보여주는 차에서 실생활 차로의 연결이 순조롭지 않았던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국의 수많은 차 선생님들이 차를 보여주고 보급한 공로는 인정합니다. 행사 차원에서 보여주는 차 행위가 필요한 것도 인정합니다. 

 

차를 다루는 정제된 형식이 내면을 성숙시킬 수 있음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보급에 그치고, 행사에 그치고, 형식에만 매몰되어 실생활 차로 연결되지 못하면 말짱 황입니다.일단은 차를 마셔야 차의 세계에 접근할 수 있고 차인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행다도 필요하고 나아가 차를 대하는 절제된 형식이 내면의 성숙으로 이어져 참다운 차인이 탄생할 것입니다. 우선은 선생님 자신부터 차인의 아름다운 향기를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인지 돌아볼 일입니다. 차는 우리는 사람 마시는 사람 모두 편안할 때 가슴 깊이 스밉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스스로 체득하면 단순하고 쉽습니다. 그렇지 못하면 지나치게 엄숙한 형식만 강요하게 됩니다. 불필요한 형식들이 처음 차를 배우는 사람들이 생활 속의 차로 나아가는데 오히려 장애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도 생각해 볼 일입니다. 

 

그리고 차 선생님은 직업 자격증이 아니라 봉사 명령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세상의 많은 사람들 중에서 그래도 차를 가까이하며 살았고 선생님 칭호까지 받았다면 이 사회에서 그만큼 혜택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부터 차 교육을 위해 정식으로 공부를 한 경우라면 당연히 직업으로서의 차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교양으로 획득한 각종 자격증으로 혹은 오랜 차 생활의 경력으로 차 선생님 대열이 있는 분이라면 공식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한 정당한 보수 이외에 엉뚱한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차를 배우는 제자들에게 세밀한 안목과 깊이 있는 성찰 없이 이런저런 인연을 밑천으로? 무작정 차와 도구들을 소개하지 않았는지 돌아 볼 일입니다. 차를 핑계로 몰려다니며 순진한 도공이나 선량한 차상들을 멍들게 하고 일종의 커넥션 관계를 형성하여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데 일조하지 않았는지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이제라도 전국에 있는 차 선생님들은 장사를 하고 싶으면 차라리 사업자등록을 하고 정당하게 세금 내고하던지 아니면 차계의 진정한 선생님으로 좋은 차인을 양성하고 후학들의 존경을 받을지 결정하셔야 됩니다. 

 

차 행사장에 향수 뿌리고 다니며 짙은 화장에 잠자리 날개 같은 옷만 걸치면 차인인 줄 착각하는 아줌마들도 볼썽사납습니다. 새빨간 손톱으로 움켜쥔 찻잔에 루즈나 바르고 앉아서 이 잔이 어떠니 저 차 맛이 어떠니 떠드는 모습도 꼴사납긴 마찬가지입니다. 

 

마니아랍시고 이런저런 차 동개동개 쌓아 놓고 자기 자랑만 일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수천만 원 수 억하는 차를 마시며 너희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세계에서 자신들이 놀고 있음을 과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기초도 부실하고 뚜렷한 논리도 없으면서 얼기설기 엮은 책으로 전문가 행세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듣기보다는 떠들기 좋아하고 이유 없이 목소리만 큰 사람은 기본적으로 저는 차인의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업에 종사하고 있으면서 이런 이야기들을 하기가 쉽지 않지만 솔직히 저는 이런 사람들이랑 마주 앉아 있는 것조차 힘겹습니다. 한국에는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정말 순수하게 살아가는 훌륭한 차 선생님들도 많이 계십니다.

 

이 글은 일부 차 선생들의 몰지각한 행태가 한국 차계를 오염시키고 있음을 개탄하며 좀 더 바른 차 문화를 선도하고자 쓴 글입니다. 오늘은 차 선생님들의 문제를 지적했지만 생산자, 상인, 교육기관, 지방행정 등의 문제도 심각합니다. 누군가 너 자신의 티끌은 없느냐고 물으면 부끄럽니다. 

 

그러나 욕을 듣더라도 누군가 할 말은 해야겠기에 부끄러움을 무릅씁니다. 찻잎이 따뜻한 물을 만나 다관 속에서 자신의 몸을 풀 때! 찻잎은 자신이 태어난 고향의 엄마 차 나무를 생각할 것입니다. 떨어지고 분리되어 뜨거운 솥에서 가공되고 수많은 손들의 땀에 온몸을 적셨다가 한낮의 태양에 갈무리되어 고운 옷 입고 다가와 내 앞에서 향기로운 모습으로 다시 탄생하는 차를 봅니다. 그 차를 내 몸에, 내 마음에 담는 차인을 그려봅니다. 차를 하는 사람이 어찌 이 도리를 모르리 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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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수상자 이제열 씨

운남지묵차문화전파공사(대표 김용문)에서 주최한 제1회 투차대회가, 11월 12일 서울 제네베라 스페이스에서 성황리에 마쳤다.

1등 수장자 이제열 씨는 보이차 이팔지약 1g을 500cc 즉, 3g으로 1500cc를 달여서 내었다. 대회 1시간 30분 전에 도착하여 연한 불로 달였다고 한다. 2등과 3등은 상금 20만원 지급되었다.

참가 선수 6명

심사는 전체 20명 [심사위원 4. 일반인 10명, 참가자(선수) 6명]으로 맛과 향에서 각각 1명만 선택하여 종합 점수로 평가하였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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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돈을 벌어야 어머니 고운 수의도 준비하고 자식들 시집 장가도 보낼 텐데"

겨울을 예감하는 바람이 불고 봄과 여름의 장엄한 역사는 쇠락하고 있습니다. 가을 나무는 더 이상 새싹을 틔우지 않습니다. 남루한 이름 속엔 쭉정이만 가득하고 속절없이 뿌리 내린 일 터에 무서리가 내립니다. 저녁 해는 나도 몰래 저물고 애물단지로 살아 온 회한이 무거워 저물어가는 어머님께 눈도장이라도 받으러 갑니다.

어머니

"왔나"

골목 어귀에 서걱이는 낙엽을 밟으며 바스락거리지도 못한 삶이 제 무게로 으스러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구순의 노모는 기억을 떨구어 지나온 세월을 덮어가고 나는 노모의 깊어진 눈가에 두레박을 내립니다. 심연을 헤집으며 끌어올린 세월, 두레박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우물을 출렁이고 우쭐거리며 살아 온 잔상이 낡은 바가지에 남아 해묵은 갈증을 게워내고 있습니다.

"밥은 먹었나"

밥 먹고 사는 것이 자존심보다 중요한 세월이었습니다. 밥만 먹고는 못 산다는 세상. 따신 밥 한 그릇 해결하면 될 줄 알고 살았습니다. 보기 좋은 떡 맛도 좋다기에 반찬 몇 가지 장식하면 될 줄 알고 살았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봐도 밥만 먹고 살면 될 것 같은데, 마실수록 목마른 짠물 같은 열망. 노모의 퇴화한 젖가슴을 만지며 샘솟지 않는 갈망을 쫓아 오대양 육대주를 헤매 다녔습니다.

"가서 쉬어라"

일 터로 돌아가는 길. 노모의 가녀린 숨소리는 문지방에 걸려 있고 가을 바람은 창가를 서성이고 있습니다. 아직도 떨구지 못한 이파리는 주름진 얼굴 속에서 검버섯으로 자라고 오색 단풍으로 물들지 못한 가을은 점점 깊어갑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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