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를 방문할 때면 특별한 일이 없어도 죽향에 잠시 들렀다가 오는 편이다. 어제도 진주 백로원에서 일을 마치고, 피로가 가득한 몸을 이끌고 죽향으로 갔다. 김현경 원장님은 내가 메고간 카메라가방을 보고 피로를 눈치채셨는지, 따뜻한 대추탕 한 그릇을 내 앞에 놓아주셨다.
죽향의 대추탕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진한 대추의 향과 은은한 단맛이 입안을 감싸며, 곁들여 나오는 다식은 입맛을 살짝 깨워준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어느새 몸속까지 스며드는 온기가 피로를 조금씩 녹여내는 것 같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찻집을 나설 때쯤이면 왠지 기분이 가벼워져 있었다.
찻집에서 대추탕을 별미로 여기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단순히 맛있는 음료가 아니라, 마음까지 달래주는 위로이기 때문이다.
'다미향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콩 보이차 시장의 소식과 한 잔의 깊은 여운 (1) | 2025.05.26 |
---|---|
익숙한 동반자, 한 잔의 온기 (0) | 2025.04.27 |
젊은 백차 사업가와의 귀한 만남 예평 권하람 (0) | 2025.04.25 |
션샤위 작가의 자사호 전시, 티하우스일지 (0) | 2025.04.20 |
다화담 부부의 여정, 멍송 야생차의 품격 (0) | 2025.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