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찰이나 차 전문점, 선방 등에서 유행하는 것이 침향이다. 스님들은 침향으로 만든 염주를 차는 것이 유행인 것 같다. 차문화를 선도한다고 하는 분들이 갑자기 전국 곳곳에서 침향 전문가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인사동 모가게에서 2년전 주인과 손님 여럿이 차를 마시다가 주인은 중국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침향에 대한 역사와 가치를 대단하게 설하고는 침향을 칼로 조금 잘라내어 우려서 마시면 좋다고 하였다. 난 솔직히 그 자리에서 마시기는 했지만 이것을 왜 마시는지 이해하지 못하였다. 침향차라고 하는 것이 이런 수준으로 이야기 되는 줄은 몰랐다. 그런데 최근 곳곳에서 침향이야기가 나온다.
부산지역에서는 옷칠염주와 침향염주가 요즘 상당히 고가로 거래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건강에 좋다고 한다. 사실인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없는 침향이 염주로 각광을 받으면서 마시고 태우고 손목에 끼고 다닐 정도가 되니 현지에는 큰 호황인것 같다. 좋은 향을 태우는 것은 좋지만 침향이 너무 왜곡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부산에서는 향도, 향문화 하면서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나온다.
침향이라고 하는 나무는 원래 수지(樹脂 나무의 진)가 없으며, 상처를 내거나 썩게 되면 수지가 생겨나 상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한 달 전에 인사동 H점에서 주인장의 침향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H점 주인장은 인도, 베트남 등지를 다니면서 그들의 문화상품을 취급하는 곳이다. 그는 베트남에서 침향이 너무 유행하고 아시아에서 수요가 넘쳐나다 보니까 침향 나무재배에 따른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내용인 즉, 침향 나무를 5년간 재배하면 그 나무를 다시 구매해 준다고 한다. 그리고 5년된 나무가 침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주사위로 나무속에 염화나트륨을 투입하면 나무가 섞어서 골이 생기는데 나무자체에서 그것에 저항하는 것이 옹골지게 뭉치면서 생기는게 침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된다고 한다.
지금은 수요가 넘쳐나서 그런 투자자를 모으기는 하지만 나중에 그 시점에서 공급이 넘칠 경우는 외국인의 투자는 어떻게 대응할지 대책이 궁금했다. 뭐 투자자들은 영리하니까 잘 알고 하겠지만 아무튼 좋은 침향은 귀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침향목을 코앞에 대고 향이 깊게 나오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라고 한다. 좋은 것은 사람의 체온과 비슷할 때 향이 나온다고 한다.
이 나무는 불을 피워보면 침향이 난다. 투자의 성공에 대한 것은 제쳐두고 이제 침향이 이런씩으로 생산된다고 볼 때 질마재 사람들이 침향을 만들려고 하는 방식의 결과로 인해 진짜 침향은 더욱 진귀한 가치를 가질 것이다.
동아일보 2009년 2월 11일 오피니언 오늘과 내일 / 최영준 / 다문화, 침향을 생각하며에서 나온 글을 보면 침향에 대한 생각이 깊어진다.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곳에 200~300년간 참나무를 묻어둔 뒤 꺼내어 태우면 깊고 그윽한 향기가 난다. 이것이 향 중의 향으로 치는 침향(沈香)이다. 미당(未堂)은 ‘질마재 신화’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질마재 사람들이 침향을 만들려고 참나무 토막들을 하나씩 하나씩 들어내다가 육수(陸水)와 조류(潮流)가 합수(合水)치는 속에 집어넣고 있는 것은 자기들이나 자기들 아들딸들이나 손자손녀들이 건져서 쓰려는 게 아니고, 훨씬 더 먼 미래의 누군지 눈에 보이지도 않는 후대들을 위해섭니다….’
그렇다, 다문화의 씨앗이 싹이 터 탐스러운 열매가 열리는 그날이 오려면 질마재 사람들이 참나무 토막을 갯벌에 묻던 그 마음부터 헤아려야 할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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