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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일 발효 28일차

차 무더기를 위아래로 뒤집는 작업을 했습니다. 발효도의 부분 편차가 있고 바깥쪽이 먼저 말라서 원료 전체를 고르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이번 작업은 발효 목적도 있지만 건조를 예비한 뒤집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매일 시음을 하며 발효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본 무더기는 애초에 목표한 80% 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나 고수차 샘플 원료는 아직 부족해서 온도가 높은 위쪽에 얕은 깊이로 심어서 상태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11월 21일 발효 29일차

위쪽에 배치한 고수차 샘플 원료를 뒤집었습니다. 자루를 여러번 흔들어 발효되고 있는 원료들이 뭉치지 않게 합니다. 저녁에 본 무더기를 시음한 결과 발효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지금 마셔도 악퇴미가 거의 없고 부드러운 단맛이 느껴집니다. 예전에 갓 완성된 숙차는 악퇴미가 진해서 보통 일 년 이상 거풍 즉 숙미를 빼기 위해 방치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멍하이에서 완성된 다른 숙차들을 시음해 봐도 숙미가 확실히 예전보다 덜합니다. 이번에 저희가 생산하는 숙차도 지금 바로 상품으로 출시해도 될 만큼 깨끗합니다.

 

이렇게 변화된 원인에 대해서 이곳의 여러 기술자들이랑 토론해 보았습니다. 우선은 숙차 발효 기술의 발전을 들고 다음으론 멍하이의 지리적 장점을 말합니다. 이곳은 해발고도가 높고(1200m) 특히 수질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멍하이에 많은 발효 기지가 들어서면서 유익균들의 서식 빈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부분은 저도 전문가가 아니라서 다만 참고할 뿐입니다. 아무튼 화산석을 깔았고 정성껏 관리한 것 이외에 유익균 접종 등 특별한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발효 성과가 괜찮아서 매일 계속되는 힘든 작업이지만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11월 22일 발효 30일차

오랜만에 새벽부터 온종일 가을비가 내렸습니다. 저녁 7시 발효실 온도 17도 습도 77% 차 무더기 온도 위쪽 59 중간 49 아래쪽 41도 전후입니다. 수분이 줄어들면서 중심 온도는 낮아졌지만 위쪽의 온도는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고수차 샘플 원료를 뒤집어주고 무더기 안쪽과 바깥쪽 원료 샘플을 우려보았습니다. 엽저와 탕색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구감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11월 23일 발효 31일차

건조를 위한 뒤집기를 시작했습니다. 본 무더기 전체를 앞뒤로 골고루 뒤집어주고 중간에 골을 파서 두 갈레로 나누었습니다. 뒤집기를 하면서 엉긴 원료들을 손으로 풀어줍니다. 앞으로 매일 한번씩 다시 골을 파고 무더기를 나누어서 전체가 골고루 건조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고수차 샘플 원료 20그램씩을 덜어내어 건조하고 있습니다. 내일 최종 시음해 보고 발효 지속 여부를 판단하겠습니다.

 

11월 24일 발효 32일차

건조를 위한 2차 뒤집기를 했습니다. 두 갈래였던 무더기를 세 갈레로 만들었습니다. 뒤집기를 하면서 엉긴 원료들을 풀어주는데 차두로 뭉친 덩어리가 예상보다 많습니다. 큰 덩어리는 쉽게 풀리지만 작고 딱딱하게 뭉친 것은 잘 풀리지 않습니다. 억지로 풀다 보면 가루가 되기 때문에 그냥 차두로 남겨둡니다.

 

어제 뒤집기를 하면서 가저 온 고수차 샘플 10 종류를 시음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지난번보다 수분은 많이 줄었고 탕색도 붉은색이 선명합니다. 신맛이 줄어들면서 단맛이 증가했고 향기도 좋아졌습니다. 발효도는 65% 정도로 예상되는데 애초에 목표한 경발효 수치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다만 홍하차왕수의 발효도가 상대적으로 약간 떨어집니다.

 

야생차의 특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늘 뒤집기 때 다른 고수차 샘플 원료들은 기존의 방법대로 위쪽에 배치하고 홍하차왕수는 그 아래에 묻어서 조금 더 발효를 진행시키기로 했습니다. 멍하이 기지에 있는 수분측정기를 사용하여 현재 상태의 수분을 측정해 보았습니다. 오래전에 장만해서 봄차와 가을차 그리고 고수차와 소수차의 수분 차이를 측정해 보곤 했습니다. 본 무더기 바깥쪽 9.37%. 본 무더기 안쪽 12.52%. 홍하야생차왕수 15.93. 노반장 16%. 샘플을 채취하고 3시간 뒤에 측정된 수치입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숙산차의 수분 함량은 8~10%입니다. 참고로 쇄청을 끝낸 햇차 모료의 수분 함량은 보통 6~8%입니다. 무더기 바깥쪽은 이미 완성 단계이고 안쪽은 정상 범위를 약간 초과합니다. 고수차 샘플 원료들은 아직 수분 함량이 높은 편인데 건조 과정을 거치면 점차 정상 범위로 들어올 것입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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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0일 발효 18일차

오후 1시 4차 뒤집기를 했습니다. 3차 때보다는 엉긴 부분이 많이 줄었지만 기계를 사용해서 풀어주는 작업을 했습니다. 고수차 샘플 원료들은 이번에도 손으로 작업했는데 3차보다는 수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무더기 형태를 다시 직사각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본 무더기는 중간 발효 고수차 샘플 원료는 경발효에 가깝게 하기 위해 다시 위쪽에 배치했습니다.

 

가로 5미터 새로 2.5미터 높이 40센티. 2차 뒤집기를 했을 때와 비슷한 모양입니다. 앞으로 모차 상태를 관찰하면서 먼저 건조되는 바깥 부분은 긁어서 위로 올리는 작업을 진행하면 높이는 접점 높아질 것입니다. 샘플 원료들을 20그램씩 덜어내어 차실에서 품평했습니다. 아직은 발효가 덜 되었고 건조하기 전이라서 그런지 단맛은 좋지만 돌아오는 떫은맛이 강한 편입니다.

 

11월11~15일 발효19~23일차

11일

집안에 큰 일이 있어서 잠시 고국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으로 출발할 때 직원들에게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차 무더기의 온도를 측정하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했습니다. 중요한 시점이라 매일 영상 통화를 하며 모차 상태를 관찰하였습니다.

12일

발효가 일정 정도 진행되면 차 무더기의 바깥 부분부터 마르기 시작합니다. 바깥쪽 원료를 5센티 정도 촉촉한 내면이 드러날 때까지 긁어서 무더기 위로 올리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13일

차 무더기를 덮었던 천을 걷었습니다. 이제부터는 더 이상 물을 뿌려서는 안됩니다. 모차 상태를 관찰하며 수시로 마른 원료들은 긁어서 위로 올립니다. 무더기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점점 높아집니다. 긁어낸 원료로 무더기 위쪽에 배치된 고수차 샘플 원료를 덮었습니다.

14일

발효실 창문 쪽 햇볕이 들어오는 곳에 있는 원료가 빨리 건조됩니다. 마른 부분을 하루에 한두 차례 위쪽으로 긁어서 올렸습니다.

15일

저녁 멍하이 기지에 도착하자마자 오후에 긁어 올리기 작업을 할 때 가져온 샘플 원료를 시음했습니다. 단맛과 신맛이 함께 올라오지만 지금 마셔도 부담 없이 마실 만합니다. 발효 정도는 70% 정도로 예상됩니다.

 

11월 16일 발효 24일차

오후 1시 다시 테두리의 마른 원료를 긁어서 위로 올렸습니다. 현재 무더기의 크기는 가로 2.5미터. 세로 1.5미터. 높이 80센티입니다. 4차 뒤집기를 한 후 지금까지 계속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발효실의 온도는 아침 20도 전후 오후에는 28도 전후를 가리키고 습도는 65% 전후입니다.

 

4차 뒤집기를 한 다음날 저녁. 본 무더기의 위쪽 온도가 59도에 도달했고 이후 61~63도 사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간은 57~59도, 아래쪽은 45~48도입니다. 무더기의 위쪽에 내부의 증기가 분출되면서 수분이 내려앉은 흔적이 보입니다. 긁어 올리기 작업을 하면서 엉긴 부분은 풀고 증기가 내려앉아 촉촉한 부분은 마른 부분과 섞어줍니다. 검은 곰팡이는 많이 줄었고 흰 곰팡이는 아직도 보이지만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https://youtu.be/wOl0cdeP-aY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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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산 대표 최해철

운남은 올해 봄차 시즌이 끝나고 오월부터 최근까지 거의 매일 비가 내렸다고 합니다. 우기와 건기로 나뉘는 이 지역의 특성상 우기인 여름에 비가 집중되는 것은 정상입니다. 그런데 특히 올해는 이천 년대에 들어와서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합니다.

 

노반장을 오르는 길목에 있는 '멍혼' 평야가 물에 잠겨서 채소 값이 폭등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다행히 이번 운남 일정의 가장 큰 목적인 숙차 발효를 시작하고부터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을이 숙차를 만들기엔 좋은 계절입니다. 봄철엔 모차 생산 때문에 바쁘고 여름엔 계속 비가 와서 작업이 번거롭고 온도와 습도를 통제하기 힘듭니다. 겨울은 기온이 낮아서 발효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시멘트 바닥 위에 깐 화산석 청소

먼저 오운산 멍하이 기지 발효실의 시설들을 보완하고 정비했습니다. 전통적 발효 방식인 시멘바닥 발효와 목판 발효는 유해성과 청결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나무 광주리 발효, 나무통 발효 나아가 스테인리스 통 발효 등으로 기술이 발달되고 있지만 한번에 발효할 수 있는 량이 한정적입니다(100~300kg). 그리고 뒤집기를 하면서 발효 정도를 살피고 온도를 관리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다시 원료를 쏟아내야 하는 불편이 있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좋은 방법을 모색하다가 우연히 화산석 발효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봄차철엔 오운산 텅총, 덕굉 기지를 관리하고 평소엔 저희 멍하이 기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선생과, 이여사 부부의 고향이 텅총입니다. 텅총은 중국에서 온천과 화산석으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고향의 친척들을 통해 쉽게 화산석을 구할 수 있다고 해서 생각해 낸 방식입니다. 화산석은 용암이 굳어서 생성된 현무암입니다.

 

제주도의 돌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멍이 많은 돌이지요. 어렵사리 직사각형으로 생산된 화산석을 구해서 시멘트 바닥 위에 깔고 보니 보기는 좋은데 작은 구멍 속에 이물질이 쌓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니 숙차는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라서 관리만 잘 하면 작은 구멍들은 오히려 온도를 유지하고 유익균이 서석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보다 위생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위생복 신발 모자 등을 준비했습니다. 아무튼 최초로 시도되는 방식이라 걱정반 기대반이지만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오운산 최해철 대표와 직원

2024년 10월 24일 오후 3시

오운산 멍하이 기지 발효실에서 숙차 발효를 시작했습니다. 발효 책임자는 '랑하차창'에서 발효 기술자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텅총 차농 장선생이 맡고 장선생 부인 이여사, 오운산 멍하이 점장 샤오리우 그리고 저는 보조 일꾼으로 참여합니다. 주원료는 오운산 멍하이 기지 주변의 왜화 형 고수차 400kg, 생태차 400kg 그리고 지난 2년간 운남의 여러 차산지에서 구한 고수차 샘플 204kg입니다. 모두 합치고 보니 공교롭게도 1004kg 천사표가 되었네요..^^ 

숙차 발효

오전에 세 차례에 걸친 물청소 등을 통해 발효실 환경을 최대한 깨끗하게 했습니다. 멍하이 기지 창고에 저장하고 있던 모차를 발효실로 옮겨서 생태차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왜화 형 고수차를 덮었습니다. 그리고 고수차 샘플을 골고루 뿌려서 병배 했습니다. 오후 4시 30분 발효실에 비치되어 있는 수도관에 호수를 연결하여 물을 뿌리기 시작했고 한시간 정도 모차가 충분히 젖을 정도로 계속 물을 뿌렸습니다.

 

경발효(70%전후), 중간 발효(80% 전후), 중 발효(90% 이상) 완성된 숙차의 색깔이 검을수록 중 발표에 가깝습니다. 숙차는 선호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발효시킬 수 있습니다. 선택하는 방식에 따라 수분의 공급량도 각기 다릅니다. 저는 중간 발효를 선택했고 이후의 과정도 그렇게 진행할 것입니다. 앞으로 한달정도 차를 공부하시는 분들을 위해 숙차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비교적 상세하게 올려드리겠습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zi16LJIXQM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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