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중간쯤에서 맞은편에서 좌회전으로 돌아오는 자동차를 만납니다. 중국에선 종종 마주치는 상황인데 빨리 뛰어서 건너가거나 차를 먼저 보내고 건너가곤 합니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저는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건너왔지만 자동차도 직진과 좌회전 동시 신호라서 중간쯤에서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경우 저는 좀 난감합니다.

한국에서도 아직 이런 신호체계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운전자라면 저는 당연히 사람을 먼저 보내고 자동차를 운전할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자동차가 우선인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제가 좀 늦게 걸으면 클랙슨을 울리며 빨리 가라고 종용하기까지 합니다. 저는 뛰어서 건널 수밖에 없습니다.

건너와서 생각하면 좀 불편합니다. 문명의 진화가 사람을 편리하게 했지만 과연 무엇이 우선인지, 무엇을 위한 문명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중국에 살다 보니 아직은 전체적인 문화 수준이 낮아서 종종 황당한 경우들에 직면하곤 합니다. 사실은 지역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종종 이러한 경우와 맞닥뜨릴 수 있습니다. 문명이 우리에게 준 혜택을 향유하며 살고 있지만, 물질만능 출세지상주의로 대표되는 현대 문명이 지향하는 방향에 따라 우리는 갈팡질팡 헤매고 있습니다.

원시적인 공동체 사회에서 과학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류가 공통적으로 잘 살 수 있는 방향으로 문명은 진화해 왔습니다. 그러나 잘 산다는 명제가 점점 물질적인 것으로만 집착하게 되면서 인간의 정신문명은 점점 황폐해져 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명은 하루아침에 한두 사람의 힘으로 구축되는 것은 아니지요. 오늘날 현대 문명이 이렇게까지 황폐해진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만든 문명에 예속되어 포로처럼 끌려다녀서는 안 될 것입니다. 차 한 잔을 우리며 잠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폭주하고 있는 듯한 현대 문명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운산에서 생산된 차

올해 생산한 차들이 멍하이 가게에 도착해서 다시 한번 시음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조만간 모두 도착할 것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느끼기에 올해 차들이 근년 들어 가장 좋습니다. 올해는 여러 지역의 단주차들을 집중적으로 생산하였습니다. 선주문으로 예약된 차들 이외의 남은 단주차 원료들은 진선미를 비롯한 오운산의 정규 제품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동안 판매해 온 가격이 있기 때문에 병배를 통해 조율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제가 늘 주장하는 이야기이지만 가격이 비싸다고 꼭 최고의 원료는 아닙니다. 차나무가 굵고 유명 차산이라고 해서 꼭 좋은 차만 생산되는 것도 아닙니다. 아직은 덜 알려지고 수령이 낮은 차나무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차가 생산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말씀드리면 유명해진 지역은 반드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찻잔을 놓고 향기를 음미해봅니다. 차는 보이지 않지만 감미롭고도 진한 향기가 뱃속에서부터 천천히 올라옵니다. 저는 언제부턴가 외람되지만 차로 인해 새롭게 태어나는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 비싼차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차가 가진 내밀한 맛과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누구나 생활 속 가까운 자리에 차를 두고 수시로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오운산 차가 아니라 어떤 차라도 상관없습니다. 차 한 잔을 음미하면서 무한 질주하고 있는 문명을 되돌아보며 스스로 추스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의 운남 현장에서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석우(石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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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국제차문화대전 위원장 김정순

우리 사회를 코로나 시대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면, 차 문화 행사는 변화의 중심에 있다. 다른 문화 행사와 달리 차는 얼굴을 마주 보며 차를 마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차 박람회장의 특징은 새로운 차를 알리고 시음을 하면서 소비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신상품의 반응을 얻는 과정이다.

18회 국제차문화대전(7월 17일-20일)에 참가하는 업체는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일회용 플라스틱 찻잔이나 유리잔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불안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마찬가지다.

행사 하루 전까지도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연일 방송에서 보도되었기 때문에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제차문화대전은 철저한 방역 준비를 하면서 개막하였다. 행사장 규모가 축소되어 약간 훵한 느낌을 받은 것은 참가 부스가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동 말차 부스에는 말차를 맷돌에 가는 시범을 보였는데 관람객은 직접 손으로 돌려보는 재미에 모여들었다. 박람회장에서만 볼 수 있는 이러한 흥미로운 광경을 보면서, 하동 녹차에 이어 말차가 빛을 발하는 것 같이 보여 보기에도 좋아 보였다.

한남대학교 티마스터 과정 부스에는 학생과 교수가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을 하였는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18년 동안 빠지지 않고 참여한 조태연가, 요산당, 효월차 등도 자리를 지켰다. 가장 큰 규모로 참여한 석가명차 오운산, 무이성공사 승설재 등이 참여했고, 전국 대학교 차학과에서 홍보용 부스가 마련되었다.

이번 행사에서 출판물 관련해서는 <이른아침> 부스가 마련되고 <차와문화>에서 김경우 저 골동보이차, 일양문화원에서 티룸이 발행되어 사인회가 각각의 부스에서 사인회가 있었다.

일반인들의 참여는 매우 적은 있었고, 차 문화계에서 활동하는 분들은 대부분 만날 수 있었다. 첫날에는 ()한국차인연합회 박권흠 회장님도 오셨는데 박 회장님은 올해 90세가 넘은 고령임에도 차를 마시는 사람은 바이러스에 강한 면역력을 지니고 있는 듯했다.

다만 대부분 사람들이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기 때문에 사람을 알아 보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만날 사람, 인사할 사람들을 다 보게 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경남 김해 지역과 경주에서 도자기 전문 작가의 참여가 많은 편이었다.

무대 공연은 확연히 줄었다. 프로그램이 몇 개 없었지만, 필자가 본 첫날과 마지막 날의 공연은 관객이 많은 가운데 발표되었는데, 첫날 ()한국차인연합회 영남협의회에서 발표한 영남진다례와 마지막 날 한남대학교 티마스터 과정 다예무가 큰 박수를 받으며 공연을 마쳤다.

 

 

Posted by 석우(石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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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명차오운산 최해철 대표

석가명차 오운산
한국 본사가 있는 울산을 방문하여 보이차저장고를 둘러보았다. 한국에서 전문적으로 보이차를 저장해주는 곳은 많지않다.

한국은 장마철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건조한 날씨라서 보이차를 보관할 때 습도 관리에 유의해야 되는데 이곳은 강변에 위치해 있어서 보이차 저장창고의 위치로는 괜찮다는 최해철 대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유튜브에서  https://youtu.be/kqaQakkUGi8

 

 

Posted by 석우(石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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