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아플라빈(Theaflavin)'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3.05.05 하동 녹차 제다 체험 후기 1
  2. 2010.05.09 절강대에서 생화학 전공하는 김은혜 학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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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채엽

한국 차 문화의 뿌리가 숨 쉬고 있는 경남 지리산(智異山) 화개동엔 야생 차밭이 있다. 경남 화개동 차밭은 바로 근처에 212km 길이의 섬진강이 흐르고 화개천과 섬진강에서 생기는 이른 아침의 안개가 차의 품질을 더욱 높여주며, 골짜기마다 바위와 난석옥토로 이루어져 있다.

 

난석옥토의 3가지 장점은 물빠짐이 좋은 배수성과 통기성이 잘 되는 투과성, 그리고 수분을 간직할 수 있는 보수성의 토양을 말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시험 연구소의 2014 10월 자료에 따르면, 화개동 차밭은 연평균 기온이 15.9℃이며,  연강수량은 1,358mm, 재배면적은 1,048ha, 생산량은 446미터톤(M/T)이며, 차밭의 경사도는 10∼40°이고, 토양의 성질은 역양토로 이루어 져 있어, 차가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하동 차밭

이 날은 우리 회원들이랑 화개동에서 차를 만들기 위해 오전 6시에 만나, 렌트카로 화개면 용강길에 있는 체험장을 찾아갔다. 용강녹차체험마을에 오전 910분쯤 도착, 체험장 사장님은 우리들에게 화장품냄새가 난다며, 체험장으로 입장하지 못하게 했다.

우린 서둘러 화장을 지우고, 손을 깨끗이 씻은 다음, 하얀 앞치마로 갈아입고 만반의 체험 준비를 하였다. 해마다 가는 그 곳은 황아차 농원체험장이다. 930, 이은재 사장님께 미리 부탁드린 10kg의 찻잎을 묵은잎과 쇤잎, 그리고 전잎과 여러 가지 잡것을 가려낸 다음 발효차와 녹차를 만들기로 했다. 체험 전날 오후에 채엽한 찻잎은 벌써 위조 과정을 거쳤기에 10kg이던 찻잎이 총 8.92kg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하룻밤 사이에 1.08kg의 수분이 날라 간 것이다. 처음 채엽한 생엽은 수분이 75%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녹차 제다 공정에 대한 체험 후기만 남기겠다.

 

녹차 제다

녹차란 찻잎을 채취하여 가마솥에 덖거나 증기로 쪄서 산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어진 비산화차로써 녹색의 색상과 수색, 신선한 향기가 특징이다. 본 글에서는 황아차농원 체험장의 제다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체험하여 기록한 것이다.

녹차를 제다함에 있어 이은재 사장님의 경험에 의하면, 정답이 없다고 한다. 제다는 차엽의 상태, 그날의 날씨, 가마솥의 온도, 유념 정도와 건조방법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로 긴장을 놓지 않고 만드는 것이 우리 몸에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1. 채다(採茶)

녹차는 채다(採茶), 살청(殺靑), 유념(揉捻), 건조(乾燥) 순으로 이루어진다.

다신전 1장 첫 구절에 보면 이런 글이 있다. ‘찻잎을 채취하는 것은 그 시기가 굉장히 중요하다(採茶之候 貴及其時)’ 차의 채엽 시기에 따라 화학 성분과 약리적인 효능, 차의 품질과 가격까지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차를 따는 시기는 각 지역마다 그해 날씨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데, 밤사이 구름 한 점 없이 아침 이슬이 흠뻑 내린 맑은 날 찻잎을 채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이 말은 해가 뜨기 전에 딴 찻잎엔 모든 영양분이 이슬을 흠뻑 머금은 차 싹에 다 모여져 있기 때문이다. 해가 뜨면 찻잎은 광합성 작용으로 인해서 싹에 모여 있던 일부 영양분이 잎이나 가지 또는 줄기 등으로 흩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찻잎에 이슬이 흠뻑 맺혀 있는 맑은 날 새벽에 찻잎을 따는 것이 싹에 모인 온전한 성분을 취할 수가 있다.

그리고 찻잎을 따는 연중 시기는 곡우(420)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곡우 전엔 딴 찻잎과 곡우 후에 딴 찻잎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찻잎을 딸 때는 일정한 크기로 채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크기가 다른 찻잎은 일정한 제다가 이루어 질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은 찻잎을 채취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찻잎에 수분이 많으면 덖음차 공정이 어렵게 된다. 비에 젖은 찻잎은 찻잎끼리 붙어버리고 살청을 해도 수분이 쉽게 증발되지 않기 때문에 건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완성된 차의 맛과 수색도 탁하게 되고, 제대로 된 향기 성분도 느낄 수가 없다.

 

살청

2. 살청(殺靑)

살청은 찻잎속에 들어있는 산화효소인 폴리페놀 옥시데이스(Polyphendl Oxidase)를 죽이는 공정이다. 생엽의 효소를 실활(失活)시켜 성분의 산화를 막아 녹색을 유지하고, 풋 냄새를 제거하며, 수분을 증발시키고 찻잎을 부드럽게 하여 다음 공정인 유념 작업을 쉽게 하기 위한 작업으로, 녹차 제다법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이다. 차밭에 찻잎은 많아도 차의 향기는 쉽게 감지할 수 없다. 차의 향기는 가마솥에 덖어야만 나기 시작한다.

 

1) 가마솥

우리는 8.92kg 중 반으로 나눈 4.46kg을 세 등분 하여서, 1차로 지름 85cm의 큰 가마솥에 280의 온도로 해서 찻잎을 넣고 덖기 시작했다. 차를 제다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가마솥이다. 가마솥은 새로 만든 솥을 가장 꺼린다. 쇠 비린내가 한번 배면 다시는 차향기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가마솥은 반드시 윤이 나도록 잘 닦아 두었다가 찻잎을 덖도록 하는데, 차를 덖을 때는 가마솥의 크기에 따라 찻잎의 양을 정할 수 있다.

 

또 살청을 할 때 가마솥의 온도에 따라 손놀림을 달리 해야 한다. 가마솥은 종류에 따라서 쓰임새가 다르고 형태도 다양하다. 가마솥의 종류는 크게 부(), (), 노구솥과()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종류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살청한 찻잎을 거물망에 꺼내서 식히는 모습

(1) 가마솥 부()

흔히 가마솥이라 칭하고 일반적으로 아주 큰 편이어서 부뚜막에 고정시켜 놓고 사용한다. 밑은 약간 둥글고 옆은 편평하고 우묵한 솥이며, 일반적으로 전이 있는 큰 무쇠솥의 범칭이다. 통상적으로 국물 요리와 주식인 밥을 취사하는 용도로 많이 쓰였고 뚜껑은 부침개 요리를 하는 데 주로 사용하였다. 이 솥은 우리 조상들이 떡차를 만들 때 증기를 이용해서 찻잎을 찌는데 많이 이용한 솥이라 할 수 있다.

 

(2) 가마솥 복()

복사열이 많이 발생하도록 입구를 오므라지게 만든 솥으로 장작불로 오랜 시간 동안 탕을 끓일 때 아주 적합하다. 이 솥은 다경(茶經)의 자다법에서 병차(餠茶)를 끓일 때 이용된 솥이다.

 

(3) 무쇠(노구)솥 과()

무쇠로 만든 가마솥은 열전도율이 낮아 강한 열을 받아도 쉽게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뜨거워지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달구어지면 고온의 복사열을 잡을 수 있다. 복사열은 원적외선이고 높은 온도에서도 찻잎이 타지 않는 원리로 장시간 높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찻잎을 덖을 때는 두 종류의 무쇠(노구)솥 과()를 사용할 수 있는데 두께가 두껍고 깊이가 얕은 솥과 두께가 중간 정도이고 깊이가 깊은 솥이 있다. 깊이가 얕고 두께가 두꺼운 솥은 전통 부초차(釜炒茶), 즉 덖음차를 덖을 때 사용한다.

 

그 이유는 원적외선의 높은 고온에서도 찻잎이 타지 않고, 깊이가 얕아서 살청을 할 때 수분을 빨리 날려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깊이가 깊은 과()는 제다의 마지막 단계인 건조와 가향(佳香)처리 작업을 할 때 사용된다. 솥의 모양이 오목한 것은 마지막에 향이 날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차를 덖을 때 사용하는 가마솥은 뚜껑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녹차의 덖음 과정은 차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공정으로, 차의 품질이 좋고 나쁜 것은 처음 덖는 가마솥의 온도에 따라 차의 색향미가 달라진다. 솥의 온도가 너무 높으면 찻잎이 타게 되고, 또 낮으면 폴리페놀 성분이 효소에 의해 산화가 일어나 붉은색을 띠게 되므로 가마솥 온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3. 유념(揉捻)

유념의 공정은 1, 2, 3차로 이루어졌으며, 마지막 열처리를 제외하고는 아홉번의 덖음과 세 번의 유념을 했다. 유념은 수분함량을 조절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손으로 비비기가 기계에 비하여 약하기 때문에 차의 형태와 맛과 품질이 기계 작업보다 좋다고 할 수 있다. 가마솥에서 덖은 찻잎을 그물망으로 급히 옮겨 찻잎을 털면서 식힌다. 차의 열기가 다 식었을 때 유념을 시작하는데, 빨리 식혀 주지 않으면 차의 색이 변하기 때문이다. 또 차잎을 털면서 식히는 이유는 찻잎 속에 공기가 들어가야만 색이랑 향기 성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유념하는 방법은 손의 힘을 약하게, 강하게, 약하게 순서로 하면 되고, 한 동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손에 수분이 느껴질 때는 한번 털어서 찻잎을 모으고 반복하면 된다. 중작의 경우는 기계 유념을 하기도 하고, 특우전이나 우전은 손으로 직접 하는데, 유념할 때, 손의 힘 정도는 손에 힘을 뺀 상태에서 비비기를 하고. 유념 시간도 짧게 한다. 유념의 정도에 따라 차 성분이 우러나는 정도가 달라지므로 가압의 정도는 어린잎은 가볍게, 경화된 잎은 무겁게 유념 한다.

 

공정 투입량
(생엽:g)
온도() 유념() 시간() 수분함량(%)
1차 덖음 2,000 250(5) ,, 5 60
2차 덖음 1,400 200 손 유념 4 50
3차 덖음 1,200 200 손 유념 4 40
4차 덖음 800 180 유념작업 없음 3 30
5차 덖음 700 180 2 20
6차 덖음 600 150 2 10
7차 덖음 400 150 2 7
8차 덖음 300 120 2 5
기계 건조 200 60 40 4
가향 작업 200 100 60 3

 

건조 과정

4. 건조(乾燥)

세 번의 유념과 아홉 번의 덖음을 거친 찻잎은 가마솥에서 덖음 과정을 거치면서 대부분 수분함량이 낮아 졌는데, 그래도 잠시 기계 건조를 가볍게 한 다음 다시 마무리 작업으로 가마솥에서 건조를 했다. 건조는 수분을 빨리 제거해 주지 않으면 찻잎이 상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차의 색이 변하고 신맛이 나게 마련이다. 건조공정은 차를 만들 때 중요한 단계이다. 찻잎에 함유된 맛있는 향과 맛을 살리기 위해 정교한 건조 과정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또 한 번의 열처리 공정은, 깊은 가마솥에 120의 온도에서 1시간 동안을 계속 덖으면서 마지막 가향 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차를 만드는 사람은 차를 소중하게 생각 하고, 좋은 차를 만드는 기술은 차를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며, 건조공정은 좋은 향미가 남아 있도록, 수분함량을 3~4%까지 건조한다.

 

완성된 녹차

5. 마무리

체험장에서 9번의 덖음 녹차를 만드는 이유는 차속에 들어있는 강한 독성을 가마솥의 열로써 감쇄 시키고, 우리 몸에 이로운 차로 만들기 위함이라고 한다. ‘황아차농원대표의 철학은 영리보다 사람의 몸을 먼저 생각한다는 그 정신이 오늘날의 황아차농원을 만든 것 같다.

 

하동 녹차 제다 체험 후기 글(2023 5 2)

 

참고 글: 덖음차 제다 과정에서 카테킨 함량 좌우

농촌진흥청과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차 산업 연구소는 2019130일자의 보도 자료에 녹차와 홍차를 가공하는 과정에 따라 카테킨함량이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1) 녹차와 홍차에는 플라보노이드의 하나인 카테킨(catechin) 성분이 들어있어 항비만, 당뇨 개선, 알츠하이머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고 했다.

(2) 특히, 카테킨 중의 하나인 테아플라빈(theaflavin)은 홍차에서만 확인되는 물질로 항산화, 항균, 항종양, 항염증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발표 했다.

(3) 녹차와 홍차에 카테킨 4종과 테아플라빈 4, 플라보놀 16종 등 모두 24종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4) 가공 단계별로 플라보노이드 성분을 관찰한 결과 가공하기 전의 찻잎을 250300에서 10분 동안 덖으면 카테킨 함량이 100g4.5g에서 8.3g으로 약 2배 늘었다.

(5) 덖는 과정에서 수분이 줄고, 고온이 카테킨의 산화를 유도하는 폴리페놀 산화 효소(polyphenol oxidase) 활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6) 홍차는 향이 우러나게 하는 비비기와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100g4.5g이던 카테킨 함량은 0.9g으로 줄지만, 테아플라빈 함량은 100g0.1g에서 0.3g으로 늘어났다.

(7) 이는 카테킨이 산화 과정을 거쳐 테아플라빈으로 전환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8)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유럽의 식품 관련 학술잡지(European Food Research and Technology)에 게재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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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강대 석사 1년차, 생화학 전공자 김은혜]

2010년 5월 현재 중국 절강대에서 유학하는 한국인 학생은 3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 중에서 차학(茶學)을 전공하는 유학생은 박사 5명, 석사 4명, 학부생 1명이다. 2005년 학부과정에 입학해서 현재 석사과정에 있는 김은혜를 5월 5일 절강대 차학과 3층 복도에서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잠시 다도반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에서 유학온 학생들의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은혜는 한국에서 차 활동을 하는 이미애 선생의 따님으로 유학을 준비하는 고3 때부터 알고 있었다.

언젠가 절강대에 찾아가서 한국인 유학생으로 유능한 인재들을 인터뷰하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쉽게 찾아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이번에는 절강대 교수 몇 분을 촬영하기 위한 일이기에 유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절강대 차학과가 있는 건물]

차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가장 기피하는 쪽이라고 하기 보다는 어려워서 가까이 갈 수 없는 학문이 생화학 분야이다.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 가운데 훗날 실질적으로 차 학문의 기초를 다지는데 큰 힘이 될 거라는 생각에 김은혜 학생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은혜는, 차를 전공하기 위해서 절강대학으로 유학 온 것을 잘 했다고 했다. 이곳에서 생화학, 심평, 재배, 육종, 가공 등을 전방위적으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부 과정에서는 주로 동물실험(실험쥐)을 통한 차의 약리작용에 대해서 연구를 했고, 졸업 논문은 "녹차가루가 당뇨병에 미치는 효과"였으며, 석사 과정인 현재는 테아플라빈(Theaflavin)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훌륭한 교수의 지도 아래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앞으로의 희망은 일본이나 스위스에 교환 학생으로 가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스위스는 차가 생산되는 곳은 아니지만 차의 폴리페놀을 추출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곳이다. 그래서 차학과에서는 교환 학생으로 스위스에 가는 것도 하나의 희망이라고 한다.

이번 방문에서 처음엔 절강대 차학과에서 학습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학생이 있어서, 향후 신입으로 입학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고 하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김은혜 학생으로 부터 희망적인 말을 듣고 서는 석박사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며, 다음번 방문 때는 전공자별로 취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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