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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산 최해철 대표

 

그동안 보이차의 채엽부터 압병 포장까지 생산과정 전반을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해 드렸습니다. 제가 오운산을 설립하고 그동안 막연히 알았던 과정들을 실제로 체험하면서 좀더 보이차의 실상에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특히 삼사년여 동안 이백여 군데의 고수차 산지를 직접 발로 뛰며 그 지역의 환경과 맛의 특징을 연구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아직은 덜 알려 졌지만 환경과 맛의 특질이 살아 있는 지역들을 계속해서 발굴해나갈 것입니다.

 

오운산 경쟁력의 출발은 여기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운산의 진정한 자산이랄 수 있는 그동안 맺어온 좋은 원료를 가진 차농들과의 인간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증진시켜나갈 것입니다. 제작 과정 또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밝힐 것입니다.

 

현제 햇차나 노차나 불확실성이 보이차 유통의 가장 큰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예전에 비하여 그래도 많이 투명해진 편이지만 아직도 보이차 하면 가짜차, 비싼차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무게로 환산하면 보이차는 아직도 다른 차에 비하면 저렴한 편입니다. 357g 병차 한편이 평균 5만원정도라고 보면 100g에 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입니다. 물론 유명 지역의 고수차는 이미 많이 올라서 원료 가격이 100g에 십만원이 넘는 차도 더러 있습니다만 고급 녹차나 오룡차의 햇차 가격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아직은 마실만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호급이나 인급의 정품 노차들은 맛과 가격을 떠나 희소성만으로도 이미 근접하기 어려운 차가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면 가짜보이차는 어떻게 탄생 했을까요? 사실 보이차라고 출시된 차중에 보이차 원료가 아닌 가짜 보이차는 많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짜보이차는 대부분 상표나, 제작년도, 원산지 표기에 문제가 있거나 가격이 가짜인 경우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보이차가 오늘날 이렇게까지 여러 사람들에 회자되기 전에는 가짜라는 말조차 없었지요, 아니 가짜차를 만들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자본주의 세계에서 모든 상품들이 그렇듯이 수요가 있으면 만들어 지게 되는 것입니다.

 

광조우 방촌 시장에 가보면 호급, 인급 차를 박스 단위로 쌓아 놓고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판매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중국 문화의 특징 중에 하나인데 한국이라면 당연히 욕먹을 짓이고 판매하는 사람은 사기꾼으로 불리겠지만 여기서는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당연히 가짜인 줄 알고 그렇게 거래합니다.

 

오히려 이거 진짜 맞아요? 라고 묻는 것이 실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정품이라면 생각도 할 수 없는 가격으로 구입하고 그런 차를 마시길 좋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입니다. 다만 교묘히 원료나 제작 시기를 속이고 또는 가짜 상표를 붙여서 진짜처럼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종류가 진짜 위험한 사람들이지요. 한국에서도 가끔 이런 종류의 차들을 접하는데, 판매하시는 분도 모르고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소비자에게도 이상한 차가 소개되고, 판매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햇차에서도 종종 이런 경우를 보는데, 가격이 비싼 유명 지역의 이름만 붙이고 원료는 다른 지역의 저렴한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심지어 노반장 한편에 만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파는 곳도 있습니다. 저희야 가격만 봐도 알지만 잘 모르는 여행객들을 어제 밤 꿈을 잘 꾸어서 횡재 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운산에서는 2015년 창업 할 때부터 매년 그 지역의 진정한 맛을 소개하기 위해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조금씩 순료차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세 곳의 순료차를 출시하는데 정말 순료 맞습니다...(하도 가짜 순료들이 많아서...) 차를 공부하시는 분들은 한두 편씩 샘플로 구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지역의 순료차라고 해서 단주처럼 한그루의 나무로 생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차종의 여러 가지 맛이 섞여 있습니다. 단지 단일 지역 즉 한 개 마을의 차를 모아서 만들었기 때문에 그 마을의 평균적인 맛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순료차도 일종의 병배차인데 병배를 의도하지 않은 병배 즉 자연병배차라고 부릅니다.

 

20여년 차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차에 대해 문의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식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저는 애초에 노차를 취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확실한 답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햇차는 제가 늘 취급해 왔고 지금은 생산까지 하고 있으니 아는 만큼 답변드릴 수 있겠습니다만 노차는 저보다 경험도 많고 공부를 많이 하신 분들도 계시니 그분들에게 문의하시면 좋겠습니다.

 

다만 차업 20년의 경험으로 한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노차는 결코 쉽게 만날 수도 살수 도 없는 차라는 것입니다. 기술은 점점 발달하고 시장경제 체제에서 수요가 있으면 제품은 언제 어떻게든 출연합니다. 결코 꿈 잘 꾸었다고 만날 수 있는 차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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