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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그릇이라고는 그저 옹기나 유기, 사기그릇 정도 챙기고 시집, 장가들던 그 시절에는 그릇이 구색맞춰 있는 것만 해도 뿌듯한 마음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요즘에 이르러서는 그릇하나, 찻잔하나도 집안에서 분위기를 바꾸는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른바 수요의 수준은 높아지고, 공급이 그를 따르지 못하는 수위에 이르러, 작품을 베끼고, 약간의 수정으로 신제품으로 내 놓는 웃지 못할 풍경이 펼쳐지곤 한다. 시장의 생리이기에 그에 대해 무엇을 바랄까만은 장인이라면 모름지기 자신의 작품에 책임을 가져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의무를 져버린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요구가 지나친 것도 이유겠지만 작품을 내 놓고자하는 작가의 정신에도 흔들림이 있지 않을까 한다.

세월이 많이 지나서도 작가(장인)의 작품이 흔들림 없는 예술혼을 자랑하는 것은 정녕 힘든일인가. 만일 그 분들이 혼이 없는 그릇을 세상에 내어놓고 정녕 마음이 편할 수 있을까?

내 진정 존경해 마지 않는 사기장 님들께 무진무진 바라는 바 한가지 있으니

“당신들이 내어 놓은 그릇 하나하나에 이나라 이 민족이 자랑할 수 있는 우리 혼이 깃들게 하소서”

시간은 지난다. 세월은 바뀐다. 역사속에 이륾 남긴 사기장들의 그릇이 후대에 폄하되어서는 않된다. 작은 잔 하나에도 그들의 깊은 혼을 느끼고 싶다.

석우.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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