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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일 봄이 오는가 싶은 날씨에 갑자기 추워졌다. 인사동에 나와서 버스 정류장에 위치하고 있는 동방예술사에 들어갔다.

이 가게는 필자가 10년 전부터 애용하고 있었던 곳으로 중국차와 도자기, 예술 분야에 대한 책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서울 인사동에는 화교 출신의 가게들이 몇 개 있지만 그 가운데 차와 중국 책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동방예술사”다.

2층으로 올라가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주인 양선생이 계셨다. 대만에 자주 다녀오시기에 못 만나는 경우도 많았는데 오늘은 그의 건강하고 밝은 모습을 보면서, 차 한 잔 마시고 싶었다. 주인 양 선생은 “선생님 오랜만입니다. 자리에 앉으세요, 무슨 차 좋아하세요” 라고 물어오시기에, 이곳은 필자로서는 부담이 없는 곳이기에 편하게 말을 건네며
[사진, 1990년대 초 생산된 노총수선 엽저]   
         
“저는 모든 차를 다 좋아하지만 중국차 가운데서는 무이암차를 특히 좋아하는 편”이라고 하자,
그럼 우리 집에서 딱 12년된 “노총수선(老叢水仙).. ”이 있는데 마시자고 하며서 차가 담긴 봉투를 찾았다.

차를 준비하면서 봉투를 열고 개완에 차를 넣고 물을 부으니 고유의 노총수선 향기가 나왔다. 문득 “이런 암차를 좋아하는 송원근 씨 요즘 오시나요? 그 분도 이런 차를 좋아하는데......” 했더니 “그래요 송원근 씨 정말 차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신 분이시지요. 요즘은 오신지 좀 오래되었습니다”라고 하면서 차를 내어 주었다.

노총수선을 처음 접한 것은 1999년 필자가 티라이프21 이라는 차전문 웹진을 발행할 때 였다. 당시 차인연합회 정인오 사무국장으로부터 받았다고 하면서 고인이 되신 서정학 선생이 우리 사무실에 오실 때 몇 번 가져온 것으로 맛을 보았다. 그 후 2-3년 정도 별도로 구입해서 마시기도 했다.

이후 2004년 무이산에 가서 마셔보면서 노총수선에 대한 맛을 익혀본 바로는 노총수선의 고유한 맛이 단순히 부드럽고 마시기 편한 것이 아니라 강한 맛, 순한 맛도 있었고 날카로운 암차의 특이한 맛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차를 최근 3년 정도는 맛을 보기 어려웠는데 이 날 운이 좋게도 마시게 되었다.

그러니까 1999년에 입고된 차인데 보관이 잘되어 맛이 좋다 하면서 내는 찰나, 순간적이나 그의 남편 여지악 선생이(고인, 2008년)생각났다. 2006년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를 발행하였을 때, 그 책의 내용에서 한자의 표기가 잘 못된 부분이나 한국에서 중국 문자를 잘 못이해하여 생긴 오류를 하나하나 확인하여 메일로 보내주신 분이다. 바로 그 분이 차가 좋으면 바로 물량확보라는 차원에서 준비해 두었던 것이었다. 이제 그의 부인이 운영하면서 그 차를 귀하게 사용하고 있다.

무이산에서 비싼 값으로 거래된다고 해도 그는 일정한 범위에서 가격을 형성시킨다. 깊은 맛이 오래품고 있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마신 무이암계열의 노총수선은 비싼 차는 아니지만 요즘 중국차 가게마다 보이차가 대세인 시점에 향기로운 암차 향기를 품고 나올 수 있어오랜만에 기분이 좋았다.

노총수선 이제는 잘 볼 수 있지만 이전에는 무척이나 귀하고 품격이 높게 느껴졌던 차였다. 당시의 날카로운 향과 무이암차의 특이한 맛이 돌아오는 내내 입안에서 향기가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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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지난 15일 노총수선의 포스팅 사진에 대해서 유동훈 씨의 문의가 있었다. 사진이 정확하다고 답변을 하게 되면서 우린 후의 엽저에 대한 확인이 여러 사람들에 의해서 나오게 되었다. 필자가 촬영한 차는 이미 내손을 떠났기 때문에 확인을 위해서 다음 주에 시음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다릴수가 없어서 오늘 동방예술사에 가서 사정을 말씀드리고 그 차를 다시 마시게 되었다.
전에 촬영한 사진은 아이패드로 보여드리고 업저를 확인하였다. 시음한 차는 전형적인 노총수선이다. 촬영하였던 차를 가지고 있는 곳에 연락하여 아이폰으로 촬영해서 전송받았다. 똑 같은 노총수선의 외형을 보여준다. 그 당시에 촬영한 파일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다른 책에 사용할 자연차의 사진이었다.
제주도 녹차를 촬영한 개완에 이 차를 담아 촬영한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번 일에 대한 사진 오류는 수정하고 그동안 나누었던 글을 그대로 보존하기로 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며, 처음 제보해 주신 유동훈 님께 감사드린다. 이후 이 포스팅 사진에 대한 견해를 주신 송원근, 오명진, 지음, 박창식 님께도 감사드린다.

 

 


    노총수선의 탕색을 확인할 수 있는 아래 사진.(여기까지 같은 개완으로 작업)

 

     사진 위와 아래의 개완이 다릅니다.

 

     제주도 녹차 사진, 이 날 녹차를 촬영한 후에 보이 생차 가운데 줄기가 붉은 색으로 나온 자연차를
    촬영한 것이다(아래 사진 참조)
   

 

     이 사진의 차는 자연차, 줄기가 약간 붉은 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2008년 차마고도의 한 길을 가면서
    자연상태에서 자라는 자연차에 대한 사진 작업을 했다. 이후 자연차로 완성된 엽저를 기록하는 작업에서 파 
    일이 바뀐 것을 확인했다. 모든 것을 수정하였다. 
   - 여러분께 누를 끼치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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