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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요_유동문 작

매일 책상 앞에서 원고를 쓰거나 유튜브 편집을 할 때, 나는 습관처럼 작은 다관과 큰 찻잔을 준비한다. 차의 미묘한 향을 깊이 음미하기보다는 그저 한 잔의 따뜻함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 잔이나 골라 쓰지는 않는다. 손에 익은 찻잔 몇 개가 늘 내 곁에 있다.

도연요_유동문 2024년 작

유명 도예가의 작품은 아니지만, 이 찻잔들을 들 때마다 그 뒤에 숨은 장인의 정성이 떠오른다. 다관은 정교해야 하지만, 찻잔은 오히려 소박함이 좋다. 재료와 형태는 중요하지만, 궁극적 가치는 내가 매일 그 잔에서 찾는 편안함이다. 오늘은 반년 동안 나를 지켜준 찻잔을 처음으로 사진에 담아보았다. 무심코 지나쳤을 이 작은 동반자에게 감사함이 흘렀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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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티월드 박람회에서 한 이색적인 이벤트를 발견했다. 그 주인공(예평 대표 권하람)은 놀라울 정도로 젊은 대표였고, 처음엔 단순히 취재 대상으로만 여겼다. 그러나 이후 그의 이야기를 여러 경로를 통해서 접하고 있었는데 23일 연락을 받고 24일 만남을 이뤘다.

뷰가 좋은 예평 실내공간

그는 28세의 나이에 8년 동안 거액을 백차에 투자하고, 기존의 규칙을 넘어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 중이었다. 그의 열정은 단순히 차를 좋아하는 수준이 아닌, 차 산업의 미래를 바꾸려는 도전 정신에서 비롯됐다. 4시간 동안 차를 마시며 나눈 대화는 예상치 못한 영감과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다석TV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어 그의 이야기를 첫 번째 콘텐츠로 담기로 결정했다. 더 나아가, 차 업계에 뛰어든 젊은 CEO들의 도전기를 소개하며 차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리는 프로젝트도 기획 중이다.

 

이 젊은 사업가의 참신한 비전과 열정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이 되길 바란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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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샤위 작가 작품

()와 도구의 경계를 넘어

션쓰위 작가의 자사호 세계

 

43일부터 13일까지, 뉴스프링프로젝트와 티하우스 일지의 공동 전시가 열렸다. 평소 전시회는 첫날 방문하는 습관이 있었지만, 바쁜 일정 탓에 이번에는 마지막 날에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만난 것은 김동준 도예가의 항아리와 션쓰위 작가의 차도구 전시였다.

자사작가 션

운이 좋게도, 션쓰위 작가와 함께 차를 마시는 자리에 동석하게 되었다. 차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는 힘을 가졌고, 작가의 손길 하나하나에서 그 진정성이 묻어났다. 차를 내리는 그의 모습, 도구를 다루는 정교한 손동작, 때로는 기물의 위치를 조금씩 옮기는 집중단순한 제작을 넘어 사용감을 연구하는 작가의 태도가 느껴졌다.

풍로와 탕관, 션쓰위 작품

자사호는 차의 향과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심한 공력을 담아 만들어졌다. 션쓰위 작가는 독창적인 니료(泥料) 구현과 화로에 어울리는 탕관, 공도배 등을 통해 자신만의 차 세계를 도구에 담아낸다. 한국에서 그의 매니아가 늘어나는 이유도 바로 그 디테일과 철학에 있다.

 

김동준_도예가의 항아리

이번 전시는 단순한 도예 작품의 전시가 아니라, 차와 도구가 하나 되는 순간을 체험하는 자리였다. 작품을 만드는 손끝에는 차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집이 있었고, 그것이 관객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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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Note 선쓰위(1990-, china)

무석공예직업기술학원 졸업

 

선쓰위가 정의하는 원시성이란 지나친 교육과 반복된 훈련을 거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생명력을 담아내는 작가만의 방식으로 그의 자사는 생명의 웅장함과 비애를 느끼며, 전형적인 도자기가 갖는 그릇 표면의 매끄러운 정교함과 미려한 형상에서 파생되는 감각적 즐거움을 거부한다. 변절되지 않은 본연의 순수함을 추구하는 션쓰위는 자신의 손 끝에 닿은 진흙의 감촉에서 어떤 의지가 감지될 때 비로소 흙을 빚기 시작하여 진흙의 선택부터 차 도구의 형상, 소성, 사용감까지, 션쓰위는 본능적으로 흐르는 원기를 추구하며, 절박한 표현 속 고독한 절재미를 추구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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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송 고차수 2019년

티하우스다화담을 운영하는 부부는 단순히 차를 파는 상인이 아니라, 차를 사랑하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전하는 전도사와 같다. 그들은 매년 봄이면 티하우스 문을 닫고 운남으로 떠난다. 이 여정은 단순한 출장이 아니라, 차를 만드는 농가와의 유대를 다지고, 그들의 정성을 직접 느끼기 위한 시간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차 중 하나가 바로 2019년 멍송 야생차다. 순수한 야생 찻잎으로 만든 모차의 양이 적어서 두 편만 직접 수공으로 만들었다. 이 차는 단순한 차가 아니라, 그들이 현지 농가와 함께한 시간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물이다.

 

멍송 고차수를 마시는 순간, 몸이 말해주는 좋은 기운은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든다. 아포가 조금 섞여 있지만, 이는 오히려 차의 풍미를 더욱 풍부하게 한다. 멍송 차의 화사하고 몽글몽글한 맛은 마치 운남의 고차수 산지 속 풍광이 떠오르게 한다. 이 차를 마시며, 나는 그들이 현지에서 보낸 시간과 그 속에 담긴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https://youtube.com/shorts/QYfPgf02R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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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시 반천 발효차

이상호 회장님 산청 농장에서의 특별한 차 경험

202511일 새벽 7, 경남 산청에 위치한 이상호 회장님의 농장에서 새해 첫 해돋이를 맞이하며 대차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특별한 자리에 참석했다. 차실에 들어서자, 먼저 도착한 분들과 함께 준비된 찻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회장님께서 정성껏 준비한 차를 내어주셨는데, 그 첫 잔은 산청에서 생산된 발효차였다.

 

처음 마신 두 잔의 차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예상치 못했던 독특한 맛과 향, 그리고 차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나를 감싸며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이 차를 음미하면서 오래전 하동 지역에서 마셨던 잭살차나 고뿔차가 떠올랐다. 참석자들은 동트기 전의 아름다운 풍경에 시선을 빼앗겼지만, 나는 차의 독특한 매력에 더 큰 기쁨을 느꼈다.

이 차는 어디 차입니까?”라는 나의 질문에 이상호 회장님은 산청 황차라고 답하셨다. 이후 더욱 자세히 알아보니 이 차는 산청 반천리에서 생산된 차임을 알게 되었다.

 

회장님께서는 이어 보이차를 내어 주셨다. 자사 다관에 정성스럽게 우려낸 보이차를 따르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며 또 한 잔을 마셨다. 그러나 앞서 마셨던 황차의 강렬한 인상 때문인지, 보이차는 기운과 맛에서 황차에 약간 밀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보이차의 품질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다. 공복 상태에서 새벽에 마신 반천 발효차의 깊고 풍부한 맛과 향이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된 것이었다.

 

아침 730,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정헌식 조직위원장과 이상호 대회장님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김남경 총장, 문병두 교수님의 사모님, 김형점 대표의 말씀도 더해져 분위기를 한층 풍요롭게 했다. 행사의 마지막으로 농원에서 준비한 따뜻한 떡국을 함께 나누며 모두가 새해의 기운을 충전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그날의 경험은 나에게 한국 발효차의 새로운 가능성을 깊이 느끼게 한 계기가 되었다. 특히 산청 반천리에서 생산된 황차는 그 풍부한 맛과 향, 그리고 독특한 기운으로 나에게 강렬한 감동을 남겼다. 우리나라 발효차를 마시며 이런 감정을 느낀 것은 처음이었기에, 이 특별한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한국 차 문화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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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운니동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에서는 차과연 세 번째 차회가 열렸다. 이번 차회 참가자는 차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한국 차의 우수성과 다양성을 체험하고 탐구하는 자리였다. 주제는 '동춘차 4가지와 연고백차'였으며, 회비 25만 원을 내고 참가한 이들은 차의 깊이를 느끼는 특별한 경험을 공유했다.  

네 가지 동춘차의 매력  

이번 차회에서는 2024년 4월에 채엽한 네 가지 동춘차, 즉 소성차, 대광차, 용소차, 그리고 2011년 대광차, 두 차를 조합한 용소+대광, 마지막으로 연고백차에 대한 설명과 시음이 진행되었다. 
각 차는 차를 재배하는 골짜기의 독특한 환경과 제작 방식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게 나타났다. 박동춘 교수의 설명과 함께, 참석자들은 차를 한 모금씩 음미하며 차이점을 느꼈다.  

이날 차회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세 명과 서울에 거주하는 한 명, 총 네 명이 참석했다. 소규모의 차회이었지만, 참석자들 간의 대화는 깊고 따뜻했다. 차를 마시는 과정에서 참석자들은 차가 재배된 환경과 차의 특성을 들으며 자연과 사람의 손길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한 잔의 차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한국 녹차의 완성도를 느끼다  
참석자들은 각 차의 맛과 향을 비교하면서 한국 녹차의 우수성을 다시금 확인했다. 단순히 차를 마시는 것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지역의 자연 환경, 재배와 제작 과정, 그리고 만든 이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차회는 차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한국 차의 독창적 매력을 알리고, 차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차과연 세 번째 차회는 참석자들에게 한국 녹차의 높은 완성도와 다양한 매력을 경험하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차 문화 행사가 꾸준히 이어져,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 차의 진가를 알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https://youtube.com/shorts/2xdXMb5oVQ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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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과연 차회에 사용되는 청자 다기

차에 대한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차과연의 가을 차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차회에서는 박동춘 소장(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의 설명과, 다섯 종류의 특별한 한국 차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가을차회 내용
이번 차회에서는 다음 다섯 가지 차를 시음할 예정입니다.  
- 송정차  
- 대광차
- 용소차  
- 2011년 동춘차
- 고려단차(가을 차회에서는 우려서 마심)

박동춘 소장님의 해설과 함께, 직접 우려 주시는 차를 통해 차의 깊은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박동춘 소장
1980년~현재: 전라남도 순천시 주암면 대광사지 야생차밭에서 매년 제다 실시
1985년: 응송스님으로부터 박동춘 소장이 「다도전게 茶道傳偈」를 받음
2001년: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설립

행사 세부 정보
- 일시: 2024년 11월 26일(화) 14:00~16:00  
- 장소: 서울 종로구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 인원: 5명(현재 5명 중 3명 접수)  
- 회비: 25만원 (녹차 한 종류 10g 제공)

기획: 박홍관(차문화기록가, 석우연담, 다석TV 운영자)
문의: DM. 전화 010 사칠팔공 6535

#차과연 #한국차 #동춘차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고려단차 #다석TV #석우연담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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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해요 정재헌 백자다기

차의 향기: 차 본연의 본질을 찾아서

2024년 3월, 다석 TV에서 주관한 일본 차문화답사 때 고선희 원장님께서 구입해 온 특별한 녹차 세트를 함께 마실 기회가 있었다. 농구전차(濃口煎茶)라는 이름을 가진 이 녹차는, 다관을 예열한 뒤 차를 넣고 흔든 뒤, 잠시 차의 향기를 맡을 때 그 고유한 차향이 내 마음 깊은 곳을 울리며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겼다. 

그 순간 느꼈던 원초적인 차향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차의 깊이를 보여주었고, 그것이 차의 진정한 본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 흥분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농구전차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나, 그때의 향을 다시 느끼고자 같은 차를 우려 마셔 보았지만, 당시의 특별했던 향미를 찾을 수는 없었다. 차가 지닌 고유의 향기와 풍미가 시간과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체감하게 된 순간이었고, 차를 마시는 행위가 단순히 맛과 향을 음미하는 것을 넘어, 그날의 마음과 공간, 그리고 차에 대한 태도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차를 마시며 계속 떠오르는 질문이 하나 있다. ‘과연 좋은 차란 어떤 것일까?’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이 질문은 차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그 깊이를 더해간다. 일본 전차에서 경험한 향과 맛은 하나의 표준이자 이상으로 남아, 내년에는 다시 그 차를 찾아 최고의 향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볼 예정이다. 이 과정은 단순히 일본 전차에 대한 감상이 아니라, 우리 녹차에서도 원초적인 차향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https://youtube.com/shorts/G_mEe8Qo7dY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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