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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2429m 활죽양자 정상에서 필자

본격적인 봄차는 아직 이르고 선주문 기간이라 이런저런 생각이 많습니다. 오늘도 여러 명의 차농들을 만나 저 또한 선주문을 하였습니다. 일년에 단한번 있는 좋은 기회이니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시국에 많은 분들께 또 다른 부담을 드리는 건 아닌지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선주문에 관련한 글들을 쓰면서 과연 내 양심에 부끄럽지 않은 내용인지도 다시 살펴봅니다. 오운산 말고도 여러 곳에서 선주문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니 인연 따라 자신에게 맞는 차를 좋은 가격으로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중국에서도 변방이라 할 수 있는 운남의 소수민족 터전에서 생산되는 보이차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세월은 길지 않습니다. 이천 년대에 들어서면서 노차의 가치 폭등, 2006,7년의 보이차 광풍 이후 고수차의 수요가 급증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관심 소재가 등장하면 우선은 무조건적으로 몰리다가 차츰 그 속에서도 취사선택 되어가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차를 좋아하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보이차는 유명 차가 되었고 그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노반장 마을 입구

고수차가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한 건 진승에서 노반장을 개발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전에는 소수차와 고수차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이천년 초 노반장의 모차 가격은 1kg 한국 돈 일이천 원 정도였습니다. 당시에는 고수차와 소수차를 굳이 구분하지도 않던 시기였는데, 지금의 노반장 고수차 가격은 1kg 이백만 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지역의 같은 원료이지만 20년 만에 가히 천지개벽할 변화가 일어난 것이지요. 빙도나 석귀 이무의 일부 지역 그리고 황실에 진상되었던 공차로 이름났던 지역 등의 보이차 또한 비슷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시장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자연스럽게 결정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노차의 가치가 급등한 것도 마찬가지인데, 일부 차상과 그들과 결탁한 세력의 작용이 없었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광조우 방촌차업시장

고수차가 좋긴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부닥쳐보면 50년 전후의 생태차가 오히려 맛있다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대부분의 고수차 맛이 생태차와 차이가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은 희소성 만으로도 고수차는 충분한 가치를 지니며, 생태 환경이 우수한 지역에서 잘 선택하여 생산된 고수차는 향기 맛 회감 등 모든 면에서 생태차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고차수를 늙은 차나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윈난성 이외의 기타 지역에서 자라는 차나무의 수령을 생각하면 수백 년 된 차나무를 젊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차나무의 생장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비교하는 것은 오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차나무는 과연 몇 년 정도일 때 채엽해야 가장 좋은 차를 생산할 수 있을까요? 제작하는 차의 종류에 따라 차나무는 다양한 품종이 식재됩니다. 심지어 차밭을 조성한지 5년만 지나도 배어내고 다시 심는 품종도 있습니다. 차가 생산되는 지역의 환경과 토양 기후 품종 등의 영향으로 좋은 차가 생산되는 차나무의 시기는 천차만별로 다를 수 있습니다.

방위 과도형 차왕수

그럼 운남에서 생산되는 보이차의 경우는 어떨까요? 삼천 년이 넘은 수령의 차나무가 현존하고 있는 지역에서 과연 젊고 늙음의 기준을 몇 년으로 봐야 할까요? 일설에는 운남에는 천년 수령의 차나무만 10만 그루가 넘는다고 합니다. 수많은 차산을 발로 뛰며 직접 만나게 된 어마어마한 크기의 차나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운남에서 자라는 고차수 하나하나가 다른 지역과는 생장 환경이 확연히 다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나무들에서 생산한 차가 모두 맛있는 건 아닙니다. 나무의 크기만 보고 생산했다가 실망한 적도 많습니다. 확실한 답은 항상 현장에 있고 실전에 있습니다. 생산해 보고 마셔봐야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한 제 결론을 말씀드리면 정말 좋은 차는 수령이 오래된 나무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환경도 나쁘고 고사 직전에 있는 차나무라도 굵고 크기만 하면 좋은 차가 생산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경험으로 말씀드리자면 적어도 운남에선 차나무의 수령이 좋은 차를 생산하는 하나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수차에 집착합니다. 최근에는 모차 시장도 혼란스러워지면서 고차수 중에서도 특별히 굵은 나무들만 선택해서 생산하는 단주차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생태차급 차나무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차가 생산될 수 있습니다. 잘 선택하면 저렴한 가격으로도 훌륭한 차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고수차에서 느낄 수 있는 깊고 깊은 느낌은 소수차가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 저의 경험입니다. 오운산은 고수차 전문 업체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수차를 홍보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라 생각해도 좋습니다. 마침 선주문 기간이라 여러 가지가 신경 쓰여서 고민하며 쓴 글이 맞습니다. 그러나 가성비 측면에서 보자면 생태차 급 원료로 생산된 차가 더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름만 믿고 혹은 비싼 차는 당연히 좋을 것이라는 짐작으로 맛도 안 보고 왕창 구입하는 것은 자재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선은 한편씩 선택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차인지 마셔보고 형편에 따른 차 생활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차는 자연이 인류에게 선사한 근사한 선물입니다. 그중에서도 고수차는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무궁한 가치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폴리페놀의 수치 등 차에서 추출되는 성분 함량을 들이대며 무슨 큰 차이가 있느냐는 씩의 논리를 펼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차이는 아니더라도 분명한 차이는 있습니다. 과학적 사실은 사물을 올곧게 이해하는 기초가 됩니다만 조그마한 차이 속에 과학이 아직까지 풀어내지 못한 엄청난 비밀이 내재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현장을 모르는 이론가나 학자들의 공허한 논리는 때론 허망합니다. 일종의 공생 관계로 연결된 학자들의 대기업 예찬론들도 경계해야 됩니다. 병배라는 함정으로 맥호 차들을 줄기차게 홍보하더니 지금은 스스로 수십 배 비싼 고수차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잊을 만하면 발표되는 커피의 효능에 대한 언론 보도를 수도 없이 보고 듣고 자랐습니다. 물론 경제 개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진지한 탐구 없이 얄팍한 지식을 급한 데로 팔아먹는 삼류 전문가들의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론으로 기초를 세울 수는 있지만 몸소 경험해 봐야 비로소 깨우칠 수 있습니다. 차업을 시작한 지 30년이 되어가고 운남 현지에 회사를 설립하고 고수차 산지를 헤매고 또 헤맨 지도 10년입니다. 그러나 솔직히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고민하고 실험하고 또 실험해도 여전히 어려운 것이 고수차의 세계지만 어느 날 문득 수백 년의 세월을 품고 오롯이 내 몸에 들어온 고수차의 향기에 저는 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거울삼아서 한걸음 한걸음 다시 나아가겠습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 저는 병배는 일종의 함정이라 생각합니다. 병배에 관한 저의 생각은

석가명차-오운산 블로그 보이차의 불편한 진실 6 "병배는 없다" 편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sacinamu/222042185042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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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산고차를 방문한 한국 손님들

 

아름답고 흥겨운 축제를 마무리하고 다음 날 이우를 갑니다. 최근에 이우도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이우 읍내는 곳곳이 공사 중이고 이우노채에 도착하니 입구에 있었던 허름하지만 정겹던 초등학교는 맞은편에 깔끔하게 새로 지은 곳으로 옮겼습니다.

 

반쯤 허물어졌던 박물관도 단장이 끝났는데 아쉽게도 자물쇠를 걸어 놓았습니다. 보이노차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경창호, 동흥호, 복원창, 차순호 등의 고가를 둘러보고 차마고도의 시발점이라고 표시된 곳으로 올라가 기념촬영을 합니다. 고육대차산의 이름을 하나씩 새긴 바위들을 빙 둘러 놓았고, 말에다 차를 실은 조각상들이 줄지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무의 차농과 함께

 

이우의 오운산 차를 담당하는 차농 집으로 가서 올해의 이우 차들을 시음합니다. 치과 의사를 그만두고 가업을 잇고자 이우로 낙향한 오운산의 이우 차농의 조상이 동경호를 제작한 분이라고 족보를 가지고 와서 소개합니다. 한국에서도 보기 드문 족보까지 제작해서 걸어놓고 좋은 원료를 생산하고자 하는 열의에 박수를 보냅니다. 모두들 값비싼 차들만 시음하자고 합니다...

 

비싼 차라고 모두 최고의 차라고 할 수는 없지만 비싼 차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이우의 진정한 고수차들은 그 매끄러움과 달콤한 매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달콤한 향기에 취하면 매년 이우로 달려와야 할지도 모릅니다. 한국의 카카오톡과 비슷한 통신망인 중국의 웨이신에는 연일 진정한 이우고수차 생잎을 구입하기위해 차산의 길목마다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이우차 마니아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징홍의 란창강변에 있는 호텔에서 하루밤을 묵고 보이차의 고향 푸얼현(普洱縣) 아니 닝얼현(寧洱縣)로 갑니다. 징홍에서 버스로 네 시간, 먼저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쿤루산(困鹿山)을 오릅니다. 원래는 쓰마오시 푸얼현이었는데 보이차를 세계적인 음료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국정부의 정책에 따라 쓰오시(思茅市)가 푸얼시(普洱市)로 바뀌었고 푸얼현은 닝얼현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푸얼현이 푸얼시로 바뀌었으니 의미가 확대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푸얼현을 닝얼현으로 이 바꿀 필요 없이 푸얼시 푸얼현으로 그대로 두었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합니다.

 

쿤루산 차왕수

 

쿤루산의 차맛을 어떻게 표현 할까요! 산 아래로 펼쳐진 풍경만큼이나 장쾌하고 시원합니다. 그리고 콤하고 향기롭습니다. 쿤루산 황가고차수(皇家古树茶)다원의 차는 청나라 때 황실에 공납되었던 차로도 유명한데, 내가 차를 아는 신하라면 임금에게는 마땅히 이런 차를 올려야 국정이 안정되고 삶이 평화워질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모두들 어떤 차산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우아한 차맛에 반합니다.

 

하산하여 저녁을 먹고 잠을 청합니다. 피곤은 몰려오는데 이상하게 잠이 오질 않습니다. 마침 추적추적 봄비가 내리는 푸얼의 옛 거리를 걸어봅니다. 중앙에 원기둥 모양으로 지어놓은 보이차 박물관과 대문이네온으로 장식되어 찬란합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공항에서 손님들을 배웅하고 돌아오면 약간은 허전하고 적적합니다. 멀리서 어렵게 오셨는데 좀더 잘 모셔야 되는데 하는 아쉬움도 있고 모처럼 차를 좋아하는 진정한 차인들과 어울려 놀고 떠들다가 또다시 홀로된 쓸쓸함 같은 것이 있습니다.

 

가지고 오신 반찬이랑 라면 등을 전부 모아서 주시기도 하고 온 몸에 벌레 물린 자국을 보시고 안타까워하시며 귀국해서 약품을 보내주시는 분도 계십니다.제가 차를 만들면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은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천하에 천둥벌거숭이인 제가 차 덕에 고귀한 분들을 만나 그분들과 좋은 차 나누어 마시며 늙어갈 수 있다는 것이 커다란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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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죽청 3200년 고차수

 

311일에 입국하신 한국 손님들을 모시고 89일간 차산기행을 하였습니다. 첫날 린창 윈시엔 샹주칭에 있는 세계차왕수를 탐방하고 시꾸이, 빙다오, 징마이, 라오반장, 화주량즈 등을 차례로 견학하는 코스였습니다. 저는 8일날 멍하이를 출발하여 푸얼, 징구, 샤오징구(小景谷)의 쿠주(古竹), 전위엔의 라오우(老烏), 멍쿠의 빙다오 노우, 빠카(坝佧), 나지아오(那集)산 등을 먼저 둘러보고 12일 아침 린창 공항에서 손님들을 맞이하였습니다.

 

이번에 오신 분들은 모두 여덟 분으로 전 조계사 주지스님, 부산대 학장님, 부산의 건설회사 회장님 부부, 대구의 산부인과 원장님 부부, 밀양의 전기회사 사장님 그리고 마침 상하이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저의 큰 딸내미가 가이드로 따라 왔습니다. 저는 모두 다녀온 곳이지만 이번에 오신 분들은 처음 방문하는 곳들입니다.

 

윈시엔에서 펑징으로 해발 2400미터의 고산을 굽이굽이 넘어갑니다. 길가의 비탈을 따라 호두나무와 대지차들이 심겨져 있습니다. 펑징은 운남홍차(滇红)의 본고장인데 이곳의 대지차들은 대부분 홍차 원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정상을 넘어 조금 내려오면 원시삼림 속에 조그마한 호수가 있습니다. 피로도 풀 겸 잠시 내려서 풍경을 감상하고 호수를 향해 돌팔매도 날려봅니다. 호수 건너편까지 돌멩이가 도달하면 오운산 미를 선물로 주겠다고 했더니 다들 열심히 던집니다...

 

샹주칭의 차왕수는 여전히 웅장한 자태로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마을에 도착하니 차왕수를 친견하러 오르는 계단을 다시 수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가끔 있는 일이지만 중국에서는 자주 보는 광경입니다. 멀쩡한 계단을 다시 허물고 또다시 다른 자재로 시공합니다. 주로 유명한 관광지 등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인데 개인 자금으로 개발된 곳이 아니라 정부 자금으로 운영되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차왕수 바로 곁에 있는 작년에 오운산에서 향죽청 순료고수차 원료를 구매했던 집으로 가보니 집이 대부분 허물어져 있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도로 위쪽에 있는 마을은 모두 철거한답니다. 차왕수의 중요성을 인식한 중국정부의 대책을 이해해야겠지만 조상대대로 살아온 촌민들에겐 날벼락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이라면 대모도 하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겠지만 중국은 아직 정부가 하는 일에 공식적으로 반발하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중국은 아시다시피 원천적으로 모든 땅은 국가 소유이고 국민들은 30, 혹은 70년씩 국가로부터 임대 형식으로 땅을 소유합니다. 소유권을 팔거나 구매 할 수는 있지만 언제든지 국가가 필요하면 환수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일정부분 보상을 해주지만 금전적인 보상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정서적 박탈감은 어찌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허물어진 집안의 한켠에 아직도 차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봄차 손님만이라도 차왕수 가장 가까이에서 손님을 맞이하고픈 마음인 것 같습니다.

 

고수차는 삼월 말이나 되어야 나오므로 햇차는 아직 이르고 바로 집 앞에서 자라고 있는 천년야생차 새싹을 몇 개 따와서 우려 봅니다. 연두 빛 새싹이 뜨거운 물속에서 몸을 풀어 상큼하면서도 짜릿한 향기로 몸속 깊이 다가옵니다. 금세 정신이 맑아지고 만면에 미소가 번집니다.

 

두들 각자 한국에서 준비해온 예물로 차왕수 앞에 경배를 올리고 잠시 엄숙한 시간도 가집니다. 저는 손님들을 안내하느라 딸내미가 준비해온 소주 한 병을 끝내 내놓지 못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준비한 소주잔을 나눕니다. 모두다 결국은 마음이지요! 차왕수 앞에 소주잔을 놓으나 식사 자리에 놓으나 준비한 마음은 같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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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도 파왜노채

 

빙다오 호수는 여전히 맑습니다. 린창에서 한시간반 쐉지앙에서 한시간 멍쿠에서 삼십분 거리에 있는 빙다오 호수는 빙다오 다섯 개 마을을 비롯하여 모리에(磨烈), 동구어(懂過), 빠치(坝氣), 빠카(坝卡) 등의 고수차 산지를 품고 있습니다. 아열대 우림에 수시로 내린 맑은 빗방울들이 고수차 찻잎을 흔들고 뿌리를 적시고 내려와 빙다오 호수에서 밝은 햇살에 찰랑이고 있습니다. 비싼 차들의 뿌리를 스친 물들이 모여 있으니 물 값도 비쌀 것 같지만 차는 차요 물은 물입니다.,,

빙도 노채 차왕수

 

빙다오 노채에 잠시 들렀는데, 주차장에 설치해놓은 간판에 빙다오 촌의 현황이 비교적 상세하게 적혀있습니다. 빙다오 촌은 린창시 쐉지앙현 멍쿠진(臨滄市 双江縣 勐庫鎭) 북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해발은 1400~2500m, 평균기온15, 강수량 1400, 현재 325가구에 1196명이 살고 있습니다.

 

차밭 전체 면적은 7397무 생산면적은 4604(1무의 면적은 한국의 평수 개념으로 약 200평정도입니다.) 백년이상 고수 57022그루, 오백년 이상 고수 16664그루, 일년모차생산량 186, 판매금액 7904만위안, 1kg 평균가격 424위안 등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중에 빙다오 노채에는 62 가구에 236명이 살고 있고 차밭 전체면적 1625, 생산면적은588, 백년이상 고수 24232그루, 오백년이상 4954그루로 적혀져 있습니다. 전체 생산량 24톤 그중 고수차 7.8, 총수입 3350만위안, 1kg평균가격 1396위안, 2017년 생옆 최고가격 8000위안, 모차 최고가격 32000위안으로 나와 있습니다. 마을의 중심에 번듯하게 세워진 간판이라 내용도 반듯하리라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빙도 주차장에 있는 안내판

 

지리적 위치나 면적 마을의 규모 인구 등은 대충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고수차의 분포나 생산량 가격 측면에서는 다소 뻥튀기 내지는 좁쌀 만들기가 있습니다. 노채의 오백년 이상 고수차가 4954그루로 나오는데 글쎄요? 제가보기에는 많이 잡아서 500그루 정도로 보이고, 고수차 생산량도 7.8톤으로 나오는데 제가 알기로 다섯 개 마을을 다 합해서 그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17년 생옆 최고 가격이 8000위안으로 나오는데 노채에 있는 차왕수 올해 생옆 가격이 28000위안에 판매된 것으로 알고 있고, 올 봄에 제가 방문 했을 때 현장에서 단주급 생옆을 12000위안에 광조우 상인이 직접 구매하는 과정도 목격하였습니다. 이렇듯 중국의 통계나 각종 자료는 신빙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정확한 상황을 알고자하면 직접 둘러보고 확인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빙도 남박노채

 

난포오로 가봅니다. 노채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10분쯤 자동차로 달리면 도착합니다. 산등성이를 반 바퀴 쯤 돌아선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라후족 마을입니다. 60여 가구에 250명정도의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노채와는 풍경이 완전히 다릅니다. 골목골목 아직도 옛 풍경들이 남아 있습니다. ‘샤오미남편이 잘 알고 있는 농가에 들어가 난포오 가을차 한잔을 마십니다

 

. 가을 고수차의 생산량은 봄차에 비해 30%정도 밖에 안 됩니다. 단주급 나무는 아예 싹을 틔우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각보다는 향이나 밀도가 괜찮은 편입니다. 가격을 물어보니 1kg에 천위안 인데 모두 판매되고 재고가 없답니다. 14년도 차가 남아 있다며 시음을 시켜주는데 보관에 문제가 있었는지 올해 가을차보다도 못합니다. 아직도 못 팔고 가지고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운산다기셋드를 한 벌주니까 조금 남아있던 가을차를 봉지에 담아서 줍니다. 내년 봄에 인연이 닿으면 보자고 하며 헤어지고 노채의 맞은편에 있는 빠와이로 향합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오토바이로 오르던 길이었다는데 최근에 일부 확장을 하여 노채에서 자동차로 20분만에 도착합니다. 빙도 다섯 개 마을은 원래 라후족 마을이었는데 근년에 노채 쪽은 따이족과 한족이 일부 들어와 있습니다.

 

가구 수는 한 마을에 대략 60가구 전후로 비슷합니다. 생산량은 빠와이가 가장 많고 흔히 계곡을 중심으로 서쪽과 동쪽으로 나누는데 서쪽인 노채와 난번, 디지에는 향기가 좋아서 가격이 높은 반면 동쪽인 빠와이와 노우는 쓴맛이 강한편이라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빠와이 차왕수를 보고 해발 1800m 전후의 마을 광장에서 바라보니 계곡 건너편으로 빙도 노채와 디지에 그리고 난포오, 디지에, 노우의 신채가 보입니다. 노채를 제외한 빙다오의 기타 마을은 교통이 편리한 아래쪽으로 이주하고 있습니다.

 

정부 자금이 내려와서 집단적으로 이주하는 것인데 중국의 산골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한국에서도 댐을 건설하면서 수몰지구 등의 마을을 집단 이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산골에 있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새로 마을을 조성해주는 경우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선 중국 정부의 농촌 정책이 때론 부럽기도 합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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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도 차왕수 개봉

 

보이차 업계에 새로운 회사가 등장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중국측 파트너와 의기투합하여 회사가 만들어지고 상호가 오운산고차(悟云山古茶, 대표 최해철)로 결정 되었을 때 그 이름이 참 좋았다. 이어서 로고가 만들어지고 한국에서 차인 40명이명 419일 운남성 곤명을 중심으로 고차수 차산과 오운산 초재소 등 작업현장을 방문하여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시제품이 출시되었다.

 

신반장, 노반장, 노만아, 경매, 빙도, 포랑, 이무 등등의 10가지 품목이 병차 형태로 춠되었다. 그중 먼저 신반장을 마시게 되었는데 첫 잔에 반장차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내는 맛을 보면서 반장차와 신반장을 상품 카테고리에 넣었다는 것이 참 잘된 것 같았다.

 

 

다음으로 빙도를 마셨다. 빙도는 운남성 임창시 쌍강현 맹고진 북쪽에 있는데, 명청시절 임창지역에서 인공적으로 제일 먼저 차나무를 심은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고차수의 수령이 높고 관리도 잘 되어있다. 최근 빙도 특유의 향과 맛으로 모차 가격이 급상승한 지역의 차다.

긴압하지 않은 빙도 차왕수

 

'오운산고차(悟云山古茶)'에서는 빙도 차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빙도 차왕수 산차이며, 병차는 차나무 수령이 300년 이상 고차수로 만든 차다. 빙도차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빙도 차왕수

 

빙도 차왕수 산차는 200그램에 100만원이다. 이것은 올해 중국에서도 보이차 업계가 많이 불황이라서 100년 전후의 차는 30% 하락하였고, 300년 전후의 차는 작년과 올해 차가격이 보합인 반면 600년 이상 된 차왕수에서 채엽한 차는 작년대비 30%이상 올랐다. 그렇지만 이런 차는 별도로 수요가 있어서 원하는 만큼의 차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최해철 대표의 말이다.

빙도는 첫 번째 차와 두 번째 세 번째 같은 맛을 내었는데, 입안에서 화사한 맛이 무게감있게 다가온다이런 맛은 강한 물질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맛의 풍미가 가득하면서도 고급스런 맛을 낸다. 그래서 차왕수는 이 계절에 이런 맛으로 마시는 것 같다.

 

빙도 오운산 고수다원(동영상)

 

오운산고차 최해철 대표는 생차를 오래두고 마셔야 맛이 나니까 보관을 잘하자 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당해 연도에 난 차를 그 해에 맛있게 먹고 남은 차는 또 세월이 흐른 만큼 그 맛을 즐기는 것을 추구하는 방식인데 아래와 같이 전하고 있다.

 

그 해에 만들어 그 해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차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차를 추구합니다.“

 

위 말과 의지는 과연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필자의 경험상 잘 만든 차는 나오자마자 먹어도 감탄을 하며 맛을 느낀다.

그 차는 이후에도 어떻게 익어갈 것이라고 대충 가늠을 할 수 있는데 이전에도 기술 한바 있듯이 처음 명품은 이후에도 명품이다 라는 진리는 차에서도 같이 전해 질 듯 하다.

 

오운산고차(悟云山古茶) 대표 최해철(동영상)

 

當年好茶 經年新茶(당년호차 경년신차)

오운산고차(悟云山古茶)의 기본적인 경영이념은, 보이차는 예로부터 그 해에 만들어 그 해에 먹는 차다. 지금도 운남의 산골짜기 원주민들은 산나물처럼 찻잎을 따서 대충 비비고 햇볕에 말려 새까맣게 그을린 주전자에 끓여 먹고 있다. 이와 같이 보이차는 세상의 모든 차들 중에서 가장 원시적 형태의 차로서, 가공을 최소화하여 원료의 맛에 가장 충실한 차라고 생각한다. 기술이 발달하고 세상이 다변화되면서 20세기 중후반 이후 보이숙차와 노차의 개념이 도입되었다. 발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개념의 변화라고 볼 수도 있는데, 오운산고차(悟云山古茶)는 그 해에 만들어 그 해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차,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차를 추구한다.

 

오운산고차는 브랜드로 중국과 한국 차 시장에 새로운 출사표를 내었는데 중국시장에서의 호평을 잘 받기를 기대한다. 한국은 시장 규모가 작은 관계로 먼저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자 516일부터 상해 박람회를 비롯하여 전국[중국]에서 규모 있는 박람회에 차를 선보인다고 한다. 재료로 승부한다면 좋은 재료를 이길 수 없다. 정성을 다하고 우리네 식의 꼼꼼함이라면 중국시장에서의 품질 면에서만은 건승이 예상된다. 꼭 성공하기 기원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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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차왕수 단주에서 채엽한 해서 만든 차

언양에서 석남사 가는 길에 위치한 석가명차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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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이병인 교수를 만났다. 사전에 함께 만나기로 약속한 최해철 대표는 최근 2주간의 중국 운남성 곤명을 다녀오는 길이었는데 우리는 시간에 맞추어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4시쯤 얼굴이 홀쭉해져서 귀국한 최 대표는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선물이라도 하는 마음이었는지 차 맛을 아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든지 자리에 앉자마자 1200년 된 차왕수에서 채엽한 모차와 신반장 차를 먼저 시음하게 해 주었다.

마시는 차가 얼마나 귀한 차인가를 설명하면서 최근 차왕수에서 채엽한 모차는 1kg에 현지가격이 2만 위안(한화로 360만원)이라고 한다. 고차수 빙도는 1kg 모차가 1만 위안(한화 180만원)이다. 해마다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가격 인상폭을 볼 수 있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중국의 보이생차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전문가답게 일정한 농도의 차를 내어 주었다.

현장에서 어렵게 준비해온 귀한 차와 생생한 현지 차업 동향을 들으면서 보이차의 생차 시장은 점점 우리의 현실과는 멀어지는 것을 느끼게 한다. 매번 중국 현지를 취재하면서 느끼고 있었지만, 중국과 우리나라는 나라의 크고 작은 문제가 아니라 차에 접근하는 방식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말했다. 차에 투자하는 방식과 차를 음용하는 형식 등이 순수한 애호가와 투기 세력이 맞물려 중국에서만 가능한 차의 세계가, 혹여 겉으로 보이는 장밋빛 환상만 보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질까 우려되는 점도 없지만은 않았다.

작년에는 운남성이 물바다가 되었다. 대부분의 시내 차상들은 창고까지 물에 잠겨 판매되고 수집된 차들이 수장되는 상황을 겪었다. 시장은 당연히 공황상태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더구나 중국에서의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서 중국인들도 좋은 차를 무척이나 선호하고 그 차들이 일본과 한국의 차상들에게 좋은 품질의 차들이 먼저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고차수라고 말하는 모차들은 노지차와 병배되고, 고차수 마저도 채엽하는 원주민들의 생산량 욕심에 어린 나무에서 채염한 것이 섞인다는 것도 그들의 차류 품별에 무척이나 영향을 주고 있다.

차세상의 속사정, 현지에서의 채엽과 가공,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가공되고, 품별되며 그 와중에 소비자들은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하는 중국의 차시장. 그 속에서 좋은 차류들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로 기적같은 일이요, 인연따라 가는 천우신조와 같은 세상이 되었다. 새삼 좋은 차를 마실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되는 시간이다.

차는 맛으로 말한다.
 
차를 마신 후에 돌아오는 쌉쓰레한 맛과 바디감이 아주 좋았다. 뒤이어 마신 차는 신반장 차로서 이 차는 차성이 강한 편이었다. 두 종류의 같은 무게로 차를 넣은 것이 아니라서 차를 단순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하고서도 전체적인 풍미는 차왕수가 좋은 맛을 보였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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