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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건성 무이암차의 대표적인 차를 대홍포라고한다. 나는 여러 차례 무이산을 가보았다. 무이암차의 다양한 제조 기법을 보면 농가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홍포의 생산 시기는 육계나 수선의 생산을 마칠 즈음인 6월 정도에 만들어진다. 그런데 5월만 되면 대홍포 햇차라고 하는 차들이 생산되었다고 무이산 주변에서 판매를 한다.

요즘은 유통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물건을 보내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차꾼들이 말하는 대홍포는 그 시기에는 나올 수 없다. 그래서 대홍포를 찾으면서 햇차에 고집을 피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작년 2007년 이맘 때쯤으로 기억한다. 대구 연암다원 채계순 선생님과 차실에서 마신 대홍포 노차는 차가 세월이 지나면서 나는 깊은 풍미가 가득한 차였다. 차마다 그 차의 품성에 맞는 풍미를 가지고 있지만, 그 날 그 맛은 암차로서의 특별한 노차 맛이었다. 참으로 진맛이었다. 물론 모든 차가 오래된 것이 좋다는 것이 아니다. 그때 시기별로 마실 수 있는 차가 좋은 차다. 하지만 오래두고도 보관을 잘 하면 차의 새로운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09년 3월 12일 저녁 8시에 대구에서 일을 마치고 동대구역으로 가기 전, 채계순 선생께 전화를 드렸다. 잠시 찾아뵙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갔다. 영천에서 천연염색하시는 분과 또 다른 남자 두 분과 동석을 하고 차를 마시게 되었는데 대홍포를 내어 주셨다. 이 시기에 나오는 차는 지난 세월에 만들어진 차이다. 3월이면 차가 고프다는 말을 할 시기지만 지난 차를 그렇게 맛나게 마실 수 있는 것은 차꾼들끼리는 복이라고들 표현하곤 한다. 그러니 그 맛의 여운이 오래 남을 수밖에 없다.

 흑차를 제외한 차로서 청차 계통이면서 묵히면서 즐길 수 있는 차, 나의 개인적인 취향은 민북오룡차이다. 특히 무이암차 계열은 차의 수종을 떠나서 그 지역 차의 성질이 나에게 맞는 것 같다. 꼭 대홍포가 아니라도 정직하게 말하면 값이 비싼 대홍포가 아니라도 값은 저렴하지만 내 입맛을 충족시켜 주는 고유한 암운의 맛을 가지고 있는 차. 꼭 정암차가 아니라도 무이산 자락에서 자란 암차는 얼마든지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이암차를 영원히 즐기게 될지 모르겠다.

다음으로 마신 차는 보이차이다. 고산미가 아른하게 느껴지는 차다. 이런 차를 마시면서 굳이 차의 이름을 거론할 필요는 없다. 보이차를 찾는 이유가 이런 류의 맛 때문이 아니겠는가? 요즘 보이차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노차의 맛 자체가 무엇인지 모르고 보이차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잘못하다간 봉변만 당할 수 있다.

차가 고픈 계절에 한껏 좋은 차를 마시고 돌아왔다. 침향의 여운도 함께 담아왔다.
늘 좋은 차와 향을 대접 받고 오게 되니 그 빚을 언제 갚을 것인가도 고민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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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침향나무를 재배하고 나무속에 염화나트륨을 투입하면 상처가 생기고 나무속에 골이 생긴다]

요즘 사찰이나 차 전문점, 선방 등에서 유행하는 것이 침향이다. 스님들은 침향으로 만든 염주를 차는 것이 유행인 것 같다. 차문화를 선도한다고 하는 분들이 갑자기 전국 곳곳에서 침향 전문가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인사동 모가게에서 2년전 주인과 손님 여럿이 차를 마시다가 주인은 중국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침향에 대한 역사와 가치를 대단하게 설하고는 침향을 칼로 조금 잘라내어 우려서 마시면 좋다고 하였다. 난 솔직히 그 자리에서 마시기는 했지만 이것을 왜 마시는지 이해하지 못하였다. 침향차라고 하는 것이 이런 수준으로 이야기 되는 줄은 몰랐다. 그런데 최근 곳곳에서 침향이야기가 나온다.

부산지역에서는 옷칠염주와 침향염주가 요즘 상당히 고가로 거래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건강에 좋다고 한다. 사실인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없는 침향이 염주로 각광을 받으면서 마시고 태우고 손목에 끼고 다닐 정도가 되니 현지에는 큰 호황인것 같다. 좋은 향을 태우는 것은 좋지만 침향이 너무 왜곡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부산에서는 향도, 향문화 하면서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나온다.

침향이라고 하는 나무는 원래 수지(樹脂 나무의 진)가 없으며, 상처를 내거나 썩게 되면 수지가 생겨나 상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한 달 전에 인사동 H점에서 주인장의 침향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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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점 주인장은 인도, 베트남 등지를 다니면서 그들의 문화상품을 취급하는 곳이다. 그는 베트남에서 침향이 너무 유행하고 아시아에서 수요가 넘쳐나다 보니까 침향 나무재배에 따른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내용인 즉, 침향 나무를 5년간 재배하면 그 나무를 다시 구매해 준다고 한다. 그리고 5년된 나무가 침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주사위로 나무속에 염화나트륨을 투입하면 나무가 섞어서 골이 생기는데 나무자체에서 그것에 저항하는 것이 옹골지게 뭉치면서 생기는게 침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된다고 한다.
지금은 수요가 넘쳐나서 그런 투자자를 모으기는 하지만 나중에 그 시점에서 공급이 넘칠 경우는 외국인의 투자는 어떻게 대응할지 대책이 궁금했다. 뭐 투자자들은 영리하니까 잘 알고 하겠지만 아무튼 좋은 침향은 귀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침향목을 코앞에 대고 향이 깊게 나오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라고 한다. 좋은 것은 사람의 체온과 비슷할 때 향이 나온다고 한다.

이 나무는 불을 피워보면 침향이 난다. 투자의 성공에 대한 것은 제쳐두고 이제 침향이 이런씩으로 생산된다고 볼 때 질마재 사람들이 침향을 만들려고 하는 방식의 결과로 인해 진짜 침향은 더욱 진귀한 가치를 가질 것이다.

동아일보 2009년 2월 11일 오피니언 오늘과 내일 / 최영준 / 다문화, 침향을 생각하며에서 나온 글을 보면 침향에 대한 생각이 깊어진다.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곳에 200~300년간 참나무를 묻어둔 뒤 꺼내어 태우면 깊고 그윽한 향기가 난다. 이것이 향 중의 향으로 치는 침향(沈香)이다. 미당(未堂)은 ‘질마재 신화’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질마재 사람들이 침향을 만들려고 참나무 토막들을 하나씩 하나씩 들어내다가 육수(陸水)와 조류(潮流)가 합수(合水)치는 속에 집어넣고 있는 것은 자기들이나 자기들 아들딸들이나 손자손녀들이 건져서 쓰려는 게 아니고, 훨씬 더 먼 미래의 누군지 눈에 보이지도 않는 후대들을 위해섭니다….’
그렇다, 다문화의 씨앗이 싹이 터 탐스러운 열매가 열리는 그날이 오려면 질마재 사람들이 참나무 토막을 갯벌에 묻던 그 마음부터 헤아려야 할는지도 모른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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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향(枕香)은 최근에 전국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 부산 대구에서 차와 관련된 축제를 하는 자리에는 꼭 빠지지 않는 상품이 나온다. 침향을 전문적으로 판해하는 부스가 한 두개 자리를 잡고 있으며. 서울 인사동 향전문점이나 베트남, 중국, 인도 도자기 취급점에서는 고가의 침향목으로 만든 염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만의 상인은 최근 한국 침향 애호가의 수요에 맞추어 다양한 침향을 들여오고 있다.

문화원형사전에 의하면 침향의 다른이름은 :
가남향(伽㑲香), 기남향(奇南香), 밀향(蜜香), 잔향(棧香), 침수향(沈水香)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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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매다옹 소장 : 다양한 종류의 향로]

사찰 찻자리에서는 침향목으로 만든 염주이야기가 오고가며, 침향을 먹는 이야기를 한다. 인사동의 모 차전문점에는 침향을 먹으면 몸에 좋다고 하며 고가의 침향 시음하기도 한다.

 

 이번 월간다도 2월호에는 ‘하늘의 향기 침향(枕香)’이란 제목으로 향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글쓴이는 부산에서 향산재(香山齋)의 주인인 손희동 님이다.
침향을 두고 ‘향의 제왕’ , ‘국왕과 고급관료의 전리품’ , ‘동방박사의 물품’, ‘귀족들의 사치품’ 등 침향에 대한 옛 자료들을 보면 감히 대중은 알 수도 없는 존재로 세월 속에 묻혀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방송과 신문, 그리고 향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에 의해 심심찮게 침향의 이야기가 거론되면서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합니다.
- 중략
향에 관심가지고 있는 분들이 예민하게 받아드리는 부분은 역시 가격이다. 손희동 님에 의하면 침향의 가격은 중국, 일본, 대만을 중심으로 보면 10g에 3만원 정도로 시작하는 일반 침향이 있고, 1g 기준으로 10만~30만원 정도하는 침향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 향의 역사로는 100년이 넘은 향공장이 10여 군데가 있고 그중 일본향당(日本香堂)은 400년, 송영당(松榮堂)은 3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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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는 대구 지역에 있는 매다옹에서 침향에 사용하는 일본산 전기 향로 및 대만 제품에서 좋은 것이 많이 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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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다옹에 진열된 중국과 일본의 침향 향로]

대구 중앙로 (구)종로호텔 부근의 차도구 점이 나란히 있는 곳에서 '매다옹'이라는 글 맵시가 두드러진 세련된 적색 빛이 도는 장미 빛 간판을 볼 수 있다.
매다옹 주인장 안재한 선생님은 고가구에 관심을 두고 조선조 목기라는 장르에서 꾸준히 수집활동을 해 온 그는 건축의 축소판인 가구에서 조형과 균형이라는 안목을 체득한 분이다.
6년 전부터 향[향목(香木)과 연향(練香)의 2가지로 나눈다]과 향을 피우는 도구를 다른 가게에서는 취급하지 않을 때 손님께 좋은 향을 피워주었다. [침향은 물에 두면 가라앉기 때문에 침수향(沈水香)라는 명칭도 있으며, 奇南香(기남향), 蜜香(밀향), 棧香(잔향),沈水香(침수향) 이라고도 부른다.]

 "대구국제차문화대전(5월 29일 - 6월 1일)" 기간 2차례 방문하였다. 갈 때 마다 클레식 음악을 틀고 계신다. 삶의 여유가 녹녹하게 베어나오는 곳이다. 요즘 불경기라 그런지 손님은 없었지만 차 탁자 위에는 방금 피운 침향의 향기가 스쳐간다. 참 따스한 자리다. 다녀오면 마음이 포근해짐을 느낀다. 모든게 여유에서 오는 것 일 수 있지만 사람 냄새가 나는 곳이기에 전국에서 모인다.  실내 곳곳에 향을 피울 수 있는 도구가 즐비하다.

차를 즐기는 마음 자리 한 곳에 향기 가득 담고 왔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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