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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잎이 펼치는 세상]

인터넷상에서 동호회를 만들어가는 유행이 최근들어서는 조금 가라 앉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다음의 카페를 통해서 소극적인 운영을 탈피하고 온라인의 영향을 피부로 실감하며 카페의 활성화를 위한 오프라인 매장의 대표들은 온라인의 순기능 측면을 좋게보고 카페를 개설하고 있다. 이가운데는 온라인 상의 모임에서 순기능적 측면만을 생각하고 운영하고 있다.

중국차 전문점인 인사동 명가원에서 카페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첫 번째 제다 체험이 5월17일 녹차수도 보성, 초록잎이펼쳐지는 세상(대표 서찬식)에서 있었다. 전체 참여 인원은 45명이지만 가족과 함께하거나 학생들의 참여로 회원 구성원은 30명 정도 참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회원이 오늘 현재 355명으로 볼 때 30명 정도의 정식 회원이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였다면 충성도가 높은 회원이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한다. 충성도가 높다는 것을 상대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순수하게 즐기는 충성도이나 명가원 카페의 기여도 점수와는 다른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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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이 시골 차밭 구경 하면서 차잎 따기에 열중하는 모습]

 

11시경 보성제다에 도착한 현장 분위기는 그 전날까지 내린 비 덕분에 찻잎이 아주 청결하고 싱싱해 보였다. 녹차 찻잎이 싱그러움을 보일 때 우리의 마음으로 더욱 건강한 눈길을 주고받는다. 찻잎을 따고 만지면서 이랑을 걸으며, 짧은 시간 속에서의 교감은 오랜 기간 우리에게 차에 대한 신선함을 전하고 일상에서 녹차를 대하는 마음이 더 따뜻하게 다가서게 된다. 이럴 때 우리는 거부감이 생기지 않게 된다. 그래서 좋은 소식을 전하면 “보성지역에서 생산되는 차”는 절대로 농약을 살포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년에 두 번 토양 검사와 수시로 행하는 찻잎 검사에서 농약이 검출되면 그 차밭에서 나온 찻잎을 농협에서 수매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그 날 찻잎을 손수 따와서 제다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진 것은 앞으로 차생활을 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볼 수 있다. 모두 열정적으로 행하는 제다 실습을 볼 때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기에 아름다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체험장의 보조 도우미의 역할도 좋았으며 준비도 잘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옛날에 비해서 체험학습장의 시설은 매우 만족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볼 때,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 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적용가능한 일은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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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일 아침에 비가와서 주변의 차밭 풍경이 청명하고 아름다웠다]

녹차 만드는 방법
처음덖기 - 처음 비비기 - 두 번째 덖기 - 두 번째 비비기 - 마무리덖기 - 차 윤기내기
(차 윤기 내기에서는 80℃ 정도로 낮춘 가마에 차잎을 넣고 휘저으며 건조시킨다.)

 

이번 행사에 조금 보완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말한다면, 첫 번째, 제다 체험을 하고 난 뒤에 체험장 주인으로 하여금 가장 잘 만든 조를 선별하여 왜 잘 만들어졌는지를 설명 듣게 되었다면 학습이 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과 두 번째, 체험 시간 전에 참여한 분들의 소개가 있었다면 회원간의 소통에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자리에서 가족을 소개하고 함께한 친구를, 여자 고등학생이 누구에 의해서 참석하게 되었는지,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과의 조우와 대화, 전문성을 가진 회원들의 조언을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을 때, 온라인에서 만난 회원이 더욱 두터운 결속력을 가지는 것이다. 오프라인 모임을 가지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런 다음 제다 체험은 한결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어울리고 섞이면서 언니가 되고 누나가 되며 선생이 되고 아저씨와 이웃 아주머니가 될 수 있다.

하루 여행이지만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고 아침식사 대용과 점심 준비는 참가자 모두가 만족해하는 것 같다. 아무튼 명가원에서는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 헛되지 않았고, 돌아오는 길에 추첨을 통해서 푸짐한 상품이 주어졌으니 이번 여행에 동참한 분은 일거양득인 것 같다. 행사 진행을 적극적으로 맡아주시고 결산보고서까지 작성한 세명님과 카페 운영자인 김경우 대표에게 감사한 마음을 회원들을 대신해서 전하는 바이다.

전남 보성 체험장 현황 - 청우녹차, 골망태다원, 보향다원, 샘골녹차, 선다원, 백록다원, 다도락, 보성녹차사랑, 승설녹차, 초록잎이펼치는세상, 붓재다원, 보성녹차식품개발원

문의전화 보성군청녹차사업단(850-5387)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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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정차의 효능을 빨리 입증하기 위해서 붉은 색 약품에 용정차를 넣은 결과] 

토지박물관대학에서 시행하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유적” 탐방에 동행하게 되었다. 4박 5일간 일정으로 철저하게 준비된 여정이었는데, 나는 답사 일정에 차 문화 관련 강사로 참여하게 되었다. 내게는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으며, 이번 행사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좋은 기록을 남기고자 하는 마음도 들었다. 조만간 시간을 내어 좋은 행사의 내용을 블로깅하겠지만, 차 관련해서 나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특이한 일이 있어서 먼저 이 이야기부터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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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정차 밭에서 현장학습을 마치고 기념으로 차를 사러 판매점에 간 건물(사진)]

항주 매가오 용정 차밭에서 그 지역의 차와 관련된 내용을 설명과 기념사진 촬영 후에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매가오 용정차 판매점에  들르게 되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산지에 가면 차맛을 보고 구입 의사 있는 분만 구입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입구에서는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위기로서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고 들어섰는데 그 안은 모두 룸으로만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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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개의 룸으로 만들어진 홍보관에서 용정차의 해독우수성을 입증시킨다]
이번 답사에 60명이 참가하였는데 한국과 중국 가이드를 포함하여 모두 용정차 시음장으로 들어갔다. 숙련된 아가씨의 달변으로 용정차의 우수성을 소개하고 앉은 사람들 모두에게 유리컵에 용정차 한 잔을 돌리는 것까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여기서 누군가 마음에 드는 분이 있다면 차를 몇 통 정도 판매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나는 조용히 참관하고 있었다.

나와 함께 한 방에는 50에서 60대 어른들이 많이 동석하게 되었는데, 직원은 본격적인 약장사 같은 스타일로 변하였다.

물만 들어 있는 유리잔 두개에 소독약으로 사용하는 붉은 색의 약품을 따르자 순간 물은 검붉은 색으로 변하였다. 여기에 잔 하나에는 물을 섞어 보였지만 그대로 검붉은 색으로 변화가 없었다. 다른 잔에는 용정차를 조금 따르니까 검붉은 색이 맑은 색으로 확 바뀌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우리 몸속의 탁한 피를 저렇게 정화시켜주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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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70위엔과 200위엔 짜리를 비교하고 나중에 350위엔 짜리도 비교하다]
 그리고는 바로 여러분이 조금 전에 마셨던 그 차는 이 차로서 용량은 모르지만 한 통에 200위안이라고 한다. 그 차와 바로 비교되는 조금 산화된 차는 가격을 낮추어 말한다. 더 고급차도 있다는 말을 하면서 한 통에 350위안이라고 한다. 올해 봄 일찍 채취한 것으로 보였다. 350위안이라고 하는 차는 두 사람이 구입하고 200위안 짜리 차는 여덟 사람이 구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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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위엔, 350위엔 두개를 구입하면 50g 통(사진)에 가득담아 선물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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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g을 아무리 넣어도 한계가 있는데 넘치도록 넣고 있다는 표현]

주변에 앉은 사람들은 용정차의 효능이 저렇게 되는구나 하는 감동을 자아내게 하는 시연은 대단한 노하우로써 단박에 그 자리에서 10여 통의 차가 판매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렇게 해서 판매하는 차가 나쁜 차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판매를 하려면 보는 이의 눈이 휙 돌아가게 하는 상술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남은 여행 일정 동안 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은 왜 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각 룸에서 나오며 모두 한 말씀 하시면서도 좋은 차를 구입한 느낌을 가지시는 듯 해서 안심하기는 하지만, 뭔가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다.


가게 건물을 나오면서 나는 조금 허탈해 있었는데 옆으로 다가와서 살짝 말씀해 주시는 나이 많으신 분이, ‘5년 전에도 똑같이 해서 차를 구입하고는 집에서 딱 한 번 마셔보고 그 뒤로 마셔본 적이 없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차에 대한 교육을 많이 받고 돌아가기에 마음먹고 차 열심히 마시려고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차(茶, tea)가 약이라고 구입한 분들은 모두 끝까지 마시는 분을 찾기 힘들다. 차를 차로 구입해서 즐긴다면 모르지만 애초에 약장사 같은 분위기에서 구입한 분들은 계속해서 차를 마시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날 함께 한 분들은 4박5일간 차의 상식과 더불어 건강한 차를 즐기는 법을 알기에 즐기는 차생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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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박물관 대학에서 시행하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유적” 탐방—. 그 탐방 일정에 ‘차문화 답사’가 포함되어 있어서 나는 그 분야의 강사로, 또 한 분은 중국 고고학 전공자로서 한국과 중국 양국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김정열 박사로, 사찰과 박물관 유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전달하였다. 이번 여행과 함께 룸메이트로 동행한 4박 5일이 내게는 아주 의미 있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나는 유물 답사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하였다. 발굴 현장에서만 볼 수 있는 형태와 벽화 분야에서 고구려와 남북조시대 일상사를 기록한 벽화의 내용에서 항상 의문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박물관 답사를 통해서 차도구 명칭의 부여 방식에 따른 새로운 모델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를 고민한 나에게 생각의 힘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남경박물관과 남경박물원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소중한 자료의 보고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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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황금 원장, 유럽 홍차를 내는 모습]

지난 4월 21일 구미에 있는 중국차 전문점 투다헌(鬪茶軒)을 예정에 없이 가게 되었다. 구미차인연합회 황영화 회장을 만나기로 했는데, 사전에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하지 않은 관계로 황 회장님의 안내에 따라 구미 시내의 투다헌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황 회장님은 ‘한국의 찻자리’에 나올 분으로 초상권 문제가 있어서 반드시 직접 뵙고 확인을 해야 하기에 바쁜 일정에서 시간을 내어 주셨다.


오후 5시 약속 장소에서 나는 J 선생님과 함께 먼저 도착하였다. 투다헌은 첫 방문이고 안주인도 초면이지만 내 명함을 받고 지면을 통해서 알고 있다는 말씀과 함께, 150g 전후 크기의 금과공차 보이차를 내어주었다. 처음 보이차를 마시고 난 뒤에 가게를 좀 둘러보고 앉아서는 “혹시 홍차도 취급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왜냐하면, 진열대에서 홍차다기가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단순히 이런 곳에서는 어떤 홍차를 취급할까 궁금했다. 진열대에 놓인 유럽식 홍차 다기세트를 보았기에 차는 유럽에서 유행하는 홍차일까? 중국홍차일까 하는 단순 비교와 혹시 중국 운남전홍이나 기문홍차를 맛볼 수 있을까 해서이다. 아니나 다를까 안주인 김 여사는 우리는 유럽홍차를 잘 안마십니다. 누가 마셔보라고 가져다주는 차들도 있는데 하시면서 여러 가지 통에 담아 온 것과 봉지에 담겨져 있는 차를 보여주었다. 유럽의 홍차는 취향에 맞지 않다고 하시며 중국 홍차를 좋아한다고 하신다. 현재는 기문홍차와 의흥홍차가 있다고 해서 기문홍차를 마시고 싶다고 했다.

손님으로 대접받는 입장에서 그냥 주는 차 마시면 될 것을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난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혹여, 귀한 보이차를 내주었는데 내가 그 차의 진가를 주인의 입장에서 모르거나, 귀한 차를 그렇게 갑자기 찾아가서 대접받는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기에 가능한 보이차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한다. 어쩌면 일반인들 같이 차의 값을 모르고 마신다면 괜찮다. 난, 현시점에서 보이차의 국내, 국외 가격을 도매가격 소매가격을 알기 때문에 보이차를 대접받는 것이 가장 조심스럽다. 물론 친한 사이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홍차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 이면에는 최근 블로그에서 중국홍차를 좋아하는 나의 편견에 이견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면서 지역마다 차 전문인들을 만나게 되면 혹시 “홍차 드세요?” 하거나 “홍차는 어떤 종류를 좋아하세요” 라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된다.

이것은 단순히 편견에 대한 합리화가 아니라 취향의 문제이고 그러한 방식에 따른 나의 편견을 객관화 해보자는 뜻도 아니다.

그런데 안주인 김 여사의 기문홍차 내는 모습에서 이제까지 중국차 전문점에서 마셔본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차를 내는 것을 보았다. 유럽홍차를 즐기는 분들이 사용하는 고급스런 다기가 아니면서도 유럽식으로 홍차를 내는 것이다. 유리 다기를 이용하며 그만의 방식으로 차를 낸다. 그날 맛 보여준 기문홍차는 잎이 파쇄형이지만 참 좋은 맛을 내어주었다. 진하거나 농하지 않으면서 중국 기문홍차의 전형적인 맛이다. 사람들은 이래서 편견을 버리게 된다. 유리다관에 차와 물을 넣고 12분에서 13분 동안 기다려 우려낸 차다. 그리고 한 번 우려 낸 찻잎은 버린다.

유리다기를 용도에 맞게 응용하여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차는 내는 사람의 노하우가 그래서 중요하다. 우리는 그분이 내는 기문홍차의 맛을 음미하며 황 회장님과의 이야기도 순조롭게 잘 마치고 감사한 마음으로 투다헌을 나오게 되었다.

이 날 마지막에 송이 발효차를 마시게 되었는데 그 맛이 이전에 알고 있었던 송이차의 편견을 일시에 날려버렸다. 다음 기회에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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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세계는 참으로 다양하다. 신선하게 다가온 녹차의 향기와 맛을 어느 때부터인가 중국차 특히 보이차가 그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보이차를 잘 알고 마시기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돈을 주고도 정직한 차를 접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최근에는 어떤 종류의 보이차를 마시는가에 따라서 그 사람의 차 마시는 수준을 암시하는 듯한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보이차를 차의 중심 세계로 두고 차를 즐길 경우, 값 비싼 보이차를 마시는 사람을 차에 대한 상식이 깊은 것으로 간주하게 될 수도 있다.

자칫 혼돈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다. 지극히 일부이지만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스님들 세계에서도 차에 대한 지식의 수준을 값비싼 보이차에 대해 운운하는 기준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름 있는 차가 좋은 차라고 자랑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런 일들이 횡횡할 때 우리나라 차문화는 자칫 수렁에 빠져들게 된다. 보이차는 좋은 차이다. 필자도 보이차를 즐겨 마시는 마니아 축에 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지방을 다니면서 당혹스런 일들을 자주 접하게 되어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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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최남언. 사천 50만평 규모의 녹차밭 생산의 전공정이 자동화된 설비를 이용하고 있다]

이 계절 하동 ∙ 보성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산야에서 녹차(햇차)가 생산되고 있다. 녹차는 무조건 몸을 냉하게 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잘 만든 차를 잘 우려 마시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마다 차가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한 가지 방법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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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왜곡된 해석이 많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차(녹차나 황차, 요즘엔 우리나라 방식의 홍차도 생산된다)를 기피하는 사람들 때문인 것 같다. 이런 현상을 역으로 생각하면 꼭 나쁜 건 아니다. 중국차에 밀리고 치이고 하면서 자생력을 키우는 과정이 될 수 있으므로. 이런 과정에서 잘 만들어진 건강한 차가 많이 보급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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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 녹차공장, 50만평 규모의 차 생산설비, 완전 자동화 시스템, 이곳은 증제차를 생산한다]

지난주 지방에서 차도구 명칭에 관한 특강을 할 때의 일이다. 강의를 듣던 차 선생님 여덟분이 태평양의 설록차 가운데, 현대적 설비로 대량생산된 햇차를 저렴한 가격에 일년 동안 마실 차를 구입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각각의 차 선생님들이 구매하여 회원들끼리 나누어 마신다고도 한다. 일단 매력인적 가격으로 소비자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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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녹차도 대량 생산 설비를 이용해야 경쟁력을 갖춘다, 사천 차공장]

차인들은 알고 있다. 과거 한국 차문화가 태동할 시기에 우리는 대기업의 지원과 후원을 받으면서 차 운동을 한 기억이 새롭다. 어려울 때 서로 힘을 모아 우리 녹차 한통씩 구입하는 운동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날 차 선생님 가운데 이런 말도 있었다. “옛날에 우리가 얼마나 태평양에 도움을 받았습니까? 크게 도움이 되진 않더라도 우리가 이젠 차 한 통씩 구매하는 것이 의리의 맛 아니겠습니까”라고. 맞는 말이다.

값만 비싼 녹차를 보고 녹차는 비싸다고 할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설비를 갖춰 과학적으로 만든 차를, 각자 자신의 건강에 맞게 증제차나 덖음차 중 선별하여 음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한 때 장작가마로 만든 다기만 잘 만들어진 것으로 오인하는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무조건 장작가마로 만든 것만 차도구로서의 높은 가치를 주다 보니까, 지금과 같은 불균형적인 시장 현상이 있는 것이다.

녹차 시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없기를, 차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의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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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제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언행은 삼가해야 한다. 무조건 하동야생차, 보성야생차 라고 하여 야생차라고 하면 좋은 것이라고 하는 홍보 전략도 수정해야 할 것이다. 야생차로 만든 것은 야생차 다워야한다는 것 쯤은 소비자도 알고 있다는 것을 차농가나 관계기관은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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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세계 4월호, 한국차의 현장을 걷는다, 장원 편을 보면,

제주도에 있는 설록다원은 1980년 태평양그룹 창업주인 서상환회장이 서귀포의 도순다원을 시작으로 성광다원, 한남다원, 강진다원 등 네 곳에 52만 평이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다원을 조성했고, ‘설록차’라는 브랜드로 우리나라 녹차 시장의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
제주 설록다원은 새롭게 단장하고 4워1일 문을 연는 ‘오설록차박물관’을 통해 녹차 신화를 다시 한 번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주)장원의 김영걸 대표는 “‘프리미엄 녹차’로 글로벌 결쟁력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설록 차박물관을 리뉴얼해서 박물관 내부를 더욱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단장하여, 고객 체험 공간을 넓히고 차 관련 프로그램을 신설 속 다례를 고객들에게 전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주)장원은 서광다원 내에 민간 연구소로서 국내 최대 시설과 인력을 갖춘 ‘설록차 연구소’를 운영해 부가 가치를 높이는 녹차 사업과 국내에 고품질의 녹차 원료를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고 하였다.

2009년 3월 월간다도 강법선 발행인은 칼럼을 통해 "진정 다인들의 자랑인 보시의 정신은 이 어려운 시절에 무엇을 베풀고 계신가요? 우리가 차를 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준 가까운 인연부터 살펴보아야 합니다. 농사를 짓는 차농들에서부터 형편이 어려워진 차벗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차를 팔아 샐활하는 농부들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들이 없으면 '우리차'가 없으져 버립니다. 우리차가 없어지면 우리의 근본 뿌리가 없어지므로 그 후에는 차를 한다는 말조차 꺼낼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드리는 제언인데 '우리차 선물하기 운동' 을 벌이는 건 어떨까요? - 강법선 사장 님도 열악한 우리차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하신 말씀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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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영국작가 키싱은 “티 타임에는 무엇인가 신성한 느낌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티 타임은 대부분 커피 마시는 시간을 말한다. 직장에서 업무중에 차 한 잔마시고 합시다 하면, 커피 아니면 ‘현미녹차’정도이다 이것도 10년전에는 율무차가 추가된 적이 있었다. 요즘은 자동판매기에서 율무차가 사라졌다. 유럽에서는 ‘티 타임’하면 홍차로 인식된다. 나는 중국행 비행기를 많이 타고 다녔다.

[사진, 대만 당성 주인이 직접내는 에스프레소 커피]   비행기 안에서도 ‘티(tea)'는 홍차로 통한다. 얼마전 조선남다로에서 우리나라 전통차의 맥을 거론하면서 하동 녹차를 홍차에서 출발점을 찾고 있었다. 그 홍차와 유럽에서 즐겨마시는  홍차의 수준은 비교할 수 없는 맛이다. 근데 지금에 와서 홍차 운운하는 것은 뭔가 세계속에서 우리의 차 산업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멋있고 큰 뜻을 품은 사람들의 깊은 이야기로 만들고 싶어서인지는 모를 일이다.

최근 나는 한국에서 홍차 보급이 잘 안되는 이유 http://seoku.com/193에서 댓글로 나의 글에 심한 이견을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댓글에 답변을 달려고 했는데 다음날 저녁에 지워져서 그 글을 원본 아래에 추가하여 나의 마음을 전했다. 

부산에서 서울행 고속버스를 타고 편의점에서 맥심 ESPRESSO 에서 나온 티.오.피하나 사니까 이벤트기간이라서 하나더 끼워주는 것이다. 평소에 마시는 기분과는 다르게 고속버스에서 시원한 티오피를 한 병마시면서 커피는 다양하게 발전하고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제품이 개발되는데 유럽에서 차의 대명사라고 하는 홍차는 우리나라에서 소비자의 마음 속 깊이 파고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이 문제는 차(茶, TEA) 라고 할 때, 우려마시는 대부분의 차와 같은 맥락이다. 커피는 홍차보다 어떤 부분에서 특별히 다른가, 맛과 향기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아니면 지극히 기호품인 것을 상품성으로만 극대화시킨 결과인가?

커피와 차의 광(狂)이던 ‘걸리버 여행기’(1726)의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가 늘 차를 함께 마셨던 여인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을 이광주 교수의 글에서 인용하면,

“차는 우리들을 진지하며 매력있고 철학적으로 만들어줍니다. 나는 당신이 교양인으로, 좋은 어머니로, 완벽한 주부로, 그리고 훌륭한 티 마니아(Tea Mania)가 되기를 바랍니다.…내 최고의 처세훈(訓)은 차와 커피를 마시는 일입니다.…좋은 인생이란 재산과 건강, 그리고 차와 커피를 마시는 일입니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리라 믿습니다.”

당시에 차는 홍차를 이야기 한 것이고 편지의 내용으로는 홍차와 커피를 함께 한 말이다. 즉 홍차를 즐기는 사람은 커피도 즐기는 편이다. 동양인 가운데 대만에서 차의 매니아가 커피를 지독하게 즐기는 분이 있다. 차도구로서 고급품을 생산해 내는 당성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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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차 전문가가 즐기는 커피, 당성 주인은 에스프레소 커피를 특이한 방법으로 낸다]

지난해 6월 타이페이에서 시골로 이사간 집을 찾아갔을 때 예전과 마찬가지로 차를 마시다가 손님에게 꼭 물어본다, 내가 만든 커피 한 잔 하실래요, YES라고 하면 신이난다. 앉은자리에서 바로 뒤에 있는 커피 믹스기에 원두를 넣는다. 차 매니아라고 하면 커피도 즐길 줄 알아야야 한다고 한다. 손수 준비해주시는 커피는 아주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이다.

그날 즉석에서 만든 6잔의 커피, 모든 사람들이 커피의 또다른 향을 즐긴 시간이다. 함께 한 사람들은 모두 차 매니아인데도 불구하고 커피를 좋아한 사람들이다.

난, 이런 특이한 분들을 국내외에서 만나 차를 나누다 보니까 자연히 홍차를 즐기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 같다. 진하게 우려마시는 운남전홍 같은 차가 좋아서 인도 홍차가운데서도 파쇄하지 않은 품질 좋은 홍차를 진하게 우려마시게 되는 것 같다. 카페인을 걱정하는 분들도 있지만 난 한 번도 그러한 걱정을 해본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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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홍차 보급이 잘 안되는 이유 http://www.seoku.com/193 추가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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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관련된 중국 다서(茶書)로 고전연구를 하는 심수연학회에서 조선시대 선비들의 찻자리를 재현하는 행사를 유건집 교수의 주관으로 경기도 포천시 소재 하린재(대표 정찬오)에서 4월 10일 열렸다.

이날 행사의 주재는 평소 조선시대 차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진 유건집 교수의 정신과 사상이 담긴 찻자리를 펼치고자 한 것으로, 차와 술은 별개의 문제가 아닌 하나였다고 하는 것을 보이고자 한 것이다. 즉, 차마시고 술마시는 분위기가 아닌, 주차문화(酒茶文化)로 술을 먼저마시고 차를 마셨다는 것을 그 당시의 찻자리로 재현하고자 한 것이다.[사진, 유건집교수 차 따르는 모습]

나는 서울 청담역에서 일행들과 만나 동석하여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1부에서 천부(荈賦)강의를 1시간 하였다. 이 강의는 심수연학회 수업의 하나로서 장소를 바꾸어 강의시간과 행사를 같이한 것 같았다. 천부는 현전하는 차와 시를 중심으로 지어진[專門 茶歌]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서 晉代의 차문화를 유추 할 수도 있고,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소중한 작품으로 설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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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건집 교수 강의, 선비 찻자리 시연에 앞서 심수연학회 회원 천부 강의]

2부에서는 ‘하린재’ 마당에서 술과 차가 있는 한국의 찻자리가 진행하였다. 사회자가 없이 유겁집 교수의 간단한 변을 듣고는 자리에 앉아서 매실 담은 술을 분청 병에 담아 술잔에 따르면서 시작되었다. 대금과 장고가 함께하면서 정옥희 선생님의 다시 낭송은 언제나 여성스러운 차임새로 함께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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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상에서 술과 음악과 차를 즐기는 시연]

술자리에서 안주로 나온 것은 생밤을 깍아 그 위에 금가루를 얹었고, 육포위에 잦가루를 올리고, 호두전과가 준비되었다. 차를 마시기 위해 준비한 다식은 송화다식과 흑임자 두가지다. 이것은 첫 번째 녹차를 준비한 이옥란 선생님의 준비였다. 그 뒤에 반발효차와 대용차를 각각 준비하여 단상의 무대에 앉은 분(유건집, 정옥희, 대금연주자, 장고반주자)에게 대접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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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팽주 이옥란, 우리나라 반야로 녹차를 내는 모습]

이 글은 이번 행사에서 진행의 미숙함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자리가 심수연학회 회원들만이 즐기는 자리가 아니고, 평소 유건집 교수의 우리나라 현대 찻자리에 대한 냉혹한 비평이 있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조선시대 우리 선비를의 찻자리는 어떤 자리였을까하는 생각과 새로운 찻자리의 비젼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며 참석하신 분들도 있었다. 그렇게 볼 때, 이런 찻자리가 심수연학회 회원들의 조선시대 찻자리의 연구결과를 자체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아니었다면 이 일을 주관하신 유건집 교수님의 자리에 다른 분이 앉고, 유건집교수는 하나하나 순서에 맞게 설명하면서 참석하신 손님과 술과 차가 하나되는 자리였다면, 비록 진행상의 여러 가지 미비한 점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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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린재 외벽]

이번 행사가 예전의 찻자리에서 볼 수 없는 내용을 찾아본다면.

1. 차(茶)가 중심이 되는 자리에서 술을 먼저 마시고 차를 마셨다.
2. 옛날 선비들은 술이 먼저고 그 다음이 차였다면, 그 차는 결코 좋은 차는 아니였을 것이다는 생각.
3. 맑은 정신으로 차를 마실 때 좋은 차 운운할 수 있지만, 술 마시고 난 뒤에 차를 마신다면 차를 음미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 될 수 없다는 점.
4. 술 한 병마시는 자리에 차를 내기 위해서 세 팀(6명)이 각각 팽주와 시자로 구성되어 차와 다식을 준비하였다. 우리는 차공부는 왜하는가? 에 대한 반성의 계기가 될 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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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에 참석한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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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발효차를 내는 모습]

우리는 늘 찻자리에 대한 고민을 해오고 있다. 어떤 모습이 잘된 모습이라고 딱 잘라 말 할 수 없지만, 우리 정서에는 맞아야 할 것 같다. 선조들의 詩나 문집에서 술마신 뒤에 차를 마시든 술마시면서 차를 마시든 지금은 그때 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차를 공부하기위해서 학부, 석사, 박사 과정이 만들어진 현실 세계를 등질 수는 없지 않는가?

술을 노래한 詩篇들에서
"술에 취하지 않고 흥(興)에 취하기를 즐긴다”고 한 주객 지훈(芝薰)은 “오욕칠정의 잠재된 모든 감정을 술로 풀려는 것은 술의 사도(邪道)”라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애주가들은 그 사도에 탐익하여 자기감정을 노래하고 춤추며 발산했다. 술이란 원래 우리 영혼에 비를 내려 잠재우기도 하고, 기름을 부어 열정을 불태우기도 한다. 흥에 젖든 울분을 토로하든 술을 마시는 까닭이 같지 않으니, 그들이 남긴 시문도 각각 색깔이 다를 수밖에 없다.
---<당일 배포한 자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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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린재 갤러리]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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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건성 무이암차의 대표적인 차를 대홍포라고한다. 나는 여러 차례 무이산을 가보았다. 무이암차의 다양한 제조 기법을 보면 농가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홍포의 생산 시기는 육계나 수선의 생산을 마칠 즈음인 6월 정도에 만들어진다. 그런데 5월만 되면 대홍포 햇차라고 하는 차들이 생산되었다고 무이산 주변에서 판매를 한다.

요즘은 유통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물건을 보내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차꾼들이 말하는 대홍포는 그 시기에는 나올 수 없다. 그래서 대홍포를 찾으면서 햇차에 고집을 피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작년 2007년 이맘 때쯤으로 기억한다. 대구 연암다원 채계순 선생님과 차실에서 마신 대홍포 노차는 차가 세월이 지나면서 나는 깊은 풍미가 가득한 차였다. 차마다 그 차의 품성에 맞는 풍미를 가지고 있지만, 그 날 그 맛은 암차로서의 특별한 노차 맛이었다. 참으로 진맛이었다. 물론 모든 차가 오래된 것이 좋다는 것이 아니다. 그때 시기별로 마실 수 있는 차가 좋은 차다. 하지만 오래두고도 보관을 잘 하면 차의 새로운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09년 3월 12일 저녁 8시에 대구에서 일을 마치고 동대구역으로 가기 전, 채계순 선생께 전화를 드렸다. 잠시 찾아뵙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갔다. 영천에서 천연염색하시는 분과 또 다른 남자 두 분과 동석을 하고 차를 마시게 되었는데 대홍포를 내어 주셨다. 이 시기에 나오는 차는 지난 세월에 만들어진 차이다. 3월이면 차가 고프다는 말을 할 시기지만 지난 차를 그렇게 맛나게 마실 수 있는 것은 차꾼들끼리는 복이라고들 표현하곤 한다. 그러니 그 맛의 여운이 오래 남을 수밖에 없다.

 흑차를 제외한 차로서 청차 계통이면서 묵히면서 즐길 수 있는 차, 나의 개인적인 취향은 민북오룡차이다. 특히 무이암차 계열은 차의 수종을 떠나서 그 지역 차의 성질이 나에게 맞는 것 같다. 꼭 대홍포가 아니라도 정직하게 말하면 값이 비싼 대홍포가 아니라도 값은 저렴하지만 내 입맛을 충족시켜 주는 고유한 암운의 맛을 가지고 있는 차. 꼭 정암차가 아니라도 무이산 자락에서 자란 암차는 얼마든지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이암차를 영원히 즐기게 될지 모르겠다.

다음으로 마신 차는 보이차이다. 고산미가 아른하게 느껴지는 차다. 이런 차를 마시면서 굳이 차의 이름을 거론할 필요는 없다. 보이차를 찾는 이유가 이런 류의 맛 때문이 아니겠는가? 요즘 보이차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노차의 맛 자체가 무엇인지 모르고 보이차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잘못하다간 봉변만 당할 수 있다.

차가 고픈 계절에 한껏 좋은 차를 마시고 돌아왔다. 침향의 여운도 함께 담아왔다.
늘 좋은 차와 향을 대접 받고 오게 되니 그 빚을 언제 갚을 것인가도 고민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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