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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다석경연대회

현대 차생활에서 다석(茶席)의 개념은 혼자이든 여럿이든 차가 있는 공간에서 차회를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차회를 어떻게 펼치는가에 대한 것은 개인적인 취향이며, 사회 구성원들이 기호식품으로 차를 마신다고 보면, 차공간이 더욱 품위있는 자리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 기대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석의 품위와 고급 차를 준비하는 것과는 비례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차와 차인 그리고 차도구와 어우러지는 차회가 있다면, 생활속에서도 고급스러운 다석의 세계를 구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희망을 가지게 된다.

 

일시: 2023819() 13:00~17:00

장소: 문경문화예술회관

주최: 문경칠석차문화추진위원회

주관: 문경차문화연구회

 

참가신청마감:

2023810(30)

찻자리 주제와 차도구에 대한 간단한 설명

이메일 접수: vegatea@hanmail.net

SNS접수: 010-4525-2323

지원: 차와 다식비(1125,000)

11테이블(180cm * 75cm)

시상: 상장 및 부상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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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일월담 홍차

대만에서 비세차는 상당히 고급차라는 인식이 있다. 특히 동방미인이나 목책철관음 등 두등장 이상의 차들은 일반적으로 쉽게 마실 수 없는 차이다. 한국에서 상인들이 거래하는 두등장은 두등(頭等)1, 두등(頭等)2, ~ 두등(頭等)6 다음에 나오는 등급이 두등(頭等)이다.

 

라오상하이대만차산지 답사 여행에서 필자가 처음 알게 된 점은 홍차도 비세차가 있다는 것이다. 지역마다 확인할 수는 없지만 올해 두등장을 받은 홍차는 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동정오룡이나, 목책철관음 동봉미인과는 다른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죽 농회에서 판매하는 이성상 동방미인

이때까지 비세차는 비싸다는 현실로 인해 쉽게 마실 수 없는 차였지만, 일월담 지역의 비세품 홍차는 우리나라 발효차보다도 싸거나 비슷한 금액으로 고품질의 차를 내고 있다.

 

우리 차 농가에서 한 번쯤 이런 곳을 견학하는 것도 권장할 만한 일로 여겨진다.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한 토양 관리와 채엽은 사람이 하지만, 그 외의 공정에는 기계를 도입하여 생산성을 늘렸기에 가능한 일이다.

 

값이 비싼 차에만 선진기법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을 늘리면서도 고품질을 지향하는 생산 현장을 보면, 우리 차가 가야 할 방향성이 보이지 않을까 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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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아베류 차회

한국에서 전차도를 경험하기란 어려운 일인데, 국제차문화대전에서 일본 히가시아베류 6대 와카소우쇼우 도이세쯔호우(6若宗匠 ワカソウシ土居雪鳳 どいせつほう)가 참여한 차회가 만들어졌다.

 

(재)전차도 히가시아베류 차키완 다법 발표(팽주 조윤숙)

일일 3, 1시간 간격으로 진행된 차회는, 장소가 협소한 박람회 개별 부스지만 공간을 적절히 활용하여 한 번에 10명이 앉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팽주 조윤숙(차명, 趙翠明)

팽주는 조윤숙(차명, 趙翠明) 히가시아베류 사범이 하였고, 차회 진행을 위해 찻잔을 다른 손님에게 전달하며 설명하는 것은 김대영 박사가 맡아서 했는데, 단순히 차만 마시는 체험이 아니라 차회를 진행하는 유파에 대한 설명을 듣고 두 번 차를 마시는 과정에서 초석과 말석에 앉은 사람의 역할을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위치에 따른 역할까지 알 수 있어서 참석자에겐 유익한 시간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6대 이에모토로 정식 승계된 것은 아니지만 예비 이에모토로서 한국 차인들에게 찻자리를 소개하고, 차회에서 도코노마에 걸린 족자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참석한 분들과 일일이 기념사진 촬영까지 진행하는 등 한국 차인들에게 친근감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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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22일 홍콩사굉경매(사진 사굉경매 영상 캡쳐)

머니투데이의 인터넷 기사에서 지난 526일 오후 서울 명동 르메르디앙 호텔 1층 어반플랜트에서 골동품급 보이차 경매가 진행되었다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이날 최고가는 21,000만 원. 마지막 품목인 무지홍인이 1억 원으로 시작해 21,000만 원에 최종 낙찰되며, 감정가(12,000~2억 원)를 넘었다고 하였다. 비슷한 시기인 522일에는 보이차 경매로 신뢰할 만한 홍콩 경매회사인 사굉경매에서 무지홍인이 홍콩 달러 $780,000에 낙찰되었다. 당시 환율(168)로 보면 우리 돈 131백만 원이다.

홍콩사굉경매, 경매 당일 경매품 모두 공개 2019 Ⓒ 박홍관

그동안 보이차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한국에서는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지금은 하강곡선으로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중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거래 시장인 동화유통에서 매일매일 사고파는 가격이 작년부터 현재까지 주식처럼 오르고 내림은 있지만 결국은 하강 곡선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맹해차창에서 만들어진 정품 보이차의 가격도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 시점에 한국의 많은 보이차 애호가이자 소장가들은 자신이 소장한 차들을 팔기 위해 뉴스와 경매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경매할 목록은 책으로 만들어 고객에게 발송한다.(사굉경매 2022년 11월)

한국에서 보이차 경매가 이루어진다면 누구나 반길 수 있는 상황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안내받고 경매에 앞서 현품이 공개되고 결과에 대한 차 사진도 홍콩 사굉경매회사처럼 인터넷에 투명하게 공개될 때 우리는 현품을 확인하고 낙찰된 금액을 살펴보며 또 한 번의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

 

사굉경매 2022년 11월 경매 도록

좋은 차의 거래가가 일반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수준의 가격으로 형성된다는 학습 효과를 통해 더 큰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다.

 

골동품급 보이차에 속하는 "호급보이차"나 "인급 보이차"는 홍콩 시장보다 한국 경매에서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면 우리는 그만큼 좋은 시장을 가지게 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기에 에세티의 다음 경매가 기다려진다

 

* 사굉경매는 경매 한 달 전, 고객에게 경매 물품과 예정가를 확인할 수 있게 도록으로 만들어 발송 한다. 경매 당일에는 현품을 확인하고 경매에 참여한다. 도록 내용은 80년대 후지 7532, 80년대 후지7542, 50년대 산차. 설명과 가격을 확인 할 수 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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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이어온 김정순 티월드 위원장

서울 코엑스에서 국제차문화대전 20주년 행사가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고 경남 하동을 비롯하여 보성과 부산의 차 상인들까지 이번 코엑스 행사장에 몰렸다. 전국의 참가자들로 인해 오랜만에 사람 냄새 나는 차의 시장이 열린 셈이다.

20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코박스 조원후 대표

부산에서 참여한 코박스는 20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하동에서는 죽로차와 효월차는 15년 이상 연속으로 참여하여 국제차문화대전의 지난 역사와 함께해왔다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

멀리 중국에서 전날 도착하여 행사에 참석한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의 건강한 모습을 부스에서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보이고사 박정호, 여여해 전영옥 대표

부산에서는 보이차 전문점 여여해에서 보이고사(대표 박정호) 간판을 걸고 박정호 대표와 함께 나왔으며, 일본 전차도에서는 히가시아베류 한국지부가 참여했다. 대학교 차 학과에서도 학과 소개 겸 학생 유치를 위해 활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무대 행사는 보천사 보천다회의 보천선차를 시작으로 규방접빈다례, 신라의 새벽, 생활차 향연, 백차 다예표연으로 이어졌다.

 

효월차 대표
연우제다 부부
조태연가 대표
쾌화보이차 대표 정경원

개장부터 마지막까지 줄을 서서 마시게 하는 천상의 이슬차를 내는 효월 대표, 행사장에서 반가운 스승과 선배, 동료를 만나고, 준비된 차회에서는 다법을 발표하며, 여연스님과 쾌활 정경원 대표는 출판 기념 사인회를 열고 예술가는 전시회를 여는 모습은 참 아름답게 보인다.

사리도예 김도윤 대표
센차도 차회 히가시아베류

차 박람회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지만, 서울 코엑스 행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차 박람회로서 차와 관련한 전통문화의 를 최초로 개최하였으며 오늘날 한국 차 박람회의 시효가 된 곳으로, 많은 차인들로부터 신망 있는 행사로 인정받고 있다.

보천다회 보천선차

무대발표는 차 단쳬에서 자신들의 다법을 발표하는 시간인데 대한불교조계종 보천사 보천다회에서 보천선차를 발표하여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휘계차 대표 송철국

외국에서 출품한 분들도 여럿 보였다. 스리랑카, 대만, 중국 특히 중국 광서성 육보차 전문으로 휘계차도 부스를 열고 차인들에게 육보차에 대한 인식을 바르게 바로 세울 수 있게 하였다.

 

학교 및 번인체

원광대학교 대학원 예문화와다도학전공, 한국예다학연구소,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차문화콘텐츠학과. ()고려천태국제선차연구보존회, ()원유전통예절문화원,

좌에서 이재완, 황인수, 구혜진, 서정민, 박희준, 이은재

한국차 전문점

조태연죽로차, 장흥천태전협동조합, 다소원, 보림다원, 천관다원, 효월, 요산당, 보성운해다원, 보성제다, 무유다원, 무애산방, 장흥청다원, 한밭제다 이재완, 청석골 감로다원 황인수, 혜림농원 구혜진, 연우제다 서정민, 다유락 박희준, 황아차 이은재 등이다.

 

중국차 전문점

명가원, 석가명차 오운산, 보이고사, 승설재, 죽로재, 여여해, 부생반일, 고수림고수차, 천년보이차, 투다헌, 경위복차, 밀밀홍, 취죽진여실, 차곡차곡, 차세상, 휘계차, 정산당, 경위복차

 

박람회에서 좋은 작품을 선보이는 임랑갤러리

한국. 중국, 공예품

금풍공예사, 엄기순, 도정요, 다견원, 한국토기, 휴다인, 요산당, 백암요, 가은요, 아민도예, 임랑갤러리, 동원공방, 몽탄옹기, 백산도예연구소, 오야재, 청광도예

 

차인들의 행보 속에 한국 차 문화의 현주소를 이곳에서 느낄 수 있어서 차문화기록의 한 면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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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엽한 차

2월 16일 중국으로 들어와서 줄곧 운남에 머물면서 올해도 변함없이 여러 차산을 다녔습니다. 올해 봄차의 특징으론 우선 다소 심각했던 가뭄을 들 수 있겠습니다. 사실 작년을 제외하면 지난 몇 년간 계속 가뭄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일 년이 우기와 건기로 나뉘고 아열대 기후에 속하는 운남의 지리적 특성을 생각하면 봄에 비가 적은 것은 당연합니다. 매년 1월부터 4월까지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5월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됩니다.

올해도 큰 틀에서 보면 이러한 연속성이 이어진 한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작년이 예년과 달리 비가 너무 많았던 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생산량이 많았기에 상대적으로 올해는 급감한 느낌이 들지만 매년 통계로 나타나는 생산량의 변화는 크지 않습니다. 다만 올해는 일부 지역의 경우 봄차 생산량이 평년의 30% 도 안 된다고 합니다. 저희도 경동 지역의 단주차는 찻잎이 부족해서 선입금을 받았지만 결국 생산할 수 없었고, 경동과 석와 지역은 작년 봄 고수차를 일부 섞었음을 밝혀 둡니다. 이무 쪽 고수차 생산량은 확실히 줄었고 기타 지역의 차농들 이야기는 보통 작년의 절반 수준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생산량의 편차는 차밭이 위치한 지형과 토양에 따라서 크게 달라집니다. 원시삼림 속에서 잡목들과 어우러져 적당한 그늘이 형성된 곳, 비탈진 지형의 계곡 아래쪽 그리고 수원이 가까이 있는 차밭은 웬만한 가뭄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늘이 없는 평지 차밭 그리고 주변에 잡목이 없고 밀식 재배된 곳, 바위와 돌이 많고 마사 토양으로 이루어진 차밭은 가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올해 차의 품질은 다소 덜쑥날쑥합니다.

좋은 것은 아주 좋고 아닌 것은 영 아닌 차들도 많습니다. 어느 해보다 좋은 차를 선택하기 어려웠던 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올해 생산된 차들은 탕 색이 흐린 경우가 많습니다. 가뭄이 심한 해에 생산된 차들은 잎 속의 수분이 적어서 가공 중에 쉽게 파괴됩니다. 특히 살청과 유념이 까다로운데, 첫 탕을 우려 보면 가공의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잎이 많이 파괴된 차는 탕 색도 탁하지만 쓰고 떫은맛이 단번에 우러나기 때문에 첫 맛은 강하고 내포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근년에 들어서면서 유명 지역이라도 차밭을 구분하는 경향이 뚜렸해지고 있습니다. 처음엔 고수 단주 등 차나무의 굵기로만 구분하다가 점차 차맛을 알아가면서 차나무의 품종과 생태환경 그리고 토양 등의 중요성을 인식한 탓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같은 마을이라도 차밭의 위치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지고 찾는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희도 결국 올해 마흑의 석문감 단주차는 채엽할 수 없었습니다. 석문감 차밭 중에서 큰 감람나무가 있는 곳을 석감1호 차밭 등으로 구분해서 매년 일정량의 원료를 확보하곤 했는데, 나중엔 차밭 주인도 그렇게 부르더니 올해는 특정 상인이 제가 지목한 차밭의 생엽 가격을 훨씬 높게 책정해서 모두 가져갔다고 합니다. 제가 분류한 차밭이고 그동안의 관계를 생각하면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차농 입장에선 경제적 가치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면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 한가지 특징은 매년 오르기만 하던 고수차 가격이 올해는 약보합세로 돌아섰다는 것입니다. 몇몇 유명 지역의 차들은 여전히 부르는 게 값이라지만 말만 풍성하지 실제로 제값 받고 거래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작년보다는 생산량이 확실히 줄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불경기 등의 영향으로 중국 경제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차 업계에도 당연히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고 당분간 이러한 상황은 지속될 것 같습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올해는 보이차 업계의 큰손들도 주춤한 상황입니다. 생산량이 준만큼 모차 소비량도 대폭 줄었기에 가격이 상승할 여력이 없습니다.

석가명차 오운산 맹해지점

멍하이 쪽 여러 차창에는 방송을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인터넷 업체들이 난립했다가 봄차가 마무리되면서 그들도 철수하는 분위기입니다. 일종의 쇼핑몰 형태로 운영되는데 '왕홍(网红)'이라고 부르는 이름난 연예인을 내세워 하루에 수십억 원어치를 팔았다는 소문이 나돌더니 반품률이 절반을 넘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현지 차농이 서툴지만 꾸준하게 정직한 제품을 소개하는 곳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상한 차를 이상한 가격으로 소개하고 '떴다방' 씩의 한탕주의가 접목된 판매 방식은 차 와는 결코 어울리지 않습니다. 어려운 시기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언젠가는 인정받는 차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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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곤명-심천-인천으로 귀국합니다. 61~4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티월드 박람회에 참가하고 615~18일까지는 부산 백스코에서 열리는 차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이후 잠시 동안 본사에 머물 것입니다. 박람회 기간이나 제가 본사에 머무는 동안 방문하시는 분들껜 직접 차한잔 올리겠습니다. 매년 비슷한 일정으로 운남으로 가서 봄차를 마무리하고 귀국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미로 대표 되었던 오운산 제품의 구성도 완전히 개편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올해가 기존의 패턴을 유지한 마지막 제품이 될 것입니다.

 

내년부터는 오운산(悟云山)의 뜻 그대로 '운남의 차산을 깨달은' 바를 적용한 제품들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깨닫다'라는 뜻은 광범위합니다. 제가 깨달은 바는 다만 십여 년 운남의 차산을 헤매며 나름대로 파악한 차산의 특징과 좋은 차의 조건들입니다. 지금까지 462 곳의 고수차 산지를 탐방했고, 셀 수 없는 품평을 통해 100여 가지의 제품도 출시했지만 저의 깨달음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에도 중국에도 좋은 차를 생산하기 위해 저보다 더 노력하는 분들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다만 주어진 조건 속에서 저도 정말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의 차산 또는 마을 중심의 생산 방식에서는 탈피할 계획입니다. 이무. 맹해. 임창. 보이 지역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한 가지 차만 출시할 예정인데, 분명한 것은 좋은 차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고수차는 같은 지역의 차밭이라도 수백 년에 걸친 변이 그리고 지형과 일조량 밀집도 등에 따라 다양한 맛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오우산 보이차

제가 늘 강조하는 이야기지만 차는 마시는 것입니다. 이런저런 사전 지식이 없어도 자주 마시다 보면 결국은 내 몸이 먼저 알게 되는 것이 차입니다. 화려한 포장, 능란한 언변, 유명 지역의 고급차로 아무리 치장해도 차는 결국 마시는 것이지요.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좋은 차는 화려하지도 맹맹하지도 않습니다.

 

향기로운 꽃이나 달콤한 과일 맛으로 비유할 수 있지만 차는 역시 차일뿐 결코 꿀이 될 수 없고 향수도 아닙니다. 좋은 차는 담백하지만 맑고, 수수하지만 여운이 있습니다. 특별하지 않지만 은은한 단맛이 감칠맛을 돋우어 자꾸만 마시고 싶어지고, 마시다 보면 호흡을 동반하는 미묘한 향기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최해철 대표

처음부터 지나친 환상을 가지고 차를 마시면 차맛의 경지에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환상을 좇아 다소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지다 보면 중도에 차 생활을 그만둘 수도 있습니다. 처음엔 그저 좋은 것이려니 생각하고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시로 물처럼 마시다 보면 어느 순간 물이 아닌 그 무엇이 차에 있음을 누구나 알게 됩니다.

 

그리고 좋은 차는 꼭 특정 종류의 차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차를 접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차를 선택하면 됩니다. 그리고 한국 차인 이라면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생산된 차를 조금이라도 곁에 두고 마시면 좋겠습니다. 한국에도 좋은 차를 생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국 차 산업의 발전과 어려운 가운데서도 노력하시는 차농 분들에게도 응원의 마음 전합니다. 부디 차를 만드는 분, 판매 하시는 분, 마시는 분 모두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언제 어디서나 인연 닿는 분들께 차한잔 올리겠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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