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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한종 대사

 

부산 해운대에 새로 오픈한 설담티하우스(대표 전미애)에서 봉황단총 특강이 있었다.

예한종 대사는 봉황단총을 가장 맛있게 차를 내기 위해서는 4가지 조건인 물, , 다기, 기술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네 가지 조건에서 차를 내는 사람이 각각의 조건과 차의 품질 특성을 고려하여 차 맛을 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이날 그 모든 수준을 만족하는 행다법으로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이번 예한종 대사의 차 내는 방법은 봉황단총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오룡차 대부분의 차에 적용될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음한 차는 야래향으로 대중적인 수준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차라고 하였다. 그런데 산두호에 차를 넣고 첫물을 부었을 때, 필자가 앉은 자리까지는 2미터 정도의 거리였는데 그 향기가 그대로 전해졌고, 56탕까지 크게 떨어지지 않은 향기와 맛을 내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가히 한 분야에서의 명인이라는 말은 이럴 때 붙는구나할 정도로 감명 받은 시간이었다.

 

예한종 대사의 조주 공부차법

 

, , 다기와 기술이 어느 하나 부족한 부분을 언제든지 그 현장에서 평형점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용기 있는 대안을 가지고 해야 하는데,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놀라웠다.

 

봉황단총 예한종 대사는 필자가 그동안 중국에서 만나본 봉황단총에 관한 부분에서는 가장 뛰어난 상인의 한 사람이면서 학자로 평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분야의 대사칭호를 받는다는 것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현장에서 강의를 듣고 차를 내는 실기까지 보면서 명실상부한 봉황단총 전문가임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 , 다기, 기술 이 네 가지는 언제나 강조되던 차에 대한 기본이다. 그러나 여기에 차가 빠져 있음은 참 아이러니하다. 차는 언제 어디서나 어느 차나 기본이라는 말일까. 그만큼의 차라는 대상을 정확한 것만으로 한다는 것일까.

 

물과 불은 언제나 강조되던 것. 하지만 그러한 것을 자유자재로 한다는 것. 다기의 중요성은 언제나 강조되어도 부족하지 않은 것 기술이라는 측면은 역사와 함께 있으니 항상 배움이 부족한 것.

 

위의 네 가지의 조건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언제나 차의 기본이 되는 말이다. 그것을 현장에서 보여예한종 대사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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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맹해차창 조춘교목

 

최근 그동안의 기사를 보면서 맛에 대한 이야기에 머뭇거렸다. 2년이 지난 오늘, 대익보이차는 우리 차인들에게 무슨 맛을 제공하는가 하는 문제까지 생각하며 지난 글을 올려보게 된다. 보이차 메니아는 어떤 생각일까!

 

우리는 늘 맹해차창을 말하면서 그것이 대익보이차의 전신이었다는 사실은 모른다.

, 국영이었던 맹해차창이 민간으로 바뀌면서 대익보이차로 되었는데 필자가 놀라운 것은 아직도 서쌍판납에 있는 맹해차창의 공장 정문은 그대로 맹해차창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수많은 차창이 명멸해 왔다. 우리가 알고 있고 기록에 남아 있는 것보다 많은 차창들이

지금 나오는 신생차창도 시간과 함께 역사 속에 흘러 명멸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어떤 맛을 기억하고 있는가?

어쩌면 많은 보이차 매니아들이 대익에서 맹해차창의 맛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15.01.11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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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식 선생의 차실 죽천향 

 

우리나라에서 보이차에 대한 중국내 정보를 바르게 알리는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한 분이 있다. ‘죽천향이름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박창식 선생이다. 지금은 퇴직하여 댁에서 쉬는데, 가끔은 운남성에가서 지묵당 선생과 고차수 차밭을 여행하면서 좀더 실제적으로 차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주에 약속하고 대구 능성동 집을 오랜만에 방문했다. <찻자리의 격>에 들어갈 이 집의 찻자리 사진도 담고 싶었고, 박선생 님이 가지고 있는 보이 생차에 대한 정보도 듣고 싶었다. 차실은 정원이 보이는 쪽의 작은 방이다. 며칠 전에 내린 눈 때문에 창문 너머 마당의 풍경은 온통 하얗게 보인다.

 

찻자리에 앉기 전에 잠시 사진부터 촬영하자고 하고 평소의 찻자리를 촬영했다. 도구는 오래전부터 큰 변화없이 가지고 있는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신현철 씨의 다관 받침에 자사호를 놓고 사용한다. 차탁은 원목이 자연스럽게 굽은 것이다.

 

70년대 산차

 

처음 마신 차는 보이 노차의 맛과 향기가 잘 우러나서 출처를 물었더니 70년대 산차라고 하며, 광덕사 경원 스님께 조금 가져왔다고 한다. 산차로서 흔하게 볼 수 없는 것으로, 차 맛은 노차의 기품을 느낄 수 있었다. 흔히 70년대 산차라고 하는 차 중에서 연대를 비슷하게 볼 수 있는 차를 만나기 어려운 가운데 이번에 만난 차는 자사호에 차를 많이 넣고 우려서 그런지 반가운 맛이었다.

 

지묵당 고수차

 

그리고 지묵당에서 만든 차를 마셨는데, 2015년 백목선 계열의 이 차는 맹해지역 하개(허카이)고수차로서 단주급이라고 한다. 마시면서 느낀 점은 산지를 말하지 않더라도 고차수의 전형적인 맛 가운데 품위있는 맛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차로서, 향기까지 잘 배어나왔다. 보이 노차와 고수차를 같이 마셨지만 차의 특성이 분명한 것이라서 각각의 맛을 즐길 수 있었다.

 

70년대 산차

 

고수차의 맛과 향은 늘 변화될 수 있지만 변화의 깊이에 기대하는 맛도 있다. 하지만 역시 생차는 그해 잘 만든 차를 맛있게 마시는 것도 차를 즐기는 부분에서는 참 좋은 것 같다. 이날 정암 대홍포를 마셨는데, 정암차의 암운을 느낄 수 있었다. 보이차 도감 사진 작업을 종결하는 가운데 지묵당 운보연 차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지묵당 코리아에 대해서 소개받았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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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패셜 괄풍채

   

1월 17일 일산에서 찻자리 사진 작업을 마치고 일행들과 식당에 갔는데, 그 주변에 서경호 보이차의 허동창 대표 사무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시 전화하여 사연을 말하고 식사후 방문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50분 뒤에 방문한 차실은 언제나 그렇듯이 보이차를 맛나게 마시는 찻자리로 보였다.

 

몇 개월 만에 만났다. 허동창 대표는 반갑게 맞아주시며 첫 차로 낸 것이 2009S괄풍채다. S는 스패셜의 약칭이다. 여기 말로는 500-600년 이상의 나무에서 채엽한 차다. 첫잔에 입안에서 퍼져나오는 화사하고 풍성한 맛은 서경호 S괄풍채 맛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정도다.

 

차실에 놓인 서경호 보이차 시음용

 

그래서 차를 마시면서 기분 좋은 차 한잔이 주는 의미는 다르다.

뒤이어서 2007년 노반장 전차, 맹고, 경매, 아포차를 마셨는데 그 과정에 김포에 계시는 홍은숙 선생이 도착하여 함께 차를 마셨다. 그때 홍선생님은 좋은 소식을 전했다. 서경호 보이차전문점을 운영하려고 보이헌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차회가 중심이 되면서 기존 차인들의 찻자리와는 다른 형식을 준비한다고 하는 또렷한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이제 진짜 차꾼들의 찻자리가 만들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방문한 자리였는데 좋은 차와 참신한 차공간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나니, 서경호 보이차의 맛과 향기와 허동창 대표의 차 정신이 한데 모아지는 큰 공간이 눈 앞에 선히 떠오르며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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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이 지난 철관음

 

1993년 철관음을 생산하는 농가의 농부가 첫 딸을 낳은 해, 철관음을 판매하기에 앞서 먼저 차를 보관부터 했다. 판매를 작게 하면서 훗날 딸이 결혼할 때 마실 차부터 저장한 것이다.

 

소홍주라든가 오동나무를 심는 민속적인 일이 차농에게는 차를 보관하는 방식으로 나타난 실제 예라고 하겠다.

 

그 차를 15일 오후 3시 중국차연구중심 김영숙 원장 사무실에서 마시게 되었다. 올해 차회를 좀 더 다른 차원에서 해보고 싶다는 일로 잠시 만남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얼마 남지 않은 차 가운데 매우 특이한 철관음을 시음하게 되었다.

 

붉은 탕색

 

첫째, 탕색은 발효가 되어서 붉은 색이다.

두 번째, 맛에서 나타나는 오랜 세월의 부드러움은 오미의 맛보다는 특별히 내세우는 맛이 아닌 무미하면서도 철관음의 고유성질은 베어 나온다. 세월이 지나면 철관음이 어떤 맛으로 변할까에 대한 필자의 관심은 늘 많았다. 그래서 쓴맛과 신맛이 섞여 나온 것에 대해 좋다 안좋다를 다룬 내용과는 전혀 다른 맛이다. 그래서 오늘은 이 맛의 느낌을 그대로 기록한다.

 

특별한 맛이 아니라

철관음이라는 품종의 차가 23년이 지났을 때 이렇게 기본 성질만 누그리면서 부드럽게 변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업적으로 만든 차가 아니라 순수 자기 자식의 결혼식때 쓸 것이라며 남겨둔 철관음은 어느 기교도 부리지 않은 순수한 중국 차농의 철관음인 것이다.

 

맛을 논하거나 향을 논한다는 것을 넘어 이 차의 주인은 누구이며, 그 차가 주변의 농가와 기념하며 우려 마실 때 차의 맛과 향보다 훨씬 더한 가치를 가진 것이라는 것.

맛이 좋아 감탄하는 차가 아니라, 그동안의 시간을 가진 감동과 눈물이 있는, 부모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차라고 생각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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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차향을 즐기는 시간

 

오늘 날씨가 매우 추웠다. 일요일에 늘 만나는 사람들이 오늘도 나올까 하는 기대감으로 가는 곳이 명가원인데, 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처럼 문을 열고 물을 끓이고 있다.

 

차시장에서는 비수기이고 휴일에는 더 손님이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오늘은 날씨까지 추운데 나온 것을 보면 진정한 차꾼임은 분명하다.

 

팔중내비

 

필자가 자리에 앉자 k선생이 도착했다. 김경우 대표는 90년대 초반의 팔중내비 차를 내었다. 첫 번째 나온 향은 딱히 무슨 차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차향이 그대로 나왔다. 보이차에서 차향이 나온다는 말의 의미가 상당히 모호하겠지만 노차를 마셔온 사람과 생차만 마시는 사람들과는 다른 의미로 전달될 것 같은 향이다. , 차맛이 난다는 뜻이다.

 

그래서 자세히 물어보니 복해차창에서 만든 8582계열이라고 한다. 일요일마다 얻어 마시는 차이지만 주인의 의무감이 생겨서 일까 아니면 이런 저런차를 내고 싶은 마음이 더했던 것일까 주인은 차를 내고 얻어마시는 차꾼 세명은 이런 저런 말을 두런 두런 나눈다. 그 속에서 차에 대한 이야기와 재미있는 현장 중심의 의견이 차의 세계를 또 다른 측면에서 공부하게 된다. 나 또한 늘 배우는 자리다.

 

충시차

 

그리고 또 다른 차, 무엇을 마실까요 해서 오늘은 필자가 주문을 했다. 지난번에 마셨던 골동차에서 나온 충시차 혹시 있으면 맛보자고 했더니 마침 가까운 자리에서 차를 내었다. 거름망을 올리고 커피같이 드립 방식으로 차를 내었다.

 

진한 맛으로 외관에서 보이는 탕색은 한약 같은 색상이고 그 맛은 골동 보이차의 맛 그대로이다. 그야말로 보이차 에스프레소라고나 할까. 정말 에스프레소 마냥 내포성이 약하지만 향과 맛은 오랜 세월의 깊은 맛을 경험하게 해준다. 명가원에서 이렇게 늘 마시면서도 추운 날씨 에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준 주인의 존재에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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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파 다완으로 낸 말차

 

차생활의 운치를 생각하면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변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가 처음 차를 알게 된 30년 전에는 차실에서나 사찰, 또는 도예가들의 작업실에서 따뜻한 녹차를 마셨다. 그래서 한동안 늘 녹차가 그리웠다.

 

당시에는 차 마시는 기호에 계절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말차와 녹차만 즐겼으니까. 그런데, 요즘 들어서 차 마시는 유행이 발효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차나 녹차를 접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옻칠된 차탁에 놓인 말차용 도구

 

그런데 문경차문화연구회 고선희 회장 댁에 가면 늘 자연스럽게 마주하는 것이 말차다. 전통장작가마의 도시라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다완에 말차 한 잔은 이곳 찻자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문경차문화연구회 차실 창문

 

2017110일 고선희 선생 댁에서 월파 이정환 선생의 다완에 송화 다식과 같이 내어주시는 말차 한 잔은 그냥 차 한 잔이 아니었다. 그 속에는 차를 내는 마음도 같이 담겨 나온다.

 

고선희 회장 말차 내는 모습

 

그래서 문경 지역 공무원들도 자연스럽게 말차를 접하게 되고, 다완의 고장이라고 할 만큼 찻사발(다완) 축제도 전국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이 문경지역에서 다도 교육을 받고 활동하는 차인들의 역할이 크게 영향을 주었는데, 그 중심에는 고선희 선생의 차실에서 마주한 수많은 지역 사람들이 접해온 찻자리가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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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과육계를 내는 박성채 대표

 

2017년에는 무이암차 대홍포의 키워드가 차인들 속에서 가장 많이 나올 것이다. 이것은 2-3년 전부터 조짐을 보이고 있었지만, 2016년 후반에 들어서 더욱 두드러진 경향을 전국에서 볼 수 있었다.

 

이런 시장 분위기 속에 유통 전문인 공부차에서 수입하여 판매하는 구룡과(九龍窠) 육계를 201712일 박성채 대표와 같이 티하우스에서 시음했다. 같은 차를 2일 저녁에는 다른 물과 다른 다구로 사무실에서 혼자 다시 시음해 보았다.

구룡과육계

 

이 차는 무이산 정복초당에서 생산한 차인데, 정복초당은 2014년 무이산 민간투차대회에서 유향간 육계로 장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 무이암차를 만드는 안정된 기술을 예견할 수 있는 곳에서 만든 차다.

 

이번에 시음한 육계는 향기와 맛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같은 비중으로 좋은 향기와 맛을 내었다. 잎이 좀 부서졌는데도 이 정도의 맛이라면 기본적으로 좋은 원료로 잘 만든 차라고 볼 수 있다.

 

육계 품종에서 고급품을 기준으로 볼 때, 맛에 비해서는 화과향이 조금 약한 편이다. 이것은 탄배가 조금 강한 것에서 원인을 찾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인 기호로 보면 이런 탄배 방식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구룡과육계 품종의 차로서는 잘 만든 차라고 할 수 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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