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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산고차의 진·선

오운산고차(대표 최해철)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 차가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고육대차산과 신육대차산에서 고수차로 만들어 보이차업계에서 새로운 돌풍을 일으켰는데, 올해는 산지별 병배차로 만들고 등급을 진, , 미로 했다.

필자는 포랑산 고수차로 만든 진을 시음하면서 고수차의 순료와 다르면서 깊은 맛을, 생차로서의 고삽미를 진득하게 그리고 강한 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잘 익는다면 그야말로 이무차의 진미도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느낌이다.

이런 병배차가 보이차 시장에서 각광을 받을 수 있는 요인은 순료차보다 경제적인 면이 있다. 값이 많이 비싼 순료차 대신 각각의 차 특징을 살려 병배한 차 맛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병배차로 중국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오운산고차에 기대를 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년에는 어떤 병배차가 나올지 궁금하게 하는 것도 보이차 매니아들이 찾게 되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물론 순료를 고집하는 매니아는 빼고 말이다.

오운산고차 전 제품이 서울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 관심있는 분들은 <갤러리 민>에서 만날 수 있으니 전시장에서 비교해서 시음해 보시기 바란다. 전시는 시작되었는데 12월 3일까지. 11월 18일 금요일 오픈 행사가 있다. 관심있는 분들은 참석해 보시기 바란다. 갤러리민 02-546-5772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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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호로 내는 안계철관음

인사동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끽다거에서 안우섭 대표를 찾아 뵙고 만났다. 안선생님은 올해 나온 차라고 하시며 안계철관음을 내어 주셨다. 차를 우리는 도구는 청대 유행했던 사정호 형상을 현대 작가가 재현한 것인데 요즘 유명하다고 하는 작가명을 달고 나온 것보다 구성이 좋은 작품이다.

외관만 보아도 잘 숙성된 니료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잘생긴 다호다. 사정호에 철관음을 우려 주시는데 그 첫 맛의 놀라움. 최근 들어 이런 맛은 처음이었다.

.안우섭 대표의 철관음 내는 모습

철관음은 완전 수공으로 만들 때의 방법을 그대로 재현한 차라고 한다. 그래서 맛이 다르다고 한다. 필자가 맛을 본 그 첫 느낌. 신차라고 할 수 없는 맛을 내는 그런 고법에 의해 만든 차.

.엽저

선별된 찻잎으로 고법을 준수한 안계철관음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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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 오룡차

차를 마실 때 다른 식품을 섞어서 마시는 방법을 조음법이라고 한다. 중국 소수민족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특히 보이차에 진피(陳皮, 말린 귤껍질)와 구기자를 넣고 우려 마신다. 그런데 광동지역에서는 유자에 오룡차를 넣어서 마시는 방법은 가정에서 상비약으로 사용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부산 소화방에서 마신 유자 오룡차는 흔히 불 수 있는 차가 아니었다. 똑같은 차를 지난번에 마실 때에도, ‘2016년에 마신 차 가운데 나를 감동시킨 차 베스트 10을 뽑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이차다라고 말했었다.

..광동성 청원 야생 유자 안쪽과 외피

갑자기 기온이 낮아져 몸을 움츠리게 했던 8일 오전, 이루향서원 회원들과 소화방에 방문하여 몇 개월 만에 그 차를 다시 마시게 되었는데 역시 그 느낌 그대로다. 외형적으로는 산차 형태이고 광동성 청원 지역 야생 유자에 오룡차를 넣고 만든 차로, 오랜 세월 보관이 아주 잘된 차의 대표 격인 맛을 보았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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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통(1.5kg)

요즘 우리나라와 중국 차 시장은 매우 위축되어 있다. 한국의 차시장을 중국과 비교할 수 없지만 보이차 시장이나 무이암차 시장을 보면 매우 흡사한 점이 많은 편이다. 그런 가운데 서울 어느 차관에서는 작년부터 꾸준하게 무이암차에 특별한 공을 들여왔다.

특히 필자가 동행하여 20165월과 9월 우란갱육계와 수선의 차 공정을 일일이 촬영하면서 기록해온 가치 있는 차들이 이제 완성품이 되어 왔다들어오자 마자 1.5kg 포장의 우란갱육계 10통과 수선 8통이 일주일 만에 모두 완판이 되었다.

이제 잘 만들어진 가치 있는 차들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는 증거다. 특히 차맛을 중시하고 가격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즐기는 사람들이 서서히 생겨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마케팅의 결과가 아닌 맛의 승리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곧 시장에 대해 이런 반론을 제기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차에 대해 신뢰를 심어라. 그 차가 어떤 공정으로 어떻게 훌륭한 맛이 나는지에 대해 알리고 그것을 경험하게 하는 일. 즉 이전에 홍보만으로 누구나 한 편씩 가지고 있으면서 장롱보이차가 되는 그런 초기현상을 탈피해서 좋은 차를 구매하는데 있어 주저하지 않는 실수요 구매자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 바로 해법이며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차 시장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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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식 차도구로 홍차 내는 모습

숙우회 강수길 선생께 방문하여 다즐링 홍차를 마셨다. 남자 회원이 차를 내었는데 다즐링 차를 우리식 차도구에서 우려내었다. 차 마시기 전에는 그 차를 내는 장면의 사진을 촬영하면서 홍차 문화가 유럽식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식으로 해석되어 손님에게 대접한다.

.홍차 내는 모습 동영상

백자 다기에 중국 찻잔과 은 주석 받침은 홍차의 근원지인 중국과 한국의 도구를 차는 인도 다즐링으로 혼합된 문화 속에서 차 맛은 상긋한 맛이 아니면서도 다즐링의 풍미가 지긋해서 차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강수길 선생님이 3년된 차라고 한다. 필자는 중국홍차에서는 익어가는 차를 좋아 했는데, 다즐링에서도 그런 맛을 새롭게 느꼈다. 숙우회 회원들은 늘 마시는 차이겠지만 행다법을 연구하는 찻자리에서 귀한 경험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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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실을 방문한 손님들과 차를 마실 때, 언젠가부터 나는 정하지도 않은 순서에 따라 차를 낸다. 첫차로 말차를 내고 마지막엔 황차를 내는 방법과, 먼저 오룡차 계열을 내고 마지막엔 경남 산청에서 만든 황차를 내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다. 이는 손님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절로 그렇게 되었다는 말이 더 맞을 거 같다.

오늘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내가 차를 낼 때마다 꼭 내는 황차다. ‘원래 황차가 이렇게 맛있었나? 아니면 맛있게 변한 건가?’ 할 정도로 차 맛이 좋다. 어쩌면 원래 이렇게 좋은 맛을, 늘 중국차 위주로 마시느라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는지는 모른다.

진주 홍금이 선생 동생이 선물한 황차 단지는 늘 내 옆에 놓여 있다.

지난주 일산에서 오신 유승완 선생 부부와 같이 네 사람이 차를 마셨을 때다. ‘우리 이제 마지막으로 황차 한 번 마셔봅시다하고 낸 그 찻 자리 그 차 맛은 정말 모두가 감동이었기에 특히 잊지 못한다.

그전에는 무이암차, 보이차, 공첨 등을 마셨다. 그런데 황차의 농익은 맛에 감동을 받은 후부터는 차의 맛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한다. 선물 받은 이후 지금까지 줄곧 마시고 있는데, 이렇게 감동의 맛을 낸 차였던가 싶다.

나도 이제 차의 맛을 즐기는 방향이 조금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잘 만든 차는 어디에서나 그 빛을 발휘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잠시나마 산청 황차의 진가를 몰랐던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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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보차

 

차와 차도구 전문점 취명헌2005년 안국동에서 시작하였다. 현재는 가회동에서 같은 업종으로 영업을 잘 하고 있는데, 한 때는 문을 닫을 마음으로 공개적인 인사 글을 석우연담을 통해서 하기도 했다.

 

며칠 전 만났을 때, 작년에는 이 일을 그만두겠다는 생각에서 마지막 인사 글을 남기게 되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보니 그동안 해온 경험을 새로운 자본으로 생각하고 차 전문점을 다시 운영하기로 했다고 한다. 김영옥 대표는, ‘차 관련 일을 한지 이제 11년째가 되는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취명헌은 초심자들에게 건전하고 건강한 차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해보겠다고 하셨다. 필자에게도, ‘새롭게 출발하는 마음으로 차회를 하는데 참석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

 

대홍포를 따르는 모습

 

지난 722일 그 첫 번째 차회가 있었는데, ‘예쁜그릇 자랑하기회원 7명이 참석했다. 필자도 2시로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모두 참석해 있었다. 옆에 앉은 분은, ‘차회라고 해서 엄숙한 줄 알고 여름이지만 정장을 입었다고 하고, 필자 앞에 앉은 두 분 중 한 분은 좌식으로 앉는 자리에 한복을 입은 선생이 각상에 찻잔을 두고 차를 따르는 모습을 연상하고 왔는데, 이렇게 입식으로 차를 편하게 마실 수 있어서 좋다고도 한다.

 

가운데 앉은 분은 예쁜그릇 자랑하기꼬부기 운영자(리더)라 하는데, 필자의 차도구 사랑과도 조금은 유사한 업종의 사람들이 함께한 자리라 같이 앉아 있어도 편안하게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다.

그곳에서 석정원 차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김길순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한눈에 보는 느낌으로도 차인이었다. ‘차인이라는 정숙하고 기품 있는 그 모습은, 어떤 자리에서나 감출 수 없는 것 같다. 이 모임에서는 왕언니 대접을 받는 것 같은데, 그동안의 차 생활이 녹아 든 재미난 경험들을 이야기하면서 세 가지 차를 마셨다.

 

김길순 선생님의 설명 

 

첫 번째로 마신 차는 복건성 정화현에서 생산한 백차로, 백차 중에서도 아주 고급차를 마셨다. 주인은 그 차에 대해서 여러 가지 자세한 설명을 했는데, 백차는 왜 시간이 갈수록 약성을 가진 차가 되는지에 대한 설명에 모두 공감하면서 한 잔 또 한 잔 나눠 마셨다. 그의 솔깃한 이야기에 분위기는 더 좋아지고 차 맛도 더욱 좋아지는 느낌이다.

 

두 번째 차로는 대부분의 차인들이 좋아하는 무이암차의 대명사격인 대홍포를 마셨다. 팽주가 차를 넣고 찻물을 따를 때, 테이블 끝쪽에 앉은 내 코끝을 스치듯 지나가는 차향이 참 좋았다. 이런 류의 차는 차를 마신 경력이 오래된 사람들끼리는 농도를 좀 진하게 해서 마시는 즐거움이 있는데, 이날 참석자 중에는 그런 강한 맛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무이암차에 대한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도움이 되는 내용을 요약하여 필자도 조금 하게 되었다.

 

세 번째 차로는 30년이 되었다는 육보차를 마셨다. 한 여름에 백차, 대홍포, 육보차를 정하고 마시는 자리를 주인은 얼마나 깊이 생각하고 정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간단히 마시는 손님이 그 준비하는 사람의 마음을 다 알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차에 대한 경험이 없는 분들에게 정성을 다해 차를 내는 그런 마음이 읽혀지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그들의 초심도 더 단단해지고 깊어질 것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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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의 신선한 향기

 

경주에 있는 솔뫼문자예술연구회 솔뫼 선생을 1년 만에 방문했다. 10월 국내에서 큰 전시를 앞두고 준비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여, 차 두 가지와 최근 발행한 안국동차관책을 가져갔다. 1년에 한 번을 봐도 자주 만나는 것 이상으로 만나면 뭔가를 도모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예술인이기에 더욱 그렇다.

 

차탁에 앉아 그간의 안부를 이야기할 때 사모님은 필자가 가져온 태평후괴를 백자 다관에 넣고 우려 주었다. 그리고 솔뫼 선생은 말차를 한 잔 하자고 하며 도곡 정점교 이라보다완과 민영기 두두옥 다완을 가져와 탁자 위에 놓고 익숙한 솜씨로 격불을 하였다. 앞에 앉은 필자에게 말차의 신선한 향기가 선명하게 코를 스치는데 그 향기가 그윽하다는 표현만으로는 표현이 안 될 향기다.

 

자 앞으로 내미는 다완을 보면서 시골의 풍광과 예술 작품의 기운이 가득하게 느껴졌다. 그런 공간에서 마신 말차이기에 필자가 사무실에서 늘 마셔온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이었다. 문자 예술 분야에서 큰 획을 긋고 활동하는 예술가의 집에서 차의 맛과 멋도 예술적으로 경험한 시간이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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