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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2017년 입창한 차

 

지난 9일 보이차 도감에 사용할 마지막 사진 작업을 마치고 고전문화 황영하 대표를 만나 차를 마셨다. 2015년 이무차로 만든 차순호를 마시면서 속 시원한 맛을 서로 나누었다. 두 번째는 필자가 입창 차에 대한 선호도 문제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황대표는 최근 88청병을 보관했던 창고에 2002년 차를 보관하고 2017년에 퇴창한 차가 있다고 하면서 그 차를 시음하게 되었다.

 

15년간 입차의 과정을 거친 

 

이 차는 처음부터 잡내가 없다. 이무야생과 고차수가 조금 섞였다고 하는데, 필자는 15년 전에 만든 차에서 고차수를 구분해 낼 수 없다. 그래서 그 점은 접어 두고 서라도 차 맛은 건창이라고 해도 모를 만큼 깨끗하고 맑은 맛이다.

 

입안에서 느낄 수 있는 풍미는 입창차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의 맛과 향이 난다.

 

황영하 대표(동영상)

 

기회가 되면 [입창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사례를 통해서 의견을 나누고자 한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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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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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도 노채에서 햇차 마실 때

 

멍하이 일기 30 - -

맛은 머리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입이 기억합니다. 무슨 맛 무슨 맛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 할 수는 있지만 결국 맛의 정확한 표현은 해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입은 한번 맛보면 그냥 알아버립니다. 표현할 수는 없어도 훗날 다시 그 맛을 보면 예전의 그 맛이라는 걸 금방 알아차려버립니다. 물론 입이 기억하는 맛도 결국 뇌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직감적으로 다가오는 맛의 실체를 논리로 풀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차는 이런 맛! 저차는 저런 맛!

차에 있어서 맛이란 무엇일까?차업을 하면서 끊임없이 부닥치는 문제이지만

아직도 명확하게 표현 할 수가 없습니다. 차업을 시작한지 이십여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차를 소개하고 맛에 대해 이야기해 왔지만 돌아서면 어쩐지 모르게 공허한 날들이 있습니다.맛은 기본적으로  매운맛ᆞ, 짠맛, 단맛, 쓴맛, 떫은맛  다섯가지로 분류합니다. 약한 그리고 강한이라는 보조 의미를 넣으면 열다섯가지 정도로 분류될 수 있는데, 이것으로 과연 차가 가진 오묘한 맛을 다 표현해낼 수 있을까요? 더구나 차에 있어서는 매운맛과 신맛은 거의 드러나지 않습니다.

 

(가공이 잘못되었거나 보관상의 문제로 간혹 돌출하기도 합니다.)쓴맛, 단맛, 떫은맛 세가지가 결국 차맛을 결정하는 중요 조건입니다. , 과일, 꽃 등의 각종 비유를 곁들여서 설명하곤 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맛을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그 차의 맛을 한정짓고 현학적이라는 느낌마저 듭니다.

 

차라리 맛있다. 맛없다.

두 가지로만 표현 하는 것이 오히려 진솔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또한 같은 차라도 시간과 장소, 사용하는 다기와 물, 개개인의 성향, 당일의 기분에 따라 얼마든지 달리 느껴질 수 있고 좋고 나쁨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것이 좋은 차이고 좋은 맛일까?차의 출발은 선사시대의 신농씨로부터라고 합니다. 약초를 시음하다가 생긴 독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 또 다른 약이 차의 시원입니다.

 

애초에 약으로부터 출발한 차가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분화되었고, 약으로는 인체의 각 부분을 다스리는 쪽으로 발달하여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 되었습니다. 반면 차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명확한 규정이 없이 그저 교양 있게? 마시는 음료로만 여겨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일부 지역에서는 차를 간식처럼 때론 약처럼 음용하고 그 효능 또한 입증되고 있습니다. 차는 수행이라느니! 정신을 다스린다느니! 기운이 어떠니! 하는 개인의 주관에 기인한

 

잡히지 않는 공허한 논리를 나는 펼치고 싶지 않습니다.그러나 중국에서 비롯하여 한국 일본으로 전세계로 확산된 차맛의 핵심을 간단히 정의하라고 하면 나는 조금도 주저 없이 문화라고 하겠습니다. 흔히 문화는 배부른 다음의 여기로 여겨지곤 합니다. 다소 어휘의 사용감이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냉정한 현실임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굶어 죽을 판에 무슨 문학이 있고 음악 미술이 있으며 차를 마시겠습니까!특히 맛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배고프면 쓴맛 단맛 가리지 않는 것이 당연지사이지요. 일단 이렇게 인정하고 차를 정의하자면 차는 배부른 다음에 쓴맛, 단맛 가리면서 마시는 음료가 됩니다. 그 속에서 개개인의 기호가 생겨나고 대중의 기호를 잘 맞춘 차가 인기 있는 차가되어 그 차의 문화와 함께 자리를 잡게 됩니다.

 

그렇다면 대중의 기호는 어떻게 수렴될 수 있을까요? 어떤 한 사람이 차를 마시고 맛있다고 하게 되면 맛있게 전파되고! 맛없다고 하게 되면 맛없게 전파된다. 두 사람이 마시고 한사람은 맛있다고 하고 한사람은 맛없다고 하면 영향력이 큰사람의 뜻대로 맛은 전파된다. 세 사람 이상이 마시게 되면 결국 더 많은 사람이 선택한 맛이 전파된다. 그렇게 전파된 맛이 하나의 영향력 있는 문화가 되고 이러한 문화를 견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이 경주되어 오늘날의 차 문화가 형성된 것입니다.

 

정답은 애초부터 없습니다. 그저 그렇게 형성되었고 우리는 그 문화를 좇아가고 있을 따름입니다. 이것이 문화의 속성입니다.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지금 당장 누구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문화를 만들어 낼 수는 없을까!물론 가능합니다. 다만 그 영향력을 얼마나 확대 재생산해낼 수 있느냐가 문화로서의 가치와 지속성을 결정짓는 요건입니다. 오운산의 시작은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기회가 주어졌고 저희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오운산의 문화를 형성하고자합니다. 이것은 차업에 몸담은 제 인생 마지막 꿈입니다. 그렇다면 오운산이 만들고자 하는 문화는 무엇이고 어떤 차맛으로 대중에게 접근할 것인가? 오운산의 경영이념으로 내세운 것은

당년호차(當年好茶) 경년신차(經年新茶)입니다

 

- 그해에 만들어 그해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차, 세월이 흐르면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 현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보이차의 맛은 햇차 보다는 묵혀야만 진짜 좋은 맛이 된다는 인식입니다. 즉 그해에 만든 차는 맛있게 먹을 수 없기에 묵혀 두었다가 먹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일견 지금에 와서는 당연해보이기까지 한 논리지만 오운산은 당년호차 즉 보이차는 원래 그해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차라는 이념으로 현제 시장의 견고한 논리에 정면으로 도전하고자합니다.보이차의 역사를 살펴보면 수백 수천년 동안 보이차는 원래 그해에 만들어서 그해에 먹었던 차였음을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몇 년이 지나면 버리는 차였습니다.

 

20세기 중반 이후 산업이 발달하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대량 생산 체제가 도입되었습니다. 더불어 중국에서는 문화혁명이 발발하고 가진 자들의 고상한 취미쯤으로만 여겨졌던 차 문화는 지하로 가라앉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것이 오히려 노차의 가치를 발견하고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차 산업은 다른 모든 산업과 더불어 대중화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산길을 따라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고수 차밭은 생산성을 이유로 파괴되고 경제 작물로 전환되었습니다. 80년대로 들어서면서 차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면서부터는 찻잎의 발아 개체수가 높은 품종이 개발되고, 공산당의 주도로 생산성이 높은 소수차 위주의 차밭이 조성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종류의 찻잎은 차성이 강하여 특히 맹고 대엽종 등 보이차 원료들은 그해에 맛있게 먹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보이숙차가 개발되고 대중적 소비자의 기호와 눈높이에 맞춘 차들이 대량으로 개발 출시되어 시장의 주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보이차들은 원료가 가진 질적인 한계 때문에 묵혀야만 좋은 차가 된다는 인식이 확산 된 것입니다.

 

모든 차는 출시될 때의 맛이 기준이 됩니다.홍차는 홍차 맛이 있고, 녹차는 녹차의 원래 맛이 있습니다. 그 맛이 변하면 변질된 것으로 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이차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시될 때의 맛이 전부가 아니라 계속해서 변해 가는 맛을 오히려 더욱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년신차(經年新茶) 세월이 흐르면 매년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보이차의 특징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고수 순료를 사용하여 원래 보이차가 가진 참 가치를 살린 당년호차(當年好茶) 즉 그해에 당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차를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게 만든 차라야만 세월이 흘러서 결국 역사를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시장은 어쩌면 변해가는 맛에 종속되어 원래 보이차가 가진 가치에 조금은 충실하지 못하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문화의 옳고 그름은 없지만 뿌리는 있다고 생각합니다.오운산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소중한 자원인 고수 차밭을 무작정 개발할 것이 아니라 저희의 경영이념에 따라 보호하고 이념에 맞게 되살리고자합니다. 매년 계획을 수립하고 적절한 시기에 한잎한잎 진정한 고수 원료를 수확하고 전통 가공 기법으로 생산하여 보이차 원래의 개념인 그해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차에 집중할 것이며, 나아가 경년신차 즉 매년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보이차의 특성을 살려 훗날 진정한 명차의 맥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오운산의 대리상 조건 첫째는 인품입니다. 사업의 성공 여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먼저 사람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유사 이래 모든 문화는 사람에 의해 창조되어진 것입니다. 대리상 계약 조건에서 설사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사람이 진실하다면 함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류의 소중한 자산인 고수차를 정성으로 만들고 전세계의 진실한 다우들과 나누며 함께 오운산의 문화를 열어가려합니다.

 

* 513일 잠시 귀국해서 518일부터 개최되는 대구박람회에 참가합니다. 5월 말 다시 윈난 쿤밍의 저희 차창으로 가서 제품 생산을 감독하고 68일 다시 서울로 귀국합니다. 68일부터 개최되는 서울박람회에 참가한 후 6월말 또다시 출국하여 중국 각 지역의 차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다소 빠듯한 일정이지만 제가 평생 꿈꾸던 일들을 하는 것이므로 즐거운 마음으로 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허락하시는 분들은 박람회 장에서나 제가 한국에 있는 동안 저희 가게로 오시면 잠시라도 제가 직접 만든 차 한 잔 올리겠습니다.

 

멍하이 일기는 30편으로 잠시 중단하고 31편부터는 이후 시간이 허락하는 데로 틈틈이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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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나산 고차수

 

멍하이 일기 29 - 병배(拼配)에 대하여 -

 

병배란 섞는다는 의미로 여러 가지 종류의 병배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지역 병배로 이쪽산의 모차와 저쪽산의 모차를 섞는 것을 말합니다. 그 이외에 년도병배, 등급병배, 계절병배 등이 있습니다.

 

병배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생산량을 늘리고 매년 일정한 맛을 유지 하는데 있습니다. 산업이 발달하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차를 마시는 사람도 자연히 증가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차도 옛날에 비하여 대량으로 생산해야 될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교통과 운송이 편리해지면서 대중의 일정한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한 병배는 본격적으로 연구 개발되었습니다.

 

대표적인 병배차로 대익의 7542, 7572 등이 있고 하관의 8653,7653등이있다. .대형 차창에서 출시하는 대부분의 차들은 병배차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옛날엔 병배라는 개념이 따로 없었습니다. 차농이 살고 있는 지역 주변의 차를 수확해서 적당히 섞었을 뿐입니다. 이렇게 생산된 차도 엄밀하게 말하자면 병배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범위를 더욱 좁히면 같은 집, 같은 차밭의 차도 토양, 생장 위치, 차나무의 수령에 따라서 각각 맛은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흔히 말하는 순료차를 병배를 의도하지 않은 병배 즉 자연병배(自然拼配)라 하고 현대적 방식의 병배를 산업병배(産業拼配)라고 구분하고 싶습니다.

 

사실 옛날 방식의 순료(자연병배)차를 제작하는 것은 가장 쉬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지역의 생잎이나 모차를 수매하여 그대로 가공 압병하여 생차로 출시하거나 발효시켜서 숙차로 만들면 됩니다.

 

오운산고차에서 2015년 봄에 10개 지역의 이름을 달고 처음 출시한 차들은 전부 고수순료(자연병배)차입니다. 앞으로도 매년 이미 소개한 지역을 제외한 두 세지역의 차들을 고수순료(자연병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일정 지역이 가진 진정한 고수순료(자연병배)차의 맛을 소개한다는 차원입니다. 2014년 멍하이에 가게를 오픈하고 첫 번째 차를 출시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준비 작업을 하였습니다.

 

병배 실험도 여러 번 하였지만 경험 부족으로 마땅한 결론에 도달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쉬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10개 지역의 고수순료(자연병배)차들로 우선 정직하게 인사를 드린 것입니다. 그러나 빙도, 만송 등의 고수차 가격 폭등으로 인한 순료 품귀 현상과 가격이 비싸다고 반드시 최고의 차는 아닐 수 있다는 자각에서 오는 회의감으로 고민하다가 2016년부터는 생태차와 더불어 고수순료병배차를 생산하게 된 것입니다.

 

가격이 비싼 차들은 대부분 그만한 이유들이 있습니다. 당연히 맛과 향이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몰리면서 지나친 희소성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아직도 맛의 가치에 비하여 저평가 되어 있는 차들도 많고 미개발된 지역도 있습니다.

 

현제 시장에 횡횡하고 있는 적당한 가격으로 적당히 섞어서 특정 지역의 이름만 내 세우는 차를 만드는 것은 내 양심이 허락지 않고, 정품 원료만 사용하여 한편에 몇 백 만원짜리 차를 출시하는 것도 차인의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유명 산지의 이름에 현혹되지 말고 다소 번거롭지만 그해에 생산되는 대부분의 차를 소신껏 시음하고 최선의 조합을 만들어 보자는 차원에서 병배차를 생산하게 된 것입니다.

 

2013년 석가명차에서 처음으로 만든 석가고수차는 당시 광조우의 병배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만든 차인데 지금은 가격이 너무 올라버린 석귀지역의 고수차와 포랑산의 고수 원료를 가지고 만든 차입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2013년도에 출시된 어떤 차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괜찮은 차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좋은 병배는 어쩌면 순료차가 도달할 수 없는 경지에 까지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6년에 출시한 오운산고차의 진. . 미는 그동안의 병배와는 개념을 달리하는 병배차입니다. 순료(자연병배)차는 그 지역의 순수한 맛을 드러낸다는 의미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지역이 가진 한계 또한 뚜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어딘지 모를 부족함을 보완하자면 굳이 한 지역의 순료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운산이 추구하는 차는 단맛과 쓴맛 떫은맛을 골고루 갖추되 어느 한 가지 맛이 두드러지지 않고 잘 조화된 차맛입니다. 물론 가격적인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한 기준에 맞는 지역의 순료를 선택하여 병배 하였습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고수품평병배(古樹品評拼配)차라고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매년 생산되는 불특정 지역의 차들을 일일이 시음하고 오운산이 정한 일정한 기준에 도달하는 최상의 원료들을 취합하여 출시 할 것입니다.

 

참고로 2016년 오운산고차에서 출시한 차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은 맹해지역에서 생산된 수령 500년 전후 고수차들을 일일이 시음하고 최종적으로 선정한 6개 지역의 원료를 오운산고차의 방식으로 제조 병배하여 만든 차입니다.

 

.은 임창 지역의 수령 300년 전후의 등티아오(藤條) 등나무처럼 가지가 휘어진 고수차들을 일일이 시음하고 최종적으로 선정한 4개 지역의 원료를 오운산고차의 방식으로 제조 병배하여 만든 차입니다

 

.는 이무 지역의 수령 100년 전후의 왜화(矮化)차 원래 고수차인데 주관을 잘라버려서 다시 자란 나무와, 미얀마 지역의 수령300년 전후의 고수차 그리고 파전 지역의 수령 100년 전후의 생태차를 일일이 시음하고 최종적으로 선정한 차밭의 원료를 오운산고차의 방식으로 제조 병배 한 것입니다.

 

고수황편차는 오운산고차 진. . 미에서 골라낸 황편과 맹해, 임창, 보이지역의 인연 닿은 차농으로부터 일부 수매한 황편을 병배하여 제작한 것입니다.

 

변경고수숙차는 포랑산 여름 고수차와 미얀마 가을 고수차를 병배하여 2015년 가을에 발효전문가에게 위탁하여 제조 하였으며, 201512월에 건조를 시작하여 20162월에 압병한 차입니다.

 

올해 2017년 오운산의 생산계획 또한 변함없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고수차 가격의 폭등 사드문제로 인한 한중 관계의 경색 등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들이 있지만 어려울수록 더욱더 바닥을 다진다는 마음으로 노력 하고 있습니다.

 

우선 년 초에 작년과 같이 첫번째로 변경고수숙차를 출시하였습니다.

매년 한가지 씩 보이숙차를 출시하고 있는데 작년엔 시장의 반응이 좋아서 출시한 지 6개월 만에 완판 되었습니다.(생산량이 1톤밖에 되지 않아서,,,) 작년에 출시한 숙차는 쓴맛이 조금 강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시장의 요구에 맞추어 쓴맛이 강한 포랑산 여름 고수차 량을 줄이고 단맛이 좋은 미얀마 가을 고수차를 늘려서 3톤을 생산하였습니다.

 

2016오운산기념차1kg 단독 포장으로 315일에 400편 출시하였습니다. 작년에 멍하이 가게에 들어온 200여 지역의 고수차 셈플들을 전부 병배하여(일부 지역의 생태차 포함, 지역이 너무 많아서 완벽한 병배는 어려움으로 제품의 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복불복...) 일부는 직접 구입한 원료들도 있지만 차농들이 셈플로 제공한 원료들이 많아서 한분에게 한 편 씩만 판매하는 조건으로 고객 감사 차원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였습니다.

 

5월에는 작년과 같이

오운산 진. . 를 출시할 것입니다.

고수순료차 향죽청(香竹菁)’ ‘방동(邦東)’ ‘파량(帕亮)’을 출시합니다.

고수황편차의 반응이 좋아서 올해는 6톤정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고객의 요구가 있어 100g 소병으로 노반장’ ‘빙도를 소량 출시할 계획입니다. 그 외 주문제작 차 몇 가지와 오운산 만의 특별 가공으로 출시하는 원시보이차原始普洱茶를 선보일 계획이며 100g 산차로 고급 포장한 각 지역의 단주차도 소량 출시할 계획입니다.

 

이미 모든 원료의 제작을 완료하여 차창으로 모차를 발송한 상태입니다. 생산이 완료되고 정식 통관을 거처 한국에 도착하는 날짜는 6월 중순경으로 예상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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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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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차산

 

멍하이 일기 28 - 2017년 봄차 시세 -

 

올해 봄차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첫물차 가격이 작년보다 높게 형성되어 관망하던 차상들이 많았는데 생산량의 감소로 점점 가격이 올라가서 더러는 올해 생산을 포기하고 올라가는 차상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생산량을 줄이는 쪽으로 결정하여 지금은 수매를 서두르고 있는 모양입니다.

 

올해 산지 가격을 묻는 분들이 많아서 대표적인 지역의 모차 가격을 1kg 단위로 현실 그대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노반장은 혼짜이(混在)라고 부르는 대수 소수가 섞인 차는 120만원 전후, 순료고수는 160, 단주(수령이 오래된 차나무를 따로 구분)200-300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빙도노채 - 혼재차 500, 순료고수700, 단주1000

빙도(지계,남박) - 혼재50, 순료고수80, 단주100-200

빙도(패왜,나오) - 혼재30, 순료고수50, 단주80-150

석귀 - 순료고수80

 

만송 - 소수40, 순료고수600

박하당 - 순료고수400

이무괄풍차왕수채 - 순료고수80

이무마흑채 - 순료고수35

이무낙수동 - 순료고수30

노만아 - 순료고수40

신반장 - 순료고수80

 

반분 - 순료고수40

하개 - 순료고수25

남나산 - 순료고수20

나카 - 순료고수25

경매 - 순교고수15

 

맹왕만나 - 순료고수25

파달만매 - 순료고수20

파사 - 순료고수20

미얀마 - A30, B15,C3

라오스 - A25, B10,C3

태국 - A15, B8, C2

 

기타 여러 지역 들이 있는데 비교적 많이 알려진 곳 위주로 알려드렸습니다. 1kg에 만원 전후의 차들도 있는데 주로 쉬우지엔(修剪)차 매년 가지치기를 하는 다원 차들 종류입니다. 대부분 기계를 이용해서 생산하는데 제가보기엔 살청과 유념은 큰 문제가 없는데 마지막 처리 과정인 건조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내에서 열풍기를 이용해서 건조하면 태양을 만날 수 없음으로 보이차의 특징인 쇄청차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차는 당장은 그래도 먹을 만하지만 후 발효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여름차와 더불어 숙차용으로 많이 사용하므로 일단 가격목록에서 제외 하였습니다.

 

올해 모차 가격은 전체적으로 작년에 비하여 많이 오른 곳은 50%이상 적게 오른 곳은 20%정도 오른 것 같습니다. 빙도, 노반장, 만송, 신반장 등 이미 비싸기로 유명한 곳의 차가 더 많이 올랐고 경매 등 생산량이 많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적게 오른 감이 있습니다. 어떤 지역은 실수로 동그라미를 하나 더 붙인 것처럼 보이는데 오타 아닙니다...

 

특이한 것은 신반장, 맹왕 만나, 석귀 등 저희가 2015년부터 애용하던 지역의 차가 두 배 가까이 급등한 것인데 어찌된 일인지 저희가 손만 대면 그 지역 차는 폭등하는 것입니다... 노반장의 진승차가 그렇고 진미호가 그렇습니다. 중국의 거대한 세력들이 그렇게 띄우려고 애를 쓰도 아직도 그대로인 차도 많은데 말입니다.

 

보이차의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의 작은 업체에서 조금씩 그 차를 취급한다고 해서 실제로 전체 시장의 영향력은 미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도 한류 영향 탓인지 한국 사람이 마시는 차라고 하면 바로 프리미음이 붙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빙도를 가보아도 그렇고 유명 차산지를 다녀보면 차농들이 한국 사람이 다녀갔다는 이야기를 자주합니다. 주로 TV 연속극을 통해 알게 된 문화 선진국인? 한국에서까지 그 지역을 다녀갔다고 함으로서 은근히 그 지역을 홍보하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위에 나열한 가격이 다소 비싸다고 느끼실지 모르지만 진정한 고수순료라면 할인하기 어려운 가격입니다. 그러나 시장엔 다양한 가격이 있습니다. 때론 원하는 가격에 맞추어 주기도 합니다. 물론 적당한 병배를 통해서입니다. 병배가 꼭 나쁜 것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좋은 병배는 오히려 순료차보다 더욱 괜찮은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다만 이윤을 위해 양심을 속이고 특정 지역의 고수 순료차라고 판매한다면 문제가 되는 것이겠지요.

 

오운산은 올해도 작년과 같이 고수순료병배차 진--미를 출시합니다. 그리고 고수 순료차 향죽청’, ‘방동’, ‘파량또한 출시합니다. 2010년 첫해에는 10개 지역의 고수 순료차를 출시했었는데 앞으로도 매년 그동안 출시하지 않은 지역의 고수 순료차를 두 세 가지 씩 선보일 계획입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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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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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좋아하는 차 맛은 무엇일까

 

멍하이 일기 27 - 고수차 소수차의 구분 -

 

어떻게 하면 차맛을 정확히 분류 할 수 있을까요? 매일 여러 산지에서 들어온 차들을 시음하지만 단주차(單株茶), 고수차(古樹茶), 대수차(大樹茶), 노수차(老樹茶), 중수차(中樹茶), 생태차(生態茶), 소수차(小樹茶), 태지차(台地茶), 교목차(喬木茶), 관목차(灌木茶), 밭차 등으로 구분되고 있는 차들을 단번에 구분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맛이 좋다 나쁘다 정도는 누구나 구분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도 절대적이진 않습니다. 개개인의 입맛이나 기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사람 입맛에 좋다고 해서 반드시 다른 사람의 입맛에도 똑같이 좋을 수는 없습니다. 특히 차업을 하면서 좋은 차맛을 찾는다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맛 보다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맛을 찾아야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좋아하는 차맛은 과연 또 어떤 맛일까요? 누구나 기분 좋아하는 맛이라 규정하기도 막연한 느낌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맛있다라고 표현하는 맛은 단맛에 중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달면 보통 달다 라고도 말하지만 맛있다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하지만 다른 맛은 쓰면 쓰다, 떫으면 떫다고 표현합니다. 쓴맛과 떫은맛도 맛있을 수 있지만 단맛에 비할 바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면 차도 달게만 만들면 될까요? 달면 다 맛있나요?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차의 맛이란 단맛이 중심에 있되 쓴맛과 떫은맛이 잘 어우러져 있는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 가지 맛이 두드러지게 되면 생각까지 치우치는 것 같아서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맛의 정답은 없습니다. 저마다의 입맛에 맞는 차를 구해서 즐기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오운산 차는 최대한 맛의 중심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병배차를 출시한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멍하이 현지에서 차업을 하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질문하는 것 중에 하나가 고수차와 소수차를 어떻게 구분하느냐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아주 어렵습니다. 그러나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원료를 구해서 좋은 차를 만들자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음다(飮茶) 지식입니다. 어떤 분들은 마치 커다란 비밀처럼 좀처럼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나누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별것도 아닙니다. 제가 차업에 전념한지 20여년 저절로 알게 된 비밀 아닌 비밀들을 다 같이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찻잎의 무게가 다릅니다. 마셔보지 않고 외형으로 차를 구분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하면 대부분의 고수차는 약간 두텁게 느껴지고 탄성이 좋습니다. 그리고 한손으로 살큼살큼 들어보면 조금 무겁게 느껴집니다. 직접 살청을 하고 유념, 쇄청을 하다보면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아마도 소수차보다 고수차에 내제된 영양물질이 풍부해서 그럴까요...차농들은 평소에 거의 차를 마시지 않지만 신기하게도 대충 들어보고 판가름을 하곤 합니다.

 

맛을 보면 좀 더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데 첫 번째로 고수차는 향기가 풍부하고 진합니다. 차를 우린 첫 번째 숙우에서 가장 농밀한 향기가 올라오는데 숙우를 흔들며 바람을 불어넣으면 더욱 진해집니다. 소수차도 유념을 강하게 하면 향기가 조금 진해질 수 있지만 고수차와는 다르게 약간 탁한 향이 돌출합니다. 저는 습관처럼 차를 마신 다음 찻잔에 남아 있는 향을 맡아 보는데 좋은 고수차일수록 잔에 남는 향이 진하고 황홀합니다. 맛도 저는 소수차에 비하여 고수차는 무겁다고 표현 하겠습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소수차는 가벼운 맛이라는 뜻인데 맛을 무게로 표현한다는 것이 적절치 않지만 자주 마시다보면 어쩐지 그렇게 느껴집니다. 고수차는 입안에 머금는 순간 꽉차는 느낌이 있고 여러 가지 맛이 입안을 기분 좋게 자극하지만 소수차는 약간 달달하면서 가벼운 물맛이 느껴집니다. 삼키면 고수차는 약간 간질간질한 느낌이 목안에 남고 소수차는 그냥 훌러덩 넘어갑니다...(맛을 표현하자니 지금 이 순간 제 글이 한참 모자라다는 생각을 합니다.) 잠시 후 고수차는 천천히 흔히 회감이라고 부르는 기분 좋은 여향(餘香)이 식도를 통해 솔솔 올라옵니다.

 

소수차는 그냥 마실 때의 달달 쌉쌀한 맛이 끝입니다. 아무리 마셔도 회감 같은 뒤 소식은 없습니다...그리고 다 우리고 난 찻잎을 살펴봅니다. 고수차는 대체로 찻잎의 중심선이 뚜렷하고 가로로 펼쳐진 가로선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소수차도 눈 크게 뜨고 보면 잘 보입니다.,.마지막으로 찻잎을 문질러 봅니다. 소수차는 쉽게 뭉개지고 천년 고수차는 섬유질이 많아서 그런지 아무리 비벼도 찻잎 형상이 잘 파괴되지 않습니다. 이상으로 제가 알고 있는 고수차 구분의 비밀 아닌 비밀을 말씀드렸습니다.

 

이것은 저 개인의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임을 밝히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더러 있다는 것도 밝힙니다. 역시 맛을 글로 표현하자니 참 어렵습니다. 그 외에도 개인에 따라 여러 가지 자기만의 노하우 들이 있겠지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차의 기운이라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저는 아직도 정확한 기운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좋은 차를 마시면 어께 쪽이 약간 따뜻해지고 아무리 좋은 차도 많이 마시면 머리가 띵한 정도를 느낄 따름입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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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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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이 일기 26 - 차농들의 진화 -

 

오늘은 저희가 차를 생산 하면서 매일 같이 만나고 있는 차농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해마다 봄철이면 전 세계에서 보이차업을 하는 분들 또는 마니아 분들이 윈난성으로 몰려듭니다.

 

윈난성에서도 시솽반나 멍하이는 노반장을 비롯한 유명 고수차 산지가 집중되어 있고 전통적 보이차 산지인 이무 지역 또한 가까이에 있어서 보이차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방문하고 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엔 날씨나 온도가 보이숙차의 발효에 최고의 조건을 갖춘 곳으로 알려지면서 린창이나, 푸얼 등에서도 원료를 멍하이로 옮겨와 발효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보이차를 압병하는 차창도 빠공리(8키로)라고 부르는 멍하이 도심에서 8km 거리에 있는 지역에 공단 형태로 집중되어 있고, 각종 모차 보관 창고도 집중적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모차 시장은 기존의 멍하이 시내에서 신시가지를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신하이화위엔(鑫海花園), 하오위차청(浩宇), 찌아밍차후이(佳茗), 티엔푸샹차예시창(天福祥), 쓰하이차청(四海)등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600여 곳에서 최근에 3000여 곳으로 증가하였는데 지금 짓고 있는 가게까지 합하면 조만간 5000여 곳을 상회할 것 같습니다. 멍하이가 보이차 생산 전진기지에서 점차 적으로 수도로 변모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보이차 가게가 갑자기 이렇게 늘어난 이유는 물론 보이차 음용 인구의 증가에 따른 산업의 발달에 기인할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과 달리 현제 멍하이에 있는 가게의 80%정도는 차농들이 오픈한 가게입니다. 고수차 가격의 폭등으로 인하여 차농들에게 여유 자금이 생기고, 옛날엔 큰 차창에 생엽을 납품하던 단계에서 초제소를 짓고 가공하여 모차를 납품하는 단계로 발전하더니 지금은 시내에 가게를 오픈하여 직접 손님을 상대하는 단계로 진화한 것입니다. 차밭을 가지고 있는 많은 차농의 자손들이 이미 멍하이에 가게를 오픈했거나 준비 중에 있습니다.

 

더러는 일찍이 외지에 나가서 이런 저런 직업을 전전하다가 찻값이 오르면서 고향으로 돌아온 분들도 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부모들이 가게를 차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아가 아직은 소수지만 직접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차박람회 등에 참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차농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역시 원료의 자가 조달일 것입니다. 자기 차밭에서 자기가 수확하여 자신이 가공한 원료이기 때문에 원가 제로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생잎이나 모차를 수매하여 생산하는 저희와 비교하면 훨씬 유리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아이러니 하게도 차를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늘 차밭 가까이 자라왔고 일상처럼 차를 생산해 왔으면서도 차의 가치가 오늘날 이렇게 폭등하기 전까지는 한 번도 집중해서 차를 마시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쩌다 찻값이 오르니 생계형으로 차업을 시작한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차에 관한 역사나 맛의 철학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무지한 편입니다.

 

참외 밭 주인이 참외 맛을 잘 알까요?

참외 장사가 잘 알까요?

제가 생각하는 정답은 참외 사먹는 사람이 가장 잘 알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차도 많이 집중해서 마셔본 사람이 맛을 가장 잘 압니다.

 

괜히 죄 없는 차농들을 폄하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농사꾼이라고 평생 농사만 지으라는 법은 없지요.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좋은 자산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정말 좋은 차 만들어서 차 업계에 우뚝 서는 차농이 출현하기를 바라는 바도 있습니다. 다만 잠 안 오는 날 구름의 남쪽 한편에서 생각하니 세상이 이렇게 어지러운 건 저마다 자신의 자리를 모르거나 알고도 내팽개치고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농사꾼은 농사 열심히 잘 짓고, 장사꾼은 양심껏 장사하고, 정치꾼들은 정치... 아이고 마 잘 쫌하고, 차인들은 좋은 차 잘 구분해서 마셔주면 좋은 세상 될 것 같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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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이공신짜이(回貢新寨)에 초재소 공사중일때

 

멍하이 일기 25 - 초제소( 初制所)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집이 있는 마을인 후이공신짜이(回貢新寨)에 초재소를 하나 지었습니다. 초재소란 보이차를 일차 가공하는 장소로 찻잎을 가까운 시간에 운반할 수 있는 곳, 주로 차밭 가장 가까이에 있는 마을에 짓습니다. 반펀, 파사, 뿌랑산, 징마이 등에 차농과 협조 관계에 있는 초재소가 있지만 자주 이용하기엔 거리가 멀고 바쁜 철엔 자유롭게 사용하기에도 불편함이 있어 고민 끝에 준공하게 된 것입니다.

 

일층엔 위조실과 유념기계를 설치하고 바깥쪽엔 살청하는 가마솥을 두 개 걸었습니다. 이층은 창고, 삼층은 투명한 지붕을 덮어 흐린 날이나 비가 올 때도 일정부분 쇄청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마을 주변의 산에 고수차는 없지만 50년 전후의 생태차밭이 제법 있고 멍하이 가게 점장 직원 집에도 차밭이 2000평가량 있어서 원료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올해부터 일정량 오운산 생태차라는 이름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모든 가공 과정을 꽤 부리지 않고 착한 초등학생 글자 배우듯이 해서 그런지 가격대비 아주 정직한 맛이라고 덕담들을 하십니다...물론 모든 차의 기본은 원료입니다. 원료의 가치가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절대적 요소이지만 가공 또한 중요합니다. 차는 일종의 종합 문화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차의 정신을 담은 적절한 가공을 통해 새로운 맛의 문화를 창조할 수도 있습니다. 채엽하는 과정도 그렇지만 위조나 살청 유념 건조까지 그냥 곁에서 보고 배우는 것과 실제로 해보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초재소를 직접 지어면서 또한 여러 가지 경험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살청 가마솥을 설치하면서 높이와 각도를 맞춘다거나 연통의 위치와 길이 등을 조절하는 것도 직접해보지 않으면 감을 잡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직원 친척 중에 건축업을 하는 사람이 있어 믿고 공사를 맡겼는데 이분이 도대체 완전 오리지날 중국판 만만디라서 2월에 시작하여 보름이면 된다던 공사를 3월 말에야 대충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일을 한 날자는 실제로 보름정도인데 운전면허 시험 치러 간다고 아니 오고!

친구 생일이라고 쉬고!

모심는다고 아니 오고!

 

햇차는 솟아져 들어오는데 일은 주구장창이고 제 속이 다 새까맣게 탔습니다. 직원 친척이라서 심하게 뭐라 하기도 그렇고 좋은 말로 몇 마디 하면 하여튼 보름만 일하면 된답니다. 한국씩으로 날짜 계산을 한 내가 잘못한 것도 깨닫게 되었답니다...

 

철골 구조로 비교적 간단하게 지었는데 바닥 면적이 100평방미터 정도니까 3층까지 300평방미터 한국 평수로는 100평정도 됩니다. 건축비용은 만만디 인건비까지 다 포함해서 삼천만원 정도로 한국에 비하면 아주 저렴하게 지었습니다. 현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멍하이의 직원 평균 월급은 보통 2000위안 한국돈 35만원 정도로 아직은 낮은 편입니다.

 

한국과 현지의 쌀값이나 고기 값을 비교하면 다섯 배정도 차이가 납니다. 생활비 지출을 생각하면 주거 환경은 한국이나 별 차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희 직원들에겐 이보다 두 배를 주고 있습니다. 금전으로 직원의 마음까지 살 수야 없겠지만 외국인 회사니까 보람을 가지고 하자는 뜻을 담았습니다. 특히 요즈음은 한.중 관계가 좋지 않다보니까 여러 가지로 신경 쓰이는 일들이 많은데도 솔선해서 너무도 열심히 하는 직원들의 고마운 노력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고 싶을 따름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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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에서 쇄청

 

멍하이 일기 24 - 쇄청(晒靑 건조하기) -

 

유념이 끝나면 곧바로 쇄청(晒靑)에 들어갑니다. 햇볕에 바짝 말리는 것인데 대나무로 짠 넓은 멍석 등에 골고루 널어 줍니다. 날씨가 좋은 날은 5시간이면 바짝 마르지만 흐린 날은 8시간 정도 걸립니다. 모든 차 제작의 마지막은 건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작은 채엽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홍차 녹차 등 각종 차의 제작 기법에 따라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지만 결국 마지막은 건조를 통해 완성되는 것입니다.

 

건조의 방법 또한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홍청기 즉 기계로 열을 발생시켜 바람으로 불어서 건조 시키는 방식, 초청 녹차처럼 가마솥에서 다시 여러 번 덖어서 건조시키는 방식, 보이차처럼 햇볕에 말려서 건조 시키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이차의 건조 방식은 아주 원시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계 혹은 인공적인 가공 없이 햇볕에 그냥 널어서 말리기 때문에 완전히 자연속에서 완성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이 숙차는 일차로 완성된 차를 다시 발효시켜서 재생산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보이차의 또 한가지 특징은 일차 가공을 통해 완성된 차이지만 계속해서 변화하는 차라는 것입니다. 모든 차들은 출시될 때의 맛을 기준으로 합니다. 그래서 녹차는 녹차의 맛이 있고, 홍차는 홍차의 맛이 있는 것입니다. 그 맛이 변하면 그 차의 가치는 감소하거나 없어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보이차는 햇차로 출시한 맛과 10년이 지난 보이차의 맛은 다릅니다.

 

더구나 50100년이 지나면 완전히 새로운 차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운산은 경영이념으로 당년호차(當年好茶)와 더불어 경년신차(經年新茶)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해의 좋은 원료를 사용하여 제대로 만들면 당장 맛있게 먹을 수 있고 세월이 흐르면 매년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차가 제가 생각하는 보이차의 정의입니다. 다른 차들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의 차인 것입니다. 제가 중국의 여러 도시에서 열리는 차 박람회에 한국인이 만든 보이차라는 문구와 오운산의 경영이념을 걸고 참가하면 방문하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첫 번째로 묻는 질문이 오운산이 어디에 있는 산이냐는 것입니다.

 

悟云山은 산 이름이 아니라 깨닫다 , 云南 운남성, 茶山 차산오운산 즉 운남의 차산을 깨닫다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라고 대답하면 그 깨달음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당년호차 경년신차의 의미를 설명하곤 합니다. 언제부턴가 보이차는 묵혀서 먹어야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그러나 보이차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보이차는 원래 녹차처럼 그해에 만들어 그해에 먹던 차였습니다.

 

수백 년 동안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마을 주변의 고수차를 봄철이 되면 채엽하여 적당히 가공해서 그해에 먹던 차였습니다. 심지어 몇 년이 지난 차는 버렸습니다. 그러던 것이 1960년대 중국의 문화혁명을 기점으로 많은 것들이 파괴되고 고수차도 생산성을 이유로 대부분 배어지고 경제작물로 전환되었습니다. 80년대 이후 차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면서 부터는 대부분 생산성이 높은 개량형 차나무들이 식재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종류의 차들은 찻잎의 개채수가 높아서 생산성은 높지만 맛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고수차와 견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운남성의 보이차는 대엽종 원료가 많아서 떫고 쓴맛이 강하여 그해에 맛있게 먹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발효를 시켜서 먹는 보이숙차가 개발되고 생차는 묵혀서 먹어야 좋다는 인식이 점점 생기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오지였기에 아직도 남아있는 고수차를 사용하여 제대로 만들면 당년호차(當年好茶) 즉 그 옛날 그해에 만들어 그해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차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차의 역사에서 어쩌면 새로운 발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노차(老茶)의 가치개념이 보이차에서 확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파괴는 곧 창조를 의미하는 것처럼 문화혁명이 가저온 피해가 중국 전체적으로 심각하지만 보이차의 역사에서는 고수차의 파괴와 새로운 발견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것이기도 합니다. 아직은 당년호차와 더불어 경년신차(經年新茶) 즉 세월이 흐르면서 매년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차라는 말이 다소 어색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희가 일관되게 정직한 차를 만들고 성심껏 알리기만 한다면 오운산의 경영이념은 저희가 가진 최대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보이차의 변방이라는 한국에서 온 사람이 뭘 잘못알고 하는 얘기쯤으로 갸우뚱하게 생각하던 사람들이 저의 진지한 설명을 들으면 대부분 그 해석에 동의합니다.

 

쇄청을 설명하다가 잠시 이야기가 오운산 경영이념을 설명하는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오운산의 경영이념이 이 쇄청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쇄청 즉 유념을 통해 삐져나온 찻잎속의 내물질이 햇볕과 만나면서 보이차만의 독특한 맛이 형성되고 열풍기가 아닌 햇볕에 자연 건조함으로서 건조된 보이차 찻잎 속엔 아직도 10~12 %의 수분이 남아 있습니다.

 

이 수분이 보이차를 다른 모든 차와 구분 짓게 하는 변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분 속에 남아 있는 각종 효소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차맛을 변화시켜 매 순간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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