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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p 올칼라 정가 9,000원 / 표지 사진, 호급 보이차인 진운호

 

 

17년의 찻값,

 

17년 전 그 당시 한국에서 중국차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상인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업장이었으며, 세월이 흘러 2017년에 이르러서는 수많은 보이차의 유통과 특히 골동보이차에 대한 거래로 유명한 명가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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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향을 설명하는 정진단 대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4시 품향회는 일주일 전에 예약이 끝났고, 품향회는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참관인들은 11시 이후 개인적으로 오거나, 팀을 짜서 오는 분들 이곳에서 침향의 참 향이 무엇인가를 알고 가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침향을 설명하는 정진단 대표

유리관 속의 백기남 향

백기남

침향의 진위여부를 확인시켜주는 모습

현미경으로 본 침향

인도네시아침향

용연향

참관인들

품향회

석우미디어 동영상

전시장 문턱이 높지 않으니 관심있는 분들의 참관은 자신의 향기에 대한 행복지수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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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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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동차관

 

안국동차관에서의 침향특별전 첫날은 참관과 품향회 모두 성황리에 진행 되었다. 침향 전시회에 격려차 오신 중국향도협회 왕강 회장과 함께 저녁 식사후 다시 차관으로 와서 차를 마셨다. 정진단 대표는 송빙호 7g 남은 것을 내었는데 세사람이 매우 흥미롭게 마셨다.

송빙호 7g

 

송빙호의 진기는 골동보이차를 마셔본 분들은 아는 내용이지만 고유의 향기와 맛은 인위적으로는 흉내낼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덕화백자의 특징과 차를 내는 사람의 손맛이 더해서 인지 노차의 향기는 하루의 피로를 날리기에 충분했다.

송빙호 탕색

 

사봉용정 햇차

 

두 번째로 사봉용정 햇차를 마셨는데, 녹차 이상의 기운은 향과 맛 만으로만 평가할 수 없는 차였다.

 

동영상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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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향특별전 오픈하는 날

전시장 내부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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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천지운 차창 조감도

‘차창이란 무엇인가

서양에 티브랜드(Tea Brand)’가 있다면, 중국엔 차창(Tea Factory)’이 있다. 중국차의 세계에 입문하고 나면 하관차창’, ‘오주차창등 차창이란 이름이 붙은 차들을 만나게 된다. 차창()이란 차 농가들로부터 원료가 되는 차(모차)를 수매하여 보관, 병배(블렌딩), 가공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시장에 차 상품을 내놓는 회사를 말한다. 인도나 스리랑카, 중국 등지에서 차 원료를 수입하여 상품화하는 서양의 티브랜드와 달리, 중국에서는 지역 농가들로부터 직접 모차를 거래하는 차창의 이름 자체가 고유의 맛과 신뢰를 가진 브랜드로 통용되는 것이다. , 차창 주도의 시장은 차 원료 그대로의 맛과 향에 좀 더 집중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차 생산지 한국의 존재감 없는 한국차

㈜천지운 차창은 이런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우리 나라는 하동, 보성, 제주 등지에 우수한 품질의 차나무와 생육환경이 갖춰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의 티브랜드가 자체 다원을 통해 매우 한정적인 지역의 차만을 공급하거나, 소규모 차농가에서 각각 개별적으로 차를 생산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산업이 형성되기 위한 필수조건인 규모적인 맛의 결집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차 시장에서 한국차란 무엇인가?’라는 정체성 문제가 발생하며 소비자들이 한국차를 찾지 않는 악순환을 야기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한국차와 차시장의 발전을 동시에 꾀하는 천지운 차창

㈜천지운 차창은 중국의 차창 산업구조를 벤치마킹하여 한국차 원료 그 자체를 발견하고 발전시키고자 설립되었다. 국내 우수한 품질의 차를 다양한 지역으로부터 수매하여 보관, 병배, 가공, 수출 판매하여 농가들이 판매까지 도맡아야 하는 부담을 덜고 제다기술의 향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한편, 치열한 시장경쟁 속에서 고급화 다양화된 중국차를 개인 및 차 전문점 대상으로 소분 및 맞춤제작 형태로 공급하여 한국 차 시장의 고급화 및 대중화를 동시에 이끌어가고자 한다.

 

㈜천지운 차창은 약 1년 간의 준비를 통해 오는 4 20일 목요일 오후 2시에 준공식을 포함한 오픈기념행사를 연다. 행사는 박성채 대표의 인사말, 함평군 군수의 축사, 다양한 다도행사(중국 전통 가면극, 한국 생활차 시연, 장취호 중국 다예 시연, 한국 말차 시연 등), 테이프 커팅 및 차창 견학 순으로 약 2시간 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는 일반에게 모두 공개된다.

 

[㈜천지운 차창 오픈기념행사]

◌ 일시 : 2017 4 20일 오후 2

◌ 장소 : ㈜천지운 차창 중앙정원

◌ 주소 : 전라남도 함평군 학교면 마산리 757-1(동함평산단길 19-47)

◌ 문의 : 061-322-5067 / cjwcha@daum.net

◌ 홈페이지 : www.cheonjiwoon.com

* 당일 오전 8시 강남 공부차 티하우스에서 단체버스 출발

공부차 박성채 대표의 성공 신화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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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이 일기 17 - 윈난 차여행 일곱째날 이무 가는 길 -

 

운남에 내리는 비는 맑습니다.

찻잎을 스친 빗방울이 원시림 속에 물길을 만들어

란창강을 돌아 들녘을 적시고

강아지 . 도야지 . 병아리 더불어 사람이 삽니다.

이무고진 소학교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여전하고

주인모를 짐승들이 한가로이

아스팔트를 산책합니다.

때 되면 돌아가 주인이 남긴 음식을 먹고

때 되면 몸을 남겨 주인을 먹입니다.

 

언젠가 이무를 다녀오면서 남긴 글입니다. 빠름에 익숙해진 우리들은 갑자기 느림 속으로 들어가면 잠시 답답하고 혼란스럽습니다. 처음 중국을 다닐 때 도대체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는 이 나라의 정체성에 많이 혼돈스러웠습니다.

 

신용을 담보로 사업을 하는 저로서는 몇 번 손님들과의 약속 때문에 애를 태운 적이 있습니다. 느리지만 결국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그들의 행동 방식이 이해가 되지 않다가도 점점 나도 모르게 느긋해져가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꽃은 피고지고 또 열매를 맺습니다. 차산을 다니며 자연의 순리에 모든 걸 맡겨버리고 때론 훌훌 날려버리고 싶은 갈망들을 옮겨 보았습니다.

 

징홍은 멍하이보다는 약간 후덥지근합니다. 징홍은 평균해발500m 멍하이는1200m 정도 되는데 고도의 차이로 느껴지는 기온의 차이가 제법 큽니다. 멍하이도 사월이 되면 차산은 그래도 시원한편이지만 시내는 아열대 특유의 다습함이 있습니다. 일정의 편의를 위해 멍하이에서 징홍의 란창강변에 있는 호텔로 숙소를 옮기고 다음날 아침 이무로 출발합니다. 란창강 좌우로 분포해 있는 고육대차산과 신육대차산을 가로지르며 이무까지 약 세 시간 곳곳에 식물왕국이란 팻말이 보입니다. 멍하이에서 이무 가는 길 중간쯤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열대식물원이 있습니다.

 

연 평균기온이 21도 전후이고 강수량이 풍부한 이 지역은 중국에서도 아열대림 생태계가 가장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900여 핵타르에 달하는 면적에 4000여종의 희귀식물들이 재배 보존되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선 일정이 빠듯하여 간단히 기념 촬영만 하고 지나갔지만 북회귀선상의 푸른 보석지대로 알려진 이곳은 시간을 내어서라도 꼭 한번 들러볼만합니다. 길을 따라 사람의 손이 쉽게 닿을 수 있는 산비탈엔 주로 바나나와 고무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청나라 때 이무의 차가 황실에 진상품(進上品)으로 지정되었던 시절에 이곳은 아마도 전부 차밭이었을 것입니다. 청일전쟁이후 관리를 하지 않아 황패해졌던 차밭은 문화혁명을 기점으로 경제작물로 전환되었습니다. 비타민 공급원으로서 차가 생명과 직결된 티베트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먹을거리 해결이 최우선 과제였던 시절에 차는 그저 사치품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도 차밭을 찾아 오지로 들어가면 새까맣게 거스른 주전자를 숯불에서 꺼내어 주변의 빈 그릇에 아무렇지도 않게 차를 따라주는 토착민들의 정겨운 눈을 만나곤 합니다.

 

징홍에서 두 시간 정도를 달리면 이무 초입입니다. 여기서부터 꼬불꼬불한 오르막 산길을 삼십분을 올라가면 이무향(易武鄕)이라는 대문을 만납니다. 잠시 내려서 기념 촬영을 합니다. 세월의 격랑속에 이무 길가의 고차수들은 거의 사라지고 없습니다. 아직도 남은 이무지역 고차수를 보려면 몇 시간씩 산을 올라야합니다. 몇십 년전까지만 해도 이 일대에는 전부 고차수 밭이었을 겁니다.

 

보이차의 전성기로 알려진 청나라 시절에 이무 지역 보이차 생산량이 지금의 몇 배나 되었다고 합니다. 인구 비례로 따져보면 가히 엄청난 량이 생산 소비되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옛날의 차창 흔적이 그대로 보호되고 있는 이무고진으로 이동하여 아직도 남아있는 복원창, 동흥호, 차순호 등의 보이명가를 둘러봅니다. 지금은 유력 차창의 홍보 공간으로 내지는 탐방객들에게 기념품 정도로 몇 편씩 생산 판매하는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제 덩그러니 몇 그루 남은 이무의 고차수들과 쓰러져 가는 이무 고택을 바라보며 잠시 세월의 무상함도 함께 느낍니다.

 

저희의 이무기지에 들러서 올해 생산된 이무차들을 몇 가지 시음합니다. 마침 부허당(薄荷塘)에서 가져온 고수차 생잎을 말리고 있습니다. 가격을 물어보니 1kg60만원입니다. 모차로 제작하면 1kg300만원 가까이 되는데 작년보다 50%정도 오른 가격입니다. 올해 이무에서 생산되는 차중에서 만송(曼松)차와 더불어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손님들이 궁금해 해서 맛이나 보려고 해마다 조금씩 구하는데 그것도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올해도 예상과 달리 모차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아직 덜 알려진 지역까지 모차상들이 몰리면서 좋은 원료를 좋은 가격에 구하기는 점점 어려워져 가고 있습니다. 하필 제가 작년에 남몰래 점찍어 놓은 지역들이 집중적으로 오르고 있는데 좋은 차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어가고 있다는 반증일까요! 중요한 것은 가격보다도 정품이라는 생각을 합니다만 출시 가격을 생각하건데 자꾸만 치솟고 있는 가격이 고민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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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삼년째 경매산 근처의 경익차창에서 손님들 환영식을 했습니다. 2015년 한국 손님들 40여분을 모시고 차산 여행을 할 때 위잉빙의 남편인 옌종의 제의로 우연찮게 이루어진 행사입니다. 태족, 하늬족, 포랑족, 라후족, 등의 소수민족들이 자발적으로 각 민족의 고유의상을 갖춰 입고 같이 즐기며 노는 한마당을 여는 것입니다.

 

작년엔 프랑스, 스페인, 미국, 등에서 오신 손님까지 합하여 10여개 민족이 함께하는 자리가 연출되었습니다. 모두들 전문적인 배우가 아니라서 서툴고 진행 또한 허술하지만 다함께 즐긴다는 마음으로 참여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해가 더해갈수록 조금은 세련되게 연출하려는 모습이 보입니다만 아직은 춤도 노래도 그야말로 동네가수입니다. 때론 춤추는 중간에 음악이 꺼져버리고 노래를 하다가 부끄러워서 웃고 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 함께하기에 즐겁습니다.

 

매년 시솽반나 최대의 축제날인 포쉐이지에(물뿌리기 축제) 415일을 전후하여 거행하였는데 올해는 한국 손님의 일정에 맞추어 조금 빨리 하게 되었습니다. 경매산을 둘러보고 내려오니 대문 입구에 오색 찬란한 복장의 소수민족 아가씨 아줌마 할머니?들이 각종 악기를 요란하게 울리며 저희를 맞이해 줍니다. 저는 몇 번 경험하는 일이라 웃으며 들어갑니다만 다른 분들은 웬일인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두리번두리번 우쭐우쭐 입구로 들어갑니다.

 

널찍한 차창 마당에 저녁 햇살이 비취고 노동에 지치고 그을린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하나 둘 전통 의상을 차려입고 맑고 밝게 웃으며 마당을 돌고 춤추며 노래합니다. 한국 손님들도 답사로 마당으로 나와서 한판 놀아보라고 합니다. 마침 저희 오운산 한국 대리상인 모여사님의 민요 실력이 가수 못지않다고 소문이 자자한지라 박수로 모셨습니다. 밀양아리랑으로부터 시작한 답가가 박수 속에 그칠 줄 모릅니다...마지막엔 마당 중앙에 커다란 화분에 심은 차나무를 세워 놓고 손에손잡고 둥글게 원을 그려가며 라후족의 단결댄싱을 추어봅니다. 댄싱 스텝을 밟으며 빙빙도는 춤인데 처음엔 자꾸만 스텝이 꼬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익숙해집니다.

 

매년 이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해주는 옌종에게 뭐라 감사 표시를 하고 싶은데 같이 노는데 무슨 비용이 필요하냐는 한마디로 딱 자릅니다. 내년에도 많은 외국인 친구들 모셔오면 그걸로 충분하답니다. 다음날은 저희 오두막으로 먼 길 오신 손님들을 모셨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지붕에 중국 국기와 나란히 펄럭이는 태극기를 발견하고는 탄성을 지릅니다. ‘사드문제 때문에 이번 여행 내내 말씀들은 안하셔도 불편한 심정이었을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다행이 우려했던 상황들은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곳의 대부분인 소수민족들은 대도시와는 달리 정치적 현실에 무관심한 편입니다. 가게를 찾아오는 대도시 사람들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정치적 문제를 거론하지 않습니다. 혹여 사드문제 등을 거론하더라도 당당히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면 대부분은 이해하고 넘어갑니다. 제 논리의 주체는 항상 사람입니다.

 

전세계 어디에도 사람이 살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현실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뿐입니다. 나와는 크게 상관도 없는 일시적 정세에 일희일비 하고 왈가왈부 할 것이 아니라 저는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제가 원하는 정직한 차 열심히 만들어 국적 불문하고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과 향기로운 마음을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

 

아직도 완성이 덜된 초제소 마당에 둥근 탁자 몇 개 놓고 식사 대접을 했습니다. 며칠간 입맛에 맞지 않는 중국 음식 억지로 드시느라 고생하신 것 같아서 과일과 채소 위주의 상을 차렸는데 너무너무 잘 드십니다. 다락방차모임 회장 사모님은 망고를 얼마나 열심히 먹었던지 입 주위까지 노랐습니다...중국이 음식 천국이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윈난의 요리는 향신료가 비교적 강한 편이라서 여간해서 적응하기가 어렵습니다.

 

이곳에서 생활한지 삼년이 되어 가는 저도 소수민족의 식사 초대에 기꺼이 응하지만 아직도 불편한건 사실입니다. 아무리 적응하려해도 한국 사람인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가게 냉장고에 된장과 고추장을 넣어두고 식사 때마다 조금씩 꺼내먹고 있습니다.

 

마을 주위에 있는 저희의 생태 차밭에서 채엽해서 그늘에서 적당히 말린 찻잎들로 각자 돌아가면서 살청(殺靑) 체험을 합니다. 비비기를 해서 널따란 광주리에 널어두고 맑고도 깨끗한 윈난 햇살에 꼬들꼬들 말라가는 찻잎들의 비틀기를 지긋이 바라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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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반장 마을 입구

 

멍하이 일기 15  

 

린창으로 와서 향죽청, 석귀, 빙도, 경매산 등을 견학하고 귀국하신 팀을 뒤로하여 곧바로 멍하이 지역을 견학하고자 오신 팀을 맞이하였습니다. 부산여대에서 차를 공부하시는 분들과 오운산의 한국대리상 그리고 78세임에도 불구하고 정정하신 모회사 회장님 등 20여분입니다. 마침 멍하이 가게로 직접 찾아오신 한국 분들과 중국의 오운산 대리상 등 나중엔 30여분이 같이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해마다 봄차철이되면 전세계에서 보이차매니아들이 멍하이로 몰려듭니다. 린창과 푸얼, 이무, 지역을 찾는 분들도 많지만 아무래도 현제 보이차의 중심은 멍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왔다가도 반드시 멍하이는 들렸다가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곳이 노반장 지역을 비롯한 고수차밭들이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고 차창과 각종 보이차 관련 시설 또한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엔 보이차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가게도 3000여개로 폭증하였습니다.

 

포랑산 노반장을 오르는 길도 예전에 비하면 지금은 고속도로입니다. 주변의 신반장, 노만아, 반분, 하개 등과 더불어 일종의 보이차 실크로드를 형성하고 있는데 꼬리를 물고 늘어선 차량행렬이 옛날의 마방행렬과 대비되곤 합니다. 30인승 버스를 임대하여 노반장을 올랐습니다. 반분에서 노반장까지의 길이 아직은 흙길이라서 처음엔 대형버스가 오를 수 있을까 걱정했습니다만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노반장 대문에 도착하자 다들 기념 촬영을 하느라 바쁩니다. 아직도 노반장촌민위원회와 계약 관계에 있는 진승차창에서 일억여원을 들여 작년 시월에 완공하였다는 기록이 대문에 새겨져 있습니다. 2008년 진승에서 노반장을 개발할 때부터 진승의 한국총판을 했음으로 저는 헤아릴 수도 없이 여러 번 노반장을 올랐습니다. 제 기억에 이번이 네 번째 바뀌는 노반장 대문입니다. 찻값이 올라가면서 대문도 점점 크고 화려하게 변해갔습니다. 마을 입구에 전세계 어디에도 없을 산골 은행이 들어서고 옛날의 고즈넉하던 하늬족 촌은 산중의 별장마을이 되었습니다.

 

노반장 대문 앞에 버스를 세우고 걸어서 20여분 마을을 반바퀴 돌아 차왕수를 친견합니다. 천이백여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차왕수와 왕후수가 철조망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탐방객이 너무 많아서 차나무를 보호하려는 목적이지만 웬지 저는 갇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잠시 후 군복 비슷한 차림의 한 남자가 철조망에 채워진 열쇠를 열고 차왕수 곁으로 다가갑니다. 촬영 기사가 그의 동선을 따라 움직이고 핸드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던 그가 저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어디서 왔냐고 하길래 한국에서 왔다니까 들어오라는 손짓을 합니다. 알고 보니 차왕수의 주인입니다. 때마침 와주어서 일행 모두가 차왕수 가까이에서 기념촬영을 할 수 있어서 행운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올해 차왕수 경매 입찰 가격은 1kg에 약 육천만원으로 팔각정 상표로 알려진 차창의 협조 상인 양선생에게 낙찰되었습니다. 우리가 다녀간 다음날인 330일에 채엽 행사가 있었는데 차왕과 차후수를 합하여 생엽으로 12kg이 생산되었습니다.

 

가공을 하면 약 3kg의 모차가 만들어 지는데 3kg에 일억팔천만원입니다. 그야말로 조상 잘 만난 덕에 이 주인은 차나무 한 그루로 평생을 경제적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차나무가 죽지 않는 한 자손 대대로 영화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회장님이 올해 생산된 차왕수 차를 조금 구할 수 없겠느냐고 물어십니다. 이젠 많이 남지 않은 인생 사람들이 최고로 좋다고 하는 차 한번 맛이라도 보고 싶답니다. 손사래를 치며 만류했습니다.

 

올해 78세이지만 회장님 건강 상태를 보니 앞으로도 30년은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내년의 차왕수 경매에 참여할 방법도 문의 하셨는데 홍보를 목적으로 생각한다면 지출한 비용에 비하여 월등한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석가명차 오운산의 방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상념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노반장 121호인 파투의 집으로 향합니다.

 

그동안 노반장을 오르면서 개인적으로 여러 집들과 인연이 있습니다. 파투는 2014년 오운산을 오픈할 때부터 알게된 친구로서 노반장132가구중에서도 단주즉 수령이 오래된 차나무를 가장많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2015년 저희가 출시한 노반장 차왕수 차가 그의 집에서 10여그루 단주를 선택하여 생산한 것입니다. 작년에 파사 지역의 꾸냥과 결혼하여 이제 갓 삼개월된 아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노반장에 사는 강아지도 100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이 지역에 돈이 몰리면서 이혼율의 급증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파투는 정직하고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이던 배우려는 열의가 있습니다. 종종 저희 멍하이 가게를 방문하여 보이차 시장의 정보와 앞으로의 전망 등을 묻곤 합니다. 현제 노반장 지역의 한가구당 년 소득은 평균 사억 정도로 추정되는데 중국 물가에 비하면 엄청난 금액입니다. 돈은 벌기도 어렵지만 잘 쓰기는 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특히 특별한 노력 없이 생긴 돈은 관리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파두 집에서 올해 생산된 노반장 고수차를 마십니다. 노반장이 유명해진 이유는 쓴맛, 떫은맛, 단맛 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고 빠르고 화려한 회감까지 있으니 진정한 노반장 차를 한번 맛본 사람은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모두들 묵직한 노반장의 매력에 흠뻑 빠진 모습입니다. 몇 분이 구매를 부탁하는데 이런 경우 솔직히 참 난감합니다. 저희 같은 업자와 일반인들의 가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파두 집은 저희의 오랜 친구로서 특별한 가격에 주는데, 손님들이 있을 땐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옵니다. 저희를 믿고 이억만리를 날아오신 손님들을 생각하면 당연히 봉사가격으로 드려야겠지만 파두 입장에서는 원가가 오픈되면 곤란하다고 합니다.

 

현제 노반장의 시세는 1kg에 5000~8000위안 사이에 거래되고 있는데, 단주라고 불리는 특별히 오래된 차나무는 보통 일반 시세의 두 세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고수차의 비율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고 또 파는 사람에 따라서도 차이가 납니다. 어떤 손님은 집요하게 저희가 구매하는 가격을 물어보십니다. 제가 얼마라고 이야기해도 다음날 다시 찾아가거나 전화를 걸어서 물어본답니다...매사한 철저한 성격은 좋은 것이겠지요...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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