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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3.03 멍하이 일기 85 - 정월대보름 -
  2. 2009.10.28 [신간 안내] 저 너머 매화 꽃이 피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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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알 만드는 아이

 

오늘이 정월대보름입니다. 이곳 멍하이에선 위엔샤오지에’(元宵節)라고 부릅니다. 집집마다 한국의 동지처럼 탕위엔(汤圆)이라는 찹쌀로 빗은 새알을 끓여 먹습니다. 그런데 팥이 들어가지 않아서 멀건 맹물에 새알만 둥둥 뜨는데 여기에 벌꿀 등을 첨가해서 먹습니다. 맛은 그냥 그저 그렇습니다. 한국 풍습처럼 나이 수대로 먹으라면 괜히 나이 먹었다는 생각이 드는 맛이랄까요...

 

다른 가게는 대부분 문을 닫았지만 저희는 정상적으로 출근했다가 조금 빨리 퇴근하여 집안에서 직원 아이들이랑 새알도 빗고 모처럼 한가한 오후를 누렸습니다. 이곳 멍하이는 태족자치주인지라 원래는 다른 소수민족들처럼 정월대보름은 따로 쇠지를 않습니다.

 

대보름 불꽃놀이

 

대보름이 한족의 명절이지만 한화라고 부르는 전 중국인민의 한족 화 정책에 따라 신정과 구정 그리고 추석 등을 공휴일로 정하여 같이 쉬는 것입니다. 그런데 소수민족 그들의 명절은 또 따로 쇱니다. 또한 각 소수민족들마다 명절이 다르기 때문에 멍하이의 어떤 달은 한 달이 쭉 명절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족 명절에 초대받고, 태족 명절에 초대받고, 하니족 명절에 초대받고, 서로가 서로를 초대하여 먹고 마시고 놀다보면 그냥 한 달이 후딱 지나갑니다...

 

그래서 멍하이는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행복지수가 높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러나 일을 해야 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어떨 땐 참 난감합니다. 다행히 저희 직원들은 각종 명절에 상관없이 출근하고 특히 도부장은 제가 있는 동안에는 쉬는 날도 없이 잠잘 때 빼고는 온종일 함께합니다.

 

천성이 부지런하고 깐깐한 도덕선생님 스타일이라 조금만 삐뚤어도 가만히 보고 있질 못합니다. 어떨 땐 나도 하루 쉬고 싶은데 아침 일곱 시만 되면 다섯 살배기 아들 녀석이 방문을 활짝 열고 축구하자고 깨우고 아침을 먹고 나면 직원이 먼저 서둘러 차에 시동 걸어놓고 기다리고 있으니 꼼짝없이 출근입니다.

 

 여기서 대충 어정어정하다가 직원에게 얕보이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갈 것 같은 강박 관념도 있습니다. 멍하이에서 유일하게 한국인 이름으로 정식 오픈한 가게이고 줄 곳 생활하고 있어서 어딜 가나 눈에 뜨입니다. 자칫하면 가십거리가 될 수도 있어서 늘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반면에 이 모든 상황이 저에겐 오히려 기회이기도 합니다. 저만 매사에 착실히 생활하면 모든 것이 플러스알파가 되어 돌아옵니다.

 

 원래 잡놈인 제가 이곳저곳에서 고수차 시음할 때 운 좋게 산지를 몇 번 맞추었더니 보이차 도사로 알려지고, 아직 중국어가 완전치 않아서 말 수가 적은 것인데 천하에 점잖은 사람으로 소문이 났습니다...

 

보름달처럼 풍성한 저녁을 먹고 달이 뜨는 시점에 맞추어 직원들이랑 준비한 조그마한 폭죽을 터뜨려 보았습니다. 다른 집에서 워낙 요란하게 터뜨려서 깜짝깜짝 놀라며 불을 붙이고 새까만 하늘에서 빛으로 산화하는 불꽃들을 가만히 응시하였습니다. 그 너머로 멍하이의 달이! 대보름달이 솟아오릅니다.

 

가족들 생각이 우선 날 것 같은데 머릿속엔 온통 오운산 생각뿐입니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더 미안합니다. 다행히 잘 자라준 딸들, 불편한 몸으로 출근하고 있는 아내, 그리고 엄마! 어머니!...

 

이번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코빼기만 비추고 이역만리 타국에 와서 보름달을 마주하니 갑자기 엄마!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이 나이에 무슨 청승 서럽게 엄마라지만 저는 아직도 구순 어머니를 그냥 엄마라고 부릅니다. 아직도 반말로 말하고 때론 어거지도 부립니다. 그럴 때 마다 어머닌 저 녀석 언제 철 더냐고 나무라시지만 그냥 웃어 주십니다.

 

오늘은 대보름 바이주를 한잔 했더니 이야기가 자꾸 엉뚱한 방향으로 갑니다. 그야말로 일기가 되어버렸네요. 다음 편엔 좀 더 알찬 내용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충성!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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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 공부를 시작하며 한자 공부를 더 깊게 접한 작가 양순화의 첫  차 시집. 초의, 다산과 난설헌의 시를 보고, 그들과의 교감을 위해 한시의 가르침을 행원 윤경혁 선생으로부터 받았다.

쉰에 차(茶)에 취하고 예순에 시(詩)에 취하더니 젊은 날 깊은 질곡에서 찾아 헤매던 삶의 답을 결국 운자(韻字)에서 설핏 보았을까?  더러 부드러운 고갯짓으로, 더러 촌철 같은 깨우침으로 시구절을 앞세우고 다가온다. 부제목은 “차와 삶을 길어올린 향기로운 詩心(시심)”- 배유안선생

- 목차 -

l.新春茶會 ‘신춘차회’

2.新春夜‘신춘야’

3.春信 ‘봄소식’

4.三陟近山‘삼척근산’ 5.晉陽湖‘진양호’ 6.嗜茶望雪山 ‘차 마시며 설산을 보다’ 7.驚蟄 ‘경칩’ 8.桃梨春風 ‘복사꽃에 봄바람 불고’ 9.看花外出 ‘꽃구경하러 외출하다’ 10.黃砂春日 ‘황사 부는 봄날’ 11.姜只在堂의 詩 ‘강지재당의 시 12.慶州春日 ‘경주의 봄날’

13.春分雨景 ‘비오는 춘분’ 14.和友人翁字 ‘벗의 옹자를 화운하다’ 15.夜坐有吟 ‘밤에 앉아 시를 짓다’ 16.妬花春氣 一首‘꽃샘추위 일수’ 17.妬花春氣 二首‘꽃샘추위 이수’ 18.多大浦暮海‘다대포 저녁 바다’ 19.多大浦船艙景‘다대포 선창 20.二妓臺 ‘이기대 21.初梅笑日 ‘처음 매화 피던 날’ 22.賞藏甁漬梅‘매실주를 담고’ 23.春花景 ‘봄꽃 구경’ 24.上加德島‘가덕도에 올라’ 25.南山七佛庵‘남산 칠불암’ 26.同窓會‘동창회’ 27.智異山‘지리산’ 28.和謝禮於素風 ‘소풍에 감사하며 화운하다’ 29.對馬島‘대마도’ 30.詠對馬島 ‘대마도를 읊다’

31.深夜煎茶‘한밤에 차를 달이다’ 32.洛東江岸‘낙동강 언덕’ 33.九曲仙茶‘구곡선차’ 34.寄茶文化古典院修了‘차문화고전원 수료에 부치다’ 35.滿開花樹下行‘만발한 벚꽃 아래로 가다’ 36.淸明野市‘청명 장날’ 37.淸明日雨中行 ‘청명날 빗속을 가다’ 38.夜望亭‘야망정’ 39.穀雨朝景‘곡우날 비오는 아침’ 40.洛東江臀峙景‘낙동강 둔치’ 41.普門湖‘보문호’ 42.雨風後登山‘비바람 친후 등산하다’ 43.影島‘영도’ 44.成知谷 一首‘성지곡 일수’ 45.成知谷 二首‘성지곡 이수’ 46煙臺峰‘연대봉’ 47.江村晩照‘강촌의 저녁’ 48.留七佛庵下茶軒 ‘칠불암 아래 찻집에 머물다’ 49.望水鍾寺 ‘수종사를 바라보며’

50.李晩用望水鍾寺次韻‘이만용의 망수종사를 차운하다’ 51.尋水鍾寺‘수종사를 찾아서’ 52.宿活水書室‘활수서실에 묵다’ 53.密陽谷米壽宴‘밀양골짜기의 미수연’ 54.五月村景‘오월 시골’ 55.端午節尋茶軒‘단옷날 찻집을 찾다’ 56.小滿節外出‘소만에 외출하다’ 57.送春歌‘봄을 보내는 노래’ 58.晩春‘늦은 봄’ 59.范成大의 晩春 ‘범성대의 늦은 봄’ 60.撤去洛東江籬‘낙동강울타리를 철거하다’ 61.題禪院 ‘선원을 시로 쓰다’ 62.離別‘이별’ 63.傷春 ‘봄이 가다’  64.外出芒種節‘망종절에 외출하다’ 65.李崇仁의 詩 ‘이숭인의 시’ 66.林亭晩吟次岑上人韻 ‘임정에서 저녁을 읊다’

여름 -
1.立夏風景 ‘입하풍경’ 2.六月慈藏庵林裏‘유월의 자장암 숲속’ 3.肇夏曉景 ‘초여름 새벽’ 4.遊剡津江邊茶園 ‘섬진강변 차원에서 놀다’ 5.剡津江邊雨景 ‘섬진강변에 비 내리다’ 6.登沒雲臺聖堂 ‘몰운대 성당에 올라’ 7.六月合歡木花 ‘유월 자귀꽃’ 8.合歡木花 ‘자귀꽃’ 9.南池邑 ‘남지읍’ 10.南沙村景 ‘남사마을’ 11.積雨節 ‘장마철’ 12.快雨 ‘소나기’ 13.夏庭‘여름정원’ 14.苦雨歌 ‘고우가’ 15.槿花‘무궁화’ 16.槿花村‘무궁화마을’ 17.夏日墓地‘여름날의 묘지’ 18.雨後祥林蓮池 ‘비온 후 상림 연지’ 19.偶詠 ‘우연히 시를 짓다’

20.颱風後江邊‘태풍 후 강변’ 21.屛山書院‘병산서원’ 22.夏日閒居‘여름날 한가로이’ 23.初夏夜散策‘초여름 밤 산책’ 24.露國小都‘러시아의 소도시 이르츠쿠츠’ 25.白夜 ‘백야’  26.湖中島 ‘호수 안의 섬’  27.白雨景‘소나기’  28.海濱夜景‘해변의 밤’ 29.夜間雨‘밤사이 비가 내리다’ 30.多大浦夜景 ‘다대포의 밤’ 31.九德山石泉‘구덕산 석천’ 32.登聖住菴 ‘성주암을 올라’ 33.八月江邊 ‘팔월의 강변’ 34.尹公壇 ‘윤공단’ 35.尋頭洞飯軒‘두동음식집을 찾아서’ 36.九潭里米壽宴‘구담리 미수연’ 37.宿森裏軒南海郡‘남해군 숲속 집에 머물다’ 38.向釜山港‘부산항을 향하여’ 39.四十階段‘사십 계단’ 40.夏夜海邊景‘여름밤 해변’

가을 - 1.高處小園 ‘아파트의 작은 정원’ 2.德山友軒 ‘덕산 벗의 촌집’ 3.仲秋節 ‘중추절’ 4.秋日省墓 ‘가을 성묘’ 5.蘆花秋景 ‘억새 피는 가을’ 6.乘鶴山葭 ‘승학산 갈대’ 7.乘曉汽車 ‘새벽기차를 타다’ 8.休日花村 ‘꽃동네의 휴일’ 9.秋茗寄朋 ‘벗이 가져온 추차’ 10.大波斯菊 ‘코스모스’ 11.佛影寺 ‘불영사’ 12.佛影寺路 ‘불영사 가는 길’ 13.濟川翫月 ‘강을 건너며 달을 즐기다’ 14.與友聽笛飮茶 ‘벗과 음악 감상하며 차를 마시다’ 15.見丹楓於九德山 ‘구덕산 단풍을 구경하다’ 16.寄提大琴夫 ‘첼리스트 남편에게 바치다’ 17.實家松 ‘친정집 소나무’ 18.寶鏡寺秋路 ‘보경사 가을 길’ 19.越松亭 ‘월송정’ 20.安軸의 詩 ‘안축의 시 21.西山大師의 詩 ‘서산대사의 시’ 22.六慶壇 ‘육경단’ 23.上乘鶴山 ‘승학산에 올라’ 24.幻仙窟 ‘환선굴’ 25.火花景 ‘불꽃놀이’

26.雨後滿秋 ‘비온 후 깊은 가을’ 27.洛東江落照 ‘낙동강 낙조’ 28.當甲年 ‘회갑을 맞이하여’ 29.彌勒島 ‘미륵도’ 30.彌勒島之朝 ‘미륵도의 아침’ 31.慶州南山 ‘경주남산’ 32.白露夜海邊景 ‘백로날 밤의 해변‘ 33.水邊公園 ‘수변공원’ 34.文殊菴 ‘문수암’ 35.九品寺 ‘구품사’ 36.李崇仁의 詩 ‘이숭인의 시 37.注山池 ‘주산지’ 38.游虹龍寺 ‘홍룡사에서 놀다 39.閨怨 ‘여인의 한’ 40.次韻蘭雪閨怨 ‘난설헌의 규원을 차운하다’ 41.病中言志 ‘병중언지’

겨울 -
1.山頭玩賞茗花 ‘산어귀에서 차꽃을 감상하다’ 2.冬柏花 一首 ‘동백꽃 일수’ 3.冬柏花 二首 ‘동백꽃 이수’  4.遊杜松半島 ‘두송반도를 거닐다’ 5.沒雲臺 ‘김춘원의 몰운대’ 6.沒雲臺 一首 ‘몰운대 일수’ 7.沒雲臺 二首 ‘몰운대 이수’ 8.冬海朝景 ‘겨울바다 아침’ 9.冬至曉 ‘동지새벽’ 10.歲暮景 ‘세모경’ 11.冬茶園 ‘겨울차밭’ 12大圓寺一枝庵 ‘대원사 일지암’ 13.東茶頌 ‘동다송’ 14.草衣禪師의 詩 ‘초의선사의 시 15.留草衣禪師 ‘초의선사를 머물게 하다’ 16.洛東江落照 ‘낙동강낙조’ 17寒夜水邊 ‘추운 밤 해변’ 18.陰曆十一月 ‘음력 십일월’ 19.汲心亭 ‘급심정’ 20.雪中偶題 ‘눈 속에서 우연히 시를 짓다’ 21.孤烹茶夜 ‘홀로 차 마시는 밤’ 22.地爐 ‘질화로’ 23.曉意 ‘새벽정경’ 24.晨海 ‘새벽바다’ 25.歲寒冬 ‘세한동 26.登金井山城 ‘금정산성을 오르다’ 27.慈藏庵 ‘자장암’ 28.慈藏庵歲寒景 ‘자장암 세한경’ 29.通道寺 ‘통도사’ 30.沙川茶園 ‘사천차원’

31.暮海 ‘저녁 바다’ 32.無心亭 ‘무심정’ 33.白雲菴 ‘백운암’ 4.禪雲寺 ‘선운사’ 5.尋極樂庵 ‘극락암을찾아’36.鏡峰禪師의 詩 ‘경봉선사의 시 7.靈鷲山通道寺 ‘영취산 통도사’ 8.食小豆粥 ‘팥죽을 쑤어 먹고’ 9.山茶花 ‘애기동백꽃’ 40,長陭 ‘나가사끼’ 41.多大浦曙景 ‘다대포의 새벽’ 42.尋愛子 ‘아들을 찾아’ 43.夜景砂漠 ‘사막의 야경’ 44.睡後 ‘자고 난 후’ 45.絶句 ‘절구’ 46.山泉煎茶有懷 ‘옹달샘 물로 차를 달인 추억’ 47.食後 ‘식후’

저자 양순화, 출판사 티웰, 284쪽 18,000원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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