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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화, 동정오룡 비새품 품평하기

 

우리나라에서 차관이나 중국차 전문점에서 회비를 내고 차를 품평하거나 시음하는 일들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3년 전이다. 지역적으로는 경주, 부산, 대구, 서울이다.

 

서울에서는 인사동에 위치한 고전문화(대표 황영하)에서 품평과 시음을 구분하여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는 필자가 참여하여 그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4시간 동안 진행되어온 대만 동정오룡 비새품 중에서 두등장, 이등장, 삼등장, 3종류를 비교 품평하였다.

 

사진 왼쪽에서 동정오룡 두등장, 이등장, 삼등장

 

녹곡현농회 춘계, 동계 동정오룡을 대상으로한 비새품 품평하기는 사실 일반적으로 도로변에서 세금내고 하는 상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모든 것이 공개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드리고 차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녹곡현농회 품평 결과를 가지고 우리는 이런 차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드려야 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받으면서 하나하나 살펴보는 그 과정이다.

 

오늘의 주인공 동정오룡 비새품

고전문화 황영하 대표, 동영상(석우미디어)

 

엽저 하나하나 살펴보고 동정오룡의 채엽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1아 3엽

차를 모두 품평한 뒤에는 냉수에 엽저를 담아서 다시 한 번 살펴본다.

녹곡현농해 2015년 두등장 엽저

이것은 대학원 차학과 품평 수업에서 해야 하는 일을 한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품평시간 분위기를 볼 수 있는 동영상(석우미디어)

 

황영하 대표는 중국어를 전공한 만큼 원서에서 찾아낸 자료를 아끼지 않고 공개하는 것에 더 많은 신뢰가 쌓여 오늘날 이런 비새품 품평하기를 할 수 있다. 대만의 대표적인 오룡차라 할 수 있는 동정오룡 하나를 가지고 이론과 품평을 동시에 진행하는 시간은 진행자나 참여자 모두에게 차란 무엇인가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를 깨우치게 한다.

 

문의: 고전문화(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5길 7)

전화: 02-722-0103

 

고전문화 지난 기사

2015/08/29 - 다미향담(190) 차왕수채와 경매산 고수차 시음

2015/07/11 - 다미향담(176) 대홍포의 밤, 1985년 천종대홍포 시음

2015/07/10 - 제13회 국제차문화대전, 코엑스에서 성황을 이룸

2015/07/09 - 다미향담(175) 진덕화 선생의 상품대홍포와 순종대홍포

2014/09/04 - 다미향담(118) 돌차상에서 마신 1997년 8502

2014/06/29 - ‘고전문화’ 이전 개업 특별전, 자사호의 역사

2013/10/28 - 홍차문화 특별전 리뷰

2013/10/22 - 고전문화 - 홍차문화 특별전

2012/11/25 - 고전문화/조기 자사호 전시회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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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목당 무이암차 품향회에서 정암 대홍포 내는 모습

 

한국에서 품질 좋은 무이암차가 수입되고 각종 차들이 이름값을 해온 시기는 대략 3-4년 정도가 된다. 그 중에서도 2015년은 가장 인기가 많았던 시기로 볼 수 있는데, 알음알음으로 좋은 차가 들어오는 것을 필자는 현장에서 느끼고 있다. 최근 서울이나 전국 각 지역에서 유료 차회를 할 때도 무조건 대홍포만 찾지는 않는다.

 

현실적으로 정암 대홍포를 만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무이암차 중에서 생산량은 많지만 품종이 명확한 무이수선이나 육계, 육계 중에서도 산지별로 구별되는 우랑갱 육계를 만나는 특별한 시간을 갖고 있다.

 

초목당 대홍포

 

지난날에는 민북 오룡차의 대표적인 차로 오직 대홍포만 찾았다면, 최근 지역별 특징이 뚜렷하고 품종별로 그 맛을 즐기는 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차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차들이 소비될 수 있는 여건과, 무이암차 시장이 외형적으로 무척 커졌다는 의미가 된다.

초목당에서 생산한 우랑갱육계, 대홍포, 노총수선 외

 

그런 중에 안국동차관에서 무이암차 시음회가 있었는데, 초목창 브랜드의 차로써 올해 생산된 극상품의 우랑갱 육계와 노총수선, 금년에 생산된 정암 대홍포와, 2010년 생산된 정암 대홍포를 비교 시음하였다. 이번에 마신 차 네 종류 모두 잘 만든 차였지만, 그래도 한 가지를 선정하라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우랑갱 육계가 우수한 차품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금사선향

우랑갱 육계

 

이번에 마신 네 종류의 차들은 모두 차 기운이 강해서 세 가지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암차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과, “만약에 한 가지를 더 마신다면 발효가 잘 된 보이차나 다른 흑차 류에서 한 가지 선정하는 것도 암차를 더욱 빛나게 마실 수 있는 자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차회를 마치고 나서 정진단 대표와 같이 나누게 되었다.

탕색

 

이번에 차 맛을 돋우어 준 것은 여러 가지 요소가 잘 갖추어진 부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덕화백자로 만든 찻잔이 일품이었고, 진한 감동을 남겨 주었다. 이 찻잔은 경덕진에서 만든 얇고 하얀 찻잔과는 다른 새로운 맛을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차를 마실 때 주니에 백자 유약을 입힌 넓은 찻잔도, 찻잔의 정형이 다름에서 느끼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참석자 정마리아, 우랑갱 육계의 향기를 맡는 모습.

마지막으로 마신 2010년 생산 정암 대홍포

 

특히 이날 함께한 국내 저명 작가인 G 작가의 글맛 못지않은 명쾌한 이야기는, 차만으로도 충분했던 분위기를 한껏 더 올려 주었다. 한 해를 마무리 해가는 즈음에, 수준 높은 암차와 멋진 찻자리를 만들어준 정진단 대표에게 감사한 마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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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대엽청병

 

지난 일요일 약속은 하지 않았지만 만날 수 있는 시간에 방문하니까 주인과 같이 세 분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 주인과 미리 약속을 하고 오신 두 분과 함께 여섯 사람이 한 자리에서 만났다. 필자는 늘 그런 자리가 새로운 맛을 탐구하는 기회가 되어서 즐거울 뿐이다. 이 날은 필자로서는 처음 접하게 된 80년대 대엽청병이라고 하는 차를 마시게 되었다

 

대엽 청병을 마실 때 공통적으로 첫 잔을 마시면서 장향 맛이 좋다고 한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이런게 장향이다. 요즘 참 만나기 어려운 차라고 하면서 장향이 잘 나온다는 말들이 그냥 연거푸 나오면서 뜨거운 차인데도 찻잔은 빨리 비워진다. 그 차가 60, 70년대 차가 아니라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입으로 볼 수 있는 차라고 한다.

 

필자가 이 차에 주목하게 된 점은 외형이 건강해 보였다. 굉장히 주관적인 말이지만 노차를 자주 접한 사람들은 이해 할 수 있는 말이다. 입안에서 장향과 쓴맛이 조금 어우러져 맛의 골격이 단단해 보인 차로서 발효가 잘 된, 앞으로도 진화된 맛을 보여줄 수 있는 차다.

좋은 차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화사하고 옹골찬 맛으로 결집시켜준 그 맛이 좋았다.

 

노차를 마셔본 분들이 병차를 털어내어 마시는 모습

 

명가원 김경우 대표는 차의 가장 자리를 한 번 마실 수 있는 만큼 털어내는 손 놀림이 재미있어 순간 동영상을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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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관 선생님의 차 내는 모습 

 

죽로다문화원 명로 윤석관 선생님을 최근 7년만에 만났다. 이번 방문은 필자의 졸고 한국현대차인 책 개정판에 모시기 위해서 찾아갔다. 그간의 일들을 간단히 전하고 윤석관 선생님의 계보와 같이 실리게 됨을 기쁜 마음으로 말씀 드렸다.

 

일주일 뒤에 자택에서 촬영 일정을 잡고 방문했다. 연세가 많으시지만 늘 엄숙한 분위기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자택 정원의 나무 하나하나 설명하시며 2층 차실로 안내를 받았다. 차실 옆에는 부처님을 모시는 방이 있고 차실에는 한국식 도코노마가 있다.

 

녹차

 

낮은 병풍을 치고 잎차 접빈다례 다법을 촬영한 후, 그 자리에서 녹차 한 잔 내어 주셨다.

차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부산이기 때문에, 부산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마음 편안한 차 한 잔을 마시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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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방 차도구

 

부산지역 차의 거리라고 하면 부산데파트 뒤에 있는 거리다.

찻집도 있고, 몇몇의 차도구 전문점이 모인 곳이다. 그 가운데 소화방이 있다. 외관으로만 보면 여러가지 골동품을 취급하는 곳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 안으로 들어가면 일본 차도구가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다. 좀더 자세히 보면 중국 차도구도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격을 갖춘 차도구가 자리를 잡고 있다. 보는이의 눈 높이에 따라 전혀 흥미가 다른 것일 수도 있다. 필자는 이곳을 어언 18개월 만에 찾은 것 같다.

 

차도구 전문점 소화방에서의 만남은 그래서 필자에겐 좀 더 재미난 곳이다. 재미난 자사호에 차를 주섬주섬 섞어 넣는 것 같이 보였는데 우려낸 차의 탕색을 보았을 때 찻잔과 받침, 그리고 차 맛이 어울려 나오는 그 맛이 무척 좋았다. 무슨 차인가 하고 물었다. 갑자기 낼 차가 마땅찮은데 현재 가지고 있는 차가 80년대 7532와 문혁전차가 혼자 마실 정도의 양밖에 되질 않아서 섞었다고 한다.

 

보이차8532와 문혁전차를 섞은 차

 

그런데 무척이나 괜찮은 맛이다. 다시말해 80년대 7532 맛 보다는 전차 특유의 맛이 더 힘있게 나온 맛이다. 그래도 요즘 말로는 노차반열에 들어가는 차들인데, 궁금해서 다시 한 번 물어 보았다. 이렇게 섞어서 자주 마시는가 하고. 섞어서 마시는데 의미를 두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서 집에서 가져온 차가 마시고 난후에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마셔보는데 괜찮은 것 같아서 마신다고 한다.

 

세월감이 좋은 찻잔이다

8탕 정도 마신 차의 탕색

 

차를 섞어서 마시는 방법에서 무엇이 맞다, 아니다,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다.

섞어서 마시는 방법론적인 문제이기에 그런 맛을 또 하나의 맛으로 즐기게 된다. 초보자의 경우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오랜 차생활 끝에 만나게 되는 것인지 모르지만 차가 좋고 사람이 좋을 때 상황에 따라서 즐길 수 있는 맛이다.

 

오래 마셔본 이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경험의 맛이라고. 그리고 응용편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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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화, 차왕수채

 

보이차를 즐기는 사람 가운데 고수차에 관심있는 분들이 많아 졌다. 그렇다고 고수차가 있는 차 산지를 확인하면서 차를 마실 수는 없다. 그저 차와 인연이 깊은 상인 중에서 서로 믿고 거래하는 가운데 좋은 차를 만나게 된다.

 

필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서 고수차 탐방 프로그램으로 답사를 가게 되면 언제나 중복해서 다니는 경우가 많이 있다. 여러 사람이 다니다 보면 힘든 길은 찾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런 차 산지 중에 차왕수채가 있다. 그곳을 가려면 이무에서 2시간 걸려 괄풍채로 가서 오토바이나 차를 이용하여 1시간 30분에서 2시간 30분 걸려서 도착하면 또 걸어서 1시간 30분을 가야 차왕수차가 나온다. 이곳에서 황영하 대표는 직접 만드는 작업 공정에 참여하여 완성해온 차를 이번 <보이차도감>에 넣기 위해서 촬영을 하였다.

 

차왕수채, 경매산 고수차 시음(석우미디어 동영상)

 

오후에 촬영한 차를 전해드리러 갔는데 그곳에서 도감에 나오는 차 두 가지를 시음하게 되었다. 처음 마신 경매산 차는 소엽종으로 깨끗하고 시원한 맛을 낸다. 쓰고 떫은 맛은 나지 않고 고수차가 가지고 있는 기본 품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차다.

 

두 번째는 차왕수채로서 입과 목이 시원한 맛은 고수차에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화~한 맛이 들면서 두터운 맛이 베어나온다. 흔히 말하는 잡향이나 잡맛이 나지 않은 순수한 맛이다. 이렇게 마실 때면 이 차가 과연 5년 뒤, 10년 뒤에는 어떤 맛으로 변할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 지금 이 맛으로도 현재에 충실하게 즐기는 편이 훨씬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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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암 차실

 

대구에서 바쁘게 일을 보다가 오후 4시경 택시로 이동하면서 (사)초암차도진흥협회 이욱형 이사장 님께 전화를 했다. 오전에 대구에 와서 일을 마치고 서울 가려고 하는데 혹시 시간이 되시면 잠시 뵙고 싶다고 했다. 흔쾌히 초암 차실로 오라 하시기에 530분에 만나기로 하고 일정을 맞추어 찾아 갔다.

 

여름인데도 초암 차실에는 숯불이 살아있다.

종형의 무쇠 주전자에서는 물이 끓고 있다.

오늘 필자가 오기 전에 손님이 다녀갔다고 하시며 차를 내셨다.

 

초암 차실(석우미디어 동영상)

 

다다미로 된 초암차실은 늘 정갈해 보였다. 그곳에서 차를 대접받았는데 무슨 차인가는 묻지 않았지만 발효차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것을 좋은 맛으로 내기 위한 주인의 노력은 정성이 가득 담긴 차 한잔. 무더운 여름 날씨에 몇몇 곳을 급히 다녀온 필자의 마음과 속을 시원하게 쓸어 내려 준 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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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정산차와 90년대 8582

 

차를 마실 때 두 가지 차를 섞어서 마시는 경우는 잘 없는 편이다. 그런데 보이차의 메니아 중에는 단품으로 마시기엔 조금 부족한 차를 보완하기 위해서 두가지를 섞어서 자신이 원하는 차 맛을 즐길 때가 있다.

그런 맛을 잘 내는 명가원 김경우 대표의 방법을 한가지 공개한다. 그래서 일요일 오전에 이번에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다. 20년 정도 된 궁정산차에 찻잎이 크고 강한 맛의 생차를 섞어보았다.

 

90년대 초반의 8582는 큰 찻잎으로 거칠고 강한 맛인데, 궁정산차를 섞어 마실 때에는 바디감이 느껴지고 맛이 고르게 나오게 된다. 궁정산차의 중간 평원같은 맛에 처음과 끝을 잡아주는 거칠고 강한 8582가 합쳐지면 단품으로는 부족한 것을 아주 매력적인 풍부한 맛으로 바꾸어 얻을 수 있다.

 

보이차 섞어 마시는 맛(석우미디어 동영상)

 

이 방법은 명가원 김 경우 대표가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독자에게도 그 방법을 알리고자 간단하게 동영상을 담았다. 실제 마셔보면 훨씬 재미있는 맛을 얻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보이차 섞어 마시는 다른 기사

2015/02/15 - 다미향담(155) 73청병과 97년 7542를 함께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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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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