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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보이산차

 

일요일에 약속은 하지 않지만 모이는 사람이 있다.

한 명이 올때도 있지만 지난 일요일 같이 또 다른 메니아의 부부가 자리에 함께 할때도 있다. 명가원 김경우 대표가 내어주는 차는 늘 다양하게 맛을 볼 수 있게 한다. 필자가 갔을 때는 주인과 k대표 남매가 90년대 7542를 마시고 있었다. 이런 차를 마실 때는 역시 보이차가 좋아라는 마음속 말을 하게 된다.

 

몇잔 마시고 있을 때 손님이 왓다. G씨다 늘 휴일에 만나는 멤버다. 또 한 분이 문을 열고 왔다. k씨다 그렇게 해서 기본으로 모이는 세사람에 k대표 남매와 주인 합해서 6명이다.

 

이때 k대표가 흰 편지 봉투에 담아온 차를 내어 보이면서 70년대 산차인데 집에서 자주 마시는 차라고 하면서 같이 마셔보자고 한다. 건차를 봤을 때 최근 유행하며 나오는 목질화된 80년대 산차나 70년대 산차라고 나오는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외형에서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지만 70년대의 산차가 분명하다는 점은 알 수 있었다.

 

손님이 가져온 70년대 보이산차를 우리면서

 

주인 김경우 대표는 자사호에 차를 넣고 물을 붓는 순간 이 차 오랜만에 올라오는 향이 참 좋습니다한다. 세차를 하고 나누어 마시는데 좌중 모두가 같은 말이다. 산차에서 이런 맛을 보는 것도 귀한 일이고 또 이만한 차를 만나기도 힘들다. 아니 요즘 같아선 만나뵙기도 힘들다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렇게 모여서 한 번씩 자기가 가져온 차를 음미하는 것이 최근 새로운 재미가 솔솔 붙었다.

 

지난번에는 G씨가 홍콩에서 선물 받은 90년대 녹인타차를 가지고 왔는데 요즘 볼 수 없는 재미난 맛과 더불어 향후 더 맛이 좋아지겠다는 중론을 얻게 되었다. 이제 찾아간 차 전문점에서 마시는 차와 가끔 손님끼리 가져와서 마시는 차 맛이 더해져서 찻자리에 새로운 재미가 늘었다.

 

요즘은 좋은 차를 한 잔 하기도 어렵지만

좋은 차를 가지고 있어도 선뜻 누구와 마실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워 진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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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다원 일본 차실

 

부산에는 중국차로 차회를 꾸준히 하고 있는 정화다원이 있다. 오모데센케류 다도계고장(茶道稽古場) 적조암에서 최미경 선생의 지도를 받고 있는 교육생이 선생님과 함께 정화다원 정기차회에 참석한다는 것을 당일 12시에 김성탁 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알게 되어 참석하였다.

 

정화다원이 차관으로서의 큰 장점은 중국차 전문점이면서 일본식 다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차를 마시기 전에 먼저 일본식 차실에서 김성탁 씨가 말차를 내었다. 적조암 회원들이 말차를 마시고 차도구 감상 순서에서는 현장 실습과 같은 분위기로 최미경 선생의 지도를 받는 시간도 있었다

.

참가자가 같은 회원이라 학습을 겸한 차회라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본 차회를 위해서 입식으로 된 차탁에 앉아야 하는데 옻칠 소반에 호박죽이 준비되었다. 그리고 세월이 많이 묶은 천량차가 오프닝 차로 나왔다. 이 즈음에서 술도 나왔는데, 원래는 정종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날은 특별한 날이라서 베리나인골드 21”을 내었다.

 

정화다원 송정화 대표의 차회 설명

 

호박죽과 술로 약간의 허기를 면하고 차를 마시는데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첫 번째 차를 마셨다. 1980년대에 숙차와 생차를 7:3으로 병배한 차다. 이 차는 주인이 90년대에 구입한 차라고 한다. 숙차로서의 고유한 향을 크게 느끼지 못할 만큼 정상적으로 잘 익은 차가 되었다.

 

다음으로 맹해차창에서 생산한 70년대 7542. 이 차는 계보있는 차로서 맛으로 본다면 대단히 좋은 차이지만 오늘 손님은 일본 다도를 배우는 분들이라 혹시 차성이 강하게 나올까 싶어서 조금 빨리 우려낸 맛이다. 필자같이 차를 진하게 마시는 사람에게는 조금 아쉬움을 가지겠지만  참석자의 기호에 맞춘 맛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회비 3만으로 이만한 차를 시음해 본다는 것 자체가 참가자에게는 복을 받은 날이고 주관하는 차관 입장에서는 나눔이라는 단어가 더 크게 다가오는 차회였다.

<이 날의 차회는 9월에 발매될 아름다운차도구 9권에서 만날 수 있다>

 

 

정화다원 지난 기사

2014/12/28 - 다미향담(135) 보이차 마시는 찻집

2013/12/22 - 다미향담(82) 정화당의 올해 마지막 찻자리

2013/04/16 - 다미향담(59) 정화당, 정화다원(찻집)이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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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탄화가 된 산차

 

보이차를 시음하는 자리에서 가끔은 황당한 일을 겪을 때가 있다. 이치에 맞지 않는 년도를 비롯하여 차의 제조공정을 조금만 알아도 할 수 없는 말들이 오고가는 것을 보면 요즘엔 함부로 우연한 찻자리에 함께 하기 힘들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보이차가 약은 아니다. 즐기는 차일 뿐이다. 모든 음식에는 우리 몸에 들어와서 제 역할을 수행하는 물질로 변화되듯이 그 성분과 체내 합성의 이유만으로 약으로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기본적으로 보이차라는 것도 맛을 보고 판단한다. 차에서 나타나는 음용 후의 열감을 두고 보이차를 평가해서는 안된다. 열감은 어느 차든지 일정한 품질과 정도가 되면 일어 나는 것으로 그것이 보이차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찻잎의 성품이라면 조금 가까울까 전체적인 차의 범주를 두고 말하자면 무리가 많다. 특히 최근에 자주보는 것으로 목탄화가 된 산차를 보면 이런 차를 조수발효 기법이 만들어진 이후의 차라고 하면서 50년대 말,60년대 초의 차라고하는 점은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는 70년대 산차라고 나오는 차, 80년대 산차라고 나오는 차들도 90년대에 만들어진 차들이 많다는 점은 그만큼 시장의 수요과 공급이 불균형이라는 것을 말해줌과 동시에 엉뚱한 수요가 그러한 공급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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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안차 광주리 

 

필자가 육보차에 대해서는 보이차 만큼이나 좋아한 적이 있다. 이제는 좋은 육보차를 만나지 못해서 그러한 감동은 없지만 그래도 지난날의 좋은 맛을 내어 주는 육보차를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좋은 맛을 내어준 차가 육보차가 아니라 운남 이무차로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육보차 광주리에 든 차가 육보차가 아니라 보이차 60년대 차를 마신 것이었다.

 

그런 진실을 알고 난 이후에는 오래된 육보차의 광주리를 보면서 외형과 맛을 확인하는 습관이 들었다. 그런 시점에 또 비슷한 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분명이 육안차인데 그 내용물은 육안차가 아닌 보이찻잎이다. 원래 육안차는 안휘성 차로서 소엽종인데 대엽종으로 만들었다. 그렇지만 맛은 90년 만든 차의 공통적인 맛인데 입창한 흔적이 보이는 차다.

 

육안차 내비

 

과거 같으면 이 차는 가짜다라고 할 것인데, 이제는 엄연히 육안차 광주리인데도 보이차가 들어 있으니 보이차라고 생각하고 마신다. 이날도 모 가게에서 서로가 알고 마시는 차인데 간만에 90년대 중반의 잘 익은 차 맛을 음미하고 온 시간이었다. 이런 것을 현실에서 보고 웃어넘기면서도 과거 차 제조 현실을 이해하며 즐기게 된다. 입창한 차인데 그 시대 대부분의 차들이 이런 맛으로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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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천종대홍포 시음

 

710일 <Tea gallery 고전문화>에서 대홍포의 밤 차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전체적인 분위기 사진만 기록하는 차원에서 황영하 대표에게 요청하여 저녁 840분에 차회 장소로 들어갔다. 모두 차를 마시기 직전에 여러 가지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며 분위기만 촬영을 하고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황대표가 오늘 진덕화 선생님이 만든 1985년 천종대홍포는 다음에 마실 기회가 없으니까 같이 마셔보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팽주 자리 옆에 자리를 만들어 차를 마시게 되었다.

 

주석 차통에 보관된 차를 꺼내는 것은 조금 전에 촬영을 해두었는데 그 차를 개완에 넣고 물을 붓는 순간, 그 향기는 신차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밀향과 꽃향이 어울려서 나오는 깊은 향기에 순간적으로 취해버렸다. 바로 옆에 있었기에 그 좋은 향기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고, 찻물에서의 향기와 맛은 품어져 와온 향기와는 조금 달랐다.

 

개완에 우리고 숙우에 따르는 그 광경을 보면서도 대홍포에서 이런 향기가 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세월의 맛 만큼이나 깊은 맛. 그 이전에 대홍포라고 생각지도 못한 이 향은 필자도 경험치 못한 것이었다.

 

필자의 시선을 더 끌었던 것은 바로 찻잔. 기품있는 청화백자로서 차와 도구가 함께 격을 갖추어 볼 수 있는 이런 자리는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로서는 5번째 안에서 거론 될 수 있는 기품이 있었다.

 

이젠 한국은 일본과 다른 차회가 되겠지만 도구를 아는 사람만이 누리고 나눌 수 있는 차회를 만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한 시간이었다. 귀한 시간, 함께 한 그 시간을 나눌 수 있게 해준 황영하 대표와 진덕화 선생 외 참가하신 모든 분들께 지면으로 감사인사를 드린다.

 

이번에 만난 대홍포는 보이차처럼 70년대 60년대를 나눈 것 같은 단순 생산연대의 비교는 적절치 않다. 그것은 대엽종, 중엽종, 차의 종자, 제조 방법, 보관 방법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1985년 대홍포는 순종대홍로서의 역사적 가치과 최상의 보존 상태에서 볼 수 있는 맛을 감지함에 비중을 두고 온몸으로 체감한 시간이었다.

 

고전문화 지난 기사

2015/07/09 - 다미향담(175) 진덕화 선생의 상품대홍포와 순종대홍포

2014/10/30 - 티 갤러리 고전문화, 무이암차와 봉황단총 전시회

2014/06/29 - ‘고전문화’ 이전 개업 특별전, 자사호의 역사

2013/10/22 - 고전문화 - 홍차문화 특별전

2012/11/25 - 고전문화/조기 자사호 전시회

2009/06/19 - [홍차] 불교미술품과 차도구 판매전에서 홍차다기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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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대홍포 첫 번째 탕색

청향으로 만든 순종대홍포

 

고전문화 황영하 대표로부터 대홍포의 명인 진덕화 선생을 모시고 인터뷰 차회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참석하였다. 필자가 평소 무이암차를 즐겨마시고 10여차례 다녀왔던 터라 그곳의 국가급 명인인 진덕화 선생과의 자리는 특별하게 여겨졌다.

 

평소 궁금했던 대홍포 모수에 대한 이야기와 대홍포의 맛에 대한 내용을 아주 귀하게 듣게 되어 좋은 시간을 가졌다. 이 기사를 어느 카테고리에 올릴까를 생각하다가 다미향담에 먼저 상품대홍포와 순종대홍포를 간단하게 시음한 흔적만 남기고 시음기는 다시 올리고자 한다.

 

인터뷰 기사는 질문과 답변의 시간에 다룬 내용 중에서 국내에 알려진 내용과 다른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하여 국내에서 무이암차를 애호하는 메니아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담아내려고 한다. 이번 인터뷰 차회를 통해서 고전문화가 무이암차 전문점이라는 사실도 밝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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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시간 탄배한 철관음

 

중국차를 즐겨온 차인이라면 2000년대 초, 국내에서 안계철관음을 즐겨마셔온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당시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철관음을 자주 많이 마시게 되었다. 북경의 차 시장에 가면 둥글게 앉아서 철관음의 꼭지를 따는 젊은 여자들을 흔하게 보게 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국내에서 철관음차가 중국을 대표하는 차 가운데 중요한 차로 인식될 때가 있었는데, 농약문제로 유통하는 업자들이 수입을 꺼리는 것도 하나의 원인일 수도 있지만 마시는 차의 종류와 취향이 바뀐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69일 명운당이 이전 개업하면서 보게 된 차는 장시간 탄배한 철관음이다. 중국 민남 오룡의 대표적인 철관음을 탄배하는 시간을 늘려서 노차를 즐겨마셔 왔거나 대만의 목책철관음을 기억하는 차인들이라면 거부감없이 마시게 되는 차라고 할 수 있다. 묘한 회감이 재미있다.

 

이날 마신 차는 2014년에 생산된 차를 탄배 시간을 길게하여 제품화된 것이다. 이런 차는 중국인들 가운데서는 흔히 잘 아는 차들이다. 목책철관음 맛이 살짝 나는 것으로 한 때 국내에 들여온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500g 단위로 항아리에 담아 판매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마시고 난 후에 돌아오는 뒷 맛이 재미가 있는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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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의 맛, 이상의 차도구를 만난 시간

 

동경에서 일본 다도 선생 댁을 방문하였다. 작은 집이라고 하지만 동경 시내에서 1층에 다도용 차실 2, 2층에는 주택으로 사용하는 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일본 사회에서 다도 선생으로는 안정적인 생활을 해온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날 오전 9시 히가시아베류의 이에모토 집을 안내 해주신 분으로 이에모토와 인터뷰를 마치면 자신의 집에서 차 한잔 하자고 하여 방문하게 된 집이다. 두 개의 다완을 준비하여 말차를 타 주었는데, 노련한 선생님 들의 공통점은 격불하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극도로 단순한 동작으로 차를 내지만 그 맛은 정성이 가득 담긴 맛이다.

일본에서는 차선생이라고 하면 반드시 찻물은 무쇠 솥에서 끓인다는 점이다. 다식은 언제나 말차용 다식이 준비되어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무대에서 연출할 때는 돌솥이나 무쇠 솥을 가지고 하지만 실생활이나 교육에서는 대부분 전기포트에 물 팔팔 끓이고 차를 낸다.

다다미 두 장 공간의 차실(동영상)

말차 내는 모습(동영상)

 

늘 그렇게 비교하며 일본의 많은 차회에 참석하여 느낀 점이지만, 오늘 새삼스럽게 이야기를 하게 된 점은 이분은 차도구에 대한 이해가 깊고 높은 수준의 도구를 소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귀한 시간을 보냈다. 참으로 고마운 점은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도구에 대해서 아주 깊이 있는 내용을 알고 있는 점, 그리고 그것을 우리에게 자세히 알려주려고 하는 점에서 다른 선생님과는 다른 특별한 차인을 만나서 말차 한 잔을 대접받았다는 점이다.

선생님의 양해를 구하고 동영상을 간단하게 촬영했는데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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