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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노반장

 

2007117일 석우연담을 시작하였다. 그동안 차의 세계를 다양하게 조망해 보았다. 특히 필자의 중국 탐방과 취재가 많았던 관계로 중국쪽의 소식이나 정보가 많이 올라온 것은 사실이다.

2010년 여름 즈음 다미향담이 시작되고, 석우연담의 글들이 점차로 많아지면서 보이차에 대한 정보들이 많아졌다. 지난 4-5년간의 차시장에서의 두드러진 변화는 바로 보이차의 시장성장과 그에 따른 관심의 급증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차품들이 정확한 정보로 다가오는 것은 별반 없었다고 파악이 된다.

 

그 이유는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 새로 출시된 신제품, 혹은 노차에 대한 이야기들이 뭉뚱그려졌거나 특징이 잘 드러나지 않고 더 나아가 개인적인 입장에서의 품차, 품평들이 일정한 형식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평, 리뷰 등의 일은 면밀히 살펴보고 싶은 분과였으나 그 동안의 스케쥴은 그럴만한 짬을 내기에는 너무 바쁜 일정이었기에 제대로 준비하거나 정리되지 않았다.

이에 이전까지의 품차 데이터를 든든한 저변으로 삼고, 지금 현재 시장에서 이슈가 되는 차품들, 더 나아가 앞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차품들이 어떤 것이 있을까 하는 흥미로운 의구심을 보태어 품차열전이라는 제목으로 본격적인 리뷰를 준비해 보고자 한다.

 

봉황단총

 

품다열전에서는 보이차를 바라보면서 리뷰를 남기되 생차나 숙차에 구분을 하지 않을 것이다.

차는 보이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육대차류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데 굳이 시장과 유행의 중심이 보이차라고 해서 그저 힘없이 끌려가는 입장은 되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는 얼마든지 맛나고 향기로운 차가 그득하다.

보이차만 바라보고 살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짧지 않을까?

 

이에 품다열전에서는 공익성을 기준으로 모든 것을 불문하고 기록하고자 한다.

또한 홍콩 창고에서 진행한 입창차에 대한 것도 가감없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입창차에 대한 불신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많은 차꾼들이 그동안 즐겨 마셔온 차에서 입창차인줄도 모르고 좋아하면서 마신 차들을 보면 훗날 스스로 부끄러워할 때도 있다. 비근한 예로 73후전 같은 차는 숙차로서 입창을 한 전형적인 차이다 그 맛이 얼마나 깊고 좋은지 차 맛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다. 그렇듯이 일방적으로 입창차를 매도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무조전 고수차라고 값이 비싸야 되는 것도 문제가 많다. 2030년간 발효가 잘 된 차들보다 더 비싸야 하는지에 대한 것도 있다.

 

블로그에서의 리뷰는 철저한 원칙이 있다.

필자가 스스로 차품을 구하여 진행함을 원칙으로 하되 품차하기 위해 지원받은 차는 지원 받은 차에 대한 출처를 글 아래에 명시함이 바로 그것이다.

 

품다열전의 첫 번째 리뷰는 31일부터 시작한다.

필자의 리뷰대상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보이차에만 국한 하는 것은 아니며 그에 대한 품차방법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차시음과 감평의 순서에 따르지는 않는다. 왜냐면 보이차와 공첨, 천량차 외 일부 흑차류에 한해서는 그런 방식의 평가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특히 보이차의 상업적 가치만을 두고 수집한 경우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품다(품차, 차시음)방법으로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의 주관이 많이 따를 것이며 그 외 녹차, 청차, 백차, 황차, 홍차류는 객관성으로 유지한다.

 

다만 탕색이나 엽저와 같은 의례적인 사진보다는 차품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방향으로 촬영을 할 것이며, 엽저의 상태를 꼭 확인해야만 하는 의미가 있는 차들은 반드시 엽저를 촬영할 것이다.

품차열전을 진행하면서 리뷰에 대한 순서와 감평의 포인트들은 가감하면서 최적의 리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온, 오프라인에서의 아쉬운 품평에 대한 부분을 보충하고자 한다. 이에 차품에 대한 리뷰들은 부족함 없는 결과로 남겨 차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소비자들이 선택을 할 수 있는 공익적인 데이터를 제공코져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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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다열전(01) 일명 반장차라고 하는 차  (0) 2015.03.09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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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차의 매력을 보여는 멋진 차

 

요즘 들어서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보이차에 관한 글을 자주 올리는 편이었다.

아마도 유행도 한몫 하겠지만 이전에 특히 보이차의 고차수를 찾아다니며 경험한 일들이 보이차에 대한 글들을 많이 쓰게끔 하는 것 같다. 그 당시는 정말로 다양한 경험 속에서 이루어진 탐방과 취재였기에 한국에서 말을 듣기에 방문했었던 그 차 산지의 차품이라고 하면 그 지역의 풍광이 저절로 떠오르고 입에서 단 맛이 돌아버린다. 그렇다 보니 어느 찻자리에서 보이 생차를 마시면 시음한 내용을 글로 기록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그러나 막상 필자가 정말 마음이 허전하거나 책상 앞에서 공허한 시간이 생길 때, 혹은 바쁜 일정으로 매우 정신이 없을 때, 내 손은 저절로 청차에 손이 간다. 이것이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청차가 가진 깊은 매력이 내 마음속에 늘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특이 좋아하는 차는 동정오룡과 목책철관음, 무이암차다. 대만의 대우령을 비롯하여 많은 좋은 차들이 있지만 동정오룡은 신차든 노차든 그 맛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대만의 문산포종도 신차를 마실 때와 노차를 마실 때가 다르다. 그 다름은 단순히 세월이 지났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 보관상태가 좋을 때 그 가치를 더 드러낼 수 있다. 이런 매력을 가진 차들을 마실 때에는 블로그에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잘 해보지 않았다. 아마도 자주 마시는 차이고 주변에서도 잘 아는 차라서 그런 것 같다.

 

혹자는 필자가 다미향담을 통해서 보이차만 자주 올리는 것으로 보고 보이차 매니아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그냥 차 꾼이지 보이차 매니아라고 할 수는 없다.

 

요즘 차를 연구하는 과정들은 일반적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의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차에 대해 건강하게 잘 마시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주변에 차를 좋아한다고 마구 마시다 몸을 다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되는데 그렇게 마시는 것은 차를 옳게 마시는 것은 아니다.

잘 만든 녹차, 잘 만든 청차만큼 좋은 보이차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쉽게말해 잘 만들어진 녹차와 청차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다. 어떤 경우는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인해 차를 바르게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조차 떠나 버리게 되는 실정이다. 하지만 잘 만든 청차는 가격과 품질 대비 보이차 보다는 정직한 편이다. 마실 수 있는 차는 욕심 부리지 않고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이 우선되어야 한다.

 

탁자 위에 무이암차의 깊은 향이 펼쳐진다.

그 맛, 오늘도 그 맛을 즐기는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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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2 -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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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산에서 규모가 큰 무이성공사에서 생산되는 차 가운데 특별히 선물용으로 만든 차들 가운데 좋은 제품들이 많이 있다. 그 중에서 2014년에 출시된 대홍포인데 한 박스에 5개 통을 하나의 세트로 만들었다. 그런데 마지막 하나는 대홍포가 아니다. 그 통에는 7g의 차 봉지가 2개 들었는데 필자가 접한 차는 쌍여의동리국이 있었다.

 

그 중에 썽여의를 큰 기대 없이 마시게 되었는데 어라! 이것봐라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전혀 새로운 맛이다. 그리고 아주 잘 만든 차이다. 이 차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모르는 상태에서 차 맛 하나만으로 이것이 차다! 라고 외칠 수 있는 맛을 보았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세트는 같은 것으로 구성되지 않고 또 다른 무이명원 12종 세트에 있는 상품을 두 종류씩 랜덤으로 한박스에 넣어 대홍포 5개 세트에 1개가 들어가는 형식으로 판매되고 있다.(사진, 랜덤으로 들어가있는 쌍여의. 동리국)

 

이 쌍여의는 지금 눈 앞에 있는 대홍포 세트보다 상급의 차였다. 그렇다면 무이명원 12종에서 특별히 기억나는 차로 홍두구도 있지만 맛으로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8종류의 상위급 무이암차가 있다는 말이된다.

 

그저 기억하고 지나가야 하는 차인지, 아니면 이 차를 찾아 나서야 하는지 입안의 차향은 잔 안에서 내는 차향과 어우러져 필자의 마음 속에 갈등을 일으키게 한다.

 

명운당 무이암차관련 지난 기사

2015/02/04 - 다미향담(153) 무이암차의 신선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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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73청병에 97년 7524를 중차(重茶)해 내는 모습(명가원 김경우 대표)

 

보이차를 섞어서 마시는 부분에서 명가원 김경우 대표가 아주 재미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29일 오전에 일찍 만나서 977542를 마시다가 맹해차창에서 생산한 73청병을 마시자고 했다. 약간의 습을 먹은 차이지만 맛이 좋다고 하면서 자사호에 73청병을 넣고 그 위에 977542를 섞는게 아닌가?

 

다시 이야기를 하면 필자는 73청병을 그대로 마시지 않고 왜 섞어요 했다. 그런데 김경우 씨는 내가 마시는 방법으로 한 번 마셔보지요 하면서 977542를 넣었다. 이러한 방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칫 잘 못하면 무슨 맛으로 보이차를 마시는가 하는 문제를 안고 가게 된다. 달리 표현하면 보이차를 아무 것이나 섞는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이다. 김경우 씨에게 73청병과 같은 좋은 차를 그냥 마시지 않고 977542와 섞는 이유를 물었다. 그의 답변은 이렇다.

 

차라는 것은 타고난 본성이 제 각각이다. 지역에 따라, 찻잎을 따는 시기와 차를 만드는 방법에 따라차의 본성이 결정된다. 하지만 우리는 차가 좋다 나쁘다라고만 할뿐 차를 다스려 마시는 경우는 드물다. 당연히 좋은 차는 비싸다. 잘 보관되어 충분한 발효가 이루어졌다면 우리는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그 차를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적은 돈을 지불하고도 얼마든지 차의 맛을 끌어올려서 마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섞어서 마시는 재미다.

 

오늘 마시는 73청병은 차가 습을 많이 먹었다고 볼 수 있는 차이다. 이런 차의 특징은 발효가 많이 이루어져 농한 맛은 있으나 쌩한 맛은 약하다. 차 마시는 시간이 오전이라 몸을 일깨우고 싶었다. 그래서 농한 73청병에 쌩한 90년대 후반 75422:1 비율로 섞었다. 이렇게 해서 마시면 80년대 초반 정도의 발효가 잘 된 차의 맛이 나온다고 한다.

 

차를 마시는 방법을 규범적으로 정할 수는 없다. 요즘과 같이 차가 귀한 시기에 좋은 차를 좀 더 농한 맛으로 즐기고자 한다면, 그만한 가치의 대가를 금전적으로 치루어야 한다. 그래서 그러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일 수 있지만 농한 맛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다소 부족한 차를 서로 섞어서 단점을 보완하여 저렴하게 자신의 기호에 맞는 차 맛을 즐길 수 있다.

 

필자는 차를 마실 때 스스로 그렇게 해서 마시는 경우는 없다. 워낙 차를 마시는 취향의 폭이 넓어서 그런지 몰라도 되도록 어떤 차라도 그 차의 특성을 이해하며 즐기는 편이다. 이날도 손님의 입장에서 두 가지 차를 섞어서 마시는 효과를 경험한 것이다. 이렇게 마시는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지만 오늘같이 같은 두 종류의 청병을 보관

73청병을 먼저 놓고 97년 7542를 넣는 모습

 

상태에 따라 각각의 차로서는 좀 부족한 맛을 서로 섞어서 그 맛을 상승시켜 마신다는 부분에서는 개인적으로 여간 내공이 있지 않고서는 하기 힘든 것이다. 이런 방법이 음식 메뉴 같이 레시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차가 가진 세계는 무궁무진한 맛의 예술 세계를 경험하는 것과 같다. 김경우 씨는 자신의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차란 즐기는 사람의 몫이다. 즐기는 사람이 그날 마시는 찻자리 분위기와, 시간에 따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것이 중요하다. 부족하면 채우면 되고 넘치면 비우면 된다. 차의 진정한 전문가라면 차를 잘 감평하는 것이 최고가 아니다. 감평을 할 줄 안다면 이것을 가지고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즐기는 것의 주체는 내가 아니다. 상대방인 것이다.”

 

장황하게 이야기를 했지만 중요한 핵심은

차를 몰라서나 차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과정을 전부 겪고 난 후의 입장에서 김경우씨는 경제적으로 차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 이렇게 보이차를 섞어서 마시는 법을 즐기게 되었다고 한다. 혹여 독자의 잘못된 오해가 생길 것이 우려되지만 이런 방법도 있다는 점을 필자도 공유하기에 김경우 씨의 양해를 구하고 포스팅 한 것이다.

 

차를 내는 수준이 높고 내공이 쌓이면 개인적으로 맛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그 집에서만 맛보는 차, 그 만의 맛이라고 한다. 오늘 맹해차창 샌산의 73청병과 977542의 조화로운 맛은 김경우 씨가 주장하는 80년대 초반의 맛과 연계한 차 맛을 함께 공유하지는 못한다. 이유는 보이차를 섞어서 내는 차를 마시면서 80년대 차맛 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 만큼 수준이 안된다. 김경우 씨는 현재 보이노차를 국제적으로 거래를 하는 전문가로서 보이차의 품질 특성을 잘 아는 프로이기에 자신의 취향을 뚜렷하게 맛으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보이차를 종류별로 1020년 이상 발효된 차들을 섞어서 마시며 80년대 차 맛이라고 확정할 수 없지만 후발효차로서의 보이차 맛을 더욱 폭넓게 경험하는 의미에서는 아주 귀한 시간이었다.

 

다미향담에서 김경우 씨와 함께한 보이차 관련 지난 기사

2015/02/02 - 다미향담(152) 황인 숙차와 1990년대 맹고의 조합

2015/01/30 - 다미향담(151) 노차의 농밀한 맛, 황인 숙차와 함께

2014/12/31 - 다미향담(143) 다미향담 정리

2010/09/17 - 다미향담(2) 맛으로 승부하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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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차창은 필자가 2004년 처음으로 보이차의 악퇴 과정을 사진으로 촬영했던 곳이다. 오늘날 보이차의 악퇴를 이해하는 최초의 일이었기에 오랫동안 그 현장을 기억하고 있다. 2015213일 여명차창에서 만든 2001년 차를 석가명차에서 같은해 내비가 다른 357g400g으로 만든 차를 확인하고 400g의 차를 시음하였다.

 

차의 외형을 보면 분명하게 생차라는 사실, 다시말해 입창하지 않은 차로 확인이 되고 맛은 차의 표면에서 보여주는 예측할 수 있는 맛이다. 강한 쓴맛이나 신맛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지만 생차가 14년 정도의 세월이 가면서 내는 맛으로 보면 좋은 차이다. 첫 번째 우린 차에서 꽃향이 화사하게 올라오는 그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연대를 속일 수 없을 만큼의 기본기를 지니고 있다.

 

잘 만든 입창차에 대해서 부분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가진 필자에겐 이 차가 당시 경발효 과정을 거치고 나왔다면 지금쯤 어떤 맛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차였다. 엽저를 보면 좋은 찻잎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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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성 공사에서 취급하는 대홍포 세트

 

오랜만에 명운당에서 마두육계와 구곡육계, 대홍포 농향을 마셨다. 무이암차를 마실 때는 무이산의 암골화향을 찾는 맛이 아니라도 좋다. 무이산의 맑고 청정한 기운과 깨운한 맛이 좋다.

 

요즘에는 이전처럼 오룡차류를 많이 구입해서 먹는 일을 자주 보지 못한다. 그만큼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쌓아 놓고 즐길 여유가 없어진 것인지는 몰라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중국내 대기업에서 나오는 암차와 기타 차들의 팩포장은 오랜 시간 차를 마셔 온 사람들의 선입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경우가 많은 편이다.

특히 복건성의 대표적인 무이암차 전문회사인 <무이성>은 출시되는 제품 마다 포장 디자인이 다른 회사와는 차별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육계

대홍포를 마시기 전에 세차하는 모습

 

가격 대비 품질 좋은 차를 그렇게 포장을 해서 나오게 되니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같은 차를 같은 포장을 뜯어서 마시게 되는 사실은 흥미롭지만, 이전의 어디서 구했던 차들보다 품질이 좋은 것은 이제 인정할 시간이 되어가는 듯 했다,

 

무이암차 계열의 차들을 즐겨 마셔오는 필자는 무이암차 매니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육계와 수선 대홍포를 자주 마시며, 각각의 차의 맛과 향이 확연하게 구분되는 각기의 특징은 차를 마시며 구분을 하고 또 은근히 생각이 나는 때에 골라서 마시는 그런 재미도 상당하다.

 

수 년간 <보이차 도감>을 준비하면서 보이차를 과거보다 더 많이 마시는 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청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청차(오룡차)라고 하는 영역의 차들은 10년 전만해도 중국차를 좋아하는 부류에서는 일상의 차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보이차를 비롯하여 흑차류가 대세를 이룬 시기가 있었다. 그런점에서 최근 청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아 진 것을 보면 향후 발전될 차들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남들이 보이차라고 말할 때 나는 청차라고 말하고 싶은 이유 중에 가장 중요한 한가지는 바로 눈과 귀에 그리고 입에 닿는 것은 보이차라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뭐 한 잔 맛나게 먹을 보이차가 없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피곤한 하루를 마감할 때 암차를 즐겨 마시는 버릇은 당분간은 지속될 것 같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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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차와 맹고차를 중차(重茶)한 자사호안의 모습

 

보이차에서 생차와 숙차의 조합은 지난번에 포스팅을 한 바 있다.

차를 섞어서 마시는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는 이유는 초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시 말하면 처음에는 고유차종으로 차의 맛과 향 등을 구분하고 그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차류를 즐기는 단계에서 여러 차의 조합으로 블랜딩의 개념을 말한다면 시간이나 경험상 너무 이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커피의 단일원두로 로스팅하는 것과 각기 다른 로스팅을 거친 다른 커피간의 블랜딩이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차의 맛을 추구하는 방향은 개인마다 다르다. 차를 내는 방법은 사람의 수만큼 다양하기에 보편적인 방법은 따르더라도 세세한 부분에서는 각기 개성이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오랜 시간 차를 마셔온 차꾼이라면 나름의 독특한 방식을 가지고 있음을 옅볼 수 있다.

그 수많은 다양성 중에서도 명가원 김경우 대표의 차 마시는 방법은 한 번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 유행하는 맹고차를 보면 맹고 고유의 강한 쓴맛을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이해를 할 것이다. 필자가 맹고생차를 만난 차는 7년 된 것과 123년 된 맹고차를 만났다. 그러다가 어느날 90년대 후반에 만든 맹고차를 시음했는데 세월은 많이 지났지만 강한 성질은 여전한 특징이며 그런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시의 차품과 비교하면서 또 다른 맛의 매력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강한 맛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과연 어떤 방법을 쓸까? 투차량을 조절하거나 물의 양을 많게 해서 가볍게 우려 마시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더 놔두자 해서 그 강한 맛이 더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 온 방법 중에 한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다른 차와 조합해서 자신의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130일 마신 차는 90년대 황인 숙차에 90년대 맹고차를 중차(重茶)해서 마셨다.

맹고차의 강한 쓴맛은 온데간데 없고 탕색은 아주 짙은 색이다. 차 이름을 알 수 없어서 주인에게 물었다. 맹고차와 황인 숙차를 섞었다는 답변이 나온다. 맹고차의 강한 쓴 맛을 좀 순화시키기 위해서 이렇게 마시지만 그 농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조합의 비율이라고 한다.

 

달리 표현하면 어떤 차이든 맛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한 것이다. 차를 섞어서 마시는 맛은 요리연구가가 재료의 배합과 순서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전혀 새로운 맛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겠다. 기본적으로 보이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차를 즐기는 방법이 다양하기에 스스로 찾은 비법이 자신의 집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차라는 점, 우리집 된장 맛이 다른 집과 다르듯이 자신의 차 맛을 하나 둘 만들어가는 방법에 좋은 음차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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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차(重茶)라는 용어(用語)는 대만과 중국의 차인들이 마시는 방법에서 원용한 것이며 차에 대한 풍속언어로 볼 수 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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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산차에 황인숙차를 섞어 마심

 

명가원에는 일요일에 자주 만나는 꾼들이 있다. 모두 보이차에 대해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필자는 그저 한 수 배울 뿐이다. 사실 그런 자리가 가끔씩 그리울 때가 있다. 참 오랜 기간이었고 최근에는 좀 특별한 차 맛을 경험해서 한 번 기록하고자 한다.

 

명가원 김경우 대표는 최근 노차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유통시킨 경험을 가진 보이차 전문 상인이다. 여기서 상인이라 표기한 것은 상인으로서 스스로 자랑스런 이름을 지키고자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보이차의 본고장에서 보이차를 사고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산차 가운데 80년대 생산되었다고 하는 산차가 있다.

이런 류의 차라면 다른 업소에서는 연대를 10년 이상 끌어올린다. 하지만 김대표는 늘 추정할 수 있는 아래 연대를 잡는다. 그 점에서 필자가 골동 차도구의 연대를 보는 방법과 같은 성향이다. 어쩌면 그런 성향이 있었기에 17년간 찻자리를 부담없이 가지는 것 같다.

90년대 황인 숙

 

최근 7-8회 정도 연속해서 차를 마시는데 꼭 마시는 차가 있다. 80년대 산차다. 그 차는 산차로서도 훌륭하지만

김대표는 필자와 마실 때 숙차인 황인을 함께 섞어서 마신다. 산차를 농하게 그냥 마실 때보다는 맛이 더 농후하다. 여기서 농후하다는 것은 아주 진하게 마시는 것인데 그 맛이 따로 노는게 아니라 같은 물질 속에서 양쪽의 장점인 맛을 살려내는데 서로 상승효과를 내면서 조화롭게 융합된 맛을 내어주기 때문이다.

 

생차만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할지 모르지만 농차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차마시는 방법이다. 지난주에도 그렇게 마실 때 함께 한 꾼들이 그 맛을 보았다. 그러면서 다시 산차만 넣고 우려주었는데 필자의 기호도 황인을 섞어서 마실 때보다는 덜한 기분이다.

 

그래서 주인에게 물었다. “왜 황인숙차을 섞어서 마시는지?”

 

주인의 말을 내 경험을 통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다른 차를 중차(重茶)하게 되면 융화가 되지 않고 따로 노는 맛이 나는데, 황인 숙차만은 그런 트러블이 없고 서로를 잘 융화시켜주는 맛이라고 한다. 필자는 많이 섞어 마실 수 있는 경험이 적기에 그 말에 동의하면서 생차에 숙차를 중차하여 농후한 맛을 즐기는 여러 방법 중에서 한 가지를 특별하게 경험하였다.

 

언제나 그렇듯이 궁합이 잘 맞는 짝꿍들이 있으면 하나가 먼저 떨어지거나 혹은 둘 다 맛이나서 얼른 떨어지거나 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농후한 맛을 기억하며 필자 스스로도 차살림 중에 그러한 것이 있는지 찾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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