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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연구소 백부송 대표

 

최근 일어나는 차회의 공통점이라면 중국차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에서만 진행된다는 것이다. 현재 운영하는 장소가 아니면 과거 중국차를 취급한 사람의 집이나 다른 업소에서 차회라는 이름으로 돈을 지불하고 마시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 하나의 유형이라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차 전문 카페 운영자가 매장을 열고 카페에 공지하여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차회가 있다.

 

개완으로 차를 내는 모습

 

후자에 속하는 차연구소[카페 운영자 : 백부송(차충)]의 차회가 백부송 운영자가 대표로 있는 경기도 안산의 다락찻집에서 825일 오후 3시부터 630분까지 3시간 30분 동안 열렸다.

 

플레이팅 도마에 쿠키, 잣, 대추 올림

 

필자는 찻자리가 열리기 전에 차탁 사진 작업을 위해서 20분 일찍 도착했는데, 손님으로 오신 세 분이 먼저 자리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팽주 자리에는 손님으로 오신 이원배 선생님이 차를 내고 있었는데, 이런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찻자리 풍경이다.

 

차회 시작 시각인 3시 전후에 팽주를 포함 8명이 자리에 앉았다. 백부송 대표는 먼저 차회는 8명으로 제한하는 이유를 밝혔다. 자사호나 개완을 사용했을 때, 두 번 우린 차를 큰 숙우에 담아 4명씩 마실 차의 양을 작은 숙우 2개로 나누어 사용하면 찻잔에 7부 정도의 양을 넣고 마시게 되는데, 이때 차의 깊은 맛을 한 잔으로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한다.

 

9명이나 10명이 되면 차의 양을 5부나 6부 정도로 적게 따르게 된다. 그러면 차의 충분한 맛을 즐길 수 없게 되기에 이런 방식을 고집하고 안이 깊은 찻잔을 사용한다고 했다.

 

동정오룡 두등장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견 수긍이 가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수긍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차를 내어 주는 대로 마셨다. 조금 큰 잔에 7부 정도로 따르니 뭔가 마실 만큼의 풍족함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 마신 차는 2018년 동정오룡 두등장이었고, 두 번째 마신 차는 무이성 대홍포였다.

 

왕청해 대사 안계철관음

 

이날의 메인 차로 왕청해대사 안계철관음을 시음했는데, 백부송 대표는 첫 잔 마시면서 뭔가 만족하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짓더니 두 번째 차를 마시고는 죄송합니다. 메인 차가 기대한 차 맛이 되지 못해 오늘 회비는 받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깜짝 놀라며 이구동성으로 그럴 수는 없다고 했다.

 

품질의 문제가 아니라 차 양의 문제인듯했다. 8명이 마시는 차를 8g으로 큰 개완에 왕청해대사의 안계철관음을 우려 마셨는데, 기대치만큼의 맛을 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회비를 안 받겠다고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사실 이 차를 개인적으로 마셔보았을 때는 좋은 차였다.

 

오룡차 20g

 

하지만, 그런 말을 할 만큼 주인은 차를 준비하면서 기대를 많이 한 것에 대해 실망한 것 같았다. 그 기분은 뒤로하고 비장의 차를 낸 것이 요즘 인터넷에서 크게 활동하는 종림 씨가 만들어온 동정오룡으로 20g 한 봉지를 그대로 다 넣고 우려내었다.

 

청향으로 만든 차인데, 이전에 마신 차와는 반대로 다량의 차를 넣고 맛과 향을 깊게 느끼고자 한 모습은, 종림 씨가 만든 차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였다.

 

고급 숙차를 자사호로 내는 모습

 

2004년 제작 진순아호

 

차회 회비 3만 원으로 마시는 자리에 너무 많은 기대치가 있는 것은 아닌지 잠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남은 차가 4가지나 더 있었다. 그중에 한 가지만 더 소개하면, 2004년 진순아호를 내면서 맛은 1996년 진순아호라 생각하고 마시자는 주인의 말이었다.

 

차회 모습

 

참 재미있는 말이며, ‘다락차회의 순진한 한 단면을 보여준다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찻자리는 과도기로, 모두가 서로 이해하며 하나하나 존중해 나갈 때 각 차회의 성격이 드러나면서 개성 있는 차회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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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원창 23g

                                

한 달 전 한국 보이차 마니아의 세계에서 골동보이차 차회가 열린다는 것이 큰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이유는 차회에 참석하는 비용이 260만원이라는 고액인 점과 보이차 중의 최고 왕좌격인 복원창과 홍인을 시음하는 차회라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810일과 11일 이틀간 이루향서원에서 열린 차회를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번 차회를 위해 준비한 차탁

 

차회 이름이 골동보이차 차회인데, 2018년 현재 국제적이면서 공개적인 차회로는 가장 비싼 차를 마시는 차회로서 참석자는 대부분 정품 홍인의 맛은 어떤 맛인가?

 

복원창은 구경도 하기 어려운 차의 내비를 확인하고 맛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 대단한 기대를 하고 참석하였다. 그래서 명성에 어울릴 만큼 찻자리의 격으로 살펴보는 것은 뒤로 하고 차와 찻물을 끓이는 도구와 찻잔이라는 최소한의 범주에서만 보겠다.

 

10일 차회 팽주 순서는 김경우, 정진단

11일 차회 팽주 순서는 정진단, 김경우

 

진화생물학 박사이면서 <맛의 과학> 저자인 밥 홈즈(Bob Holmes)는 그의 저서에서

맛에 관심을 가진다고 부자가 되진 않지만 삶이 깊이 있어진다. 왜냐하면, 맛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인간만이 가진 독특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차 맛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위안이 되기도 한다.

 

1920년대 복원창 자표(紫票) 내비

 

우리는 차를 마시면서 늘 맛이 어떠한가를 다섯가지 맛으로 비유한다. 홍인의 맛이 어떠한가?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은 필자로선 다행스럽게도 정말 고급지게 잘 익은 차, 잘 익었지만 산화가 좀 진행된 차 등으로 오랜 기간 전국에서 여러 소장가의 배려로 다양한 맛을 익혀나갈 수 있었다. 그래서 나름 스스로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최상급의 차와 중간까지 맛에 대한 허용할 수 있는 범위가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복원창은 이때 까지 두 곳에서 세 번을 마셨는데, 가장 맛있게 마셨던 경험이 10년이 넘도록 맛을 기억하게 했던 것은 그만큼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차회를 위해서 복원창을 매입하는 것은 공동주최자인 '골동보이차' 김경우 저자가 오랜기간 복원창을 마시면서 소장한 분께 양도 받은 차였기에 차회를 알리는 글에서 필자의 이름을 걸고 힘을 실을 수가 있었지만, 차회가 다가올수록 필자가 온 몸으로 느낀 그 맛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도 함께 했다.

 

10일 첫날 1830

 

7582, 73청병 내는 시간

 

k증권 김해준 대표와 함께 참석한 임원 9명과 함께 기록자로서 중국에서 온 다도 잡지 기자와 같이 시음할 수 있었다. 홍인은 무지홍인에서는 만날 수 없는 고유의 장향을 체험할 수 있었다.

 

김해준 대표

 

찻잔에서 베어나온 향을 서로 확인하며 즐기는 그 모습은 평소 골동보이차를 마셔왔었던 팀들의 모임이라서 맛의 이해도가 달랐다. 또한 자신들의 차와 비교해서 맛과 향을 즐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차 맛을 한층 더 돋우었다.

 

홍인과 복원창 내는 시간

 

차꾼들이 선수 소리를 들으려면 오랜 기간도 필요하고 경험도 중요하다고 본다. 특별한 경험은 일상에서의 경험보다 비중이 다른데, 사실상 트레이닝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특별한 경험은 상당히 그 비중이 크다. 그러한 트레이닝을 통한 신청자들은 스스로도 골동보이차를 수집하고 또 나누며 차회를 진행해 오는 팀이기에 선수들끼리 만난 자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좌중의 기대하는 기분으로 복원창을 만나 노차의 진수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달까? 모두 감탄하면서 이런 시간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스스로의 위안과 대화의 내용도 한 몫을 하였다고 생각된다.

 

평소 차에 대해서 만큼 높은 수준의 차를 체험하고 다른 분야에서도 사회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었기에 전반적인 대화의 내용 속에는 노차를 10년 이상 소장하면서 즐기는 맛을 서로 공유하는 모습이 나타나니 서로 배운다는 말이 어울리는 그러한 자리가 꾸며졌다.

 

중국에서 참가한 분

 

11일 두 번째 날에는 중국에서 온 두 분의 소개를 먼저 하겠다.

 

정진단 원장이 위쳇으로 골동보이차 차회를 알린 것을 본 보이차 애호가 한 분이 참석희망을 알렸을 때 금요일은 이미 예약이 끝나 자리를 마련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왕강 회장에게 연락이 가서 함께 온 분인데, 처음 금요일에는 정원이 찾다고 하니 참석하여 차는 마시지 않고 참가비만 내고 분위기만 보고 가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진실로 일반 차꾼을 넘어선 선수 입장의 의미였다. 그렇게 모시는 것은 중국에서는 가능할지 모르나 이곳은 대한민국이라서 결코 그렇게 모실 수는 없다하는 와중에 아주 다행하게도 토요일 저녁 비행기가 확인되어 토요일 참석자로 배정 받은 분이다.

 

극과 극이 만난 자리

 

복원창을 소장한 분도 참석하였다. 노차를 늘 마셔온 분이기에 내비에 따른 다른 맛을 볼 수 있다는 생각도 함께 했는지 모른다. 그 외 한 분을 제외하고는 골동보이차에 대한 이해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런 참석은 선수들보다도 오히려 용기가 더 필요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공인받은 자리에서 정확한 차품을 특별한 경험으로 체득할 수 있기에 늘 즐기며 차품을 논하는 분들의 처음 시작이 바로 경험코자 하는 용기였기에 솔직히 반가운 느낌이었다. 그래서 참석자 두분을 제외하고는 이 골동보이차를 처음 만나는 특별한 경험의 장이 되었고, 이름만큼 유명한 차의 참맛을 느끼기 위해 모였다는 것이 그 날의 시간적 공간적인 명제였다.

 

7582, 73청병 내는 시간

 

그래서 차를 내는 분들이 마음의 여유를 조금은 가지고 상세한 설명을 하면서 차를 마셨다.

 

처음 두 가지는 워밍업으로 마셨다. 워밍업으로 마시는 차는 세세한 가치 평가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차의 장점을 살펴보고 평소 자신이 마셔온 차, 또는 다른 곳에서 이름만 듣고 마신 차와 비교하면서 가볍게 지나갈 수 있는 시간이다. 보관의 장소, 시간 등등이 모두 보이차를 이해하는데 공부하면서 겪어야 하는 과정의 차일 수 있다. 그래서 고급 차회에 이런 차들이 워밍업 용으로 나온다는 점도 이해를 하면 좋겠다.

 

홍인과 복원창 내는 시간

 

중요한 것은, 이날의 홍인과 복원창인데 두 번째 날의 분위기는 정말 말로만 들었던 홍인의 맛을 확연하게 기억하고 복원창의 그 장렬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그 모든 감평을 눈과 입으로 맛을 기억할 수 있었던 행운의 날이었다.

 

평소 말로만 들어온 노차의 진미가 이런 것인가에 대한 그 모든 찬사를 내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될 뿐, 몸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 필자도 정말 오랜만에 그래 이 맛이야! 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지막히 흘러 나왔다.

 

다행스럽게로 이번 차회가 가장 빛날 수 있게 보이차 중에 최고가 복원창이라고 하는 말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다고 할 만큼 최상의 차품을 참석자 8명 기록자 2, 특별 손님 왕강 회장 등이 다 함께 같은 공간에서 함께 한 즐겁고 오랜 기간 이 시간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복원창 21.99g

 

중요한 것은 골동보이차 저자와 함께한 시간, 차회 참석자 대부분이 홍인과 확연하게 다른 맛과 향, 엽저를 만져보았을 때의 손맛 아직도 튼실해 보이는 엽저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해주었다. 다호 안에서 올라오는 향기는 홍인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은, 농익은 차의 향기가 더욱 익고 익어서 나오는 향이다.

 

차를 마시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현상 하나는 알 수 없는 열감과 온 몸이 젖어 감을 느낄 수 있다.

 

기록자로서 하고 싶은 말은 골동보이차라고 하는 차의 가장 좋은 맛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노차의 진미는 하나다. 보관 상태에 따른 단단한 맛과 느슨한 맛의 차이는 있다. 이번에 마신 복원창과 같이 단단하면서 장열한 맛은 순도가 좋은 물질이 몸속에 들어오는 순간 세포가 알아서 잠긴 문을 스스로 열어주었기에 가능한 현상을 필자는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50년 이상의 세월이 가면서도 꺾이지 않는 맛의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홍인, 동흥호, 경창호, 동창황기 등등의 차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서 그 세세한 맛이 나온다는 점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새롭게 생겼다.

찻물을 어떤 도구로 끓이고 우려낼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한 흔적이 있었다면, 차를 마시기 위한, 찻잔의 규격 통일의 필요성은 조금 간과한 것 같다는 아쉬움은 떨칠 수 없다. 찻잔의 아름다움 만으로 궁극의 맛, 그 차이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차회를 마치고 기념 촬영

 

같은 차를 이틀 연속으로 팽주가 다른 차 맛 까지도 비교하면서 시음한 이번 차회는 매우 오랜만에 경험한 자리로서 소중하고 특별한 기회를 얻은 시간이었다.

 

보이차의 깊고도 넓은, 세상의 산물과 시간의 결과물을 눈으로 보고 우려서 맛을 탐구하면서 매우 숙련된 차인의 손에서 얻을 수 있는 차 맛의 최상급을 경험할 수 있었기에 그 자리에 초대되어 기록의 기회 더 나아가 차를 시음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기에 이 글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석우.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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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이차의 잔편. 스스로 떨어진 것들

 

여러 가지 골동보이차의 사진 작업을 마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모아놓은 차가 있었다. 이것들은 다름아닌 차를 다루다가 자연스레 부스러진 잔편들이다. 가만 보니 작은 호에 담으면 한 잔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다.

 

정진단 원장은 그 부스러기들을 모아놓고 이것으로 한 잔 합시다 하는 좌중의 의중을 모아 차실에서 조심스레 맛을 보았다.

 

노보이차들을 촬영하며 나온 자연스러운 찻잎 부스러기들이 이렇게 훌륭한 맛을 내는데 감탄하며 두 번 정도 마시다가 잠깐 멈추며 여기에 소장하고 있는 동경호 작은 조각 몇 개를 추가해서 마시자고 하면서, 이렇게 즉흥적으로 차를 넣고 마셨는데 그 맛이 진실로 확연히 달랐다. 앞의 차 맛을 뒤집어 놓는 맛이다.

 

보이차 사진 작업을 마치고 노차의 잔편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졌다.

 

석우.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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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연한의원 임형택 원장

 

혹독한 더위 속, 점심 시간에 자하연 한의원을 방문했다. 원장실 옆에 차실에 있는데 이번에 발행하는 다석 3<이달의 茶席>에 초대하기 위해서다. 인사를 위해 원장실에 들어간 순간, 임형택 원장 책상에 놓인 작은 찻자리가 눈에 확 들어왔다.

 

1g으로 맛과 향을 내는 자리

 

양해를 구하고 먼저 사진 한 장 찰칵하고 물었다. 어떻게 원장 책상 위에 차를 놓고 환자 상담을 하게 되는지?

 

1g의 법칙을 시행하는 자리다.

 

10년전 병원에 남는 방이 하나 생겨서 그 방에 차를 준비하여 손님을 대접하자! 라는 생각에, 그래서 좋은 차도구를 준비하기 위해 많이 다녔다.

 

그런 과정에 환자와 대면하는 자리에서 작은 다기로 차 한잔 대접하고자 별도로 준비하였다. 그런 자리에 딱 어울리는게 대만의 기고당 제품의 다기이며 차(茶)는 기고당(奇古堂) 사장님이 주장하시는 1인 분량이 좋은 차 1g을 넣어서 사용했다. 실제로 원장과의 대담, 문진시에 차 한잔의 효과는 의사 앞의 환자가 조금 안정되는 경험을 여러번 했다고 한다.

 

그렇고 보니 필자의 추억이 떠오른다.

 

11g

 

필자가 타이페이 시내에 있는 기고당에 갈 때는 늘 딸과 같이 가게 되었는데, 건강한 차생활을 위해서 두가지 규칙을 권했다.

 

하나는 차를 마실 때 반드시 코로 가져가서 향을 먼저 맡고 차를 마시는 습관이다.

차의 좋은 향기 성분을 먼저 코 점막을 통해서 흡입하는 과정이 좋다고 한다.

 

두 번째는 차의 분량인데 좋은 차를 선택하여 11g의 분량으로 적게 마시는 게 좋다고 했다. 그 이유는 차를 음미하는 것은 1g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던 기억이 있고, 다호도 작고 찻잔도 작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좋은 방법을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는데 임형택 원장의 책상 위 찻자리에서 다시 발견하였다.

 

석우.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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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하 대표


지난 월요일 스튜디오에서 보이차 촬영을 마치고 나오면서 고전문화에 들렀다. 황대표 혼자 있는데 늘 그렇듯 반갑게 맞이해 주시며, 차를 마시게 되었다.

 

오늘 차가 도착했는데...... 하시며, 일어나서 내어 보여주시는 것이 아직 박스가 오픈되지 않은 것이었다. 이 열어보지 않은 박스의 내용물은 다름아닌 운남성의 유명차산지인  서쌍판납주의 의방차구 만송지역을 포함하는 고 6대 차산과 노반장을 포함하는 신 6대 차산이다.

 

그리고 빙도지역을 포함하는 임창지구의 유명차산지 등 총 24개 마을에서 생산된 고차수의 표준을 산지별로 각24g씩 포장하여, 금년 하반기 고전문화 티아카데미의 보이차 강좌에서 강의를 하는데 사용하려고 준비하였다고 한다.


빙도노채를 꺼내는 모습


그중에서 보이차 메니아라면 가장 관심이 가는 인기 많고 고가인 빙도노채 통을 턱 꺼내어 개봉했다. 이 차 한 번 마셔봅시다고 하면서 아까운줄 모르고 통을 오픈했다.

 

너무 더운 날씨에 잠시 들렀는데, 이렇게 환대해 주니 고맙지만 미안하기도 했다. 차를 마시면서 이 차를 만든 이의 책을 꺼내어 저자의 실력과 노력, 10년간의 생차 공급가격이 전부 나온 책을 보여준다. 사실 국내에서 그런 자료를 만나기 어려운데 황대표는 늘 자료적인 부분에서는 이야기 도중에도 책을 꺼내어 확인시켜주는 것이 참 좋았다.


이런저런 최근 차 산지를 방문하고 다녀온 이야기를 하면서 매년 좋은 인연으로 마셔왔던 빙도 노채 맛을 올해 처음으로 마시게 되었다.

 

대접을 받은 고맙고 감사한 마음은 그 맛을 기억에 두기 위해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

 

늘 차를 대접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가장 아까운 것은 차를 마신 이가 그 차 맛을 모를 때이다. 그 반대로 가장 고마운 것은 차를 마신 후 좋은 차를 만난 것에 감사하는 사람들을 볼 때이다.

 

석우.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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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마시며 행사 진행 설명

 

무더운 여름 오후에 아사가 차관을 방문했다. 오랜만에 김이정 관장님과 2층 작은 차실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73청병을 내어 주셨다.

 

방문한 날이 마침 금요 차회가 있는 날이었는데, 이야기를 마치고 김 관장님은 차회 준비로 1층으로 내려가시고, 그 후에는 강종훈 선생과 차를 마시며 그간의 차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경주세계차문화축제 티켓 봉투 작업

 

오랜만에 김은호 회장님과 이영주 원장님께 인사도 드릴 겸 차회에 참석하게 되었다차회는 7시 정각에 시작하는데, 1층에서 식사를 먼저 하였다. 그 장소에서 김은호 회장과 이영주 원장님, 그 외 자주 뵙는 아사가 회원분들과 만났다. 메뉴 이름은 모르겠지만 해삼이 주원료인 여름철 보양식이었다.

 

녹차를 마시면서 티켓 작업

 

식사 후 2층으로 올라가서 찻자리가 준비된 차탁에 모두 앉았다. 차회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는데, 그것은 경주세계차문화축제 10,000원권 티켓을 봉투에 넣는 일이었다. 전날 목요 차회반도 똑같은 일을 했다고 한다. 참석한 회원들은 대부분 고정 멤버들이었기 때문에 자기 일같이 한마음으로 봉투 작업을 마친 후 차를 마셨다.

사진 아래 7572 소구중, 위 7572 대구중

 

아사가 차회에서는 늘 녹차부터 시작한다. 봉투 작업할 때부터 녹차를 마시기 시작하였다. 자리를 정돈한 후에는 아리산오룡을 마시게 되었는데, 80년대 만든 차를 중간에 홍배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한 차라고 하였다. 그 다음으로는 차회에서 만나기 어려운 7572 소구중과 대구중을 비교해서 마셨다.

 

7572 소구중과 대구중 비교 설명

 

차회 기본 회비는 7572 소구중까지 마실 수 있는 정도였는데 대구중까지 함께 마시니 의외의 보너스를 받아가는 느낌이었다. 소구중과 대구중을 비교 시음하는 것은 보이 노차를 즐기는 분들에게 하나의 공부가 되는 좋은 기회인데, 필자로선 아주 좋은 기회를 얻은 것 같았다.

7572 대구중

 

소구중은 잘 만들어진 숙차(조수발효)로 보이차 메니아로부터 평가받고 있는 차다. 7572 대구중은 완전 청병이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조수발효라도 경발효 시켜서 생차 맛이 나는게 특징). 비슷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발효 방법에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맛은 세밀하게는 격이 매우 다르다.

 

이번 차회는 그 다름을 비교한 자리다. 이런 차회는 주최 측에서 다양한 차를 확보하고 있을 때 가능한 것으로, 137회 차회의 저력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7572 소구중과 대구중 설명(동영상)

 

그다음으로는 우림고차방에서 생산된 2018년 노반장이었다. 우림고차방은 제품을 종류별, 크기별, 시음용별로 아주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다.

우림고차방 2018년 노반장

 

요즘 중국에서 보이차의 신삼국지를 말할 때 진승차창 다음으로 우림고차방을 말하는데, 차회에서 우림고차방의 노반장이 품목에 나왔다는 것만으로 신삼국지 반열에 올라간 것으로 보였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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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손님과 명가원 안주인

 

명가원에서 김경우 대표 부부와 같이 차를 마시는 도중에 아주 젊은 여성 손님이 왔다. 이 젊은 손님은 속칭 차계의 꼰대, 아재들 앞에서 추억의 유행어를 하게 되었다.

 

90년대에는 전국에 찻집이 즐비했고 성인들의 차 모임도 많은 시기였다. 이 당시 차회 모임이나 사무실에 들르면 왜 왔느냐 하기도 전에 차고파서 왔소~ 하며 문을 밀고 들어오는 일이 많았다.

 

그런 추억은 이미 30년 가까이 되는 과거인데, 갑자기 불쑥 온 손님에게서 그 말을 들으니 필자도, 대표 부부도 이렇게 반가울수가 하는 분위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사연은 다음과 같다.

 

어쩌면 명가원에서 만나기 쉽지 않는 분위기를 잠시 같이 하게 되었는데, 젊은 여성이 다소곳한 자태로 명가원에 들어왔다. 명가원이 어디인지 전화로 먼저 문의를 한 모양이다. 보이 생차를 찾는 손님에게 어떻게 알고 명가원을 찾아오게 되셨나요 물었을 때, 블로그 석우연담을 보고 찾아 왔다고 한다.

 

김경우 대표는 석우연담에는 보이차를 명가원에 가서 구하라는 말은 없었는데 했더니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명가원에 가면 된다는 의미로 여겼다라고 말한다.

 

그러자 사모님이 석우연담 운영자가 여기 있다고 하고 필자가 인사하며 제가 운영자입니다라고 했다.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손 인사를 청했다. 반가운 분 만나고 싶은 분을 만나게 되어서 반갑다고, 그동안 필자의 책 찻잔이야기, 사기장이야기,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3가지를 읽었다고 하며 오늘은 차가 고파서 오게 되었다는 말을 서슴치 않고 꺼내었다.

 

이것 참 오랜만에 듣는 말인데 그것이 이렇게 젊은 분에게 듣게 되니 대표부부와 함께 무척이나 반가웠고 갑자기 허물이 없어지는 느낌이랄까...

 

함께 차도 같이 마시고 싶었지만 필자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게 되었다.

 

잠시 되돌아 그 시간을 생각해보면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점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이제 젊은 층에서 보이차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 층은 녹차나 청차를 찾아 나설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이제 차의 세계도 그 변화의 폭이 넓어졌고 즐기는 고객층의 나이도 한층 내려왔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이렇게 세상이 서서히 변해가고 또 이어지고, 그렇게 넘실대며 가는 듯 마는 듯 그렇게 전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졌다.

 

올해 가을에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특강과 찻자리를 만들려고 기획하고 있다. 오늘 그 말, “차가 고파서 왔어요라는 말은 예전생각에 모두 내어주며 더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고 싶은 생각이 활활~ 드는 하루였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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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상하이 박주홍 대표

 

서울 마포구에서 라오샹하이로 개업하고 고운찻집으로도 알려진 곳을 방문하여 주인 라오 반장(박주홍)을 만났다. 한 달 전에도 잠시 방문했는데 그 때는 주인이 없었다. 이날 주인을 만나 예전에 참석했던 차회가 요즘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물었는데 지금은 그 당시에 주관했던 조명숙 선생이 최근에 그만두고 이젠 찻집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라오상하이 일월담홍차

 

찻집의 분위기가 매우 성숙해 보였다. 달리 말하면 운영이 잘 되는 것 같다는 느낌, 주인에게 물었더니 요즘은 이제 젊은 층들로부터 호응이 좋아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이날 일월담 홍차인데 2년 지난 차가 맛이 좋다고 내었다. ! 첫 잔에서 맛이 아주 풍부한 일월담 홍차를 만나 것에 놀랐으며, 일월담 홍차가 햇차일 때의 맛과는 전혀 다른 맛이다. 그냥 시간이 지난 맛이 아니라 잘 익어가는 맛이다.

 

숙성되어가는 맛, 그 맛을 서로 이야기하다가 이제 좋은 아이디어가 생겨서 실행할 기획인데. 20여 곳의 찻집을 모아서 공동브랜드 바른차로 차를 만들겠다고 한다.

 

좀더 자세히 물어보니 현재 10여곳은 같이 하기로 했다.고 한다. , 한 곳에서 보이차를 수입하여 판매하기엔 위험 부담이 많아서 공동의 의견을 모아 한가지 브랜드로 육대다류를 만들어 공동으로 홍보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말한다.

 

아주 좋은 의견이라고 격려하면서 꼭 공동브랜드 회원 발대식을 필자에게 알려달라고 했다. 그런 일들은 <다석>에서 취재하고 알리고 싶었다. 이제 차를 즐기는 인구의 연령층이 2030대로 낮아졌다. 그들이 원하는 방식의 차도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고운다원 박대표의 그 동안의 경험이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찻자리에서 마신 일월담 홍차. 귀한 맛이지만 이날 들은 차의 공동브랜드 바른차를 만들겠다는 포부와 신념을 들으며 우리 차계에 귀한 소리를 들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행보에 큰 박수를 보낸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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