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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보이차를 마시면서 어떤 마음으로 마실까?

 

진년보이차라고 하는 속칭 골동보이차는 몸에 좋을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마시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필자도 그 중에 한 사람이었다. 요즘은 그런 차를 접하기는 어렵다. 다만 인연으로 마시는 정도이다.

2010년 5월 4일 중국 절강대학교에서 녹차 품평에 가장 전문가라고 하는 공숙영 교수를 인터뷰했다. 공 교수는 평소에 중국 최고의 명차를 접하는 경우가 많을 터라, 나는 개인적인 질문을 했다. ‘가족과 함께 마시는 차는 주로 무엇인가’ 라는.

이 질문에 그는 답하기를, ‘차의 생산량이 적어서 그 희소성으로 인해 값이 비싼 차를 나는 좋은 차라고 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어떤 차가 생산되는 지역에서 그 차의 생산량이 많은 가운데 잘 만들어진 차를 선택한다.

그렇게 구하는 것이 가격 대비 좋은 차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황기고산차와 경산차를 즐겨 마신다’고 하였다. 나는 의외의 답변을 들었다. 당연히 ‘용정차’라는 이름이 나올 줄 알았기 때문이다.

용정차는 중국 전체에서 볼 때는 생산량이 적다고 한다. [사진, 보이 생차 경매산 차]                           그래서 다른 차에 비해서 값이 비싼 편이고, 값이 비싸기에 좋은 차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는 다르게 생각한다는 말을 하였다.

같은 시점, 중국 차엽연구소에서 평생 육종을 연구하고 이번에 정년 퇴임한 위엔푸리엔 선생을 인터뷰를 했다. 그에게도 나는 같은 질문을 했다. 그는 ‘중국 전역에서 육종에 대한 강의를 하고 지도하면서 많은 차를 마셔 보았지만, 역시 용정차가 좋고 그 차를 가장 많이 마신다’고 하였다. 이유는 차의 제조 과정이 ‘청결’하다는 것이다.

즉, 무슨 차가 좋은가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며, 각자의 논리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재 필자는 위와 같은 주제로 인터뷰를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고, 차에 대한 공부를 근본적으로 다시 하는 입장이다. 각 분야의 정통한 학자와 차에 관한 대상과 거상들을 만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내용을 알아가고 있다. 지난날 그 당시에는 그때의 안목 수준으로 봤기에, 지금 보면 또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는 부분도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본질을 보는 눈이 깊지 못한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요즘은 새로운 관점이 하나 생겼다. 차의 ‘클린’한 맛, 그것은 녹차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마시는 차가 우리 몸에 건강을 가져다 주는가 하는 문제다. 거기에는 무슨 특별한 영양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정화’하고 ‘해독’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인가 하는 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집에서 마셔본 차 가운데 람가헌(대표 이인석)에서 2010년 4월에 주문 생산한 감로보이 경매산 차를 마셔보면서 야생차의 클린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식후 30분 뒤에 또는 1시간 뒤에 치즈나 호두, 잣을 함께 먹기도 하면서 병차의 겉면과 속을 깨어서 마셔본 즉 야생으로 자란 찻잎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필자는 차를 마시거나 품평하는 일에 거름망을 사용하지 않기에 작은 찌꺼기가 좀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이 차를 마시면서 입안에 감도는 청정한 회감은 몸을 순환시키면서 좋은 기분이 들게 하였다. 이러한 점은 부분적인 설명으로 말할 수 없지만 보이 생차에서 잘 만들어진 차의 공통점을 보여주었다. 생차로서 오감의 풍부한 맛의 순도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지엽적인 차이일 수 있다. 그래서 차 산지의 중요성이 대두되지만 차를 다루는 결과의 차이점은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것이다.

경험적으로 볼 때, 차 산지의 표기에서 경매산, 포랑산 등으로 나와 있는 차들은 가능하면 그 차를 취급하는 상인을 신뢰하여 마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고 볼 수 있다. 사실은 개인적으로 그러한 찻잎을 분별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필자도 차 산지에서 만나는 차들이 많지만 차 산지에서 취급하는 것이 모두 진짜라고할 수 는 없는 일이다.

자연이 만들어 준 건강한 찻잎으로 잘 만든 보이 생차는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차이는 있겠지만, 농도의 조절로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올해 만든 차를 마실 수 있다면 그것은 오래 묵혀 두고 마실 수 있는 차의 기본기를 갖춘 차이다. 스스로 몸을 클린하게 만들고 싶어지는 느낌이 남는.

그 점에서 이번에 시음해 본 감로보이의 경매산 차는 기본기를 충분히 갖춘 차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차로, 시간을 두고 음미하고자 한다.

‘세포 속까지 리셋(Reset)하라!’는 알레한드로의 “클린”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시간, 보이 생차가 시간이 갈수록 좋은 차가 수입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어디까지나 마실 만큼 구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나의 차관(茶觀)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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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최근 차(茶, tea)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는데, 차 전문인이 아니라도 일상에서 처음 만나는 분들에게  "보이차를 아느냐"고 물으면 "보리차", 당연히 알지”라고 대답하던 시절이 얼마 전이다. 2-3년 전부터 보이차를 물으면 십중팔구 “들어는 봤다” 또는 보이차 마셔봤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중 일부는 “중국 갔다 온 지인이 선물로 준 것을 갖고 있다”고 한다. 실제 보이차를 마시는 사람은 일부지만 그만큼 한국도 보이차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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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차 청병을 한복을 입고 우려내는 이영자 교수]

이제는 대중화로 인해 한국 내 소비량이 늘었지만 이 일로 인해 중국 현지의 가격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몇 년 전 보이차 가격이 폭등에 가까운 큰 변화를 겪었지만, 이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투기자본이 끼어들어 골동보이차와 보이생차에 대해 ‘묻지마 투자’까지 하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었다. 결론적으로 한국시장이 중국 입장에서 보면 아주 작은 규모이기에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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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하 문정숙 선생의 발효차 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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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기장 정점교 선생과의 찻자리에서, 도곡 作]


지난 2002년 부터 중국 광동성을 시작으로 중국차의 현지 차 유통을 확인하고 운남성, 안휘성, 절강성, 호남성 등 12개 성에서 생산되는 차의 제조 공정과 차밭 사진 작업을 해오면서 차 생산농가를 다녀보았다. 이때 중국 차시장의 거대함을 느낄 수 있었고, 매년 차시장이 크게 확대되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한국은 차산업 측면에서 보면 변방의 왜소한 시장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하지만 차와 관련된 일을 하다보니 한국이 전 세계 차산업계서도 큰 목소리를 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청대의 자기가 유럽까지 전세계에 퍼지고 독일 마이센도자기가 홍차 찻잔의 대명사가 되어 최고급품으로 통하던 시기가 있었고, 중국의 도자 기술을 도입해 더욱 발전시켜 고려의 비색 청자와 조선 백자에서 중국을 능가하는 시기가 있었던 것처럼 차산업에서도 그와 같은 역전현상이 일어날 때가 분명히 있지 않을까? 그만큼 한국 차산업계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분들이 많은 까닭에 그런 때가 언젠가는 오리라 기대해본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다른 차들은 한국에서 만든 것이 최상급차로 인정받을 길이 열려있지만, 수많은 종류의 차중에서 보이차 만큼은 한국이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보이차의 정의는 ‘중국 운남성의 대엽종을 후발효시켜 만든 차’라고 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보이차는 중국 운남성 바깥에서 만들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보이차를 만들 수는 없다. 만들어지더라도 보이차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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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생산한 의방지역 고차수로 만든 생차]

하지만 이런 고정관념을 깨는 사람들이 있다. 중국 운남성 현지로 가서 보이차(보이생차)를 만드는 한국
사람들이 그들이다. 단순히 만드는 게 아니라 최상급 차품질을 인정받는 것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운남보이차연구소(약칭 운보연)를 운남성에 설치하고 차를 생산중인 ‘바람의 꿈’(다음의 닉네임이다)이란 분과, 서울 강남에 자리 잡은 람가헌의 찻집주인 이인석이란 분이 그들이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생산에서 유통까지 한국인의 손으로 최상의 보이차를 만들어 공급하는 의미심장한 실험에 도전했다. 최근 그 첫 제품을 만들어 선보였다고 한다.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다.

 

운보연은 100년 이상 수령의 차나무(고차수)에서 보이차를 현지 생산한다. 중국 6대 차산지로 꼽히는 의방지역 등지다. 나는 차문화 관련 책을 저술하고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그런 입장에 있다보니 차업계에 계신 분들과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게 객관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런 입장에서 람가헌에 대해 몇마디를 보충설명하려고 한다. 람가헌은 강남구청 사거리 부근에 자리잡고 있다. 흔히 강남에 찻집이 있다고 하면 땅값 비싸기로 전국 최고인 이 지역의 특성상 가장 상업적이며, 강남의 부유한 상류층만 상대하는 곳을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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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람가헌 이인석 대표]

10년 이상 본인 스스로 차생활을 해온 차인답게 돈을 벌기 보다는 건강한 생활문화를 전달하기를 고집하는 곳이다. 품질 대비 저렴한 차들이 많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들고,부설로 설치된 연구소가 있어서 ‘에니어그램’이라고 하는 성격 공부모임 또한 활발한 독특한 곳이다. 말하자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함께 돌보고자 하는 이들이 모이는 생활문화 공동체 같은 곳이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다음카페 람가헌(http://cafe.daum.net/ramgahun)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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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방지역 고차수에서 찻잎을 채취하는 원주민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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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곱돌 솥에서 물을 끓인다]

차문화 전문 카페에서 문화적인 요소를 볼 수있을까? 어떤 면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
단순히 회원 증가 속도만으로 볼륨으로만 따질 수 없는 것이 디지털문화의 최근 추세이다. 람가헌을 알고 지나온 시간을 보면 세월이 많이 흘러간 것 같다.

우리는 흔히 카페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언제 만들어진 것인가, 아니면 회원이 몇 명인가를 기준으로 말하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좀 다른 생각을 가진다. 충성도 높은 회원 확보도 중요하지만 조용히 침잠하면서도 해야할 일을 해나가는 것 크게 생색나는 일은 아니라도 묵묵히 지향점을 향해 나갈 때 돌아오는 것은 회원증가로 인한 매출증가가 아니라 어느날 카페 주인장의 덕이 쌓여 돌아오는 것이 더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람가헌을 출입하면서 알게된 안미루 님과 송유식 님의 결혼이야기는 참 반가운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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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부부 안미루님, 송유설님] 사진출처 람가헌

그와 더불어 지난해 임신한 젊은 부부의 방문에 난, 우연히 함께하여 사진을 담은 분이 출산을 하여 아이를 데려왔다는 것을 카페 사진방을 통해서 아이의 얼굴을 보고 알았다.

이런 일들이 누적되면서 람가헌은 새로운 모뎀을 가지게 될 것이다.

난, 최근 논문을 준비하느라 몇 개월 동안 아무일도 못하고 전진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그로인해서 잃은 것도 많이 생겼다. 이제 몸을 추스르고 책 작업을 마무리하게 되는데, 디지털자료를 정리하다 보니까 람가헌에서 국내 답사중 일지암에서의 여연스님과 좁은 방에서 함께한 시간을 확인하고 반가운 마음에 편집없는 상태 그대로 올려본다.

이런 일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차문화의 중심에서 유통을 한다고 볼 때 아주 중요하고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제 일자암의 암주는 바뀌었다. 우린 그 날 또 하나의 역사를 보고 왔고, 차와 관련해서 어떤 카페에서도 시행하지 못한 이런 일들이 람가헌의 영업과는 무관하게 우리 차문화의 근저에서 정리되어가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항상 새로운 사람들이 람가헌을 찾고 또 그곳에서 공명에니어그램을 연구하는 공명 소장을 만나면 위의 일들이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http://seoku.com/523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 http://seoku.com/442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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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길백차 모수가 있는 주변의 경사도 높은 차 산지]

이번 차문화 답사는 중국측 여행사 대표인 전동해 씨가 동행하면서 가이드로 참석한 나의 역할이 약간 모호해 졌지만, 오히려 역할 분담이 이루어 지면서 순탄하게 진행되었다.

한국인이 참가하는 중국 차문화 답사 프로그램이 현지 최고의 인맥을 동원하여 꼭 필요한 곳, 필요한 인물을 만나게 해 주고 그들로부터 전문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도록 해 주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육우 묘가 있는 호주에 갔을 때 육우차문화연구회 회장단 일행의 접견과 만찬, 국가 차엽연구소인 육종원에서 그 분야 최고 전문가로 부터 설명을 들을 수 있었든 것이다.

격에 맞는 만찬과 그에 따른 현지 차인 참석등은 일반적인 스케쥴이라기 보다는 차문화 답사에 보다 높은 격을 갖추고자 함이 엿보였다. 이번 여행은 국내에서 중국차 전문점인 람가헌의 재 오픈 기념으로 차문화 답사를 시행한 것이다. 차 전문점에서 차문화 답사를 시행하는 것은 고객에 대한 배려이며, 같이 공부하자라는 취지도 담겨 있다. 이러한 배려와 철저한 준비를 해준 주최측 람가헌을 어찌 신뢰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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