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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유치원생의 다도교육은 6-7년 전부터 심심치 않게 차 전문지에 보도되었다.

다도에 관심있는 유치원 원장들은 조금씩 학습의 일환으로 유치원다도라는 명칭 하에 약식, 혹은 전통식 교육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다도라고 해서 무슨 깊은 내용을 공부하는 것 보다는 차를 마시는 것이 하나의 예절이라는 범주에서 간단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하였다.

같은 그룹 아동들에게 차를 우려내어 나누기부터 격식에 맞는 찻상차림 혹은 꾸준한 예절교육의 일환 등으로 발표회까지 하는 유치원마다 특색있는 과정으로서의 프로그램으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가운데 다문화가정의 어린이가 한국의 예절과 같은 범주에서 차 마시는 법을 어머니와 함께 유치원에서 배우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의 인식으로는 혼혈의 존재가 매우 드물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피하기까지도 했지만 지금은 그러한 예가 많아져 아이들 스스로도 서로 거리낌없는 사이로 지내고 있음은 이미 다문화가정의 모습이 이 사회에서도 평범한 일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사진, 타티아나와 그의 딸 이수현]아이들이 혼자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정서에서 아직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서로 간에 배타적인 경우도 있어 급우들과 어울리는 것이 쉽지 않는 현실에 러시아에서 건너온 타티아나 씨는 유치원에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 배우는 다도교실이 있는 것을 매우 반갑게 여기고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9월 08일 서울 강서구 등촌이화유치원(원장 이문희) 초청으로 서은주 교수의 부모와 함께 하는 다도교실 강의는 어머니들의 큰 호응 속에 자녀들과 함께 하는 차 마시는 법과 다식을 직접 다식판에 찍어내는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마치고 인터뷰에 응한 이수현 어린이 어머니[타티니아/러시아]는 유창한 한국말로 오늘 이런 시간은 너무 좋았다고 말한다.

러시아에서 홍차를 많이 마셨는데 유치원 가정통신문을 통해서 부모님과 함께 차마시는 교육이 있다고 해서 오늘이 기다려졌다고. 오늘 교육을 통해서 우리 아이가 차 마시는 것을 한국의 예절에 맞게 배우는 것이 좋았다고 그 소감을 이야기한다.

 [사진 오른 쪽, 첫 번째 이수현과 유아들]

교육의 현장을 본 필자는 보통 어린이 다도교육(유아 다도)이라고 하면 차 마시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강의는 어머니와 아이가 함께 차를 따르고 마시는 예절을 배우고 준비된 다식으로 다식판에 찍어보는 것이다. 다식판에서 모양이 생기는 것을 보고 직접 집에서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을 하게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다문화가정의 어린이가 적응하는데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유치원의 프로그램을 지켜보면서 그들도 우리 예절을 알고 싶고 차와 함께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것을 희망 내지는 자연스럽게 경험하고자 함을 알 수 있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국에서 자연스럽게 동화할 수 있는 우리네 전통적인 생활방식이다. 더 나아가 다문화가정의 아이들보다도 우리나라에 와 있는 외국인으로서의 배우자들이 한국에 좀 더 쉽고 빠르게 접근하며 한국에서의 생활을 좀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절실한 교육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현이의 한국차 다도교육은 그 아이 뿐만 아니라 어머니[타타니아]에게도 의미있는 시간이었으며 아마도 가장 가까운 사람인 남편, 시댁 식구, 친하게 지내는 한국 부인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멋진 한국식 아이템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유치원에서의 보조교사들의 적절한 도움과 강사 선생님의 자연스러운 진행 덕분에 30명 (유아15명, 어머니 15명)의 유아와 어머니들은 아주 편안하고 즐거운 다도교육 프로그램을 마쳤다. 다식을 만들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어머니와 서로 마주 앉아 무엇인가를 함께 만들 수 있다는 즐거움, 그리고 차를 우려 서로에게 소통할 수 있다는 기쁨까지도 준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필자는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식의 다도교육을 배운 이수현 아동의 어머니[타타니아/러시아]에게 러시아에서는 어떤 홍차를 마셨는가 하고 묻게 되었다. 이는 차를 통한 또 하나의 상호경험의 교환이며, 그 나라에서의 홍차문화에 대하여, 또 그 트랜드에 대하여서도 말을 들어 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유럽홍차, 인도 스리랑카 홍차를 다양하게 많이 마셨고 최근에는 중국 홍차도 러시아에 수입되고 있다고 했다. 중국과 가까운 위치의 러시아대륙은 동구유럽에 가까운 경우 유럽의 홍차가 먼저 전래되고, 그 이후 중국의 홍차가 유입된다는 사실에 필자도 사실 놀라움이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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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초, 우리나라는 중국차 문화를 가감없이 받아드리면서 거대한 시장의 차들이 우리 생활 주변에 파고 들었다.

전국에서 차를 연구하는 대학이 생기고 차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더욱 다양한 차문화를 배우게 되었다.

과거에도 우리나라에는 홍차 문화가 들어와 있었지만 대학에서 학문적으로 공부하는 과목이 개설되면서 유럽의 홍차 문화가 예전과는 달리 적극적인 교육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 시점에 부산여자대학에서 홍차의 모든 것을 담은 학습 교제용 책이 출간되었다.

저자 프로필

정영숙 / 부산대. 창원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부산여자대학 차문화복자과 학과장 (사)한국차학회 명예회장. (사)한국다도 협회 부회장

배말순 / 부산외국어대학교 국제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부산여자대학 교양과 교수. 부산여자대학 전임 강사

임창숙 / 경북대학교 대학원 임학과 농학 박사. 부산여자대학 차문화복지과 강사. (사)한국차학회 이사. 총무간사

김문숙 / 성균관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 예다학 석사. 부산여자대학 다도 강사. (사)한국차학회 이사

유혜진 /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석사. 원광대학교 대학원 한국문화학과 박사 과정 수료

목원대. 단국대학교 사회교육원 강사

티웰 / 정가 15,000원

목차

Chapter1. 홍차의 역사

Ⅰ. 유럽, 차를 만나다

1. 동양의 국경을 넘다

2. 영국, 수입이 아닌 생산의 홍차로

Ⅱ. 영국의 홍차 문화

1. 혼수용으로 건너온 홍차

2. 커피하우스에는 차도 있다.

3. 생활 속의 차

Ⅲ. 홍차와 관련된 세기의 사건들

1. 보스톤 차 사건 - 미국 독립전쟁의 도화선

2. 영국 아편전쟁 - 중국, 홍콩을 양보하다

3. 차 레이스(tea race)-차 운반 경쟁

Ⅳ. 홍차와 자본주의

1. 차와 마케팅

2. 유럽의 도자 회사

3. 실용을 추구하는 현대의 홍차 문화

Chapter2. 홍차의 세계

Ⅰ. 차와 홍차

1. 차의 생성

2. 차의 여행

3. 차나무(카멜리아 시네시스)는?

Ⅱ. 생산지와 등급에 따른 홍차

1. 산지별 홍차 - 홍차들의 고향

2. 등급별 홍차 - 팁(Tip)에서 페코(Peko)까지

Ⅲ. 홍차의 분류

1. 우리는 방식에 따라

2. 찻잎의 배합에 따라

3. 포장과 형태에 따라

Ⅳ. 홍차의 제다 공정

1. Orthodox 공법

2. CTC 공법

Chapter3. 홍차의 매력

Ⅰ. 홍차 도구 콜렉션

1. 홍차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도구들

2. 아름다운 홍차 그릇과 제조 회사

Ⅱ. 맛있는 홍차 우리기

1. 기본 홍차 우리기(Straight Tea)

2. 다양한 홍차 우리기(Variation Tea)

Ⅲ. 계절별 홍차 찻자리

계절별 - 봄, 여름, 가을, 겨울

테마별 - 생일, 크리스마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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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990년대 후반까지도 홍차를 즐기는 인구가 많지 않아서 유럽의 다양한 형태의 홍차가 수입은 되었지만, 고급 홍차를 수입하는 곳이 드물었다. 수입을 하였다고 해도 유통이 원할하지 못해 고급홍차 수입은 일시적인 현상이었다고 보는 견해가 많은 편이다.

그런데 최근, 유럽식 홍차 마시는 인구가 급속히 늘어가는 것 같다. 나는 중국 홍차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유럽의 홍차 맛에 감동하지 않는 편이라고 자주 이야기하곤 했다. 일반적으로 홍차를 즐기는 분들은 유럽홍차가 멋있고, 더 우아한 다기를 다루는 것에 크게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나는 중국 홍차 메니아라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 것에 아직은 감동을 받지 못한 편이다. 최근 홍차와 관련한 논문이 자주 나오고, 차관련 세미나에서도 홍차관련 논문이 발표되고 있는 것을 보면 유럽 홍차를 즐기고자 하는 메니아 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전되기르 바라는 입장이다.

전국에서 규모있는 서점에 가면 차와 커피, 커피와 차, 와인과 차, 커피와 다도 코너를 업장마다 제목만 다르지 비슷하게 다루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차에 관한 책이 늘어가면서 서울에 있는 대형서점에서는 특설 코너를 만들었지만 계속해서 커피코너 책이 넘쳐나서 차 쪽으로 침범하고 있는 것을 차의 책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단박에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만큼 차 보다는 커피 인구가 더 많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차에 관한 책이라고 해도 우리나라 녹차 보다는 중국차 그중에서도 보이차에 관한 책이 일시적이지만 그래도 최근에는 지속적으로 나왔다. 그것이 대중적으로 보였다면 홍차에 관한 책은 너무 빈약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홍차를 만나는 여행> 형설라이프, 서지은 저자의 책을 보면 과거에 나온 홍차와 관련된 책과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구성이 되었다. 역사성과 현실성을 동시에 알 수 있도록 되었으며, 팁을 만들어 초보자가 알고자 하는 부분이 쉽게 설명되어 유럽 홍차를 이해하기에 좋은 구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홍차의 원류인 중국 홍차에 관해서는 크게 언급되지 않거나 중국차를 언급한 부분에서는 저자의 전공이 유럽 차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홍차의 등급이나 분류는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 홍차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저자는 현재백석예술대학 외식산업학부 교수이며, 차와 커피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책의 구성을 보면 다음과 같다.

홍차의 발전 - 홍차 탄생의 배경, 유럽에 수출된 홍차, 홍차의 영국 전파, 미국의 보스턴 차 사건, 차를 계기로 시작된 아편전쟁, 쾌속 범선들의 차 운반 경쟁, 대영제국의 홍차 탄생
홍차의 제다 과정 - 전통방식, Orthodox, 로터반 방식, Semi Orthodox, CTC(Crush Tear Curl) 방식
홍차의 등급 - 홀 리프(Whole leaf) 타입, 브로큰(Broken) 타입, 그 외 등급
홍차의 분류 - 산지별 분류, 스트레이트 티, 블렌드(Blend)에 의한 분류, 가향(Flavored)에 의한 분류, 티타임에 의한 분류
홍차의 꽃, 다구의 선택 - 티포트(Tea pot), 티 컵(Tea cup), 스트레이너(Strainer), 메저 스푼(Measure spoon), 티코지(Tea cozy)와 티워머(Tea warmer), 타이머와 모래시계, 티캐디(Tea caddy) 그 외 도구들
홍차 음료 - 사과홍차(Apple Tea), 딸기홍차(Strawberry Tea), 티 펀치(Tea Punch), 키위 아이스 티(Iced Kiwi T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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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에서 홍차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 같다. 유행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홍차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가는 것은 좋은 일이다. 여러 가지 음료가운데 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그런데 홍차다기는 영국제 명품을 구해야 하는가? 시간을 재고 차를 우리는가 하는 부분을 가지고 혼돈을 하고 있다.

그러면 유럽식 홍차를 마시는데 어떤 다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가?

기문홍차나 운남전홍, 정산소종 같은 중국식 홍차를 마시면서 유럽식 홍차다기에 마시면 좀 이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사진 설명, 기문홍차의 탕색]                                  여건이 된다면 유럽식 홍차 다기로 홍차를 마신 것이 좋다고 본다. 하지만 홍차에 대한 지식은 초보수준이면서 홍차도구만 고가의 유럽식 홍차 다기를 무리하게 구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는 한국도자기나 행남자기 같은 홍차다기로도 충분하다. 가격도 아주 저렴하다. 홍차다기의 수준을 알고 마실 만큼 안목을 갖춘 이는 많지 않다. 우선 즐기면서 마시다 보면, 개인적으로 홍차가 좋고 게속해서 더 연구하며 좋은 차를 즐기게 된다면 그때 고가의 자기 취향을 찾아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홍차를 마실 때 시간을 재는 시계도 품평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렇게 해서 차를 마실 필요는 없다. 유럽사람들이 가정에서 홍차를 마실 때 시간을 재기 위해서 옆에 시계를 두지는 않는다. 그들은 그만큼 조급하게 살지 않기 때문이다. 차를 우려내고 손님께 내는 것은 차를 내는 주인의 감각이다. 일상에서 차를 가까이하고 홍차와 어울리고 맛을 즐기는 케익 같은 것에서 주인장의 멋과 맛을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차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이 차를 즐길 때, 차도구 시장이 크지고 유럽의 명품이 수입되고 우리는 그러한 명품에 비교되는 제품을 생산하고 기술도입이 이루어지면서 자생력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홍차 마시는 것을 까다롭게 한다고 해서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차를 마시는 사람이 명품이 아닌데 외국의 명품 홍차다기를 가진다고 해서 명품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 기본적으로 차를 어떻게 쉽게 마시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요가 많아지면 높은 수준의 메니아를 위한 교육은 그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품질 좋은차도 많이 수입되게 된다. 지금은 차를 쉽게 마실 수 있는 국산 홍차도구의 사용이 권장된다.

홍차다기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현재 있는 것으로 다기의 기능성을 살려서 마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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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황금 원장, 유럽 홍차를 내는 모습]

지난 4월 21일 구미에 있는 중국차 전문점 투다헌(鬪茶軒)을 예정에 없이 가게 되었다. 구미차인연합회 황영화 회장을 만나기로 했는데, 사전에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하지 않은 관계로 황 회장님의 안내에 따라 구미 시내의 투다헌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황 회장님은 ‘한국의 찻자리’에 나올 분으로 초상권 문제가 있어서 반드시 직접 뵙고 확인을 해야 하기에 바쁜 일정에서 시간을 내어 주셨다.


오후 5시 약속 장소에서 나는 J 선생님과 함께 먼저 도착하였다. 투다헌은 첫 방문이고 안주인도 초면이지만 내 명함을 받고 지면을 통해서 알고 있다는 말씀과 함께, 150g 전후 크기의 금과공차 보이차를 내어주었다. 처음 보이차를 마시고 난 뒤에 가게를 좀 둘러보고 앉아서는 “혹시 홍차도 취급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왜냐하면, 진열대에서 홍차다기가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단순히 이런 곳에서는 어떤 홍차를 취급할까 궁금했다. 진열대에 놓인 유럽식 홍차 다기세트를 보았기에 차는 유럽에서 유행하는 홍차일까? 중국홍차일까 하는 단순 비교와 혹시 중국 운남전홍이나 기문홍차를 맛볼 수 있을까 해서이다. 아니나 다를까 안주인 김 여사는 우리는 유럽홍차를 잘 안마십니다. 누가 마셔보라고 가져다주는 차들도 있는데 하시면서 여러 가지 통에 담아 온 것과 봉지에 담겨져 있는 차를 보여주었다. 유럽의 홍차는 취향에 맞지 않다고 하시며 중국 홍차를 좋아한다고 하신다. 현재는 기문홍차와 의흥홍차가 있다고 해서 기문홍차를 마시고 싶다고 했다.

손님으로 대접받는 입장에서 그냥 주는 차 마시면 될 것을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난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혹여, 귀한 보이차를 내주었는데 내가 그 차의 진가를 주인의 입장에서 모르거나, 귀한 차를 그렇게 갑자기 찾아가서 대접받는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기에 가능한 보이차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한다. 어쩌면 일반인들 같이 차의 값을 모르고 마신다면 괜찮다. 난, 현시점에서 보이차의 국내, 국외 가격을 도매가격 소매가격을 알기 때문에 보이차를 대접받는 것이 가장 조심스럽다. 물론 친한 사이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홍차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 이면에는 최근 블로그에서 중국홍차를 좋아하는 나의 편견에 이견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면서 지역마다 차 전문인들을 만나게 되면 혹시 “홍차 드세요?” 하거나 “홍차는 어떤 종류를 좋아하세요” 라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된다.

이것은 단순히 편견에 대한 합리화가 아니라 취향의 문제이고 그러한 방식에 따른 나의 편견을 객관화 해보자는 뜻도 아니다.

그런데 안주인 김 여사의 기문홍차 내는 모습에서 이제까지 중국차 전문점에서 마셔본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차를 내는 것을 보았다. 유럽홍차를 즐기는 분들이 사용하는 고급스런 다기가 아니면서도 유럽식으로 홍차를 내는 것이다. 유리 다기를 이용하며 그만의 방식으로 차를 낸다. 그날 맛 보여준 기문홍차는 잎이 파쇄형이지만 참 좋은 맛을 내어주었다. 진하거나 농하지 않으면서 중국 기문홍차의 전형적인 맛이다. 사람들은 이래서 편견을 버리게 된다. 유리다관에 차와 물을 넣고 12분에서 13분 동안 기다려 우려낸 차다. 그리고 한 번 우려 낸 찻잎은 버린다.

유리다기를 용도에 맞게 응용하여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차는 내는 사람의 노하우가 그래서 중요하다. 우리는 그분이 내는 기문홍차의 맛을 음미하며 황 회장님과의 이야기도 순조롭게 잘 마치고 감사한 마음으로 투다헌을 나오게 되었다.

이 날 마지막에 송이 발효차를 마시게 되었는데 그 맛이 이전에 알고 있었던 송이차의 편견을 일시에 날려버렸다. 다음 기회에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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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주변을 볼 때 많은 사람들이 홍차를 세련되게 즐기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런데 막상 홍차에 대한 지식이 많은 사람이나 차 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의 집을 가보면, 의외로 홍차를 즐기기 보다는 홍차 전용 유명 다기가 멋으로 장식장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차인들의 집을 방문했을 때 홍차가 보관된 것을 보면 즐기면서 사용하는 것인가 아니면 장식용으로만 되어 있는가 정도는 단박에 알 수 있다.[사진, 간편하게 마시는 인사동 아지오]

 

홍차에 대한 기본 지식이 풍부하다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일상에서 즐기는 분들이 아니고 책으로 공부하거나 ‘그렇다고 하더라’라는 ‘하더라 지식’에 더 비중을 많이 두었기 때문인 것 같다. 나의 이런 말에 동의할 수 없다는 분들도 많을 줄 알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차를 좋아하고 연구하는 분들 가운데는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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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곤명에서 한국인 유학생 자매가 운영하는 일명원에서 운남전홍을 마실 때]

 

첫 번째는 중국 홍차(기문홍차, 운남전홍, 정산소종 등)를 즐기는 사람들로서 잎을 파쇄하지 않은 차만즐기는 분들이다. 중국산 홍차를 즐기는 분들의 공통점은 홍차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는 별로 없다. 하지만 시간과 여건이 되면 중국홍차 생산지를 방문하거나 그 지역의 차를 현지인의 도움이나 지인들로부터 정확한 차를 구해서 마신다. 어디에서 만든 것인가 하는 회사 이름은 이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그해의 농사가 잘 된 것인가 아닌가를 따진다.

두 번째는 파쇄형이면서 브랜딩한 차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로 대부분 홍차에 대해 말을 많이 하는 분들로, 홍차를 찻잎의 등급에 따라 분류한다는 말을 듣고는 자신이 마시는 차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는 잘 모르고 마신다. 이런 분들은 차 제조 회사의 지명도에 많은 비중을 두거나 개인적인 기호에 따른 선택을 한다. 다양한 과일향이 브랜딩 된 것을 마시면서 홍차는 원래 이런 맛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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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명원에서 운남전홍을 마실 때 사용한 저울 6.0g]

그래서 올해 농사가 잘못되었다면 굳이 비싼 돈을 주고 햇차를 구하지 않는다.  이런 부류는  집에서 차를 다 마시고 없으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유럽 홍차에 대한 흥미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분들은 자신에게 차가 있으면 마시고 없으면 굳이 유럽홍차를 찾아 나서는 일을 잘 볼 수 없다.

세 번째는 유명 브랜드에서 생산한 파쇄되지 않은 찻잎으로 된 홍차 가운데 가장 질이 뛰어나다고 하는 차로서, 이른 시기에 채취한 여린 찻잎으로 만든 플라워리 오렌지 페코 F.O.P(Flowery Orange Pekoel)같은 어린 싹이 많을수록 품질이 뛰어나고 가격도 비싼 것과, 차의 품질이 아주 특별히 좋은 등급을 마신다. 차는 골든 플라워리 오렌지 페코 G.F.O.P(Golden Flowery Orange Pekoe)라 하여 가지 끝의 황금색 어린잎을 골든팁(Golden Tip)이라 하여 붙여진 것이 있다. 이런 차들을 잘 알고 즐기는 분들은 보편적으로 해외에서 유럽 사람들과 어울리며 생활속에서 홍차를 즐겨 마셔 온 경우와 처음 차를 접할 때 유렵의 고급 홍차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면서 조용히 즐기는 부류다. 이런 류의 사람들은 밖에 나가서 홍차에 대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렇게 마시는 것이 생활이기에 스스로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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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명원 중국차 전문점에서 주인 모녀와 한국인 유학생 방문객과 차 마시는 모습]

 

결론적으로 홍차에 대한 기본적이며 정확한 지식 전달이 안되었다는 것이다. 막연히 홍차는 유럽의 귀족들이 마셔왔던 차라고 생각하거나, 홍차는 우아하게 마시는 것이다는 선입관이 많이 좌우하는 편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녹차도 마찬가지 일 수 있으나 홍차라고 하면 뭔가 세련되어 보이는데 결코 세련된 입맛을 길들이지 못한 상태이기에 한국에서 홍차가 자리잡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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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제 글에 이견이 있어서 아래 글을 덧붙입니다.[2009년 4월 16일]

위의 글은 저의 생각이 편중된 시각으로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홍차는 상당히 과학적인 설비를 이용하여 제품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점을 인정하고, 힐튼호텔이나 조선호텔에서 마셔본 홍차의 특별한 맛을 존중합니다. 다만, 저의 짧은 소견으로는 홍차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정산소종, 기문홍차, 운남전홍, 의흥홍차 등의 지역 차 생산지와 생산 공정 하나하나를 여러 차례 방문하여 기록하면서 저의 개인적인 취향이 된 것 같습니다.

홍차는 중국에서 시작되었지만 유럽에서 완성된 차입니다. 그 점에서 저는 유럽의 홍차를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유럽과 같이 발전하지 못했다고) 중국의 홍차가 폄하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의 글이 심오한 유럽의 홍차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데서 나온 편견이 있다면 이해를 바랍니다.
다만 한 마디 덧붙이자면, 중국의 수준 높은 홍차 또한 존재한다는 것은 현실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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