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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복동에 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다례헌이라는 찻집이 있다. 이곳에서 책 원고 작업을 위해 만남을 약속한 최 선생님과 1년 만에 방문하게 되었다. 최 선생님이 먼저 와 자리에 앉아 계셨고, 마침 주인장 서재홍 선생님도 계셨다.

중국차 전문점이라고는 하지만 이곳은 언제나 조금은 익숙하지 않은 곳이다.

그렇다고 딱히 분위기가 동떨어진 곳이란 것은 아니다. 가까이 할 수 없는 장소는 분명 아니면서도 뭔가 쉽게 다가갈 수 없게 하는 그런 느낌이다. 주인의 강한 개성 때문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있었기에 오늘은 인사를 꼭 드리고 싶었다.

최 선생님과 자리를 함께 하고 메뉴판이 없는 이 집에서 무슨 차를 주문할까 망설이다가 무이암차인 육계를 주문했다. 원래는 주인에게 물어보고 시켜야 되는데 문득 생각난 것이 오래된 찻집에서 나오는 육계 맛은 어떨까 하고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다.

안주인이 우리 집은 20년 된 육계라고 이야기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개업한 지가 20년이 되었고, 그 당시에 차를 많이 확보한 상태였고, 세월을 품은 차가 기본적으로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깡통으로 된 차 통을 그대로 들고 오셨다. 마실 만큼 차를 넣고 우려 보았다. 탕색은 등황색에서 붉은 쪽이다. 필자가 육계를 좋아해서인지는 몰라도 진년차에서 느낄 수 있는 홍배 맛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를 알기에 요즘 만들어져 나오는 차와는 무언가 기본 맛이 달랐다. 단순히 세월 맛만은 아닌 것 같다.

지난 세월 홍배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에 요즘 맛있다고 하는 암차의 전형적인 암골화 향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무이암차의 잔향은 그대로 녹아있다. 약간 고풍스런 실내 분위기와 주인장 부부의 고아한 멋이 함께 배어나오는 것 같다. 필자는 우리가 앉은 옆 테이블 에서 책을 보시는 주인 서재홍 선생께 요즘 어떤 차를 즐겨드세요 하고 물었다.

“보이차!”

보이차 마니아시라니 당연한 대답이시리라. 우선 마시기 편해서 좋다고 하신다.

안주인은 흑차의 매력을 더욱 느끼시는 것 같다. 작은 도자기 탕관으로 끓여 맛있게 우러나온 사천성 금첨을 주셨는데, 표정과 손길에서 주는 즐거움과 행복이 그대로 전해온다. 인생의 선배 같은 모습이다.

손님과 육계를 맛있게 마시고 덤으로 주신 금첨의 맛은, 최근에 호남성 공첨과 천첨을 통해 세월 속에서 품어져 나오는 깊은 맛을 알게 된 데에, 새로운 한 가지 맛을 더하게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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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앙동 차생원(대표 서정향)에 방문했다. 이곳에서 정선화 선생과 약속했다. 인물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다. 정선생님 이쁘게 촬영해 달라고 하시며 말차 한 잔 타신다.

아주 숙달된 손놀림이다. 정선생님은 우리가 흔히 말차를 마신다면 일본 말차를 이야기 하는데 이 분은 한국제다에서 만든 말차를 사용하신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부드러운 차 맛이 아니다.

씁쓸하고 약간 강한 맛이 거칠게도 보이지만 필자도 이젠 그런 맛을 즐긴다. 물론 필자도 농차용은 일본 말차를 사용하지만 일반적으로 마실 때는 꼭 일본 말차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쓰고 신맛이 강한 가운데 단맛이 도는 우리말차를 마시는 즐거움도 있다. 부산 차생원에서는 언제다 똑같은 한국제다 말차를 판매하고 손님께도 똑같은 말차를 낸다.


[사진, 입식 자리 외에 방에서 차를 낼 때의 차생원]         부산 차생원 외에 대구에 가면 선비다례를 하시는 김태곤 선생님은 반드시 우리나라 말차를 내어 주신다. 말차를 꼭 부드러운 맛만 찾을 것은 아니라고 본다. 보이차를 마시면서 부드러운 맛만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필자같이 쓴 맛과 고삽한 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다른 차류에서도 쓴 맛을 즐기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차생원에서 마시는 쓴 맛이 나는 말차 맛은 그 정성이 한 몫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래전 우리가 기억도 못하고 또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오지도 않았었던 선비들의 차생활. 그 옛날에 차맷돌로 가루를 손수 내어 마셨던 차를 생각한다면 우리네 말차는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상념에 젖는다.

아직은 봄이 온연히 온 것이 아니기에 서늘한 기온이 있다. 덕분에 실내에는 숯불로 물을 끓이고 훈훈한 난방역할도 함께 한다. 보통은 찻집에서 숯불을 피우는 것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부산 중앙동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부산 차생원에는 손님이 차 마시는 공간의 가운데와 주인이 앉아 있는 차탁 옆에는 숯불 위에 찻물을 끓이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숯불이 거칠고 차 맛이 쓰고 까칠해도 이 곳에서는 정이 덤뿍 담긴 차 맛을 즐길 수 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양장)
국내도서>건강/뷰티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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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중국차 전문 잡지가 계간지로 창간된다. 창간호의 제목은 공부차도(工夫茶陶), 발행일은 2011년 6월 2일이다. 이 책을 통해서 중국 차 시장의 생생한 소식과 의흥 자사호의 세계 운남성 보이차 시장, 무이산 무이암차 정보 등이 이전의 잡지와는 다르게 제공될 예정이다.

근대 차문화사에서 국내 차(茶)전문지의 역사는 짧다. 1983년 김봉호(金鳳皓)에 의해 편집 발행된 월간 <다원(茶苑)>은 청소년들의 예절을 바로 잡고 전통차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모으기 위한 내용으로 창간호가 만들어졌다.

1987년 월간 <다담(茶談)>이 이기행에 의해 발행되었으며, 이후 월간 <다담>은 용운 스님과 성우 스님으로 발행인이 바뀌면서도 명을 유지하다가 현재는 부산여자대학 한국다도협회에서 계간지로 발행되고 있다.

1988년 다심문화연구회가 펴낸 계간 <다심(茶心)>은 부산, 경남 지역의 차문화 운동이 확산되는 시점에 발행되어 전국적인 차 문화 운동으로 촉발되어 차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책들이 이후 발행인이 바뀌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우리 기억에서 사라져갔다.

2000년 5월 강법선에 의해 발행된 다도(茶道)가 창간되었다. 창간 특집으로: 茶人을 사로잡는 무기교의 미, 정호다완(井戶茶碗), 창간특집(2): 한국의 민가와 일본 국보 다실 다이안(待庵)은, 그 당시에 많은 차인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이후 2002년 발행인 최석환에 의해 월간 <차의 세계>가 창간되었다. ‘차의 세계’는 중국과의 차문화 교류를 확대하면서 오늘날 중국차 문화와 관련하여 전문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편이다. 2003년 1월 <차와 사람(티엔피플)>이 신현철 사기장의 참새다기를 표지로 신희호에 의해 발행되었다.

2005년 5월 1일 우리나라 최초의 차도구 전문지‘<아름다운 차도구>’가 차도구 감상, 도일스님의 특별기고 “차도구를 보는 안목”을 특집으로 티웰에서 발행되었다. 그해 대구에서 계간지 차생활이 창간되었다. 차생활의 실제 발행의 주역은 푸른차문화연구원 오영환 원장이다. 2006년 12월 도서출판 이른아침 김환기 대표에 의해 <차와 문화>가 계간지로 출범한 이후, 주인이 바뀌어 현재는 혜우스님에 의해 발행되고 있다.

사단법인체에서 발행하는 차전문지는 한국차인연합회 <차인>, 차문화협회 <차문화>가 협회 회원의 권익 도모와 회원 소식을 중심으로 발행되고 있다. 

박홍관의 자사호 이야기 (양장)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박홍관
출판 : 도서출판이른아침 201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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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 여여해 대표 전영옥] 

부산에 새로운 중국차 전문점이 찻집의 형태로 생겼다. 찻집 이름은 “여여해”(대표 전영옥). 요즘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의 광복동 입구에 인테리어를 깔끔하게 마무리한 멋진 찻집이 개업한 것이다.

근방의 찻집이 새로 생겼으니 차꾼이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일이다. 들어가 자리를 잡고 주변의 차인들과 함께 인사를 드리니 차 한잔 마시자고 하시며 내어 주시는 차가 노총수선이다. 다른 곳에서 10년 되었다는 차와는 다르다. 맛이 풍부하고 깊다. 나도 “어? 이 차맛 좋은데 어디서 온거예요?” 하고 장사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같이 물었다. 주변이 꾼들이라면 꾼들끼리 통하는 말로 주고 받을 수 있어서 편하다. 어차피 나는 차를 거래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더욱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 노총수선은 3년전에 무이산에서 차 만들고 있는 한국인 “o" 씨에게서 구했다고 한다.
이러저런 인연으로 그가 만든 차들을 마셔보았는데 이 날 마셔본 노총수선이 맛이 깊고 가볍지 않으면서 둥글둥글한 맛이 단단해 보였다.

개업하셨다하니 사진 한 장 찍겠습니다 하고 한 장을 담아왔다.

이 집 장사 잘 되길 바랍니다.

연락처 051-256-9859
부산시 중구 광복동 1가 45번지 하모니빌딩 1층 110호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 박홍관 - 교보문고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는 형설출판사에서 발행된, 일명 ‘중국차도감’으로 더 많이 알려진 책이다. 대부분 차 산지를 방문하여 그 지역의 정확한 품종을 확인

product.kyobo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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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산에서 좋은 차를 가져왔는데 함께 나누자 하시며 송원근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11일 금요일 다경향실 입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점심 시간대이기에 차실 입구에서 만나 점심 먹고 찻집에 들어가서 차를 마시기로 했는데 공복에 진한 차 마시고 싶은 마음은 주는 사람이나 대접받는 사람이나 마음은 같은 것 같다. 원래는 한 종류만 마시고 식사 후에 나머지를 마시기로 하고 들어온 것인데 내친김에 이곳에서 4가지 차를 다 마셔버렸다.

 

[사진 위, 송원근]  자리에 앉자 가방에서 꺼내는 차를 우란갱(牛欄坑) 육계라고 한다. 우란갱 육계는 정암구에서 생산되는 차 가운데 무이암차 마니아 층에서 호응이 좋은 차로 알려진 차다. 실제 품질 좋은 차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평소 내가 가진 차가 좋은 차라고 주장하는 일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무이산에서 좋은 차를 구하기 위해 금전적으로 좀 준비해서 다녀왔기에 좋은 차 한 번 같이 마시고 싶다는 말을 해서 기대가 많이 되었다.

특히 송원근 씨는 무이산의 암차에 대한 식견이 많으며 차에 대해서 실질적인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차칙을 사용하지 않고 비닐 봉투를 흔들어 마실 만큼의 차를 들어내는 내공도 보였다.

육계라는 차를 개완에 넣어 흔들어 그 향기를 맡을 때 흔히 말하는 암골화향을 그대로 지니고 있으며 아주 깊은 맛을 내 몸속으로 들여보내는 것 같았다. 빈속이라서 더 그랬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그 향기가 참으로 오랜만에 대하는 것이다. 특히 내포성이 강한 우란갱 육계는 첫 번째 맛부터 일곱 번째 까지 변함 없는 암운의 깊은 맛을 주었다. 탕색을 보면서 눈으로 보는 즐거움은 무이암차의 풍미를 더욱 느낄 수 있는 차였다.

두 번째로 동목촌에서 생산된 송연향의 정산소종 1급과 특급을 연이어 시음했다. 4년 이상 건조한 홍송을 사용했다고 한다. 정산소종의 홍차 맛은 소나무의 훈배향이 배어나오는 맛으로 기문홍차나 의흥홍차와는 전혀 다른 맛이다.

정산소종의 차 맛은 동목촌에서 생산되는 것과 그 외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이 공존하고 있지만 소나무의 훈배향이 거슬리지 않고 온전하게 그 차 맛을 드러내어 주었다.

송씨의 경우 유창한 중국어 실력과 함께 그 지역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새로운 차류를 생산해 내는데 역할을 하기도 하는 차꾼이다. 무이산의 차를 가지고 홍차를 만들어 가지고 온 것이 있었는데 그 향은 마치 쵸컬릿 향과 무이향이 섞여 있었다.

지역에서의 진정한 차를 우리는 늘 접할 수 없다. 왜냐하면 현지에서의 수요가 워낙 드세고 우리에게까지 올 수 있는 명차들은 얼마되지 않기 때문이다. 송씨가 내어 준 차류에서 육계와 정산소종의 품질은 대부분 그 지역의 제대로 된 차였다. 그것을 서울 한복판에서 마실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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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차(茶)전문지의 역사는 짧다. 1983년 김봉호(金鳳皓)에 의해 편집 발행된 월간 <다원(茶苑)>은 청소년들의 예절을 바로 잡고 전통차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모으기 위한 내용으로 창간호가 만들어졌다.

1987년 월간 <다담(茶談)>이 이기행에 의해 발행되었으며, 이후 월간 <다담>은 용운 스님과 성우 스님으로 발행인이 바뀌면서도 명을 유지하다가 현재는 한국다도협회에서 계간지로 발행되고 있다.

1988년 다심문화연구회가 펴낸 계간 <다심(茶心)>은 부산, 경남 지역의 차문화 운동이 확산되는 시점에 발행되어 전국적인 차 문화 운동으로 촉발되어 차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책들이 이후 발행인이 바뀌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우리 기억에서 사라져갔다.

2000년 5월 강법선에 의해 발행된 다도(茶道)가 창간되었다. 창간 특집으로: 茶人을 사로잡는 무기교의 미, 정호다완(井戶茶碗), 창간특집(2): 한국의 민가와 일본 국보 다실 다이안(待庵)은, 그 당시에 많은 차인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이후 2002년 발행인 최석환에 의해 월간 <차의 세계>가 창간되었다. ‘차의 세계’는 중국과의 차문화 교류를 확대하면서 오늘날 중국차 문화와 관련하여 전문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편이다. 2003년 <차와 사람>, 2005년 ‘<아름다운 차도구>’가 차도구 감상, 차도구를 보는 안목을 특집으로 티웰에서 발행되었다. 2006년 12월 도서출판 이른아침 김환기 대표에 의해 <차와 문화>가 계간지로 출범한 이후, 주인이 바뀌어 현재는 혜우스님에 의해 발행되고 있다. 법인체는 (사)한국차인연합회<차인>, (사)차문화협회<차문화>가 협회 회원을 중심으로 격월간지가 발행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새로운 형태의 차문화 전문 잡지가 계간지 형태로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2011년 6월 창간을 목표를 최종적인 이름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기초 작업에 들어갔다. 제목은 000 또는 0000으로 정해질 것인데 조만간 새로운 정보가 나오면 추후 발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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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변화에 따라서 마시는 차의 종류는 달라진다. 특히 집에서 혼자 마실 때와 외출해서 타인과 함께 할 때는 전혀 다르다. 차를 취급하는 곳에서는 더더욱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시게 되는 편이다.

필자는 차를 만나는 방법은 기록을 위해 스스로 가치를 부여해서 작업할 때와 상대방의 수준에서 좋은 차라고 하는 차를 대면할 때가 있다.

또한 차의 가격이 높아서 좋은 차일 수 있는 것과 차 자체의 수준이 높아서 그 맛을 함께 나누기 위해 지인들과 마시는 차가 있다. 어떤 환경이든 필자만의 방법으로 등급을 구분하는 것은 습관이 되었다.

[사진, 봉황단총 八仙 동차] 봄이 성큼 다가오면서 사람을 만나는 곳곳의 찻자리에서 거론 되는 차로는 청차가 많은 편이다. 3월 4일 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한중다예연구소 이영자 선생님을 만나서 나눈 대화도 처음부터 그동안 준비하고 있었던 <오룡차 다예>에 대한 내용과 봉황단총(鳳凰單欉)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2010년 중국 광주, 세계차 박람회에서 구입한 봉황단총 책 이야기며 선물 받은 단총 샘플을 마시면서도 올해는 봉황단총이 유행할 것 같다는 말을 하게 되었다.

필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로는 최근 보이 생차 붐이 불면서, 진년 보이차의 맛을 즐겼던 많은 분들의 차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열정에 의해, 다양한 산지의 보이 생차가 유행되었고 그에 의해 진년 보이차와 생차의 중간 단계까지도 오고 가며 그 한계를 경험했다고 볼 수 있다.

중원의 대표적인 청차라면 복건성의 민북 오룡차인 무이암차, 민남 오룡차인 안계철관음, 광동성 오룡차의 봉황단총, 대만의 동정오룡, 목책철관음, 동방미인, 문산포종 등이다. 여기서 대만의 좋은 오룡차는 당당한 경쟁에 의해서 등급이 산정되고 그 가치에 대한 차 값은 국제적인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대륙에서는 시합도 있고 경매도 있지만 대만 만큼 인정받는 차 시장이 형성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차꾼들은 더 기회가 될 수 있고 다른 말로 상인들도 자신의 차를 보는 눈에 따라서 얼마든지 부가 가치가 높은 차를 선점 또는 매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월 4일 창원에 있는 삼소방에서 만난 2010년 생산품, 봉황단총 팔선 향의 봄 차와 겨울 차(사진 위)는 내포성이 강한 차로서 겨울 내 무거운 차를 마신 차꾼들에게 흥미로운 차 향기를 물씬 안겨줄 수 있는 차였다. 봄 차의 풍미는 그 향기가 가슴 깊이 들어가 온몸으로 퍼지는 듯하였다. 특히 한 품종의 차에서 봄 차와 겨울 차를 비교해서 음미할 수 있는 기회는 쉽지 않은 것으로 귀한 시간을 가졌다.

사람에 따라서 팔선 향을 취하는 방식이 극명하게 다를 수 있다. 즉 중국에서 값이 비싼 것만 가지고 온다면 실패할 위험성을 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의 정서와 기호에는 좋은 차인데 중국인의 취향과는 맞지 않아서 값이 저렴할 경우는 또 다르다. 즉 값이 저렴하다고 차의 수준까지 저렴하지 않는 것이 봉황단총의 장·단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봉황단총에 대한 맛과 향기를 즐길 수 있는 폭이 비교적 넓었다. 2004년 조주의 어느 봉황단총차 전문점에서 그들의 차 맛에 대한 기호와 가격에 대해 다양하게 체험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차 이름이나 유명세로만 가격이 결정되지 않는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면 또한 함께 체험했다.

박홍관의 중국차 견문록 (양장)
국내도서>가정과 생활
저자 : 박홍관
출판 : 도서출판이른아침 201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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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일 봄이 오는가 싶은 날씨에 갑자기 추워졌다. 인사동에 나와서 버스 정류장에 위치하고 있는 동방예술사에 들어갔다.

이 가게는 필자가 10년 전부터 애용하고 있었던 곳으로 중국차와 도자기, 예술 분야에 대한 책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서울 인사동에는 화교 출신의 가게들이 몇 개 있지만 그 가운데 차와 중국 책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동방예술사”다.

2층으로 올라가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주인 양선생이 계셨다. 대만에 자주 다녀오시기에 못 만나는 경우도 많았는데 오늘은 그의 건강하고 밝은 모습을 보면서, 차 한 잔 마시고 싶었다. 주인 양 선생은 “선생님 오랜만입니다. 자리에 앉으세요, 무슨 차 좋아하세요” 라고 물어오시기에, 이곳은 필자로서는 부담이 없는 곳이기에 편하게 말을 건네며
[사진, 1990년대 초 생산된 노총수선 엽저]   
         
“저는 모든 차를 다 좋아하지만 중국차 가운데서는 무이암차를 특히 좋아하는 편”이라고 하자,
그럼 우리 집에서 딱 12년된 “노총수선(老叢水仙).. ”이 있는데 마시자고 하며서 차가 담긴 봉투를 찾았다.

차를 준비하면서 봉투를 열고 개완에 차를 넣고 물을 부으니 고유의 노총수선 향기가 나왔다. 문득 “이런 암차를 좋아하는 송원근 씨 요즘 오시나요? 그 분도 이런 차를 좋아하는데......” 했더니 “그래요 송원근 씨 정말 차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신 분이시지요. 요즘은 오신지 좀 오래되었습니다”라고 하면서 차를 내어 주었다.

노총수선을 처음 접한 것은 1999년 필자가 티라이프21 이라는 차전문 웹진을 발행할 때 였다. 당시 차인연합회 정인오 사무국장으로부터 받았다고 하면서 고인이 되신 서정학 선생이 우리 사무실에 오실 때 몇 번 가져온 것으로 맛을 보았다. 그 후 2-3년 정도 별도로 구입해서 마시기도 했다.

이후 2004년 무이산에 가서 마셔보면서 노총수선에 대한 맛을 익혀본 바로는 노총수선의 고유한 맛이 단순히 부드럽고 마시기 편한 것이 아니라 강한 맛, 순한 맛도 있었고 날카로운 암차의 특이한 맛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차를 최근 3년 정도는 맛을 보기 어려웠는데 이 날 운이 좋게도 마시게 되었다.

그러니까 1999년에 입고된 차인데 보관이 잘되어 맛이 좋다 하면서 내는 찰나, 순간적이나 그의 남편 여지악 선생이(고인, 2008년)생각났다. 2006년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를 발행하였을 때, 그 책의 내용에서 한자의 표기가 잘 못된 부분이나 한국에서 중국 문자를 잘 못이해하여 생긴 오류를 하나하나 확인하여 메일로 보내주신 분이다. 바로 그 분이 차가 좋으면 바로 물량확보라는 차원에서 준비해 두었던 것이었다. 이제 그의 부인이 운영하면서 그 차를 귀하게 사용하고 있다.

무이산에서 비싼 값으로 거래된다고 해도 그는 일정한 범위에서 가격을 형성시킨다. 깊은 맛이 오래품고 있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마신 무이암계열의 노총수선은 비싼 차는 아니지만 요즘 중국차 가게마다 보이차가 대세인 시점에 향기로운 암차 향기를 품고 나올 수 있어오랜만에 기분이 좋았다.

노총수선 이제는 잘 볼 수 있지만 이전에는 무척이나 귀하고 품격이 높게 느껴졌던 차였다. 당시의 날카로운 향과 무이암차의 특이한 맛이 돌아오는 내내 입안에서 향기가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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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지난 15일 노총수선의 포스팅 사진에 대해서 유동훈 씨의 문의가 있었다. 사진이 정확하다고 답변을 하게 되면서 우린 후의 엽저에 대한 확인이 여러 사람들에 의해서 나오게 되었다. 필자가 촬영한 차는 이미 내손을 떠났기 때문에 확인을 위해서 다음 주에 시음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다릴수가 없어서 오늘 동방예술사에 가서 사정을 말씀드리고 그 차를 다시 마시게 되었다.
전에 촬영한 사진은 아이패드로 보여드리고 업저를 확인하였다. 시음한 차는 전형적인 노총수선이다. 촬영하였던 차를 가지고 있는 곳에 연락하여 아이폰으로 촬영해서 전송받았다. 똑 같은 노총수선의 외형을 보여준다. 그 당시에 촬영한 파일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다른 책에 사용할 자연차의 사진이었다.
제주도 녹차를 촬영한 개완에 이 차를 담아 촬영한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번 일에 대한 사진 오류는 수정하고 그동안 나누었던 글을 그대로 보존하기로 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며, 처음 제보해 주신 유동훈 님께 감사드린다. 이후 이 포스팅 사진에 대한 견해를 주신 송원근, 오명진, 지음, 박창식 님께도 감사드린다.

 

 


    노총수선의 탕색을 확인할 수 있는 아래 사진.(여기까지 같은 개완으로 작업)

 

     사진 위와 아래의 개완이 다릅니다.

 

     제주도 녹차 사진, 이 날 녹차를 촬영한 후에 보이 생차 가운데 줄기가 붉은 색으로 나온 자연차를
    촬영한 것이다(아래 사진 참조)
   

 

     이 사진의 차는 자연차, 줄기가 약간 붉은 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2008년 차마고도의 한 길을 가면서
    자연상태에서 자라는 자연차에 대한 사진 작업을 했다. 이후 자연차로 완성된 엽저를 기록하는 작업에서 파 
    일이 바뀐 것을 확인했다. 모든 것을 수정하였다. 
   - 여러분께 누를 끼치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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