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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죽청 3200년 고차수

 

311일에 입국하신 한국 손님들을 모시고 89일간 차산기행을 하였습니다. 첫날 린창 윈시엔 샹주칭에 있는 세계차왕수를 탐방하고 시꾸이, 빙다오, 징마이, 라오반장, 화주량즈 등을 차례로 견학하는 코스였습니다. 저는 8일날 멍하이를 출발하여 푸얼, 징구, 샤오징구(小景谷)의 쿠주(古竹), 전위엔의 라오우(老烏), 멍쿠의 빙다오 노우, 빠카(坝佧), 나지아오(那集)산 등을 먼저 둘러보고 12일 아침 린창 공항에서 손님들을 맞이하였습니다.

 

이번에 오신 분들은 모두 여덟 분으로 전 조계사 주지스님, 부산대 학장님, 부산의 건설회사 회장님 부부, 대구의 산부인과 원장님 부부, 밀양의 전기회사 사장님 그리고 마침 상하이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저의 큰 딸내미가 가이드로 따라 왔습니다. 저는 모두 다녀온 곳이지만 이번에 오신 분들은 처음 방문하는 곳들입니다.

 

윈시엔에서 펑징으로 해발 2400미터의 고산을 굽이굽이 넘어갑니다. 길가의 비탈을 따라 호두나무와 대지차들이 심겨져 있습니다. 펑징은 운남홍차(滇红)의 본고장인데 이곳의 대지차들은 대부분 홍차 원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정상을 넘어 조금 내려오면 원시삼림 속에 조그마한 호수가 있습니다. 피로도 풀 겸 잠시 내려서 풍경을 감상하고 호수를 향해 돌팔매도 날려봅니다. 호수 건너편까지 돌멩이가 도달하면 오운산 미를 선물로 주겠다고 했더니 다들 열심히 던집니다...

 

샹주칭의 차왕수는 여전히 웅장한 자태로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마을에 도착하니 차왕수를 친견하러 오르는 계단을 다시 수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가끔 있는 일이지만 중국에서는 자주 보는 광경입니다. 멀쩡한 계단을 다시 허물고 또다시 다른 자재로 시공합니다. 주로 유명한 관광지 등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인데 개인 자금으로 개발된 곳이 아니라 정부 자금으로 운영되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차왕수 바로 곁에 있는 작년에 오운산에서 향죽청 순료고수차 원료를 구매했던 집으로 가보니 집이 대부분 허물어져 있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도로 위쪽에 있는 마을은 모두 철거한답니다. 차왕수의 중요성을 인식한 중국정부의 대책을 이해해야겠지만 조상대대로 살아온 촌민들에겐 날벼락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이라면 대모도 하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겠지만 중국은 아직 정부가 하는 일에 공식적으로 반발하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중국은 아시다시피 원천적으로 모든 땅은 국가 소유이고 국민들은 30, 혹은 70년씩 국가로부터 임대 형식으로 땅을 소유합니다. 소유권을 팔거나 구매 할 수는 있지만 언제든지 국가가 필요하면 환수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일정부분 보상을 해주지만 금전적인 보상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정서적 박탈감은 어찌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허물어진 집안의 한켠에 아직도 차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봄차 손님만이라도 차왕수 가장 가까이에서 손님을 맞이하고픈 마음인 것 같습니다.

 

고수차는 삼월 말이나 되어야 나오므로 햇차는 아직 이르고 바로 집 앞에서 자라고 있는 천년야생차 새싹을 몇 개 따와서 우려 봅니다. 연두 빛 새싹이 뜨거운 물속에서 몸을 풀어 상큼하면서도 짜릿한 향기로 몸속 깊이 다가옵니다. 금세 정신이 맑아지고 만면에 미소가 번집니다.

 

두들 각자 한국에서 준비해온 예물로 차왕수 앞에 경배를 올리고 잠시 엄숙한 시간도 가집니다. 저는 손님들을 안내하느라 딸내미가 준비해온 소주 한 병을 끝내 내놓지 못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준비한 소주잔을 나눕니다. 모두다 결국은 마음이지요! 차왕수 앞에 소주잔을 놓으나 식사 자리에 놓으나 준비한 마음은 같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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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랑산 지역 차산지

 

멍하이 일기는 다양한 분들이 읽는 글이라서 보다 전문적인 내용을 쓰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가끔 차를 전공하는 교수님들이나 전문가들의 질문을 받을 때는 따로 메일로 답변 드리곤 합니다. 이번에 올린 멍하이 일기 58에서 위조와 유념의 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렸는데 많은 분들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해서 다소 복잡하지만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들 드려 볼까합니다.

 

질문하신 것 중에 보이차에서 다소 강렬하고 자극적인 쓴맛과 떫은맛을 내는 경우는 다양합니다. 혹자가 이야기하는 농약 문제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품종에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고수차들 중에 단맛이 좋은 지역은 이우 쪽의 차들과 징마이, 빙다오, 시꾸이, 나카 등이 있습니다. 대체로 고급차들은 단맛이 풍부한 경우가 많습니다. 쓴맛이 강열한 지역은 크게 뿌랑샨의 라오만어-신반장-파량으로 이어지는 라인과 따멍롱-미엔디엔 쪽으로 이어지는 라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떫은맛은 뿌랑샨의 허카이 지역에서 거랑허의 파샤로 이어지는 라인 그리고 멍송 지역의 허지엔, 바오탕, 멍번 등의 차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수차들은 대체로 떫은맛이 많은 편이고 맹하거나 오히려 자극적이란 느낌도 있습니다. 고수차도 강열한 맛이 있지만 마치 약이 캡슐에 들어 있듯이 동그라미 안에 쓴맛과 단맛 떫은맛이 들어 있어서 자극적이지 않고 술술 잘 넘어가는 느낌이랄까요...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위조와 유념의 문제로 조금 더 자극적인 쓴맛과 떫은맛이 돌출하기도 합니다.

 

유념이 강한 차를 우리면 찻잎 표면의 파괴가 많아서 처음부터 찻잎속의 물질이 많이 우려져 나옵니다. 탕색은 약간 혼탁하지만 구감은 풍부하며 강열한 느낌입니다. 이렇게 만든 차는 그해에 먹기엔 밀도가 높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지만 장기보관하면 어느 순간 갑자기 맛이 뚝 끊어지는 듯한 단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봄차철에 찻잎이 한꺼번에 생산되다보면 위조를 하지 않고 바로 살청을 하는 차농들도 있습니다.

 

살청시간도 솥 온도를 높여서 10~20분 만에 끝내고 유념도 기계 유념을 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념은 오히려 손으로 대충하는 것보다 기계의 힘을 빌리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조와 살청은 아직까지는 손으로 직접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순간순간 변하는 날씨와 찻잎의 상태를 즉시에 감지하고 대처하기엔 기계의 힘으론 어렵습니다. 위조와 살청도 기계의 힘을 빌리는 곳도 점점 늘어나고 있기는 합니다.

 

현재 소수차들은 모든 과정을 기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차들은 대체로 맛이 거칠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위조나 유념의 문제로 처음부터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강열한 맛이 나는 경우는 일단 당장 먹기보다는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념이 과하여 찻잎의 내 물질이 과다하게 우려져 나오는 경우라면 외부의 영향을 적게 받는 밀봉 보관법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차를 비닐 랩 등으로 완전히 감싸서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하는 방법입니다. 한국에서도 2013년에 다시 쓰는 보이차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입니다. ‘양중위에라는 중국의 보이차 연구가가 줄 곳 주장하는 방법인데 보이차의 발효를 외부환경의 작용을 완전히 차단하고 찻잎 자체가 지니고 있는 효소에 의한 발효만으로 한정할 때 가장 좋은 보이차가 된다는 주장입니다.

 

현실적으로 모든 차를 이렇게 보관할 수는 없겠지만 한편으로 일리가 있는 주장이기도 합니다. 다만 품종 자체의 원인으로 강열 한 맛이 있는 것이라면 따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취향에 따라 즐기면 그만이지요. 애초에 생산할 때 이런 모든 부분을 머릿속에 그려 두어야 훗날의 명차를 기약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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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잘 달이면 붉은 색이 난다

 

보이차를 만드는 업체에서 자신의 차맛 맛깔나면서도 독특하게 내는 방법을 선보이는 곳이 있다. 다름아닌 예전 방식으로 탕관에 달여 내는 방식인데, 이는 신라시대 고운 최치원의 기록에도 보이듯이 가마솥에 넣어 달이는 방식과 같다.

2시간 동안 잘 달여낸 차

 

쾌활보이차(대표 정경원) 사무실에서 은탕관에 달여 내는 음다법은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현대의 다기를 눈 앞에 두고 우리는 방식에 대해 이런 방식의 차 내는 법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하는 것이다.

은탕관에 차를 넣고 숯불로 달이는 모습

 

차를 마시면서 가장 흔히 하는 고민은 눈 앞의 차를 두고 차는 차일뿐이라고 하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몸에 좋겠지? 하는 기대적인 요소도 있다. 그것은 차에 대한 효능을 바라는 모든 이의 생각과 같을 것이다. 이에 대해 왈가왈부하며 학술까지 끌고 올라가지 않더라도 분명 차 덕분에 우리 몸에서 반응하는 것은 분명히 있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숯불로 달이는 보이차(동영상)

 

 차를 탕관 즉 끓일 탕자가 들어간 이유처럼 달여마시는 방법으로 두 번째 마셔본 경험으로는 나름 일리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예로부터 차를 달인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약처럼 탕관에서 달여 먹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했던 차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모습과 풍습이 사라졌을 뿐이다.

 

숯불로 달인 보이차(동영상)

 

오늘은 맹송을 마시고 나서 애뢰산차로 만든 죽통차를 달여 스텐 티 보온병에 담아 놓은 차를 마셨다. 달여마신 죽통차는 그동안의 선입견으로 생각한 죽통차와 비교할 수 없는 맛을 보였다.

애뢰산 죽통차

 

차를 달이는 정성이 우려마시는 방법과 무엇이 다를까 마는 각자가 차를 준비하는 정신과 마음이 다를 뿐이다. 차를 그냥 끓이는 것이 아니다. 무심코 아무렇게나 넣고 아무그릇에 팔팔 끓이는 것이 아니라

좋은 잎으로 만든 차를 최적의 탕관으로 정성들여 달여 차를 낼 때는 또 다른 의미도 존재할 것이다.

 

그 차를 오늘도 음미해 보았다. 문제는 맛이 있다는 것에 더 다른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이렇듯 각자의 방식으로 이전 차달임의 방식들을 여러 곳에서 각기 다른 차인들이 시연하고 있는 것을 목도하는 요즈음, 원래의 방법으로 회귀하여 그 맛을 찾아본다는 것, 그리 하는 것이 곧 차에 대한 구도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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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활 정경원

 

쾌활보이차 정경원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8월 중순이다. 2010년 쾌활보이차 사진 작업이 계기가 되어 알게 되었지만 보이차도감을 편집하는 과정에 전화와 sns로 연락을 주고 받은 일이 있다.

 

촬영에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고 그래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다. 부족한 부분은 조만간에 출간될 개정판에서 더 상세하고 바르게 교정되어 나올 것이다. 그러한 교정작업에 관련하여 한 번 차실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의 찻자리에 올려진 다완을 보고 의문이 들었다.

 

쾌활 정경원 대표의 찻자리에 놓인 다완

 

처음에 보이차를 마시기 전에 말차를 먼저 마시는 것인가 하고 잠시 의아했지만 그는 이 완은 말차용이 아니라 보이차를 끓여서 마시는 용도라고 설명을 했다.

 

그럼 다완에 어떻게 마시는가? 차는 당대부터 송대까지의 역사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원래 선조들은 끓여서 마셔왔다는 것에 착안하여 보이생차도 끓여서 마시면 차의 좋은 성분을 오롯이 마실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차 산지의 소수민족은 끓여서 마시는 것을 많이 보았다고 한다.

 

은탕관으로 끓인 차

 

한 편으로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시대적으로 볼 때 거꾸로 간다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잠시뿐 그동안 필자가 만난 소수민족의 차법에 대한 것을 생각해 보면 포랑족의 죽통차도 생죽에 차를 넣고 죽통을 불에 끓여서 먹는 것을 체험하기도 하고 2004년 북경에서 소수민족이 운영하는 보이차 전문점에서 약식으로 냄비에 끓여서 마시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등등 여러 가지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는데, 그럼 어떻게 끓이는가 했더니, 이 방법은 특별히 고민하여 만든 것이 아니라 선조들이 만든 탕법에 모두 나와 있다고 한다. 다만 문헌에는 9장의 종이를 덮고 하지만 여기서는 7겹으로 종이를 겹쳐 싸서 사용했다고 한다.

 

먼저 다 마시고 지금 또 끓이고 있기에 미국제품 스텐 티 보온병에 담아 놓은 차의 맛을 보여주었다. 다완에 내는 차는 새롭게 양손으로 보이차를 마시는 기분도 역시 이채로왔다. 늘 이렇게 상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다음에 가져온 차는 은탕관에 끓인 맹송이다.

 

맹송을 은탕관에 끓인 차(동영상)

 

맹송은 차성이 강하기에 5g의 차를 넣고 물 3리트 넣고 끓이는데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걸린다고 한다. 완전하게 잘 끓이면 탕이 붉은 색을 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끓인 차는 은탕기에 해서 차탁위에 놓고 종이 덮개를 여니 붉은 색을 띄는 차가 되었다

.

그것을 대나무 표작으로 다완에 덜어주는데 그 맛은 차가 가진 쓴맛의 속성을 달게 해주었다.

놀라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만든 차의 성질을 완전하게 파악하고 그 소지자 입장에서 좀 더 건강하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다른 이와의 차별점이 있었다.

 

은탕관과 약탕관

 

두 번째는 우리가 어릴 때 봐온 약탕기에 달인 차를 내었는데 먼저 마신 차와는 조금 다른 맛이지만 그 성질의 순화된 맛은 여전히 감미롭다.

 

역사적으로 끓여서 마시는 자다법에서 옥다법, 포다법으로 변해온 다법을 다시 끓여서 마시는 탕법을 이 시대 보이 생차에 적용한 것에 대해서 흥미로왔다, 사실 생차(산차)에 대해서는 가끔 필자도 응용하는 방법인데 차성이 강한 것에 대하여 이렇게 마시는 방법을 다시 보니 반가웠다.

 

약탕기에 끓인 차

 

차를 마시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끓이는 공을 들여 마신다는 점에서는 정성을 다하는 느낌도 든다. 도구가 없던 시절에는 이렇게 끓이는 것만이 유일한 수단이었으리라 보고 탕법을 아주 오랜 시간 전의 음다법으로 알고 있지만 별다른 도구 없이 살아가야한다면 탕법이 가장 정답이 아닐까 싶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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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도감 

 

 보이차와 포장지, 차밭 고차수 등의 사진 700장으로 편집된 책이다. 1999년 한국에서 보이차 애호가가 운남성 이무지역 차산의 묘족 마을에서 차를 주문 생산한 시기부터 시작하여 100년에 한 번 온다는 보이차 최고 전성기인 2007년을 지났다.

 

그해 이후 이제 그 시간도 10년이 넘어간다. 대한민국에 소개되거나 또는 중국내의 유명한 차류들 중에서 한국인에게 알려진 거의 모든 소수차 고수차, 더 나아가 단주로 만든 최고의 차들을 생생한 화면으로 제공한다.

 

주요내용

이 책에는 최근 17년간의 보이차가 등장한다. 처음 이 책을 준비할 시기에는 보이차는 시간이 지나면서 익혀먹는 맛을 즐기는 동시에 차의 외형은 갈변 현상으로 색상이 변한다. 찻잎들이 변색되기 전에 촬영하여 훗날 차의 기본적인 정보를 알기 위해 병면을 촬영한 것이다.

 

필자가 이 책을 준비할 당시에는 그런 마음으로 준비했다. 하지만 모든 차를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8년이라는 준비기간 동안 차가 생산되고 510년이 지난 차라도 책에 필요한 차라면 사진 작업을 하였기에 다양한 색상의 사진을 볼 수 있다.

 

1999년부터 전통방식으로 차를 만들기 위해 시작하는 단계부터 산업화 되는 시기의 보이차, 수령이 100년 이상된 차들을 채엽하여 만든차 등등으로 고차수로 만든 차인 경우 대부분 시음을 거쳐 8년여의 시간 속에서 촬영한 결과물 들이다. 시기마다 유행한 차들은 즉, 예를 들어 노반장의 경우 여러 회사에서 생산된 차들이 동시간대에 열거되어 비교할 수 있게 하였다.

 

 1999년 이무지역에서 만든 차

 

1999~2000

한국에서 우리나라 전통문화 살리기 운동이 시작되면서 녹차와 전통도자기가 인기가 있을 무릅, 일부 보이차 애호가들 사이에 중국에서 차를 마들어 가는 극히 일부의 일들이 한국 보이차 역사의 한 면을 끌어가는 시점에 한국과 중국에서 생산된 보이차를 다루었다.

 

2001~2007

20세기 한국의 차 시장은 이제 하동과 보성을 중심으로 생산이 확대되고 전국에서는 우리 녹차 시장에 크게 확산되는 시점과 맞물려 2003년부터 2007년사이 중국에서 보이차를 주문생산하는 시기가 된다. 이 시기가 정식수입하여 판매할 수 있을 만큼의 물량이 확보되는 시점이다.

 

운남성 주요 차산지

 

2008~2016

중국 보이차 시장의 대 폭락을 경험하고 한국의 보이차 시장도 위기감을 감출 수 없는 시점에 고차수를 채엽하여 차를 만들기 위해 중국 운남성을 가는 상인들이 생겨난다. 다음 100년을 준비하는 첫해이자, 새로운 보이차에 대한 시장이 형성되는 시기이다.

 

52개 차산지별 100g 포장

 

그 당시에 2007년부터 노반장 마을 농가와 계약한 진승차창은 2008년에도 노반장 마을과 수매 계약을 하면서 보이생차 가격을 끌어올리는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즉 노반장 붐은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이 거센 바람이 불면서 전국의 보이차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노반장을 모르면 안되는 시기였다.

 

2013년부터 300년 이상된 차엽, 즉 고차수의 바람이 일어난다. 고수차를 만드는 열풍이 불면서 100년 이상 된 차나무의 차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2016년에는 이러한 순료 위주의 단순병배를 거부하고, 순료 외 병배차가 새롭게 조명 받으면서 다양한 지역의 차들이 생산되는 주류와 순수한 단주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난 시기이기도 하다.

 

대만건국 100주년 기념차

 

기념병차

보이차의 생산에서 기념으로 만들어지는 차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중국 내에서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기념 병차의 생산이 이루어 지고 있다.

여러 가지 생산의 명분과 또 재료의 특이성 등으로 수집가들의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가장 많은 것이 매년 띠별로 생산되는 12간지 기념병, 10년 단위의 창업 기념 병 등을 한 자리에 모았다.

 

도감에 나오는 차

1999년 맹해차창 일과수, 이무정산야생차, 이무정산야생 홍표, 자홍표, 흑표, 고산야생병, 해만차창 908, 만전고수차, 허사화의 경매 천년고차수, 차순호, 여명차창 대엽종운무원차, 춘첨차, 여명차창 노반장, 이무순시흥, 자대익, 자운호, 2003년 해만차창 반장칠자병, 포랑산야생대수차, 서경호 방해각, 노반장, 보이차창 교목보이, 복해차창 남나산야생대수차, 2006년 창태차창 이창호, 맹고융씨 맹고, 2007년 고전만차창 만전야생차망지고수차, 이무야생차, 포랑산, 이무만전, 진승차창 노반장창태집단, 부생반일

 

국내업체는 다음과 같다.

서경호, 명가원, 소슬다원, 무위산방, 차우림, 죽로재, 보이고사, 북경도사, 비채담, 지묵당, ()포랑, 도림원, 대평보이차, 석가명차, 오우당, 홍익차, 끽다거, 좋은보이차쾌활

 

❚저자 박홍관

1959년 부산 출생. 80년대 중반 차와 인연을 맺은 경험을 시작으로, 90년대 초·중반에 찻잔과 차 관련 문화예술에 대하여 자료를 모으고 글을 준비하였으며, 90년대 말 차문화의 현장을 직접 보고 기록하는 필드워크 중심의 한국 차문화 기록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차문화에 대해서는 흔히 전설과 진실 두 가지로 나누어지곤 한다. 그 두 가지 중, 전설이 진실인지를 밝히기 위해 고증하고 인증하는 현장 작업이 바로 필자의 오랜 고집이자 후세에 남길 수 있는 기록의 가치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학력 :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문학박사

블로그 : 석우연담 www.seoku.com

e-mail : wkey@daum.net

 

정가: 5만원

 

저서로 찻잔이야기』 『사기장이야기』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박홍관의 중국차 견문록』 『박홍관의 자사호이야기』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차도구의 이해』 『한국현대차인등이 있으며, 차의 예술총서1 찻자리의 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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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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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나산 고차수

 

멍하이 일기 29 - 병배(拼配)에 대하여 -

 

병배란 섞는다는 의미로 여러 가지 종류의 병배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지역 병배로 이쪽산의 모차와 저쪽산의 모차를 섞는 것을 말합니다. 그 이외에 년도병배, 등급병배, 계절병배 등이 있습니다.

 

병배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생산량을 늘리고 매년 일정한 맛을 유지 하는데 있습니다. 산업이 발달하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차를 마시는 사람도 자연히 증가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차도 옛날에 비하여 대량으로 생산해야 될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교통과 운송이 편리해지면서 대중의 일정한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한 병배는 본격적으로 연구 개발되었습니다.

 

대표적인 병배차로 대익의 7542, 7572 등이 있고 하관의 8653,7653등이있다. .대형 차창에서 출시하는 대부분의 차들은 병배차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옛날엔 병배라는 개념이 따로 없었습니다. 차농이 살고 있는 지역 주변의 차를 수확해서 적당히 섞었을 뿐입니다. 이렇게 생산된 차도 엄밀하게 말하자면 병배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범위를 더욱 좁히면 같은 집, 같은 차밭의 차도 토양, 생장 위치, 차나무의 수령에 따라서 각각 맛은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흔히 말하는 순료차를 병배를 의도하지 않은 병배 즉 자연병배(自然拼配)라 하고 현대적 방식의 병배를 산업병배(産業拼配)라고 구분하고 싶습니다.

 

사실 옛날 방식의 순료(자연병배)차를 제작하는 것은 가장 쉬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지역의 생잎이나 모차를 수매하여 그대로 가공 압병하여 생차로 출시하거나 발효시켜서 숙차로 만들면 됩니다.

 

오운산고차에서 2015년 봄에 10개 지역의 이름을 달고 처음 출시한 차들은 전부 고수순료(자연병배)차입니다. 앞으로도 매년 이미 소개한 지역을 제외한 두 세지역의 차들을 고수순료(자연병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일정 지역이 가진 진정한 고수순료(자연병배)차의 맛을 소개한다는 차원입니다. 2014년 멍하이에 가게를 오픈하고 첫 번째 차를 출시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준비 작업을 하였습니다.

 

병배 실험도 여러 번 하였지만 경험 부족으로 마땅한 결론에 도달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쉬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10개 지역의 고수순료(자연병배)차들로 우선 정직하게 인사를 드린 것입니다. 그러나 빙도, 만송 등의 고수차 가격 폭등으로 인한 순료 품귀 현상과 가격이 비싸다고 반드시 최고의 차는 아닐 수 있다는 자각에서 오는 회의감으로 고민하다가 2016년부터는 생태차와 더불어 고수순료병배차를 생산하게 된 것입니다.

 

가격이 비싼 차들은 대부분 그만한 이유들이 있습니다. 당연히 맛과 향이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몰리면서 지나친 희소성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아직도 맛의 가치에 비하여 저평가 되어 있는 차들도 많고 미개발된 지역도 있습니다.

 

현제 시장에 횡횡하고 있는 적당한 가격으로 적당히 섞어서 특정 지역의 이름만 내 세우는 차를 만드는 것은 내 양심이 허락지 않고, 정품 원료만 사용하여 한편에 몇 백 만원짜리 차를 출시하는 것도 차인의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유명 산지의 이름에 현혹되지 말고 다소 번거롭지만 그해에 생산되는 대부분의 차를 소신껏 시음하고 최선의 조합을 만들어 보자는 차원에서 병배차를 생산하게 된 것입니다.

 

2013년 석가명차에서 처음으로 만든 석가고수차는 당시 광조우의 병배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만든 차인데 지금은 가격이 너무 올라버린 석귀지역의 고수차와 포랑산의 고수 원료를 가지고 만든 차입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2013년도에 출시된 어떤 차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괜찮은 차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좋은 병배는 어쩌면 순료차가 도달할 수 없는 경지에 까지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6년에 출시한 오운산고차의 진. . 미는 그동안의 병배와는 개념을 달리하는 병배차입니다. 순료(자연병배)차는 그 지역의 순수한 맛을 드러낸다는 의미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지역이 가진 한계 또한 뚜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어딘지 모를 부족함을 보완하자면 굳이 한 지역의 순료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운산이 추구하는 차는 단맛과 쓴맛 떫은맛을 골고루 갖추되 어느 한 가지 맛이 두드러지지 않고 잘 조화된 차맛입니다. 물론 가격적인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한 기준에 맞는 지역의 순료를 선택하여 병배 하였습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고수품평병배(古樹品評拼配)차라고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매년 생산되는 불특정 지역의 차들을 일일이 시음하고 오운산이 정한 일정한 기준에 도달하는 최상의 원료들을 취합하여 출시 할 것입니다.

 

참고로 2016년 오운산고차에서 출시한 차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은 맹해지역에서 생산된 수령 500년 전후 고수차들을 일일이 시음하고 최종적으로 선정한 6개 지역의 원료를 오운산고차의 방식으로 제조 병배하여 만든 차입니다.

 

.은 임창 지역의 수령 300년 전후의 등티아오(藤條) 등나무처럼 가지가 휘어진 고수차들을 일일이 시음하고 최종적으로 선정한 4개 지역의 원료를 오운산고차의 방식으로 제조 병배하여 만든 차입니다

 

.는 이무 지역의 수령 100년 전후의 왜화(矮化)차 원래 고수차인데 주관을 잘라버려서 다시 자란 나무와, 미얀마 지역의 수령300년 전후의 고수차 그리고 파전 지역의 수령 100년 전후의 생태차를 일일이 시음하고 최종적으로 선정한 차밭의 원료를 오운산고차의 방식으로 제조 병배 한 것입니다.

 

고수황편차는 오운산고차 진. . 미에서 골라낸 황편과 맹해, 임창, 보이지역의 인연 닿은 차농으로부터 일부 수매한 황편을 병배하여 제작한 것입니다.

 

변경고수숙차는 포랑산 여름 고수차와 미얀마 가을 고수차를 병배하여 2015년 가을에 발효전문가에게 위탁하여 제조 하였으며, 201512월에 건조를 시작하여 20162월에 압병한 차입니다.

 

올해 2017년 오운산의 생산계획 또한 변함없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고수차 가격의 폭등 사드문제로 인한 한중 관계의 경색 등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들이 있지만 어려울수록 더욱더 바닥을 다진다는 마음으로 노력 하고 있습니다.

 

우선 년 초에 작년과 같이 첫번째로 변경고수숙차를 출시하였습니다.

매년 한가지 씩 보이숙차를 출시하고 있는데 작년엔 시장의 반응이 좋아서 출시한 지 6개월 만에 완판 되었습니다.(생산량이 1톤밖에 되지 않아서,,,) 작년에 출시한 숙차는 쓴맛이 조금 강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시장의 요구에 맞추어 쓴맛이 강한 포랑산 여름 고수차 량을 줄이고 단맛이 좋은 미얀마 가을 고수차를 늘려서 3톤을 생산하였습니다.

 

2016오운산기념차1kg 단독 포장으로 315일에 400편 출시하였습니다. 작년에 멍하이 가게에 들어온 200여 지역의 고수차 셈플들을 전부 병배하여(일부 지역의 생태차 포함, 지역이 너무 많아서 완벽한 병배는 어려움으로 제품의 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복불복...) 일부는 직접 구입한 원료들도 있지만 차농들이 셈플로 제공한 원료들이 많아서 한분에게 한 편 씩만 판매하는 조건으로 고객 감사 차원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였습니다.

 

5월에는 작년과 같이

오운산 진. . 를 출시할 것입니다.

고수순료차 향죽청(香竹菁)’ ‘방동(邦東)’ ‘파량(帕亮)’을 출시합니다.

고수황편차의 반응이 좋아서 올해는 6톤정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고객의 요구가 있어 100g 소병으로 노반장’ ‘빙도를 소량 출시할 계획입니다. 그 외 주문제작 차 몇 가지와 오운산 만의 특별 가공으로 출시하는 원시보이차原始普洱茶를 선보일 계획이며 100g 산차로 고급 포장한 각 지역의 단주차도 소량 출시할 계획입니다.

 

이미 모든 원료의 제작을 완료하여 차창으로 모차를 발송한 상태입니다. 생산이 완료되고 정식 통관을 거처 한국에 도착하는 날짜는 6월 중순경으로 예상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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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도 고차수

 

멍하이 일기 21 - 올해 고수차 생산량 급감 가격 폭등 -

 

올해 고수차 가격이 생산량 감소 등의 이유로 급등하고 있습니다. 작년 가격에 비하여 평균 35%가량 오른 것 같은데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 것으로 새롭게 알려진 지역은 두 배까지 급등한 지역도 있습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최근 차시장의 불황 등의 원인으로 작년과 큰 차이 없거나 오히려 약간 내릴 것으로 기대한 시각이 많았으나 현제 상황은 정반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생산량의 감소를 들고 있습니다. 올해 찻잎의 발아가 부진하여 작년 봄차 생산량의 60%정도 밖에 생산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발아 부진의 이유는 여러 가지 가 있겠지만 올해가 윤달이라서 전체적으로 조금 늦어진다는 설과 과채엽으로 인한 고수차의 피로에서 기인한다는 설 등이 있습니다. 과도한 채엽 문제는 고수차의 가치 급등으로 이미 예견된 문제였습니다.

 

옛날엔 봄철에 한번 정도만 채엽하던 것이 지금은 봄, 여름, 가을, 겨울까지 새싹만 돋아나면 채엽합니다. 더러는 일꾼을 고용하여 채엽하다보니 교육이 부족하여 기준을 무시하고 다음 새순의 발아 기점이 되는 어엽(魚葉)까지 따버리니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좋은 원료를 최대한 좋은 가격에 구하고자 팔방으로 뛰어 다니는 저로서는 아주 난감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올초에 미리 선 계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일정량은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지금 현제 형성되고 있는 가격을 저 또한 빤히 알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의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마냥 선 계약 조건만 내새우기도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정품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농들의 사정을 충분히 헤아려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래저래 올해 찻값은 일정부분 인상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오운산은 매년 원료 가격을 기준해서 소비자 가격을 책정하므로 변함없이 좋은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그러나 현제 한국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여 최대한 이윤 폭을 줄여볼 생각입니다. 가격 폭등의 원인 중에 하나로 저는 근년에 불고 있는 단주(單株) 열풍도 한몪을 하는 것 같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수차를 수령 별로 나누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고수차라고 하면 백여년 이상의 차나무를 총칭하는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점점 세분화 되더니 올해는 삼백년, 오백년, 천년 등으로 구분하고 따로 울타리를 쳐서 단주라는 이름으로 일반 고수차의 두 세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각 지역의 차왕수 또한 매년 경매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올해 라오반장 차왕수 모차 1kg 경매가격이 육천만원을 돌파했고, 방웨이 1700년 과도형 차왕수는 작년엔 팔천만원 이였는데 올해엔 삼억원에 낙찰되었습니다. 향죽청 차왕수는 2015년 육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사뭇 궁금합니다.

 

물론 홍보성 경매 가격이지만 주변의 고수차 가격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맛으로 비교하면 차왕수나 주변의 고수차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한그루 단주는 맛이 비교적 단조로운 경우가 많고 주변의 몇 그루를 섞으면 더욱 좋아 집니다. 저희처럼 매년 원료를 수매해서 차를 생산하는 입장에서는 원료 가격의 변동이 반갑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갑자기 폭등하는 경우는 더욱 어렵습니다.

 

예상했던 생산량을 맞추기 어렵고, 선주문 물량을 소화하기에도 급급합니다. 조금 더 올해의 봄차 상황을 지켜보아야겠지만 오월로 넘어가면 가격은 하락하지만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올해는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하여 약간은 감산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내년이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오운산의 복심 중에 하나는 아직은 덜 알려졌지만 좋은 원료를 발로 뛰면서 발굴하여 가격대비 정말 좋은 차를 계속 생산하고 싶었는데 점점 어려워져 갑니다. 그러나 기회는 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격이 높다고 꼭 최고의 차는 아닐 수 있습니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어 가격이 높으면 높은 데로 매년 일정량의 정품은 생산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운산은 유명 차산의 이름에 현혹되어 무작정 비싼차를 생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매년 출시되는 각 지역의 원료를 엄밀하게 시음하고 가격을 떠나 적합한 차를 생산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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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이 일기 20 - 위조(萎凋 찻잎 시들리기)

 

차산에서 채엽해 온 찻잎은 가공하는 초제소에 도착하면 바로 넓은 돗자리 등에 펼쳐서 널어줍니다. 차나무에서 찻잎이 분리되는 순간부터 일단 찻잎은 변화가 시작됩니다. 더 이상 뿌리에서 수분이 공급되지 않으므로 쉽게 말해서 말라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침부터 채엽하다보면 먼저 채엽한 찻잎은 광주리 아래에 짓눌려 열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좁은 공간에 갇혀 있거나 눌려 있으면 더욱 많은 열이 발생하여 점점 색깔이 검은색 계통으로 변하여 맛과 향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것을 예방하기 위해 차농들은 한두 시간 채엽을 하고는 차밭 사이사이 원두막처럼 지어놓은 공간에 수시로 찻잎을 부려놓고 다시 채엽을 하곤 합니다.

 

이곳은 갑자기 비가 오면 대피하는 장소이기도 하고 점심 등 간단한 식사를 해결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도 차산을 오르다보면 종종 스콜성 소낙비를 만나곤 하는데 그때마다 달려가서 피하곤 합니다. 허름한 오두막에서 흙냄새 맡으며 차산에 솟아지는 빗방울들을 감상하노라면 기분이 참 야릇합니다.

 

어릴 적 읽었던 단편소설 소나기생각도 나고 옛날 옛날의 그녀도? 그런데 채엽하던 할머니라도 한분 같이 있게 되면 참 난감합니다. 이거뭐 길 잃은 별도 아니고, 언덕 위의 하얀 집도 아니고..말도 안통하고, 할 말도 따로 없고, 서로 멀뚱히 하늘, 땅만 처다 보고 있다가 비 그치면 그냥 수그리고 나옵니다...비가 오면 채엽 작업은 바로 중단합니다.

 

물이 묻은 찻잎은 잘 마르지 않아서 자칫 가공도 하기 전에 부패하기 쉽고 비가 올 때는 가공하기도 어렵습니다. 위조의 목적은 가마솥에서 살청을 하기 전에 찻잎의 수분을 줄여주고 차맛을 부드럽게 하는데 있습니다. 시들리기 시간은 보통 두세시간 정도인데 오운산은 최소 여섯시간 이상 하고 있습니다. 홍차나 백차의 경우는 더욱 길게 하는데 보이차는 제작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비교적 자유롭게 위조나 살청 시간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 위조 시간을 길게 하면 쓰고 떫은맛이 줄어들고 부드럽고 단맛이 좋아서 그해에 만들어 그해에 먹기에도 좋은 차가 됩니다.

 

저희 오운산의 경영이념인 당년호차(當年好茶)의 이념에 맞게 제작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경년신차(經年新茶) 즉 세월이 흐르면 매년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차! 오운산이 추구하는 보이차가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고차수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자라고 그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변한 것은 사람들이겠지요! 가장 큰 변화는 바빠졌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비하여 위조도 살청도 쇄청도 모두 너무 빨리 끝낸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술의 발달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오운산은 보이차의 옛맛을 최대한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들리기를 하고 있는 찻잎을 한웅큼 움켜쥐고 향을 맡으면 상큼한 풀 비린내가 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단내가 올라옵니다.

 

여섯시간 이상 시들리기를 하자면 오후 늦게 들어온 찻잎은 밤늦게 살청을 시작하게 되는데 찻잎이 많이 들어온 날은 새벽까지 살청이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모차 생산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좋은 원료의 선택입니다. 그러나 가공 방법도 중요합니다. 요즈음처럼 한창 찻잎이 생산될 땐 자칫 가공이 소월해지기 쉽습니다. 어떤 차농은 아예 위조를 하지 않고 바로 살청 작업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수차에서 다소 자극적인 쓴맛과 떫은맛이 드러나면 위조 시간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차 생산 과정에서 시들리기는 다소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진정한 명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것 한 가지라도 간단히 생각해서는 안 될 것 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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