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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일본 오모데센케 다치바나 선생의 표자 사용모습]

우리나라에서 일상의 찻자리는 보통 일본에서 사용되고 있는 전차(煎茶)에 해당된다.

전차라는 것은 잎차를 다관에 넣고 우려서 마시는 행위이다. 말차를 위주로 차생활을 하는 분들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하는 찻자리에서도 전차가 주를 이루는 것을 보면 우리 시대 찻자리 유형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하겠다. 그러면서 말차를 마시면서 그에 걸맞는 도구를 사용하고자 하는 의식적인 도구사용 차인도 하나 둘 생겨나고 있는데 그것은 무쇠 탕관과 물을 뜨는 병표(柄杓, 일본 차도구 명칭으로는 히샤쿠) 같은 도구를 고집하는 경우이다. 

일본에서는 누구나가 알고 있다고 여기나, 책에서는 자주 볼 수 있지만 사실은 잘 모르고 있는 세계의 하나가 “전차(煎茶)”이다. 필자는 여기서 한국이나 일본을 나누지 말고 물을 뜨는 도구인 대나무 병표(히샤쿠) 사용을 굳이 (일본 차도구라고 전가하는 의미로) 피하고 싶지 않다.

일본은 조선에서 온 것이라 하며 일본 찻자리에서 기본 도구로 사용하고 있고, 정작 전해준 장본인격인 우리는 그것이 일본 것이라 하며 사용하지 않는다. 필자는 그것이 어디에서 온것을 떠나 실제로 사용해보면 할수록 차실에 앉아 차를 낼 때 몸의 균형이 잡히고 차를 내는 모습이 아름다워짐을 느낀다. 사진은 일본 오모데센케 다도 교수인 다치바나 선생의 차실에서 풍로에 든 물을 뜨는 모습이다. 

필자는 이 사진을 촬영한 후 자주 보는 편인데, 참으로 아름다운 자세다. 

일본에서 말차(抹茶)가 중심이 되어 여러 가지 차의 예술 문화가 새로운 걸음을 나타내기 시작하였을 무렵, 차의 본가(本家)인 중국에서는 말차(가루차)가 그 자취를 감추고 전차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하고 있었다.

 

찻잔 이야기 (양장)
국내도서>예술/대중문화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08.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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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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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자운오색에서 끓여서 마셨던 공첨(贡尖) 차를 다시 마시고 싶은 마음에, 박성채 대표가 북경에 공부하러 가서 자리에 없었지만 방문하였다. 그런데 이 날은 공첨이 아니라 천첨을 은탕관에 끓이고 있었다. 흑차를 자다법으로 해서 마시는 차인들은 만나기 쉽지 않다.

첫째 그렇게 마시기 위해서는 좋은 차일 때 몇 번 우려마시고 주전자나 탕관에 넣어 끓여 마시든가 아니면 처음부터 끓여 마시는 방법을 사용한다.

천첨을 끓이고 있는 탕관을 열어서 보니 몇 번 더 끓여서인지 자글자글 연한 불에 끓고 있는 것이다. 팽주 조 여사님이 표주박으로 덜어서 한 잔 따라주었는데 그 맛이 진정 탕의 맛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탕으로 마시는 차, 아무 것으로 탕을 해서 먹는 것이 아니라 우려 마셔도 좋을 만큼의 훌륭한 차를 차 본래의 맛을 찾기 위해서 끓이는 것이다.

연거푸 몇 잔을 마셨다. 천첨을 이렇게 맛있게 마신 [사진, 은 탕관에 천첨을 끓이고 있다] 경험은 없었다. 이 차는 1960년대 차로서 50kg 단위 포장이었다. 1996년 한국 상인이 천량차를 수입하면서 함께 수입한 것이다. 그 당시에는 이만큼 좋은 차라는 것을 알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런 차를 전량 매입할 수 있는 안목, 중국에 더 높은 가치를 가지고 판매 할 수 있는 국제적 감각을 갖춘 사람이 있기에,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국제적인 차 유통 전문가가 나올 것을 기대하게 된다.

흑모차의 등급은 본래는 아첨, 백모첨, 천첨, 공첨, 향첨, 생첨, 곤첨 [芽尖、白毛尖、天尖、贡尖、乡尖、生尖、捆尖] 으로 구분하였으나, 생산량이 너무 희소하여 상품성이 없었다. 때문에 아첨, 백모첨, 천첨을 통틀어 천첨으로 바뀌고, 공첨과 향첨이 공첨으로 바뀌고, 생첨과 곤첨이 생첨으로 바뀌어 생산이 되었다. 그래서 천첨은 1아를 주를 이루고, 공첨은 1아, 1아 1엽이 주를 이루며, 생첨은 그 나머지를 원료로 하여 매우 거친 편이다.

즉, 1아로 만든 여린 찻잎으로 된 것을 우려마시기 보다는 끓여 마시는 것이 훨씬 더 깊은 맛을 음미하여 여러 사람이 마실 수 있는 방법을 박성채 대표가 알려주었다. 그 방법으로 집에서 해보니 그 맛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금 그 맛을 음미하려고 왔지만 공첨이 아닌 천첨이어서 비교할 맛은 아니지만 그의 비슷한 수준의 차이기에 오히려 더 좋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흑모차에 대해서 박성채 대표는 이야기하기를

"공납되던 청때 천첨과 공첨을 공차로 하였고, 귀족, 부유한 자들이 마셨으며, 생첨은 민간에서 마셨습니다. 본래, 흑차는 변방의 소주민족으로 마셨던 것은 사천에서 나는 흑차류가 대부분이었고, 더 많은 생산량이 필요하여 호남성의 원료를 사용하여 흑차를 생산하였습니다. 원료가 더 어리고 고급으로 생산이 되어 유명해졌습니다.

그후 민국시대가 지나고 중국이 만들어진 후 문혁시기에 봉건사상을 타파한다고 하여, 10여 년간 봉건사상의 잔유물로 생각한 천, 공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므로 호남성을 표현한 약자인 湘을 사용하고 원료의 등급을 표시한 一, 二, 三으로 구분하였습니다. 그 뒤, 문혁이 지난 후 다시 옛 이름인 천첨, 공첨, 생첨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지금의 천첨, 공첨은 어린 차청이 아닌 매우 거친 흑모차로 생산이 되고 있어 과거의 어린 싹으로 생산된 고품질 천첨, 공첨이 생산되지 않은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고 하였다.

일본의 나라지역에서 말차를 마시는 차인들이 출입하는 차시(茶匙) 제작자의 집에서 겨울에 마시는 찻자리는 거실 중앙에 숯불을 피우고, 그 위에는 무쇠 솥에 끓인 물로 잎차를 따뜻하게 마시는 경험을 하였다. 전문적인 차생활이 아니라도 차와 관련 있는 일을 하거나 흑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은주전자, 무쇠주전자가 보급되면서 차를 많이 끓여서 마시게 된다. 특히, 오래된 보이차를 자사호에 우려 마신 후 차를 다음날 또는 대나무 채반에 말려서 무쇠, 은주전자에 넣고 끓여서 마시는 한국의 차인들도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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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생차 사진 작업을 하면서 2007년부터 6대차산(六大茶山)의 재료를 모아서 제작한 차를 볼 수 있다. 구분해보면 요즘에는 란창강을 사이에 두고 고육대/신육대으로 구분한다.

고육대는 과거로부터 유명한 이무산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신육대는 요즘 많이 뜨고 있는 포랑산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과거 보이차 생산은 거의 대부분이 병배였고, 차의 등급을 지금처럼 세심하게 나누지 않았다.

보이차의 포장지에 육대차산으로 표기된 차는 각 차산의 원료를 병배하여 생산한 병배차로 보면 된다. 그것이 고육대 혹은 신육대의 원료만을 사용하여 병배했다면 어떻게 구분되었는가에 대한 것을 알면된다.

공부차의 자운오색 박성채 대표는 6대 차산의 원료를 병배하여 생산한 차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지금은, 산채를 많이 따집니다. 그 만큼 소비자들의 입맛이 세심해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를들면, 이무산의 마흑채, 괄풍채, 정가채 등이고, 포랑산[육대차산의 차를 병배해서 만든 차]                     의 노반장, 신반장 등 이런식으로 다양한 산채(마을) 차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구매할 수 있도록 생산이 다양화 되었다고 보면됩니다".

최근 보이 생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이무산, 포랑산, 남나산, 유락산 등의 순료 차 맛을 몰라서 거짓으로 생산된 순료 보이 생차가 너무 많이 시중에 유포되고 있는 실정이다. 보이차의 불신이 이러한 거짓 순료로 인해서 훗날 또 한번의 고통을 감내해야 할 문제로 볼 수 있다.

각 차산별로 구분하여 생산한 순료차는 맛과 향이 구분되므로 많이 마셔보면 그 맛과 향에 대하여 구분이 가능하다. 무조건 이무산의 마흑채, 괄풍채를 찾을 것이 아니라 특정한 지역에서 생산되었다고 하는 정확한 차를 시간을 두고 오랜기간 마셔보면 본인이 판단할 수 있는 미감을 지니게 된다.  

처음에는 차의 외형과 맛이 정확하게 구분되는 것에서 시작하면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예를 들면, 주변에서 잘 아는 상인을 통해서 그러한 차를 구입하여 마셔보면 어떤 한 가지 차에 대해서 전문적인 식견을 갖출 수 있으며, 육대차산을 모아서 만든 차를 미세하게 음미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육대차산의 블랜딩의 경우 사실 일반인들이 잘 모를 수 밖에 없는 복잡한 차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제조 방법은 중간단계를 건너 뛴 차꾼들의 유쾌한 시도라 하겠다. 한가지 차도 맛보기 어려운데 그러한 육대 차류들을 블랜딩한다고 해서 일반 차인들이 그 맛을 구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와인에서도 그러한 블랜딩은 존재하고 있으며 그것이 블랜딩의 역사에 일조하는만큼 차 또한 수많은 시간동안에 연구와 시음이 반복되면서 블랜딩의 탄탄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중국차도감 -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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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중순, 오랜만에 인사동 본 거리에서 있는 소슬다원(대표 오영순)에 갔다. 이 곳은 노차를 중심으로 보이차를 판매해 왔지만 보이 생차에 대해서도 남다른 안목과 열정으로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차를 주문제작하여 판매하는 곳이다.

마침 문인화 작업을 하시는 화가 L선생이 계셨다. 마시고 있는 차는 진년 보이차였다. 동석하면서 순간 진년 보이차 청차 가운데서도 노차를 즐기는 분께 생차에 대해 이야기한다는게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염치불구하고 소슬에서 정식 수입하는 보이 생차에 대한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그러자 주인은 올해 만든 이무산 괄풍채 생차 중에서 아직 수입하지는 못했지만 곧 들어온다고 하며 손님들로부터 반응이 좋다고 하는 차를 품평기를 이용하여 우려주었다.

필자는 아직 6대 차산의 고유한 맛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표준이라고 할 차를 알 수는 없다. 다만 표준에 가깝다거나 믿을 만한 곳의 차를 정교하게 기록하는 방법으로 조금씩 알아가는 편이다.

주인은 이 차를 주문하기 위해 본인이 그 험한 산길를 마다않고 현지인들과 10시간 17시간을 다니면서 모차를 선정하여 차를 만들어 온다고 한다. 그렇게 철저한 감리를 통하여 만든 차를 우선 샘플로 가지고 와서 시음하는 것으로 여느 집의 샘플 과는 좀 다른 성격이다.

소슬다원의 주인을 오랜만에 만난는데 차를 내는 도구가 조금 변화된 것 같다. 무쇠 주전자의 사용은 오래되었지만 우려낸 차를 나누는 도구로 수저같이 생긴 것을 사용한다. 두 종류의 햇차를 마셨고, 그 맛은 햇차이기에 숨길 수 없는 맛이 함께 베어나온다. 뜨거운 물을 바로 붓지않고 유리숙우에 한 번 담아서 그 물을 넣고 우린다. 무쇠주전자에서 우러나온 물 맛이 함께 한 맛이라는 생각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한국에서는 은탕관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무쇠탕관을 사용하는 추세다.

차를 마신 전후에 엽저를 보면서 생산지의 특징을 이야기하곤 한다. 이런 일들이 다반사로 있는 곳에서는 생차는 강하거나 독해서 마실 수 없다는 말이 조금씩 설득력을 잃어가게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차 마시는 도중에 붉은 색 차잎으로 만든 차(자조, 자아, 자연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해 붉은색의 찻잎으로 만들어 들여온 것은 이 집의 단골들이 나누어 가졌다고 한다. 필자는 차마고도로 진입하는 6개의 길 가운데 한 길에서 산길로 1시간 정도 들어갔을 때 붉은 색 찻잎이 군데군데 자생하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시음해 보고 싶었지만 현재 차는 없는 상태라 하여 동석한 L선생께 한번 시음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부탁을 드렸다.

참고로, 차잎이 자색이 나타나는 것은 화청소함량이 높은 원인으로 자외선이 강할 때 차잎이 스스로 자외선에 대한 저항으로 인해(보호하기위해?) 차잎색이 자색을 띄는 것이다. 화청소花青素(안토시안)또는 화색소(花色素)라고도 하는 색소중의 하나인 수용성 색소로서 산성에서는 적색, 알카리에서는 자색내지 청색 또는 녹색으로 변화하는 불안정한 색소이며,포도당과 Anthocyanidine으로 구성된 색소중에 비교적 좋은 보건기능이 있다. 차연구소의 자견자야품종(紫鹃紫芽品种)은 색소를 근거로 세포질 유전의 특성을 통한 품종개량으로 나오게 된것이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판) http://seoku.com/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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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중순, 부산 삼인행에 들렀다. 오전에 일찍 서둘러 간 이유는 지난번에 촬영을 위해서 가져간 2001년 생산품인 허사화 보이 생차를 돌려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 허사화를 한 번 더 시음해 보자고 하여 차의 양을 많이 넣어 맛을 보았다. 욕심이 나서가 아니라 시음을 할 때는 강하게 마시는 차꾼의 기질 때문이다.

주인은 이 차를 생차 붐이 불기전인 2001년에 구입한 것이라 차에 대한 각별한 마음이 있어서인지 이 차에 대한 믿음이 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는 하루에도 수차례 많은 차들을 시음하면서 필자 나름의 기준이 조금씩 변화하면서도 그 가운데 자리잡는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이 차는 사진 작업 전에 마셔본 경험, 병차로서의 외형적인 느낌, 그 이후의 차에 대한 맛들을 [사진, 보이차 대남인]                                       종합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 결과는 사진 작업을 하기를 잘했다는 쪽이다. 주인은 해남차창에서 2001년에 생산한 생차가 있는데 사진자료로 필요하면 한 번 시음해 보자는 제의에 맛을 보게 되었다. 차의 향긋한 향이 깊게 베어 나온다. 감칠 맛과 함께 나오는 생차는 오전이라서 그런지 몸 속을 툭툭치는 것 같다. 주인은 며칠동안 몸살이 많이 났는데 오늘 차들이 자신에게는 강해 보인다며 발효가 잘 된 진년 보이차를 마시자고 하였다.

1969년과 1970년에 생산되었다고 하는 대남인이다. 잘 익은 노차의 깊은 맛이 생차와 비교할 수 없지만 노차만 마실 때와는 다른 기분이다. 필자 스스로도 강한 생차의 기운을 마신 후라서 그런지 잘 익은 노차가 몸 속 깊은 곳까지 들어가는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이 차는 세월과 함께 생차의 맛이 깊어진 진년노차(陳年老茶)임을 확연하게 보여주었다.

평소 대남인을 그렇게 좋은 노차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마실 수 있다는 것은 조금 강한 차를 마신후 주인이 차를 내는 배려라 생각된다. 강한 생차의 기운을 조금이나마 다스려 보고자 하는 주인의 마음은 노차와 생차의 드나듬이 원활하기에 손님과 함께 또는 스스로 차를 마시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차를 사고파는 곳이지만 오랜 세월속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로 차로 행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일 수 있다. 차를 내면서 상대의 몸을 생각하고 낼 수 있다면 대단한 경륜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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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에 있는 라오상하이라는 곳을 찾아갔다. 2009년 12월 지유명차 대남인 시음장에서 만나서 알게 된 삼정다헌 안병일 선생을 만나기로 했는데 이곳이 약속장소였다. 처음엔 필자가 잘못 들어왔는 줄 알았다. 찻집만으로도 볼 수 없는 문화공간이었다.

서울 신촌역 3번출구 쪽에 위치한 중국 차관으로 중국차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안선생은 칭찬을 많이 한 곳이다. 이곳은 입구에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왼쪽은 중국 문화를 배우는 곳이고, 오른쪽은 중국차 전문점이다. 라오상하이 대표는 향후 중국차와 문화를 한 곳에서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사진, 중국차를 마시는 곳]

이곳에서 약속을 한 안선생은 자신이 만들어온 차도 이곳에 전시되어 있지만 다른 여러 종류의 차들도 좋은 것이 많다고 한다. 안선생이 만들어 가지고 온 차는 “빙도”다 09년 차가 빙도 1호, 09년 이전에는 그 지역이아주 오지였는데 수력발전소가 생기면서 길이 좋아졌다고 한다.

그 곳에서 만든 차와 1994년 개인이 제작한 남나산 차산에서 만든 차다. 각각의 개성이 뚜렷이 나타나지만 1994에 만든 것이라고 하는 차가 화향에 밀향이 첨가된 것 같은 맛이 깊게 베어나온다. 고삽미를 좋아할 만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것으로 그 맛이 살아있다. 지나온 세월을 보면 16년 정도이지만 맛을 음미하고 탕색을 보면 보이 생차를 못 먹는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차였다.

문화와 차를 같은 곳에서 향유한다라는 말은 어쩐지 후진국스럽지만 결국 차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중국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는 표현이 옳겠다. 이곳은 중국 한족 대학생들을 아르바이트로 쓰고 있고 그에 대한 중국 본토에서의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있다.

이제 또 한 번 중국차의 세계는 한국의 도심지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들의 입맛에 맞는 중국차들은 과연 어떤 것일까? 우리의 입맛과 다른 것은 분명하고 그에 따라 차의 종류, 그리고 차의 등급 또한 점점 더 확대되어 나갈 것이 분명하다. 이제 시작이다. 이제 한국의 중국차 문화와 그 지평이 넓어져 가는 것은 이런 공간이 점차 확장되면서 또다른 문화의 이색적인 범람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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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앙동에서 일을 마치고 부산역으로 가기위해 택시를 탔다. 중부경찰서를 지나면서 왼쪽 도로변에 보이는 ‘죽로재보이차’ 간판을 보았다.

 

혹시 저기가 “보이차의 매혹”을 저술한 신정현 씨가 운영하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부산역에 도착한 택시를 되돌려서 그 쪽으로 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서 어머니로 보이는 분께 “이곳이 보이차의 매혹을 저술한 저자의 집”인가 하고 물었다. 그러자 당신의 딸인데 잠시 자리를 비웠다며, 곧 올 것이라 하시면서 잠시 담소하는 사이에 따님인 신정현 씨가 들어왔다.

서로의 공통점이 있다면, 출판사 이른 아침에서 필자의 “자사호 이야기”와 일주일 차이를 두고 함께 출간하였다는 점에서 책 이름으로 통할 수 있었다. 처음 만났지만 서먹한 자리는 아니었음은 차를 주제로 공통적인 연구분야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2010년 죽로재에서 생산한 노반장 엽저]          필자는 시간이 없어서 여기를 방문한 과정과 목적 을 이야기하고 보이 생차의 사진 작업을 위해서 필요한 이야기를 먼저 하였다. 흔쾌히 받아주었으며, 차를 대접하겠다며 내는 차는 2010년에 본인이 직접 작업한 노반장이었다. 생차에 있어서 노반장은 인기있는 차이며 차를 논하면서 노반장은 빠질 수 없는 것 같았다.

필자도 자주 마시는 차이면서도 노반장이라고 하면 더욱 비교되는 차 맛을 생각하게 한다. 그런데 이 차는 또 다른 맛이다. 차를 많이 넣지 않았는데도 맛이 상당히 풍부하였다. 참으로 깨끗한 맛이다. 순하면서도 오감을 느낄 수 있는 맛이 풍미를 가졌다. 차의 좋은 맛을 이야기하니 주인은 노반장을 만들면서 3년만에 맛있게 우려내는 법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노반장은 다른 차와 달리 1창 2기로 채엽하기 때문에 물 온도를 조금 낮추어(김을 한 번 빼고) 사용하면 차 본연의 맛을 끌어 낼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잘 만든 노반장에 너무 뜨거운 물로 우리면 쓴 맛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몇 차례의 차를 우려내어도 풍부한 맛에서 깔끔함까지 더해지니 차의 오미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3년만에 알게 되었다는 주인은 단순한 3년이 아니라 차가 생산되는 시기에 직접 운남을 찾아가서 만들어 오는 그의 또 다른 경험속에서 단순함의 진리를 터득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두 번째로 2010년 이무차를 마시게 되었는데, 연하게 마실 것인지, 진하게 만실 것인지를 물었다. 그런 질문에는 늘 같은 대답이다. 저는 차꾼입니다. 진하게 한 잔 마시고 싶다고 했다.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세사람이 마시는 량으로 7g을 저울에 달았다.

옹기에 담긴 물을 탕관에 부어 끓이는 방식으로 찻물을 다루는 주인, 필자에겐 차가 인이 박혔을런지는 몰라도 정확하게 시음해 보는 차는 항상 강하게 마시고 싶었다. 입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은 강하지만 무겁지 않는 맛이 시원한 맛까지 섞여있다.

몇 잔을 마시면서 아름다운 차도구 3권에서 특집<보이생차>에 관한사진원고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2006년에 생산된 이무지역 차를 마시게 되었다.개완에 담기는 차의 외형을 보며 뜨거운 물에 담기는 모습에서 4년의 세월이 보였다. 처음 마시는 차에서 묵은 맛이 시원하게 다가오는 것은 잘 만들어진 차의 공통점 하나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예고없이 방문하여 짧은 시간에 3가지 차를 시음미하고 나왔다.

죽로재는 대부분이 운남 보이 생차를 위주로 판매하는 곳임을 진열된 전시품을 보면서 알 수 있다. 1창 2기로 채엽하여 만든 노반장을 마실 때 김을 한 번 빼고 80도 정도에서 우려내는 맛은 분명 달랐다. 이무차는 근년에 만든 것과 2006년에 생산된 것과의 차이는 세월만큼 발효되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발효되지 않는다는 여러 정황들을 발견하면서도 오늘 같이 건강한 맛을 느끼게 되면 또 한번 생차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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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산차

부산의 차인과 상인들이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찻물을 준비하는 것에서 특별한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숯불을 지펴 찻물을 준비한다는 점이다.

 

이 전통은 경상도 즉 경남지방 경주부터 연원을 따지게 되는데 세인들은 그것이 신라의 전통이라고들 이야기하곤 한다.

부산의 여러 차 전문점에서 자주 접할 수 있겠지만 필자가 자주 찾아 뵙는 산다원의 김성진 사장은 11월이 되면 가장 먼저 찻물을 숯불로 끓이는 곳이다.

11월 15일 9시30분에 부산 데파트 뒷쪽에 있는 삼다원을 찾았다. 마침 문이 열려있었고 문 앞에는 숯불을 피우기 위해서 준비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 서자 김사장은 반갑게 맞아하며 차 [1999년 입고된 차, 2001년대나무 통에 보관된 차]    한잔을 권하셨다.당신 말씀이 “박선생, 이 차가 지난주에 아마 5일정도 되었는데 아직도 맛에 기운이 있네요”하면서 차를 내어주었다. 그러고는 이 차를 수입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면서 산차로 두어 그대로 놓으면 향이 나르고 맛 또한 옅어질 것 같아 보관하는 과정에 뭔가 다른 방법을 찾게 되었는데 산차 형태로 오래 보관하기 위해 대나무 통을 준비하고 약간 누르면서 다져 넣었는데 마치 장기간 보관하면서 차맛을 더욱 깊게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10년을 기다려 왔노라고 했다.

이제 그 차 맛을 보기 위해서 가져왔는데 맛이 어떻게 다른지 한 번 보시라 하면서 10년의 세월을 두고 두 사람이 차를 향해 마주 앉았다.  첫 번째 탕색이 확연히 달랐다. 그냥 생차에서 느낄 수 있는 강한 맛이 아니라 깊이가 있으면서도 맛이 부드러운 것이다.

일반적으로 맛이 부드럽다는 것은 사실 좋은 뜻만은 아니다. 그 만큼 개성이 없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이 차에서 부드럽다고 하는 것은 그 이전에 대나무에 보관되지 않는 차를 알고 그 맛을 몇 년에 걸쳐 간간히 그 맛을 보았기에 지나온 맛을 경험한 후에 보관 방법이 다른 차 맛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었다.

과연 이런 차의 맛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지만 그러한 보관 방법에 있어서 변화되어가는 과정을 연구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무조건 대나무에 보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중국 운남에서 좁은 대나무 통에서 단단하게 밀어넣어 만든 것 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산차 형태로 만든 것을 보관하는 형태이기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시도하면서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그 차를 대나무 통에 눌러 넣고 한지로 입구를 밀봉한 것에는 자연적인 발효를 어떻게 도운 것일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게 했고, 보관하던 장소는 어디였을까 하는 추가적인 궁금증도 유발시켰다. 아마도 습기는 부산지역이기에 한몫 단단히 일조를 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

필자는 김사장에게 이번 아름다운 차도구 3권에 차에 대한 특집으로 보이생차에 대한 기사를 준비중인데 보관중인 생차 가운데 자신있는 차를 한 번 사진작업을 해보면 어떻겠는냐는 제안을 드렸더니 방금 마신 이 차를 자신있게 내고 싶다는 말씀을 주셨다. 

필자는 이날 오후 한중다예연구소 총무인 전미애 선생께 연락을 했다. 개인적으로 만날 일도 있었지만 서울에 올라가기 전에 이 차맛을 한 번 보여드리고 싶었다. 연락을 하니까 김나희 선생 댁에 있다고 해서 가능하면 김나희 선생 댁으로 와서 같이 차를 마시자고 했다. 그래서 필자는 그 곳에서 이 차를 조금 전에 마신 순서대로 시음을 하게 되었다. 우선 함께 한 분들의 반응은 보관 방법에 따라서 이렇게 변화 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가지고 자신들이 가진 생차에 대한 보관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학국에서의 후발효작업이라는 것으로 간략히 말할 수 있지만 우리는 스스로 발효시킨다는 것에 대해 아주 무지한 상태이다. 그래서 차를 잘 아는 사람들이 보이차 생차를 청병으로 건네받아 통풍이 잘되는 음지에 몇 년을 두고 그 맛의 변화를 두고 보려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산차 자체에 대해 스스로 발효시킬 방법, 아니 어떻게 두고 보관을 할까 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을 보면 우리 차인들도 연치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본다.

중국에서는 수없이 많은 세월동안 연구되어 왔을 법한 차에 대한 숙성과 발효. 우리는 이제 그것에 눈떠가고 있는 중이다. 필자는 여기서 재미있는 생각을 한다. 만약 우리의 녹차도 발효를 시켜 장기보관한다면 과연 어떠할까? 가끔 우연히 만나는 2-30년 된 옛 중국차들이 차통 안에서 정체모를 명차로 둔갑해 있음을 문득 상기하게 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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