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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곰팡이

한국 차 시장은 현재 매우 불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많이 이루어지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보이차 전문점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보이차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라고 하면 우문에 현답이라 하겠다.

 

맛이 강하면, 강한 맛을 내세우고 맛이 순하면 순한 대로 고삽미가 풍부한 보이차는 그 중에서도 최고의 맛이라고 하는 부류는 또 이래저래 치켜세우며 보이차 시장은 불황을 모르고 번성해 나가고 있다.

필자는 여러 보이차를 만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수준별로 차를 시음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필자의 직업상 어제도 오늘도 항상 “차꾼”들을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만남 속에서도 가끔 난처한 경우가 있다. 그것은 마실 수 있는 상태가 아닌 보이차를 보는 경우라 하겠다. 보이차에 습[濕]을 많이 먹은 차를 보여주면서 차의 표면에 허연(일명, 백상이 생겼다고 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심하게 끼어있는 차를 마셔도 되는가? 하는 질문을 받게 되면 참으로 단시간에 설명키 어렵다.

[사진, 보이차에 곰팡이가 생기기 전의 상태]         늘 사람들과 대면하게 될 때, 혼자 만나는 것이 아니다. 몸은 홀로 있지만 차에 대하여 공급하는 이, 그것을 받아 판매하는 이들과 서로간의 배려를 염두에 두고 있기에 쉽게 만나 쉽게 말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라면 드물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대면에서 이런 차는 마시면 안 된다고 말을 섣불리 뱉을 수는 없다. 그야말로 그 차를 공급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보이차의 노차를 취급하는 사람이 몰라서 이런 차를 판매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평소에 약간의 백상이 낀 것을 먹어왔기 때문에 조금 심한 것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직 과학적으로 이런 차를 먹으면 인체에 이상이나 부작용이 보고된 일은 없지만 정체가 불분명하면서 식품으로는 변질되는 상황에 이런 차가 맛이 더 좋다는 주관적인 생각만으로 가족과 함께하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현재 국내외 보이차에 대한 기록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을 밝힌다면, 그런 차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석우연담에 검색해서 들어오는 키워드 가운데 최근에 자주 보이는 것 중에는 “보이차의 부작용”,“보이차 어디에 좋은가”, “보이차 곰팡이 몸에 좋은가” 등이 있다.

차도 식품이다. 때문에 정갈한 숙성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힘이 들 때도 있다. 메주와 같은 숙성과는 다르다. 씻어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씻어 내면 차맛은 없어진다. 차를 마시는 것은 보관과는 다른 일이다. 이제 숙성이라고 하는 숙제를 가져다 준 보이차는 처음부터 다시 보이차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을 보이차생활의 시작이다. 때문에 자신이 보관을 잘못한 보이차에 백상을 넘어 심한 곰팡이가 번져 있다면 당연히, 아낌없이 버려야 한다. 오래된 커피원두를 버리듯 때로는 과감하고 건강한 차생활이 뒤탈이 없다.

[사진 설명] 사진에 보이는 차와 같은 것은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차는 보이차 7542로서 정품이었다. 하지만 보관이 잘못되어 일정한 습[습기]이 넘치면서 변질되어 가는 과정이다. 이런 상황이 진행되면서 곰팡이가 생긴다(절대로 숙성의 단계는 아니다). 보이차의 표면이 건강하지 못한 차를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경우 부작용은 사람들의 체질에 따라 다양한 경우로 나타나게 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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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일 금요일 오후 3시경 부산 삼인행을 방문했다. 평소와 달리 차탁 위에는 오룡차로 보이는 크고 작은 포장이 여러개 보였다.

 

주인은 어제 대만을 다녀왔는데, 불교성지순례로 다녀오면서 차 전문점에서 일행들과 조금씩 나누어 마시기 위해 구입한 차라고 하였다.

그런데, 필자는 삼인행에서 소장품이라고 할 수 있는 좋은 생차가 없냐고 묻자, 화색이 돌면서 혹시 "중국에서 고차수를 처음으로 발견한 허사화" 라는 분을 아는가 하고 필자에게 되물었다.

그러고는 무언가 자료를 뒤적이면서 보여주시는 것이 인터넷 자료다. 인터넷에는 이렇게 나오는데 이 차는 본인이 2001년에 중앙동에서 다른 분과 함께 구입한 것인데 그 때는 20년 뒤에 마실 것이라 생각하고 고향에 잘 보관해 둔 것이라 한다.

주인의 좋은 마음과 함께 이 차를 한 번 마셔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보이차 뿐 아니라 다른 차들도 보관하는 방법이 주인장의 안목으로 다양한 실험정신에 의한 것이었다. 필자는 그렇게 해오는 것을 늘 오고가며 보아왔다. 더구나 주인은 항아리에 팻말을 명기해 놓아서 그 차를 구입하고 보관된 날자의 기록을 믿을 수 있었다.(사진.허사화 고차수 2001년)

이번에 마시는 고차수는 정확하게 2001년 11월23일에 들어온 것이다. 보관 햇수로 보면 장장 9년이다. 이 차는 그동안 삼천포 지역에 보관되었다가 2년 전에 가게로 가지고 온 것이라 한다. 외형은 기계로 긴압한 것이 아니라 발로 눌러 만들어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차는 부풀어져 있었다.

차 맛은 쓰면서도 단 맛이 도는 것이 고차수라고하는 차들의 공통적인 맛이다. 여지없이 그 맛과 향을 풍겨내고 있지만 차의 엽저를 보면 필자가 이전에 마셔온 고차수로 만든 것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허사화 차를 다양하게 시음해 보지 않았기에 이 차가 생산된 지역의 공통적인 맛과 엽저의 형태를 말 할 수 없다. 허사화의 다른 차를 보관된 지역에 따른 차의 맛을 비교해 보고 한 번더 블로깅을 할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 차를 넣는 양의 차이가 있지만, 차의 풍미는 순하면서도 맑으며, 깔끔한 맛을 지녔다.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찾은 허사화의 정보는 보이차업계에서 "숙차의 아버지"하면 추병량선생, "고차수의 아버지"하면 허사화선생을 가르킨다.는 내용이다.

죽천향 박창식 선생의 도움으로 중국측 내용의 자료를 받았다. 이를 다시 번역해보니 그가 발견한 고차수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991년 4월과 11월 2차례 차수 진행 종합고찰,운남성 차엽연구소 화학실험 분석 결과: 차수 화학성분과 세포조직 재배형 차수와 상동,단 수관、화주、화분립、차과피등 야생 차수 접근,수령 천년좌우。

1992년 10월11일-14일,“란창 방외 대차수 고찰 논증회. 방외 대차수 야생 대차수적 화과 종자 형태 생정, 우구유 재배차수 아엽지초적 특점시 야생형 과 재배형 지간적 과도형속 고차수가 직접이용

“허사화 선생이 방위 과도형 고차수를 발견하게된 일화는 꽤 유명한데...허사화선생이 사모지구 외무국주관 차엽생산부국장을 지내던 시절 줄곧 바라던 염원이 바로 사모지구에 있는 오래된 고차수를 찾아내는 것으로 역사기록이나 사모차수자원을 살펴보니 사모지역 어디엔가는 반드시 오래된 고차수가 있을거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있을때마다 사모 지역 방방곡곡 수많은 차농을 만나가며 고차수의 위치를 찾아 다녔는데 결국 1991년 3월 현지의 어느 차농에게서 邦葳村의 마을 구석에 있는 차밭에 아주 오래된 고차수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허사화 선생은 얼른 방위촌을 찾아가 그 나무를 살펴보았더니 생기가 넘치는 것이 주관이 곧고 가지가 무성한 틀림없는 고차수였다고 합니다.”

이런 내력을 가진 허사화 보이차는 대표적인 포장지가 두가지 있는데 삼인행에서 보관하고 있는 차들이 가장 정확한 차라고 한다, 필자는 사진 작업을 위해서 서울로 가져왔다.

필자가 맛본 것은 7년 동안 볏짚과 함께 항아리에 보관 것이라고 하지만 9년 동안 항아리에 보관된 차의 맛이 기대된다. 보관된 방법과 그에 대한 숙성 단계를 거치면서 1년이라도 제 맛이 나는 중요한 연간 포인트가 있는 법. 때문에 9년된 변화의 맛을 기다리는 것은 당연하지 아니한가!

삼인행은 보이차 뿐 아니라 무이암차를 보관하면서도 나름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을 볼 수 있다. 또한 차를 보관하는 항아리에는 흑단이나 자단나무에 전각 작가인 석촌의 솜씨로 만든 운치를 볼 수 있다. 보이 생차는 고향에서 오래된 항아리에 다양한 방법을 시험하면서 보관한다.

그에 따라 같은 차라도 맛이 다를 것 같은, 자신만이 가지는 믿음으로 차에 향기가 넘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그동안 무심(無心)하고 우직한 기다림으로 새롭게 탄생될 차들의 향기를 기대하게 한다.

새해에는 그 항아리와 짚 속에서 어떤 맛을 내며 차들이 객(客)들을 맞아 줄지 정말 기다려진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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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ITA DRIP
11월 25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9회 서울카페쇼에서는 커피 산업의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차(茶, tea)와 관련된 국제적인 행사와 달리 커피가 중심이 되는 쇼는 규모면에서 다르다.

서울카페쇼의 가장 큰 매력은 커피를 마시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마니아의 수준에 맞게 고를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세계적인 브랜드 제품을 눈으로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찾아간 사람들에게 보람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원두커피를 즐기는 입장이라서 큰 기계보다는 커피를 맛있게 추출하는 추출법에 관심이 있었기에 드립식 커피 기구를 자세히 보았다.

[사진, "칼리타" 드립 KALITA DRIP으로 추출]    그 중에서 50년 전통의 일본 회사인 칼리타 제품을 흥미롭게 보았다. 일본에서 온 전문 직원이 칼리타의 최신 제품으로 커피 본연의 맛을 추출하는 방식을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또한 행사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커피 추출도구인 사이폰을 이용해 커피를 내리는 '월드사이포니스트챔피언십(SCAJ)'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리는 것도 볼 수 있다. 루아흐커피 외 여러나라에서 대표적인 원두도 전시되었다.

루아흐 커피

[사진, 루아흐커피]

리쉬티코리아

(주)리쉬티 코리아에서 출품한 각족 차류]

차(茶, tea)에 관한 부스도 많이 나왔지만 규모 있는 부스는 모두 외국에서 온 상품이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보면 2009 월드 티 챔피언십을 우승한 리쉬티코리아(대표 유현원)에서 얼그레이 유기농 홍차, 실버니들(백호은침) 유기농 백차, 유기농 블루베리 루이보스(무카페인) 바닐라 유기농 홍차 등을 포함한 다양한 허브차를 선보였다.

타발론 티

[사진, 타발론 제품]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타발론(대표 박영준)은 녹차 제품인 썸머 후르츠(살구오일과 녹차), 세러니티(바닐라, 루이보스 등과 블렌딩 된 허브차), 피치 우롱(복숭아 오일과 오룡찻잎과 해바라기 꽃잎을 블랜딩한 오룡차) 등 20여가지를 준비했다.

[사진, 티젠제품]

[사진 설명, (주)에스앤피인터내셔널]

티젠의 제품은 맛있는 말차라떼와 든든한 곡물라떼, 허브카페믹스 등이며, (주)에스앤피인터내셔널은 잉글리쉬브랙퍼스트(English Breakfast)와 다즐링, 아쌈 및 여러가지의 홍차를 준비했으며,

임병문 말차

[임병문 말차]

홍차 전문점 티앙팡에서는 유료 홍차 카페를 열어 관객들이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하였다. 부산에서 말차와 말차 도구를 준비한 다견원, 개인 이름을 브랜드화 시킨 임병문 말차 등이 새로운 고객 층을 만나고자 부스를 내었다.

이번 행사를 보면서 차와 단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커피와 차는 규모면에서 다르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 본 외국계 차전문 브랜드의 확충은 결국 이러한 허브차의 고객 중에서 일부는 차 본연의 맛을 즐기는 그룹이 생길 것으로 보기 때문에, 크게 보면 차의 세계에도 좋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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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화차 (穀花茶) 에 대한 건전한 논쟁이 차관련 카페와 블로거에서 생긴 것을 알았다. 쟁점은 끝났지만 필자도 알고 싶어 죽천향 님께 논거가 되는 원본 자료를 받아 전문가의 도움으로 번역을 해보니 아래와 같은 내용임을 볼 수 있다.

1939년 李拂一  선생의 《불해다업개황(佛海茶業槪況)》생산지역과 생산량에서 곡화차에 대한 내용을 볼 수 있다. 차를 생산하는 시기는 음력 삼월 말부터 구월 내지 십일월까지이며 매년 육칠개월간의 채집기가 있다.

삼월 말과 사월 초에 채집한 걸 일러 ‘춘차(春茶)’ 또는 ‘백첨(白尖)’이라고 하는데, 대략 흰털의 여린 싹이 달린 탓일 게다.

이때를 지나 생산한 건 ‘흑조(黑條)’라 하는데 가무잡잡한 색깔에 묵직하니 농후한 색과 맛이 ‘원차(圓茶)’와 ‘전차(磚茶)’를 제조하는 주요 성분이다. 흑조(黑條) 뒤에 것은 ‘이수차(二水茶)’라 하며 또는 ‘이개(二蓋)’라고도 하는데, 잎이 커다랗고 거친 질감이 검은색과 누런색 중간이다.

 

이수(二水) 뒤에 것은 ‘조차(粗茶)’라 하는데, 아마도 황색의 늙은 잎이 다시는 흑조(黑條)가 그 사이사이에 섞여있지 않고 품질이 제일로 떨어지는 것이기에 전적으로 티벳에 판매하는 긴차의 포심(包心)을 가공하는데 쓰여 진다.

 

구월 초에 다시 재생 한 백모(白毛)의 여린 싹을 일러 ‘곡화차(穀花茶)’라 하는데, 아마도 그때가 마침 벼꽃이 휘날릴 계절이라 그 지역사람들은 도(稻)를 곡자(谷子) 곧 벼라고 부르기에, 마침내 그때에 생산된 백모(白毛)의 여린 싹을 ‘곡화차(穀花茶)’ 또는 ‘곡화첨(穀花尖)’이라 명명한바, 품질은 춘첨(春尖)다음이나 잎의 색깔은 오히려 춘첨(春尖)보다도 더욱 화려하고 윤기가 나며 쉽게 검게 변하지 않기에 통상적으로 원차(圓茶)의 개면(蓋面)을 만드는데 쓴다.

 

운남은 입체적인 기후 특성상 십리 안에도 서로 다른 날씨가 갖춰져 있다한다. 열대아열대지역으로 우기는 5~10월 사이로, 7,8월은 강우량이 제일로 많은 달이다. 추계(秋季)시기에는 일반적으로 차를 세 차례 딸 수가 있는바, 제일차는 입추(立秋)다음으로 비록 가을이지만 그래도 우수(雨水)의 끝머리라 채집한 차는 여전히 우수차(雨水茶)의 범주에 속함이 마땅하다. 제이, 제삼차 채집한 차는 다름 아닌 앞서 거론한 곡화차(穀花茶)이다. [중국보이차논단(中國普洱茶論壇) 소월판주(小月版主)]

곡화차에 대한 좀 더 상세한 내용을 보시려면 죽천향실 http://blog.daum.net/36254598

박홍관의 중국차 견문록 (양장)
국내도서>가정과 생활
저자 : 박홍관
출판 : 도서출판이른아침 201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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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알던 차, 그러나 진실로 새로운 개안의 차

 

깊어가는 가을 날씨, 다양한 찻자리를 경험하면서 올해 필자가 마신 차 가운데 명차는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면 2-3가지 종류로 축약된다.

5-6년 전에는 보이 생차는 보이차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시기였지만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보이생차를 수집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특히 맹해차창에서 만든 것 또는 대기업에서 기념으로 제작하는 것이 많아 지고 소상인들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취급하게 되는 것도 일반인들에게 폭넓은 소비시장을 형성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한 편으로는 보이차를 많이 취급하는 전문점에서는 홍콩이나 대만에서 가져온 발효를 잘 시킨 차들만 보이차라고 하며 생차를 취급하거나 보이생차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차에 대한 수준이 좀 낮은 것으로 취급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마찬가지다.

하지만 보이 생차의 보급과 확산은 우리 차문화계에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몇 일전 청주에서 5년 전 여명차창에서 만든 노반장을 마시게 되었다.

방문한 곳의 주인은 평소 보이차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평소에는 대만에서 잘 만들어진 오룡차를 마시는 편이다. 즉, 보이생차를 마시는 부류가 아니었기에 노반장을 마시기 위한 예약된 자리는 아니었으며 필자가 원고를 받는 자리에서 우연한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차의 주인은 대만에서 온 분이다. 처음엔 그 방에 차를 가지고 온 것은 아니다. 서로 인사를 하고 보이생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당신이 지금 과거 잘 만든 노반장을 가지고 있는데 한 번 맛을 보여드리겠다고 하면서 차를 내었다.

첫 맛이 쓰고 떫으면서 뒷맛은 단맛으로 나오는 것이 이전에 노반장차라고 경험한 것과는 다른 차였다. 다른 고수차에서도 많이 경험한 쓰고 떫고 단맛이 나는 차와는 수준이 다른 맛이다. 입안에 가득 차는 무게감있는 쓰고 떫은 맛은 이전의 차들이 너무도 약하게 느껴졌다.

노반장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취급하면서 가장 확실한 차라는 노반장을 많이 마셔왔기에 그 차이점은 필자는 느낄 수 있다. 즉 어느 것이 진품이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에 마셔온 것이나 노반장의 정점이라고 하는 차들을 경험하였고, 이게 노반장차구나 했던 과거는 마치 옛날 아이스께끼와 지금의 베스킨라빈스를 비교하는 듯 했다. 강한 쓴맛 이후의 단맛. 아니 단맛이라기 보다는 입안 가득 한꺼번에 밀려 오는 감칠맛의 홍수였다.

필자는 단박에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더 나아가 보이 생차의 맛을 함부로 이야기 할 수 없다는 혹독한 경험이었다. 차의 맛에 있어서 기준을 잡을 수 있는 경험을 가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번처럼 기존의 경험이 한순간에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맛에 대한 품평이자 숨길 수 없는 진실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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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차례의 찻자리에서 천신호를 마신 경험이 있다. 2009년에 처음 마실 때는 별 맛을 느끼지 못하고 내 취향이 아니다는 생각만 했다.

그동안 천신호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하게도 천신호를 소장한 분을 알게 되면서  여러번 마실 기회가 있었다.

필자가 차 맛을 잘 몰라서인지 차 맛에 대해서는 별로 호감이 가지 않았다.어떤 때는 스스로 천신호를 마시고 싶다고 하여 그 차를 청해서도 마셨지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을 보면 필자에게 문제가 있는지 모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천신호는 봉산삼걸(鳳山三傑)에 속한 차라고 하지만 봉산지역에서 생산된 차가 모두 좋은 맛을 낸다고 할 수는 없다. 천신호라고 명명하는 차의 맛은 그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차들과 단순 비교하여 가격이 싸다고만 해서 평가 받지 못한 것이라고 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천시호의 특징으로 맛이 강하게 쓴맛이 난다는 것도 있겠지만 강한 쓴맛의 정도가 어느 수준이냐에 따라서 비교할 수 없는 맛이 있을 수 있다. 천신호 가운데도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습을 많이 먹은 것과 습을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병차의 외관에서 부분적으로 충시차를 틀어볼 수 있는 정도의 차, 대체적으로 건조한 차로 평가된 것이다.

중국에서는 평가 절하된 차라고 하며 높은 가격이 형성된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중국에서의 이야기다. 막연한 기대심리로 접근할 수 있는 차로 보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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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문화원 서정향 이사장의 여덟 번째 달빛 차회 소식이 도착했다.

11월 20일 토요일 부산 지역 차인들에게는 좋은 소식인 것 같다. 휘호대회를 시작으로 행사가 열리며 아름답고 다양한 찻자리가 놓여질 것이다. 부산 경남 인근의 차인들이 많이 참여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빙호추월(氷壺秋月)이라는 저 하늘의 달! 은은한 빛으로 온화함을 주고 원만하여 후덕한 큰 마음을 담아서 모든 것을 덮어주며 보듬어줄 것 같은 달빛 아래에서... 우리 조상은,하나 되어 강강술레 노래하고 춤추며 음식을 나누고, 나와 남의 경계 의식을 허물고 우리를 확인 하였듯이 이런 의식 속에 담긴 가장 큰 정신은 자연과 조상에 감사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정다회(鼎茶會)에서는 정체성있는 차문화를 이어갈려는 사명감으로 시작한지 벌써 여덟 번째의 달빛차회가 되었음에 가슴 벅차며 기쁜 찬사를 보냅니다.

이 날들의 아름다운 만남의 차, 향기는 우리 선인의 향기요 오늘 우리의 향기며, 우리 앞날의 향기일 것입니다.항상 발전하는 달빛차회와 정다회 회원들게 아낌없는 격려의 말씀을 드리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드립니다.  - (사)정다문화원 이사장 서정향

일시 : 2010년 11월 20일(토) 시월 보름 오후 4시

휘호대회 시작. 저녁 6시에 차회 개회식.

장소 : 열린마당 (KBS 방송국 뒤)

주최 : 사단법인 정다문화원

주관 : 정다회

후원 : 부산광역시. 부산광역시교육청. 부산일보사. 부산광역시 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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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흥자사박물관
2010년 11월 4일 부산 김해 공항에서 상해로 갔다. 평소 필자가 의흥으로 가는 길을 회원들과 버스로 4시간 소요되는 거리를 달렸다.

함께한 일행은 부산 관정다도원(원장 전정현) 회원9명과 필자를 포함하여 10명이다. 차문화 답사의 중요한 목적은 육우 묘를 참배하고 그 주변 차문화를 경험하는 것이다.

필자가 안내역할을 맏았다. 먼저 필자가 차도구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자사호 이야기>를 쓴 그 중심의 거리로 그들을 안내하는 기회가 되었다. 먼저 자사호 박물관에 4시30분에 도착했다.

[중국의흥자사호박물관] 박물관의 입구에는 예전에 볼 수 없는 공사현상을 보았다. 요즘은 방문객이 늘어서 자사호 고장답게 박물관을 찾는 이에게 직접 자사호를 제작할 수 있는 체험장을 꾸미고 있다고 한다. 자사호 박물관은 여러 차례의 방문에서 느낄 수 있었지만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여 조금씩 변화해 가고 있었다. 의흥은 자사호의 본고장답게 차문화와의 융합적인 형태로 보완되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박물관에서는 작년과 전시품이 다른 것은 명대와 청대 변화되는 최초의 원본들이 자리를 옮겼는지 보이지 않고 작가별 전시가 잘 구성되어 있었다. 자사호의 여러 세기별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고, 별관 2층에는 다관의 세계를 볼 수 있는데 여기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것이 수집되어 있다.

특히 이곳의 메인에는 신현철 사기장의 참새다기세트는 수년간 자리를 옮기지 않고 가장 눈에 띄는 중앙 자리에서 그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자사호와는 다른 기물이지만 그들의 눈, 중국인의 눈에서도 관심과 호응이 큰 비중으로 남은 것으로 보여진다. 

이후 청대 7대 명인인 왕연춘 후손인 왕석경 즉, 왕씨 가문으로 가기로 되어있는데 그 집에서 박물관으로 배웅을 나와서 그들의 가게가 아닌 작업실 겸 전시관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왕연춘, 왕석경을 비롯한 왕씨 가문의 다양한 작품이 진열되어 있어서 방문자는 한 곳에서 100년간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었다. 이곳에는 언제라도 만드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게도 만들어졌다. 

이후 호텔에서는 다음날 자사호 제작에 대한 모든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공장을 방문하기로 되었었는데 그 곳의 책임자인 서해진 본부장이 미리 찾아와서 다음날 있을 내용과 그 동안의 체험장이 만들어지게된 여러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그 설명 중에 놀랄만한 말을 듣게 되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우리나라의 지유명차가 깊이 관여하고 있던 사업이라는 설명이었다. 즉, 자사호에 대한 공장과 그에 대한 체험장 등에 대한 주체가 바로 지유명차였다. 그 이름은 지유도예로서 중국 의흥에서 자사호의 본고장을 잡아 자사호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곳이라 한다.

지유도예
한국에서 보이차 체인점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고 있는 지유명차에서 만든 지유도예라는 곳이 이러한 규모로 사업을 벌여 자리하고 있을 줄 어느 누가 생각을 했겠는가 싶었다. 우린 다음날 그 현장을 보면서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넓은 대지에 10여동의 건물이 지어져 있고, 내년에는 모든 것을 총괄관리 할 수 있는 본부건물로 이전하지만 우선 자사호 전시장과 체험장이 하나의 장소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된 곳을 보았다.

자사호를 만드는 과정을 지유명차 기술부 작가가 지도 및 설명, 그리고 그동안 말이 많았던 자사호 대공작가(대신만들어주는 이름없는 무명의 작가) 중에서 실력있는 사람을 기술총책임자로 두고 앞으로 한국의 기업이 자사호 유통을 중국 시장과 함께 한국 시장을 겨냥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현실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의흥에 가면 언어소통이 잘 안되어 고생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지유도예의 자리잡음으로 이런 현상이 조금은 해소될 수 있을 듯한 느낌도 들었다.

도로는 4차선 및 6차선이 잘 만들어지고, 한국 현지기업도 의흥에 많이 생기면서 인구 100만인데도 오성급 호텔이 있어서 의흥이 향후 차문화 중심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지유도예 전시장에서는 자사호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기장의 작품 가운데 필자가 모르는 사기장의 청자 작품과 문경 김억주 사기장의 자기 찻잔을 3백위안으로 판매하는 것을 보면서 문화 상품의 다양화 측면에서 지유도예의 진출의 결과가 주목되는 현상이기도 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필자가 늘 가는 차전문점에서 홍차와 녹차를 회원들과 시음하고 돌아왔다. 그곳에서 의흥홍차를 가을에 생산한 차와 야생 차잎으로 만든 것을 시음하엿다. 주인은 갑작스런 외국인의 방문에 놀라웠는지 부인과 함께 차를 내고 우리들은 다음 스캐쥴인 소수로 가는 길이 급해서 간단하게 3가지의 차 맛을 보고 각자 필요한 차를 빠르게 구입하는 시간만을 가지고 나왔다. 필자는 주인이 사진 촬영용을 선물한 야생 차잎으로 만든 의흥홍차를 일행들과 저녁 찻자리에서 두 차례에 걸쳐 함께 마셨다.

필자가 두 번 연거푸 이차를 회원들과 시음하고자 했던 것은 그만큼 좋은 홍차라는 것을 말보다는 차로 맛으로 함께 경험해 보고 싶었다.

자사호의 고향인 의흥에서 지유도예의 진출을 보아서 의흥이 갑자기 친근해 짐도 느꼈지만 우연히 만난 야생 의흥홍차를 경험한 일은 너무나 멋진 가을 차문화 답사의 향기로 기억될 것이다.

박홍관의 중국차 견문록 (양장)
국내도서>가정과 생활
저자 : 박홍관
출판 : 도서출판이른아침 201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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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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