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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향 오신옥 대표가 만든 야생 녹차]

사찰에서 시행하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펨플스테이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몇 년만에 각정 스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서울에서 펨플스테이 행사에 참여하는 일로 12일까지 서울에 있으니까 시간되면 얼굴 한 번 보자는 전화였다.

 

오늘 오후 3시 조계사 건너편 템플스테이 건물 1층에 들어서자 왼쪽에 차를 마실 수 있는 찻자리가 만들어졌고 찻상 앞에는 스님이 앉아 계셨다. 자리에 앉자마자 옆에 다가오는 분이 하동에서 녹향을 운영하고 우리나라 야생차(50년 이상 사람의 관리하에 자라는 차)를 야생차 답게 만드는 오신옥 선생을 만났다. 오신옥 선생은 차 나무의 종류와 차나무가 음지나 양지에 따라 자라는 환경이 다른 차이의 맛을 구분하여 만드는 분이다.

필자가 인정하는 차의 명인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오 선생이 직접 만든 몇가지 차를 맛보았다.

그동안 중국차의 맛과 유행에 가려져 대중적인 빛을 보지 못했지만 지나온 세월이 더해져 깊은 내공을 안은 상태에서 만난 것이다. 신맛 쓴맛, 짠맛, 매콤한 맛 등을 가지고 왔다.

훌륭한 찻 맛은 입안에서의 달콤한 맛이 아니다.

            [차나무가 자라는 환경에 따라서 그 성질에 맞는 차, 사진에 보이는 차 보관용기는 시음하기
             위해 임시로 만든 포장이며, 뚜껑이 종이로 보이는 것도 원래 포장방법이 아니다 참고]

몸이 느낀다는 표현이 우리녹차, 발효차에서 그 오묘한 기운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 수 있는 차다. 그동안 보이차의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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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와 함께 마셨지만 정말 건강한 생차의 맛을 볼 수 있는 찻자리]

필자는 차에 대해서는 복이 참 많은 편이다
. 국내외 적으로 유통되는 다양한 차들을 시음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그것이 현지에서 만나고 취급되는 차들 또한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과분한 차들을 만나게 된다.

 

무진 선생의 차실 송관조에 방문했다. 방문 목적은 일전에 촬영한 사진 작업을 다시 해야하는 일이 있어서 그 작업을 마친 후에 찻자리에 앉았다. 마침 차실 송관조에서 만날 때마다 뵙게 되는 신선생님도 함께 하게 되었는데, 무진 선생은 이제 차 한 잔 합시다고 잠시 차를 준비할 때 신 선생님은 저녁 식사 전이라서 그런지 신선한 포도를 꺼내어 찻상위에 올렸다.

한 번 세차 한 뒤에 마신 차 맛은 오랜 세월을 보낸 전형적인 건강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차였다. 풍부한 고삽미가 동반되는 차였기에, 나의 첫 마디가 오랜만에 귀한 차 맛을 보게 되어 고맙습니다고 했다. 무진 선생은 차 맛을 알아주니 좋다고 하며, 보이차 황인이다고 하며 포장된 상태의 차를 보여주었다. 보이차의 이름이 주는 맛보다는 아주 건강하게 잘 익은 차 맛이다.

얼마 만에 마시는 차 맛이던가
, 흔히 건강한 차 맛을 모르는 사람들이 그냥 값만 비싼 차를 마시면서 대단한 차를 마시는 것 처럼 하는 모습을 많이 보는데 스스로 알기에는 힘들 것이다. 이 차는 참 잘만든 차이지만 그동안 보관도 잘 되었다. 좋은 조건을 가진 차의 조합이라고 할까. 차 마다 맛의 깊이는 다를 것인데, 송관조에서 마신 황차는 그런 류의 차에서 상위 등급으로 구분 될 수 있는 차다.

최근 일주일간의 피로가 한 두 잔의 차로 눈이 확 열리는 것 같았다. 자사호 안에서 찻잎이 풀어지는 간극의 차이에 따라서 맛은 미묘하게 다르고 함께 나눈 신선생의 눈 맛도 함께 볼 수 있었다. 건강한 보이생차(보이청병)의 맛, 이런 맛으로 마시게 된다.

20대의 아이들이 무슨 차 맛을 알까? http://seoku.com/541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http://seoku.com/442
차도구의 이해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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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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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도 보도 못한 차
흔히 차를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마셔온 구력을 10년 단위로 말하는 것 같다. 그래서 20년 30년이 넘어가면 그 세월동안 그저 한, 두가지 차만 마셔본 것은 아닐 것이다.

필자는 80년대 초, 우리나라 하동과 보성 차 밭을 자주 다녔다. 봄에 새싹이 돋는 그 차밭이 너무나 아름다워 매년 5월이 되면 차 밭에서 하루 밤을 자고 와야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살았었다. 세월이 흘러 20년이 지나서는 중국의 차 밭과 차 제조 공정을 반복적으로 탐방 하면서 자연스럽게 절강성, 복건성, 운남성을 포함하여 14개의 성을 다녀보았다.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람과 차를 접했겠나 싶다.

그런 과정 중에 <중국차 도감>, <중국차 견문록>을 책으로 내기도 했다. 만약 필자가 안마셔본 차라면 거의 없다 할 정도의 자부심이 없다면 그것은 거짓일 것이다. 요즘은 <보이차 도감> 작업으로 중국 대부분의 차 산지에서 생산되는 보이생차를 마셔보고 있다. 특히 최근에 유행하는 ‘보이 대수차’는 재료가 일품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전에 잘 못 만난 생차와는 확연히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지난날 중국차 도감 작업을 위해 녹차와 청차류에 집중적인 사진 작업이 있었다면 지금은 보이차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사진 작업을 하지만 결국 몇 종류로 압축되고 있는 시점에 마시는 차류는 더욱 늘어갔고 그간 몰랐던 차에 대한 신비감은 차츰 줄어든다. 비싼 차만 마시거나 ‘보이차에 투자’한다고 목소리 높이는 사람들이 마시는 차와는 분명다르다.

이런 상황에 지난 목요일 부산에서 흑차 뿐 아니라 청차에 있어서도 좋은 차를 마시는 해운대 C 씨의 집을 밤 11시에 찾아가게 되었다. 오랜 만에 왔다고 하시며 내는 차가 처음엔 세월이 많이 지난 대홍포를 마셨고 두 번째로 내는 차가, 차를 다호에 넣기 전의 모습을 볼 때도 처음 본 것 같고 마셔보면서는 더욱 처음 느끼는 맛과 향기였다.

그동안 참 많은 차를 접해본 나로선 약간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잎과 줄기가 뚜렷한 엽저에는 윤기가 나고 있었다. 향기는 푹 삶은 채소에서 나오는 깊은 맛이다. 보이차로 비유할 수 도 없다. 주인에게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지만 호남성에서 오래전에 구입할 때 ‘흑모청차’라고 했다. 하지만 그것을 확인 할 수 있는 자료는 찾지 못했다고 하며, 공식적으로 차의 이름이 거론하기 위해서는 좀더 자료를 찾아 보아야 된다고 한다.

이런 이름은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처음 접한 차다. 더구나 세월도 60년이 훌쩍 넘은 차이다. 주인도 호남성에서 누군가 “이쪽 사람들은 옛날에 이런 차를 마셨다”고 해서 오래전에 우연히 구해놓은 차라고 한다. 요즘 좋은 차는 구하기 어렵고, 또 그 때의 차를 맛보고 싶어 보관한 곳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잠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것은 신선한 경험이었고 또 무척 반성을 하게 되는, 아니 차라는 의미를 두고 다시 원점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 그런 충격과 찰나의 회고였다.

그동안 내가 먹어왔고 향기를 기억하는 차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사람들이 임의로 정해놓은 차를 가지고 그것만 바라보고 살고 또 그러한 이름에 끌려다니며 맛을 보니 그 맛은 하나같이 한결같았고 또 그 와중에 등급도 나눠졌던 것이다. 결국 누군가 정한 그 맛에 익숙할 뿐이다. 그렇다, 차는 사람들이 각기 근처에서 일구어 당시에 필요한 차를 만들어 마셨을 것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덖어놓고 그들이 두고 두고 마시려했던 자연발생적인 음료일 수도있다. 그것이 정형화되기 이전의 차문화요, 그 차생활 속에 지역의 특징이 그대로 묻어나는 생필품이었다.

다시 주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 검은 빛으로 윤기나는 찻잎을 바라보며 듣는 주인의 말, 그리고 개완에 가득 넣고 우려마시고 거꾸로 뚜껑에 담은 엽저에서 자신의 몸을 그대로 드러낸 찻잎은 자신만만하게 검은 빛에 윤기를 드러나며 사람들에게 세월과 차의 역사를 내비추어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20대의 아이들이 무슨 차 맛을 알까? http://seoku.com/541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http://www.seoku.com/523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http://seoku.com/442
차도구의 이해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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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호 생산 봉황단총 밀운]

며칠전, 공부차에서 봉황단총을 마시게 되었다.
사실 봉황단총의 매력은 천연꽃향으로 진하고 순수하며 상쾌한 것을 말한다. 반발효차에 속하며, 오룡차 가운데 제작과정이 매우 섬세하고 녹차의 청향과 홍차의 농후한 맛을 함께 지니고 있는 차다. 특히 화향, 밀향, 과향, 차향이 모여져 하나의 맛으로 모여져 농향형의 차라고 알려져있다.

우리나라에서는 7년전부터 수입이 간조금씩 되었는데 그 당시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향기로운 향기와 맛에 매료된 시기가 있었다. 때문에 6-7전에 한국에서 청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차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봉황단총에서 흔하게 마셔볼 수 있는 황지향이나 밀란향 같은 것은 처음 발산하는 향기가 우리나라 사람의 정서에 맞아서 그런지 그런 향기가 나는 차의 수입이 많은 편이었다.

보이생차를 예로 들면 수 년 동안 수입상마다 자신들이 수입한 차들이 좋다고는 했지만 보편적으로 많은 차꾼들로 부터는 평가가 극과 극을 치달았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오래된 차 나무에서 채엽한 차라고 해서 대수차가 수입되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 수입하고도 그동안 생차를 선호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너무 낮아서 밝히기를 꺼리고 가만히 소장해두고 있었던 몇몇 수장가 그룹들을 제외한다면 이제 대수차에 대해서 2-3전부터 바람이 생기다가 최근에 뭔가 대단한 차인 것처럼 나오고 있다.

봉황단총 역시 이전에는 차의 향기에 맞는 다양한 향기가 나는 차가 수입되고, 또 판매되면서 특별히 지역적인 몇몇 상인을 제외하고는 고만고만한 차들이 범람했다면, 최근에서 조주 지역을 다녀오는 사람들 마다 단총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좋은 품종의 단총이라고 송대에서부터 전해진 단총의 품종이라고 자랑하기도 한다.

 

그런 차들을 몇몇 지인을 통해서 필자도 마셔보지만 이번에 공부차에서 시음한 차는 약하고 가벼운 향기의 차가 아닌 중발효시킨 차로서 2년 된 차라고 한다.

밀운차라고 하는 그 차의 향기는 크게 화려한 향기가 아니면서 매력적인 맛을 품고 나와서 사진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에 흔쾌히 2-3번 마실 양의 차를 선물 받게 되었다.

그 봉황단총 밀운차를 가방에 넣고 몇일 다니다 10월 16일 청주에서 차인 인물 촬영을 하는 시간에 천안에서 오신 전재분 선생님이 청주에 중국차를 매력적으로 즐기는 분이 있는데 한 번 소개해 드릴까요 하면서 전화를 했다. 바로 앞에서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소리는 반가운 소리였다. 선생님 어디예요, 청주 문화원이라고 하니까 오세요, 차 한 잔 드시고 가라는 말씀을 듣고 권영애 사무국장과 함께 갔다.

이윽고 도착한 집은 처마를 들어내어 차실을 만들었는데, 바닥은 다다미로 깔았다. 손님으로 앉은 객들의 시선은 그 집 마당의 잔디를 볼 수 있게끔 하였다. 처음엔 오룡차를 내겠다고 하시면 항아리에서 차를 꺼내어 찻자리에 왔다. 다해에 꺼내온 차를 돌려가면서 외향을 보게 하고는 자사호를 이용해서 차를 내었다. 다해에 있는 차를 보니 몇 년을 묵힌 차다, 이런 차류를 즐기는 사람들은 청차를 아주 좋아하고 노차의 풍미를 아는 사람들이다. 두 번 째 마신 차는 향기에서도 진향이라고 할 수 있는 깊은 향이 있었다.

대만차라고 하는데 앞에 것 보다 이 차가 내 취향에 맞는 것 같았다. 늙은 노자에 계집여가 붙는 노노차라고 한다. 잘 아는 스님을 통해서 대만에서 구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보이차 중에 봉산삼걸(鳳山三傑)이라고하는 천신호를 맛보이겠다고 하여 오랜만에 천신호 맛을 기대를 하고 마셨다. 천신호는 그동안 마셔본 차보다는 상당히 건강하고 맑은 차였다.

그렇게 갑자기 찾아가서 대접만 받게 되어 주인에게 말씀드렸다. 제가 향기가 좋은 봉황단총 차가 가방에 있는데 한 번 같이 마시고 싶습니다 하고 차를 꺼내어 사진 작업할 분량만 남기고 차를 드렸다.
함께 한 모든 분들이 그 단총의 향기를 좋아했다. 향기로우면서 감미롭다고 해야 할까? 만든지 2년 되었다고 했다. 그동안 마셨던 단총과는 또 다른 맛을 내었다.

그 집은 기운자체가 맑았다. 그 안의 모든 배치와 주인마저도 맑았다. 아마도 꿈을 꾼다면 선계라 하리라. 모든 것이 정갈하고 하나도 티가 나질 않았다. 어떤 차라 하더라도 항아리에서 그냥 소리없이 나올 뿐 그것이 무엇인지 그저 간단히 말할 뿐 한치의 가식도 없고 맑고 고요한 그런 것이었다.

그 다음에 또 그 집에 있는 보이산차를 대접받고 돌아왔는데, 좋은 차를 마시면서 이제는 나도 평소 접하기 어려운 차로서 차 사진을 위해 가지고 다닐때나 사진 작업을 마신 차들을 가방에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단총차를 사진 작업을 위해서 후원 받았지만 조금 넉넉하게 하게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좋은 차를 대하는 것은 행운이다. 그러나 차를 많이 마셔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저 향긋하기만 한 차, 그리고는 뒷맛도 없는 것을 그냥 표면에 휩쓸려 좋은 차라고만 한다. 차를 마셔보되 여러 종류를 마셔 본 사람들은 그저 1-2년에 되는 경험이 아니다.

작품을 보는 것은 안목이지만, 차를 알아보는 것은 아무도 속일 수 없는 경험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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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실 송관조]

9월 초순에 금당차문화연구회 강옥희 원장의 소개로 송관조 차실 무진 선생을 방문했다. 차실 주인은 늦은 시간이지만 반가이 맞이해 주었다.찻자리는 정갈하고 차실 주인역시 낄끔하게 생겼다.

“제가 금당 선생님의 마지막 제자입니다”고 힘을 주어 말을 한다. 그러면서 녹차를 내겠다고 하시며 작은 상자를 꺼내는데 그 상자에는 작은 포장 세 개가 보였다. 그 중에 하나를 내면서

“저는 제가 마실 차는 특별히 주문해서 먹는데 원하는 품질 기준이 되어야 한다. 마지막 공정에서 포장하기 전에 검수하여 합격이 되면 제가 사용하는 포장지 규격에 맞게 해서 가져와 일 년간 안심하고 우리집에 오는 손님께 대접하고 상시 마시는 차가 된다고 한다.”

이 차의 특징은 뜨거운 물을 그대로 부어 마시는 차다고 하면서 25g 든 차를 하나 선물로 주었다. 작은 포장 안에 또 비닐 포장이 있는 차다. 그가 사용하는 다관이나 찻잔 하나하나 쉽게 만들어진 것은 없었다.

우리 녹차를 마시면서 숙우를 사용하지 않고 뜨거운 물을 바로부어 마시는 장면은 한 달전에 성균관대학교 차실에서 동춘차를 마실 때 말고는 올해 두 번째인 것 같다.

“저는 차에 대해서만 까탈스럽습니다”

이 말 한마디가 마니아 기질이 있는 필자에게도 심히 와 닿는다.
차에 관해서 만큼은 2등을 하면 스러울 정도로 차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어느 것, 다른 것은 양보하고, 또 웃어줄 수 있지만,
당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고 더 나아가 지켜야 한다는 것에 대한 신념은 우리 마니아 사이에서는 철칙이 아니겠는가.그에게서 내어진 녹차 한 잔은 진실로 오랜만에 필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게 만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녹차 같은 녹차 한 잔 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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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호 2004년 생산 유락차산 대수차]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공부차 박성채 대표로부터 문자가 왔다. 한국에 들어왔으니 차 마시러 오라는 반가운 메시지다. 늘 그렇듯이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많은 샘플을 가지고 오기 때문에 어쩌면 참 편하게 많은 차를 시음해보는 것 같다. 그런 가운데 2012년 추석 연휴전에 2004년 천자호(天字號)에서 생산한 서쌍판납 맹납현 유락차산의 대수차를 시음하게 되었다.

생산된지 8년밖에 되지 않은 차인데도 병면에 나타난 색상은 검은색 바탕에 황갈색으로 보였다. 두 세잔을 넘어가면서 탕색은 보기에도 좋은 붉은 금황색이며, 강한 고삽미가 쓴 맛과 어울려 잘 익어가는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대엽종으로 이루어진 유락차산의 대수차로 잘 만든 보이차를 만난 기분이었다.

일주일 뒤, 공부차에서 박대표에게 유락차산의 대수차 맛을 다시 보자고 했다. 차의 포장지를 자세히 관찰해보고 차의 앞뒤 상태를 보면서 광동성에서 보관된 차라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2004년 생산된 차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한 맛이 앞에서 우러나오지만 그것은 기분 좋은 맛이고 내포성이 좋아서 10잔 이상 마셨지만 계속 마실수록 단맛이 난다.
그렇다면 이 차는 최초 생산에서부터 무척 좋은 차라는 것을 거꾸로 확인하게 된다. 익어가는 도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초급자들은 처음에 나오는 강한 맛을 보고 고개를 흔들 것이다. 그런데 이 차는 맛의 벨런스가 고른면이 특징이다. 그리고 좋은 차로 만들어진 어찌보면 앞으로 10년을 더 보듬고 있을만한 차라고 품평하고 싶다.

 

천자호는 공부차의 고향인 조주에서 대대손손 봉황단총을 생산해왔다. 사업확장을 위해 불산시와 광저우시에 지점을 설치하고 1999년부터 보이차와 홍차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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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차 시장에서 중국차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영업이 되는 현실이다. 하나는 중국차 전반을 취급하는 것으로 차도구와 중국차(대만 오룡차와 무이암차, 보이차 등)를 전부 다루는 곳이다. 또 하나는 중국차 전문점이지만 대만 청차류와 보이차를 전문적으로 다루면서 보이차 전문점임을 드러내는 형식이다.

그런데 서울 인사동에서 청차 전문점임을 내세우며 개업한 곳이 있다. 일승창 다장(대표 송원근)은 그동안 인사동의 차 전문점에서 청차 계통이 많이 판매되고 있었지만 대부분 품평의 결과가 있는 등급품(특등, 두등 등)과 보이차를 함께 취급된 것이 사실이다. 일승창 다장에서는 품평의 결과로 판매되는 등급품외에 대만이나 복건성의 귀한 오룡차를 취급하여 청차 마니아의 ‘터’를 만들고자 한다고 한다.

우리가 늘 느끼기에 공급자가 없다면 누릴 수 없는 것들이 무척 많음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그 공급자가 얼마나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가졌는가에 따라 사람들은 크게 영향을 가지게 됨을 알 수 있다. 정통, 즉 제대로 된 것을 선별할 수 있는 주인이 있기에 그 단어에 적합한 것을 일반 사람들은 의지하게 되는 것이다.

개업하고 일년이 지나서 만났지만 암차를 좋아하는 마음은 서로 잘 알기에 일승창 다장에서 준비된 차라고 할 수 있는 차 산지가 독특한 마두암 수선과 어렵게 구한 차라고 하는 '소심란'을 맛보았다. 필자가 무이암차를 좋아하는 이유는 각각의 종류가 제 맛을 개성있게 내기 때문이다. 마셔본 사람만이 안다고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무이암차 종류에서 마두암 수선은 강하지 않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송 대표는 스스로 귀한 차를 맛보인다고 하며 내는 차는 ‘소심란’으로 처음 듣는 이름이고 처음 보는 차다. 첫 만남이지만 다른 암차에서 느낄 수 없는 풍부한 바디감이 특징이다. 입안 가득히 들어오는 맛을 처음엔 잘 구분이 되지 않았지만 대홍포나 육계와는 전혀 다른 맛이다. 소심란 특유의 풍미에 암운이 섞여 있는 맛이다.

무이산에서 ‘란’자가 들어가는 귀한 차가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기란, 소심란, 암중란으로 이중에서 귀한 차는 암중란이라고 한다. 오룡차에서 향과 맛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 순간 느끼고 즐기지만, 좋은 차일수록 그 여운이 오래가는 특징이 있다

필자는 이미 알고 있는 인연이었지만 청차에 관해서 복건성과 대만의 차 생산지를 송대표의 발품과 당신의 노력으로 우리 중국차 시장에서 청차 전문점이 생겼다는 것은 일반 수요자에게는 희소식이 아닐까 한다.
 

[일승창다장 송원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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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를 구분할 때 인위적으로 발효를 시키지 않은 생차와 숙차로 구분함은 보이차 매니아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은 사실일 것이다. 인위적인 발효로 만든 숙차는 바로 마실 수 있지만 생차는 시간이 지나야만 제대로 맛이 든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보이 생차는 절대 바로 먹어서는 안 되는 차인 걸까

우리나라에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보이 생차를 주문생산 할 때만 해도 누가 먼저 주문생산을 시작했는가를 자랑으로 여겼다. 그러나 중국에서 보이차 경기가 내리막을 칠 때인 2007년과 2008년을 거치면서 보이 생차는 아무나 주문해서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장에서 모차를 직접구입하지 않고 전화로 주문한 경우는 좋은 차를 만날 수 없다. 고차수로 만드는 차는 더욱 주문자의 감제안목이 필요하다.

그래서 좋은 원료를 찾다 보니 차 산지에서 고차수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당연히 가꾼 차나무인 대지차보다 비싼 가격을 형성하게 된다. 이제 각 업체마다 진짜 고차수라고 하면서 하나하나 상품으로 나오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이런 차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러 가지이지만, 이젠 이런 말을 하고 싶다.

과연 보이 생차를 주문해서 판매한 사람은 먹을 수 있는 차를 만들었는가? 보이 생차를 먹으면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은 먹을 수 있는 보이 생차를 한 번이라도 마셔보았는가?

차가 익지 않아서 보이 생차를 마실 수 없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은 바로 마실 수 있는 보이 생차를 마셔보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알아야 보인다고 차도 마셔야 보인다.

<보이차 도감> 작업을 하면서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차를 만날 때, 대지차와 대수차 고수차의 가치를 잘 모르고 했던 일들이 후회스러울 때도 있다. 그래서 보이차는 하늘도 땅도 모른다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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