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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제형 씨와 함께

 

박람회를 마치고 광조우에서 몇 가지 업무를 처리하고 쿤밍 차창으로 왔습니다. 쿤밍의 기온이 영하 4도입니다. 윈난이 중국의 최남단 구름의 남쪽이긴 하지만 해발고도가 높아서 겨울엔 가끔 영하로 내려가는 날도 있습니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감기에 걸리고 말았네요. 몸살기도 있고 해서 안닝근처에 있는 온천으로 가서 하루 몸을 쉬었습니다. 다음날 차창에서 그동안의 출고 상황과 재고를 확인한 후 쿤밍 공항에서 상하이에서 오신 진 선생님을 만나 린창으로 갔습니다.

 

식품공학을 전공하시고 국내의 대기업에서 식품관련 업무를 보시다가 10년 전 상하이로 넘어와 세계 최대의 홍차 생산업체인 립톤에서 한국, 중국, 대만의 품질관리를 담담하고 계신분입니다. 2016년 상하이 박람회에서 우연히 만나서 인연을 키워온 분인데, 과학적 사고를 가진 분으로 20년간 오로지 차 관련 업무만 담당해온 진짜 전문가이십니다. 벌써부터 기회가 닿으면 고수차 산지를 탐방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이번에 인연이 되어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린창 공항에서 오운산의 린창기지를 담당하고 있는 샤오미의 남편을 만나서 숙소로 향합니다. 멍하이에서 우리차를 몰고 일곱 시간을 달려온 도부장과도 샤오미 집에서 만나 이번에 함께 할 일정을 점검해봅니다. 차철 에는 바빠서 기타 차산을 개발하기가 어렵습니다. 틈이 생길 때마다 그동안 둘러보지 못한 차산을 찾아보곤 하는데 이번엔 린창쪽입니다.

 

빙다오는 노채를 중심으로 서쪽방향의 난포우, 디지에 동쪽방향의 빠와이, 노우로 나누어집니다. 노채는 여러 번 다녀왔지만 나머지 네게 마을은 디지에 이외에는 가보질 못했습니다. 노채는 이미 가격이 너무 올라서 손을 델 수조차 없습니다. 봄 고수차 가격이 1kg에 삼만위안 한국돈으로 오백만원을 돌파하면서부터는 저는 쳐다보기도 싫은 동네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매년 손님들 때문에라도 어쩔 수없이 몇 번씩은 찾게 됩니다. 마을 전체가 현대식 건물들로 완전히 바뀌었고 마을의 중심에 있는 주차장과 고수차를 견학하기위한 산책로도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차의 가격 또한 다른 모든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공급과 수요의 원칙에 따라 결정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 몇 몇 지역의 원료가격은 맛과 품질적인 측면에서 정말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지명도에 편승한 일종의 가수요가 아닌가 합니다. 빙다오만 하더라도 차밭 환경은 오히려 노채보다 디지에나, 난포오가 더 좋습니다. 그러나 가격은 다섯 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물론 개개인의 기호는 다를 수 있지만 맛과 품질도 저는 디지에 쪽을 더 선호합니다. 오운산이 올해 출시한 빙도차의 원료도 디지에의 단주 8그루에서 정선한 원료입니다.

 

또다시 산길을 달립니다. 울퉁불퉁 산길의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는 몸을 차의 움직임에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올곧게 살아오신 분들도 그냥 흔들리세요, 수고로운 어께를 의자에 붙이고 목도 머리도 기대면 좋습니다. 좁은 차 안에서 꼿꼿이 허리를 세우고 목을 뻗대고 있으면 하산해서 차도 탈나고 본인도 몸살 납니다.

 

그냥 수수천년 산맥의 허리를 따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길이 이리저리 나를 흔들며 안마해주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좌로 우로 휘청거리다보면 어느새 평평한 길에 다다르고 결국은 제자리에 돌아옵니다. 숙소로 돌아와 누우면 아무 생각 없이 잠도 잘 오고 다음날 아침에도 가뿐하게 일어나 집니다.

 

그렇다고 이유 없이 흔들리지는 마세요. 좌로 흔들릴 때 우로가고 우로 움직일 때 좌로 가지도 마세요, 아니 반대일 수도 있겠습니다. 매사에 중심을 잡자면 기울임의 반대로 가야할 경우도 있습니다. 다섯 명이 타는 승용차에 다섯 명이 앉아서 가면 꽉 찬 길입니다. 한사람이라도 움직임을 거스르면 모두 불편합니다. 엽에 예쁜 사람이 앉았다고 해서 의식적으로 자꾸 그쪽으로만 다가가면 부닥칩니다.

 

힘겹게 살아온 어께를 다칠 수도 있습니다. 곁에 다소 불편한 사람이 있어도 차가 그쪽으로 기울면 그쪽으로 가고 이쪽으로 기울면 불편한 사람이 다가와도 그러려니 하셔야 합니다. 좌삼삼 우삼삼 서로의 기울기를 함께 하다보면 어느새 익숙해지고 비좁은 차안이지만 서로의 공감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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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단총으로 만든 홍차

 

12월 19일 진주에 행사가 있어서 갔다가 3시경 월인청강(대표 심재원)에 방문했다. 그곳에서 육보차와 보이생차를 마신 뒤에 단총 거타차로 만든 홍차를 마셨다.

 

봉황단총에 대해서는 늘 관심이 있었고 특별한 단총에 대해서는 품종에 따른 맛을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마신 단총 거타차(수령 150년 전후)로 만든 홍차는 처음 만난 맛이다. 특이한 점은 단총 본연의 풍미는 그대로이면서 홍차 제조법으로 만드는 과정에 어떤 공정에서 새로운 물질의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아주 매력적인 맛이 느껴졌다.

 

향기와 맛이 같은 수준에서 출발한 것은 그만큼 내공이 있는 차이기에 가능하다. 그동안 알고 있고 경험했던 대부분의 봉황단총과는 다른 맛이다. 그러면서 결과는 홍차로 만들었다는 점이 매우 특이하였다. 운남에서 고수차로 홍차를 만들듯이 단총의 고급 품종으로 홍차를 만들었다는 점은 국내외적으로 홍차가 유행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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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심천박람회장

 

심천박람회를 마치고 광조우 팡춘 가게에서 며칠간 머물면서 한국 고객들이 주문한 제품들을 정리하여 한국으로 발송하였습니다. 시장의 주류는 여전히 대익 제품들입니다. 한때 삼천여개를 웃돌던 대익 전문점들이 본사 직영점의 확대와 보이차 시장의 경기 악화로 지금은 천여 개로 대폭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 우림이 그야말로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 삽시간에 삼천여개의 지점망을 구축하였습니다. 출범하면서 일견 터무니없는 고가 전략으로 욕을 먹어서 유명해졌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지만 작년부터 저가 전략으로 방향을 급선회하더니 올해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홍차 등의 다양한 제품들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기타 하관은 꾸준히 대리상 망을 확대하고 있고 중차공사, 육대차산, 란창고차, 진승 등도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정, 진미호, 두기 등은 이번 박람회에 참가하지 않았는데 여러 가지 문제로 약간의 어려움을 격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완만하지만 보이차시장의 흐름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뚜렷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삼 년동안 침체되어 있었던 시장의 반발 심리가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팔구십 년대 차들은 이미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고 호가는 있지만 매매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천년대 초반의 차들도 유명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더니 지금은 정체되어 있는데, 너무 많이 올랐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2007년부터 2012년 사이의 차들이 지금으로선 가장 좋은 투자 대상이 될 수 있겠는데, 이차들의 오름세도 심상치 않습니다.

 

매년 햇차가 출시되면서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원료 가격의 영향으로 출시가격의 인상폭이 상당합니다. 같은 이름으로 출시되는 차를 기준으로 어떤 제품들은 작년, 재작년의 차들이 올해차보다 싼 가격으로 유통되기도 하였는데, 지금은 다시 역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시장이 점차 안정되어 가고 있다는 반증일수도 있겠습니다.

 

폭등 폭락을 거듭했던 2006~7년의 보이차 시세 파동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생차보다 보이숙차의 판매량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은 대체적으로 음용인구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재 보이차 시장의 시세를 좌우하는 팡춘시장은 여전히 안개속입니다. 일만 여개의 크고 작은 가게들이 연이어 거리를 매우고 있지만 오가는 손님들은 한산합니다.

 

심지어 한달에 한명의 손님도 받지 못하는 집도 수두룩하다는데 이상하게 가게는 계속 늘어납니다. 물론 대부분 도매 위주이고 전국 각지에 거래처를 두고 있어서 주로 전화로 주문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집 저집을 다니다보면 이래서야 밥이나 먹고 살겠냐는 괜한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최근에 한국으로도 적지 않은 물량을 통관시켰는데 예전과는 달리 숙차의 비중이 생차보다 높았습니다. 한국도 인터넷 쇼핑몰을 중심으로 점차 보이숙차의 소비량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숙차도 장기간 보관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원래 숙차를 만든 목적은 쾌속발효를 통해 생차의 강한 차성을 변화시켜 당장 먹기 편하게 만든 차입니다. 소장가치도 생차에 비하여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전체적으로 저변이 확대되면서 새롭게 유입되는 소비자들은 우선 저렴하고 먹기에 편한 숙차로 차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의 보이차 소장가들도 점점 보이차의 특성을 이해하면서 무조건적 투기목적의 소장보다는 고수차 등의 선택적 투자에 눈을 뜨고 있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애초에 차는 차일뿐 결코 투자나 투기의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여유 자금이 있어서 나중을 위해 소장용 차를 구하신다면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나중에 차업을 하실 것이 아니라면 절 때 무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이차는 사기는 쉽지만 팔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은 아직 소비층이 얇기 때문에 대량으로 제품을 유통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으로 되팔면 된다지만 아직은 정식으로 중국으로 통관시켜서 판매하기가 어려운 법률적인 문제들이 있습니다.

 

둘째 믿을 수 있는 곳에서 브랜드가 있는 유명한 정품을 구매하시고 가능하면 깨끗하게 보관된 박스를 고르세요. 나중에 되팔 때 박스의 보관 상태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게 납니다.

 

셋째 대지차보다는 고수차 위주의 제품을 선택하세요. 이름 있는 정품 고수차는 일반차보다 해마다 원료가격의 상승속도가 크기 때문에 소장가치가 높습니다.

 

넷째 한정생산 된 제품을 선택하세요. 기념병위주의 제품은 희소성

이 높아서 투자가치가 높습니다.

 

다섯째 맛을 보고 내 입맛에 맞는 차를 선택하세요. 나중에 잘 안 팔리면 내가 먹어도 되고, 자손에게 물려주어도 내가 좋아하는 차를 줘야 할 말도 있고 마음도 편합니다...

 

기타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다섯 번째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멀리보고 나중에 좋은 가격에 팔리면 살림에 보탬이 되어서 좋고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차 실컷 마시고 자손들에게도 좋은 차 선물한다는 마음이면 나쁠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오운산차 좀 사시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지만 냉정하게 아직은 검정이 덜된 차이고 훗날 금덩어리가 된다고 자신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오운산차는 언젠가 말씀드렸지만 결코 투자용으로 만들지도 않았습니다.

 

당년호차라 그해에 먹어도 맛있는 차이니 후딱후딱 드시고, 남으면 경년신차 즉 세월이 흐르면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니 그때 드셔도 되겠습니다. 어찌되었던 혹시 오운산 차가 있으면 마시라고 만든 차이니 소장하지 마시고 늘 곁에 두고 그때그때 드시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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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온 김태연 박천현 회장 부부 방문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닷새가 전쟁같이 지나갔습니다. 매번 그래왔지만 시작할 때의 부푼 기대감은 간곳없고 허탈한 마음으로 짐정리를 돕습니다. 직원들은 자꾸만 않아서 쉬라고 하지만 쉬는 것이 더 불편합니다. 눈에 보이는 별다른 성과도 없이 닷새 동안 고생만하고 또다시 먼길을 가야하는 직원들 생각을 하면 뭐라도 조금 도와주고 싶습니다.

 

어떨 땐 정말 야속하기도 합니다. 정식하게 열심히 만들었고 직원들 또한 사장인 내가 보기에도 하나같이 솔선수범하며 눈물겹게 노력하는데, 전시장을 오가며 들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대충대충입니다. 차에는 관심 없고 여직원하고 말장난만 즐기는 사람, 자기 집에 금송아지 열두마리 쯤 있는지 최고 비싼차만 종류별로 시음하고 제고가 없다는 품목만 열 박스씩 달라고 큰소리치는 사람, 당 간부쯤 되는지 비서들 주렁주렁 달고 와서 공짜 선물만 바라는 사람, 포장까지 다 해놓고 더 깎아주지 않는다고 성질내며 가는 사람,

 

오운산고차 부스

 

이산 저산 자기가 아는 차산 다 이야기하며 너는 가봤냐며 기죽이려하는 사람(물론 저는 당연히 다녀왔습니다...) 할 수없이 그 마을에 사는 누구누구를 아느냐며 확인하고, 그 마을 차의 특징이 무엇이며 무슨 족이 살며 토질이 어떠하고, 고수차 일년 생산량이 어느 정도이며 봄차 가을차 생옆 가격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어봐야 꼬리를 내립니다.

 

비싼 비용을 투자하여 설계한 오운산 부스가 마감시간이 되어 인부들에게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과히 즐거운 일은 아닙니다. 수천개의 전시부스가 일주일 만에 만들어지고 부서지는 일들을 일년내내 반복하는 곳이 박람회장입니다. 오운산도 이번엔 여섯칸으로 제법 규모를 갖추어 참가 했습니다만 1020칸 이상으로 참가하는 업체들도 여러 곳 있습니다.

 

한국인이 만든 보이차라는 글씨를 크게 눈에 뜨이는 곳에 걸었더니 많은 사람들이 오운산 차로 기억하기보다는 한국인이 만든 보이차로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차를 마시면서 각자 한국과의 인연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가 아는 한국인도 윈난에서 차업을 하고 있는데 차가 괜찮다며 비교적 평판이 좋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더불어 오운산도 언젠가는 꼭 자리를 잡고 싶다고 말하고 다른 한국분이 만든 차도 계속 애용해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기념사진

 

이번 박람회는 칠월의 쿤밍박람회와는 확실히 공기가 달라진 느낌입니다. 또다시 이상한 놈들이 와서 노골적으로 사드문제 등을 제기하면 따끔하게 야단치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는데 웬걸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네요...

 

아직도 많은 문제들이 해결 된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가 변한 것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논리적으로 들어가면 이번 사드 문제로 인한 중국의 일련의 대처는 아주 미숙했고 한국으로서도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차제에 앞으로는 다시는 이러한 문제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책임 있는 당사자들이 단단히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공항근처의 식당에서 모든 직원들이 모여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상하이에서 온 강이, 쿤밍에서 온 친종, 멍하이에서 온 도부장과 위샹, 광조우의 명이와 아리엔, 아픈 몸을 이끌고 온 아내까지 한국으로 돌려보내고 호텔로 돌아와 내일 모래 다시 멍하이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김광석의 노래처럼 짐정리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와 술잔 앞에 홀로 앉으면 때론 이유 없이 눈물이 납니다. 부풀었던 기대는 무엇이고 이제 와서 이렇듯 허탈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박람회에서도 기억할 만한 몇 몇 분들을 만났지만 세상에 좋은 차 만들기도 어렵지만 좋은 차인 만나기도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오늘날 한국에서 석가명차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많은 차인들의 정성이 눈물겹도록 고맙기도 합니다. 이분들의 성의를 봐서라도 아무리 어려워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한계단 한계단 나아가겠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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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향 20년의 주인공 김종규 김형점 부부

 

죽향 20년 기념행사가 20171219일 진주 포시즌 스카이라운지(5)에서 성황리에 마쳤다. 200명이 넘게 참석한 가운데 박일화 춤 명상가의 공연을 시작으로 개회 선언과 다도 시연이 있었다.

춤 명상가, 박일화

김종규 김형점 부부 인사말

 

참석자가 너무 많은 관계로 내빈 소개를 대신하여 죽향 부부는 인사말과 함께 오늘의 죽향이 있기까지 잊지 못할 세 분의 선생님을 소개하였다.

 

1부 마지막으로 박군자 진주연합차인회 회장의 축배 제의가 있었다.

2부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임동창 선생의 진행으로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임동창 작곡 죽향아리랑

 

2부의 하이라이트는 임동창 작곡의 죽향 아리랑이었는데, 임동창, 죽향 부부, 송도영 씨가 함께 부르는 모습이었다. 다음으로 매성춤보존회 정종순 대표의 연흥무, 진주시립 국악관현악단 소속의 양아실 씨의 침향무(황병기 작곡)와 칠현금 연주가 이어졌다.

철현금  연주 양아실

국악가요 육자베기, 사철가 판소리 이수현 

죽향 아리랑(동영상)

 

마지막으로 이수현(한예종) 씨의 판소리가 있었는데, 9살부터 죽향을 출입했고 이제 23살이 되었다면서 고수 없이 국악가요인 육자베기, 사철가를 불렀다. 3부는 식사와 뒤풀이가 이어졌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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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암차 

 

안국동차관의 정진단 원장에게 호흡의 예술 향도 개정판 사진 촬영 문제로 방문했다. 정 원장은 차관 앞에서 눈을 치우고 있었다. 아마 이곳은 가게 주인이 사람이 지나는 길의 눈을 치워야 하는 것 같다.

 

조금 전 고전문화에서 마당의 눈을 그대로 두고 차 마시면서 즐기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촬영에 앞서 차를 마시는데 마침 일지암 법인 스님이 오셨다. 덕화백자에 암차를 내는데 이곳에서 늘 마시는 무이암차이건만 눈이 내린 날씨에 만나는 암차는 내 마음을 씻어내는 것 같았다.

 

안국동차관은 이곳만의 차 맛이 있다. 세세하게 맛을 구분해서 음미하기보다는 암차의 깊고 여린 맛, 깨끗하고 깔끔한 맛, 담백하고 농한 맛을 그때마다 즐기는 곳이다. 눈이 와서인지 법인 스님을 만나서인지 이날 고구마와 같이 마신 진하고 농한 암차의 풍미는 저녁에 고속버스로 진주에 내려가는 내내 입속에 잔향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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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화 정문

 

서울 인사동에 있는 고전문화 앞을 지나다가 현관 입구에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 있는 것을 보고 호주머니 속에 있는 카메라를 꺼내어 사진을 찍었다. 주인은 발자국을 내지 않기 위해서 뒷문으로 다닌 것 같다.

 

최근에 무이암차를 전시 중인 것을 알고 있어서 들어가지 않고 바로 가려고 하는데, 황영하 대표가 안에서 보았는지 문을 열고 들어오라는 손짓을 하여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날씨가 춥고 눈이 와서 그런지 손님은 한 분만 계셨다. 나는 암차 향기가 나는 자리에 앉았다.

 

황영하 대표는 마침 서천차창의 대홍포를 마시려고 하는데 같이 마시자고 불렀다고 한다. 눈 오는 날의 무이암차 한 잔은 여러 가지 힘들고 무거웠던 마음을 단박에 날려 보낼 만큼 좋았다.

 

무이명총 백모단

 

황 대표가 이런 날 정말 맛있는 차를 마시자고 하면서 낸 또 다른 차는 무이암차 명총 가운데 백모단이었다. 무이암차의 명총으로 손색이 없으며, 설명이 필요 없다고 할 만큼 정확한 맛과 향기, 깨끗하고 맑으면서도 담백한 맛은 어떤 설명으로도 표현이 부족할 만큼 좋은 차였다.

백모단 첫 번째 차(동영상)

 

고전문화에서 12월 29일까지 무이암차 전시가 있다. 개인적으로 쉽게 만날 수 없는 명총의 세계를 만나는데 이만큼 쉬운 길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무이암차에서 무엇이 명총인가에 관해 관심 있는 분께 이 전시 소식을 전하고 싶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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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오브스프링 차실

 

추운 날씨에 딸과 함께 방문한 홍차 전문점 가든오브스프링은 일 년 전과 똑 같은 분위기로 그 자리에 있었다. 간판도 없는 홍차 전문점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주방에는 엔틱 차도구가 아무렇게나 흐트러져 있는 것 같지만 나름대로 질서가 있게 쌓여있었다.

 

창가 쪽으로 바라보면, 엔틱 탁자에 올려진 홍차 도구들은 언제든지 사용될 수 있는 자리에 놓여있는 것뿐이다. 늘 사용되는 도구들이 각자의 위치에 놓여있다고 해야 할까?

 

이선이 대표는 둘러보고 계세요.” 하고는 주방으로 가서 차를 준비하였고, 우리는 창가의 탁자에 앉아 시골 풍경 속의 유럽 홍차 전문점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가든오브스프링 차실

 

잠시 후에 나온 차는 라벤더가 토핑된 따끈한 밀크티와 앉은뱅이 밀로 만든 유자파운드였다. 유자파운드는 필자로선 처음 접하는 것인데 아주 맛있게 먹었다. 이선이 대표와 유럽과 일본의 티룸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서양의 홍차 문화를 재미있게 설명해주었다. 홍차 전문점은 계속 늘어나고 진짜 실력자들이 찻집 문을 열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홍차 문화 발전에 매우 고무적인 일로 생각된다.

 

가든오브스프링의 탐방 기사는 2018 130일 출간될 茶席(다석), 박예슬의 티룸 탐방에서 상세히 볼 수 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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