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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고

 

지난주 쾌활 정경원 대표가 만든 멍송 고수차를 약처럼 달여 마시는 탕법으로 마셨다. 몇 차례 이 방법으로 마시다 보니 익숙한 맛이 되었다. 주변의 의문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자신감 넘치는 생각과 행동은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탕법으로 마시는 멍송

 

이날 최근에 만든 보이차고를 보았는데, 만드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하다가 제조방법에 따른 특허권을 2013년에 받았다고 한다.

특허증

 

중국의 보이차고에 관해 한국에서 특허권을 낸다는 것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2018년에는 한국에서 중국 사람들이 인정할 정교한 보이차고가 제작될 것이 기대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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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 박람회장

 

어제 중국으로 들어와 1214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선쩐국제차박람회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칠월의 쿤밍박람회를 참가한 후 사드사태 등의 여러 가지 문제로 중국의 기타지역의 박람회는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중국 최대 규모의 선쩐국제차박람회에 참가한 것은 여러 상황이 어렵더라도 이왕에 시작한 걸음을 멈출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각 지역의 오운산 전문점에서도 홍보 차원의 참가를 요청하고 멍하이, 쿤밍, 광조우, 상하이에 있는 오운산 직영점 직원들의 사기를 고취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이번엔 아내도 함께 와서 한복차려입고 팔자에 있는 대장금노릇하느라 고생하고 있습니다...

 

심천 박람회는 중국 전역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큰중국에서도 땅값이 비싸기로 손꼽히는 선쩐에서 열리는 박람회라 모든 비용이 비쌉니다. 전시부스 여섯 칸에 설치비 및 기타 비용까지 합하면 이천여만원의 경비가 소요됩니다. 이 비용을 좋은 원료를 만드는 쪽으로 투자하면 좋으련만 차업도 어쩔 수 없이 사업인지라 일단은 규모의 경제로 몰아가는 중국의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박람회에 투자하는 금액보다 현장에서 판매하는 수익이 초과되고 있어서 부담이 덜합니다만 아직 중국은 홍보 단계인지라 이중 삼중의 부담입니다.

2층에서 내려다 본 박람회장

 

보통 전시부스를 두칸 혹은 네칸으로 참가 했는데, 이번엔 여섯칸으로 확대하였습니다. 아예 중국식으로 꾸며서 보란 듯이 한국인이 만든 보이차(韓國人做的普洱茶)라는 글씨를 대문짝만하게 걸었습니다. 최근에 한중의 긴장관계가 많이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속 좁은 중국인들도 있습니다. 공산당에 통제된 언론이 오로지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일방적인 보도에 익숙한 그들이기에 무작정 탓할 수도 없습니다. ‘사드문제도 시간을 가지고 찬찬히 상황을 설명하면 대부분의 중국인들도 한국의 입장을 이해합니다.

 

중국이 이제 미국과 더불어 G2(Group of 2)로 불이우고 있지만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조금이라도 굴욕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미국에게도 마찬가지로 당당하게 내 할 말하고 요구할 건 요구하면서 줘야 할 것이 있다면 주면 될 것입니다. 오운산은 박람회장에서 결코 중국의 거대 보이차 집단에 기죽지 않습니다. 가격을 할인 하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정직한 맛으로 승부합니다.

 

그해에 만들어 그해에 먹는 차, 세월이 흐르면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차라는 당년호차(當年好茶) 경년신차(經年新茶)의 경영이념으로 기존의 보이차들이 가진 고정관념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한국인이 만든 보이차의 새로운 개념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오운산 차를 시음하는 많은 중국인들이 하는 첫 질문이 오운산이 한국에 있는 산이냐는 것입니다. 悟云山 즉 윈난의 차산을 깨달아서 만든 차라고 설명하면 한국인이 만든 보이차라고 적혀 있어서 한국에서 가져온 차인 줄 알았답니다.

 

오운산고차 부스

 

한국인이 윈난에 가서 한국인의 기술과 양심으로 직접 만든 차라고 설명하고 기타 차들과 비교해보고 입맛에 맞으면 연락하라고 합니다. 한국과는 달리 박람회 현장에서 판매되는 경우는 희소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연락이 오고 한번 구매한 분들이 다시 찾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습니다.

 

오늘은 박람회 첫날이라 하루종일 먼 곳에서 올라오신 분들 그리고 평소에 알고 지내던 분들이 찾아와서 인사하기에 바빴습니다. 한국에서도 울산공예가 협회 등에서 많은 분들이 참가하셨고 내년 일월에 울산에서 보이차 개인 소장전을 개최하시는 여상구선생님 등의 마니아 분들도 오셨습니다. 부디 먼길 어려운 걸음 하셨는데 모두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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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란 엽저

 

고전문화(대표 황영하)11회 전시회 무이산을 옮겨오다무이암차 특별전을 열렸다. 전시 당일 오전 차관련 잡지 편집장을 초청하여 전시품목 가운데 최상품 무이암차 소심란(素心蘭)’우란갱육계(牛欄坑肉桂)’의 시음회가 있었다.

 

전시회를 앞두고 먼저 차관련 매체 편집장을 초청하여 시음회를 개최하는 방식은 우리나라 차계에서 고전문화가 유일하다. 그만큼 전시 내용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품목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소심란 탕색

 

전시제목: 무이산을 옮겨오다

전시기간: 2017129~1223

전시장소: 고전문화(서울시 종로구 인사동57)

서천차창의 소심란 설명

 

먼저 무이암차 명총 가운데 8g 포장지를 들고 소심란(素心蘭)’을 시음하기 전, 이 차를 만든 서천차창과 무이산시비물질문화유산무이암차 황성량전승인에 대해서 설명을 하였다.

 

필자가 2016년 서천차창을 방문하여 제작과정을 확인하고 왔기에 시음에 더욱 관심을 가졌는데, 소심란을 개완에 넣고 물을 넣을 때, 나오는 향기는 단순히 이름만 명총인 차들 과는 향기의 품격이 달랐다. 세차하지 않은 첫 번째 차는 별도로 두고 두 번째 차를 마셨는데, 5회까지 향기와 맛의 밀도가 같았다.

 

더 재미난 것은 첫 번째 우린 차를 마지막에 마셨을 때, 차에서 좋은 물질이 쓰윽하고 목으로 넘어갈 때 그냥 목넘김이 좋다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필자가 좋은 말차를 마실 때 경험한 그 맛이다.

 

우란갱육계 등급별 종류(붉은색포장 특급)

 

두 번째 우란갱육계를 마실 때, 황대표의 차 소개에서 가격을 듣고 놀라웠다. 8g 50만원이다. 일반적인 메니아 층에서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의 가격대 그만큼 기대치가 높아진다. 등급별로 세 가지 상자를 보면서 제작자의 공이 많이 들어간 차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우란갱육계 특급

 

우선 차를 내었을 때, 탕색이 잘 만든 무이암차의 특징이 그대로 족보를 보여주는 듯 했다. 우란갱육계의 맛을 필자가 잘 알고 있기에 향기와 맛의 비중이 갖게 나온 다는 점에서 상당히 순준이 높은 차이다. 먼저 마신 소심란에서 주는 농밀함과는 다른 청아하면서 나오는 맛이라 그 세세한 맛은 글로 표현이 어렵다. 탕색을 보면 짐작이 갈 것이다.

우란갱육계 탕색

 

우란갱육계의 골짜기를 여러차례 봄, 여름, 가을 10년간 반복적으로 다녀본 경험과 무이산 지역의 여러 홍배 전문업소를 보았기에 늘 새로운 맛을 경험하고 공부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제조업자에 따른 맛의 차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객관적인 기사를 낼 수 있을까하는 어려운 문제를 않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전시하는 우란갱육계 특급 차는 말 그대로 특급이다. 고급 차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그 특징을 차마다 어떻게 소화하고 이해하는가에 다양한 방식으로 향기와 맛을 알 수 있지만 이번 우란갱육계의 차 품질은 전시장에서 그 위용을 그대로 낼 것 같다.

소심란을 만든 서천차창 설명(동영상)

 

무이산을 옮겨오다전시회에 출품된 차는 진덕화, 황성량, 유보순, 유국영 등 무이암차 제다부분에서 인간문화제가 다수 있어서 출품된 차의 품질에 대한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다.

인터뷰 차회

 

무이암차 시음에는 차인김영희 편집장, ‘차와 문화이상균 편집장, ‘미래일보장건섭 기자, 그리고 필자가 참석하였다. 다식으로 찹쌀떡, 검정깨 떡으로 황영하 대표의 각별한 배려에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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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대 차산 병배차 6kg

 

진주 죽향에서 오랜만에 진미호 고죽을 마셨다. 생차에 대한 편견 없는 필자의 마음을 잘 아셨는지 고죽의 맛은 깊고 향기는 깊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2006년에 죽향에 들어온 6kg 대형 기념 병차가 있다고 해서, 무슨 기념이냐고 물었더니 2000년 밀레니엄 기념으로 6대 차산의 차로 병배해서 만든 차라고 한다.

시음용 차

 

호기심 발동하여 보자고 했는데 병 면의 모양과 색상은 호가 많이 들어간 것으로 황금빛이 돌았다. 사진을 촬영하고 내비를 확인하기 위해서 덮인 찻잎을 떼면서 떨어진 것을 개완에 담아 시음하였다. 새콤달콤하면서 생차에서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차 맛이다. 정식으로 일정량의 차를 뜯어서 시음할 때의 맛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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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주량주 풍강

 

만난지 시간이 좀 지났는데 지난번에 차를 달여서 마시는 방법에 묘한 매력을 느꼈을까 그 차를 다시 마시고 싶은 마음도 함께 했다. 사무실 문을 열었을 때, 가벼운 차향이 아니라 차탕의 후덕한 향기가 나왔다. 그 향기는 내 몸에 쓰윽 들어오는 느낌이랄까 그래서인지 오늘 마실 차 맛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동화로와 탕관

 

차탁에 앉자 먼저 팽주 오른쪽 전기화로에서 끓고 있는 탕관을 들어서 숙우에 따르고 그것을 다시 필자의 완에 따라준다. 평소 익숙하게 마시는 방식이 아니지만 익숙한 듯 자연스럽게 다완에 담긴 차를 들고 홀짝였다.

 

처음 마셔보는 차인데 맛이 달고 화사했다. 달여서 마시는 차인데도 이런 맛이 나온다는 것이 재미가 있다. 이런 저런 그간의 동정을 서로 이야기하면서 다음 차는 같은 종류의 퐁강이란 차인데 이 차는 필자가 오기 2시간 전부터 약한 불에 달이고 있었다고 하면서 내어오는 탕관의 뚜껑을 여니 사포닌 성분이 많이 올라왔던지 탕관 주변에 거품이 많이 있었다.

 

탕법

 

쾌활 보이차 정경원 대표는 은표작으로 들어서 다완에 직접 떠서 마시는데 다른 느낌이었다. 방금 마신 것과 같은 차라고 하는데 앞의 차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차 맛을 내었다.

 

같은 종류의 차인데도 달이는 방식과 용기에 따른 차이가 이렇게 다른 맛을 내는지 그리고 여린 찻잎에서 우려낸 차의 맛이 두텁고 화사한 차향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라움을 느낀 시간이었다.

 

탕법으로 내는 동영상

 

차가 흔하지 않던 시절, 탕관이라는 단어가 존재하듯이 끓여 마시는 것은 일상의 일이었다. 가마솥에 던져 넣은 차 한덩어리, 그리고 차를 달여 공양하는 일 등등 역사적으로 이전 세상에서 사용하던 방법인데 차가 흔해지고 그 방법이 변화되면서 잊어버린 차먹는 방법을 다시금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을 보니 흥미롭고 재미가 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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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대홍포

 

한국의 차문화가 최근 많은 변화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전국에서 유료 차회 운영이 잘 되고 있다. 차회가 많이 생긴다는 점에서는 문화적으로 조금씩 성숙해간다는 부분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근데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유료 차회는 유독 중국 차가 중심이 되고 있다. 일본 차회도 있지만 공부하는 사람들 간에 일어나는 것으로 소문이 나지 않고 비슷한 수준에서 조용히 행해지고 있다.

 

순종대홍포, 철라한, 수금귀, 백계관

 

중국 차는 공개적으로 모집해서 운영된다는 점에서 일본 차회와 다르다는 점을 먼저 밝힌다. 중국 차 전문 차회는 그동안 보이차 중심의 차회가 주류였다면, 3-4년 전부터는 무이암차가 새로운 자리를 만들고 있다. 무이암차 차회는 고전문화(대표 황영하)가 선도적으로 이끌어왔다.

 

이론 수업

 

고전문화 차회는 학습의 효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진 것으로 필자도 여러 차례 참석해 오면서 느낀 점이다. 차를 마시기 전에 반드시 오늘 시음할 차에 대해서 사전 교육을 한다. 차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음을 하면 아무리 좋은 차라도 그 가치가 반감될 뿐 아니라 함께 참석한 사람들 간의 수준차가 커져서 진행 후에도 만족감이 훨씬 적을 수 있다.

 

백계관

이런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이제는 황영하 대표 방식의 학습과 품평이 결합된 차회가 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무이암차 4대명총 차회는 성공적으로 잘 마쳤다고 본다.

 

첫 번째로 나온 진덕화 선생 감제로 만든 철라한은 굉장히 맑은 차다. 철라한 차로서 이만큼 맑은 차를 만나기는 드문 편이다. 맑은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두 번째 수금귀는 철라한 바로 뒤에 마셔서인지 맛의 풍부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깊은 맛 또한 강점으로 나타났다.

 

백계관 엽저

 

세 번째는 백계관으로 화면에서 다른 무이암차와 외형적으로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서 사진으로 설명하고 이에 맞게 실물의 차를 시음하고 옆저를 볼 수 있었다.

 

차를 우리는 모습

 

마지막으로 마신 순종대홍포는 청향이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대홍포와는 조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렇게 맑은 맛이 순정대홍포라고 한다. 순정대홍포는 대홍포의 모수를 무성번식으로 성공한 차를 상품화한 것인데 모수와 동격으로 보는 차라고 황대표는 설명한다.

 

2014년에 진덕화 선생 모시고 차회를 하면서 마신 청향 대홍포와는 맛과 항기가 달랐지만, 같은 류로서 이런 순종대홍포 역시 그 맛을 통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귀한 경험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차회는 한 번에 네 종류의 명총을 경험한 귀한 시간이었다. 공식적인 차회를 마치고 황영하 대표는 출장 차회를 위해서 인천 송도로 떠나고 남은 사람끼리 명총 4종류를 모두 섞어서 끓인 차를 마시고 헤어졌다.

 

무이암차는 아무리 좋은 차라고 해도 같은 맛을 내지는 못한다. 늘 그해 날씨에 영향을 받는다. 지나온 기후를 기억하면서 연도마다 특징이 다른 차 맛을 즐기는 것이 무이암차 마니아의 또 다른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무이암차 4대 명총 차회(동영상)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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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

 

윤삼웅 선생의 차실에서 최근 5년 이내 최고 수준의 말차를 마셨다.

일본 야스나가 상 작품의 다완에 나온 차는 나의 모든 것을 품어주는 듯했다. 다완 안의 녹색빛 말차와 금박이 앉혀진 모양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여유와 풍요가 함께 어우러져 나온 맛으로 농차용 말차의 최상급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었다.

 

야스나가 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본 말차 전문 기업에서 생산된 차와 비교할 수 없는 것으로 말차 맛 그 너머의 맛을 본 것이다. 차의 세계는 그래서 흥미롭고 귀한 차인을 만날 때는 가슴이 뛰는 것이다.

 

차뿐만 아니라 화과자도 그냥 먹기엔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윤삼웅 선생의 배 모양의 화과자는 일본에서 구입해 와서 함께 나눌 사람을 6개월이나 기다렸다고 하는데,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다도의 세계에서 같은 배를 타고 갈 사람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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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응접실

 

오랜만에 대학교 동창들과 모임을 가졌다. 연말은 회사 업무에 너무 바빠서 우리는 조금 이른 송년회를 하기로 했다. 송년회 약속을 잡던 중 푸른응접실을 알게 되었고, 송년회 마지막을 이곳에서 차를 마시며 마무리하기로 했다. 여느 모임처럼 모임의 인원수가 많지도 않고, 술을 마시면서 지내는 것도 아니다 보니 푸른응접실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친구들과 찻집을 많이 다녀 보았지만 이렇게 고품질 찻잎으로 좋은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은 보지 못했다. 그리고 정결하며 아늑한 분위기에서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곳이라 점점 푸른응접실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다.

 

진한 향을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스리랑카 홍차인 우바, 다즐링을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우리가 접하지 못한 다즐링 차를 추천하였고, 나는 아쌈의 둠니를 주문하였다. 사장님께서 홍차에 대한 설명을 눈높이에 맞게 해주시며, 찻잎을 직접 보여주시며 우리가 어떤 차를 마시는지 느낄 수 있도록 해주셨다.

 

이번에 마셨던 둠니는 찻잎이 여느 홍차 잎과는 다르다며 직접 꺼내어 보여주셨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이렇게 보여주시니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점점 홍차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 같다.

 

인테리어와 홍차 티팟을 보며 감탄하고 홍차를 마시면서 또 한 번 감탄했다. 무엇보다 친구들이 홍차를 마시며 여태 알고 마신 홍차와 너무 다른 향과 맛을 가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가 마시는 홍차는 대부분 떫고 쓴맛이 많은데, 푸른응접실은 홍차의 잘못된 차 맛을 바로 잡아주고, 홍차를 조금씩 익혀갈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3가지 차 맛이 다 달랐지만, 각자가 선호하는 차 맛은 뚜렷했다.

 

차와 함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고, 새롭게 알게 된 홍차를 친구들과 나눌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조금 있으면 새로운 홍차 잎이 온다고 하여, 그 시기를 맞추어 다시 한번 방문을 하고자 한다.

 

추워지는 날씨에 홍차를 마시며 마음의 소리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주는 푸른응접실이 늘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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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석우연담에 기고한 박예슬의 글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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