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주의 2007년 3월 찻자리
일시: 2007년 3월 17일(토) 오후 6시 - 12시(공식 6-10시)
장소: 대구 수성구 지산동 찻집 <자연주의>
인원: 15명 (손님 13명, 운영자 부부)
찻자리의 전체적인 분위기
보이차란 과연 무엇인가? 골동 보이차엔 어떤 마력이 있길래 전국적으로 보이차 열풍이 생기는가? 최근들어서 경기가 많이 좋지 않다고 하는데도 차 상인들은 보이차의 판매가 급증하고 보이차를 찾는 손님이 늘어나는 것을 실감한다고 한다. 드물게 공개적으로 10만원의 참석비를 내고 마시는 찻자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그만큼 골동 보이차의 참 맛을 즐기고자 하는 분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마니아 층은 많은 인구가 아닌 극 소수라고 하더라도 그 여파는 큰 것이다.
이날은 보이차가 큰 화두였다. 오른쪽 두번째 짱유화 교수의 열강
국내에서 2002년 만해도 중국에서 보이 청병을 만들어 와서 국내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려고 하는 상인을 보고 그런 것은 보이차도 아니다 하면서 그 차를 부정하는 상인들이 이제는 누가 더 진짜라고 우기면서 서로 경쟁적으로 중국에서 차를 주문하여 국내에 들여오고 있다. 이러한 작금의 현실속에 자연주의 찻집에서 오래전에 준비해둔 품질이 극 상품으로 보유한 차를 한 달에 한 번 신청한 접수 순으로 짜르고 찻자리를 만든다. 벌써부터 다른 지역에서는 이러한 방법으로 찻자리를 만드는 것이 벤치 마킹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김천에서 올라 오신 최길동 선생님, 80년대 차이야기를 하면서...
오늘 팽주 역을 한 박창식 선생님
서울에서 내려오신 보이차 마니아, 김해준 전무
한국인과 똑같은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짱유화 교수 - 차 이야기
차를 마신 후 자차로 마시기 전에 차의 옆저를 돌려가면서 감상한다.
차생활이 보편화 되어 있는 대만의 경우, 술이 아니라 차로써 축하를 하고 차(茶)에 대해 큰 돈을 지출한다. 만약 지금의 우리나라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면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당연한 일임을 생각할 때 우리는 겨우 일반화 되는 차생활에 입문하는 단계가 아닐까 한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차생활이 위와 같은 찻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일반적인 찻자리와 마니아의 찻자리가 서로 영향을 주면서 보편적, 발전적인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진 - 자차법으로 차를 끓이고 있다>
버섯과 쇠고기
행사내용
2006년 10월부터 가진 ‘자연주의 찻자리’가 벌써 6회째가 되었다. 첫모임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3째 주 토요일을 기다렸고, 그 날이 오면 KTX 고속열차에 몸을 싣고 대구로 내려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번 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번 학기부터 서울에서 차도구학 강의가 있는데 그 학교는 토요일에 수업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5시에 수업을 마치고 6시 동대구행 KTX를 타고 내려서 택시로 수성구에 위치한 자연주의 찻집에 도착하니까 8시가 되었다.
왼쪽 첫번째 <자연주의 주인> 이정미 씨. 오른쪽 남자 6회 연속 참석자
문을 열고 들어서니 팽주는 이집의 바같 주인인 박창식 선생이 맡아 있었고, 무언가 열심히 보이차에 대한 해설을 하시는 분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알고 보니 고천 짱유화 교수가 아들과 함께 참석하였다. 팽주 오른 쪽 상석에는 서울에서 내려온 ‘차인’ 편집장, 그 옆 자리에도 서울에서 내려온 김해준 전무님이 함께 하고 있었다. 반가운 얼굴이 아닐 수 없다. 골동 보이차를 마시는 찻자리가 이제 많이 알려졌다. 이번 모임에서 새롭게 만난 분은 또 있다.
지방에서 오셨다고 하는 치과의사였는데 심오한 얼굴을 하고 보이차에 대한 또다른 의문을 가지고 계신 분 같았다. 그 외는 늘 오시는 분들과 최근 연속으로 오시는 분들이다. 가장 어른이신 매다옹 주인 안재한 선생님, 경주에서 찻집을 경영하시는 ‘아사가’ 주인과 김천에서 수학 학원을 하시는 최길동 선생님, 인터넷상에서 활동을 많이 하시는 율리님, 직장 생활을 충실하게 하시면서 보이차를 알고자 수업료(?)를 많이 낸 (?)님 등등이 참석하였다.
오른쪽, 율리님의 와인 따르기 와인을 받는 사람은 찻자리 단골 참석자
18시 - 18시 20분 / 차회 시작을 기다리며
18시 20분 - 19시 20분 / 잣죽으로 요기하고 등심구이와 함께 와인 한잔 나누며
(간단한 자기소개로 서로 인사)
19시 20분 - 20시 20분 / 대만 청차 (2006년 목책 철관음 동차 특등) 품다
짱유화 교수의 오룡차 이야기는 오늘 마신 일등급 목책 철관음을 마신 후 목책철관음 만이오늘날에도 옛날 전통 방식으로 고수하고 만드는 것임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대우령 차인 경우 실제로 대우령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0여년 정도이기 때문에 고산오룡으로 대우령 30년 40년된 차에 대해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하는 말에 참석자들의 눈은 더욱 커져갔다. 오룡차 이야기를 하다가도 보이차에 대한 역사적 접근 방법이 상당히 학자적인 면모로 다가갔기 때문에 우수한 논문을 발표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
대구 매다옹 주인 안재한 선생님
처음 참석하신 손님인데, 차향을 음미하고 즐기는 수준
그 다음으로 필자는 매번 15분~20분 정도 ‘차도구 이야기’라고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번에는 우리나라 대나무로 만든 말차 숟가락인 차시와 그 차시를 만들고 마무리하는 시점에 억세풀을 이용하여 완성한 차시(茶匙). 소나무를 소재로 요즘 같으면 로구로 같은 방식으로 조선시대 김홍도의 그림에도 나오는 나무 깍는 것을 물레를 이용하여 만들고 생옻칠을 한 다식 그릇을 가지고 간략하게 설명을 하는 시간을 가져다.
소나무를 물레로 깍아 만든 것임.
20시 20분 - 22시 / 1935년 이전 老 동흥원차 품다하며
(2개의 자사호에 각각 40g의 차를 넣고 2개의 숙우에 우려내어 음다)
12회 우려내고 난 찻잎을 감상하고 하나의 은주전자로 자차 4회
짱유화 교수의 보이차에 대한 이야기
22시 - 23시 30분 / 동창황기 남원차 품다
(2개의 자사호에 각각 30g 을 넣고 8회 음다)
동흥자차에 황기남원차의 찻잎을 같이 넣고 다시 4회 자차 음다 후 공식적인 찻자 리를 마침
23시30분 - 01 30분 / 보이차에 대한 의문과 질문에 짱유화 교수의 해설은 최근들어 차에 관한 강의로는 최고 수준의 강의를 듣고 입과 귀가 호사한 하루였다.
금일 행사는 차와 함께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 충족한 시간이었고, 차의 이름만으로 마무리 되지 않고 깊은 지식과 함께 이해를 도운 찻자리였다. 그야말로 차꾼들이 진정한 찻자리를 만들어 냈다.
석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