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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차 제조 과정

 

고수차가 인기를 끌면서 보이숙차도 고수차로 만들었다는 차들이 시중에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원료가 좋으면 당연히 만든 차맛도 좋습니다. 그러므로 좋은 원료를 사용하여 숙차를 만들 수 있습니다. 숙차 제조법은 지난번 멍하이 일기 7편에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숙차는 일차로 가공이 완료된 쇄청모차를 이차 가공 즉 발효라는 과정을 거쳐서 다시 만든 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이차는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 것이지요. 즉 일차 가공이 끝난 쇄청모차는 보이생산차라고 하고 그것을 각종 형태로 만들면 보이생차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발효라는 또 다른 과정을 거치면 보이숙산차가 되고 같은 방식으로 여러 가지 형태의 보이숙차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고수차도 마찬가지로 발효라는 과정을 거쳐서 숙차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수차는 생차 그 자체로 향기도 좋고 회감도 좋으며 가격 또한 좋으므로 굳이 숙차로 만들 이유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더구나 발효라는 과정을 거치면 고수생차 특유의 향기 등이 소실될 우려가 있고, 일반적으로 숙차는 시장에서 고수생차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원가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수원료라고 해서 모두 비싼 것은 아닙니다. 아직은 덜 알려진 지역이나 변경 지역, 그리고 봄차 보다는 여름차, 가을차 등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이러한 원료를 사용하여 고수차를 만들면 원가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오운산에서 작년과 올해 출시한 차가 바로 이러한 종류입니다. 변경 지역인 미얀마의 가을 고수차와 포랑산 지역의 여름 고수차 원료를 사용한 것이지요. 그래도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숙차 즉 대지차 원료를 사용한 제품보다는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현제 숙차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대지차 원료는 일반적으로 대지차 중에서도 등급이 낮은 원료를 사용합니다.

 

대지차도 고급과 저급으로 나눌 수 있는데 고급은 주로 생차로 생산하고 숙차는 발효 과정에서 찻잎이 파괴되기 때문에 기계로 채엽한 원료나 수령이 낮은 찻잎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래서 숙차는 발효라는 제조 과정을 한 단계 더 거쳐서 생산되는데도 대형 차창에서 출시되는 비슷한 생차보다도 가격이 오히려 저렴한 것입니다. 그리고 숙차는 발효를 시켜서 출시하기 때문에 경년신차(經年新茶) 즉 세월이 흐르면 매년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보이차 고유의 특질을 제대로 살릴 수 없는 문제도 있습니다.

 

물론 숙차도 세월이 흐르면 거풍이 되면서 점점 맑아지고 맛 또한 좋아지기는 합니다. 그러나 쾌속 발효차의 한계성을 지닐 수밖에 없고 생차가 진화하면서 발생하는 화려한 변화와 빗댈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모든 상황을 고려하면 보이숙차의 가치가 형편없이 추락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합니다만 숙차의 개발은 보이차의 역사에서 하나의 신기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이차가 윈난성 소수민족들의 차에서 대중차로 나아가게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윈난 특유의 강열한 맛을 순화시켜서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는 차로 발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숙차라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지만 좋은 원료를 사용하여 잘 만든 숙차는 확실히 다릅니다. 특히 고수원료를 사용하여 만든 차는 맛의 무게감이 다릅니다. 대지차 보다는 내용 물질이 풍부해서 그런지 맛의 밀도가 높고 숙차 특유의 텁텁함도 덜합니다.

 

생노차(生老茶)의 맑음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일반적인 숙차 보다는 월등히 맑고 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중의 고수차에서 보듯이 고수숙차도 유행을 타고 이름뿐인 고수숙차들이 허다합니다. 숙차는 제품의 특성상 원료 산지의 이름을 표기해서 출시하는 경우는 적은데 노반장숙차, 빙도숙차 등 화려한 이름의 숙차들이 매장의 전시대에서 날 잡아 잡소하고 행인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중국에서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맛을 보고 이름을 떠나 맛있으면 구입해서 먹습니다. 원료 산지의 진실성을 떠나 자신의 입맛을 믿고 사는 것이지요. 사실 숙차는 원료도 중요하지만 못지않게 숙련된 발효기술자의 경험도 아주 중요합니다. 잘 만든 대지 숙차가 못 만든 고수 숙차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고수차를 만들면서 더구나 숙차를 만들면서 백프로 고수원료만을 사용하는 곳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어떨 땐 저같은 바보나 하는 짓이 아닌지 반문할 때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 자신만은 속일 수 없기에 뚜벅뚜벅 그냥 갑니다.

 

비는 내리고

웬종일 비만 내리고

이역만리 멍하이 하늘아래

비젖은 태극기가

물끄러미 저를 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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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고수차를 보관한 통

 

지난번에 시장에 출시되어 있는 고수차의 문제점에 대하여 잠시 소개해드렸는데 가게마다 진열된 수없이 많은 고수차들 중에서 과연 어느 제품이 진정한 고수차인지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중국 정부 관련 기관에서 발표되는 생산량 통계부터 영 미덥지가 않습니다. 발표하는 곳마다 다르고 편차 또한 아주 큽니다. 이제는 보이차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수차가 좋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수령 백년이상의 진정한 고수차는 제가 생각하기에 그렇게 만치 않습니다. 오운산을 창업하고 삼 년여 동안 비교적 이름이 알려진 고수차 산지 이백여 군데를 직접 발로 띄며 살펴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직도 곳곳에 고수차들이 적지 않게 자라고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소수차와 같이 섞여 있습니다. 특히 이무 쪽의 고수차 생산비율은 1%도 안 됩니다. 길가에 그 옛날에 줄지어 자라던 고수차는 문화혁명을 거치며 대부분 경제작물로 전환되었고 지금은 바나나 밭으로 고무나무 숲으로 변해 있습니다.

 

그나마 남아있는 것은 대부분 주관을 잘라버려서 뿌리에서 다시 자란 아이화(왜화倭化)차들 종류이고 올곧게 남아있는 고수차를 보려면 보통 두세 시간씩 걸어서 산을 올라야 합니다. 험로여서 개발의 손길이 닷지 않아서 아직 남아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것 또한 많지 않습니다. 한 지역에서 모차로 몇십 키로 혹은 많은 곳이라도 몇백 키로 정도이지요.

 

 고수차는 한정되어 있고 소수차의 생산량은 점점 늘어가고 있으니 앞으로 전체 생산량에서 고수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무지역에 비하여 포랑산이나 임창지역은 상대적으로 고수차의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포랑산 지역은 이무지역과 함께 많이 알려진 편이고 강열한 맛의 특징 때문에 원료가격이 평균적으로 보이나, 임창지역 보다는 비싼 편입니다. 변경지역의 차들은 아직은 고수차라도 저렴한 편인데 가공 기술이 일정치 않아서 잘 선택해야 됩니다.

 

문제는 중국은 문화적으로 고수차에 소수차가 섞여있어도 그냥 고수차라고 부릅니다. 사실 소수차가 조금 섞여있어도 맛으로 정확히 구분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제작자의 양심 문제이지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오운산이 진정한 고수차 원료만을 고집하는 것이 때론 바보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생태차 등을 조금 섞어서 생산 단가를 낮추면 공급 가격도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고객 분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만 저는 그냥 그대로 가겠습니다. 세상에 바보 한둘 쯤 있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지금은 많이 달라진 느낌이지만 처음엔 제가 같은 고수차밭의 차라도 수령이 높은 것만 골라서 채엽 해달라고하면 의아하게 쳐다보곤 했습니다. 다른 곳에선 그냥 구입해 가는데 유독 까다롭다는 표정이었습니다.

 

비용을 더 주겠다고 해도 작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주문을 거절하는 경우도 가끔 있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차농 입장에서는 일꾼을 고용해서 하루하루 이곳 저곳을 옮겨가며 채엽하는데 일부는 채엽하고 일부는 남겨두고 하는 것이 비능률적이고 번거롭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차왕수차, 단주(單株.고수차중에서 특별히 수령이 오래된 차나무를 따로 부르는 이름)차 등이 유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분류되고 있기는 한데, 일반적으로 고수차라고 하면 진정한 고수차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반드시 살펴보아야합니다.

 

현제 고수차라고 부르는 차들 중에선 아예 이름뿐인 고수차, 소수차와 적당히 섞은 고수차, 진정한 고수차, 단주차 혹은 차왕수차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판매되고 있는 가격만 봐도 대충 짐작할 수 있지만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여행가서 돼지 꿈꾸고 노반장을 한편에 삼만 원에 사 오셨다는 분들을 가끔 뵙는데 꿈은 꿈일 뿐입니다.,,노반장 원료가격을 알면 절대 그 가격으로 만들 수 있는 차가 아니란 걸 알게 되겠지요.

 

여행 기념으로 친절한 가이드의 열정에 감복하여 한두 편 사주는 것 정도는 이해하지만 절대 많은 양을 구매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그렇다고 못 먹을 차는 아니고 다만 출처 불명의 차란 것이지요. 실제로 몇 년 전에 우연찮게 한국 단체관광 손님을 주로 상대하는 가게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아리따운 직원이 어찌나 열정적으로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설명을 잘하는지 차업을 하는 저도 한편을 사들고 나온 적이 있습니다.

 

오천 원짜리 차를 오만원에 사서 마누라한텐 말도 못하고 몇 년째 묻어두고 있지요. 알다시피 보이차는 오래두면 둘수록 맛도 좋아지고 가격도 올라가는데, 이런 차는 그냥 그때 그 감동으로 빨리 먹어 치우는 것이 좋습니다. 모르면 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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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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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산 고수차(10종)

 

이 책은 1999년 한국에서 보이차 애호가가 운남성 이무지역 차산의 묘족 마을에서 차를 주문 생산한 시기부터 시작하여 100년에 한 번 온다는 보이차 최고 전성기인 2007년을 지났다. 그해 이후 이제 그 시간도 10년이 넘어간다.

 

대한민국에 소개되거나 또는 중국내의 유명한 차류들 중에서 한국인에게 알려진 거의 모든 소수차 고수차, 더 나아가 단주로 만든 최고의 차들을 생생한 화면으로 제공한다.

 

쾌활 보이차(10종)

 

주요내용

이 책에는 최근 17년간의 보이차가 등장한다. 처음 이 책을 준비할 시기에는 보이차는 시간이 지나면서 익혀먹는 맛을 즐기는 동시에 차의 외형은 갈변 현상으로 색상이 변한다. 찻잎들이 변색되기 전에 촬영하여 훗날 차의 기본적인 정보를 알기 위해 병면을 촬영한 것이다.

 

1999년부터 전통방식으로 차를 만들기 위해 시작하는 단계부터 산업화 되는 시기의 보이차, 수령이 100년 이상된 차들을 채엽하여 만든차 등등으로 고차수로 만든 차인 경우 대부분 시음을 거쳐 8년여의 시간 속에서 촬영한 결과물 들이다. 시기마다 유행한 차들은 즉, 예를 들어 노반장의 경우 여러 회사에서 생산된 차들이 동시간대에 열거되어 비교할 수 있게 하였다.

 

1999~2000

한국에서 우리나라 전통문화 살리기 운동이 시작되면서 녹차와 전통도자기가 인기가 있을 무릅, 일부 보이차 애호가들 사이에 중국에서 차를 마들어 가는 극히 일부의 일들이 한국 보이차 역사의 한 면을 끌어가는 시점에 한국과 중국에서 생산된 보이차를 다루었다.

 

2001~2007

20세기 한국의 차 시장은 이제 하동과 보성을 중심으로 생산이 확대되고 전국에서는 우리 녹차 시장에 크게 확산되는 시점과 맞물려 2003년부터 2007년사이 중국에서 보이차를 주문생산하는 시기가 된다. 이 시기가 정식수입하여 판매할 수 있을 만큼의 물량이 확보되는 시점이다.

 

 추병랑 대사 방한 기념병

 

2008~2016

중국 보이차 시장의 대 폭락을 경험하고 한국의 보이차 시장도 위기감을 감출 수 없는 시점에 고차수를 채엽하여 차를 만들기 위해 중국 운남성을 가는 상인들이 생겨난다. 다음 100년을 준비하는 첫해이자, 새로운 보이차에 대한 시장이 형성되는 시기이다.

 

노반장, 채엽하러 가는 농부

 

그 당시에 2007년부터 노반장 마을 농가와 계약한 진승차창은 2008년에도 노반장 마을과 수매 계약을 하면서 보이생차 가격을 끌어올리는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즉 노반장 붐은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이 거센 바람이 불면서 전국의 보이차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노반장을 모르면 안되는 시기였다.

 

죽로재 노반장(2010년)

 

2013년부터 300년 이상된 차엽, 즉 고차수의 바람이 일어난다. 고수차를 만드는 열풍이 불면서 100년 이상 된 차나무의 차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2016년에는 이러한 순료 위주의 단순병배를 거부하고, 순료 외 병배차가 새롭게 조명 받으면서 다양한 지역의 차들이 생산되는 주류와 순수한 단주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난 시기이기도 하다.

 

 

 

기념병차

보이차의 생산에서 기념으로 만들어지는 차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중국 내에서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기념 병차의 생산이 이루어 지고 있다.

여러 가지 생산의 명분과 또 재료의 특이성 등으로 수집가들의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가장 많은 것이 매년 띠별로 생산되는 12간지 기념병, 10년 단위의 창업 기념 병 등을 한 자리에 모았다.

 

도감에 나오는 차

1999년 맹해차창 일과수, 이무정산야생차, 이무정산야생 홍표, 자홍표, 흑표, 고산야생병, 해만차창 908, 만전고수차, 허사화의 경매 천년고차수, 차순호, 여명차창 대엽종운무원차, 춘첨차, 여명차창 노반장, 이무순시흥, 자대익, 자운호, 2003년 해만차창 반장칠자병, 포랑산야생대수차, 서경호 방해각, 노반장, 보이차창 교목보이, 복해차창 남나산야생대수차, 2006년 창태차창 이창호, 맹고융씨 맹고, 2007년 고전만차창 만전야생차, 망지고수차, 진승차창 노반장, 창태집단, 부생반일

 

국내업체는 다음과 같다.

서경호, 명가원, 소슬다원, 무위산방, 차우림, 죽로재, 보이고사, 북경도사, 비채담, 지묵당, ()포랑, 도림원, 대평보이차, 석가명차, 지유명차, 오우당, 홍익차, 끽다거

 

❚저자 박홍관

1959년 부산 출생. 80년대 중반 차와 인연을 맺은 경험을 시작으로, 90년대 초·중반에 찻잔과 차 관련 문화예술에 대하여 자료를 모으고 글을 준비하였으며, 90년대 말 차문화의 현장을 직접 보고 기록하는 필드워크 중심의 한국 차문화 기록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차문화에 대해서는 흔히 전설과 진실 두 가지로 나누어지곤 한다. 그 두 가지 중, 전설이 진실인지를 밝히기 위해 고증하고 인증하는 현장 작업이 바로 필자의 오랜 고집이자 후세에 남길 수 있는 기록의 가치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학력 :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문학박사

블로그 : 석우연담 www.seoku.com

e-mail : wkey@daum.net

 

정가: 5만원

 

저서로 찻잔이야기』 『사기장이야기』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박홍관의 중국차 견문록』 『박홍관의 자사호이야기』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차도구의 이해』 『한국현대차인등이 있으며, 차의 예술총서1 찻자리의 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 대형서점에서 판매중(교보문고, 예스24 등)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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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좋아하는 차 맛은 무엇일까

 

멍하이 일기 27 - 고수차 소수차의 구분 -

 

어떻게 하면 차맛을 정확히 분류 할 수 있을까요? 매일 여러 산지에서 들어온 차들을 시음하지만 단주차(單株茶), 고수차(古樹茶), 대수차(大樹茶), 노수차(老樹茶), 중수차(中樹茶), 생태차(生態茶), 소수차(小樹茶), 태지차(台地茶), 교목차(喬木茶), 관목차(灌木茶), 밭차 등으로 구분되고 있는 차들을 단번에 구분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맛이 좋다 나쁘다 정도는 누구나 구분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도 절대적이진 않습니다. 개개인의 입맛이나 기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사람 입맛에 좋다고 해서 반드시 다른 사람의 입맛에도 똑같이 좋을 수는 없습니다. 특히 차업을 하면서 좋은 차맛을 찾는다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맛 보다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맛을 찾아야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좋아하는 차맛은 과연 또 어떤 맛일까요? 누구나 기분 좋아하는 맛이라 규정하기도 막연한 느낌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맛있다라고 표현하는 맛은 단맛에 중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달면 보통 달다 라고도 말하지만 맛있다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하지만 다른 맛은 쓰면 쓰다, 떫으면 떫다고 표현합니다. 쓴맛과 떫은맛도 맛있을 수 있지만 단맛에 비할 바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면 차도 달게만 만들면 될까요? 달면 다 맛있나요?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차의 맛이란 단맛이 중심에 있되 쓴맛과 떫은맛이 잘 어우러져 있는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 가지 맛이 두드러지게 되면 생각까지 치우치는 것 같아서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맛의 정답은 없습니다. 저마다의 입맛에 맞는 차를 구해서 즐기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오운산 차는 최대한 맛의 중심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병배차를 출시한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멍하이 현지에서 차업을 하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질문하는 것 중에 하나가 고수차와 소수차를 어떻게 구분하느냐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아주 어렵습니다. 그러나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원료를 구해서 좋은 차를 만들자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음다(飮茶) 지식입니다. 어떤 분들은 마치 커다란 비밀처럼 좀처럼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나누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별것도 아닙니다. 제가 차업에 전념한지 20여년 저절로 알게 된 비밀 아닌 비밀들을 다 같이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찻잎의 무게가 다릅니다. 마셔보지 않고 외형으로 차를 구분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하면 대부분의 고수차는 약간 두텁게 느껴지고 탄성이 좋습니다. 그리고 한손으로 살큼살큼 들어보면 조금 무겁게 느껴집니다. 직접 살청을 하고 유념, 쇄청을 하다보면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아마도 소수차보다 고수차에 내제된 영양물질이 풍부해서 그럴까요...차농들은 평소에 거의 차를 마시지 않지만 신기하게도 대충 들어보고 판가름을 하곤 합니다.

 

맛을 보면 좀 더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데 첫 번째로 고수차는 향기가 풍부하고 진합니다. 차를 우린 첫 번째 숙우에서 가장 농밀한 향기가 올라오는데 숙우를 흔들며 바람을 불어넣으면 더욱 진해집니다. 소수차도 유념을 강하게 하면 향기가 조금 진해질 수 있지만 고수차와는 다르게 약간 탁한 향이 돌출합니다. 저는 습관처럼 차를 마신 다음 찻잔에 남아 있는 향을 맡아 보는데 좋은 고수차일수록 잔에 남는 향이 진하고 황홀합니다. 맛도 저는 소수차에 비하여 고수차는 무겁다고 표현 하겠습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소수차는 가벼운 맛이라는 뜻인데 맛을 무게로 표현한다는 것이 적절치 않지만 자주 마시다보면 어쩐지 그렇게 느껴집니다. 고수차는 입안에 머금는 순간 꽉차는 느낌이 있고 여러 가지 맛이 입안을 기분 좋게 자극하지만 소수차는 약간 달달하면서 가벼운 물맛이 느껴집니다. 삼키면 고수차는 약간 간질간질한 느낌이 목안에 남고 소수차는 그냥 훌러덩 넘어갑니다...(맛을 표현하자니 지금 이 순간 제 글이 한참 모자라다는 생각을 합니다.) 잠시 후 고수차는 천천히 흔히 회감이라고 부르는 기분 좋은 여향(餘香)이 식도를 통해 솔솔 올라옵니다.

 

소수차는 그냥 마실 때의 달달 쌉쌀한 맛이 끝입니다. 아무리 마셔도 회감 같은 뒤 소식은 없습니다...그리고 다 우리고 난 찻잎을 살펴봅니다. 고수차는 대체로 찻잎의 중심선이 뚜렷하고 가로로 펼쳐진 가로선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소수차도 눈 크게 뜨고 보면 잘 보입니다.,.마지막으로 찻잎을 문질러 봅니다. 소수차는 쉽게 뭉개지고 천년 고수차는 섬유질이 많아서 그런지 아무리 비벼도 찻잎 형상이 잘 파괴되지 않습니다. 이상으로 제가 알고 있는 고수차 구분의 비밀 아닌 비밀을 말씀드렸습니다.

 

이것은 저 개인의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임을 밝히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더러 있다는 것도 밝힙니다. 역시 맛을 글로 표현하자니 참 어렵습니다. 그 외에도 개인에 따라 여러 가지 자기만의 노하우 들이 있겠지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차의 기운이라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저는 아직도 정확한 기운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좋은 차를 마시면 어께 쪽이 약간 따뜻해지고 아무리 좋은 차도 많이 마시면 머리가 띵한 정도를 느낄 따름입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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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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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차산

 

멍하이 일기 19 - 채엽(采葉)찻잎따기

 

징마이(景邁)로우강(糯崗)이라는 지역에 있는 단주(單株) 26그루를 계약하고 오늘 직원들이랑 빼이징에서 오신 손님 그리고 며칠 전에 감시병으로? 들어온 마눌님이랑 같이 채엽 행사에 동참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현장에 가서 채엽하는 장면 등을 촬영하고 감독만 하려고 했는데 차철이라 일손이 부족하여 직접 나무에 올라 하루종일 채엽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단주라고 하지만 천년 수령의 거목은 아니고 오백년 전후의 고수차라서 사다리나 보조 기구 없이도 차나무에 올라가서 큰 어려움 없이 채엽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차왕수급의 나무는 대부분 울타리를 처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채엽의 편리함과 채엽시 가지의 부러짐 등을 방지하기위해 나무 주위로 대나무 등을 엮어서 채엽 보조대를 설치한곳도 많습니다. 그럼으로써 그 나무의 가치를 더욱 증폭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최근엔 너도나도 단주단주를 외치고 있어서 당분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모든 노동이 그렇듯이 막상 시작하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늘 지켜만 보다가 막상 대나무 질통을 걸머지고 가느다란 차나무 가지에 온몸을 의지한 채 한잎한잎 차싹을 움켜쥐고 채엽하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거니와 굉장한 중노동입니다. 땅에서 채엽하는 것도 쉬운일은 아닙니다.

 

고수차가 자라는 지역이 대부분 비탈진 곳이라 갈지자로 다리를 벌리고 한두시간 채엽에 집중하다보면 하체가 달달 떨립니다..이러다간 강원도 할머니처럼 한쪽다리가 짧아질 것 같습니다..보통 아침 6시 전후해서 차산을 오르는데 찹쌀로 만든 주먹밥 등을 준비해서 갑니다. 현장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오후 늦게 돌아오는데 잘하는 사람은 하루에 고수차 생잎 15kg 정도를 수확합니다.

 

한그루당 찻잎의 수확량은 차나무의 수령에 따라 나무의 형태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납니다. 향죽청 차왕수는 생엽으로 100kg이상 생산되고 노반장 차왕수는 5kg정도입니다. 저희들이야 완전 초보라서 잘해야 하루에 칠팔 키로 땁니다. 보통 일창이기(끄트머리의 뾰족한 잎을 창이라 하고 그 아래 펼처진 잎을 기라고 합니다 )를 채엽하는데 더러 일창삼기 사기도 있습니다. 소수차는 주로 일창일이기가 많고 고수나 단주차는 귀하기 때문에 일창삼사기까지 수확하곤 합니다.

 

소수차는 3월초부터 채엽하기 시작하지만 수령이 오래된 나무일수록 잎이 늦게 나와서 고수차는 보통4월 달부터 수확합니다. 채엽은 간단한 작업이지만 그래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잘못 채엽하면 내년의 수확량이 줄어 덜기도 하고 차맛에도 영향이 있습니다. 작년 찻잎이나 어엽(魚葉올해 나왔지만 작고 딱딱한 잎)을 잘못 채엽하면 살청이 잘되지 않고 말리면 누런색의 황편이됩니다.

 

나무에 올라가 채엽할땐 작은 벌레들이 많아서 토시등을 착용하는것이 좋습니다 저녁에 돌아오면 온몸이 간지러워서 잠못이루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기 양양 차나무를 오르던 마눌님이 밤새 긁어대는 통에 저까지 잠못이루는 밤이되었습니다. 연녹색 새싹을 구부리면 가볍게 톡톡 끈어지는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양손에 움켜쥐고 계속 채엽하다보면 자꾸만 먼저 채엽한 입들이 아래로 떨어집니다. 아깝게 생각하지 말고 나중에 나무에서 내려와 주우면됩니다 ..그런데 생잎만 봐도 고수차인지 소수차인지 단박에 알수 있다는 도사?들이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맛을봐도 어떨땐 헷갈립니다.

 

엽맥을 살핀다든지 문질러보곤 하는데 참고가 될수는 있지만 절대적이진 않습니다. 윈난의 차산엔 온갖 종류의 차나무도 있지만 온갖 종류의 사람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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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반장모차 저울에 올림

 

멍하이 일기9

 

2017년 모차 수급 방안이란 문건을 만들어 그동안 알게 된 모든 차농들에게 문자로 발송했습니다. 그 지역의 환경과 고수차의 분포 맛의 특징 등을 간략하게 메모하여 올해에 생산된 3kg의 모차를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근처의 차농들은 직접 가게로 가져와도 되고 멀리 있는 차농은 우편으로 발송하라고 했습니다.

 

발송할 때 전화로 연락하면 모차 값은 바로 입금하는 방식입니다. 도착한 차들은 세밀히 시음한 후 통과된 지역은 직접 방문해서 차산의 환경과 규모 등을 파악한 후 오운산만의 가공법을 설명하고 일정량을 주문합니다.

 

올해도 작년과 변함없이 우선 저희가 일부 투자하여 협조 관계에 있는 초제소에서도 생옆을 직접 수매하여 오운산만의 가공법으로 일정량을 생산 할 것입니다. 그리고 차농들이 가져 온 차들 중에서 여러 가지 조건이 맞지 않는 모차는 전부 모아서 당해 연도의 기념병을 제작하는데 사용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작년에 들어 온 각 차산의 모차 셈플들을 모아서 2016년 기념병을 생산합니다. 차창에서 전부 병배하여 무게를 측정해보니 400kg정도 됩니다. 1kg 대병으로 고급 포장하여 400편 한정 출시할 생각입니다. 대부분 고수차이기 때문에 원료 가격이 꽤 높은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일부는 차농이 무료로 제공한 원료이기도 하고 기념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보관용으로 100편만 남기고 도매, 소매가격 없이 통일가격으로 한국에 150편 중국에 150편 선착순으로 고객 분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이백여 곳의 고수차를 조금씩 병배한 것이므로 어쩌면 2016년도 고수차의 평균 맛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일부 지역의 생태차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통 병배는 두 개 지역 내지는 세 개 지역을 섞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맛을 맞추기도 어렵지만 그 과정 또한 만만치가 않습니다. 모차를 전부 모아 놓고 하나하나 섞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조금 씩 이백여 지역을 확실하게 병배 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나름대로 조금씩 손으로 뿌려가면서 최대한 골고루 섞어보고자 했습니다만 어떤 차는 아주 좋고 어떤 차는 다소 품질이 떨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복불복입니다...

 

어쩌다보니 기병병차 소개하는 글이 되어버렸네요...이삼년 동안 발로 뛰면서 직접 발굴한 차농도 많지만 가게로 찾아와서 우연히 만난 차농도 적지 않습니다. 짧은 봄차 철에 아무리 바삐 다녀도 모든 차농들의 다원을 방문 할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우선 그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출시되는 첫물차를 3kg씩 받아서 시음하고 평가합니다.

 

차맛은 그해의 기후와 강수량 등에 따라 편차가 있습니다. 매년 그해에 생산되는 가장 좋은 원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일단은 직접 맛을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전체의 대강을 파악하고 최고의 원료를 구하기 위해서 고안해낸 오운산만의 방법인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가게 앞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고 각 차산의 가격을 kg단위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차농이 가게로 방문했을 때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의 모차 가격을 정확히 알려줌으로서 모차상들과의 논쟁을 줄일 수 있고 나아가 합리적인 가격을 도출 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어떤 날은 가게 앞이 왁자지껄합니다. 멍하이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 관련업을 하거나 보이차를 좋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분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것이 그해의 보이차 시세일 것입니다. 각 지역의 모차 가격을 일일이 방문하여 물어보기도 어렵거니와 차농들 조차도 일정한 기준 없이 부르는 게 값인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은 가게 앞에서 각 지역의 관심 있는 차들 가격을 살핀 후 가게로 들어와 전시되어 있는 모차를 시음하고 조금씩 샘플로 구매해가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저희의 정밀한 제작 방식을 문의하고 합작을 제의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합작 제의는 정중히 거절하고 있습니다. 저희 오운산이 오로지 사업을 목적으로만 한다면, 그 목적에 합당한 조건이라면 적극 고려하는 것이 올은 일일 것입니다. 다른 분들도 얼마든지 자기만의 정신을 담은 좋은 차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만의 방식과 완전히 일치 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오운산의 목적을 한마디로 정의 하자면 제가 생각하는 정직한 차 나만의 방식으로 직접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나아가 차를 좋아하는 세계의 여러 다우들과 교류하며 진실한 차의 깊이에 도달하고자 합니다.

 

이억만리 머나먼 땅에서 홀로 이산저산 헤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차업을 하면서 막연히 꾸던 꿈! 인연 따라 어렵게 만들어진 좋은 기회를 최선을 다해 펼쳐보고자 합니다. 물론 차업도 사업일 수밖에 없으니 상업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순 없지만 지금에 와서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지만 욕심 부리지 않고 능력의 한도 안에서 조금씩 전진하겠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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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명차 맹해 본점

 

멍하이 일기 3

 

2017년 햇차가 벌써부터 출시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날씨가 좋아서 일주일 정도는 빠른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 출시되는 차는 대부분 대지차이고 일부 양지바른 쪽의 생태차들도 있습니다.

 

차농들은 흔히 대지차를 "쉬우지엔차" 가지치기를 한 차라고 부릅니다. 대단위로 조성된 차밭은 일부 농약 비료를 사용하는 곳도 있지만 기타 차들에 비하여 보이차는 아직 정도가 심각한 편은 아닙니다. 대지차라도 첫물차는 농약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가격은 보통 1kg100위안 전후인대 한국돈으로 17000원 정도입니다 물론 더 싼 것도 있지만 먹기가 좀 그렇습니다...오운산은 고수차만 구한다는 소문이 나서인지 멍하이 가게로 대지차를 셈플로 들고 오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처음 가게를 오픈 했을 땐 한국 사람이 멍하이에서 처음으로 정식 오픈한 보이차 회사라서 그런지 사람 구경도 할 겸 테스트 삼아 이상한 모차를 들고 오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다행히 보이차업 20년의 경험과 눈치? 진승ᆞ, 진미호, ᆞ노동지ᆞ, 하관 등의 한국 총판을 하면서 쌓은 이력이 헛되지 않아서 인지, 운이 좋아서인지 차농이 가지고 온 차중에서 열개중에 일곱 여덟게 정도는 산지를 맞춘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오히려 자기가 생산한 차의 품질을 물어 오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괜한 자랑 같아서 조금  쑥스럽습니다.)


아무튼 멍하이에서 보이도사 소리도 듣고 이런 저런 테스팅은 무사히 통과한 것 같습니다...이곳이 보이차가 생산되는 현장이고 각종 보이차 관련 생산시설 또한 집결된 곳이지만 예상 외로 보이차 관련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은 드문 편입니다. 오히려 외지에서 온 사람들 중에 가끔 특별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보이차의 매력에 반해서 매년 봄만 되면 찾아온다는 체코인과 러시아인 그리고 일찍부터 보이차 산지를 두루 섭렵한 선쩐의 젊은 친구는 특별한 인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보이차를 직접 생산하는 차농이 차를 가장 잘 알 것 같지만 사실은 맛의 기초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저 손으로 대충 들어보고 좀 무겁다 싶으면 고수차! 가벼우면 생태차, 대지차 정도로 구분하는 편입니다. 차맛은 결국 여러 종류를 많이  마셔본 사람이 가장 잘 압니다. 대부분의 차농은 그 지역에 한정되어 있고 맞은 애시당초 잘 보지도 않습니다.

 

집에서 마시는 차는 대부분 황편들이며 다른 지역의 차를 구해서 자기 집 차와 맛을 비교해보려는 생각 자체가 없습니다. 그저 보기 좋은 것들은 팔고 등외품은 남겨 두었다가 마시는 정도입니다. 모차상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지금은 대부분 개완셋드 정도는 갖추고들 있습니다. 그러나 손님들이 오면 꺼내올 뿐 아직도 평상시엔 여전히 새까맣게 거스른 주전자를 장작불에 올려 물을 끓이고 언제 만든지도 모르는 차를 한줌씩 넣어 숭늉삼아 마실 뿐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낭만적이기도 합니다...

차맛이라는 것이 무에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지요! 그저 사람들이 마시는 일종의 음료 일 뿐이라는 생각도 가끔 합니다.

엽집. 엽집을 기웃거리며 몇 가지 햇차들을 맛 보았습니다 .집집마다 자기집에 와서 차를 마셔주어서 너무나도 고맙다는 표정입니다. 한국과 조금 다른 차문화중의 하나인데 원료 생산지라서 그런지 멍하이에서는 어느집이나 편하게 들어가서 마음껏 차를 마셔도 절때 구매 강요 같은 것은 없습니다. 자기 가게에 사람들이 많이 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아 하는 사람들입니다.


대부분 다소 싱거운 느낌! 늘 고수차만 마시다가 대지차를 마시면 그냥 달근한 물마시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몇 가지는 제법 회감까지 갖춘 차도 있습니다이럴 때 제가 자주 사용하는  중국어가 있습니다.


"우메이지아리엔"
여러분도 중국 가게에서 쇼핑하실 때 점원이 어떤 제품을 구하냐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건은 좋은데 가격은 처량한...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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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도감 작업

 

보이차도감사진 작업을 마쳤다고 공고하고도, 예외의 추가 작업 양이 생기면서 부득이하게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기념이 될 만한 차들을 모아, 기념 촬영을 하는 기분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물론 여기에 나오는 사진의 차들이 더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첫 작업 때 빠진 차들이 필자와 다시 인연을 맺게 되어, 형제처럼 나란히 나오게 되었습니다.

 

모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8년간 슬라이드 필름으로만 촬영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중요한 차 사진 필름을 찾지 못한 경우가 있다 보니 시간이 좀 지체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차 산지별로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차를 만나게 되고, 유사한 차들은 교체를 하기도 했습니다. , 촬영 당시에는 알지 못한 모방품을 발견하게 되면서 선택에 더욱 신중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620일 전후로 발행 예정이었던 보이차도감, 부득이 72530일 사이로 지연되었음을 알립니다.

이 책을 기다리면서 책값을 먼저 보내주신 분들께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조금이라도 더 빛나는 책으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보이차도감에 대한 문의는 wkey@daum.net

 

보이차도감 관련 지난 기사

2016/04/20 - 보이차 도감, 마지막 촬영을 마치며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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