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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테마파크가 많이 생기고 있다. 그 가운데 차와 관련해서 제주도 티파크(대표 우제민)는 한국, 중국, 일본 차실까지 다도 체험교실을 겸하여 일상에서 만나기 어려운 차도구 관련 박물관이다. 이 곳에서 우제민 대표의 수집 과정 하나하나 듣고 보니 전시품이 새롭게 보이는 것 같았다.

전시품은 개인이 하나하나 수집하여 구성하였기 때문에 기획을 통한 일괄준비로 만들어 지거나 박물관을 연다는 명목으로 관련 소장가 또는 주변에서 찬조받아 구성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형태이다.

그래서 아기자기하다. 이야기거리가 많고 그 소장품 하나 하나가 역사 적인 배경, 그리고 차에 관한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때문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차와 관련해서 많은 수집품을 관객의 수준에 따라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일본 전차도에 사용되는 백동탕관을 비롯해서 러시아의 사모바르나 영국 홍차도구, 중국 호남성의 흑차, 일본의 풍로 등이 그야말로 희귀한 백태만상을 볼 수 있어 도심 한가운데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된다.

흑차에 있어서는 시대별 구분이나 종류별로 아직 세분화된 전시는 아니지만 우제민 대표의 역량과 포부를 읽을 수 있었기에 차관련해서 국제적인 차전시가 가능할 것으로 볼 수 있었다.

특히 우제민 대표는 식품영양학 쪽으로 깊은 조예가 있어서 보이차를 분말로 가공하여 제품화 시킨 것과 티파크에서만 판매하는 보이생수, 녹차와 보이차를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것 등이 모여 하나의 재미있는 차 관련 파크를 이루어 놓았다.

대표적 소장품
홍차 문화를 대변하는 러시아 전통 황동사모바르(1870년), 페르시아 은제 사모바르(1910년)가 있다. 일본 전차도에서 사용되었을 것으로 볼 수 있는 명치시대 제품인 백동호랑이 탕관이다.

규모는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550평이 실내 면적과 230평의 전시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150평의 옥상 정원 및 야외 전시관은 도심속의 또 다른 차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티파크 전화(064-748-9009)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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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보이차 관련 원고를 쓰면서 좀더 다양한 차를 접하고 있다. 평소 마시지 않았지만 생차의 역사적 근원을 찾고, 유기농재배의 원류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하는 문제 등등을 확인하는 과정에 최초의 유기농 보이차는 중국에서 QS 허가제가 시행되기 전에 최초 등록기업은 중국회사가 아닌 미국기업이라고 한 것에 놀라웠다.

중국에서 보이차를 정식으로 미국에 수출한 회사는 중국 기업이 아닌 미국기업으로 고수차의 산지 발견으로 이름난 지역의 차 밭을(허사화 선생이 방위 과도형 고차수를 발견하게된 일화는 꽤 유명한 곳) 50년간 임대계약한 "101TEA"회사에서 생산한 2005년 생차를 맛보았다.

이 차도 몇 개월 전에 여러 차들을 동시에 시음한 경험이 있었지만 그때는 많은 차를 접해서 그 차의 매력을 좀 깊게 발견하지 못하였다. “공부차”에서 2005년 생산한 보이차를 시음하게 되었는데 탕색에서 옅은 등황색이 발효가 잘되어가는 차들의 공통점을 그대로 드러내 보였고 고미와 산미가 혼재된 맛에서도 고미는 순간적으로 사라진 맛이다.

고삽미를 그렇게 빠르게 밀어내면서도 단맛의 훌륭함은 시간이 지나서도 단맛이 입안 전체에서 풍겨나온다. 좋은 차들을 여럿 함께 시음해 보는 것도 좋지만 때에 따라서는 단독으로 그 차가 가진 포장, 병차의 앞뒤 모습, 엽저 등이 차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때가 있다. 차를 맛으로만 즐길 때고 있지만 그 차의 여러 가지 배경을 알아야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 차를 생산하는 회사는 처음 미국에서 보이차를 티백으로 판매를 했다. 커피를 즐겨마시는 사람들에게 보이차 티백으로 맛을 선사하고 뒤에 병차를 판매한 것이다. 중국에서 보이차에 유기농 인정을 가장 먼저 받았고, 일본과 유럽에 까지 유기농인정을 받은 유일한 회사다. 그런 좋은 차를 중국에만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니 더욱 궁금해진다.

이러한 모습이 과연 중국만일까? 다른 농산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지에서도 외국인에 의한 100년, 50년 임대불하를 받아 경작하고 생산하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으로 중국에서 보이차를 생산한다면 과연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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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유기농 보이차에 대한 검열 기준이 아직 완전하지 못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기농 차에는  비펜쓰린(Bifenthrin) 이 검출되지 말아야 한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 http://seoku.com/442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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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준비해온 책이 출간되었다. <개정 증보판>을 포함하여 필자의 일곱 번째 책이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는 지난 5년간 일명 “중국차도감”으로 통용될 만큼 중국차 공부에서는 유익하게 이용되었다. 하지만 필자로서는 책의 완성도에 대해 적지 않은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

수정 및 보완이 필요했고, 사진 원고에서도 좀 더 정확하고 세밀한 자료로 교체하고 싶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이런 면에서 많이 보완되었다. 또 본문의 중국어 한자 표기법은 우리나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모두 정리하였다.

특히 초판 발행 당시에만 해도 흑차의 존재감이 약했던 시절이라 흑차의 비중이 적었는데, 이번 개정판에서 보이차고, 공첨, 상첨, 천첨 등에 대한 사진 자료와 복전차에 대한 내용이 보완되어 호남성 복전과 사천성 복전의 구분을 정리하였다.

녹차인 강산녹모단, 개화용정 등과 같은 차는 아(芽)로 만든 차와 일아 이엽으로 만든 차의 구분을 위해서 별도의 사진 작업이 보완되었으며, “중국 홍차” 부분은 좀 더 깊이 있게 정리하였다. 특히 중국 홍차는 대만의 일월담홍차와 운남에서 생산되는 운남전홍 외에 대수차로 만든 “운남고수홍차”를 담았다. 

[설명, 전체적으로 6대 다류와 현장의 필담으로 구분된다. 사진은 6대 다류가운데 녹차 본문에 앞서]
중국에서 차(茶)가 생산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13개 성(절강성, 광동성, 운남성, 안휘성, 대만 등)을 수차례 반복하여 조사한 중국차와 그 문화에 대한 실질적인 연구 보고서이다. 6대 다류(녹차ㆍ백차ㆍ청차ㆍ홍차ㆍ황차ㆍ흑차)를 중심으로 차 재배 및 생산 현장의 현지답사를 통한 조사와 분석으로, 생생한 실제 상황과 정확한 정보를 기록하였다.

[설명, 왼쪽 사진은 개화용정, 아(芽)로 만든 것, 오른쪽은 1아 2엽으로 만든 차의 건입과 엽저및 탕색]

[이 책에서 보이생차는 녹차로 분류되었으며 자연차. 자조차 등이 상세하게 나온다]

[백계관 사진으로, 중국의 차 개정판 이전에 딱 한 장의 사진 오류가 있었다. 왼쪽의 백계관이다]

[복전차에 대해서는 호남성 복전과 사천성 복전차의 구분을 위해 실제 정품에서 선별하여 기록하였다]

 

목차
PART Ⅰ. 중국차
Ⅰ. 중국의 茶와 산지
Ⅱ. 가공방법이나 발효 정도에 따른 중국차의 분류
Ⅲ. 중국차에 이름을 붙이는 법
Ⅳ. 중국 찻잎의 외형 용어

PART Ⅱ. 녹 차
강산녹모단 개화용정 경산차 경정록설
계평서산차 고교은봉 고장모첨 고저자순
금산취아 남경우화차 노죽대방 둔록
도균모첨 말리용주 말리화차 몽정감로
무석호차 벽라춘 보이청병(병차) 복건녹아(산차)
복건녹아 서성난화 석순취아 선은공차
수창향자 송양은후 수공예차 신양모첨
쌍정록 안길백차 안탕모봉 안화송침
여산운무 관장모첨 오자선호 용계화청
용정군체종 43호龍井 용정차(사봉용정) 육안과편
은시옥로 임해반호 자양모첨 자연차
자조차 죽엽청 중경타차 협주벽봉
차운산모첨 천강휘백 청성설아 태평후괴
태평후첨 화산취아 황산녹모단 황산모봉
화산은호

PART Ⅲ. 백 차
백모단 백호은침 수미

PART Ⅳ. 청 차
대우령 대홍포 동정오룡차 모해
목책철관음 무이수선 문산포종차 반천요
백계관 백호오룡 본산 봉황단총
사계춘고산차 수금귀 아리산오룡 안계철관음
안계황금계 영춘불수 육계 철라한
수선병차

PART Ⅴ. 홍 차
기흥 의흥홍차 운남고수 홍차 일월담홍차
운남전흥 정산소종

PART Ⅵ. 황 차
곽산황대차 곽산황아 군산은침 몽정황아 

PART Ⅶ. 흑 차
공첨 보이숙차 보이숙차(산차) 보이차고
복전차 상첨차 육안차 육보차
천량차 천첨 청전 흑전차 

PART Ⅷ. 중국차를 우리는 차도구
Ⅰ. 다기(茶器)종류
Ⅱ. 도구와 차 내는 법
Ⅲ. 자사호(紫砂壺)의 세계

PART Ⅸ. 중국차, 현장의 필담
한국인은 당신들이 처음입니다.
홍차, 그 전설의 고향
기문홍차의 위조공정에서의 손맛
천량차(千兩茶)를 만들며 바로 내일을 보지 않는다
천량차의 원조, 백량차(百兩茶)
황산지역에서 용정차를 만들다
육안과편의 고차수 신(新) 茶
육안과편의 조홍과 복홍
오룡차의 위조, 전통과 현대
유명한 茶만 명차가 아니다
차 상인의 비장품
삼천차를 담은 대나무 바구니
디지털 시대의 육감
600년 된 고차수 봉황단총
화교의 자본으로 차 생산지 개발
보이차의 연대
차밭은 그 차제가 산업공단이다
이제 茶는 자존심이다
반가운 미소
긴압차
차의 보존은 연구자료이다
희망의 차밭, 태평후괴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맛
화원 속에서 자라는 茶나무
대홍포는 옛날의 대홍포가 아니다
넉 잔에 담긴 無我
중국 다예표연 감상기
차를 품평하는 사람보이차 공장에서 대접한 봉황단총
문화예술인들이 모이는 차관
보이차와 함께 마신 진년(陳年) 귤피 차
에필로그
차와 차산지
참고문헌
------------------------ 티소믈리에 자격증에 관심있는 분들은 이 책이 필독서임을 알 수 있다.
최근 국내외 차(茶, tea)와 관련된 소식을 분석해 보면 티소믈리에 자격증에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많은데 이 책은 <티소믈리에>과정에서 배워야 할 배경 지식을 가장 폭넓게 다루고있다. '중국 사람이 즐겨마시는 차'가 어떤 것인지, 중국인의 차생활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차의 선진국인 중국에서 차를 14개 성을 중심으로 실제 현장을 조사하고 기록한 것으로 살아있는 내용을 배경지식으로 공부할 수 있는 책이다. '중국차효능'에 대한 약리적인 면을 다룬기 보다는 중국의 실질적인 연구를 위한 것으로 차와 사진을 정확하게 비교해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특히 차의 본질적인 내용에 대해서 학문적인 연구나  차품평사, 티소믈리에, 다도 자격증 등과 관련있는 공부에 기초가 되는 책이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yes24 바로가기 http://me2.do/5Pt83iiL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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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3일 티월드축제장을 방문했다. 부스사이로 지나갈 때 상호를 보지는 않고 목적지를 향해서 지나가지만 부스안쪽에  “서경호 보이차”를 보면서 잠시 멈추었다.

부스 내부 인테리어를 전부 보이차를 설명한 내용이다.
보이차에 관심가지고 생차(청병)를 좀 마신다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를 적어놓았지만 분위기로 보아 이곳에서 뭔가 새로운 맛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현수막 한쪽에는 서경호(瑞慶號) 보이차는 고박함정서경호(古朴含情瑞慶號,)하고, 고졸(古拙) 하면서 순박한 운취를 지닌 것으로 서경호차는 신기복의천연차(新奇復意天然茶). 즉,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천연의 차로 만들었다는 뜻으로...

보이차에서 깊이 있는 맛을 논할 수 있는 사람끼리는 차 이름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지만 주인에게 인사를 건네고 자리에 앉았다. 초면이었지만 차 한잔 마시고 싶다고 했다. 이야기가 통했던지 사용하든 개완도 바꾸면서 새로 차를 넣고 우려주었다. 생차지만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만큼의 차 맛도 옹골차게 품어져 나왔다. 그와의 대화 중에(사진, 대표 허동창)

서경호 : 선생님은 엽저를 볼 때 무엇을 보십니까. 일반적으로 차를 안다고 하는 사람들이 차를 마시고 엽저를 뒤적이는데 왜 그렇게 하는 지, 뭘 알고 보는지 궁금합니다.

그러면서 한가지 알려주겠다고 한다. 한 지역의 차로 만들었는지, 다른 차와 섞어서 만들었는지는 유념된 상태를 보면 알 수 있는데 개완으로 마실 경우 뚜껑으로 슬쩍 뒤집어보면 찻잎이 풀어지는 모양이 보이는데 한 종류의 차라도 한 곳에서 만들어진 것 같으면 같은 방향으로 같은 모양새를 보인다고 한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다. 처음 만났지만 몇 가지 이야기 속에 세상에 또 하나의 보이차 상호가 한국에 알려지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음에 만날 것을 기약하고 일어났다.

현대인들은 차를 처음 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만큼 차를 마신 경륜이 중국과 일본에 비하여 상당히 짧다. 때문에 그들은 왠만하면 생활 속에서 다 알고 있는 상식적인 일도 우리에게는 대단한 것으로 비추어진다. 이제 조금 더 우리나라의 차음용 인구가 많아지고 경험이 쌓인다면 위의 주인과 나눈 이야기들이 이런 것을 서로 알려주던 때가 있었다라는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한다. 아무튼 우리는 아직도 차에 대하여 모르는 부분이 많은 것을 절감한다.

필자가 앉은 자리에서 마주보이는 곳에, 고수차(古樹茶), 대수차, 소수차에 대해서 표기를 해놓았다.
고수차: 교목형 차나무로서 수령이 100년 이상된 차나무에서 생산된 차
대수차: 교목형 차나무로서 수령이 30년이상 100년 미만의 차나무에서 생산된 차
소수차: 교목형 차나무로서 수령이 30년 미만의 차나무에서 생산된 차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 http://seoku.com/442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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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성 보이차 산지에서 신육대(파달, 맹해, 남나, 남교, 맹송, 경매) 산지의 지도를 배경으로 디자인한  "창간호" 기념병은 구육대 산지를 포함한 48개 지역의 차를 병배하여 만든 것이다. <공부차도> 차 전문지 창간을 기념하여 두기차창 (斗記茶厂 대표 진해표, chen hai biao)에서 공부차의 박성채 사장에게 그동안의 우의에 보답하는 의미로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두기차창에서 제작한 창간호]

필자는 28일 <공부차도> 창간호 마지막 교정을 위해 공부차 사무실에서 박성채 대표를 만났다.
그 자리에는 보이차에 대한 나름의 관을 가지고, 맑은 차를 드신다는 법사 님이 한 분 계셨다. 건강하고 정확한 차를 체계적으로 드셨기에 자신만의 논리가 잘 정리된 범사 님은 팽주 자리에 계셨다. 워낙에 차를 좋아해서 스스로 차를 내시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하셨는데, 갓 만든 보이 생차는 드실 분이 아니지만 한 번 마셔보자고 청하여 법사 님이 차를 내게 되었다.

 먼저 차의 겉 포장을 벗긴 상태에서 나오는 차 향기는 맑고 깨끗하며 순수함을 그대로 드러내주었다. 첫 번째 마신 차는 단 맛이 입안에서 많이 돌며, 향미는 대수차가 주는 쇄청의 향이 강하게 다가왔다. 두번째는 첫 번째 차에서느끼지 못했던 쓴 맛이 우러나오지만 단맛이 더 강했다. 5-6회 마시면서 햇차로 만든 차는 역시 속일 수 없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 48개 차산지의 원재료에서 주는 오묘함으로 새로운 마니아 층을 형성시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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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창간호는 두기가 좋은 재료를 이용하여 자신의 고객 <공부차>에 제공했다는 점등이 더욱 부각될 수 있는 기념으로 만든 차로 손색이 없었다. 대수차에서 주는 특별한 원료의 우수성을 한 곳에 담았다는 것은 국제적인 파트너로서의 대단한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배짱이 있기에 오늘날의 두기가 우리들의 보이차 세계에서 두각을 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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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암다원 채계순 선생의 차탁과 그의 도구]

오랜만에 방문한 대구 연암다원, 그의 개인 차실은 현재 국내에서는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는 곳이 없다고 할 만큼 독창적인 공간이다. 그리고 모두 연암 채계순 선생을 생각할 때는 연암 다원 주인 또는 중국차 선생으로 알고 있다. 채계순 선생은 외국인에게 아니 외국에 나가서 보여줄 수 있는 우리나라 차의 행다법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만 차회에 참여하여 발표한 행다법과 그동안 연구한 다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방문하게 되었다.

평소 같으면 차를 마시면서 이거 무슨 차예요 하고 물었을 것이다.

근데 그 날 마신 차는 그렇게 물어보고 싶지가 않았다. 분명한 것은 보이차이지만 차성이 아주 귀한 맛이었다. 그래서 굳이 보이차 중에서 숫자가 들어가는 번호를 말하고 싶지 않았다. 차를 다 마시고 카메라를 챙기면서 엉겁결에 아차 하면서도 자발없이 질문을 던진 말.

“방금 마신 보이차 맛이 좋은데 어떤 차인가요” 

8582라고 한다. 필자도 보이차 8582라면 세상에서 잘만들었다고 하는 차 중에서도 최상의 조건에서 보관하고 있는 것 대부분을 마셔보았다고 할 자신이 있는 차인데,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물어보지 말걸!

왜 그런 마음에 그런 말을 내놓았을까. 그만큼 좋은 차에 대해 굳이 이름도 알 필요가 없었을 것을. 그 이름이라는 것에 지배받는 선입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필자 스스로도 알고 있으면서 왜 그렇게 어리석은 질문을 던졌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필자가 이런 기록을 석우연담/다미향담에 흔적을 남기는 이유는,
만들어진 숫자보다 순수한 진정성이 베어있는 차 맛을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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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2000년에 생산된 대수차 500g으로 만든 기념차이다. 11년의 나이를 먹었지만 강한 고삽미가 입안 가득히 메우고 있다. 이런 차들은 향후 더 깊은 맛을 낼 가능성이 많다. 바꿔말하면 차를 보관해 둘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만 세월이 조금더가면 맛이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맛이 좋다는 것 자체도 개인차가 많이 나는 것이지만 어디까지나 필자의 생각이다.

그런데 이 차를 마실 때 쓴맛이 감돌되 그 데미지가 혀뿌리에 감돈다. 일반 차인들은 이러한 차가 마시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노차를 많이 마셔보았거나, 청병에서 강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금새 알게된다.

그래서 차꾼들은 바로 이런 말을 하게 된다.
“지금부터 10년 20년 뒤엔 이 차가 000 대표선수일세!!!”

보이차는 숙성의 산물이다. 고삽미가 풍부한 차는 바로 아주 잘 만들어진 차라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이 차가 앞으로 세월을 더해갔을 때 좋은 차의 반열에 오른다는 것을 차맛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마치 싱싱하고 푸르른 청소년기의 차를 접하는 느낌이다. 바꿔말하면 겨우 주민등록증을 받은 나이라는 것이다. 배려를 할 줄 아는 중장년기에 들어서면 얼마나 점잖아 질 것인가. 이 차는 바로 혈기 왕성한 젊은 차이며 그 발효를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와인도 5년 뒤에 마시라는 것이 있고 몰트 위스키도 20년 이상의 것을 마신다는 이들이 있다. 알마냑이 병입되면 30년을 기다린다는 코냑애호가의 말도 있다. 하물며 40년 50년을 기다리는 보이차에게 이거 쓴데요라는 말은 이제 겨우 보이차에게 상견례를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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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앙동에서 일을 마치고 부산역으로 가기위해 택시를 탔다. 중부경찰서를 지나면서 왼쪽 도로변에 보이는 ‘죽로재보이차’ 간판을 보았다.

 

혹시 저기가 “보이차의 매혹”을 저술한 신정현 씨가 운영하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부산역에 도착한 택시를 되돌려서 그 쪽으로 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서 어머니로 보이는 분께 “이곳이 보이차의 매혹을 저술한 저자의 집”인가 하고 물었다. 그러자 당신의 딸인데 잠시 자리를 비웠다며, 곧 올 것이라 하시면서 잠시 담소하는 사이에 따님인 신정현 씨가 들어왔다.

서로의 공통점이 있다면, 출판사 이른 아침에서 필자의 “자사호 이야기”와 일주일 차이를 두고 함께 출간하였다는 점에서 책 이름으로 통할 수 있었다. 처음 만났지만 서먹한 자리는 아니었음은 차를 주제로 공통적인 연구분야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2010년 죽로재에서 생산한 노반장 엽저]          필자는 시간이 없어서 여기를 방문한 과정과 목적 을 이야기하고 보이 생차의 사진 작업을 위해서 필요한 이야기를 먼저 하였다. 흔쾌히 받아주었으며, 차를 대접하겠다며 내는 차는 2010년에 본인이 직접 작업한 노반장이었다. 생차에 있어서 노반장은 인기있는 차이며 차를 논하면서 노반장은 빠질 수 없는 것 같았다.

필자도 자주 마시는 차이면서도 노반장이라고 하면 더욱 비교되는 차 맛을 생각하게 한다. 그런데 이 차는 또 다른 맛이다. 차를 많이 넣지 않았는데도 맛이 상당히 풍부하였다. 참으로 깨끗한 맛이다. 순하면서도 오감을 느낄 수 있는 맛이 풍미를 가졌다. 차의 좋은 맛을 이야기하니 주인은 노반장을 만들면서 3년만에 맛있게 우려내는 법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노반장은 다른 차와 달리 1창 2기로 채엽하기 때문에 물 온도를 조금 낮추어(김을 한 번 빼고) 사용하면 차 본연의 맛을 끌어 낼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잘 만든 노반장에 너무 뜨거운 물로 우리면 쓴 맛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몇 차례의 차를 우려내어도 풍부한 맛에서 깔끔함까지 더해지니 차의 오미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3년만에 알게 되었다는 주인은 단순한 3년이 아니라 차가 생산되는 시기에 직접 운남을 찾아가서 만들어 오는 그의 또 다른 경험속에서 단순함의 진리를 터득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두 번째로 2010년 이무차를 마시게 되었는데, 연하게 마실 것인지, 진하게 만실 것인지를 물었다. 그런 질문에는 늘 같은 대답이다. 저는 차꾼입니다. 진하게 한 잔 마시고 싶다고 했다.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세사람이 마시는 량으로 7g을 저울에 달았다.

옹기에 담긴 물을 탕관에 부어 끓이는 방식으로 찻물을 다루는 주인, 필자에겐 차가 인이 박혔을런지는 몰라도 정확하게 시음해 보는 차는 항상 강하게 마시고 싶었다. 입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은 강하지만 무겁지 않는 맛이 시원한 맛까지 섞여있다.

몇 잔을 마시면서 아름다운 차도구 3권에서 특집<보이생차>에 관한사진원고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2006년에 생산된 이무지역 차를 마시게 되었다.개완에 담기는 차의 외형을 보며 뜨거운 물에 담기는 모습에서 4년의 세월이 보였다. 처음 마시는 차에서 묵은 맛이 시원하게 다가오는 것은 잘 만들어진 차의 공통점 하나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예고없이 방문하여 짧은 시간에 3가지 차를 시음미하고 나왔다.

죽로재는 대부분이 운남 보이 생차를 위주로 판매하는 곳임을 진열된 전시품을 보면서 알 수 있다. 1창 2기로 채엽하여 만든 노반장을 마실 때 김을 한 번 빼고 80도 정도에서 우려내는 맛은 분명 달랐다. 이무차는 근년에 만든 것과 2006년에 생산된 것과의 차이는 세월만큼 발효되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발효되지 않는다는 여러 정황들을 발견하면서도 오늘 같이 건강한 맛을 느끼게 되면 또 한번 생차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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