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09년 한 해를 보내면서 지유명차에서는 보이차 관련 블로그나 커피와 차에 관해서 활동 하는 분들을 초대하여 <‘전설의 차(茶)’와 함께 하는 이색송년회>라는 이름으로 찻자리를 만들었다. 장소는 지유명차 서초점 아크로비스타 아케이트 로비층 120호에서다. 

사실 중국차 관련해서는 찻자리가 참 많이 생기고 있다. 최근 추세는 좋은 차를 마시기 위해서 찻자리에 사용되는 차 값의 일부를 부담하는 형식으로 회비 10만원 정도 내고 있다. 회비를 10만원 낼 때 주인은 꼭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더 많은 내용을 담고 나온다.

그래서 그 자리 만의 가치가 있었고 우리는 늘 기억하고 있다. 그 좋은 예로는 지금은 폐업하였지만 대구 자연주의 찻집에서 10회 찻자리가 있었던 “자연주의 찻자리”다. 어쩌면 그 때의 찻자리는 호급 인급 보이차를 마시는 자리로서는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참석한 손님께 대접하는 차 값만 해도 회비로서는 충당되지 않았으며, 다식(茶食) 으로 준비한 음식 하나하나가 주인장의 정성과 격(格)이 묻어 나왔다.

주최측에서는 한 번도 그런 찻자리를 “전설”이라고 해본 적이 없다.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가운데 호급 인급 차를 평소에 마시거나 그 차의 맛과 가치에 대한 깊은 식견을 갖춘 사람들의 입에서 그 때의 찻자리는 이젠 “전설”이다고 한다. 2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필자에겐 그런 자리를 주선해달고 하는 분들이 있다.

 [지유명차 서초점 찻자리]

 

이번 지유명차 송년 차회는 주최측에서 스스로 “전설의 차”와 함께 라는 말을 하고 나왔다.

물론 마케팅차원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다. <‘전설의 차(茶)’와 함께 하는 이색송년회>에 참석 여부를 물었을 때, 우리나라에서 보이차라는 테마를 사업으로 연결하고 있는 지유명차가 기업차원에서 하는 홍보를 마케팅전문회사(무버먼한국)에 의뢰하였다는 점이 향후 차 산업 전체로 볼 때 긍정적으로 볼 수 있기에 참석여부에 흔쾌히 답변을 보냈다. 이 자리가 지유명차 보이차 홍보하는 자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방법을 어떤 격조로 다가갈 것인가? 그것이 궁금했다.

 

[서초점 내부 보이차 진열]

12월 17일 저녁 7:30분-9시까지 / 나를 포함해서 7명이다. 네이버나 다음에서 카페나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들이다. 자리에는 그날의 프로그램이 놓여있는데 1단계 차로는 보이차(포랑산청병) + 작가차호, 2단계: 보이차(간운숙병) + 작가차호, 3단계: 보이차(대남인) + 대사차호

처음 마신 차는 1998년, 맹해차창에서 만든 생차로서 판매 가격 350,000원으로 표기되어 있는 차다. 우리에게 배포된 자료에는 “포랑산청병은 ‘포랑산’이라는 지역에서 생산된 잎으로 만든 생차(청)이며, 병차(병)라는 뜻의 포랑산청병은 단일 차청으로 사용하여 차성이 강하고 맑은 맛이 특징이며 숙성기간이 마실만한 10년이므로 강력한 아린 맛을 즐기시는 분이나 저렴하게 좋은 차를 구매하고 오랜 숙성 후 최고의 차를 즐기시려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차다”.고 되어 있다.

 

그 차를 지유명차 김은주 점장이 직접 차를 내었다. 3-4잔 시음하고는 참석자에게 소감을 물었다. 참석하신 분 가운데 중국에서 차를 만드는 사정을 잘 아시는 한 분이 이의를 제기했다. “내가 이런 수준의 차를 마시기 위해서 일산에서 이곳까지 오지 않았다”. 그 분의 강단있는 말씀에 동감했다.

“포랑산청병” 실제적인 차 자체에 대해서는 그 차를 중국에서 구매해온 관계자들이 내밀한 부분을 더 잘 알 것이기에 필자가 할 수 있는 말은 없다.

다만, 지유명차에서 판매하는 최고가라고하는 “대남인(大藍印)”을 주인공으로 하고 찻자리를 만들었다면 워밍업으로 마시는 차라고 보기엔 함량미달이다. 두 번째 마신 차는 “간운숙병”이고, 세 번째 차는 지유명차 자료집에 보면, “전설의 차”라 불리는 대남인은 1960년대 중후반 운남성 서부지역인 봉경일대의 교목

대엽종 차엽을 사용해서 봉경차엽의 특징으로 약간 쓰고 거친 구감이 있으며, 부드러운 맛을 함께 지니고 농익은 약향과 단맛이 감도는 특징이 있다. 고 되어 있다. 이 날 참석하신 대부분의 사람들은 느꼈는지 모르지만 나는 내공이 부족하여 이 곳에서 어렵게 제공된 “대남인” 에 대해서는 훗날 좀 더 연구가 되었을 때 다루도록 하겠다.

 

 

[보이차 대남인]

한가지 아쉬운 점은 “지유명차”라고 하는 회사를 알리는 일은 어떤 말을 해도 광고이기에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 홍보가 잘되어 한국에서 보이차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가 성공한 기업으로 드러나는 것도 자랑일 수 있다. 그런데 차(茶) 자체를 가지고 이야기 할 때는 다르다. 이런 일을 야심차게 기획한 것은 좋지만 ‘차의 세계’를 너무 모르고 한 것 같다. 필자가 연말 그 바쁜 시기에 시간을 내어 갈 때의 작은 기대는 두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대남인을 대사급 자사호에 차를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차를 많이 사용한 자사호(紫砂壺)를 이날 대남인을 위해 등장시켰다고 하며 참석자에게 호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주거나, 작가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30년 정도의 나이를 먹은 수준 높은 주니호를 준비하여 오늘 노차는 이 호(壺)가 담당하겠습니다. 하는 말을 기대했는지 모르겠다.

 

[보이차 대남인]

둘째는 차를 넣기에 앞서 우리가 마실 차의 원편을 보여주어 그동안 먹고 남은게 이것 뿐입니다는 말이라도 기대하고, 그 차 맛을 음미하는데 간섭을 주지 않을 찻잔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상상은 서울에서 기대 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리석고 바보스러운 생각인 줄 다시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지만, 지유명차 서초점 자체는 우리가 흔히 쉽게 볼 수있는 찻집이 아니다. 고급스럽게 인테리어를 하여 우리나라 전통찻집과는 전혀 다른 공간이다.

도심속에서 반듯하게 차려진 곳으로 차가 발전할 수 있는 차관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찻자리에 참석한 나의 시각이 좀 다르다고 지유명차를 폄하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게 보이차 시장을 이끌고 가는 지유명차가 좀 더 건강한 차로서 왜곡되지 않는 보이차로 대중에 다가가기를 기원하며, 향후 또 다른 형식으로 찻자리를 만든다면 좀 더 신중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이다. 비록 이날은 회비를 받지 않았지만 주변의 많은 차인들은 회비를 내고 돈을 지불한 만큼의 수준이 되는 찻자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도 장기적으로 고객을 만드는 역할이 될 것으로 본다.

장소 : 교대역 6번 출구로 나와서 곧장 10분간 가면 아크로비스타 아케이트 로비층 120호가 나온다. 그곳이 지유명차 서초점이다. 전화 02-3482-5634

 

Posted by 石愚(석우)
,
반응형

4년전 필자가 처음 원광디지털대학교 차문화경영학과에서 차도구학을 강의하게 되었을 때만 해도 '다도(茶道)'를 인터넷으로 할 수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많았었다. 특히 예절과 다도는 사이버상에서의 교육은 별 의미가 없을 거라는 인식이 강했을 때이다.

그러한 문제점은 다례원을 운영해온 차 선생님 위치에서 대학에 신입 학생으로 입학하여 공부한 결과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나는 개인적인 친분으로 여러 선생님 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그에 의하면 그동안 알고 있었던 내용들이 인터넷으로 반복 학습을 통해서 학습체계를 갖추었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그것은 처음 우려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이며 현재는 전국의 많은 선생님 들이 차문화경영학과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으로 사이버상에서의 교육 효과를 증명하는 것이다. 교육 전체가 온라인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지역별로 관심있는 분야에서 특강을 들을 수 있으며 매월 열리고 있는 세미나에서 논문 발표를 듣고, 상호학습의 기회를 얻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21세기 한국 차문화(茶文化)를 이끌 전문가를 양성하는 사이버대학교 원광디지털대학교에서 신입학생을 모집한다. 한국 차문화는 물론 세계 차문화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원광디지털대학교 월빙문화학부 차문화경영학과가 있다. 차문화경영학과는 어떤 학과인가?

대한민국 최초로 4년제 대학에 개설된 ‘차(茶)문화경영학과’한국 차문화의 현대화 및 세계화를 위해 보다 체계적인 연구와 사회적 실천을 수행하는 전문교육과정이다. 차의 인문학적 의미와 문화적, 산업적, 교육적 가치 등에 대한 기본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의 생산과 유통, 예슬 복식 음식 우리소리 등과 연계한 복합 차문화예술, 차생활을 통한 예절 및 선 명상, 차(茶, tea)와 전통문화에 기반을 둔 문화행사 기획 및 교육과 문화 경영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차인 및 차문화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과이다. 차문화경영학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으로는 -

Tea Master 2급: 차문화의 주요 5가지 분야(전통차, 일본차, 중국차, 홍차, 품평)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소정의 자격시험에 합격한 차 전문가에 대한 자격. Tea Master 1급: Tea Master 2급 자격증소지자 또는 이에 상응된다고 자격을 갖춘 자에게 2가지 분야(차문화고전, 제다, 차 치료사)의 과정을 추가 이수하고, 소정의 자격시험에 합격한 최고 전문가에게 주어지는 자격증이다.

※ 소정의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 시험에 합격한자에 한해 다음의 자격증이 주어진다.

전통차예절지도사, 일본다도지도사, 중국다예지도사, 홍차지도사, 품평사, 제다사, 차문화 고전, 차 치료사, 커피 바리스타, 와인 소물리에.

차문화경영학과의 전망은 1. 교육: 각 지역 다례원 강사, 유치원, 초·중·고교 전통차예절지도사, 각종예절학교 강사, 기업 및 기관 교육강사, 대학 및 단체의 다도강사, 사회교육원·문화워 다도·예절강사로 활동하게 된다.

2. 산업: 차 재배 및 제다업, 차 유통업 진출, 전통다원 대원, 차 전문점 및 전통음식점 운영 3. 문화경영: 전통문화 및 차문화행사 기획 및 연출, 지역문화행사·축제기획·문화센터 및 문화원 운영 4. 문화관광: 차문화유적 및 문화유산해설사 5. 학술·차문화 이론가 및 저술가 6. 기타: 차문화공간 설계 및 시공

Posted by 石愚(석우)
,
반응형

작년 10월 운남 보이시에서 일을 마치고 곤명으로 나왔다. 택시로 장장 4시간 소요되는 거리다. 곤명의 다른 차시장에서도 일을 보고 우리는 처음 한국에서 출발할 때부터 곤명에 가면 정숙희 선생님의 자매가 운영하는 ‘일명원’ 차 전문점에 가기로 약속을 한 바 있었다.

그곳에 가고 싶었던 또 한가지 이유는 정숙희 선생님의 자녀(자매)를 한국에서 대학을 보내지 않고 중국에 체류하며, 더구나 그것도 보이차를 전공하게끔 하였을까 하는 의문때문이기도 했다.

[사진, 운남전홍] 만남이 있었던 자리에는 정숙 선생님과 두 자매도 자리에 있었다. 공부하는 책상위에서 한국, 중국 서적이 뒤섞여 있었다. 그 공부가 그리 쉬운 과목은 아닐 것이리라. 일명원의 운영방식은 매일 사장이 교체되어 운영된다고 한다. 하루는 언니, 하루는 동생이 그 날의 사장이다. 참 흥미롭고 또한 현장에서의 강한 교육방식이기도 했다. 필자의 처음 생각은 과연 이러한 운영방식을 꾸준히 해 왔을 것인가에 맞춰졌다. 그러나 나약한 자매라는 한국식 개념을 뛰어넘어 두 자매는 충분히 한사람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어 있었다. 다름아닌 결과! 근처의 기존 중국인이 운영하는 차 전문점이 문을 닫고 나갔다고 한다.

오늘은 동생이 대표로 차를 낸다. 무슨 차를 원하느냐고 해서 운남전홍을 마시고 싶다고 했다. 저울을 가져온다. 학교 품평시간에 배운 그대로 하는 것 같다. 보통 알고는 있지만 실제 사용은 잘 안하는 편인데 이 장소에서는 모든 것이 습관이다. 본인도 운남전홍을 좋아하는데 올해는 좋은 차가 없다고 한다.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상급이라 하는 차를 내었다.

[사진, 좌에서 김소연(26), 정숙희(母, 52), 김남희(25)]

필자보다도 이 장소와 자매를 너무나도 궁금해 하던 분이 또 한 분 있었다. 그분은 다름아닌 동행이었던 이영자 선생님이시다. 어떻게 중국에서 자매가 운영하는 차전문점이 자리잡고 성공할 수 있는가에 관심이 많으셨다. 필자가 옆에서 지켜보건대 어머니의 모습과 자매의 아름다운 동작 하나하나는 이영자 선생님께 더할나위 없는 행복을 선사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저 남의 행복이 아니었다. 보고 있는 사람들의 모두의 행복이었다.

우리는 모두가 홍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어서 운남 전홍을 중국의 정확한 산지에서 참 맛을 모았다. 그 자리에서 나는 이런 말을 했다. 왜 한국에서는 유럽의 홍차가 자리잡지 못하고 맴돌고 있을까? 일단 오늘 모인 사람들이 중국차 애호가이다 보니 의외로 답은 간단했다.

첫째는 중국 홍차(기문홍차, 운남전홍, 정산소종 등)를 즐기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잎을 파쇄하지 않은 차 만을 마시고 즐기는 분들이다. 지금은 유럽의 홍차라는 것이 마치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지만 원류는 바로 이 홍차들이다. 굳이 비교해서 말하자면 잎 그대로 마시는 차엽들을 보는 이들과 티백에 담긴 분쇄차들을 즐기는 그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중국산 홍차를 즐기는 분들의 공통점은 홍차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요구하지도 않고 알고자하는 노력도 잘 하지 않는다. 홍차는 우리가 마시는 잎차가 홍차일 뿐 유럽으로 번져나가 여러 가지 감미를 더하고 우유까지 동원하는 것은 차의 본질이 아니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영국의 홍차문화를 배격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차꾼이라면 홍차는 그렇게 마시고 싶지 않을 뿐이다.(영국의 수준 높은 홍차와 격조 있는 찻자리 로 즐기는 분도 분명히 있지만 주변에서 보는 보편적 시각에서 볼 때)

보편적으로 중국홍차 생산지를 방문해 본 분들도 많은 편이거나 그 지역의 차를 현지인의 도움이나 지인들로부터 정확한 차를 구해서 마신다. 어디에서 만든 것인가 하는 회사 이름은 이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그해의 농사가 잘 된 것인가 아닌가를 따진다. 이렇게 서로 생각을 나누며 마실 때, 곤명에서 박사과정에 있는 오은숙씨가 자리에 같이하게 되었다. 전에 한국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미생물 발효균을 연구하는 분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 있는 연구소에서 더 중요하고 급한 일들이 있다고 잠시 학업을 접고 한국에 들어간다고 한다. 우리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역해주신 박미영 학생도 보이차 학과 석사과정 졸업반이다. 정말 자연스럽게 발효라고 하는 차에 대해서 일가견을 가진 분들이 만났다. 자연 이야기는 풍성해졌고, 좋은 차들과 함께했기에 좌중은 정홍, 보이타차, 보이전차를 마셨다.

이 모임이 있었던 일명원, 이곳에서 한국 유학생에게 주는 메시지도 다양하리라 여겨진다. 현재처럼 모범적일 때 더 큰 파장이 예상되었다. 잠시 머물렀던 시간이나마 저 먼 곤명에서 한국인이 보이차를 전공하고 보이차 전문점에서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은 훗날 기록되어 질 것이 분명하다. 아니 필자가 그 사실을 지금 기록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성업(成業) 되는 이유는 성실함을 기본으로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보이차를 전공하는 학생이기에 필자를 비롯한 제 3 자가 볼 때는 전문가가 운영하는 집으로 보기 때문이다.

2009년 이 글을 쓰면서 정숙희 선생께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요즘 일명원의 근황을, 작년 12월 더 많은 공부를 위해서 일명원을 접었다고 한다. 큰 딸은 보이차를 전공하는 대학원에 진학하고 둘째는 경덕진에서 도자기 전공으로 대학원에 갔다고 한다. 이제 방학이 되면 석우연담 “차를 향한 눈”에서 그들 두 자매의 인터뷰를 담아 보겠다.

차도구의 이해 http://seoku.com/625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
http://seoku.com/442

Posted by 石愚(석우)
,
반응형

세상에는 사람들이 마시는 음료의 한 종류로 차[TEA]라는 분류가 있다.

이 차는 음료의 기원이라고 하는 과일즙[와인]의 역사보다도 감히 오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다름아닌 풀로써 의례를 가진 경우가 인류의 기원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발효된 과일즙이 우연이었든 아니면 의도적인 발명이었든, 그것은 일반 풀과 잎의 이용보다는 늦은 것이라 생각한다.

당연히 처음엔 의례적인 의식이었으며, 그 이후 약(藥)의 의미로 발전해 나간다. 그 후에는 음료로서의 의미보다는 치료제의 역할로 진전되다가 문화권이 갈라지면서 음료로서의 기능을 가지게 된다. 물론 와인과 같은 무수한 번성과 종류로 갈래를 나누며 지역마다 편차가 있는 발전을 거듭해오는 가운데 알코올성 음료와 대별되는 음료의 고전적 장르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차 자체만 발전한 것이 아니다. 술의 종류에 따라 그릇이 발전하고 숙성과 발효를 위한 도구, 그릇이 발전해 왔듯이 차 또한 보관용기부터 그에 대한 모든 도구들이 화려하고도 다채롭게 변천, 발전되어 왔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차(TEA)는 차 만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술과 관련된 도구들은 이미 전통적인 문화가 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차에 대한 도구 또한 문화를 나타내는 아이콘이 되어 있다.

<차를 향한 눈>은 바로 그러한 차문화의 전반을 헤아리는 눈이다. 차문화에 대한 보이지 않는 면까지도 보여줄 수 있는, 차 자체의 본질 뿐 만 아니라, 차와 관련된 도구들의 세계, 그를 즐기는 사람들의 세계, 시대적 변화에 따른 차의 트랜드까지 분석 가능한 하늘 위에 떠서 차의 세계를 조망하는 큰 눈을 닮고자 감히 거대한 제목을 붙였다. / 석우연담에서 카테고리 하나를 신설하였다.

 

Posted by 石愚(석우)
,
반응형

한동안 한국에서 중국 다예사 시험에 대비한 차인들이 많았다. 기존 차 선생님들 조차 중국 다예사 자격증의 필요성을 염두에 두었는지 국내에서 일정 교육을 받고 중국에 가서 시험을 보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다.

외국 사람들 가운데 유독 한국 사람들이 지원을 많이 하였기에 현지인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치루어진 시험이라고 보기에는 합격률이 너무 높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체로 지원하여 통역의 도움을 받아 시험을 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그렇게 할 경우 스스로 자격증에 상실감을 가져올 수도 있다.

자격증을 받는 것 보다는 실제 그나라 말과 글로 현지인과 동일한 규정에서 시험을 치고 중국어로 한 중 일 차문화사에 대한 레포트를 제출하여 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있다. 중국에서 차학과 박사과정을 마친 분들은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언어와 실력이 겸비되어 자연스럽게 취득할 수 있는 문제이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한국에서 생활하는 사람으로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학기에 고급다예사, 고급품평사(평차원) 두가지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서울 오명진, 포항 김용희 선생이다. 이 두 선생님이 두가지 자격증을 취득하였다고 대단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차에 대한 공부의 깊이가 남다르다는 점을 필자는 잘 알고 있기에 중국 다예라고하는 부분에서 자신의 역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
반응형

지난주 문경에 있는 룸비나 유치원에서 매주 1회 시행하는 수업을 참관하게 되었다. 수업 진행자는 문경다례원 고선희 원장으로서 지난 7월에도 같은 내용으로 어린이 다도교육 현장을 기록하기 위한 사진 작업을 한 바 있다. 나는 오래전부터 유치원 다도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자료를 기록해 오면서 왜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은 하나같이 일률적인가? 하는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룸비니 유치원생의 교육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누가 왜 이런 방식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는 규칙은 없다. 하지만 내가 참관하여 볼 때는 짧은 시간에 가장 이상적인 교육을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뒤에 무이산에서 만난 비구니 스님의, ‘유아 다도 교육에서는 차의 맛을 알게 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말씀이 내내 마음에 담겨 있었다.

스님은 식사 시간이나 차 마시는 기회 때마다 아이들의 다도교육에 대해서 언급하시는 내용이 범상치 않아서 평소 관심 있는 부분이기도 하여 궁금한 것을 여쭈어 보았다. 스님의 생각은 아이들에게 형식적인 다도 예절도 중요하지만 나는 무엇보다 ‘차의 맛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하신다. 녹차 맛 뿐 아니라 다양한 차의 맛이다. 아이들은 예민하여 어릴 때 경험한 차의 맛을 오래도록 기억하기 때문에 성장하여 차생활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더 많을 것이다는 생각이시다.

[다도지도; 고선희 원장 / 문경 룸비아 유치원 다도교육시간]

  생각해 보니 나도 우리집에서 아이들이 어릴 때 차를 우려내는 다도예절을 지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내가 차회를 이끌고 열정적으로 활동할 시기임에도 휴일에는 보성 차밭이나 일지암을 데려가서 놀게 하였지, 다도라는 말을 연상하는 어떠한 교육을 시킨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아들과 딸은 누구보다도 차를 즐겨 마시고 차를 가까이 두고 있다. 간혹 어떤 차를 주면 ‘어! 이거 옛날에 우리 어릴 때 많이 마셨던 차네’라고 한다. (어린이에게는 우선은 형식을 갖추는 일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본질에 대한 것도 연구되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다, 두가지를 겸하는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유치원은 어디 없을까?)

최소한의 기초적인 교육으로 찻잔을 잡는 법만 배우고 3살부터 23살이 되도록 차를 마신 딸아이는 내가 없을 때는 우리집에서 차 당번이다. 우리 아이에게는 형식보다 본질을 통해서 차를 알게 한 것 같다. 예전에 먹어본 맛을 기억하고 몸으로 익힌 것이 더 오래가는 교육인지 모르겠다. 오늘 비구니 스님께 보내드릴 사진을 챙기면서 다시 한번 유치원 다도교육의 본질에 대한 의미를 새겨 본다.

처음 배우는 유아들에게 형식의 중요함은 첫째, 차를 바르게 내는 경험을 통해서 일반적인 가정생활에서 예의를 몸에 익히게 됨이며, 둘 째, 혼자가 아닌 상호관계 속에서 새로운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유치원에서의 다도 교육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석우연담에서는 유치원 다도, 어린이 다도, 유아 다도에 사용하는 차도구에 대한 연구를합니다. 이에 공동 연구를 희망하는 분들의 제언을 받습니다)

유치원 다도 교육의 또 다른 글(석우연담)

유치원 졸업식에서 유아 다도 시연  http://seoku.com/300

유치원 다도 교육 현장 http://seoku.com/229

Posted by 石愚(석우)
,
반응형

[모든 뗏목이 우리를 추월하며 나간다]  2009년 11월 21일-24일 무이산 탐방이 있었다. 한중다예연구소 이영자 선생님은 자신의 두 번째 책 <오룡차 다예>의 구성을 위해 무이산 어차원에서의 행다법 촬영과 무이암차 품종별 차를 확인하고 사진 작업에 필요한 차를 구매할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이번 계획이 빨리 실해되는데는 창원 삼소방(대표 이창희)에서 계획한 창원지역 차인들의 무이산 탐방을 부산 초원여행사를 통해서 회원모집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면서 신청을 하게 되었다. 이영자 선생님의 요청으로 나는 사진 작업을 위해 함께 떠나게 되었다. 이번 여행에서 무이구곡에서의 경험은 특이했다. 대나무로 만들어진 뗏목은 앞뒤로 노를 젓는 사람이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움직인다.

[삼소방 가족의 뗏목이 지나는 모습, 가운데 중앙에 보이는 얼굴 왼쪽 부인 오른쪽 따님]

그런데 우리 뒤에서 출발한 이창희 선생님 가족이 탄 뗏목이 옆으로 지나면서 추월해 가고 그 뒤 계속해서 우리는 밀리고 있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뗏목을 10개 단위로 보내는데 우리는 모든 조에서 뒤처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나는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고, 이유를 알고 보니 완전 초보 사공에게 우리 몸이 맡겨진 것이었다. 사정이 그러하니 옆으로 오는 다른 뗏목에 치이고 밀리고 떠밀리고, 또 조금 지나면 우리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고 10분 쯤 지나면 또 한 무리의 뗏목이 밀려오면 또 받치고 떠밀리면서 나중에는 그 넓은 강에 홀로 떠내려가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꼴찌 중에 꼴찌로 내려오게 되었다.

그러나 참으로 얻기 힘든 기회였다고 할까,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고, 창원에서 오신 김 사장은 회사 업무 전화를 받으시고 진주에서 오신 이원삼 선생님은 다음날 군대 보내는 가족과의 짧은 통화를 하시고, 부산에서 오신 미창 페케이지 조봉제 사장님도 한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으시는 등 하늘과 바위와 물속을 감상하는 여유까지 가졌고, 한문에 능통하신 심 선생님은 똑똑한 따님을 한 배에 태우고 구곡에서 일곡까지 벽에 새겨진 글을 읽고 해독해 주기도 하였다.

높은 바위 위에 홈을 파서 죽은 부모님의 관을 올려놓은 암벽이 있는 사곡(四曲)을 지나면서, 나는 벌떡 일어나서 ‘모두 여기 보세요’ 하며 순간적으로 뒤돌아서서 사진 한 장을 찍었다. 그렇게 해서 나와 함께 탄 5명의 인물이 무이곡의 수려한 풍광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 만들어진 것이다. (비공개)

필자가 준비하는 <중국차 견문록> 원고를 한국에서 무이산을 갈 때 마감하고 떠났는데 마지막으로 이 사진 원고 하나를 추가하고 싶었다. 구곡은 여러 차례 다녔지만 늘 함께 탄 뗏목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아 보지 못한 것은 물살이 빠르게 흐를 때가 많으며 조금만 지나면 굽이치는 물살에 몸을 바로 세워야 하기에 뗏목에서 일어나 뒤로 돌아서서 촬영하기가 쉽지 않았다. 완전 초보 사공 덕분이다. 그 이후 삼곡을 지나 빼어난 이곡(二曲)의 옥녀봉(玉女峰)을 바라보며 귀 기울이면서 내 옆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가 있고, 손을 뻗히면 맑은 물살을 만질 수가 있는 가운데 일곡까지 내려오게 되었다.

구곡의 풍류가 이렇게 우연히, 어린 사공을 만나 옛 선비들의 시구속에 그렇게도 원하던 구곡의 강줄기에서 유유자적하는 시간을 얻었으니, 나중에는 일부러라도 다시한번 탈 수 있을런지......

 

 

Posted by 石愚(석우)
,
반응형

[사진, 무이산 인근에 있는 사찰에서 운영하는 찻집의 찻상]

오늘 원고를 정리하면서 북경 마련도 시장에서 차장사를 하는 O씨에게 전화를 했다. 몇가지 궁금하고 확인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리하고는 요즘 장사 경기가 좋은가 하고 물었다. 다른 집은 불경기라고 하는데 우리집은 큰 어려움 없이 잘 되는 편이라고 한다. 그러면 어떤 물건이 잘 팔리는가 하고 물었다. 최근 인기가 가장 좋은 것은 벼루 재질로 만든 다반이고. 두 번째는 대만 오룡차라고 한다.

그러면서 왜 인기가 좋은가에 대한 것은 판매하는 사람입장에서는 잘 모르지만 벼루 같은 다반이 최고의 인기라고 하는 것은 그 나라 차인들의 취향일 수 있다. 필자가 무이산에서 무이암차 차밭과 생산공장을 다녀온 입장이라서 한가지 더 물었다. 그쪽은 무이암차에 대한 반응이 어떤가하고 북경에서는 비싼 무이암차는 잘 팔리지 않고 또 무이암차는 어디서 공급되는지 한 근(500g)에 50-100위안 짜리가 많이 취급되는 것 같다고 하면서 자신은 그런 차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늘 아침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지난주에 무이산을 다녀왔다. 대홍포 모수가 있는 쪽을 다 보고나서 사찰에 올라갔는데 그 사찰에서는 찻집을 운영하고 그 찻집의 2층에는 방이 여러개 만들어져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돌로 만들어진 찻상(다반)이 특이해서 이 찻상을 이용하는 손님의 반응이 어떤가하고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여기 6개의 방에서 인기가 아주 좋다고 한다. 돌로 만들어져서 신기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조금전 북경에서 인기리에 팔린다고 하는 벼루도 단단한 석질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정서가 다른 면이 많이 있지만 요즘은 한국과 중국 본토 및 대만에서 중국차라고 하는 문화적 아이콘의 정보는 빨리 공유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 3년전 벼루로 만든 다반이 인기를 얻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진 것인데 중국에서는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는 것은 정보의 공유는 빠르지만 선택하고 사용하는 것은 오랜 기간에 축적된 한국적인 정서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늘 이야기한다. 사용하는 차도구의 재질보다 더 단단한 것과는 조화롭지 못하고 어울리지 않는다, 이 말을 이해하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같은 재질 이상의 것과 함께 두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찻잔 이야기 (양장)
국내도서>예술/대중문화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08.01.21
상세보기

Posted by 石愚(석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