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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의 개정판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07년 문화관광부 교양도서에 선정되기도 하였고 그 이후 용기를 얻어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중국을 드나들며 자료를 보충해 오고 있었다. 본 책에서 바뀐 내용은 없으나 사진의 오류를 정정하였고[사진 - 백계관 사진 교체] 같은 사진이라도 보다 정확하고 정교한 사진으로 대체하여 차의 구분을 도왔다.

차의 분류에 따른 발효도는 현재 그러한 구분 자체가 모호하기(기준이 없기)때문에 몇 %를 정할 수 없다는 것을 중국의 작업장을 재차 방문하여 확인한 결과 발효정도의 구분은 삭제하였다 .

또 중국의 언어사용에서 우리식 표현이 모호한 경우를 모두 찾아 좀 더 정확한 우리식 표기와 서술로 이해를 도울 수 있었다. 부족한 내용은 좀 더 풍성히 갖추고 중국차를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현재 출판사에서 작업을 진행중에 있으며 흑차 부분에서 보이 긴차, 복전차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가 보완 되어 나오게 된다.

이 책에서 무이암차 가운데 백계관의 사진 오류를 처음 확인하고 알려주신 분은 경기도 광덕사 주지 경원스님이었다. 원래를 사진 작업이 잘 되어있었는데 흑백으로 된 교정지를 보면서 미쳐 확인하지 못하고 무이암차류에서 다른 사진이 나오게 되었다. 인터넷 상에서 보이차의 청병이나 숙병에 대한 여러 가지 답론이 있지만 아직까지 보이청병은 녹차로 분류하기로 하였다. 강산녹모단을 비롯한 남경우화차, 황산모봉, 신양모첨 등의 여러 사진은 교체하여 학술적인 차의 품평에 도움이 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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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 공부를 시작하며 한자 공부를 더 깊게 접한 작가 양순화의 첫  차 시집. 초의, 다산과 난설헌의 시를 보고, 그들과의 교감을 위해 한시의 가르침을 행원 윤경혁 선생으로부터 받았다.

쉰에 차(茶)에 취하고 예순에 시(詩)에 취하더니 젊은 날 깊은 질곡에서 찾아 헤매던 삶의 답을 결국 운자(韻字)에서 설핏 보았을까?  더러 부드러운 고갯짓으로, 더러 촌철 같은 깨우침으로 시구절을 앞세우고 다가온다. 부제목은 “차와 삶을 길어올린 향기로운 詩心(시심)”- 배유안선생

- 목차 -

l.新春茶會 ‘신춘차회’

2.新春夜‘신춘야’

3.春信 ‘봄소식’

4.三陟近山‘삼척근산’ 5.晉陽湖‘진양호’ 6.嗜茶望雪山 ‘차 마시며 설산을 보다’ 7.驚蟄 ‘경칩’ 8.桃梨春風 ‘복사꽃에 봄바람 불고’ 9.看花外出 ‘꽃구경하러 외출하다’ 10.黃砂春日 ‘황사 부는 봄날’ 11.姜只在堂의 詩 ‘강지재당의 시 12.慶州春日 ‘경주의 봄날’

13.春分雨景 ‘비오는 춘분’ 14.和友人翁字 ‘벗의 옹자를 화운하다’ 15.夜坐有吟 ‘밤에 앉아 시를 짓다’ 16.妬花春氣 一首‘꽃샘추위 일수’ 17.妬花春氣 二首‘꽃샘추위 이수’ 18.多大浦暮海‘다대포 저녁 바다’ 19.多大浦船艙景‘다대포 선창 20.二妓臺 ‘이기대 21.初梅笑日 ‘처음 매화 피던 날’ 22.賞藏甁漬梅‘매실주를 담고’ 23.春花景 ‘봄꽃 구경’ 24.上加德島‘가덕도에 올라’ 25.南山七佛庵‘남산 칠불암’ 26.同窓會‘동창회’ 27.智異山‘지리산’ 28.和謝禮於素風 ‘소풍에 감사하며 화운하다’ 29.對馬島‘대마도’ 30.詠對馬島 ‘대마도를 읊다’

31.深夜煎茶‘한밤에 차를 달이다’ 32.洛東江岸‘낙동강 언덕’ 33.九曲仙茶‘구곡선차’ 34.寄茶文化古典院修了‘차문화고전원 수료에 부치다’ 35.滿開花樹下行‘만발한 벚꽃 아래로 가다’ 36.淸明野市‘청명 장날’ 37.淸明日雨中行 ‘청명날 빗속을 가다’ 38.夜望亭‘야망정’ 39.穀雨朝景‘곡우날 비오는 아침’ 40.洛東江臀峙景‘낙동강 둔치’ 41.普門湖‘보문호’ 42.雨風後登山‘비바람 친후 등산하다’ 43.影島‘영도’ 44.成知谷 一首‘성지곡 일수’ 45.成知谷 二首‘성지곡 이수’ 46煙臺峰‘연대봉’ 47.江村晩照‘강촌의 저녁’ 48.留七佛庵下茶軒 ‘칠불암 아래 찻집에 머물다’ 49.望水鍾寺 ‘수종사를 바라보며’

50.李晩用望水鍾寺次韻‘이만용의 망수종사를 차운하다’ 51.尋水鍾寺‘수종사를 찾아서’ 52.宿活水書室‘활수서실에 묵다’ 53.密陽谷米壽宴‘밀양골짜기의 미수연’ 54.五月村景‘오월 시골’ 55.端午節尋茶軒‘단옷날 찻집을 찾다’ 56.小滿節外出‘소만에 외출하다’ 57.送春歌‘봄을 보내는 노래’ 58.晩春‘늦은 봄’ 59.范成大의 晩春 ‘범성대의 늦은 봄’ 60.撤去洛東江籬‘낙동강울타리를 철거하다’ 61.題禪院 ‘선원을 시로 쓰다’ 62.離別‘이별’ 63.傷春 ‘봄이 가다’  64.外出芒種節‘망종절에 외출하다’ 65.李崇仁의 詩 ‘이숭인의 시’ 66.林亭晩吟次岑上人韻 ‘임정에서 저녁을 읊다’

여름 -
1.立夏風景 ‘입하풍경’ 2.六月慈藏庵林裏‘유월의 자장암 숲속’ 3.肇夏曉景 ‘초여름 새벽’ 4.遊剡津江邊茶園 ‘섬진강변 차원에서 놀다’ 5.剡津江邊雨景 ‘섬진강변에 비 내리다’ 6.登沒雲臺聖堂 ‘몰운대 성당에 올라’ 7.六月合歡木花 ‘유월 자귀꽃’ 8.合歡木花 ‘자귀꽃’ 9.南池邑 ‘남지읍’ 10.南沙村景 ‘남사마을’ 11.積雨節 ‘장마철’ 12.快雨 ‘소나기’ 13.夏庭‘여름정원’ 14.苦雨歌 ‘고우가’ 15.槿花‘무궁화’ 16.槿花村‘무궁화마을’ 17.夏日墓地‘여름날의 묘지’ 18.雨後祥林蓮池 ‘비온 후 상림 연지’ 19.偶詠 ‘우연히 시를 짓다’

20.颱風後江邊‘태풍 후 강변’ 21.屛山書院‘병산서원’ 22.夏日閒居‘여름날 한가로이’ 23.初夏夜散策‘초여름 밤 산책’ 24.露國小都‘러시아의 소도시 이르츠쿠츠’ 25.白夜 ‘백야’  26.湖中島 ‘호수 안의 섬’  27.白雨景‘소나기’  28.海濱夜景‘해변의 밤’ 29.夜間雨‘밤사이 비가 내리다’ 30.多大浦夜景 ‘다대포의 밤’ 31.九德山石泉‘구덕산 석천’ 32.登聖住菴 ‘성주암을 올라’ 33.八月江邊 ‘팔월의 강변’ 34.尹公壇 ‘윤공단’ 35.尋頭洞飯軒‘두동음식집을 찾아서’ 36.九潭里米壽宴‘구담리 미수연’ 37.宿森裏軒南海郡‘남해군 숲속 집에 머물다’ 38.向釜山港‘부산항을 향하여’ 39.四十階段‘사십 계단’ 40.夏夜海邊景‘여름밤 해변’

가을 - 1.高處小園 ‘아파트의 작은 정원’ 2.德山友軒 ‘덕산 벗의 촌집’ 3.仲秋節 ‘중추절’ 4.秋日省墓 ‘가을 성묘’ 5.蘆花秋景 ‘억새 피는 가을’ 6.乘鶴山葭 ‘승학산 갈대’ 7.乘曉汽車 ‘새벽기차를 타다’ 8.休日花村 ‘꽃동네의 휴일’ 9.秋茗寄朋 ‘벗이 가져온 추차’ 10.大波斯菊 ‘코스모스’ 11.佛影寺 ‘불영사’ 12.佛影寺路 ‘불영사 가는 길’ 13.濟川翫月 ‘강을 건너며 달을 즐기다’ 14.與友聽笛飮茶 ‘벗과 음악 감상하며 차를 마시다’ 15.見丹楓於九德山 ‘구덕산 단풍을 구경하다’ 16.寄提大琴夫 ‘첼리스트 남편에게 바치다’ 17.實家松 ‘친정집 소나무’ 18.寶鏡寺秋路 ‘보경사 가을 길’ 19.越松亭 ‘월송정’ 20.安軸의 詩 ‘안축의 시 21.西山大師의 詩 ‘서산대사의 시’ 22.六慶壇 ‘육경단’ 23.上乘鶴山 ‘승학산에 올라’ 24.幻仙窟 ‘환선굴’ 25.火花景 ‘불꽃놀이’

26.雨後滿秋 ‘비온 후 깊은 가을’ 27.洛東江落照 ‘낙동강 낙조’ 28.當甲年 ‘회갑을 맞이하여’ 29.彌勒島 ‘미륵도’ 30.彌勒島之朝 ‘미륵도의 아침’ 31.慶州南山 ‘경주남산’ 32.白露夜海邊景 ‘백로날 밤의 해변‘ 33.水邊公園 ‘수변공원’ 34.文殊菴 ‘문수암’ 35.九品寺 ‘구품사’ 36.李崇仁의 詩 ‘이숭인의 시 37.注山池 ‘주산지’ 38.游虹龍寺 ‘홍룡사에서 놀다 39.閨怨 ‘여인의 한’ 40.次韻蘭雪閨怨 ‘난설헌의 규원을 차운하다’ 41.病中言志 ‘병중언지’

겨울 -
1.山頭玩賞茗花 ‘산어귀에서 차꽃을 감상하다’ 2.冬柏花 一首 ‘동백꽃 일수’ 3.冬柏花 二首 ‘동백꽃 이수’  4.遊杜松半島 ‘두송반도를 거닐다’ 5.沒雲臺 ‘김춘원의 몰운대’ 6.沒雲臺 一首 ‘몰운대 일수’ 7.沒雲臺 二首 ‘몰운대 이수’ 8.冬海朝景 ‘겨울바다 아침’ 9.冬至曉 ‘동지새벽’ 10.歲暮景 ‘세모경’ 11.冬茶園 ‘겨울차밭’ 12大圓寺一枝庵 ‘대원사 일지암’ 13.東茶頌 ‘동다송’ 14.草衣禪師의 詩 ‘초의선사의 시 15.留草衣禪師 ‘초의선사를 머물게 하다’ 16.洛東江落照 ‘낙동강낙조’ 17寒夜水邊 ‘추운 밤 해변’ 18.陰曆十一月 ‘음력 십일월’ 19.汲心亭 ‘급심정’ 20.雪中偶題 ‘눈 속에서 우연히 시를 짓다’ 21.孤烹茶夜 ‘홀로 차 마시는 밤’ 22.地爐 ‘질화로’ 23.曉意 ‘새벽정경’ 24.晨海 ‘새벽바다’ 25.歲寒冬 ‘세한동 26.登金井山城 ‘금정산성을 오르다’ 27.慈藏庵 ‘자장암’ 28.慈藏庵歲寒景 ‘자장암 세한경’ 29.通道寺 ‘통도사’ 30.沙川茶園 ‘사천차원’

31.暮海 ‘저녁 바다’ 32.無心亭 ‘무심정’ 33.白雲菴 ‘백운암’ 4.禪雲寺 ‘선운사’ 5.尋極樂庵 ‘극락암을찾아’36.鏡峰禪師의 詩 ‘경봉선사의 시 7.靈鷲山通道寺 ‘영취산 통도사’ 8.食小豆粥 ‘팥죽을 쑤어 먹고’ 9.山茶花 ‘애기동백꽃’ 40,長陭 ‘나가사끼’ 41.多大浦曙景 ‘다대포의 새벽’ 42.尋愛子 ‘아들을 찾아’ 43.夜景砂漠 ‘사막의 야경’ 44.睡後 ‘자고 난 후’ 45.絶句 ‘절구’ 46.山泉煎茶有懷 ‘옹달샘 물로 차를 달인 추억’ 47.食後 ‘식후’

저자 양순화, 출판사 티웰, 284쪽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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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경 차시장에서 볼 수 있는 차 통(차포장지) 전문점의 진열된 상품
 
제38차 서울 차 학술대회가 2009년 10월 27일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국제차문화학회 주관으로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 세사람의 발표자 가운데 김제중 호남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가 발표한 현대 웰빙트렌드를 반영한 녹차음료 포장디자인에 관한 연구의 발표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른 발표문도 좋은 내용이지만 우리같이 차의 중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는 늘 유사한 내용으로 접하고 있었기에 포장디자인에 대한 내용이 더 관심을 끌게 했다.
 

포장에서 웰빙트렌드를 반영하는 웰빙이란 단어는 1947년 세계보건기구에서 건강또는 질병이 없는 단순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설정하였고, 국내 도입은 1997년 친환경 화장품인 아베다(AVEDA)의 수입으로부터 이후 2-3년간 지속된 후에는 외환위기로 수입이 중지되면서 잠시 멈추었다가 2001년 이후 다시등장하고 2003년에는 식품, 의류, 화장품, 스파관련 상품으로 인기를 얻게 되었다는 것으로 웰빙과 차 포장 디자인의 관계를 우회적인 설명하였다.

 

포장디자인을 위해서 필요한 여섯가지 요소 즉, 1. 녹차음료 특성에 알맞은 요소반영이 필요하다. 2. 포장디자인 분야에 패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3. 친환경/천연/생분해 소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4. 신소재 및 기발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5. 스토리텔링을 활용한다. 6. 웰빙 시대에는 탈 포장도 포장이다.

 

1. 녹차음료 특성에 알맞은 디자인 요소 반영이 필요하다.

 

오늘날 같이 다양한 경쟁상품속에 진열상태에서는 그 제품의 내용물을 설명하고 여러 가지 장점들을 전달(Communication)하겠다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제품의 핵심이 컨셉(Concept)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대의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녹차음료 포장디자인에 나타나는 다양한 시각적 요소도 디자인의 기본 요소인 재질, 형태 그리고 색채를 반영하여야 하며 로고타입(Logotype)과 블랜드네임(Brand name), 일러스트레이션(Illustration)과 사진 및 심벌마크나 캐릭터도 반영하여 디자인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Lay-out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2. 포장디자인 분야에 패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자기중심적이고 감각지향적인 소비를 당연시하여 2000년대 이후 감성과 뷰티, 체험에 대한 욕구가 다양화되고 심화되면서 기능성이 중시되던 상품들도 브랜드, 디자인, 이미지가 중요해지면서 매우 감각적이고 패션을 가미한 코카콜라와 에비앙등 세계적인 유명블렌드를 중심으로 나타내고 있다.

 

에비앙은 지명도가 높은 패션디자이너들과 공동 작업을 통해 독특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코카콜라는 보틀과 캔의 포장디자인에 세계적인 이슈나 이벤트를 고려하여 한정판으로 패셔너블한 포장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

 

3. 스토리텔링을 활용한다.

 

현대는 이야기의 시대라고 한다. 또 오늘날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이란 용어는 매우 보편화 되고 있다. 이는 현대의 정보통신의 발달로 매체가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정보는 넘쳐나게 되었고 또 소비자들은 상품에 대하여 보다 자세히 알고 싶어 할 뿐 아니라 흥미와 재미를 요구하게 되었다. 이는 모든 분야에 걸쳐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포장디자인 분야에서도 널리 채택하는 경향이다.

 

에비앙의 경우, 알프스 안에서 3만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자연이 만들어낸 지하 암석층으로 만든 깨끗한 물이고, 1789년 신장결석으로 고생을 하던 프랑서의 Lessert후작이 휴양차 방문한 Evian-Bains 이라는 작은 마을의 Cachat 호수에서 정기적으로 물을 마시고 자신의 병이 완쾌되었다고 하는 스토리텔링을 첨가하여 에비앙이 그 어떤 물보다도 더 깨끗한 물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려지게 되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많은 고급생수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영양성분이 들어간 물이고, J. 다리우스 비코프란 사람이 피곤함을 이기기 위해 비타민C를 입에 넣고 물을 마셨는데, 그 맛에서 떠오른 아이디어가 글라소 비타민워트를 개발하였다는 스토리텔링으로 비타민워트가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논문 발표에서 상기의 세가지 요소가 우리의 차농가에서 심각하게 생각하고 도입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 문제는 차 생산 농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차포장 디자인이 중국과 일본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문제이지만 무조건 차 생산자에게만 문제가 있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일본은 국민 전체가 녹차를 즐겨마시는 편이고 그 외 홍차도 세련된 서양문화를 일찍 수입하여 독자적인 홍차문화가 이루어진 점에서 포장 디자인 또한 세계적인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중국은 시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부터 택시기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차를 마시는 국가이다. 때문에 차시장에서는 가게 중간중간에 포장에 사용되는 깡통이나 비닐 포장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그들도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차의 소비층이 다양화되지 못하고 계층이 낮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대기업이 아니면 독자적으로 세련된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입장이 되지 못한다. 이 부분에서 공론의 힘을 빌어 포장에 대한 인식제고와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이 이루어져야 경쟁력을 갖추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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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4회째 어울림 마당의 차 축제가 벌어졌다. 선고 차인(금당 최규용, 목춘 구혜경, 다촌 정상구, 원광 스님)들에 대한 헌다 의식과 함께 진행된 무대에서의 행사는 차를 내는 방법에 대한 각 차회의 발표장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행사를 통해서 그동안 집중적으로 연구한 다법을 발표한 다촌선비다례, 숙우회(강수길)의 명상선차, 대중과 호흡하기 위한 방법으로 관객이 가지고 있는 표의 번호 순으로 무대에서 함께 참여하여 차를 마시고 다완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진 일본차법을 보여준 예화당(소의 배경쟁)은 준비된 모습으로 차 행사장에 임한 것으로 보였다.

 

부산시에서 약간의 지원을 받고 진행되는 행사로 본다면, 가장 규모있고 의미있는 행사로 운영위원회에서는 ‘궁중연회다례’로 볼 수 있다. 궁중연회다례와 비슷한 내용으로 서울 경복궁에서도 몇 차례 시연된 사례가 있다. 부산은 역사적으로 궁이 없었지만, 궁에서의 다례를 추측하여 보여주고자 했다면, 차문화의 메카로서 차 내는 방식에서의 고증이 필요했다는 것은 행사를 지켜본 사람들의 공통된 시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진, 예화당 일본차법 시연와 다완 감상]어울림 문화제가 3회, 4회를 거듭하며 진행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는 생각이다. 2층 로비에서의 전시관과 차회 부스는 오시는 손님들께 내는 찻자리로써 각각이 개성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부산의 차행사에서 발전된 모습으로 보였다. [사진아래 숙우회 명상차

[사진, 최금선의 홍차 찻자리 전시] 찻자리 전시에서는 ‘아름다운 찻자리’ 출연진 명단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홍차용 도구를 전시한 최금선 선생이 연출한 내용이 도구의 수준에 맞게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갖추어졌다고 볼 수 있다 . [사진 아래 궁중연회다례]

[궁중연회다례]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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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중국차가 본격적으로 들어와서 전국에 중국차 붐을 일으킨 차는 과거에도 현재도 보이차가 1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개개인이 마시는 마니아층의 차는 오룡차 계열이겠지만 가장 대중적으로 파고든 차는 보이차라고 할 수 있다. 보이차는 차의 수준이 아주 낮은 등급부터 높은 수준까지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이런 차가 우리나라 도시와 산중의 사찰에까지 널리 보급되어 있지만 보이차의 종류에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 우려마시는 것이 좋은가 하는 부분에서 참고가 될 만한 안내서는 거의 없었다.

이번에 오랫동안 중국차 다예를 연구한 이영자 전 부산여자대학교 교수의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의 수준은 중국차 입문서이다. 고급 수준을 원하는 사람은 홍콩이나 대만에서 보이차에 대한 대가들을 직접 찾아 다니며 한 수 한 수 배워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중국차를 쉽게 마시는 방법을 설명한 책이다. 중국의 다양한 차 가운데 보이차와 관련한 것으로 학교와 한중다예연구소에서 지도하는 방식으로 정리되었다. 부록으로는 오룡차를 중심으로 사진과 설명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보이차 종류에서는 보이숙병, 보이청병, 궁정보이, 보이타차, 보이긴차, 죽통차 등이다.

[사진 - 보이시 영이현 맹산향 판산지역 다원, 다원을 소유한 공장에서 보이제조 공정의 기록을 담았다] 부록에서는 오룡차 내는 방법으로 대만오룡, 민남오룡, 민북오룡으로 구분되어 각각의 전문가들이 시연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죽통차는 중국 운남 소수민족을 찾아가서 죽통차 내는 방법을 담아왔다.

[사진 - 중국 운남 소수민족 청죽으로 죽통차 우리기 시연] 중국차 다예를 연구하거나 보이차를 알고자 하는 분들에게 좋은 입문서가 될 것이다. 중국 현지에서 촬영한 사진들은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진 - 저자의 보이청병 다예] 저자 소개 - 동아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 졸업. 동 대학원 사학과 졸업. (사)한국다도협회 부회장, 한국 차학회 평생 이사. 중국 고급다예사 국가자격증 취득. 전 부산여자대학 보건행정학과 교수. 현재 한중다예연구소 원장이며, 부산여자대학교에서 중국차 다예를 지도하고 있다.

다건 접기 - 다건 접기는 저자의 제자인 부산여자대학교 배말순 선생님의 시연으로 나온다. 이 책에서는 여러사람의 시연이 종합적으로 나오면서 저자인 이영자 선생님은 보이청병우리기와 부록에서 민북오룡차 우리기를 개완으로 대홍포 마시는 법이 사진 설명과 함께 나온다.

민북오룡차우리기 -
중국 복건성 무이산은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산수가 아름다운 곳이며 암석이 많기로 유명하여 이곳에서 생산되는 차를 무이암차라고 한다. 무이암차는 전통방식으로 가공한 차를 3홍7록(三紅七錄)이라하여 푸른 잎의 가장자리에 붉은 색깔이 띠도록 발효를 진행시킨다. 요즘은 발효정도를 가볍게 하여 차를 생산하는 편이다. 무이 5대 명종이라 함은 대홍포, 철라한, 백계과, 수금귀, 반천요이며, 무이암차를 대표하는 차는 대홍포이다. 다구준비 : 화로(알콜 또는 전기), 은탕관, 다해, 개완배 또는 자사호, 공도배, 차엽관, 찻잔, 잔탁, 다협, 다시, 다건반

보이차란 무엇인가. 보이차(普洱茶)는 중국말로 ‘푸얼차’로 불리는 발효차로서 운남성의 지명인 보이부(普洱府, 푸얼부)가 옛날에 운남성에서 제일 중요한 찻잎 집산지의 중심이 되면서 얻어진 이름이다. 1973년 운남성 곤명 차공장에서 퇴적(堆積)이란 공정을 거쳐 미생물이 관여한 발효방법이 개발되었다. 최근에는 보이차의 정의로 지리표지보호 범위 내에서 채엽한 운남대엽종 쇄청모차를 원료로하여, 특정한 가공기술을 이용해 만든 독특한 품질 특징을 가진 차(茶)라고 한다. 가공기술과 품질 특성에 따라서 생차(菁餠)와 숙차(熟餠) 두가지로 구분한다.

목차 -
보이차의 개요 1. 보이차의 정의 2. 보이차의 제다 방법 1) 생차의 제다 방법 2) 숙차의 제다 방법 3. 생차와 숙차의 구분 1) 생차의 정의 2) 숙차의 정의 4. 보이차의 보건 기능 5. 보이차의 종류 6. 차의 준비 1) 차의 성질 알기 2) 차 쪼개기

차 우리기 전의 준비 1. 물의 선택 1) 수질 2) 수온 2. 차의 양(투차량) 3. 차 우리는 시간 4. 차 씻기 5. 다구 준비 6. 그 외 다예용푸 7. 다건접기 보이차 다예 1. 보이 청병 우리기 2. 보이 숙병 우리기 3. 궁정 보이 우리기  4. 보이 타차 우리기 5. 보이 긴차 우리기 6. 보이 차고 우리기 7. 죽통차 우리기

부록 1. 대만 오룡 우리기 2. 민남 오룡 우리기 3. 민북 오룡 우리기  다예표연 참여자 - 칠자병차 이정순, 보이타차 김옥희, 궁정보이 김경자, 보이긴차 윤은주, 대만 오룡차 박유순, 민남오룡차 진광숙,

[보이차 다예] 저자 이영자, 위생시설이 잘 되어 있는 보이차 공장의 악퇴과정 앞에서 기념사진

 

보이차 다예 구입하기 http://www.yes24.com/24/goods/357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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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속에 상해에서 의흥으로 가는 택시안] 중국에서 자사호를 만들고 있는 강소성 의흥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상해에서 4시간 동안 택시로 가다보면 그 시간과 거리감에 택시 안에 있는 사람은 매우 피곤하게 된다. 더군다나 말이 잘 통하는 한국의 택시도 아니고 그저 물끄러미 스쳐지나가는 밖을 보고 있노라면 별의 별 상념에 젖기 마련인데, 그날은 장대 같은 폭우가 의흥으로 가는 내내 쏟아져 내렸다.

심신이 피곤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그 지루함은 말이 아니었다. 의흥은 자사호에 대한 의문과 호기심으로 늘 찾아가는 곳인데도 그날은, ‘왜 이렇게 비좁은 택시에서 고난의 길을 가야하는지’ 하는 회의가 들었다. 그러나 의흥에 도착할 즈음,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 하늘은 맑게 개어 있었다. 마치 하늘의 검은 커튼을 일시에 주루룩 걷어낸 듯 화창한 날씨였다.

[의흥시내에 들어왔을 때의 풍경] 고민도 고민 나름, 내가 언제 그런 고민을 했냐는 듯 저절로 흥겨워졌다. 비온 뒤 더욱 바빠진 일손으로 활기차게 이리저리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 속 깊은 곳의 자사호의 정열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해가 뜨고 구름이 걷히고 비가 오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이 아니라, 잠시나마 마음에 머물렀던 어떤 회의감이 말끔히 씻겨 내려간 듯하였다. 그야말로 좋은 햇빛까지 듬뿍 담은 사진을 갖고 돌아왔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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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들어와서 차산업은 웰빙에 맞물려서 큰 성장을 이루어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녹차 산업은 중국차에 밀려서 힘을 잃어가고 있지만, 그것은 그동안 애국심에만 호소했지 스스로 좋은 차를 생산하여 외국과의 경쟁에서 이겨나갈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중국차 때문에 우리차 산업이 성장하지 못한다는 말은 억지에 불과하다.

중국 발효차의 대명사로 알고 있는 보이차는 차가 가지고 있는 좋은 점과 그렇지 못한 점이 함께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대륙의 보이차 투기 붐과 함께 우리나라도 ‘묻지마’ 투자가 이루어지게 되면서 중국의 보이차 시장이 무너지고 한국에 맹목적인 투자 분위기로 몰고 간 상인들과 함께 왜곡된 차시장이 결국은 우리나라 차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4-5년간 우리나라에 거세게 불었던 보이차 붐이 꼭 부정적인 면만 거론할 수는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 녹차 시장은 성장하지 못했지만 보이차 때문에 우리나라의 차 붐이 이만큼 생겼다고 할 수 있다. 3년 전만 해도 보이 생차를 많이 주문하는 상인들이 오래된 숙차는 믿을 수 없으니 우리가 주문해서 안전하게 보관하여 건강한 차를 마시자고 하면서 그런 상인이 건전하고 성실하게 보인 한 시절이 있었다.

보이차는 그대로 있지만 판매하는 사람들이 시시때때로 변명을 해오면서 이젠 오래된 차나무에서 만든 차가 좋다거나, 유기농으로 재배되는 차나 환경이 매우 좋은 곳에서 생산된 차만 마실 수 있다고 하는 차가 생겨나고 있다.

차 소비의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에서는 오늘의 이야기가 5년 뒤에는 또 다른 말로 다른 사람의 차는 안 되고 내차만 좋은 것이다라고 하는 방식으로 갈 때 우리나라 차시장의 성장은 요원하다. 차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차를 소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많은 방법 가운데 지난 5월 21일 “차의 날” 행사가 아닌 또 다른 캐치프레이즈를 걸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차문화 콘텐츠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산차인연합회 최해룡 사무국장이다. 그가 주장하는 Tea day (茶壽 : 차수하세요)를 보면 다음과 같다. - 다음 - Tea day (茶壽 : 차수하세요)

상인들은 그가 가진 물건을 팔기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 개발한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소비자가 외면을 한다면 그 상품은 현대사회에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거나 혹은 아예 사라져 버린다.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인의 생활 패턴에서 수많은 상품이나 기술들이 끊임없는 생로병사의 원칙에 따라 윤회하거나 소비자의 외면으로 아예 빛을 못 보는 경우도 허다하게 많다.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상품을 알리기 위한 생산자의 노력은 정말 피눈물 날 정도로 치열하다. 젊은이들의 생활문화에 어느듯 자리 잡은 “발렌타인데이”가 한 회사의 상술과 기치에 의해 그 본질이 변화되어 전 세계의 젊은이가 열광하는 날로 바뀌어 버렸다. 쉽게 열광하는 십대들의 특성에 맞게 수많은 상혼들이 “발렌타인데이”를 본보기로 여러 가지 날들을 만들어 그들의 상품을 홍보하기에 바쁘다.

예를 들어보자. 2월14일 “발렌타인데이”때와 반대로 3월14일은 “화이트데이”라 하여 여자가 남자에게 쵸코렛을 선물하며 이도 저도 못한 솔로들은 4월14일 모여 짜장면을 먹는 “짜장면데이”를 만들었으며 5월14일은 로즈데이라 하여 장미꽃을 선물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데이”를 만들어 갔다. 좀 더 현실적으로는 3월3일은 “삼겹살데이”라 하여 삼겹살을 먹는 날이고 11월11일은 “빼빼로데이”라 하여 모회사의 과자를 연상시켜서 그 과자의 매출이 이날만큼은 엄청난 물랑이 팔려 나가기도 한다.

이렇게 소위 “데이마케팅”이 자리 잡으면서 날짜와 관계있는 관련업계에서는 앞 다투어 데이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농수산부에서 2월23일 “인삼데이” 3월3일 “삼겹살데이”, 5월2일은 “오이데이”, 8월18일은 “쌀데이”, 11월11일은 “가래떡데이”로 지정하여 이날 관련된 농산물의 판촉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관뿐 만아니라 일반 민간 기업에서도 자사 상품의 판촉을 위해 데이를 정하였는데 닭 판매업계에서는 9월9일을 “구구데이”라 하여 닭을 할인 판매 하며 12월12일은 “고래밥(과자)데이”라고 하여 과자의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상혼에 의해 지정된 각종 “데이”들이 50여 날이 된다고 하니 “데이마케팅”의 위력은 실로 놀랄 만 하다고 본다.

이러한 “데이마케팅”은 현대생활에서 매일 매일의 날짜개념을 그들 상품과 연결하여 연상시키므로 인해 그 날짜가 되면 자동적으로 그 상품이 연상되어 물품을 구매하거나 상대방에게 선물을 하는 행동으로 연결시켜 판매 증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1981년 5월25일 진주 촉석루에서 사단법인 한국차인연합회가 주최하고 진주지부에서 주관하는 제1회 “차의 날”을 선포하였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녹차를 마시는 인구는 극소수에 불과하였으며 아예 우리나라에서는 차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수였다. 이렇게 차에 관한한 황무지나 다름없는 이 땅에 뜻있는 차인들의 열성으로 “차의 날” 선포이후 오늘날 수많은 차인들을 배출하였고 그로인해 차의 소비도 증가하였다. 그러나 차의 소비율 증가는 주요 차생산국의 소비에 비하여 극소량에 불과하다. 7~80년대의 산업구조는 오랜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밤낮없이 노동과 근로에 종사하여 잘 살아보자는 일념 하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빨리빨리”의 문화가 이 땅의 산업역군들의 머릿속과 마음속 깊이 배어있는 행동문화가 차를 즐기는 느림의 문화에는 도저히 적응이 어려운 동떨어진 문화였다.

차를 마시기까지의 과정이 복잡하고 맛 또한 단것에 젖어있는 젊은이의 입을 당기기에 부족하였다. 신농씨가 차를 발견한 이래 오랜 세월동안 인류가 차를 마셔왔다. 그것이 약용이나 식용으로 인간은 차를 가까이하였다. 차를 특별한 날을 정해 마신 것도 아니고 또한 강제로 마시게 한 것도 아니며 못 마시게 한 적도 없다. 선조들은 차를 즐기면서 문학을 논했고 시를 읊었으며 절개를 지키고 풍류를 즐겼다.

몸이 상하였을 때도 차를 마셔며 상한 몸을 추스렸으며 쏟아지는 잠을 쫒기 위해 차를 마셨고 옮고 그름을 판단할 때에도 차를 놓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멀리서 벗이 오면 제일 먼저 내어오는 것 또한 차였다. 이렇듯 차는 우리 일상생활에 가장 들어나지 않으면서도 가장 소중한 자리를 말없이 지키고 있었다. 오죽하면 다반사(茶半事)라는 말이 있었겠는가?

그런데 오늘날 차는 여러 환경적인 요인과 사회적인 통념에 의해 그 본질이 변해있다. 갖은 곡물로 우려낸 물을 차라고 표현하며 슝늉도 차라하고 심지에 음료수도 차라고 한다. 물론 커피나 코코아는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차의 본질이 변하면서 현대인들의 차문화가 변화되어 본연의 차가 가진 기능과 역할 등이 축소되거나 상실되는 경우가 나타나며 심지어 차를 귀찮은 존재로 여기는 일도 생겼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여유가 생겨나면서 심적으로 안정되고 풍요로운 삶을 즐기기 시작했다. 더불어 서양에서 불어온 웰빙의 바람까지 몰아치면서 급속도로 그 삶의 질이 향상되어갔다. 물만 위에서 밑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다. 문화도 위에서 밑으로 흐른다. 일부 특수 계층 및 귀족사회에서 즐기던 차문화도 웰빙의 바람을 타고 서서히 대중 앞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때맞추어 여러 단체에서도 차를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으며 교육기관에서도 차와 관련된 학과를 개설하는 등 차문화의 저변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은 모임에서 큰 모임까지 많은 이들이 차를 소재로 토론하고 품평하며 차를 즐기는 이들뿐만 아니라 차를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 차를 알리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나 차 소비의 증가는 여전히 미약하다.

더구나 2007년도 가을에 있었던 녹차에서 검출된 농약파동으로 차의 유통 곤두박질 쳤으며 차농들은 그해 생산된 수천통의 녹차들을 폐기처분하는 사태까지 빗어지면서 차의 유통과 소비는 꽁꽁 얼어붙어 해빙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실증이다. 차소비의 확대를 위해 관과 민이 합동으로 차의 안정성을 알리고 소비촉진을 홍보하여도 소비자들의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고 있다.

본인의 차문화산업연구소에서는 10월 10일을 Tea Day(티데이)를 정하고 차유통과 소비촉진을 위해 “티 테이마케팅”을 제안합니다. 차(茶)라는 글자에서 艸(20) + 八(8) + 木(八十:80)으로 풀이하여 108이란 숫자가 나오는 것은 차를 즐기는 분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숫자입니다. 그러나 108이란 숫자에는 종교적인 해석의 의미도 있기에 그 누구도 부담 없는 가장 평화적인 날짜로 선정한 것입니다.

티데이를 10월 10일을 정한 이유로는 차(茶)자가 열십(十)이 두개 첫머리에 올라앉아 10월10일을 뜻하며 그 아래 사람(人)이 있어 나무(木)처럼1) 오래 누구나가 다 천수(天壽)를 다 할 때까지 변함없이 살아가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10”이란 숫자는 인생이 충만하기를 기원하며 주어진 삶을 다할 수 있는 천수를 뜻하기도 합니다.

“티데이”인 10월10일에 몇 가지 의미를 부여 해 보았습니다. 첫째 10월10일은 가을이 깊어가는 시기입니다. 무더웠던 여름도 가고 가을도 제법 깊어갈 쯤이라 따뜻한 음료가 생각나기 시작할 때입니다. 이때쯤 녹차 한통을 선물 받으면 얼마나 행복 할까요?

둘째 “차수(茶壽 =열이 열이면 백이 됩니다. 100세)하세요”라는 의미입니다. 갑자기 계절의 변화로 인해 건강을 소홀이 하는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오래오래 건강하십시오라는 의미를 부여 했습니다.

셋째 차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상징하며 맑은 정신과 보은의 의미도 있습니다. 차를 통해 정신을 가다듬고 사리를 분별하며 병을 치료하고 은혜로운 사람에게 보답을 하는 고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10월10일 “티데이”는 윗분들에게 차를 선물하는 날로 하였으면 합니다. 물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을 통해 윗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는 드리지만 이날은 자신 인생에서의 길라잡이가 되어준 존경스러운 분들에게 오래오래 건강하시라는 의미로 “차수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차를 선물하는 Tea Day(티데이)로 정하고자 합니다.

차를 사랑하고 아끼는 많은 차인들과 함께 큰 소리로 “차수하세요”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차수하세요” 2008년 7월21일 차문화산업연구소 최해룡

상기의 일에 관심 있는 분들의 또 다른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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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흑차에 대한 번역책이 한 권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출간되지 않아서 조금은 기다린 적이 있었다. 이번에 다인무역에서 湖南黑茶(호남흑차)를 발행하였다. 부제로는 중국 고대 차마고도 위의 신비로운 차 - 필진은 채정안과 당화평으로 나오지만 주 필자는 호남농업대학 차학과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채정안(蔡正安) 교수로 보였다. 번역은 부산에서 활동하는 김태만, 김지수 박사가 하였다.

흑차란 무엇인가? 진정한 의미의 흑차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학술계는 차 분류학상 명확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전개하고 있다. 다엽학자 진연 교수는 차의 이상적 분류 방법은 반드시 두 가지의 요소를 갖추어야 함을 강조한다. 하나는 품질체계이고, 다른 하나는 제조방법 체계이다. 이 이론을 근거로 초제가공방법에 따라 전통적으로 녹차 · 황차 · 흑차 · 백차 · 청차 · 홍차 등을 중국의 6대 다류로 분류한다.

흑차는 과초살청(鍋炒殺靑, 차의 생잎을 고온의 가마 솥에 넣어 덕어 풋내를 제거함), 악퇴(渥堆, 차를 무덤처럼 쌓아 일정한 온도와 습도조건에서 발효시키는 과정. 역자)와 송시명화건조(松柴明火乾燥, 소나무를 땔감으로 불을 지펴 건조하는 과정. 역자)라는 매우 특수한 초제가공공정을 거치는데, 이러한 가공기법을 거친 흑차가 잘 건조되면 흑갈색에 광택과 윤기가 흐르고, 찻물의 경우 원숙하고 부드러우며 떫지 않는 맛에 약간의 송연향을 띤다.

저자는 흑차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흑차는 호남성 설봉산맥 차 재배지역의 대 · 중엽 군체 품종을 원료로 하여, 살청 · 유념 ·악퇴 · 송시명화건조 등 4대 작업 과정을 거쳐 제조된 것으로, 건차는 흑갈색의 윤기와 광택을 띠고, 찻물은 맑고도 진한 붉은 빛을 띠며, 독특한 송연의 향을 지닌 흑모차와 그것을 원료로 증압(蒸壓)하여 만든 긴압차의 총칭이다고 한다.

또한 저자는 광서성의 육보차(六堡茶)가 가공 과정과 품질의 특성상 호남 흑차와 매우 근사하여 흑차류로 분류할 수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운남 보이차와 사천의 변차를 흑차류에 포함시킬지 여부에 대해서는 앞으로 차 학계의 진일보한 연구와 검토가 요구된다고 하였다.

책의 내용에서 호남흑차의 기원과 변천, 호남 흑차 제품의 변천에서 감인(甘引)과 섬인(陝引), 복전차(茯磚茶), 호남 청전차, 천첨차, 공첨차, 생첨차, 화권차, 화전차, 현대 호남 흑차의 신품종으로 나누어 구분하였다.

제조편에서는 변차의 분류(작색 기법에 따른 변차 분류, 긴압 형상에 따른 변차 분류), 흑모차의 가공, 인차(引茶)의 제조법, 복전차의 제조법, 천량차(화권차)의 제조법, 화전차의 제조법, 흑전차의 제조법, 천첨 · 공첨 · 생첨의 제조법, 청전차의 제조법으로 되어있다.

각 차의 제조 공정을 사진으로 설명이 되었다면 이해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차에 대한 지식이 짧은 사람은 사진이 없는 제조공정 설명에는 익숙하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은 국내에서 흑차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년 전부터 부산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복전차, 흑전차 등에 관심도 높았으며, 흑차에 대한 정보에 메말라 있는 시기에 나온 것이라,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흑차의 역사적인 고증이나 생산 지역, 생산량 등등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지만, 책값이 50,000원이다. 우리나라에서 한정된 수요에 맞추어 경제성을 고려해서 책정된 것이겠지만 책의 판권을 가진 다인무역에서 차 홍보를 위하고 흑차를 바르게 이해시키고자 하는 목적이 조금이라도 우선되었다면, 책값은 얼마든지 조율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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