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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은 보이 숙차

 

보이차를 마실 때는 늘 선입감이 있다. 숙차인가 생차인가에 따라서 다르지만 잘 익은 숙차라고 해도 숙미는 난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에 명가원에서 만난 찻자리에서 함께한 분이 주인 자리에서 차를 내었다. 차를 내는 자리를 바꿀 때는 뭔가 이유가 있다. 이차는 내가 내어야 제대로 맛을 낼 수 있다고 할 때 보통 하는 행동이다.

 

무슨 차인가에 대한 사전 지식은 없었다. 그냥 차 한잔을 정성스레 내는 것 같은데, 첫잔에서 이게 무슨 차인가? 하는 단순한 의문이 들었다.

 

두 번째 잔에서는 좀 더 깊은 탕색이 나왔는데, 탕색을 보고 첫잔의 향기와 어울려 숙차임을 알았다.

세 번째는 더 깊은 탕색이 나오는데 숙차 같지 않는 숙차다.

 

참 묘한 차. 좋은 차라는 것이 바로 이런 차이다. 족보도 계급장도 없이 누군가 차를 내고 마실 때

! 이런 맛이 나는 차 좋은데 하면 그만이다. 갑자기 궁금해지는 것이 과연 나에겐 이런 차가 있을까? 찻장서랍이 궁금해진다.

 

잘 익은 보이 숙차

 

그래서 오래된 차꾼들이 만나는 찻자리에서는 무언가 서로 배울 것이 있다. 이름있는 차를 마신다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 나누는 자리에서 차와 차를 내는 모습에서 서로 배울게 있다.

 

우리는 그런 자리를 마치고 나면 참 기분 좋은 찻자리에서 차를 마셨다는 마음의 흡족함을 가지고 새로운 한주의 시작을 기다려지게 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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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시장

 

또다시 비가 내립니다. 아침 일찍부터 푸얼의 차 시장을 돌아봅니다. 가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보이차, 홍차 등을 팔고 있고 시장 길옆으로 매일 오전에 녹차 시장이 열리는데 양쪽 길옆으로 자루체로 녹차를 전시 판매하고 있습니다. 비가 오면 바로 보따리를 삽니다. 일부 지붕이 처져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노전판매입니다. 가격은 글쎄요! 너무너무 저렴합니다.

 

한국의 차농들 때문에 밝히기조차 미안할 정도입니다. 녹차를 정식으로 통관하면 관세가 580%입니다. 한국의 차농을 보호하기위한 일종의 관세 장막인 셈인데 관세를 전부내고 수입해도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한번도 중국 녹차를 한국에 들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 없지만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수입 가능한 상황입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의 차농들을 생각하면 다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차만 놓고 생각하면 국경이란 무의미 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구촌 시대에 품질 좋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 결국엔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한국의 차농들도 보호 장벽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노력하여 한국적 특성을 잘 살린 차들을 개발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보이차의 고향 푸얼에 도착하니 자꾸만 생각이 많아집니다. 2007년 푸얼을 시단위로 격상시킨 후 정부 차원에서 푸얼의 옛 명성을 회복하기위하여 학술회의를 주최하는 등 홍보 활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도시도 꾸미고 각종 보이차 관련 기념 시설들도 정비 혹은 개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보이차의 중심은 시솽반나 멍하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육대차산과 신육대차산으로 일컫는 차산들이 모두 이곳에 있고 일반차 시장의 최대 생산업체, 지금은 대익으로 바뀐 멍하이 차창도 이곳에 있습니다. 라오반장을 개발하면서 일시에 고수차 시장의 영도자(링다오領導)라고 불려 지게 된 진성차창 또한 이곳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보이숙차 발효 기지로서의 멍하이의 위상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이숙차의 발효는 물과 공기 해발 등의 환경 요인이 크게 영향을 끼치는데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차들도 멍하이로 가져와서 발효시키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보이숙차로 유명한 추병량대사의 해만차창도 차창은 쿤밍 근처의 안닝(安寧)에 있지만 발효 기지는 멍하이에 있습니다.

 

기타 보이차 생산에 필요한 창고 등 각종 시설들도 멍하이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제가 보기에는 푸얼이 보이차 중심도시의 명성을 되찾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오히려 멍하이가 보이차 원료기지로서의 위치를 넘어서 햇차 판매시장도 점점 확장되고 있는데 조만간 전 세계 보이차의 수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푸얼을 떠납니다. 멍하이 까지는 징홍을 거처 두 시간 반 정도면 도착합니다. 이번 여정에서 쿤루산을 새롭게 발견한 것만으로도 만족입니다. 내년에는 형편이 되는데 로 조금이라도 생산해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차위엔시장에서 올해 푸얼차구에서 생산된 여러 산의 햇차들을 시음했는데 라우샨(老烏山)의 차가 특별히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제 여정의 목적은 아직은 덜 알려졌지만 차품이 괜찮은 지역을 찾는 것입니다. 이미 가격이 오를 만큼 오른 유명 차산은 방문하는데 의의가 있고 좋은 차를 선택하는 표본을 수집하는 정도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에 우연찮게 발견한 징구(景谷)현의 라우샨차가 또 하나의 수확이랄 수 있겠습니다. 가격 대비 품질이 괜찮은 차였는데 푸얼에서 가는 데만 일곱 시간 걸리고 우기인지라 가을로 탐방을 미룰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임시로 선택된 차산들은 기회가 닫는 데로 반드시 방문하여 차산의 환경과 차농의 인품 등을 재차 확인합니다. 문제가 없을 경우 오운산의 제조방식을 설명하고 일정한 양식의 계약을 합니다. 그리고 봄차를 생산할 때 다시 방문하여 차품을 확인하고 만족할 수준의 차품에 다다랐다면 애초에 계약한 금액을 전부 지불하고 모차를 수매합니다. 만약 차품에 문제가 있거나 약속한 것과 다른 부분이 있을 경우는 계약금으로 지불한 금액만큼만 차를 가지고 오고 두말없이 빠이빠이 입니다.

 

제가 평소에는 그냥 성격이 원만한 편이지만? 차를 선택할 때만큼은 날카로워 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중국 실정상 대충대충 하다가는 낭패 보기 쉽습니다. 문제는 역시 사람입니다. 어렵게 좋은 차산을 발견하고도 차농을 잘못만나면 만사가 허사입니다. 몇 번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다행히 제가 사람 보는 눈은 조금 있고? 인복이 있어서인지 아직까지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올해부터는 저희 초제소가 완성되어 멍하이 근처의 차산들은 일부 직접 생잎을 수매하여 가공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심심산골 곳곳에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는 경쟁력 있는 차산을 색출하여 좋은 차를 생산하자면 한두 군데 초제소를 직접 운영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차 철마다 모든 곳을 찾아가서 직접 생잎을 수매하고 가공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꼭 좋은 차를 생산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역시 사람입니다. 차농들과의 합리적인 유대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원료는 차산에 있지만 그 원료를 가져오는 것도 사람이며 가공하는 것도 사람입니다. 나아가 제품으로 생산하는 것도 사람이며 결국 마시는 것도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이 연결고리에서 하나라도 삐끗하면 결코 좋은 차는 생산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운산이 멍하이 현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차농들과의 관계 설정입니다.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돈으로만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제가 진정으로 좋은 차를 생산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보여주고 인간적으로 그들의 삶과 사고방식을 이해해주고 협조를 구하는 도리밖에 없습니다.

 

쿤밍 차박람회를 참가하기위해 멍하이 집을 나선지 열흘 만에 돌아갑니다. 멍하이도 이역만리 타향인건 마찬가지지만 직접 집을 짓고 생활한지 삼년이 넘어서인지 이젠 제법 집 맛이 납니다. 요즘은 새벽닭이 아무리 패악을 부려도 니는 울어라 나는 잘 잡니다. 빨래가 한보따리입니다. 사나흘에 한 번씩 옷을 갈아입는데 쓸쓸 현지인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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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엽하는 농민

 

어제 빗길을 달려 미엔디엔(미얀마)을 다녀왔습니다. 차 철엔 원료 수급 때문에 바빠서 따로 시간을 내어 차산을 개발하기 어렵습니다. 미얀마는 시쐉반나에서 린창까지 길게 중국과 국경선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연결되는 통로가 여러 군데 있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멍하이를 출발하여 징홍(京紅)-동펑(東風)-따멍롱(大勐龍)-멍송(勐宋)-만산(曼傘)을 거쳐 중국 최후의 마을 뤼상춘(呂相村)을 경유하는 코스입니다. 만산에서 저희와 인연이 있는 젊은 부부를 동반하여 국경을 통과합니다. 오래전부터 기회가 되면 안내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이번에 시간을 내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에 결혼하여 두 살배기 딸내미 하나를 키우고 있는데 둘 다 첫눈에 선량하게 생겼는데 생긴 만큼 착합니다. 집안 어른이 하고 있는 고무나무 경작 일을 도와왔는데 기회가 되면 꼭 차업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입니다. 오랫동안 차업을 해온 사람보다 처음부터 아예 모르는 젊은 친구를 교육시켜서 우리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빗길이라 비포장도로에 접어들면 차가 휘청휘청합니다.

 

다행히 우리 차는 비록 중고차를 구입했지만 밑판이 높아서 비포장도로나 산길을 다니기에 적합합니다. 구입한지 삼년 만에 십만키로를 달렸으니 산길에 단련된 도부장의 운전 솜씨 또한 이젠 웬만한 산악 전문 레이서 못지않습니다...

 

저도 중국에서 따로 필기시험을 쳐서 운전면허증을 취득했지만 산길은 웬만하면 직원에게 맡깁니다. 뤼상춘은 하니족 마을인데 20여 가구가 살고 있고 주로 바나나 농장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마을을 지나 10여분 중국 국경 검문소가 나옵니다.

 

대나무 작대기 하나를 걸쳐 놓았는데 검문소라기보다는 톨게이트 개념입니다. 큰 차는 50위안 작은 차는 30위안의 통과료를 받습니다. 마침 젊은 친구의 마을 사람이 검문소를 지키고 있어서 무료 통과입니다. 다시 또 산길을 10 여분 달리면 미얀마 국경검문소가 나옵니다. 총도 들고 있고 제법 그럴 듯합니다 만 대나무 막대기 하나 걸쳐 놓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어디가냐? 뭐하러 가냐고? 묻습니다. 젊은 친구가 우리 자동차에 쓰여져 있는 석가명차와 오운산 상표를 가리키며 차업하는 사람인데 차밭 보러 간다니까 오케이! 세세! 그냥 통과입니다. 앞으로 종종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차농들에게 선물로 주고자 만든 오운산 다기셋드 두벌을 건네주고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건네니 자주 오랍니다...

 

근처에 사는 중국 사람들은 국경이라는 개념도 없이 그냥 편하게 왕래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 사람이라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중국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묻지도 않는데 굳이 밝힐 이유도 없습니다. 그래도 국경인지라 엄밀하게 말하면 밀입국이고 차를 가져오면 밀수가 되는 것이지요.

 

괜히 복잡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처음엔 다소 긴장도 하고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젠 좋은 차만 있다면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린창지역의 미얀마 국경지대인 고간이라는 곳은 아직도 내전중이라 수시로 총소리가 들립니다. 그래도 정말로 좋은 차가 있다면 방탄복 입고라도 찾아 가고픈 심정입니다.(쫌 심했나? 글을 써놓고 보니 약간 이상합니다...)

 

사실 현제 가격대비 가장 품질이 좋은 차는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한 편이지만 미얀마 쪽의 차라고 생각합니다. 윈난성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는 미얀마, 라오스, 배트남입니다. 미얀마가 접하고 있는 국경선이 가장 길고, 라오스는 이무 괄풍채와 가까이 있습니다. 베트남은 계단식 논으로 유명한 홍허 위엔양(紅河元陽)과 이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태국 차들도 가끔 보이는데 라오스와 인접하고 있어서 라오스 차들이랑 같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각 지역마다 독특한 차맛의 특징들이 있으나 대체로 가공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은 덜 알려졌지만 생태 환경과 차나무의 수령 또한 좋은 지역을 발굴하여 독자적으로 잘 개발한다면 좋은 고수 원료를 저렴한 가격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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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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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골동보이차에 대한 대부분의 글들은 중국인의 시각에서 본 결과물 들이었다. 이 책은 독특한 창고 환경으로 인해 발효될 수 있었던 홍콩시장을 조명한 것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골동 보이차 거래의 국제적인 마스터가 집필하였다.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명한 보이차의 실제 모습들을 볼 수 있는 풍부한 사진자료로서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실물을 사진으로 담아 골동보이차의 모습들을 친견할 수 있는 유일한 책이다.

 

특히 골동보이차 하나 하나에 대한 설명과 감평이 붙어 있어 접할 수 없는 이들에게도 쉽게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는 차문화계의 서적 중에서도 오랫동안 보관하고 소장할 수 있는 현재 한국에서 나온 골동보이차에 대한 마스터피스, 즉 최선본이라고 할 수 있다.

 

골동 보이차의 탄생

현존하는 골동 보이차 전부는 홍콩 지역에 있 창고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보이차는 중국 운남성에서 생산되어 내수 혹은 수출을 통해 여러 지역으로 유통되었으나, 홍콩을 제외한 어느 지역에서도 오래된 보이차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로지 홍콩 지역의 창고를 통하여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다.

 

골동 보이차 중에서 가장 오래된 차는 1910년대에 생산된 진운호와 홍표 송빙호 등이 있다. 진운호와 홍표 송빙호의 정확한 생산 연도는 알 수 없지만 문헌과 유통 과정을 통해 1910년대 차로 추하고 있으며, 이는 보이차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는 골동의 호급 보이차가 홍콩 지역에서도 여러 창고에서 쏟아져 나왔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 호급 보이차는 몇몇 차루(茶樓)에서 운영하 창고를 통해 1990년을 전후한 시기에 시장에 등장하게 된다. 그 이전에는 차의 존재조차 세상 밖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호급 보이차가 나온 대표적인 차루는 비교적 규모가 큰 돈황차루(敦煌茶樓)와 용문차루(龍門茶樓)이며, 이보다 규모가 크지 않은 곳으로는 육우차실(陸羽茶室)과 금산루(金山樓)가 있다. 현재는 1933년에 오픈하고 1976년 현재의 자리로 이전한 육우차실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다른 차루들은 홍콩 반환 시점인 1997년을 전후하여 모두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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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호급 보이차(1920~1960년대까지)

호급 보이차에 앞서서

 

1. 호급 보이차의 종류

1) 복원창(福元昌)

2) 송빙호(宋聘號)

3) 동흥호(同興號)

1920년대 동흥호·박지(同興號·薄紙)

1930년대 동흥호·후지(同興號·厚紙)

4) 동경호(同慶號)

쌍사동경호(雙獅同慶號)

용마동경호(龍馬同慶號)

5) 동창호(同昌號)

동창호·황금당(同昌號·黃金堂)

동창호·황문흥(同昌號·黃文興)

6) 정흥호(鼎興號) (홍표, 람표, 자표)

7) 경창호(敬昌號)

8) 강성호(江珹號)

9) 동창황기(同昌黃記)

10) 건리정송빙호·백지(乾利貞宋聘號·白紙)

11) 사보공명(思普貢茗)

12) 복록공차(福綠貢茶)

13) 맹경원차(猛景圓茶)

14) 말대긴차(맹경긴차, 정흥긴차)

15) 기타 호급 보이차

 

2. 호급 보이차 이해와 트렌드 변화

1) 현재 호급 보이차는 당시에 고급 보이차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2) 호급 보이차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물이 발효이다

3) 현재 남아있는 호급 보이차는 아차나 산차로 만든 차가 없다

4) 선 발효 제다법의 등장에 따른 숙차의 탄생

5) 호급 보이차 가격 형성의 특징

 

저자 소개

 

글 김경우

1969년 경남 의령 출생.

1999년부터 차와의 인연으로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서 차와 차도구 전문점인 명가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 매월 중국과 대만을 다니면서 중국차를 연구하고 있다. 2004년과 2006년에는 중국차를 마시기 위한 다구이자 예술적 품격을 지닌 중국 자사호 작가를 직접 초청, 국내에서 전시회를 가져 많은 사람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주요 저서로 중국차의 이해, 중국차의 세계가 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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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이 일기 32 - 병차 찍기 -

 

병배가 완료된 모차는 일단 창고에 보관하였다가 순서가 되면 압병실로 옮깁니다. 압병(壓餠) 방법은 전수공과 반수공 자동으로 나뉘는데, 전수공은 압병할 때 돌로 만든 석모(石磨)만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먼저 상자에 들어 있는 모차를 한상자 씩 오픈하여 작업다이에 솟아 붓고 저울로 원하는 양만큼 정해진 무게를 측정합니다. 대량 생산하는 차들은 흔히 병차의 앞면과 뒷면 그리고 중간에 들어가는 모차를 구분하여 측정합니다.

 

일반적으로 백호가 많은 여린 잎은 앞면에 깔고 중간에 들어가는 모료는 다소 크고 파쇄된 잎을 넣습니다. 차맛의 좋고 나쁨은 찻잎의 크기와 모양과는 상관없습니다. 참고로 경매, 나카 지역의 고수차는 잎이 작고 검은 편이고, 이무 지역은 줄기가 길죽한 편이며 노만아, 파량 등은 백호가 많고 광택이 있습니다.

 

흔희 보기 좋은 떡이 맛있다는 논리로 차를 눈으로만 보고 마시지도 않고 평가하는 분들이 있는데 자칫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스텐으로 각종 차의 무게에 맞게 제작한 원통형의 도구에 바짝 마른 모차를 담습니다. 그리고 물을 끓여서 수증기가 치솟고 있는 곳에 바닥에 구멍이 송송 뚫린 모차를 담은 원통형의 도구를 잠시 올려놓습니다.

 

10초 전후의 시간이 지나면 통속에 수북하던 모차가 습기를 잔뜩 머금고 착 가라 앉습니다. 그리고 약간 두꺼운 마로 각종 차의 형태에 맞게 제작한 포대기에 촉촉한 모차를 옮겨 담고 사이즈에 맞게 주물러줍니다. 자동은 기계로 압착하여 완성하는 방식이고, 반수공은 우선 기계로 살짝 눌러서 틀을 잡은 다음 석모로 눌러서 완성하는 방식이며, 전수공은 처음부터 석모로 눌러서 완성하는 방식입니다.

 

기계를 사용하는 방식은 중, 대형 차창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대량 생산에 적합한 방식입니다. 석모를 사용하는 방식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소형 차창에서 주로 많이 사용하였는데, 지금은 대부분 반자동식인 기계와 석모를 같이 사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30kg전후의 돌을 맷돌처럼 둥글게 깎아서 윗부분에 손잡이를 만들어 들었다 놨다 하는 방식입니다. 평평한 공간에 나무판자를 깔고 그 위에 차창의 규모에 따라 적당한 개수의 석모를 올려놓고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사용합니다. 전수공인 경우 압력이 부족하면 사람이 석모위에 올라타서 꼰들꼰들 좌우로 몸을 움직여 압력을 조절합니다.

 

기계를 사용하면 압력을 조절하는 장치가 있어서 편리합니다. 기계 한 대로 하루에 1000여편의 병차를 압병할 수 있고, 석모를 사용하면 차의 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21조로 보통 500편 정도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압력의 정도는 제작자의 의도에 따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강하게 하면 향을 보존하기에는 좋지만 모차의 훼손이 심하고 발효가 더딜 수 있습니다. 약하게 하면 병면이 아름답고 발효 속도도 빨라지지만 운송과 보관의 불편함이 있습니다.

압병 할 때는 손가락이 다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하고 특히 사용하는 수증기의 물은 아주 중요합니다. 반드시 깨끗한 물을 사용해야하는데, 바짝 마른 모차에 수증기가 들어가면 차맛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압병 후 건조 과정을 거쳐 다시 원래의 무게에 도달하게 합니다만 물속의 성분이 모차에 남아서 차맛을 변화 시킬 수 있습니다. 하관 차의 특유한 향이 이 물맛에서 기인한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러나 설은 설일 뿐 물의 영향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하관차의 연기 향은 원래부터 가진 원료의 특질이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오운산은 반자동식 압병을 하며, 다소 번거롭지만 생차 제작 과정에서 사용되는 모든 물은 증류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막 압병한 차는 그야말로 따끈따끈합니다. 고온인 수증기의 영향입니다. 혹자는 압병할 때 분출되는 고온의 수증기가 살균 기능을 한다는데 죄송하지만 모르는 말씀입니다.

 

뜨겁긴 하지만 10초 전후의 증기로 살균할 정도는 아닙니다. 증기가 들어오는 아래쪽은 뜨겁지만 위쪽은 그냥 따뜻한 정도입니다. 더구나 후발효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보이차를 생산 단계에서 살균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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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료 섞기 -

 

513일 귀국하여 18일부터 시작한 대구차박람회에 참가하고 24일 다시 운남으로 돌아 왔습니다. 213일에 출국하여 3개월 만의 귀국이라 늘 응원해주시고 도움주시는 분들을 만나 뵙고 인사라도 드리고 싶었지만 지금 막 차창에서 올해 오운산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서 급한 일들만 처리하고 서둘러 들어 왔습니다.

 

68일 서울박람회에 맞추어 다시 귀국하는데 그때는 부산에서 15일부터 열리는 박람회에도 참가할 겸 한달정도 한국에 머물 생각입니다. 대구박람회에서 올해 저희가 생산한 샘플 차를 시음한 많은 차인들이 한결같이 격려의 말씀들을 해주셔서 늘 바쁘지만 하루하루 보람찬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 오운산에서 선택한 각 지역에서 생산된 보이차 원료인 모차는 일단 전부 차창으로 보냅니다. 차창의 한 모퉁이에 모차를 배합할 수 있도록 준비된 공간이 있습니다. 사각형으로 낮게 담을 치고 바닥엔 타일을 깔아서 섞을 때 이물질들이 들어가지 않도록 합니다. 한지역 같은 차밭에서 같은 날 생산된 차라도 상자마다 약간씩 맛의 차이가 있습니다.

 

단주를 생산해보면 심지어 바로 엽의 한그루 한그루의 차맛 차이도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품을 생산하기 전에 제품의 균일한 맛을 위해서는 반드시 모든 상자를 열어서 다시 골고루 섞어 주어야 합니다. 더구나 다른 지역의 차들을 섞어서 병배를 할 때에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정확한 비율을 맞추어 골고루 분배하고 여러 번 뒤집기를 해 주어야 합니다. 보통 두 세군데 지역의 차들을 병배 하는데, 병배 지역이 많을수록 더욱 어렵습니다.

 

참고로 오운산의 2016년엔 멍하이의 6개 지역 고수차를 병배 하였는데, 올해는 생산량의 감소로 인한 가격 폭등과 지역별 맛의 차이가 큰 편이라서 좋은 원료를 확보하기가 아주 어려웠습니다. 이산 저산의 차들을 상자마다 일일이 시음하고 조금씩 구하다보니 2017은 모두 10개 지역의 고수차 원료가 들어갔습니다.

 

모두 멍하이 지역이기는 하지만 작년과 같은 차밭의 원료는 두 곳에 불과하고 8개 지역은 모두 다른 차밭의 고수차입니다. 보이차 제작에서 다른 과정은 대부분 기계의 힘을 빌려서 생산할 수 있지만 소량의 고수차 병배 과정만큼은 순전히 사람의 손으로 감각으로 할 수 밖에 없습니다.(최근엔 대형 차창에서 대량의 모료를 섞을 때는 기계를 이용하기도 한답니다.)

 

먼저 널찍한 공간에 병배 할 모료중에서 양이 가장 많은 모료를 맨 아래에 일정한 두께로 넓게 펼쳐줍니다. 그런 다음 열십자로 사람이 이동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듭니다. 그리고 네 부분으로 나눠진 공간에 양이 적은 순서대로 정확히 사등분을 하여 골고루 뿌려줍니다. 마지막으로 두 번째로 많은 모료를 맨 위에 사등분하여 덮어 줍니다.

 

그리고 한부분 씩 삽으로 세 번정도 뒤집어 줍니다. 일차, 이차, 삼차 뒤집기를 한 다음 다시 상자에 십키로그람 씩 담으면 병배가 완료됩니다. 간단하게 병배 하는 과정을 소개해 드렸습니다만 사실은 괭장히 고단한 작업입니다. 특히 뒤집기를 할 때는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연 찻잎 가루들이 날리기 때문에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됩니다.

 

요즘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나날이 보도되고 있는데, 찻잎 가루라고해서 먼지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주로 찻잎에 붙어있는 백호 즉 하얀 털들이 뒤집는 과정에서 탈락하여 날리는 것입니다. 모차를 분배하는 과정에서도 찻잎 가루들이 날리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주로 병배 과정만 감독하고 뒤집기를 할 때는 직원들에게 꼭 마스크를 하라고 당부하고는 밖으로 도망가는 편입니다만 중간 중간에 한번씩 돌아와 보면 대부분의 직원들은 답답하다며 마스크를 벗어 던져버리고 작업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건강에 해롭다고 몇 번이나 당부해도 무작정 괜찮다며 잘 듣지를 않습니다.

 

특히 오운산은 다른 업체들처럼 대충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병배하기로 직원들끼리 소문이 나 있어서 때론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러운 마음에 병배가 있는 날 저녁엔 꼭 비계살이 많은 삼겹살을 구해서 다같이 구워먹습니다. 옛날에 광부들이 진폐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많이 먹었다는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녁에 숙소로 돌아와 기침을 하면 새까만 가래가 솓아져 나옵니다. 겯에서 감독만 하는 제가 이정도인데 직원들은 어떨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합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일정한 품질을 보증하고 맛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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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이 일기 26 - 차농들의 진화 -

 

오늘은 저희가 차를 생산 하면서 매일 같이 만나고 있는 차농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해마다 봄철이면 전 세계에서 보이차업을 하는 분들 또는 마니아 분들이 윈난성으로 몰려듭니다.

 

윈난성에서도 시솽반나 멍하이는 노반장을 비롯한 유명 고수차 산지가 집중되어 있고 전통적 보이차 산지인 이무 지역 또한 가까이에 있어서 보이차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방문하고 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엔 날씨나 온도가 보이숙차의 발효에 최고의 조건을 갖춘 곳으로 알려지면서 린창이나, 푸얼 등에서도 원료를 멍하이로 옮겨와 발효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보이차를 압병하는 차창도 빠공리(8키로)라고 부르는 멍하이 도심에서 8km 거리에 있는 지역에 공단 형태로 집중되어 있고, 각종 모차 보관 창고도 집중적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모차 시장은 기존의 멍하이 시내에서 신시가지를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신하이화위엔(鑫海花園), 하오위차청(浩宇), 찌아밍차후이(佳茗), 티엔푸샹차예시창(天福祥), 쓰하이차청(四海)등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600여 곳에서 최근에 3000여 곳으로 증가하였는데 지금 짓고 있는 가게까지 합하면 조만간 5000여 곳을 상회할 것 같습니다. 멍하이가 보이차 생산 전진기지에서 점차 적으로 수도로 변모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보이차 가게가 갑자기 이렇게 늘어난 이유는 물론 보이차 음용 인구의 증가에 따른 산업의 발달에 기인할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과 달리 현제 멍하이에 있는 가게의 80%정도는 차농들이 오픈한 가게입니다. 고수차 가격의 폭등으로 인하여 차농들에게 여유 자금이 생기고, 옛날엔 큰 차창에 생엽을 납품하던 단계에서 초제소를 짓고 가공하여 모차를 납품하는 단계로 발전하더니 지금은 시내에 가게를 오픈하여 직접 손님을 상대하는 단계로 진화한 것입니다. 차밭을 가지고 있는 많은 차농의 자손들이 이미 멍하이에 가게를 오픈했거나 준비 중에 있습니다.

 

더러는 일찍이 외지에 나가서 이런 저런 직업을 전전하다가 찻값이 오르면서 고향으로 돌아온 분들도 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부모들이 가게를 차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아가 아직은 소수지만 직접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차박람회 등에 참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차농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역시 원료의 자가 조달일 것입니다. 자기 차밭에서 자기가 수확하여 자신이 가공한 원료이기 때문에 원가 제로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생잎이나 모차를 수매하여 생산하는 저희와 비교하면 훨씬 유리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아이러니 하게도 차를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늘 차밭 가까이 자라왔고 일상처럼 차를 생산해 왔으면서도 차의 가치가 오늘날 이렇게 폭등하기 전까지는 한 번도 집중해서 차를 마시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쩌다 찻값이 오르니 생계형으로 차업을 시작한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차에 관한 역사나 맛의 철학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무지한 편입니다.

 

참외 밭 주인이 참외 맛을 잘 알까요?

참외 장사가 잘 알까요?

제가 생각하는 정답은 참외 사먹는 사람이 가장 잘 알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차도 많이 집중해서 마셔본 사람이 맛을 가장 잘 압니다.

 

괜히 죄 없는 차농들을 폄하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농사꾼이라고 평생 농사만 지으라는 법은 없지요.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좋은 자산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정말 좋은 차 만들어서 차 업계에 우뚝 서는 차농이 출현하기를 바라는 바도 있습니다. 다만 잠 안 오는 날 구름의 남쪽 한편에서 생각하니 세상이 이렇게 어지러운 건 저마다 자신의 자리를 모르거나 알고도 내팽개치고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농사꾼은 농사 열심히 잘 짓고, 장사꾼은 양심껏 장사하고, 정치꾼들은 정치... 아이고 마 잘 쫌하고, 차인들은 좋은 차 잘 구분해서 마셔주면 좋은 세상 될 것 같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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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공장에서 살청하는 모습

 

멍하이 일기 22 살청(殺靑가마솥에서 찻잎 덖기)

 

위조 즉 시들리기가 끝난 찻잎은 가마솥에 넣어서 덖어 주는데 이 작업을 살청이라고 부릅니다. 푸름을 죽인다? 어감에서 오는 섬뜩함이 약간 거슬리지만 멍하이에서는 현제 거의 고착화된 용어입니다. 그런데 살청을 끝내도 푸름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습니다.

 

살청 시간이나 가마솥의 온도에 따라 색깔은 약간씩 차이가 나는데 비교적 고온이라고 할 수 있는 200도에서 덖으면 녹색이 두드러지고 100도 정도에서 덖으면 연황색 계통이 됩니다. 녹차 같은 경우에는 300도 전후의 가마솥에서 여러 번 덖기 때문에 그야말로 녹차가 되고, 살청을 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점점 산화되어 검은색 계통으로 변합니다. 살청 역시 생산자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오운산은 전통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느린 살청법을 택하고 있는데 솥의 온도는 100 ~ 150도 정도로 맞추고 40분가량 덖기를 계속합니다. 처음엔 약간 고온으로 시작하고 점점 솥의 온도를 낮추어 줍니다. 보통 생태차는 30분 정도로 끝내고 고수차는 좀 더 시간을 길게 해줍니다. 그날의 날씨에 따라 찻잎의 상태에 따라 조금씩 시간과 온도를 조절합니다.

 

어떤 곳은 솥 온도를 높여 10분 만에 살청을 끝내는 곳도 있고 또 다른 곳은 솥 온도를 80도 이하로 조절하여 아주 느리게 살청하는 곳도 있습니다. 어느 방법이 꼭 좋다고 저는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에 맞는 차를 만들면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철학 없이 그저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라면 저는 멀리 하겠습니다. 그 차에 맞는 최선의 가공법을 연구하고 원료의 가치를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옳은 일일 것입니다.

 

살청 기계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데 전기를 이용하는 것과 목재로 불을 지피고 기계로 솥을 돌리는 방식의 반자동씩도 있습니다. 고수차는 아직도 대부분 손으로 직접 덖는 경우가 많고 소수차들은 점점 기계를 이용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손으로 직적 살청한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미숙한 사람이 대충하는 것 보다는 기계 살청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일손을 구해서 살청을 하자면 고수차는 1kg80위안 소수차는 30위안 정도의 인품이 듭니다. 그런데 어떤 차는 1kg30위안도 안 되는 것들도 시장에 있습니다. 원료비용, 채엽비용, 살청비용, 그 외 기타 가공비용을 합하면 일반적인 차농이 생산한 차는 아무리 저렴하게 팔아도 70원 이하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너무 저렴한 차는 대형차창에서 대량 제배하여 기계 가공한 차이거나 문제가 있는 차일 수 있으니 조심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살청의 주요 목적은 차를 익히는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들리기를 통해 어느 정도 줄어든 찻잎속의 수분을 더욱 줄여주고 유념 즉 비비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처음엔 찻잎을 솥에 넣고 약간 빠르게 뒤집기를 하는데 싱그러운 풋내가 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풋내가 가시면서 향긋한 단내가 올라오고 마지막엔 약간 고소한 향기가 납니다. 경험이 쌓이다보면 덖는 과정에서도 고수차인지 소수차인지 대충 구분이 가능합니다. 고수차는 비교적 무겁게 느껴지고 소수차는 가볍습니다.

 

차농들은 흔히 모차를 손으로 들어보고 차를 구분하곤 하는데 원시적이지만 비교적 정확합니다. 저도 매번 한손으로 들어서 무개를 가늠해보곤 하는데 확실히 고수차가 조금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차농들처럼 맛도 안보고 차를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다만 참고할 뿐이지요! 여러분들도 기회가 닿으면 한번 시험해보세요 아주 신기합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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