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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이 일기 주인이 거주하는 곳

 

멍하이에서 보이차를 만드는 한국 사람이 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 가게로도 차철이 되면 종종 한국 분들이 찾아오십니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분들 또는 인터넷으로만 아는 분들 그리고 저와는 일면식도 없지만 조금씩 자기만의 차를 만드시는 분들 다양하십니다.

 

멍하이 시내에 가게를 열고 한국인 이름으로 정식으로 유한공사를 오픈한 것은 제가 처음이지만 징홍이나 쿤밍에서 저 이전에 사업자등록을 하신 분들은 몇 명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본인 명의로 직접 한 경우도 있겠고 상황에 따라 부인이나 현지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용하고 계신 분들도 있습니다. 모두들 일찍이 윈난으로 와서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보이차 시장을 직접 개척하신 분들입니다. 2014년 저희가 오픈을 준비할 때부터 여러모로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신 분들도 많습니다.

 

손님들 중에 다른 분들이 만든 차에 대하여 물어보는 분들이 계십니다. 멍하이에서나 한국에서도 가끔 다른 분들이 만든 차도 시음하지만 저는 가급적이면 평가를 자제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한국 분들이 만든 차는 각자 나름대로의 주관을 가지고 열심히 만들었는데 섣부른 평가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고 혹여 누가 될 수도 있겠기에 조심스럽습니다.

 

그렇다고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차맛이란 일종의 문화 맛이기도 하기에 그 맛의 가치를 개인의 주관으로 평가하고 재단하는 것은 오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잘못하면 자기가 만든 차는 무조건 최고고 다른 분이 만든 차는 모두 아닌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열정의 오류라고 할까요? 자신의 일에 너무 깊이 파묻히다보면 다른 세계가 잘 안보일 때도 있습니다. 저도 늘 경계하고 있지만 가끔 자신도 모르게 경거망동하고 있는 꼬라지를 볼 때도 있습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 특히 경쟁 관계일 수도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제일 조심해야 될 일이 아닌가 합니다. 일을 떠나 사람에 대한 예의가 우선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가끔은 신분을 밝히지 않고 그냥 다녀가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괜찮습니다. 언젠가 터놓고 좋은 이야기 나눌 때도 있겠지요. 이역만리 타향에서 한국 분들을 만나서 한국말로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언제든지 서로 알고 있는 정보들을 나누고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오운산을 제가 중국 땅에 설립한 목적은 보이차의 본 고장인 멍하이에서 한국인의 시각과 기술 그리고 한국인의 사상으로 보이차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입니다. 제가 평생 꿈꾸어 오던 차를 직접 만들어 당당히 한국인이 만든 보이차를 세계인들에게 선보이고 싶어서입니다.

 

한국으로도 물론 오운산 제품이 들어갑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주요한 시장은 우선 중국에 있고 나아가 전 세계에 지점망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아직은 꿈으로만 머물러 있는 부분이 많지만 언젠가는 결실을 맺고 싶습니다. 그럼으로 저는 차업을 하던지 안하던 상관없이 한국에서 오신 분들을 멍하이에서 만나면 무조건 반갑습니다. 그분들을 결코 경쟁 관계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언제든지 부족하지만 조금이라도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원래부터 숨기고 감추고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면 마음 편합니다. 다른 차보다 보이차에 있어서는 아직도 약간의 비밀스러운 경향이 있는데 알고 보면 별것도 아닌데 괜히 감추고 비밀스럽게 하기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장사를 하는 입장이니 상대방도 이해할 수 있는 적당한 이윤은 꼭 필요합니다. 그렇게 당당하게 사람들과 교류하고 각자가 필요한 부분을 충족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지요.

 

제가 지금 쓰고 있는 멍하이 일기는 그야말로 있는 그대로입니다. 멍하이 가게 입구에 각 지역의 모차 가격을 그때그때 표시하는 LED 전광판을 걸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시는 손님들에게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합니다. 가게로 들어와서 전시되어 있는 차들을 시음하고 원료를 조금씩 구해달라는 분이 있는데 표시된 가격에서 약간의 이윤을 더하여 구해드리곤 합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나 사람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96년 처음 장사를 시작하고 2001년 본격적으로 차업을 시작하면서 늘 가슴에 새기고 있지만 때론 일에 지치고 사람에 지칠 때도 있습니다.

 

멀리서 기름 달카가메 오신 손님, 와 주신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물건 값까지 물어주시니 어찌 고맙지 않으리오!” - 울엄마 말씀 -

 

한국 가게 입구에 굵은 매직으로 쓰 놓은 글귀입니다.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언젠가 어머니가 하신 말씀을 써놓은 것인데 볼 때마다 부끄럽습니다. 최근엔 한국에 있는 날들도 점점 줄어들어서 가게를 찾아주시는 소중한 분들께 인사도드리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다행히 최실장을 비롯한 전 직원이 저의 빈자리를 잘 매워주고 있어서 마음 놓고 제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사족 -

 

멍하이 일기는 제가 윈난성 멍하이에서 보이차를 직접 생산하면서 알게 된 여러 가지 보이차 관련 지식과 정보 그리고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해 드리고자 개설 되었습니다. 어려운 와중에도 10여년 혼신의 노력으로 한국 최대의 차 관련 불로그로 자리 잡은 석우연담에 멍하이 일기를 초대해주신 박홍관 선생님께는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길어지다 보니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사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주로 보이차 관련 이야기들을 해 왔습니다만 제가 차업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주로 오운산 관련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차업을 하는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는 블로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늘 한국. 중국을 오가다보니 때로는 시간에 쫓기게 됩니다. 멍하이 일기는 애초에 계획한데로 내년 햇차가 출시되기 전까지 100호까지만 연제할 예정입니다. 여러분들의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 보이차 업계가 옛날에 비하여 많이 투명해 졌지만 아직도 여전히 구름 잡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멍하이 일기가 좀 더 밝고 정직한 차의 세계를 열어 가는데 조금이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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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개정판과 2006년 초판

 

2006년에 발행한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는 발행된 지 10년이 넘었다. 이 책은 중국 대륙의 13개 성의 차 생산지에 대한 보고서와 같은 책으로 초판을 낼 당시에는 흑차가 유행하지 않았던 시기여서 6대 다류(녹차, 백차, 청차, 황차, 홍차, 흑차) 가운데 흑차와 관련한 내용이 적었다.

 

2011년 개정판으로 내면서 15개 성의 차로 확대되고 많은 부분이 수정이 증보되었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중국 홍차’, ‘흑차’ ‘보이차부분에 관해 보완하여 개정판을 내고는 이 책에 대해서는 잠시 잊고 있었다.

 

이 책의 여백을 활용한 사례

 

1018일 예천에서 활동하시는 이재은 선생님을 <한국현대차인> 개정판 계보 관련해서 만나는 자리에 티웰에서 발행한 책 몇 권과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개정판을 선물로 가져갔다. 선생님은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초판본을 가지고 나오셨다.

 

이 선생님은 이 책을 가지고 중국차 수업에 교제로 이용하는데 좋은 차들을 모두 구입해서 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정확한 사진이 있어서 참 유용하게 활용한다고 하시며 보여주시는데, 저자로서 초판본을 보니 부끄럽기도 하였다.

 

백호은침

초판을 낼 당시에는 이만한 자료가 책으로 공개되었다는 것 자체가 큰 이슈였고, 많은 분들이 중국차를 공부하는 데 참고도서 또는 교제로 이용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독자가 이렇게 책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니 부끄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였다. 이런 방법으로 중국차를 공부하는 젊은 독자들이 있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실제로 보기는 처음이다.

 

무이암차/백계관(책 내용의 일부)

 

요즘 젊은 층에서 중국차 공부하는 분들이 많은데, 혹시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를 가지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여백에 해당하는 차의 일지를 작성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차 생산 현장을 확인하고 기록한 내용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1. 차 사진은 슬라이드 필름으로 매우 정교하게 촬영되었다. 그래서 찻잎을 원색으로 감상할 수 있다. 엽저 사진은 차의 특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매우 귀한 자료이다.

 

2. 중국차 현장의 필담에서는 이런 차들이 만들어지는 환경과 인물에 대한 역사적 가치를 기록하였다.

3. 부록에서는 차가 생산되는 지역의 대표적인 차 이름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참고로 목차를 보면

 

PART . 중국차

. 중국의 와 산지

. 가공방법이나 발효 정도에 따른 중국차의 분류

. 중국차에 이름을 붙이는 법

. 중국 찻잎의 외형 용어

PART . 녹 차

강산녹모단 개화용정 경산차 경정록설

계평서산차 고교은봉 고장모첨 고저자순

금산취아 남경우화차 노죽대방 둔록

도균모첨 말리용주 말리화차 몽정감로

무석호차 벽라춘 보이청병(병차) 복건녹아(산차)

복건녹아 서성난화 석순취아 선은공차

수창향자 송양은후 수공예차 신양모첨

쌍정록 안길백차 안탕모봉 안화송침

여산운무 관장모첨 오자선호 용계화청

용정군체종 43龍井 용정차(사봉용정) 육안과편

은시옥로 임해반호 자양모첨 자연차

자조차 죽엽청 중경타차 협주벽봉

차운산모첨 천강휘백 청성설아 태평후괴

태평후첨 화산취아 황산녹모단 황산모봉

화산은호

 

PART . 백 차

백모단 백호은침 수미

 

PART . 청 차

대우령 대홍포 동정오룡차 모해

목책철관음 무이수선 문산포종차 반천요

백계관 백호오룡 본산 봉황단총

사계춘고산차 수금귀 아리산오룡 안계철관음

안계황금계 영춘불수 육계 철라한

수선병차

 

PART . 홍 차

기흥 의흥홍차 운남고수 홍차 일월담홍차

운남전흥 정산소종

 

PART . 황 차

곽산황대차 곽산황아 군산은침 몽정황아

 

PART . 흑 차

공첨 보이숙차 보이숙차(산차) 보이차고

복전차 상첨차 육안차 육보차

천량차 천첨 청전 흑전차

 

PART . 중국차를 우리는 차도구

. 다기(茶器)종류

. 도구와 차 내는 법

. 자사호(紫砂壺)의 세계

 

PART . 중국차, 현장의 필담

한국인은 당신들이 처음입니다.

홍차, 그 전설의 고향

기문홍차의 위조공정에서의 손맛

천량차(千兩茶)를 만들며 바로 내일을 보지 않는다

천량차의 원조, 백량차(百兩茶)

황산지역에서 용정차를 만들다

육안과편의 고차수 신()

육안과편의 조홍과 복홍

오룡차의 위조, 전통과 현대

유명한 만 명차가 아니다

차 상인의 비장품

삼천차를 담은 대나무 바구니

디지털 시대의 육감

600년 된 고차수 봉황단총

화교의 자본으로 차 생산지 개발

보이차의 연대

차밭은 그 차제가 산업공단이다

이제 는 자존심이다

반가운 미소

긴압차

차의 보존은 연구자료이다

희망의 차밭, 태평후괴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맛

화원 속에서 자라는 나무

대홍포는 옛날의 대홍포가 아니다

넉 잔에 담긴 無我

중국 다예표연 감상기

차를 품평하는 사람보이차 공장에서 대접한 봉황단총

문화예술인들이 모이는 차관

보이차와 함께 마신 진년(陳年) 귤피 차

에필로그

차와 차산지

참고문헌

 

티소믈리에 자격증에 관심있는 분들께 필독서로 추천한다.

 

최근 국내외 차(, tea)와 관련된 소식을 분석해 보면 티소믈리에 자격증에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많은데 이 책은 <티소믈리에>과정에서 배워야 할 배경 지식을 가장 폭넓게 다루고있다. '중국 사람이 즐겨마시는 차'가 어떤 것인지, 중국인의 차생활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차의 선진국인 중국에서 차를 15개 성을 중심으로 실제 현장을 조사하고 기록한 것으로 살아있는 내용을 배경지식으로 공부할 수 있는 책이다. '중국차효능'에 대한 약리적인 면을 다룬기 보다는 중국차의 실질적인 연구를 위한 것으로 차와 사진을 정확하게 비교해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특히 차의 본질적인 내용에 대해서 학문적인 연구나 차품평사, 티소믈리에, 다도 자격증 등과 관련있는 공부에 기초가 되는 책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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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군일(陈军日) 대표

 

중국에서 보이차 거래 최고 시스템을 운영하는 동화(東和茶叶) 진군일(陈军日) 대표를 9월 17일 오전 우림고차방 리조텔 차실에서 만났다. 

 

진군일 대표는 동화 대표이면서 우림고차방 부대표다. 대익보이차와 경쟁구도에 있는 우림고차방에 대한 미래지향적으로 보고 있는 차오보(曹博)의 소개로 우림고차방 한국 총판 관련일로 만나는 자리에 필자도 동석하게 되었다. 

 

우림고차방 자료실

 

차오보 씨는티웰에서 발행한 보이차도감과 아름다운차도구 잡지를 소개해 주었다. 현재 초판은 출간되었지만 2018년 개정판을 만들면서 우림 고수차를 넣는 부분에 대해서 의논하였으며, 대표성 있는 차를 넣는 부부에 대해서만 이날 협의를 보았다. 진군일 대표는 우림고차방 임원 가운데 4명 만이 동행하여 볼 수 있는 원료 창고를 안내받아 자리를 이동하였는데, 우리가 안내된 곳, 실로 대단한 규모의 모차 보관창고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 박홍관 - 교보문고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는 형설출판사에서 발행된, 일명 ‘중국차도감’으로 더 많이 알려진 책이다. 대부분 차 산지를 방문하여 그 지역의 정확한 품종을 확인

product.kyobobook.co.kr

 

우리가 어떤 회사를 방문하면 생산시설을 견학하는 수준이고 그 기업의 국내외적인 활동을 영상으로 보는 것이 추세라면, 진대표는 보이차를 긴압하여 완성품을 만들기 위해 준비해둔 모차를 등급별로 보관된 창고를 공개한 것이다. 그리고 조만간 출시할 숙차이면서 악퇴과정을 마치고 선별할 때 만 선별한 제품을 박스채로 보여주었다. 우리는 향을 맡고 만져보기도 하면서 숙차가 이렇게 완성도가 높은 상품이 되어 어떻게 마캐팅을 거쳐 시장에 나올지 궁금해 졌다.

 

산지와 채엽일자 기록

 

고차수로 만든 모차 창고에서는 모든 박스에는 채엽일자가 있고, 생산 시기와 작업자 이름이 있다. 특별한 모차 3종류를 꺼내어 설명을 한다. 보이차유통 최고 기업의 수장으로 이곳에서 차 하나하나에 대한 상품의 특성을 알고 설명해 주는 모습은 단순한 마케팅만으로 이끌고 가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원래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것이지만 차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과 마케팅 방향까지 꿰고 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보이생차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라고 할 만한 기업이 이런 자신감으로 준비되어 새로운 상품 하나하나 출시 할 때 다른 기업과의 차별성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돈 50억 위안의 모차가 모여있다는 것만으로 우림 고차방은 새롭게 보이차 시장에서 큰 방향을 지시해 주고 또 그들의 방식으로 시장을 끌고 갈 공산이 큰 편으로 보인다.

 

진군일 대표를 만나기 전에 직원을 통해서 우림 자료실에 안내 되었다.

보이차 자료실은 다른 건물에 있는데 2층 전체가 자료실이다. 우림에서 생산한 모든 차의 샘플이 박스에 담겨 보관되고 있다. 채엽시기와 제작일시, 작업자, 농가 등이 세세하게 나온다.

원하는 차를 말하면 그대로 날짜를 찾아서 박스를 꺼내어 준다. 가리는 것이 없이 육안으로 모차의 상태를 보고 향을 맡을 수 있다.

 

그들의 준비된 차 산지별 자료실은 무엇보다 큰 자산이며 또 그러한 자산의 규모가 카질 것이다. 생육에 대한 데이터이면서도 가공, 상품, 유통의 영역까지도 같이 기록이 될테니 말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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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은 보이 숙차

 

보이차를 마실 때는 늘 선입감이 있다. 숙차인가 생차인가에 따라서 다르지만 잘 익은 숙차라고 해도 숙미는 난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에 명가원에서 만난 찻자리에서 함께한 분이 주인 자리에서 차를 내었다. 차를 내는 자리를 바꿀 때는 뭔가 이유가 있다. 이차는 내가 내어야 제대로 맛을 낼 수 있다고 할 때 보통 하는 행동이다.

 

무슨 차인가에 대한 사전 지식은 없었다. 그냥 차 한잔을 정성스레 내는 것 같은데, 첫잔에서 이게 무슨 차인가? 하는 단순한 의문이 들었다.

 

두 번째 잔에서는 좀 더 깊은 탕색이 나왔는데, 탕색을 보고 첫잔의 향기와 어울려 숙차임을 알았다.

세 번째는 더 깊은 탕색이 나오는데 숙차 같지 않는 숙차다.

 

참 묘한 차. 좋은 차라는 것이 바로 이런 차이다. 족보도 계급장도 없이 누군가 차를 내고 마실 때

! 이런 맛이 나는 차 좋은데 하면 그만이다. 갑자기 궁금해지는 것이 과연 나에겐 이런 차가 있을까? 찻장서랍이 궁금해진다.

 

잘 익은 보이 숙차

 

그래서 오래된 차꾼들이 만나는 찻자리에서는 무언가 서로 배울 것이 있다. 이름있는 차를 마신다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 나누는 자리에서 차와 차를 내는 모습에서 서로 배울게 있다.

 

우리는 그런 자리를 마치고 나면 참 기분 좋은 찻자리에서 차를 마셨다는 마음의 흡족함을 가지고 새로운 한주의 시작을 기다려지게 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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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시장

 

또다시 비가 내립니다. 아침 일찍부터 푸얼의 차 시장을 돌아봅니다. 가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보이차, 홍차 등을 팔고 있고 시장 길옆으로 매일 오전에 녹차 시장이 열리는데 양쪽 길옆으로 자루체로 녹차를 전시 판매하고 있습니다. 비가 오면 바로 보따리를 삽니다. 일부 지붕이 처져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노전판매입니다. 가격은 글쎄요! 너무너무 저렴합니다.

 

한국의 차농들 때문에 밝히기조차 미안할 정도입니다. 녹차를 정식으로 통관하면 관세가 580%입니다. 한국의 차농을 보호하기위한 일종의 관세 장막인 셈인데 관세를 전부내고 수입해도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한번도 중국 녹차를 한국에 들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 없지만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수입 가능한 상황입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의 차농들을 생각하면 다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차만 놓고 생각하면 국경이란 무의미 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구촌 시대에 품질 좋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 결국엔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한국의 차농들도 보호 장벽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노력하여 한국적 특성을 잘 살린 차들을 개발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보이차의 고향 푸얼에 도착하니 자꾸만 생각이 많아집니다. 2007년 푸얼을 시단위로 격상시킨 후 정부 차원에서 푸얼의 옛 명성을 회복하기위하여 학술회의를 주최하는 등 홍보 활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도시도 꾸미고 각종 보이차 관련 기념 시설들도 정비 혹은 개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보이차의 중심은 시솽반나 멍하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육대차산과 신육대차산으로 일컫는 차산들이 모두 이곳에 있고 일반차 시장의 최대 생산업체, 지금은 대익으로 바뀐 멍하이 차창도 이곳에 있습니다. 라오반장을 개발하면서 일시에 고수차 시장의 영도자(링다오領導)라고 불려 지게 된 진성차창 또한 이곳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보이숙차 발효 기지로서의 멍하이의 위상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이숙차의 발효는 물과 공기 해발 등의 환경 요인이 크게 영향을 끼치는데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차들도 멍하이로 가져와서 발효시키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보이숙차로 유명한 추병량대사의 해만차창도 차창은 쿤밍 근처의 안닝(安寧)에 있지만 발효 기지는 멍하이에 있습니다.

 

기타 보이차 생산에 필요한 창고 등 각종 시설들도 멍하이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제가 보기에는 푸얼이 보이차 중심도시의 명성을 되찾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오히려 멍하이가 보이차 원료기지로서의 위치를 넘어서 햇차 판매시장도 점점 확장되고 있는데 조만간 전 세계 보이차의 수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푸얼을 떠납니다. 멍하이 까지는 징홍을 거처 두 시간 반 정도면 도착합니다. 이번 여정에서 쿤루산을 새롭게 발견한 것만으로도 만족입니다. 내년에는 형편이 되는데 로 조금이라도 생산해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차위엔시장에서 올해 푸얼차구에서 생산된 여러 산의 햇차들을 시음했는데 라우샨(老烏山)의 차가 특별히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제 여정의 목적은 아직은 덜 알려졌지만 차품이 괜찮은 지역을 찾는 것입니다. 이미 가격이 오를 만큼 오른 유명 차산은 방문하는데 의의가 있고 좋은 차를 선택하는 표본을 수집하는 정도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에 우연찮게 발견한 징구(景谷)현의 라우샨차가 또 하나의 수확이랄 수 있겠습니다. 가격 대비 품질이 괜찮은 차였는데 푸얼에서 가는 데만 일곱 시간 걸리고 우기인지라 가을로 탐방을 미룰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임시로 선택된 차산들은 기회가 닫는 데로 반드시 방문하여 차산의 환경과 차농의 인품 등을 재차 확인합니다. 문제가 없을 경우 오운산의 제조방식을 설명하고 일정한 양식의 계약을 합니다. 그리고 봄차를 생산할 때 다시 방문하여 차품을 확인하고 만족할 수준의 차품에 다다랐다면 애초에 계약한 금액을 전부 지불하고 모차를 수매합니다. 만약 차품에 문제가 있거나 약속한 것과 다른 부분이 있을 경우는 계약금으로 지불한 금액만큼만 차를 가지고 오고 두말없이 빠이빠이 입니다.

 

제가 평소에는 그냥 성격이 원만한 편이지만? 차를 선택할 때만큼은 날카로워 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중국 실정상 대충대충 하다가는 낭패 보기 쉽습니다. 문제는 역시 사람입니다. 어렵게 좋은 차산을 발견하고도 차농을 잘못만나면 만사가 허사입니다. 몇 번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다행히 제가 사람 보는 눈은 조금 있고? 인복이 있어서인지 아직까지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올해부터는 저희 초제소가 완성되어 멍하이 근처의 차산들은 일부 직접 생잎을 수매하여 가공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심심산골 곳곳에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는 경쟁력 있는 차산을 색출하여 좋은 차를 생산하자면 한두 군데 초제소를 직접 운영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차 철마다 모든 곳을 찾아가서 직접 생잎을 수매하고 가공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꼭 좋은 차를 생산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역시 사람입니다. 차농들과의 합리적인 유대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원료는 차산에 있지만 그 원료를 가져오는 것도 사람이며 가공하는 것도 사람입니다. 나아가 제품으로 생산하는 것도 사람이며 결국 마시는 것도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이 연결고리에서 하나라도 삐끗하면 결코 좋은 차는 생산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운산이 멍하이 현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차농들과의 관계 설정입니다.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돈으로만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제가 진정으로 좋은 차를 생산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보여주고 인간적으로 그들의 삶과 사고방식을 이해해주고 협조를 구하는 도리밖에 없습니다.

 

쿤밍 차박람회를 참가하기위해 멍하이 집을 나선지 열흘 만에 돌아갑니다. 멍하이도 이역만리 타향인건 마찬가지지만 직접 집을 짓고 생활한지 삼년이 넘어서인지 이젠 제법 집 맛이 납니다. 요즘은 새벽닭이 아무리 패악을 부려도 니는 울어라 나는 잘 잡니다. 빨래가 한보따리입니다. 사나흘에 한 번씩 옷을 갈아입는데 쓸쓸 현지인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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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엽하는 농민

 

어제 빗길을 달려 미엔디엔(미얀마)을 다녀왔습니다. 차 철엔 원료 수급 때문에 바빠서 따로 시간을 내어 차산을 개발하기 어렵습니다. 미얀마는 시쐉반나에서 린창까지 길게 중국과 국경선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연결되는 통로가 여러 군데 있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멍하이를 출발하여 징홍(京紅)-동펑(東風)-따멍롱(大勐龍)-멍송(勐宋)-만산(曼傘)을 거쳐 중국 최후의 마을 뤼상춘(呂相村)을 경유하는 코스입니다. 만산에서 저희와 인연이 있는 젊은 부부를 동반하여 국경을 통과합니다. 오래전부터 기회가 되면 안내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이번에 시간을 내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에 결혼하여 두 살배기 딸내미 하나를 키우고 있는데 둘 다 첫눈에 선량하게 생겼는데 생긴 만큼 착합니다. 집안 어른이 하고 있는 고무나무 경작 일을 도와왔는데 기회가 되면 꼭 차업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입니다. 오랫동안 차업을 해온 사람보다 처음부터 아예 모르는 젊은 친구를 교육시켜서 우리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빗길이라 비포장도로에 접어들면 차가 휘청휘청합니다.

 

다행히 우리 차는 비록 중고차를 구입했지만 밑판이 높아서 비포장도로나 산길을 다니기에 적합합니다. 구입한지 삼년 만에 십만키로를 달렸으니 산길에 단련된 도부장의 운전 솜씨 또한 이젠 웬만한 산악 전문 레이서 못지않습니다...

 

저도 중국에서 따로 필기시험을 쳐서 운전면허증을 취득했지만 산길은 웬만하면 직원에게 맡깁니다. 뤼상춘은 하니족 마을인데 20여 가구가 살고 있고 주로 바나나 농장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마을을 지나 10여분 중국 국경 검문소가 나옵니다.

 

대나무 작대기 하나를 걸쳐 놓았는데 검문소라기보다는 톨게이트 개념입니다. 큰 차는 50위안 작은 차는 30위안의 통과료를 받습니다. 마침 젊은 친구의 마을 사람이 검문소를 지키고 있어서 무료 통과입니다. 다시 또 산길을 10 여분 달리면 미얀마 국경검문소가 나옵니다. 총도 들고 있고 제법 그럴 듯합니다 만 대나무 막대기 하나 걸쳐 놓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어디가냐? 뭐하러 가냐고? 묻습니다. 젊은 친구가 우리 자동차에 쓰여져 있는 석가명차와 오운산 상표를 가리키며 차업하는 사람인데 차밭 보러 간다니까 오케이! 세세! 그냥 통과입니다. 앞으로 종종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차농들에게 선물로 주고자 만든 오운산 다기셋드 두벌을 건네주고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건네니 자주 오랍니다...

 

근처에 사는 중국 사람들은 국경이라는 개념도 없이 그냥 편하게 왕래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 사람이라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중국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묻지도 않는데 굳이 밝힐 이유도 없습니다. 그래도 국경인지라 엄밀하게 말하면 밀입국이고 차를 가져오면 밀수가 되는 것이지요.

 

괜히 복잡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처음엔 다소 긴장도 하고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젠 좋은 차만 있다면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린창지역의 미얀마 국경지대인 고간이라는 곳은 아직도 내전중이라 수시로 총소리가 들립니다. 그래도 정말로 좋은 차가 있다면 방탄복 입고라도 찾아 가고픈 심정입니다.(쫌 심했나? 글을 써놓고 보니 약간 이상합니다...)

 

사실 현제 가격대비 가장 품질이 좋은 차는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한 편이지만 미얀마 쪽의 차라고 생각합니다. 윈난성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는 미얀마, 라오스, 배트남입니다. 미얀마가 접하고 있는 국경선이 가장 길고, 라오스는 이무 괄풍채와 가까이 있습니다. 베트남은 계단식 논으로 유명한 홍허 위엔양(紅河元陽)과 이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태국 차들도 가끔 보이는데 라오스와 인접하고 있어서 라오스 차들이랑 같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각 지역마다 독특한 차맛의 특징들이 있으나 대체로 가공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은 덜 알려졌지만 생태 환경과 차나무의 수령 또한 좋은 지역을 발굴하여 독자적으로 잘 개발한다면 좋은 고수 원료를 저렴한 가격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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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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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골동보이차에 대한 대부분의 글들은 중국인의 시각에서 본 결과물 들이었다. 이 책은 독특한 창고 환경으로 인해 발효될 수 있었던 홍콩시장을 조명한 것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골동 보이차 거래의 국제적인 마스터가 집필하였다.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명한 보이차의 실제 모습들을 볼 수 있는 풍부한 사진자료로서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실물을 사진으로 담아 골동보이차의 모습들을 친견할 수 있는 유일한 책이다.

 

특히 골동보이차 하나 하나에 대한 설명과 감평이 붙어 있어 접할 수 없는 이들에게도 쉽게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는 차문화계의 서적 중에서도 오랫동안 보관하고 소장할 수 있는 현재 한국에서 나온 골동보이차에 대한 마스터피스, 즉 최선본이라고 할 수 있다.

 

골동 보이차의 탄생

현존하는 골동 보이차 전부는 홍콩 지역에 있 창고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보이차는 중국 운남성에서 생산되어 내수 혹은 수출을 통해 여러 지역으로 유통되었으나, 홍콩을 제외한 어느 지역에서도 오래된 보이차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로지 홍콩 지역의 창고를 통하여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다.

 

골동 보이차 중에서 가장 오래된 차는 1910년대에 생산된 진운호와 홍표 송빙호 등이 있다. 진운호와 홍표 송빙호의 정확한 생산 연도는 알 수 없지만 문헌과 유통 과정을 통해 1910년대 차로 추하고 있으며, 이는 보이차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는 골동의 호급 보이차가 홍콩 지역에서도 여러 창고에서 쏟아져 나왔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 호급 보이차는 몇몇 차루(茶樓)에서 운영하 창고를 통해 1990년을 전후한 시기에 시장에 등장하게 된다. 그 이전에는 차의 존재조차 세상 밖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호급 보이차가 나온 대표적인 차루는 비교적 규모가 큰 돈황차루(敦煌茶樓)와 용문차루(龍門茶樓)이며, 이보다 규모가 크지 않은 곳으로는 육우차실(陸羽茶室)과 금산루(金山樓)가 있다. 현재는 1933년에 오픈하고 1976년 현재의 자리로 이전한 육우차실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다른 차루들은 홍콩 반환 시점인 1997년을 전후하여 모두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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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호급 보이차(1920~1960년대까지)

호급 보이차에 앞서서

 

1. 호급 보이차의 종류

1) 복원창(福元昌)

2) 송빙호(宋聘號)

3) 동흥호(同興號)

1920년대 동흥호·박지(同興號·薄紙)

1930년대 동흥호·후지(同興號·厚紙)

4) 동경호(同慶號)

쌍사동경호(雙獅同慶號)

용마동경호(龍馬同慶號)

5) 동창호(同昌號)

동창호·황금당(同昌號·黃金堂)

동창호·황문흥(同昌號·黃文興)

6) 정흥호(鼎興號) (홍표, 람표, 자표)

7) 경창호(敬昌號)

8) 강성호(江珹號)

9) 동창황기(同昌黃記)

10) 건리정송빙호·백지(乾利貞宋聘號·白紙)

11) 사보공명(思普貢茗)

12) 복록공차(福綠貢茶)

13) 맹경원차(猛景圓茶)

14) 말대긴차(맹경긴차, 정흥긴차)

15) 기타 호급 보이차

 

2. 호급 보이차 이해와 트렌드 변화

1) 현재 호급 보이차는 당시에 고급 보이차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2) 호급 보이차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물이 발효이다

3) 현재 남아있는 호급 보이차는 아차나 산차로 만든 차가 없다

4) 선 발효 제다법의 등장에 따른 숙차의 탄생

5) 호급 보이차 가격 형성의 특징

 

저자 소개

 

글 김경우

1969년 경남 의령 출생.

1999년부터 차와의 인연으로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서 차와 차도구 전문점인 명가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 매월 중국과 대만을 다니면서 중국차를 연구하고 있다. 2004년과 2006년에는 중국차를 마시기 위한 다구이자 예술적 품격을 지닌 중국 자사호 작가를 직접 초청, 국내에서 전시회를 가져 많은 사람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주요 저서로 중국차의 이해, 중국차의 세계가 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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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이 일기 32 - 병차 찍기 -

 

병배가 완료된 모차는 일단 창고에 보관하였다가 순서가 되면 압병실로 옮깁니다. 압병(壓餠) 방법은 전수공과 반수공 자동으로 나뉘는데, 전수공은 압병할 때 돌로 만든 석모(石磨)만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먼저 상자에 들어 있는 모차를 한상자 씩 오픈하여 작업다이에 솟아 붓고 저울로 원하는 양만큼 정해진 무게를 측정합니다. 대량 생산하는 차들은 흔히 병차의 앞면과 뒷면 그리고 중간에 들어가는 모차를 구분하여 측정합니다.

 

일반적으로 백호가 많은 여린 잎은 앞면에 깔고 중간에 들어가는 모료는 다소 크고 파쇄된 잎을 넣습니다. 차맛의 좋고 나쁨은 찻잎의 크기와 모양과는 상관없습니다. 참고로 경매, 나카 지역의 고수차는 잎이 작고 검은 편이고, 이무 지역은 줄기가 길죽한 편이며 노만아, 파량 등은 백호가 많고 광택이 있습니다.

 

흔희 보기 좋은 떡이 맛있다는 논리로 차를 눈으로만 보고 마시지도 않고 평가하는 분들이 있는데 자칫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스텐으로 각종 차의 무게에 맞게 제작한 원통형의 도구에 바짝 마른 모차를 담습니다. 그리고 물을 끓여서 수증기가 치솟고 있는 곳에 바닥에 구멍이 송송 뚫린 모차를 담은 원통형의 도구를 잠시 올려놓습니다.

 

10초 전후의 시간이 지나면 통속에 수북하던 모차가 습기를 잔뜩 머금고 착 가라 앉습니다. 그리고 약간 두꺼운 마로 각종 차의 형태에 맞게 제작한 포대기에 촉촉한 모차를 옮겨 담고 사이즈에 맞게 주물러줍니다. 자동은 기계로 압착하여 완성하는 방식이고, 반수공은 우선 기계로 살짝 눌러서 틀을 잡은 다음 석모로 눌러서 완성하는 방식이며, 전수공은 처음부터 석모로 눌러서 완성하는 방식입니다.

 

기계를 사용하는 방식은 중, 대형 차창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대량 생산에 적합한 방식입니다. 석모를 사용하는 방식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소형 차창에서 주로 많이 사용하였는데, 지금은 대부분 반자동식인 기계와 석모를 같이 사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30kg전후의 돌을 맷돌처럼 둥글게 깎아서 윗부분에 손잡이를 만들어 들었다 놨다 하는 방식입니다. 평평한 공간에 나무판자를 깔고 그 위에 차창의 규모에 따라 적당한 개수의 석모를 올려놓고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사용합니다. 전수공인 경우 압력이 부족하면 사람이 석모위에 올라타서 꼰들꼰들 좌우로 몸을 움직여 압력을 조절합니다.

 

기계를 사용하면 압력을 조절하는 장치가 있어서 편리합니다. 기계 한 대로 하루에 1000여편의 병차를 압병할 수 있고, 석모를 사용하면 차의 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21조로 보통 500편 정도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압력의 정도는 제작자의 의도에 따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강하게 하면 향을 보존하기에는 좋지만 모차의 훼손이 심하고 발효가 더딜 수 있습니다. 약하게 하면 병면이 아름답고 발효 속도도 빨라지지만 운송과 보관의 불편함이 있습니다.

압병 할 때는 손가락이 다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하고 특히 사용하는 수증기의 물은 아주 중요합니다. 반드시 깨끗한 물을 사용해야하는데, 바짝 마른 모차에 수증기가 들어가면 차맛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압병 후 건조 과정을 거쳐 다시 원래의 무게에 도달하게 합니다만 물속의 성분이 모차에 남아서 차맛을 변화 시킬 수 있습니다. 하관 차의 특유한 향이 이 물맛에서 기인한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러나 설은 설일 뿐 물의 영향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하관차의 연기 향은 원래부터 가진 원료의 특질이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오운산은 반자동식 압병을 하며, 다소 번거롭지만 생차 제작 과정에서 사용되는 모든 물은 증류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막 압병한 차는 그야말로 따끈따끈합니다. 고온인 수증기의 영향입니다. 혹자는 압병할 때 분출되는 고온의 수증기가 살균 기능을 한다는데 죄송하지만 모르는 말씀입니다.

 

뜨겁긴 하지만 10초 전후의 증기로 살균할 정도는 아닙니다. 증기가 들어오는 아래쪽은 뜨겁지만 위쪽은 그냥 따뜻한 정도입니다. 더구나 후발효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보이차를 생산 단계에서 살균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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